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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7-06, 2020 10:07에 작성됨.

1.-「붉은 눈의 갈까마귀」


(사무소 제2트레이닝실)

(이곳은 사무소가 증축되면서 새로 만들어진 곳, 본래 있던 트레이닝실보다 3배는 더 넓고 쾌적하다.)

(공사에는 리나와 프레데리카가, 기구 조달에는 유코가 수고해주었다)

(하여튼 그곳에 있는 치요)






치토세: 치요? 너도 여기에서 수련하려고?



치요: 네, 아가씨를 지켜드리기 위해서는 저도 강해져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치토세: 좋은 마음가짐이야. 강해지는 건 중대사항이지. 



치토세: 강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잖아?



치요: 맞습니다. 그러니 저는 아가씨를 지켜드리는 것, 그 하나만을 위해서라도 강해져야만 합니다.






치토세: 그래서, 어떤 수련을 할 건데?



치요: 누군가 대련상대가 되어준다면 좋을 것 같군요.



치토세: 내가 해줄까?



치요: 만약 아가씨께서 저의 대련 상대가 되어주신다면, 저는 마음에 걸려서 제대로 상대해드리지 못할 것 같군요.



치토세: 그러면, 혹시 치요의 대련 상대가 되어줬으면 하는 사람 있어?



치요: 음...지금부터 여기에 가장 먼저 들어오는 사람을 제 대련 상대로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로부터 3분 후)




덜컥,




(누군가 문을 열고 들어온다)




???: 여, 안녕. 



치토세: 안녕 안녕, 아스카~



치요: 안녕하십니까, 아스카 씨.



아스카: 벨벳 로즈인가, 여긴 웬일이야?



치토세: 다름이 아니라 아스카, 치요의 대련을 도와줄 수 있어?



아스카: 내가 말인가...뭐, 나도 대련을 좀 하고 싶었던 참이니까 말이야.



아스카: 대신에 여기서는 못 하겠고 밖에서 하는 게 좋겠군. 



치토세: 어째서? 여긴 충분히 넓고 크잖아?



아스카: 그렇긴 하지만, 내 능력으로는 여기는 굉장히 한계점이 크니까 말이야.



아스카: 게다가 우리 둘 다 조류형 능력자기도 하고 말이야.



아스카: 새는 하늘에서 날아야지.



치요: 좋습니다. 그럼, 옥상에서 해보도록 할까요.







(옥상에 도착한 셋)

(니나나 카오루 같은 어린 능력자들과 요시노, 그리고 토모카와 카에데 등등이 옥상에 있다)




치요: 관람객이 많군요.



치토세: 뭐, 좋지 않아?



아스카: 구경은 마음껏 하라고 하지.




(말하고 불사조의 날개를 펴는 아스카)




토모카: 오오!!!아스카짱이 날개를 폈어요!



치토세: 자자~! 지금부터 아스카와 치요의 대련이 시작됩니다~



치토세: 놓치면 분명 후회한다구!



니나: 존나게 기대되는 검다!






치요: 많은 분들이 기다리고 계시는군요.




치요: 그럼 저도 시작하지 않을 수 없겠죠.




(한쪽 무릎을 꿇더니, 까마귀들을 대량으로 뿜어낸다)




까아악,


까아아악,


까아아악,


까악, 까악,



까아악,




카에데: 오호~



토모카: 다들 파이팅! 파이팅!




치얼 업 베입베(cheer up babe)




(토모카가 응원으로 둘의 기운을 북돋아준다)

(아스카와 치요의 기력이 +100증가)




아스카: 응원 고마워.



치요: 힘이 나는군요. 잘 겨룰 수 있겠어요.





아스카: 그럼, 시작해볼까?



치요: 지체하지 말도록 하죠.




(불사조의 날개를 펴고 날아오르는 아스카)

(그리고 아스카에게 갈까마귀들을 날려보내는 치요)




제트 카라스(爆竹烏)




(수십 마리의 갈까마귀가 아스카를 향해 돌진한다)

(날개로 그들을 막아내는 아스카)

(하지만 쪼이는 느낌이 강해서 따끔따끔하다)




아스카: 조금 아프군...지속적으로 회복하고 있는데도 따끔거려.



카오루: 둘 다 엄청난 것 같아.



카오루: 근데 말이야...둘이 싸움이 돼?



