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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차로 @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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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7-13, 2020 01:26에 작성됨.

첫날 경주가 끝나고 사무실로 돌아온 일행은 사무실 소파에 모여 앉아 음료수를 마시고 있었다.


“오늘이 첫 승이었군요!”


쿄코가 음료수를 마시면서 말했다.


“쿄코가 첫 승 한건 아마 대부분에게도 의외였을지도.”


“근데 지금 아침이 다 된 거 아니에요? 벌써 동트는데…”

“조금 있다 집에 보내줄거야. 지금 모인 건…”


겐타가 뒤에서 프로젝터를 켰다.


“뭔가 불길한 예감이…?”

“맞아. 반성회.”


Y가 화면을 켜면서 말했다.




“그나저나 프로듀서, 궁금한 게 있어.”

“뭔데, 미오?”

“저 팀한테 우리, 맥없이 끌려가도 되는거야?”

“음…”


미도리 P는 차 한 모금을 마시고 있었다. 미오는 이 둘이 그저 답답해 보일 뿐이다.


“기선제압 당해버렸잖아… 우리…”

“음… 글쎄…?”


미도리 P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말을 이해못한 미오에게 미도리P가 의미심장한 말을 던져줬다.


“미오, 너가 마음 단단히 먹는게 중요할거야.”




한편 반성회가 끝나고 Y P의 돌아가는 차 안,


“프로듀서? 전 레이싱 잘할 수 있을까요?”

“음…”


Y는 말이 없었다.


“미호라면 잘할거야!”


우즈키가 대신 대답했다. 그러나 Y의 표정엔 불안감을 감출 수가 없었다. 우즈키도 어렴풋이 Y의 심정을 느끼고 있었다. 차 왼편으로 동이 트고 있었다.






포지패와 PCS의 첫 경기는 프로덕션 내에서도 화제였다. 그 돌격 아카네를 한번에 이긴 사람이 쿄코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호기인 상황에서도 Y는 여전히 웃지를 못했다.


“걱정되는 건 알겠는데, 이 자리에서 까지 진지한 표정 짓는 건 좀 그만 두면 안되겠냐?”


켄타가 좀 심각해보이는 Y에게 한마디 던졌다. 그러나, Y의 표정은 여전히 돌아오지 않았다.


“… 켄타… 미호랑 미오랑 붙는다면 승리할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

“그건 갑자기 왜?”

“아이코의 주행영상을 봤는데 프로가 보기에도 기묘해서.”

“야, 너가 모르면 우즈키는 어떻게 그 사람을 이긴거냐?”

“… 하긴 그렇겠지.”


Y가 쓰읍하고 웃었다.


“그나저나 첫 상대로 변칙적인 상대를 준다는게, 미호에겐 미언해.”

“우리 입장에선 그저 경험이라고 말하는 수 밖에.”


지도를 보던 켄타가 말헀다.


“그나저나, 가토P가 누군지 알아?”

“그건 갑자기 왜?”


Y가 커피를 마시다 멈칫했다.


“그 사람이, 타카사고에 며칠전에 다녀갔거든. 궁금해서.”


Y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켄타는 이야기를 마저 이었다.


“땜빵이 나가서 프로랑 호각수를 벌였다… 뭔가 흥미로운 소재 아니야?”

“그건 그렇지.”

“근데, 그 사람은 영상을 얻은 모양이더라.”

“뭐?”

“우즈키랑 나랑 옆에 계속 있었잖아, 그 사람이 우즈키를 계속 힐끔힐끔 보더라고.”

“그 사람이 그랬던가…”


Y는 한참 생각하고 있었다.


“일단, 미호에게 신경쓰자. 급한 불부터 꺼야하니까.”




빨간 띠를 두른 투박한 차량이 굉음을 내면서 들어온다. 미호의 5179편성. 미호가 열차를 세운뒤, 차문을 열고 프로듀서를 향해 달려온다.


"그래, 준비는 잘했어?"

