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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돌들이 이럴 리 없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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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1-05, 2013 02:42에 작성됨.

Side by Hoshii Miki

"아후우~"

그것은 내가 평소와 다름없이 느긋하게 765의 사무소 문을 열고 들어왔을 때의 일이었다.

공기가 심상치가 않다는 게 피부로 느껴졌다.

잠깐만. 미키가 조금 느긋하게 왔다고는 하지만, 시간 제대로 맞춰서 왔다고!

혹시나 해서 손목에 찬 시계를 들어다봤지만, 역시 정각보다 5분 빨리 왔다.

그리고 자신이 조금 늦게 왔다고 분위기가 이럴 정도의 사무소가 아니다.

"아 허....."

나는 말을 잇지 못했다. 프로듀서가, 아니 허니가 중앙에서 심문받는 대형으로 앉아 있었고,

765의 모든 아이돌들과 스태프들이 그를 둘러싸고 있었다.

"미키 왔구나. 얼른 와서 앉아. 널 빼놓고 시작할 뻔했잖아."

리츠코....씨가 착 가라앉은 목소리로 내게 의자를 권했고, 나는 겉옷을 대충 던져두고

그 이상한 심문에 합류했다. 미키 이런 거 싫어! 빨리 원래대로 돌아가라고!

나와 같은 생각이었는지 성질 급한 마빡이가 이야기를 시작했다. 고마워 마빡아.

그러나 마빡이에 대한 감정이 고마움에서 원망으로 바뀐 건 순식간이었다.

765프로를 그만두고 독립해버린다니!

다른 건 모르겠지만 미키적으로는 절대로 허용할 수 없는거야!

"허니이이!!!!"

일단 크게 허니를 불러서 주의를 환기시켰다.

"잘 듣는거야! 미키는 허니가 없는 사무소 따위 오지 않을거야! 그러니까 미키는 허니를
무조건 따라가는거야! 기각같은 건 없는거야! 끄...끝까지 미키를 책임져준다고 했잖아.....이제 A랭크가 되었다고 미키를 떠난다는 건.....있을 수 없는거야!! 무조건 따라갈거야!!"

진심이었다. 미키가 아이돌에 열정을 잃었을 때, 그걸 끌어올려줘서 미키를 반짝거리게

해준 사람은 누가 뭐래도 허니다. 최근 다른 프로듀서가 미키의 업무에 따라다니는 게

허니의 체력을 아끼기 위해서가 아니었다니.......이건 사기인 거야! 

어쨌든 허니가 독립하는 사무소에 미키를 데려가지 않으면 그 날로 은퇴해버릴거니까!

허니는 미묘한 표정이었다. 뭐야 그 표정은?!

"허니!!!!"

"왜. 그리고 프로듀서라고 불러라."

아......그런거지! 미키는 당연히 데려가는 거였어!

허니는 누가 뭐래도 미키의 허니인거니까 아핫★



Side by Hagiwara Yukiho

하.....하기와라 유키호입니다!!!!아아아아아.....

보시다시피 따...땅딸막하고오...아...아무데도 쓸모없는 아이입니다만....

프로듀서....께서 절 거둬주셔서....이...이렇게 아이돌 하고 있습니다아.....

그래서 프로듀서가 독립하겠다고 했을 때 깜짝 놀랐어요오....

아이돌 일.....좋아하게 만들어 주신 건 프로듀서이니까요오....  

그래서 프로듀서를 따라가기로 결정했어요오.... 마코토들과 해어지게 되었습니다마안....

그래도 후회하지 않아요. 프로듀서가 미키만 보게 하지 않을꺼니까요!




Side by Kisaragi Chihaya

마음 속이 깜깜했던 적이 있었다. 동생 유우의 죽음을 눈 앞에서 지켜봐야 했고

부모님은 결국 이혼하셨다. 나의 분위기를 무서워한 학교에서는 이지메의 대상이었다.

물론 얻어맞거나 한 건 아니었지만 나는 쭉 외톨이로 지내왔다. 내게 남아 있는 건 유우에게

불러주려고 매일같이 부르던 노래뿐이었다. 노래만이 내 모든 것이었다.

우연히 공원에서 조용히 노래하던 나를 그가 발견해주기 전까지는.

[노래가 정말 좋은걸? 우리 사무소에서 아이돌 해보지 않겠어?]

처음에는 거부했다. 아이돌이라니....무시해서가 아니었다. 아이돌이라면 TV에서 여러가지

재능을 보여줘야 할 텐데, 나는 보여줄 게 아무것도 없어서였다.