토모카: 그게 무슨 말이야, 카오루짱?



카오루: 둘의 스킬트리를 보면 서로 상성이 안 될 것 같아.



카오루: 치요 씨는 아스카 씨의 방어를 못 뚫고, 아스카 씨는 치요 씨에게 패기를 두른 돌진과 같은 근접공격 외엔 공격할 방법이 없고.



카오루: 내가 보기엔 둘 다, 방어 특기인 것 같은데.



니나: 그건 모르는 검다. 둘의 스킬트리 중에 그걸 해결할 방법이 없지 않겠져.



니나: 한 번 보십셔. 나중 되면 또 뭔가가 있을지도 모름다.







아스카: 그럼, 이제 내 차례인가?



치요: 들어오십시오.



아스카: 대담하네. 간다.




암리타(聖水)




(날갯짓으로 칼날 같은 보랏빛 노대바람을 일으켜 치요에게 날린다)




카에데: 으읏?



니나: 엄청난 바람임다...!



카오루: 우리 날아가겠어...!



토모카: 우으아아아~



치토세: 어머나~






치요: 바람이 강하군요...



치요: 하지만 이 정도에서 굴복할 수는 없지요.



치요: 이런 바람은, 어쩌면 제게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갈까마귀로 변신해 노대바람의 기류를 타고 올라간다)

(물론 그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어찌저찌해서 아스카가 있는 공중까지 올라오는데 성공했다)




아스카: 여어, 왔나. 이제부터 진짜 공중전이군.



치요: 제가 여기까지 올라왔는데도 전혀 놀라시지 않는군요.



아스카: 뭐, 언제 한번은 공중전으로 할 거라고 생각했거든. 



아스카: 노대바람의 상승기류를 타고 올라온 건 좀 의외였지만.



치요: 그렇다면, 이제부터 2차전을 시작해볼까요.



아스카: 기꺼이. 들어와.




모리안(Morrighan)




(갈까마귀들을 한데 합쳐 날개를 만든다)




아스카: 그래, 이 정도는 되어야 공중전을 할 수 있지 않겠어?



치요: 들어오시죠. 




(불사조로 환전히 변신하는 아스카)

(그에 맞춰 치요도 거대한 갈까마귀로 변신한다)

(맞부딪치는 둘)

(부딪칠 때마다 패왕색의 파동이 옥상을 덮는다)




치토세: 오우~대단한 걸~!



카오루: 패왕색은 언제 느껴도 위압적이야...



카에데: 둘은 또 다른 방면에서 강력한 것 같네.



토모카: 모두모두 파이팅!








(잠시 후)




아스카: 이제 슬슬, 끝을 보도록 하지.



치요: 벌써 끝내실 생각이십니까?



아스카: 뭐, 시간을 너무 오래 끌기도 했고 말이야.



아스카: 게다가 나도 곧 있으면 스케줄이 있으니까.



치요: 그렇군요. 그럼 필살기 한 번씩 쓰고 끝내죠.



아스카: 좋아.




벤누(Bennu)




(눈이 녹색으로 빛나더니, 화려한 녹빛의 불이 온 몸을 덮는다.)




삼족오(三足烏)




(동물형 까마귀의 두 다리 앞에 하나의 다리가 더 생기고, 날개가 더욱 커진다)




니나: 이제 끝장을 보려고 하나 봐여!



카에데: 기대되는 걸.



치토세: 치요, 잘 하고 있네.



토모카: 마지막까지 힘내세요!




(서로에게 돌진하는 치요와 아스카)




퍼엉,




(서로 맞부딪치더니 폭발하고, 패왕색의 거대한 파동이 옥상을 덮는다)

(결국 니나와 카오루는 기절, 카에데와 토모카, 치토세는 그 자리에 주저앉는다)








(잠시 후)

(동물화가 풀린 두 사람)




아스카: . . .



치요: . . .



아스카: 좋은 대련 되었다.



치요: 저야말로, 어울려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아스카: 그럼 이제 난 스케줄 다녀와야겠군. 나중에 보자.



치요: 잘 다녀오십시오.



치토세: 자, 그럼, 우리도 갈까?



치요: 네, 아가씨. 이제 좀 씻어야겠습니다.



치토세: 수고했어~








2.-「드디어 만났네.」


(밖에 나와 있는 아라이)




아라이: 날씨가 덥네...



