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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이야.

댓글: 16 / 조회: 928 / 추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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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5-29, 2020 01:48에 작성됨.

나오야. 카미야 나오.




현재 나는 호죠 카렌과 시부야 린이랑 트라프리 유닛을 짜서 활동 중이야.
카렌이랑 린은 평소 나를 자주 놀리지. 내 반응이 귀엽다나 뭐라나?


솔직히 말해서, 진짜로 기분 나빠. 세상천지에 놀림 받는데 기분 좋은 놈이 누가 있어? 있다면 그는 천하의 호구일거야. 자기가 먹잇감이 되었는지 아닌지도 모르는 그런.


나는 절대 그런 사람이 되지 않을 거야. 그리고 다시는 틈을 보이지도 않을 거고.
난 절대적으로 쿨 타입이야. 어째서 강제 타입변경이 되어야 하는 건데?



하여, 오늘부터 애들의 모든 장난에 진지하게, 그리고 정색하고 있을 거야.
재미없는 사람 될지도 모르니까 그만두라고? 재미가 뭔데? 놀림당해서 괴로워하는 사람의 표정을 보는 거? 또 속았다며 허탈해하는 사람의 표정을 보며 즐거워하는 거?
난 그런 식의 장난을 너무 많이 당했어. 그리고 그 둘은 너무 많이 쳤고.

내가 너무 약하고, 또 얕보이니까 걔네들이 나 놀리고 괴롭히는 데에 맛 들려서 항상 그러는 거 아니겠어? 이제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버려야만 해.




카렌이랑 린 너네, 딱 대.
내가 아주 제대로 복수해서 다시는 장난 못 치게 해줄 테니까.








오늘도 어김없이 사무소에 도착했어.
오늘 내가 해야 할 일은 트라프리 화보 촬영,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니야. 그래서 개인적으로 좋아해!


사무소의 문을 여는데, 카렌이 다리에 붕대를 감은 채 쇼파에 누워있고, 옆에 린이 앉아있더라고.



‘보나마나 저거 또 장난이겠지.’
‘이를테면 붕대를 풀었더니 [나오 바보]라고 써져 있다던가, 아니면 미리 묻혀둔 물감을, 내가 붕대를 풀자마자 코에 박아서 묻히려는 그런 장난을 하겠지.. 안 봐도 뻔해.’
‘어떻게 할까? 시작부터 단칼에 쳐낼까? 아니면 일부러 속아주고 정색할까?’



생각하면서 그 둘이 앉아있는 쇼파로 다가갔어.




카렌: 아, 나오! 왔어?


나오: 안녕, 카렌, 린. 다리는 왜 그래?


린: 아까 레슨하다가 긁혔어.




순간 ‘변명도 참 궁색하다’ 싶었어.
레슨실에서 다리 긁힐 게 뭐가 있다고?
모서리도 없고 날카로운 것도 없고 아무것도 없는데 긁힌다니 말이 되는 소리를 하세요, 시부야 씨.




나오: 아, 그래? 아프겠네.




일단은 일부러 좀 속아주기로 했어.
처음부터 안 속으면 그냥 눈치 좀 빠르다는 생각밖에 못 줄 테니까.




카렌: 좀 볼래, 나오?


나오: 음, 좀 보자. 얼마나 심하길래...




붕대를 풀었어.
역시나 내가 예상한 대로 ‘나오 바보바보 ^U^'가 쓰여 있었어.
차라리 예상 밖의 수였으면 웃기기라도 했을 텐데 완전 예상대로라 더 화나네, 이거.




린: 킥킥킥...


카렌: 어때, 나오?


나오: . . .


나오: 아아~또 한방 먹었네, 이거!


나오: 야! 이런 거 하지 말랬지! 내가 얼마나 심장떨렸는지 알아?! 걱정했단 말이야!!!!




일부러 속은 척 대답했어.
왜냐고? 처음에는 이렇게 웃으면서 넘겨줘야 애들이 의심을 안 하거든.
나중에 내가 크게 한탕 치려면 의심을 이렇게 지워줘야 해.




카렌: 나오는 언제나 이렇게 반응해주는 게 정말 귀엽단 말이지~


린: 맞아, 맞아. 하하하하.




. . .
‘귀엽다’라는 말에 속이 부글부글 끓었어.
아무리 내가 잘 속아줘도 그런 폭언은 하면 안 되지.
나중에 진짜로 크게 복수해주마. 나쁜 놈들.






화보 촬영까지 끝내고 집으로 돌아왔어.
씻고 있으니 피로가 다 풀리는 것 같더라.