하지만 유우가 죽은 뒤로 처음으로 내게 관심을 가져준 사람이었기에, 그를 따라갔다.

그리고 그는 상처투성이가 되어 어둠에 갇힌 나를 데리고 빛으로 인도해주었다.

그리고......지금 그가 나를 내버려두고 떠나겠다고 하고 있다.

"큿!"

납득할 수 없었다. 당장 사장님에게 따지러 가고 싶었다. 그를 해고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심지어 리츠코마저도 그가 아이돌에서 프로듀서로 전업시켰다.

사실상 창업 멤버인 코토리를 제외하고 이 765프로의 모든 것을 쌓아올린 사람인데...

그의 입이 조용히 열렸다. 처음 가졌던 열정과 역량을 시험하기 위해 처음부터 시작하고

싶어졌노라고.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자신을 따라갈 사람이 있다면 데려가겠노라고 했다. 
 
역시나 호시이 미키. 누구보다도 빠르게 이야기했다.

자신을 데려가지 않으면 아이돌을 포기하겠노라는 폭탄선언까지 해 가면서.

그리고 사람들이 겁쟁이라고 알고 있지만 누구보다 의지가 강한, 성장한 유키호까지.

순식간에 자리가 하나밖에 남지 않았다. 주변 표정을 보니 갈등하는 것 같았다.

하긴....새로운 곳으로 갑자기 이적하게 되면 잃어버릴 게 많겠지.

"프로듀서."

난 상관없다. 그를 잃어버리는 것보다 다른 것을 잃어버리는 게 나으니까.





Side by P

어쨌든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되었다. 그래도 사장님의 배려로 어느 정도 기반은 갖추게 되었다.

막 A랭크가 된 미키, A라고 하기에는 약간 모자라고 B라고 단정하기에는 넘치는 치하야.

그리고 막 B랭크가 된 유키호. 하지만 여전히 걱정되는 것은 세 사람의 캐릭터성이다.

셋 다 마이페이스적인 성향이 강하다. 사무소 전체의 분위기를 주도하는 역할은...글쎄.

강제권이 없었기에 불가피했을지도 모르겠지만 밸런스 문제도 조금 걱정이 된다.

하지만 자기 의사가 아니었더라도 이 셋이 그나마 최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카는 765 전체를 이끌어주는 리더 역할이니 빼내기 곤란하다.

야요이는 새로운 도전보다는 안정된 수입이 먼저다.

타카네와 히비키는 미키와 함께하게 되면 프로젝트 페어리의 성격이 너무 짙어진다.

류구코마치의 멤버들인 이오리, 아즈사, 아미도 떨어뜨려놓기가 곤란했다.

마미도 아미와 떨어뜨려놓을 이유가 없다. 마코토는 765 유일의 미소년 컨셉이기에 노터치.

"결국 데려올 수 있는 아이돌들이 잘해봐야 셋이었구나."

그것도 의외로 치하야와 유키호가 가겠다고 해서 셋이 된 거였다.

까딱 잘못했으면 빈손 아니면 미키만 데리고 사무소를 꾸려갈 뻔했다.

"뭐...어쨌든 새로운 아이돌들을 뽑아야하니까."







다음날.

P는 미키, 유키호, 치하야를 데리고 765에서 몇 블록 떨어진 새 사무소에 들어갔다.

"에에? 허니? 여기는 765하고 그렇게 멀지 않은거야."

"위치가 급작스럽게 바뀌면 적응하기 어려우니까. 사장님이 사무소를 수배해주신 것도 있고."

"아........
아무것도 없네요오......."

"그렇지. 나와 코토리, 사장님이 타루키정 건물에 있는 765 사무소를 시작할때도 이랬지."

"프로듀서. 어쨌든 빨리 일을 시작하고 싶습니다."

"그래. 일단 사무원 모집공고는 했으니까. 이제는 신입 아이돌 모집공고를 시작해야지.'

"에에에???????????"

아이돌들이 뜨악한 표정을 지어보았다. P의 눈에 의문이 가득했다.

"왜 그래?"

"허니! 미키들만 프로듀스 해주는 거 아니었어?!"

"새....새로운 아이돌들이 오는건가요오...."

"저희들만으로는 부족한 겁니까?"


그렇게 말하는 셋의 눈을 바라보면서 P는 왠지모를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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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요약 : 얀진소리 죽이는데~

............저는 네잎님과 다르게 달달한 글을 지향합니다아....

글 속에 히든피스가 하나 숨어있는데. 찾으시는 분이 계실까요? 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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