아라이: 본격적으로 여름이 시작되나봐.



아라이: 더워 죽겠구만.



아라이: 이제 슬슬 방이나 사무소에 에어컨을 틀어둬야겠어.





아라이: . . .



아라이: 응?



아라이: 저 사람은 누구지?





(그가 있는 곳으로 향한다)




아라이: 넌 누구야?



???: 리아, 난 리아야.



아라이: 리아? 



아라이: (분명 들어본 적 있는 이름이야.)



아라이: (이 아이도 츠루기 라인의 아이겠지)



아라이: 왜 여기에 있어?



리아: 몰라...자고 일어나보니 여기 있었어.



아라이: 자고 일어났더니 여기라니, 그게 말이 돼?!



리아: 우리 집에서는 은근히 흔한 일이야. 자고 일어나면 어딘가로 가 있는 거.



아라이: 집에 돌아갈 수 있겠어?



리아: 돌아가고 싶은데 여기가 어딘지 모르겠어.



아라이: (혼자서는 못 돌아갈 테니 내가 같이 가줘야겠네)



아라이: 그럼 나랑 같이 갈래?



리아: 날 도와주는 거야? 고마워!



아라이: 너희 집이 어디인지, 대략 예측이 되거든.



리아: 진짜? 그걸 어떻게 알아?



아라이: 다 아는 방법이 있어.



아라이: 어쨌든, 가자.



리아: 응! 가자!




(차원을 열고 SKY EDGE 본사로 향하는 아라이와 리아)







아라이: 오늘은 제비들이 나타나지 않겠지?



리아: 제비를 알아?



아라이: 응. 내가 살던 곳에서는 제비들이랑은 비교도 안 되게 강한 적들이 있거든.



아라이: 게다가, 지난번에 제비들이랑 싸운 적도 있고.



리아: 대단해! 언니 진짜 대단한 사람이구나!



아라이: 사실 뭐 그렇게 강한 녀석들도 아니었고 말이지...





(SKY EDGE 건물로 들어가는 아라이와 리아)




아라이: 몇 층이야?



리아: 7층 올라가면 돼.




(엘레베이터를 잡는다)





???: 이봐.




(고개를 돌렸을 때, 그곳엔 웬 여성이 서 있었다.)




???: 너, 아라이 맞지?



아라이: 맞습니다.



???: 처음 뵙겠습니다, 아라이 씨~



아라이: 그래요, 저도 처음 뵙겠습니다.



아라이: 메르세데스 나이팅게일 씨.



메르세데스: 호오, 나를 단번에 알아보네?



아라이: 뭐, 당신에 대한 소문은 많이 들었으니까 말이죠.



아라이: 저랑 놀고 싶으시군요?



아라이: 하지만 노는 건 조금 나중 일로 미뤄두죠.



아라이: 리아 씨 앞에서 어른의 놀이를 하고 싶지는 않거든요.



메르세데스: 흠, 뭐. 그래. 리아를 돌려보낸 뒤에 얘기 좀 하자.




(마침 엘리베이터가 도착했다.)




아라이: 잠시 후에 뵙죠.



메르세데스: 그래, 이따 봐?





메르세데스: . . .



메르세데스: 응?



메르세데스: 잠깐만,



메르세데스: 분명 아라이에게서 뭔가가 보였어.



메르세데스: 내가 잘못 본 건가?







(리아를 방으로 돌려보내고 다시 내려오는 아라이)




아라이: 이젠 피할 수 없이 맞붙어야겠네.



아라이: 소문은 들었어. 꽤나 강한 사람이라고 말이지.



아라이: . . .



아라이: 재미있겠는걸.




(1층 로비에 도착한다)

(그 곳엔 역시 메르세데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아라이: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메르세데스: 그래. 이제 시작하자.



아라이: 들어오시죠.



메르세데스: 그 전에, 좀 묻고 싶은 게 있어.



아라이: 뭔가요?



메르세데스: 잘못 본 게 아니라면, 너는 지금 이 자리에 혼자가 아니야.




(주위를 둘러보는 아라이)

(그러나 주변엔 메르세데스 말고는 아무도 없다)




아라이: 아무도 없는데, 그게 무슨 뜻이죠?



메르세데스: 너에게서 심상찮은 기운이 느껴져. 마치 ‘너’가 아닌 ‘너희’라는 느낌.