"불안하긴 하지만... 그래도 잘 될 거 같아요."

"그래. 어차피 첫 경기니까 하던대로 하면 돼."


Y 프로듀서는 미호에게 몇가지 팁을 알려주고는 미호를 다시 차량에 태운다. 쿄코와 우즈키는 그런 프로듀서를 멀찍이서 바라보고 있었다. 불현듯, 쿄코는 무언가 생각나서 프로듀서에게 물어본다.


“그나저나 프로듀서 님, 우리 홈은 어디에요?"

"아, 모토스미요시에서 이야기 안했나? 우리는 도요코 선이 홈이야."

"근데 왜 도요코선에서 시합을 안해요?”

"말하자면 복잡한데..."




프로듀서의 말에 따르면 3명의 시합인 경우는 두 팀이 있으면 약한 쪽이 마지막 경기에서 홈경기를 치르는 룰이 있었고, 이번 경기도 그렇게 해서 경기가 짜여졌다고 한다.


"흠... 그럼 마지막 경기에는 에이스 전이라 그런건가요?"

"그렇지. 우즈키가 아무래도 한 번 운전한 적이 있고 하니..."

"그렇군요..."






시부야 역 한조몬선 승강장 반대편에는 도큐 2000계 차량이 털털거리면서 대기하고 있었다. 아이코의 열차였다.


"아이코는 이런 타이밍에도 차를 마시는 구나..."


미오가 뭐라하건, 아이코는 말없이 차를 마신다.


"...확실한거지?"

"뎅엔토시 선을 하루이틀 주행해봤겠어요?"


아이코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묻어난다. 미오가 그 모습을 보고 움찔한다.


"믿어도... 되는 거겠지...?"

"믿어봐. 아이코가 저런 미소를 띄면 보통 그날 좋은 일이 있다는 말이니까."






두 운전자가  탑승한 뒤, 카운트다운이 들어간다. 숫자가 하나씩 내려갈때마다 양쪽 모두 초조한 표정으로 상황판을 지켜본다. 카운트는 이윽고 0으로 바뀌었고, 그와 동시에 열차 두대가 시부야역을 빠져나간다. 상황판에는 이케지리오하시역의 승강장이 생중계되고 있었다. 이윽고 불빛이 비치더니 두 은빛 용이 빠른 속도로 지나간다. 먼저 지나간 쪽은 미호.


"미호가 초반기선 제압을 잘 잡았구나!"


쿄코가 감탄한다. 우즈키도 말없이 바라본다. 하지만 Y의 얼굴엔 이겼다는 표정과는 정반대의 표정이 드러나있었다.






"코히나타 미호라고 했나? 이 사람도 잘하는 거 같은데...?"

"글쎄... 우린 저기서 승부 별로 안보지 않았잖아?"

"그래도 벌릴줄은 아는 거 아니야?"

"뭐... 아이코는 저기서 진면목이 드러나는 사람은 아니잖아?"


트라프리 멤버들이 이러쿵저러쿵 말하는 동안 어느새 미호는 4폐색을 앞질러 후타고타마가와 역 근처까지 다다랐다.




'처음부터 이렇게 간격을 벌리고 시작해도 되는 건가...?'


미호의 마음속 한구석엔 어리둥절함과 불안감이 싹트기 시작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2000계는 저 멀리 뒤에서 빠른 속도로 후타고타마가와역을 통과하고 있었다.


'코히나타 씨라고 했나... 속도를 안 올리네. 역시 처음이라 모르는 건가...'


그리고서 아이코는 마스콘을 내려 속도를 올리기 시작한다.






아이코가 후타고타마가와 역을 지난 이래 Y의 표정은 더 어두워지고 있었다.


"그나저나, 저기 진짜 조심해야 하는 거 아니야?"

"처음이잖아. 주행 연습을 해도 맞으면서 경험하는 구간인데..."


나오가 미호의 심정을 이해하는 투로 말한다.


"신입 걱정도 해주다니, 나오 대단해."

