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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음의 저편. -제5장, arcadia-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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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1-04, 2020 17:36에 작성됨.

[도쿄 스이게츠 학원 고등부 밴드부실 ------ 히야마 레이나]


  서머 페스티벌 당일. 오전 리허설을 성공적으로 마친 우리는 밴드부실로 돌아와 우리의 차례가 올 때까지 대기하고 있었다. 


“으으... 떨려...”

“너는 무대에 올라가지도 않잖아. 사토.”

“그건 그렇지만... 그래도 떨리는걸...”


  어째선지 사토 군은 우리보다 더 떨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나는 무대에 서는 게 어느 정도 익숙하지만, 신이치 군과 타로 군은 괜찮은 걸까?


“타도코로, 긴장했어?”

“너 같으면 긴장이 안 되겠냐! 애초에 무대라는 데 서 본 적도 없다고!”

“연습한대로만 해. 고생한 줄리아를 봐서라도.”


  신이치 군은 꽤나 떨고 있는 것 같지만, 타로 군은 특별히 긴장하지는 않은 것 같았다. 어쩌면 예전에 무대에 서 봤던 경험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분위기가 흐트러질 때 중심을 잡아주기도 하고, 타로 군은 여러모로 믿음직스러운 구석이 있다고 생각했다.



[한편, 카츠라기 타로]


  전교생이 다 와 있잖아! 중등부 애들도 구경 온 것 같고! 우와, 떨려!

  평소에 차분한 편인 타도코로도 저 정도인데, 나라고 왜 긴장이 안 되겠는가. 하지만 사토도 저 모양인 상태에서 나까지 벌벌 떨면 상황이 악화될 것 같아서 애써 숨기고 있을 뿐이었다. 지금도 오른손이 떨리는 것을 숨기기 위해 바지 주머니에 손을 쑤셔 넣고 있었다. 그러다 왼손마저 떨려오기 시작해서 잠깐 나갔다 들어오기로 했다.


“저기, 잠깐 나갔다 올게. 레이나, 타도코로 녀석을 부탁해.”

“응? 응! 그래. 자, 신이치 군. 심호흡 해볼까?”

“아니, 그럴 것 까지는...”


  나는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해는 어느덧 조금씩 떨어지고 있었다. 나는 구령대 위로 올라가 난간에 기대어 섰다. 이미 대강당에서는 공연이 한창이었기 때문에 운동장에는 아무도 없었다.


“카츠라기 씨? 여기서 뭐해?”


  교실에서 짐을 챙긴 뒤 밴드부실로 향하던 치하야가 나를 발견하고는 말을 걸어왔다. 치하야는 등 뒤로 공연 때 쓸 바이올린을 메고 있었다. 


“잠깐 시원한 공기를 마실까 해서. 다른 애들은 밴드부실에 있어.”

“시원한...?”


  치하야는 살짝 이상하다는 눈치로 나를 쳐다봤다. 그도 그럴 것이, 바람은커녕 열기가 가득한 날이었기 때문에 차라리 밴드부실 안에서 선풍기 바람을 쐬는 것이 더 시원할 판이었다.


“카츠라기 씨, 공연 때문에 긴장 돼?”

“ㅇ, 어?! 아니, 뭐... 떨리긴 해. 작년에는 구경하는 입장이어서 잘 몰랐는데. 보는 사람이 많은 무대에 서는 건 좀 부담되네.”

  치하야는 그다지 긴장되어 보이지 않았다. 역시 TV에 나오는 아이돌은 뭔가 다른 것 같았다. 이게 프로페셔널의 능력인걸까.


“치하야는 큰 무대에 서는 게 익숙하지? 엄청 침착해보이네.”

“나도 긴장돼.”

“에? 진짜?”

“응. 물론 처음 무대에 설 때보다는 많이 편해졌지만, 항상 무대에 오르기 전에는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어. 노래를 할 때는 너무 풀어지지 않는 편이 좋으니까.”

“으음... 역시 치하야는 프로구나.”

“응? 무슨 의미야?”