아라이: 전 지금 저 혼자 있는데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 모르겠어요.



메르세데스: 뭔가 이상하단 말이야...대체 이게 무슨 느낌이지?



메르세데스: 아라이, 제발 말해줘.



메르세데스: 대체 왜 너에게서 알 수 없는 그 기운이 뿜어져 나오는 거야?



메르세데스: 그걸 알기 전에는 너와 놀 기분이 나지 않을 거야.



아라이: 그럼 잘 됐네요, 뭐.



아라이: 다음에 놀도록 하죠.



메르세데스: 안 돼. 난 반드시 그 비밀을 알고 싶어.



아라이: . . .



아라이: 그게 그렇게 알고 싶으신 거예요?



아라이: 그럼, 다음에 뵐 때 알려드리도록 하죠.



메르세데스: 대체 왜 지금 안 알려주고?



아라이: 저희 프로덕션 분들한테도 안 알려드렸으니까요.



아라이: 저희 쪽이 먼저 알아야 하지 않겠어요?



메르세데스: . . .



메르세데스: 알겠어. 다음에 만날 땐 반드시 알려줘야 해.



아라이: 알겠습니다. 다음에 뵙도록 하죠.




(회사 밖으로 나가 차원을 열고 373 프로덕션으로 돌아가는 아라이)





아라이: . . .



아라이: 그러고 보니, 내 과거, 아직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었지.



아라이: 언젠가는 말해야 할 텐데.



아라이: . . .



아라이: 이젠 말해야겠어. 



아라이: 빨리 말하고 후련해지자.







3.-「Dr. Triplet」



아라이입니다.

제 비밀을 이젠 공개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네요.

언제까지나 숨기고 싶었는데, 이젠 후련해지고 싶어서 말씀드려요.




예전 저의 과거, 미츠키에게 말해주었던 그 과거들을 기억하시나요?

저는 보수적인 집안에서 둘째 딸로 태어났습니다.

첫째 언니는 첫째라서 부모님이 잘 대해주셨고, 동생은 남자라서 더 잘 대해주셨습니다.

결국 첫째도 아니고 남자아이도 아닌 저는 홀대를 받게 되었죠.



결국 15살 때 가출해 할머니 댁으로 가게 되었고, 그곳에서 열심히 공부해 의과대학을 다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18살 때 시름시름 열매의 능력을 얻었다는 이야기는 이미 들으신 바 있겠지요.

그리고 19살이 되기 하루 전에 오록스와 협업을 하게 되었고요.





저의 비밀은 그 때부터 시작합니다.

어느 날 학교를 다녀온 뒤 집에 돌아오는데, 저의 형제들이 집 앞에 와 있었습니다.




아라이: 뭐야? 왜 여기 있어?



첫째 언니: 안녕, 미나미.



막내 동생: 오랜만이네?




저는 이 둘을 보는 게 별로 달갑지 않았습니다.

부모님이 언니와 동생을 편애하니까 그 둘도 기고만장해서 저를 많이 괴롭혔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엄마아빠만큼이나 그 둘도 싫었어요.




아라이: 여긴 웬 일이야?



언니: 이번에 좋은 대학 들어갔더라?



동생: 그 때 나온 돈, 우리도 좀 나눠주면 좋겠어.



언니: 부족한 건 네가 아르바이트로 때우면 되잖아?




순간 울컥했습니다.

나를 그렇게 괴롭히더니, 이젠 장학금까지도 떼먹으려고 해?

더 이상은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라이: 대체 양심이 있어? 돈이 필요하면 본인이 알아서 벌어 쓰던가!



동생: 왜 그래. 이 정도는 좀 줄 수 있잖아.



언니: 진짜 쪼잔하게 이러기야?



아라이: 쪼잔하기는 개뿔이! 당신네들이 양심이 없는 거야!




더 이상은 그냥 두고 볼 수가 없었습니다.

이 개자식들, 어떻게든 처리하지 않으면...



결국 그 때 처음으로 민간인에게 능력을 써버렸습니다.




부레옥 잠(Narcolepsy)




저의 이 빌어먹을 형제들은 바로 잠에 빠져들었고, 저는 그들을 집 안으로 끌어들였습니다.





이들을 집 안으로 끌어들인 다음, 생각에 잠겼습니다.