씻으면서 생각했어.




나오: 얘네들이 내일은 또 무슨 장난을 치려고 할까?




안 그래도 아까 촬영 가는 길에서부터 끝날 때까지 장난을 멈추지 않았단 말이야.
지들이 무슨 타카기양이야? 적어도 타카기양은 장난을 적당히 칠 줄도 알았어. 근데 걔네는 아니잖아.
흔히들 말하는 ‘뇌절’을 하고 앉아있단 말이야. 1절을 몰라.



반드시 복수하겠다고 마음을 먹긴 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네. 아니, 언제 해야 할지 모르겠어.
참으로 시의적절한 계획은 있는데 타이밍을 잴 수가 없단 말이지.
그냥 오늘밤은 씻고 잠이나 자자...내일 되면 또 뭔가 생각나겠지.




잠을 자려고 누워도 분해서 견딜 수가 없었어.
아니 어떻게 걔네 두 명 상대할 아이디어가 안 떠오르지?


훌쩍,


어레, 나 지금 울고 있는 거야?
그러네, 울고 있는 거야.
나도 모르게 흐른 눈물이 소름끼치는 느낌으로 내 눈주름을 타고 흘러내리고 있어.



주르륵,



싫어, 정말. 정말로 싫어.


매일같이, 하루도 빠짐없이 괴롭혀지고 놀림 당하는 내가 싫어.
그래서 이렇게 울고 있는 내가 싫어.
매일같이, 하루도 빠짐없이 괴롭히고 놀리는 카렌과 린이 싫어.
그래서 날 울게 만드는 그 둘이 싫어.
대체 나한테 왜 그러는 건데. 실컷 괴롭혀놓고 귀엽다고 말하면 장땡인가?
그리고 내가 언니인데 하극상이 너무 심하잖아. 내가 그렇게 만만한가?


나, 어떻게 해야 하지?






눈을 떠보니 어느새 아침이 되어 있었어. 어젯밤에 울다가 잠들었나 봐.


오늘 또 사무소로 가야 하는데, 거기서 린이랑 카렌이 오늘도 날 괴롭히고, 놀리고, 수치심을 줄 거란 말이지.
그런 걸 생각하니 다시 머리가 아파왔어.
옛날엔 몰랐는데 지금 이 상황이 되니까, 꾀병이라고 해야 하나? 학교나 학원에 가기 싫다고 떼쓰는 아이들이 흔히 내는 질병. 그 마음이 이해가 가기 시작해.
나도 사무소 가기 싫어졌어.




하지만 어쩌겠어. 17살씩이나 먹었으면 고3이고, 슬슬 대학생인데 내 인생은 내가 책임져야지.
터덜터덜 힘없이 사무소로 발걸음을 움직였어.




나오: 오늘은 또 무슨 괴롭힘과 모욕을 나에게 가할까?




모욕이야 뭐 심해봤자 ‘귀엽다’라는 정도겠지만, 그것마저도 난 너무 견디기가 힘들다고.
귀엽다니, 사람한테 할 소리야? 그런 말을 입에서 내보내고 싶어서 미치겠으면 큐트 타입 애들한테나 실컷 퍼부으라고.
그렇다고 나를 큐트 타입으로 만들려고 하진 말란 말이야. 난 쿨 타입이니까.





나오: 안녕하세요~


치히로: 안녕, 나오.


P: 오늘도 일찍 왔네.


나오: 혹시 린이랑 카렌은?


P: 아직 안 왔어.




아직 안 왔다고? 어디 숨어있는 게 아니라?
얘네들은 계교가 엄청나서 무슨 방식으로 나를 놀릴지 몰라.
분명 여기 어딘가에 숨어있을 거란 말이지.



그리고 진짜로, 애들은 쇼파 뒤에 숨어서 나를 놀래켰어.




카렌&린: 우왁!


나오: 으아아악?!


카렌: 놀랐어, 나오?


린: 소리지르는 것도 굉장히 귀여워.


나오: 야 이 자식들아!!! 간떨어지는 줄 알았잖아!!!! 뭐하는 거야!!!!!


나오: 하여간 사람 놀릴 줄만 아는 사디스트같은 놈들!!!!




분통이 터졌어.
난 대체 언제까지 이렇게 당하고 있어야 하는 거야?!
아주 그냥 만만한 게 나지!!!!으아아!!!!!!






집에서 하루종일 괴로움에 몸부림쳤어.


더 이상은 못 참겠어.
언제까지고 이렇게 당하고만 있으면 내가 제명에 못 살아!