“나, 아이돌에 대해서는 잘 아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가끔 레이나가 알려줄 때마다 치하야의 무대를 보거든. 평소에 연습 때 노래하는 치하야도 보지만, 그래도 역시 무대 위에서는 프로페셔널한 느낌이 든다고 할까. 멋있다고 생각했어.”

“...그랬구나. 고마워, 카츠라기 씨.”


  예전이었다면 이렇게 편하게 이야기하는 것도 쉽지 않았겠지. 하는 생각을 하며,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치하야에게 꽤 많은 변화가 생긴 것 같다고 느꼈다. 그렇다고 우리가 덕분이냐고 하면 그것도 좀 애매했다. 부활동을 하는 중에는 그렇게 다양한 사건이 일어난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아마 아이돌 활동을 하면서 점점 꿈에 다가가는 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 같았다. 그래도 조금은 우리에게도 지분이 있지 않을까나?

  

“저기, 실례합니다!”

“음?”

“혹시 키사라기 선배... 맞으신가요?”


  누군가가 치하야를 불러서 돌아보니, 중등부 교복을 입은 검은 장발의 여자아이가 서 있었다. 옆머리를 뒤로 묶었다고 해야 하나? 아무튼 다소 특이한 방식의 헤어스타일을 한 아이였다. 치하야보다는 좀 더 적극적인 인상이었지만, 왠지 차분한 분위기가 느껴져서 치하야와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키도 대충 비슷해보였다. 이 아이, 중학생 치고 굉장히 장신이네.


“응, 키사라기 치하야야. 중등부?”

“ㄴ, 네! 저, 음악을 좋아해서 키사라기 선배의 앨범을 샀는데... 혹시 사인, 해주실 수 있나요?”

  그 아이는 그렇게 말하고는 CD를 내밀었다. 치하야는 CD를 받아 들더니 정성스럽게 사인을 해 주었다.


“정말 감사합니다!”

-삐비빅, 삐비빅, 삐비빅-


  중등부 여자아이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그 애는 전화를 확인하더니 치하야에게 급히 인사를 하고 강당 쪽으로 몸을 돌렸다. 아마 강당에서 기다리는 일행이 있는 것 같았다.


“저기, 있잖아.”

“네?”


  치하야는 여자아이를 불러 세웠다.


“이름, 알려줄래?”

“시즈카, 모가미 시즈카예요!”

  “응원해줘서 고마워. 모가미 씨.”

“네! 감사합니다!”


  모가미 시즈카라고 했던 여자아이는 다시 감사 인사를 하고는 강당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나는 뿌듯한 미소를 짓고 있는 치하야를 바라보고 있었다.


“중등부에도 팬이 있는 것 같네. 치하야.”

“저 아이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음. 우리도 치하야를 응원하고 있으니까.”


  치하야는 가볍게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 때였다. 진행요원인 다이고가 강당 쪽에서 달려 왔다.


“카츠라기! 다다음이 밴드부야. 애들 모아서 대기실로 와 줘.”

“금방 챙겨서 갈게.”


  나는 다이고에게 대답하고는 치하야와 함께 구령대를 내려와 밴드부실 문을 열었다. 레이나의 심호흡법이 꽤 효과가 있었는지, 타도코로는 아까보다 긴장이 풀린 모습이었다.


“이제 대기실로 이동해야해. 빠뜨리는 거 없이 챙겨서 가자.”

“타로 군, 우리 구호 외치고 가는 거 어때?”

“음? 그럴까?”


  레이나가 밴드부실 가운데에 서서 손을 내밀었다. 그 위에 차례대로 타도코로, (레이나 바로 위가 아니어서 실망한) 사토, 그리고 내가 손을 겹치고 서 있었다. 마지막으로 치하야가 다가와 손을 올렸다.


“자, 간다-! 스이게츠 밴드부, 화이팅!”

““““오오!””””



[도쿄 스이게츠 학원 고등부 대강당 ------ 키사라기 치하야]


  암막 커튼 때문에 어두운 대강당 안, 무대는 집중 조명을 받아 어두운 객석과 극적인 대비를 이루고 있었다. 소녀와 부원들은 통로를 지나 무대 옆 대기실로 들어왔다. 댄스부의 무대가 끝나면 바로 올라가는 순서였다.


