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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카 "비밀 연애" 타케우치 "연습?"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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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1-04, 2020 01:35에 작성됨.

없으면 직접 쓰자 기획, 타케우치P 시리즈.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애니메이션의 프로듀서, 통칭 타케P를 주인공으로 쓰는 글입니다.


독자적인 설정도 조금 들어가있어 양해 바랍니다.


누가 어떤 대사를 하는지 헷갈리시면 알려주세요. 대사 앞에 당사자의 이름을 써두겠습니다.


*         *         *




 그 일은 여느 때와 같은 평온한 어느 오후에 시작되었다. 정기적으로 있는 회의를 마치고,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CP(신데렐라 프로젝트) 룸으로 돌아가는 복도에서, 타케우치는 익숙한 얼굴과 마주쳤다.


 옅은 분홍색의 머리카락을 길게 늘어뜨리고, 날카롭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마치 보석 중 하나인 호박처럼 아름답고, 또 그 속에 '카리스마'라고 느껴지는 기개를 지닌 눈동자의 소녀.


 미시로 프로덕션이 배출한 이들 중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의 인기를 자랑하는 모델 겸 아이돌.



"죠가사키 양?"



"프로듀서, 오랜만이야~★"



"예, 오랜만입니다."



"회의 끝나고 돌아가는 길이야?"



"예, 오늘은 정기 회의가 있으니까요. 죠가사키 양께서는 업무 중이신 겁니까?"



 평상시에 입고 다니는 화려하게 꾸민 교복이나 레슨 중에 입는 트레이닝 복장이 아닌, 나이에 걸맞게 조금 포인트를 준 복장을 보며 타케우치는 어렵지 않게 그녀가 일을 하는 도중이란 것을 추리해낼 수 있었다.



"응, 일 때문에 나갔다가 지금 막 돌아온 거야. 이 옷은 계약한 곳에서 오늘 촬영이 너무 잘 됐다고, 선물로 받은 거라고 입고 온 거야."



"그렇군요. 역시 죠가사키 양입니다."



"칭찬 고마워~★ 그런데 조금만 더 친숙하게 말할 수 없어? 내 담당 때랑 달라진 게 하나도 없잖아~"



"..."



 버릇처럼 뒷목을 만지작거리는 그의 모습을 보며 미카는 장난기가 묻어 나오는 웃음을 지었다가, 이내 무언가를 떠올린 듯 고개를 들더니 이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저, 저기...있잖아. 프로듀서?"



"예, 무슨 일이시죠?"



"그...프로듀서는 말이야, 우리들...그러니까. 아이돌이 연애하는 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조심스럽게 눈치를 살피는 그녀의 모습을 보아 그 말이 단순히 지나가는 호기심에 의한 질문이 아님을 어렴풋이 눈치챈 타케우치는, 고개를 돌려 주위를 두리번거리고는 자신과 그녀 이외에는 아무도 없단 것을 확인하고 성큼성큼 미카에게로 다가갔다.


 돌연 타케우치가 자신에게 다가오더니, 그대로 허리를 숙여 눈높이를 맞추고 두 눈을 똑바로 쳐다보자 미카는 어찌할 줄 몰라 당황하여 얼굴을 붉혔다.



"프프...프로듀서!?"



"죠가사키 양, 그 말씀은..."



"읏..."



"혹시, 연애 감정이 생길만한 상대가 생기신 겁니까?"



"어어...? 아."



 이어지는 타케우치의 질문에 다시 정신을 차린 미카는 그가 자신이 한 질문의 의도를 자신의 생각과 다르게 받아들였다는 것을 금방 깨닫고는, 그에게서 한걸음 물러나며 손사래를 쳤다.



"아, 아니야. 그런 건 아닌데..."



"그러시다면 어째서 그러한 질문을..."



"...그, 일단 자리 좀 옮기지 않을래? 1층에 있는 카페에서 얘기하고 싶은데..."



"...예, 알겠습니다."



'조, 좋았어...'



 자연스럽게 타케우치에게 카페로 가자는 제안을 성사 시킨 미카는 안도하면서도 내심 기쁘다고 생각했다. 그가 여전히 담당이었던 시절 때처럼 자신의 고민거리에 귀를 기울여주려 했기에.



'역시 프로듀서는 상냥해...'



"나만 알고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죠가사키 양? 뭐라고 말씀하셨습니까?"



"어? 아, 아니야! 별 말 안했어. 것보다 어서 가자!"



"예."



 조금 어색하게나마 혼잣말을 얼버무리는데 성공한 미카는 그대로 타케우치와 함께 미시로 프로덕션 건물 1층에 위치한 카페로 향했고, 곧 적당한 자리를 잡고 앉아 커피를 주문하고 다시 대화를 이어갔다.



"실은, 프로듀서 동기 중에 그 사람 있지?"



"그 사람...이라고 하시면...?"



"있잖아, 마유 담당하고 있는 사람."



"아."



 머릿속에 떠오른 자신의 동기이자 미카 만큼은 아니지만 엄청난 인기를 자랑하는 독자 모델 출신 아이돌, 사쿠마 마유를 담당하고 있는 프로듀서를 떠올린 타케우치는, 어째서 그녀가 갑자기 자신의 동기의 이야기를 꺼냈는지 의문을 느꼈다.



