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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세계 아이돌들)건국 30주년 기념 인터뷰 - 재무장관 쿠와야마 치유키(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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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8-11, 2020 15:56에 작성됨.

잠시 안정되었을까? 인터뷰는 재개되었다.
“당시 쿠와야마 장관께서 의회 대회의실 밖에서 주저앉은 후 오딘님의 신전에서 계속 울고 계셨던 모습이 사진으로 나와서 내각이 초긴장 상태였다고 하더라고요.”
하야미 청장의 말에 쿠와야마 장관은 고개를 끄덕였다. 다 지난 일이다. 닛타 장관의 마음도 그렇게 편치는 않아 보였고 말이다.
“닛타 장관님, 원래 신전 안으로 카메라가 못 들어가지 않나요?”
“제가 알기로는 그렇습니다. 그 당시 최고 제사장님께서 쿠와야마 장관님을 직접 다독이셨고 카메라 관련으로 당시 메르세아 제1구 의원이었던 아이카와 치나츠 제국의회 의장님, 지금 외교부 장관이신 분하고, 저하고 기자들하고 싸운 거로 기억합니다.”
“장관님이라면 그러고도 남으실 거로 생각합니다만 아이카와 장관님은 원래 그럴 분이 아니실 텐데요?”
하야미 청장은 당혹해했다. 이건 또 뭔 일이래?
“그래서 원수님께서도 고민이 많으시긴 했어요. 그 뒤에 내린 결정이 꽤 센 거였지만요.”
“어떤 거였는데요?”
“그게…….”
쿠와야마 장관은 자신이 장관이 된 그 시점으로 기억을 더듬어 올라갔다.

“원수님, 저를 고향으로 돌려보내 주세요. 전 이 자리에 있을 사람이 못 됩니다!”
“내가 장관의 능력을 마음에 들어서 신께 간청하여 지목한 겁니다. 장관이 고향으로 가면 이 나라의 재정 업무는 누구에게 맡기란 겁니까?”
“부탁드릴게요! 제발요!!”
국무회의 중에서 재무장관이던 쿠와야마 장관이 사임을 요청한 것이었다.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저, 쿠와야마 장관님. 이건 나중에…….”
“원수님께서 계속 반려하고 계시는데, 이번만큼은 말씀드리고 싶어요. 부탁드릴게요. 네?”
교육부 장관이던 사기사와 후미카도 한숨을 쉬고 있었다. 체신장관이던 타치바나 아리스는 이게 뭔 일이냐고 외교부 장관이던 아이바 유미에게 묻고, 아이바 유미 역시 한숨만 쉬고 있었다.
“쿠와야마 장관, 진정하세요. 원수님 성격은 그대도…….”
“의회에 들어갈 자신도 없습니다. 부디…… 제 직위를 거두어 주시고, 절…… 제, 고향으로…… 보내주십시오. 흑…….”
쿠와야마 장관은 그 자리에서 눈물을 흘렸다. 주저앉은 채 검은 통정장 재킷 위로 눈물방울이 떨어지고 있었다.
“쿠와야마 장관, 잠시 일어나요.”

“그래서 그 당시에 다들 엄청나게 놀랐죠.”
“그때 병가 중이셨던 법무부의 쿠로카와 장관께서 거기 계셨으면…… 쿠로카와 장관께서 호통치셨겠죠.”
하야미 청장의 말을 들은 닛타 장관은 고개를 저었다. 그 반대란 것이다.
“오히려 잠시 휴가를 주자고 했을 겁니다. 공직자 휴가제도를 지금처럼 잡은 분이 쿠로카와 장관이라는 건 청장께서도 아시잖습니까.”
“그랬죠.”
당일의 국무회의 의사록을 기록한 제국 국무회의 의사록에는 이렇게 적혀있었다.

============
주관자 : 제국 원수 미후네 미유
배석자 : 제국 내무부 장관 겸 원수부 부장 와쿠이 루미
         제국 농상공부 장관 핫토리 토코
         제국 국방부 장관 닛타 미나미
         제국 재무부 장관 쿠와야마 치유키        
         제국 외무부 장관 아이바 유미
         제국 문화부 장관 타카모리 아이코
         제국 체신부 장관 타치바나 아리스

불참자 : 제국 법무부 장관 쿠로카와 치아키(병가로 인하여 위임장을 제국 국방부 장관을 통해 제출.)

(중략)
● 제국 재무부 장관 쿠와야마 치유키가 원수께 사임을 청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음. 회의 중 2번이나 원수께 직위를 거두고 고향으로 보내달라 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오열하다 실신, 국립 메르세아 대학 병원으로 이동함.