“연습하던 대로 하자! 우리, 데뷔 무대니까 멋있는 인상을 남기자구!”

“줄리아한테 배운 대로. 줄리아한테 배운 대로...”

“괜찮아, 타도코로. 넌 충분히 잘 하고 있어.”

“리허설때도 잘 했잖아, 타도코로!”


  소녀는 부원들을 바라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러고는 자신의 첫 데뷔 무대를 떠올렸다. 소규모 신인 오디션에서 막 합격하고, 첫 TV 출연을 앞두고 있었던 그 순간을.


“합격했어, 치하야! TV 출연도 확정이야!”

“...수고하셨습니다. 프로듀서. 다행이네요. 합격해서.”

“아, 응. 그러면, 무대 올라갈 때까지 잠시 쉬어 둬.”


  프로듀서는 그 때도 기쁜 얼굴로 오디션장에서 돌아온 자신을 반겨 주었지만, 그 때의 자신은 별다른 감정을 보이지 않아서 프로듀서를 무안하게 만들었던 부끄러운 기억이 났다. 연수를 받던 시절의 프로듀서는 그다지 믿음직스러운 인상이 아니었기에, 자신을 담당하게 된다고 했을 때는 ‘이 사람, 괜찮을까...’ 하는 의심을 하기도 했다. 물론 지금은 편하게 대하고 있지만.

  이처럼 소녀 역시 주변 사람들만큼 자신의 변화를 체감하고 있었다. 필요 이상으로 자신에게 친절하게 대해준 프로듀서와 하루카 등 동료들의 영향이 가장 컸겠지만, 지금 소녀의 앞에 서 있는 밴드부원들도 자신을 있는 그대로 편하게 대해 준 소중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도 응원해주는 프로듀서를, 사무소의 동료들을, 앞에 있는 이 아이들을, 그리고 방금 전에 만난 모가미와 수많은 팬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다. 언제나 먼저 떠난 그 아이를 위해, 그리고 자신을 위해 노래했던 소녀는, 점차 시야를 넓혀 나가고 있었다.


“밴드부, 올라가겠습니다!”


  소녀와 부원들은 무대 위로 올라갔다. 히야마는 드럼 세트에 앉았고, 타도코로와 카츠라기는 자신들의 악기를 앰프에 연결하고 음향 상태를 체크했다. 소녀 역시 바이올린과 무대의 마이크 상태를 점검했다.

  모든 확인이 끝나고, 소녀는 뒤를 돌아보았다. 카츠라기와 타도코로는 살짝 고개를 끄덕였고, 히야마는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려보였다. 객석을 둘러보자, 수많은 중고등부 학생들이 현장요원이 지급한 일회용 형광봉을 들고 기대에 찬 눈빛으로 무대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소녀는 마이크 앞에 서서 숨을 들이마셨다.


  또 한 번의 데뷔 무대가, 막 시작되고 있었다.



arcadia

노래 키사라기 치하야

THE IDOLM@STER MASTER SPECIAL 03 수록


風は天を翔けてく 光は地を照らしてく

바람은 하늘을 떠돌고 빛은 대지를 비추고

人は夢を抱く そう名付けた物語

사람은 꿈을 품고 그렇게 이름 붙인 이야기


woo arcadia


遥かな空を舞う微風 どこまでも自由に羽ばたいてけ

아득한 하늘을 누비는 산들바람 어디까지고 자유롭게 날아가

始まりはどんなに小さくたって いつか嵐に変われるだろう

시작은 아무리 미약하더라도 언젠간 폭풍으로 바뀌겠지

さあ、願いを願う者達

자 소원을 가진 자들이여

手を広げて大地蹴って信じるなら

믿는다면 손을 벌리고 대지를 박차고 


翔べ 海よりも激しく 山よりも高々く

날아라 바다보다도 격렬하게 산보다도 높게 더 높게

今 私は風になる 夢の果てまで

지금 나는 바람이 되어 꿈의 끝까지

ヒュルラリラ もっと強くなれ

휴루라리라 더욱 강해져라

ヒュルラリラ 目指す arcadia

휴루라리라 노려라 arcadia



-제5장, arcadia,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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