"그가 무언가 말했습니까?"



"아니, 딱히 그 사람이 말한 건 아닌데...마유 있잖아."



"사쿠마 양이 무언가...?"



"그게, 마유는 솔직히 사내에서 아는 사람들은 다 알 정도로 자기 프로듀서 러브...잖아?"



"그, 그랬던가요? 전 몰랐습니다만..."



"..."



(둔탱이...)



"네?"



"별 말 안했어, 아무튼!"



"..."



"마유를 보고 있으면 나도 이래저래 생각하게 되거든. 우린 아이돌이니까...흔히 말하는 만인의 연인? 같은 거잖아? 솔직히 우리의 인기 요소 중에는 연애를 하지 않는 부분의 비중도 적지 않다고 생각하거든."



"...확실히, 연애를 하고 있는 아이돌보다 연애를 하지 않은 아이돌의 인기가 압도적으로 높은 것은 이미 예전부터 통계상으로 증명되어 왔습니다."



"그렇지? 근데 그건 반대로 말하자면, 인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연애를 포기해야한다는 거잖아? 우리들."



"그, 그건 그렇습니다만..."



 미카의 씁쓸함이 묻어나오는 말에 당혹스러워진 타케우치는 다시금 습관처럼 뒷목을 만지작거렸고, 그 모습을 보고 그가 자신의 말에 동요하고 있음을 확인한 미카는 보이지 않게 미소를 지었다.



"나 말이지, 일단은 갸루 아이돌이잖아? 연애 경험이 없...아니, 풍부하긴 하지만...! 연애란 것도 오랫동안 안하면 감각이라던가, 잊어버려서 큰일이잖아? 그치?"



"그, 그렇군요...확실히 저도 그런 부분에 대해선 까맣게 잊고 지낸 터라..."



"그, 그래? 참고로, 프로듀서는 마지막 연애가 언제야? 벼, 별로 이상한 의도로 묻는 건 아니야!?"



"전...대학교 시절이 마지막이군요. 회사에 들어오고 나서는 전혀 그런 경험이 없어서..."



"그, 그래? 그러면 첫 연애는..."



"그것도 대학교 시절입니다.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 연애였으니까요."



"...!"



'어, 어쩌지...이 이상은 왠지 나도 묻는 게 두려운데...'



 지금 들은 대답을 통해, 이 이상 캐물으면 듣는 자신에게도 상처가 될 것 같은 진실을 알게 될 것만 같다는 불안감에 휩싸인 미카는, 조금 자중하기로 하고 다시 이야기를 본론으로 되돌리기 위해 작게 헛기침을 했다.



"엣흠, 뭐 그 사실은 제쳐두고...그래서 말이지. 나도 이것저것 고민해봤는데...최근 들어 조금 슬럼프 같거든...?"



"슬럼프...말입니까?"



 바로 조금 전에 모델 촬영을 너무 잘해서 계약한 회사로부터 옷을 선물로 받았다고 자랑했으면서도 슬럼프라고 말하는 미카를 보며, 타케우치는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좋은 결과를 내놓았음에도, 죠가사키 양의 향상심은 끝이 없는 건가...'



 얼떨결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좋은 평가를 받게 되었음을 알 리 없는 미카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대화를 이어갔다.



"그래서 말인데, 나한테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



"좋은 생각이라 하심은...?"



"아이돌은 연애 금지. 연애가 금지니까 남자를 사적으로 만날 수 없겠지? 당연히 다른 회사의 아이돌 들이랑 썸을 타는 것도 금지."



"뭐...금지 까진 아니지만 회사의 방침 상 그런 식으로 따라주신다면 감사한..."



"그러니까!"



"헙..."



 순간, 회사의 방침이라는 딱딱하기 그지 없는 단어를 언급하는 타케우치에게 조금 화가 난 미카는 일부러 큰 목소리로 말했지만, 이내 카페에 있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여 다시 작은 목소리로 대화를 이어갔다.



"어차피 연애 금지라면, 기분만이라도 내면 안되나 해서."



"기분...?"



"응, 연애가 금지라고 하면 차라리 사람들한테 떳떳하게 연애가 아니라고 밝힐 수 있는...말 그대로 '연애 하는 척' 같은, 기분만 낼 방법이 떠올랐거든."



"그건...확실히 묘안이군요. 헌데 그것을 어떻게..."



"당연한 거 아니야?"



"...?"



 묘한 미소를 지으며 손가락을 자신에게 향하는 미카를 보며, 타케우치는 잠시 벙찐 표정을 지었다. 그녀의 가락이 지목하고 있는 것은 자신.

 즉, 그녀의 제안에 있어 해결책으로 쓰일 것은 자신이란 말인데 정작 그 당사자인 타케우치 본인은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다.



"저...무슨 말씀이신지..."



"..."



"..."



"하아, 프로듀서. 나랑 비밀 연애 하자."



"예...예?"



 체념한 듯 한숨을 내쉰 뒤 곧이어 미카의 입에서 나온 말에 얼떨결에 대답한 타케우치는, 이내 두 눈을 크게 뜨고 그녀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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