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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 수도 메르세아의 시청 옆에 있는 궁성 겸 정부청사.
제국이 커지면서 내각 각 부처의 장관이나 부장들, 의원들이 궁성이나 의회에 가는 일이 자주 생기게 되면서, 기존의 메르세아 시청 청사 본관을 사용한 궁성은 낡고 좁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미후네 원수께서는 궁성 및 정부청사를 분리하실 생각을 나타내지 않으셨으나 지방에서 올라오는 공무원들이 시청과 궁성을 구별하지 못한다는 보고가 잇달아 올라옴에 따라 제국이 정복한 영토 출신 최초로 장관이 된 쿠와야마 치유키 제국 재무장관은 미후네 원수의 명령을 받아 이 문제를 제국의회에서 다뤄달라 요청하였고, 이를 요청받은 제국의회는 소회의의 심사를 거치지 않은 채 바로 전원회의에 회부, 쿠와야마 장관의 요청만 들은 채 의원 전원 만장일치로 신청사를 짓기로 결정, 터파기 공사 때 제국 최고 제사장이신 요리타 요시노님을 모시고 한 차례 제를 드렸고, 청사 상량식 때 또 한 번, 준공식 때 또 한 번 제사를 드린 것으로도 유명한 건물이었다.
제국 최초로 철골구조를 이용해 지은 건물로 발전하는 제국의 모습을 상징하는 건물 그 자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건물 5층에 있는 신성 아인헤리어 제국 국방부.
“어서 오십시오. 미즈노 장관님.”
“오랜만이에요. 토요카와 소령. 내가 해양부 장관으로 임명된 이후 10년인가?”
“15년이십니다.”
“진짜 오래됐네.”
미즈노 장관은 쓴웃음을 지으며 국방부의 접수대를 돌아봤다. 다른 부처와 달리 국방부는 현역 장교단이 청사에서 근무하고 있다. 사유는 불명확하지만 언제든지 원수의 경호를 위해 출동하기 위한 전략일지 모를 일이라.
“그나저나 무슨 일이십니까?”
“공보처장께 공문 받은 거 있나?”
“잠시만 기다려 주십…… 아, 있습니다.”
토요카와 소령이 보여준 공문, 그 공문은 공보처의 아라키 처장의 직인이 찍힌 인터뷰 요청 공문이었다.
“장관님께서 누가 오시냐고 알아보라고 하셨는데 미즈노 장관님께서 오실 줄 몰랐습니다.”
“아라키 처장이 여기 왔으면 아마 아라키 처장은 혼날 거에요. 차라리 내가 직접 하는 게 낫지.”
“후후후. 그러고보면 법무부 장관님과 장관님께서 미즈노 장관님을 아끼셨죠.”
“그런 말은 자제해 주세요. 토요카와 소령. 그래서 장관님은요?”
안내대에서 뭔가를 보던 토요카와 소령이 씽긋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장관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국방부 장관 집무실
“안녕하십니까. 닛타 장관님.”
“이게 누굽니까. 해양수산부의 미즈노 장관 아닙니까?”
“주신 오딘님과 여신 프레이야님, 천둥의 신 토르님을 위시한 모든 신의 이름으로, 신성 아인헤리어 제국의 해양수산부 장관 겸 제국 해군 중장 미즈노 미도리가 신성 아인헤리어 제국의 5수장 중 대장이시자, 이 나라의 국방부 장관이신 닛타 미나미 장관님을 뵙습니다.”
“싫다. 그런 말은 하지 말아요. 창피해. 그런 말은 원수님께 하면 되지!”
정모를 벗은 미즈노 장관이 닛타 장관에게 예의를 표하자 닛타 장관은 상당히 당혹해했다.
“제국의 5수장 중 가장 강하신 분이시고 국초에 원수님께 총사령관의 지위를 임시로 받았던 분인데 평범하게 인사드릴 수 있겠습니까?”
“됐어요. 진짜 창피하니까요!”
닛타 미나미 장관의 얼굴은 빨갛게 물들어있었다.
“앉으시죠. 해양부 장관이자, 제3대 제국 해군 사령관께서 본인을 찾아오신 것만으로도 영광입니다.”
“저야말로 감사할 따름입니다.”
두 장관은 집무실에 있는 탁자를 사이에 두고 앉았고 미나미는 미도리에게 무엇을 마실 건지를 물어보지도 않고 차를 대접했다.
“미즈노 장관께서는 언제나 녹차를 드셨죠? 약소하지만, 장관께 녹차를 대접해 드립니다.”
“닛타 장관께서 주시는 차는 언제나 제 마음에 안정을 주셨습니다. 감사히 마시겠습니다.”
두 장관은 자리에 앉아서 차를 한 모금씩 했고 먼저 차를 마신 닛타 미나미가 입을 열었다.
“그래요. 인터뷰 때문이겠죠?”
“네. 인터뷰 준비 차 왔습니다.”