"뭐... 뭐야! 경기보는 데 방해하지 말라고!"


트라프리가 왁자지껄 떠드는 동안 미오는 경기 시작부터 내내 뾰루퉁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러나, 이내 아이코의 의도를 파악하고 말없이 지켜보고 있었다.


"프로듀서, 이거 혹시 내가 당한 그거지?"

"어, 기억하네?"

"내가 처음에 아이코랑 연습 시합하는데 몇번 물먹은 적이 있었는데..."


페트병 생수를 마신 미오는 일어서서 전광판을 유심히 들여다본다.


"이건 이긴거네?"

"별다른 이변이 없다면 아마도."


그리고 미도리P는 녹차를 한잔 마신다. 어느새 입가엔 확신의 미소를 띄고 있었다.






"미조노쿠치... 여기서부터 복선으로 좁아진다고 했지..."


한편 미호는 시간표를 보면서 전략을 짜고 있었다. 미호 판단엔 아직 여유가 있으니 살짝 감속을 넣고 밸런스를 유지하면서 결승까지 격차를 유지하는 방향이었다.


"이 터널만 지나면 카지가야 역..."


미호가 주행하는 5179편성은 카지가야 역 바로 앞의 터널 속으로 들어갔다. 이후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상도 못한 채로.






"설마 아이코는 내가 당했던 수법 그대로 물먹이는 거야?"


미오가 재밌는 표정으로 관전한다. 마침 상황판에는 아이코가 미호를 카지가야 역에서 역전했다는 정보가 올라오고 있었다.






당황한 것은 미호 쪽도 마찬가지. 헐레벌떡 마스콘을 내려 속도를 올리려고 시도하지만, 카지가야 역이 굽은 승강장 구조라 요란하게 쇠 갈리는 소리만 났을 뿐이다.


"다음에서 어떻게 하지 않으면..."






"아마 미호는 직선 주로에서 역전을 시도하려고 하겠지. 근데 아이코는 꾸준히 주행하는 스타일인데다, 속도도 잘 안 떨어뜨리지."

"근데 미호라고 한 애? 걔는 모르지 않아?"


가토P는 말이 없었다. 


"하지만 카지카야 역 이후로 길게 직선주행이 가능한 곳이 없어. 만약 있었으면 아카네가 쿄코를 쉽게 이겼겠지."


카렌이 한참동안 코스를 생각한다. 


"아, 그렇네?"

"그리고 지금까지의 미호 주행능력으로 봤을때..."




"...카지카야 코너링때문에 내가 고민한건데..."


넌지시 앉아있던 Y가 말한다.


"카지카야 역 이후로는 테크닉이 좋지않으면 주행에 어려움을 겪는단 말이지..."


그러고서는 핸드폰을 들여다 본다. 켄타에게서 메일이 와있었다. 한참 읽던 Y는 씁쓸한 미소를 짓는다.







"직선 주행만... 직선 주행만 나온다면..."



카지가야 역에서 추월당한 뒤 계속 아이코의 뒤를 쫒던 미호는 미야마에다이라 역을 지나고서야 겨우 3번째 칸까지 따라잡았다.  그러나 사기누마 역을 바로 지나자마자 나오는 두 번의 급격한 커브에서 브레이크를 너무 오래 건 나머지, 카지가야 역에서보다 더 많은 격차를 벌리며 뒤쳐지기 시작했다.


"한 폐색이라도... 조금만 더 잡을 수 있다면..."


그러나 뎅엔토시 선의 선형은 미호에게 역전을 허락해주지 않았다. 이후 나가쓰다 3연속 코너를 거친 이후 미호의 스피드는 현격히 떨어졌다. 우즈키와 쿄코도 걱정하는 상황.


"오버페이스를 안해야 할텐데..."


Y는 물을 들이키면서 미호의 상황을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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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학기 끝나고 밀리 n주년까지 다 돌고 오니까 벌써 7월 중순이네요



이제 창글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모쪼록 화력이 나기를 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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