처음엔 잠깐 잠들게 만든 다음 깨면 다시 돌려보낼까 생각하기도 했었죠.

하지만 그렇게 한다고 해서 이들이 정신 차리고 그냥 갈 것 같진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죽이기엔 시체 처리가 굉장히 까다로워질 겁니다.




아라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그렇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 문득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예전에 어떤 영화에서 본 건데, 노인과 젊은이가 하나의 내기를 했는데, 젊은이가 져서 노인의 소원인 ‘서로 몸을 바꾸기’를 수행했다는 내용이에요.




아라이: 그래. 그걸 하면 되겠다.




정확히는 육체를 바꾸는 게 아니라, 하나로 합치려는 계획이에요.

그것이 어떻게 가능하겠냐마는, 저는 돼요. 이래봬도 저는 외과 및 신경학 전공이니까요.

의학 전공인 사람이 그 정도도 못 하겠나요.




아라이: 좋아...형제들이여, 이제 너희의 몸과 정신은 내 거야.




바로 수술에 들어갔습니다.

집 안에서 즉석으로 수술이 가능한지는 묻지 말아주세요.







오랜 시간이 걸려, 마침내 수술이 모두 끝났을 때는, 기분이 상쾌해졌습니다.

분명 이 몸과 마음과 영혼은 저의 것이건만, 저 한 사람일 때보다도 몸이 가벼운 듯 했기 때문입니다.





수술의 효능은 그로부터 나흘 후에 본격적으로 발현되기 시작했습니다.



동네의 횡단보도를 걷고 있을 때였습니다.

초록불이 되자 횡단보도를 가로지르는데, 갑자기 거대한 트럭이 돌진했어요.




끼이익,




마찰음이 나서 고개를 돌림과 동시에, 저는 트럭에 부딪쳐 저 멀리로 날려졌습니다.




꺄아아악!!!



어떡해!!!!





쿵,




주변의 비명과 함께 저는 바닥으로 내리꽂아졌습니다.




우드득,



콰직,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고, 머리가 깨지는 감각이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아스팔트 지면을 마주한 눈 옆에서는 피가 흥건히 흐르는 것이 보였습니다.




아라이: 이제...난 끝인 건가...죽는 건가...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제 몸이 들썩거리기 시작했습니다.

분명 뼈가 부러지고, 머리가 깨지고, 피가 흥건히 흘러서 움직일 힘도 없이 그저 죽는 일만 남았을 텐데, 갑자기 기운 없던 제 몸이 멋대로 움직이기 시작했죠.

그 때 저는 본능적으로 느꼈습니다.




아라이: 부러진 내 뼈들...맞춰지고 있어...?




그렇게 맞춰지고, 상처들이 아물고, 피가 멎자, 저는 자리에서 일어날 수 있었습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저는 그때까지만 해도 코마 상태에서 환각을 보고 있는 건 줄 알았어요.

하지만 그 때 일어난 일들은 코마 상태의 환각도, 꿈을 꾸는 것도 아닌 진짜 현실이었습니다.




아라이: 이게...어떻게 된 일이지?




분명 거대한 덤프트럭에 치여서 온 몸의 뼈가 조각 조각나고 피가 흘러 죽을 일만 남았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기적적으로 살아나다 못해 다시 원상복구가 된다는 건 상상도 못 해본 일이었으니까요.




나중에 그 비밀을 알 수 있었습니다.

나흘 전에 했던 신체합일화身體合一化 수술의 효과가 다름 아닌 이것이었다는 것을요.

쉽게 설명하자면, 저의 안에는 3개의 신체가 있는데, 하나가 다치면 저의 몸을 또 다른 신체로 바꿔서 쓸 수 있다는 겁니다.

그 사이 다친 신체는 시름시름 열매의 능력 ‘고스니어’의 내부 작용으로 인해 저절로, 그리고 빠르게 치료되고, 결국 나중엔 그 신체를 다시 쓸 수 있다는 겁니다.

즉, 외적으로 저의 목숨은 3개지만, 신체가 바뀌면 그 안에서 다친 신체를 빠르게 치료하고, 또 그렇게 계속 바꿔 쓸 수 있으므로 사실상 신체 3개가 모두 수명 다해 자연사 하는 것 이외에는 죽지 않는 셈이죠.





현재 제가 쓰고 있는 신체는 언니의 신체입니다.