(후략)
================

“그때, 어떤 생각이셨나요? 장관님께선.”
하야미 청장의 질문에 쿠와야마 장관은 잠시 눈을 감았다가 뜨고서 초연한 듯 말했다.
“내가 뭔 죄를 지었기에, 이런 고문을 받는 걸까? 싶었어요. 고향을 떠나서, 이 나라의 공무원이 되고, 원수님을 모시게 되었으나 사람들의 조롱과 멸시가 계속 두려웠습니다. 차라리 내가 그 자리를 떠나면, 메르세아를 떠나면 좀 나아질까? 하는 두려움도 있었지요.”
“그 당시에 회의가 중간에 정회된 이유도 쿠와야마 장관께서 원수님께 자신을 해임해 달라 울면서 청했다가 쓰러지셨던 것 때문이었죠. 결국, 원수부 산하 의무대로 후송되었습니다만…….”
“병원으로 갔죠.”
쿠와야마 장관과 닛타 장관은 과거 일이 생각난 듯 잠시 이야기를 나눴고 하야미 청장은 그 말을 조용히 듣고만 있다가 입을 열었다.
“장관님의 수기를 읽었는데 최고 제사장님께서 찾아오셨다고 합니다. 그 뒤에 무슨 일이 있었나요?”
“당시 최고 제사장님께서, 문병을…… 오셨어요. 소식을 들었다고 하면서, 위로해 주셨거든요. 그런데 그때 하신 말씀이 지금도 기억에 남아요.”
“뭐라고, 하셨는데요?”
“당신이 지금 걷고 있는 길의 처음은 당신이 선택한 길이지만, 그 길의 끝은 당신의 선택이 아니라, ‘주군’의 선택이 될 것이니, 버텨달라. 하시더라고요.”
쿠와야마 장관은 그렇게 말하고 자신의 앞에 있는 차를 한 모금 마셨다.
“그 의미는 ‘결국은, 원수님의 선택에 따라, 운명이 바뀔 것이다.’ 라는 것인데…… 장관직을 오래 수행하시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하야미 청장의 질문, 쿠와야마 장관은 한숨을 쉬다 닛타 장관을 바라봤고, 닛타 장관은 고개를 끄덕였다.
“권한이 커졌어요. 이 나라에는 재상이 없기 때문에, 재상급……은 아니더라도, 타국으로 치면, 부재상급의 권한을, 얻는 건데…… 그것도 무서웠어요. 전.”
“권한? 뭔 말이에요?”
“쿠와야마 장관께서 의회에서 멸시를 받았다는 보고를 내가 했는데, 원수님께서 그 말에 노하신 거죠. 그분이 노기를 발하실 분이 아닌데, 그렇게 노하셨다는 건 참…… 직후에 장관급들을 전부 소집해서 논의했는데, 거기서 이제 나온 결론이, 제국의 재정에 관해서는 국가 서열 2위에 해당하는 권한을 부여한다. 라는 결론이 내려진 거죠.”
“잠깐만, 지금도 높지 않아요?”
하야미 청장은 당혹한 얼굴로 쿠와야마 장관을 보고 물었지만 쿠와야마 장관은 고개를 저었다.
“저 국가 의전서열 8위인가? 9위인가? 그 정도에요. 닛타 장관님보다 낮은데요?”
“네???”
“닛타 장관님은 건국 주역이시잖아요. 전 피정복지 출신이고.”
“그래도 재정 관련으로는 부재상급의 권한을 받으셨잖아요.”
“잠깐, 부재상급이면 어떤 권한이에요? 닛타 장관님? 의전의 의미가 다른가요?”
하야미 청장은 당혹한 나머지 닛타 장관에게 임시로 질문을 던졌다.
“하야미 청장께서 경호실을 지휘해보셨기 때문에 아실 겁니다만, 쿠와야마 장관께서 타시는 관용차가 조금 다르다는 것을 아실 겁니다.”
“제가 경호실을 지휘하던 기간에는 확실히 달랐습니다. 보통 장관 관용차는 번호판이 달렸는데, 쿠와야마 장관께서 타시던 관용차는 원수부 소속 관용차처럼 제국 원수를 상징하는 마크만 번호판에 붙었거든요. 그래서 이제 무슨 일인가? 하고 와쿠이 장관께 물었더니 원수님께서 자신이 타시는 차와 동일한 차량을 내리셨다고 하더라고요. 지금은…… 반납하신 거로 압니다만…….”
“차는 거의 6개월 만에 반납했어요. 원수님께서 타시는 차와 동일하다고 하니까, 다른 장관님들의 눈치가 보여서요.”
“무슨 눈치에요!!”
닛타 장관은 눈치라는 말에 경악하고 반문했다. 눈치를 줄 일이 없다는 것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당시 미후네 미유 원수께서 쿠와야마 치유키 재무장관에게 내린 권한은 아래와 같았다.