“후훗, 설마 했지만 공보실 직원이나 아라키 처장이 오지 않고 미즈노 장관이 왔다는 건 정말 의외에요. 혹시 아라키 처장께서 예전 일 때문에 못 오시는 거 아닌 겁니까?”
미즈노 장관은 그 말을 듣고서는 잠시 말을 못했다.
“맞나보네요. 뭐, 다 예전 일인데, 왜 그렇게 피하는 건지 모르겠네요.”
“그럼 그 이야기 먼저 들어보고 싶습니다.”
“그 전에 제국의 건국과정부터 이야기하죠. 할 말도 많고 사가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많았던 부분이긴 해요.”
“원수님께서 허락하신 겁니까?”
“원수님께서는 언젠가 다 이야기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늦기 전에 하는 것보다는 낫죠. 사실 괴뢰국보다는 독립국이 낫거든요.”
“그렇죠.”
미즈노 장관은 그 말을 하고서 노트를 꺼낸 후 펜을 들었다.
“일단 지금 몸 상태는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뭐, 원수님께서 매번 전속 마사지사를 파견해주시고 전담 주치의가 있으니까요.”
“초기에 엄청나게 고생하셨으니, 그런 대우를 받을 만하십니다.”
“제아무리 몸이 강철같다고 해도, 쉴 땐 쉬어야 하더군요. 전쟁에서 돌아오면, 바로 서류를 보기 싫었으니까요.”
인터뷰 대상 : 닛타 미나미
초대 신성 아인헤리어 제국 국방부 장관, 전 제국군 총사령관 대리
이쿠야 제국 아인헤리어 부대 단장 역임.
신성 아인헤리어 제국 체육회 명예회장으로 현 제국 육군 대장(사실상 예편에 준함.).
“제국이 건국된 지 30년이 흘렀습니다. 장관께서는 건국의 주역으로서 제국 건국에 참여하시고 제국 군 건군을 지휘하신 후, 30년 동안 이 나라 국방부 장관으로, 또, 어느 순간에는 원수님을 대신하여 군 총사령관 대리를 맡아오셨습니다. 국방정책을 총괄해 오시면서 어떤 기분이 드셨는지 궁금합니다.”
“뭐랄까? 사실 이렇게 제국군이 성장한 것은 이 나라의 최고 지도자 되시는 원수님께서 많이 도와주셨지만 잘 따라와 준 차관 이하의 모든 관계자분의 노고도 한몫을 했습니다. 그리고 또한 국민 여러분의 지지와 성원이 컸습니다. 초창기에 작았던 제국이 확장할 수 있었던 것도 다 지지해 주시고 따라와 준 국민 여러분의 성원이 컸고, 비록 이 나라에 병합되었지만, 잘 따라와 준 각 지역의 주민들에게도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저 역시도 장관님께 해군 창설에 참여해 볼 생각이 없냐는 그 말에 해군 창설 요원으로 고생했죠. 하지만 저희 모두 장관님의 격려로 힘을 낼 수 있었습니다.”
“미즈노 장관과 야나세 사령관 두 분은 제가 매일 붙잡고 가르쳤죠. 많이 힘드셨을 텐데, 따라오시느니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아닙니다. 그, 제국 국방사를 보니까, 눈물의 임관식이란 것이 있던데, 이건 어떤 사건입니까?”
미즈노 장관의 질문에 닛타 장관은 한숨을 잠시 쉬더니 약간 식은 녹차 한 모금을 마시면서 입을 열었다.
“일단 제가 하나 질문해도 되겠습니까? 아, 뭐 인터뷰와는 무관하니, 답은 편히 하셔도 됩니다.”
“네.”
“미즈노 장관은 제가 알기론 이쿠야 제국의 엘리트 체육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제국 검찰의 간부였던, 쿠로카와 장관과 동성연애를 했다는 사실이 문제가 되어서, 그…….”
“뭐, 사실이죠.”
미즈노 장관은 쓴웃음을 지으며 답한 후 차를 한 모금 마시며 말했다.
“저는 사실은 이쿠야에서는 종교가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뭐 프레이야님이나 오딘님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 와서 들었으니 말 다 했고요.”
“그때 내가 알기에는 쿠로카와 장관과 가까웠던 사죠 유키미 현 제국 보건정책위원, 미즈노 장관, 야나세 사령관의 집안이 모두 이 나라로 온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렇게 집안이 통째로 온 사례는 제국 건국 전에도 있었습니다.”
“이쿠야 제국에서 밀려온 이들이라고 했는데…….”
“네. 지금도 그렇지만 이쿠야 제국은 종교의 자유가 없습니다. 이쿠야 제국 수상 ‘W’는 제국 내에 암암리에 퍼진 오딘님 신앙을 영 마음에 안 들어했었고, 그리고 그 당시 이쿠야 제국 군대 내에서, 그 중에서도 특히 여성간에 동성애가 좀 있었어요.”