얼굴은 바뀌지 않았기에 인연이 있는 사람들이 저를 알아보기는 무리가 없겠지만, 신체스펙은 많이 바뀌었습니다. 예를 들어 달리기가 느려졌습니다. 라든가.

뭐, 그것도 체를 쓰면 해결되는 문제이긴 하지만 말이죠.



한 가지 추가적인 사실은, 신체를 자의적으로 바꿀 수는 없습니다.

바꾸고 싶다고 해서 제 신체로 바꾸거나, 또는 남동생의 신체로 바꿀 수는 없다는 거죠.

오직 다쳐야만, 부상을 입어야만 바꿀 수 있습니다.




이것이 저의 비밀입니다.







4.-「이능력의 열매」


(사무소)




아라이: . . .



치히로: . . .



치히로: 아라링.



아라이: 왜 그래?



치히로: 내가 이능력의 열매에 대해서 생각을 해 봤는데 말이야.



아라이: 응.



치히로: 이 이능력의 열매라는 게 말이지. 굉장히 안 좋은 면도 있는 것 같아.



아라이: 예를 들면?



치히로: 뭐랄까...이게 오록스들이랑 싸우면서 그렇게 된 건지, 아니면 이능력의 열매 특징인 건지 모르겠어.



치히로: 복용자들은 죄책감과 양심이 없어지는 느낌이야.



아라이: 생각해보니 그러네.



아라이: 보통은 사람을 죽이면 ‘내가 사람을 죽였어! 어떡해!’ 하는데, 복용자들은 시체 처리를 고민해.



아라이: ‘죽었네. 이거 어디다 치우지? 귀찮아지는데.’ 하고 말이야.



아라이: 마치 사람을 죽이는 것 자체는 대수도 아닌 것처럼.



치히로: 맞아. 바로 그거야.



치히로: 그걸 생각해보면, 오히려 오록스들보다 우리가 더 문제가 많은 것 같아.



아라이: 무슨 뜻이야?



치히로: 오록스들은 적어도 어느 정도 양심과 죄책감이라는 게 있어.



치히로: 예전에 니나짱이 홀로 오록스들을 상대했을 때도, 그들은 상대가 어린 아이라는 걸 생각하고 최대한 비폭력적으로 나가려고 했었어.



치히로: 그리고 니나짱을 상대로 이길 수 없음을 알자 그냥 물러갔었지.



치히로: 그런데 우리 아이돌들은 어때? 상대가 누구건, 나이가 어떻게 되건 상관하지 않고 무자비하게 학살했어.



치히로: 게다가 단순히 프로덕션을 방어하는 수준을 넘어서 이젠 아예 직접 오록스들의 본거지를 침략해 쓸어버렸지.



치히로: 솔직히 말할게. 난 우리 아이돌들이, 만약 아이돌이 아니었다면 차라리 나았을 것 같아.



아라이: 무슨 뜻이야, 그건?



치히로: 이들은 오록스보다도 더 무자비하고, 더 잔혹하고, 더 호전적이야.



치히로: 나는 우리 아이돌들이 사회에 나가면 인기가 아니라 악명을 떨치진 않을지 걱정 돼.



아라이: . . .



아라이: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은데.



치히로: 어째서?



아라이: 만약 악명을 떨칠 거라면, 아이돌 분들은 이미 방송국부터 털었을 거야.



아라이: 음탕한 PD, 불친절한 스태프, 꼰대같은 선배들, 모두 쓸어버릴 수 있었을 테니까.



아라이: 하지만 방송국에서 그러지 않을 정도라면, 최소한의 분별은 가능하다는 것이며, 곧 사회에서도 가능하다는 거야.



아라이: 방송국이야 한 번에 무너뜨리면 되는 걸, 굳이 그렇게 하지 않은 걸 보면 어느 정도의 양심과 분별력은 있다는 거 아니겠어?



치히로: 그런가...



아라이: 다만, 혹시 모르니 아이돌 분들게 어느 정도의 인성 교육을 시키는 게 좋을 거야.



치히로: 알았어. 컨설턴팅 고마워, 아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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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보았습니다. 오늘도 평화롭죠?

언젠간 풀겠다고 다짐한 아라이의 비밀도 풀었습니다.

미나미도령, 앞으로도 열심히 간바리마스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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