1. 의회에 등원할 때 원수가 타는 관용차 지원받음.
2. 의회 등원 시 보라색 카펫 깔림. (다른 장관은 붉은색, 차관은 파란색)
3. 보고사항이 있을시 원수부를 거치지 않고 직보 가능
(이는 다른 장관들도 같은데,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야간에는 원수부를 경유해야 한다. 그런데 쿠와야마 장관은 이게 면제됨.)
4. 경호 인력은 제국 원수부에서 차출됨

“그거 진짜 어마어마한 조건인데…….”
하야미 청장은 그 말을 듣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저희가 임시로 부재상님으로 부르기도 했죠,”
“그러다 다시 장관이라고 불러 달라고 했어요.”
쿠와야마 장관은 창피한 듯 고개를 숙였다. 제국의 사료에서는 이 상황을 다음과 같이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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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력 모년, 원수께서 모든 장관이 집결한 가운데, 쿠와야마 장관께 부재상에 준하는 권한을 내리기로 결정하시었으니 모든 장관이 이에 동의하였으나 당사자인 쿠와야마 장관은 이를 받을 수 없다고 하니라.
“진짜 그거 특권입니다. 쿠와야마 부재상.”
와쿠이 루미 제국 내무부 장관 겸 원수부 부장의 말에 쿠와야마 장관이 경악한지라.
“트…… 특권이요? 이거 못 받아요!!! 다른 분들 눈치가 보인다고요!”
“음, 실망이네. 진짜 안 받을 건가요? 나를 매번 볼 수 있고, 의회에서 연설할 때 호위도 받을 수 있는 특권인데?”
경악한 쿠와야마 장관과 달리 미후네 원수께서 웃고서 말씀하시니, 국방부 장관인 닛타 미나미 장관도 웃으면서 이건 건국 주역들하고 와쿠이 장관님이나 받는 거라 말하니, 쿠와야마 장관이 이에 마지못해 승낙하였더라.
============

“생각 이상으로 어마어마한 특권인데요? 그런데 이걸 얼마 만에 반납하신 건가요?”
“어느 정도 안정이 된, 한 1년? 그때 반납했어요. 아, 관용차에 관한 이야기 좀 해도 되나요?”
쿠와야마 장관은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네.”
하야미 청장의 말에 쿠와야마 장관은 그제야 마음을 놓았다는 듯 입을 다시 열었다.
“사실 이제는 저희도 저희만의 관용차가 있지만, 제가 장관이 될 초기에는 우리나라에서 만든 차가 없었죠. 그래서 외국의 차를 써야 했습니다만, 그것 때문에 재무장관인 저로서는 속이 타들어 갔어요.”
“왜요?”
“도입 비용하고 유지비용이 비싸니까요. 이 큰 나라에 자동차 공장이 없다는 것도 말이 안 되니까요. 그래서 아리스가와 장관이 제안한 국산차 제작계획안에 관심이 갔던 건 사실이에요.”
하야미 청장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옆에 있던 닛타 장관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장관님께서 진행해 오신 정책 이야기를 해 보죠. 장관께서 추진하셨던 건 중 모든 이들을 놀라게 한 것은 제국의 통화를 독립시킨 것입니다. 그 이전까지 우리 제국은 현물 화폐를 쓰거나 이쿠야 제국의 화폐를 쓸 것을 생각했습니다만, 장관께서는 독립된 화폐단위를 만들고, 조폐청을 새로이 설치해 만들게 하셨습니다. 그렇게 하자고 하신 이유가 있습니까?”
“독립국의 화폐를 타국에 의존할 수 없는 노릇입니다. 그게 제일 컸고요. 두 번째는 나라가 큰데, 지역별로 교환 단위가 다르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더더욱 오딘님의 신전에 나아가 미친 듯이 기도를 드렸어요.”
하야미 청장은 당혹스러운 듯한 표정을 지었고 닛타 장관은 뭔 말인지 짐작했다. 종종 오딘님의 신전에 군에 축복을 내려줄 것을 청하는 기도를 드릴 때마다 쿠와야마 장관이 기도 소리가 들렸기 때문이었다.
“얼마나 미친 듯이 기도했길래…….”
“쿠와야마 장관의 온몸에 땀이 흘렀어요. 요시노님께서 계시든 안 계시든 계속 기도를 드린 거예요. 지혜를 달라고…… 이 나라 백성들의 생활이 안정될 수 있게 지혜를 내려 달라고…….”
닛타 장관의 말에 쿠와야마 장관이 고개를 끄덕였다. 여러 가지 정책을 준비하는 하루에 2시간 남짓, 그녀는 오딘님의 신전에 나아갔었다. 그리고 정말 미친 듯이 기도했다. 과거에 토속 신앙을 믿었던 그녀는 개종한 후 의외로 신전을 자주 찾게 되었다. 누군가의 제안이 아닌 그녀 스스로 한 행동이었다.
“왜죠?”
“저는 아시다시피 피정복지 출신으로 개종을 했어요. 게다가 전 관료에요. 제 고향 사람들은 처음에 제가 개종을 했다는 사실을 믿지 못했어요. 지금이야 제 고향에도 오딘님의 신전이 세워졌지만, 처음에는 반대가 컸죠. 오죽하면 저보고 왜 개종했냐고 따지기도 했고요.”
하야미 청장은 그 말을 듣고 경악했다. 이건 또 뭔 소리야?
“웬지 장관님 이야기가 제일 길어질 거 같습니다.”
“그런……가요?”
쿠와야마 장관은 고개만 갸웃거렸고 하야미 청장은 그런 쿠와야마 장관을 보고 고개를 저었다. 이거 진짜 천연 아닌가? 하는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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