“뭐, 그건 암암리에 퍼져있던 사실이긴 했죠. 이쿠야 제국 내에서도 그런 이야기가 있었는데, 지금은 없어진 모 부대가 사실 여성 간의 애정이 깊었다…….”
그렇게 말하던 미즈노 장관의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는 한 이미지가 떠올랐다. 분명 자신도 알거 같은 이름이었기 때문이다.
“잠깐만, 설마 장관께서 말씀하신 그게…….”
“장관께서 예상하신 그 부대, 현재 우리 군의 모태가 된 아인헤리어와 발렌타인 특임대가 맞습니다.”
“어머나!”
미즈노 장관은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이쿠야 제국 내에서 도시 전설로만 알려져 있던 이야기가 사실이었기 때문이었다. 반면 닛타 장관은 예상했다는 듯 별 표정 없이 이야기를 계속 해 나갔다.
“그래서 당시 수상 ‘W’는 이쿠야 제국 내에 있던 우리 신도들을 자신의 친위대였던, 또 내가 있었던 부대인 아인헤리어에 강제로 배속시켰어요. 이 중에는 아직 임관도 못 한 젊은 생도들이 있었는데, 그 생도들까지 강제로 배속을 시켜버린 거예요. 특히 1학년들, 기초 군사훈련만 받은 생도들은 무슨 죄에요. 오딘님을 믿었다는 이유로 수업도 다 이수 받지 못하고 배속되어버린 꼴인데, 4학년들은 나아요. 그 친구들은, 출발 전에 당시 발렌타인 특임대 단장이셨던 원수님께서 약식으로 임관을 시켜주셨는데 그 밑은 아니었어요.”
그렇게 말하던 닛타 장관의 표정은 착잡한 심정이었다.
“그럼 그 당시 3학년부터 1학년들이…….”
“그 생도들은 건국 직후에 임관식을 치른 거예요. 신성 아인헤리어 제국군 창군 행사가 끝난 후, 그 젊은 장교들의 가족분들이 모인 자리에서. 그런데 그 당시 갓 임관한 신임 장교 대부분이 육군 장교여서, 원래 해군사관학교나 공군사관학교에서 쫓겨나온 친구들이 있을거잖아요?”
“있었겠죠?”
“원수님께서 임관식 끝나고 그들만 따로 불러서 말했어요. 해군과 공군이 만들어지면, 각 군 창설 주역으로 쓰겠다. 그때 눈물을 흘리며 약속을 받았던 그 친구들이 지금 장성급이고, 몇 명은 지금 전역했고…….”
“그렇죠. 제가 지금 3대째니까.”
“장관이 3대째인가요?”
“저 장관님의 꾐에 빠져서 창설 요원이 된 것도 모자라서 해군 사령관직을 맡은 것도 서러운데, 현역 해군 장성에게 해양수산부 장관직까지 원수님께서 시키셨다고요.”
“미즈노 장관, 전 지금도 군복을 벗지 못한 채, 국방부 장관직만 30년입니다. 창군 때부터 이 직에 있는 거라고요. 아이바 장관이나, 타카모리 장관도 아직 현역 군인입니다.”
미즈노 장관은 그 말에 풀이 잠깐 죽어버렸다. 닛타 장관은 그 모습을 보고 미즈노 장관을 달래면서 말했다.
“그래도 미즈노 장관은 나은 겁니다. 전 처음에 쓰러지기도 했어요.”
“왜요?”
“창군은 했고 국방부라는 부서도 만들었지만, 저를 도울 사람이 별로 없었어요. 저를 도와서 공무를 볼 사람을 뽑고 또 그들을 가르치는 데 시간이 걸려요. 게다가 주변국과 대립하는 것도 많았습니다. 지금 이 나라의 북쪽과 서쪽, 동쪽 영역은 원래 이 나라의 강역이 아닌 것은 장관도 잘 아실 겁니다.”
“제국 초창기부터 벌어진 정복 전쟁의 영향이죠,”
“그래요. 아군의 전력은 강력해요. 하지만 상대의 저항이 거세면 거셀수록 아군의 피해도 커집니다. 내가 제일 아쉬운 게 그거에요. 물론 군사학교를 세워서 병력을 양성하고, 창군 행사 때 그 군복에 반한 이들이 이 나라의 군인이 되고자 한다, 하면서 지원서도 냈고요.”
“훈련받는 것이 엄청 힘들었다 했죠.”
“그때 재입교 비율 높았습니다. 하하하.”
닛타 장관은 옛일을 생각하면서 잠시 웃었다.
(참고 : 제국사 10년 중 국방파트에서는 당시 이 눈물의 임관식을 아래와 같이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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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덕분에 지금은 관료들이 조금은 편하게 지냅니다만....
음, 설정 모르면 바이오 판데모니움 쪽으로 영입하기엔 좀 오바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