너희 린, 카렌. 이렇게 나온다 이거지.
그래 좋아. 나도 장난 쳐야겠어.
너희들이 한 것과는 차원이 다른 그 장난을 말이지.


카미양, 으헿이는 죽었어. 오늘부터는 카미야 나오야.
카미야 나오의 소름끼치는 장난이 시작될 거야.


린과 카렌, 너희들은 나를 괴롭히면서 장난이라고 했었지.
그럼 나도 장난이라고 할게. 그 무엇을 하든지 말이야.



그렇게 말하니,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어.
조금 방향성이 이상하긴 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충분히 골탕 먹일 수 있을 거야.





오늘 밤 꿈속에서는 둘에게 실컷 장난을 치는 꿈을 꿨어.
그렇게 통쾌할 수가 없더라고!







다음 날, 사무소로 가자마자 린과 카렌이 저 멀리서 보였어. 분명 저 둘이라면 지금도 뭔가 꾸며놓았겠지.
그렇다면 첫 번째 플랜이다. 작전명 ‘과민반응’.




나오: 모두들 안녕~


린: 안녕, 나오.


카렌: 나오, 이거 봐봐.


카렌이 내게 보여준 건, 팔에 정교하게 그려놓은 상처였어.




나오: 뭐야!!!! 이 상처!!!!! 으아아아아악!!!!!


카렌: 아까 스토커한테 당했어...흉기에 베였지.


린: 나오, 카렌한테 약 좀 발라줄래?




하며 내게 구급상자를 건넸어.
그럼 여기서부터 장난을 시작하지.



과장된 표정과 몸짓으로 손을 떨며 구급상자를 열어서 약들을 다 꺼냈어.
연고 뚜껑을 연 뒤 엄청나게 짜냈지. 거의 한 통을 여기다 다 퍼부은 것 같네.




카렌: 야...야...나오?


나오: 야 카렌!!!! 괜찮은 거지?!?! 안 따가워?!?!


카렌: 괜찮은데...




말이 끝나기도 전에 포비돈을 들이부었어.
그 때문에 카렌의 흰 양말에 포비돈의 붉은 액이 여기저기 튀었지.




카렌: 야! 나오! 진정해!




그러거나 말거나 연고를 떡칠하고 포비돈을 잔뜩 부은 팔에 붕대를 칭칭 감았어. 마치 미라에 붕대를 감듯이.




린: 너 왜 그러는 거야, 나오?


나오: 소독을 했어! 패혈증 안 옮게 조심해야 해!!!! 꼭이야!!!!!




말한 뒤 바로 튀었어.


다행히 오늘은 트라프리 스케줄이 없어서 둘한테 잡힐 일이 없어. 그래서 다행이지.
그 다음엔 무슨 장난을 쳐볼까!




하지만 금방 잡혔어.




린: ...그래서, 무슨 속셈이었던 걸까? 나오 주제에 말이야.


나오: ...그냥 장난이었지.


카렌: 장난? 그런 걸 장난이랍시고 한 거야?




이 때 울분이 다 폭발할 것 같더라. 나도 장난 좀 친 건데, 왜 너네는 되고 나는 안 되는데?




나오: ...그래, 장난이다. 너희들이 하듯이, 나도 한 거야.




말하고 그 자리를 떴어.
이제 슬슬 수위를 높여보자.
거품을 물 만큼 강한 장난, 한번 쳐주지.







어느 날 오후쯤 되는 시간이었어.
사무소 밖에서 식곤증 퇴치 스트레칭을 하고 있는데, 조금 떨어진 위치에서 뭔가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나더라고.
바람이 부는 날씨도 아니고, 작은 동물이라기엔 도시라 있을 턱이 없는데 부스럭거린다는 건 필시 무언가 범상치 않은 게 있다는 거지.


그곳으로 가보니, 웬 남성 한 명이 있었어. 건장하진 않았지만 근력이 좀 있어보였지.




나오: 누구야, 너?


남성: 시...신고하지 말아주세요...!


나오: 사생팬이야?


남성: 네...호죠 카렌 씨의 팬이에요...




이 말에 눈이 번쩍 뜨였어.
사생팬이라니, 옛날 같았으면 바로 신고했겠지만 오늘은 그럴 마음이 안 뜨더라.
오히려 이 사람을 이용해서 카렌에게 장난을 치면 되겠다는 생각밖에 없었지.




사생팬: 제발 신고하지 말아주세요...!


나오: 신고하지 않을게. 대신 부탁 하나만 들어줘.


사생팬: 네...네, 무엇이든지...


나오: 혹시 운전면허 가지고 있어?


사생팬: 네? 네. 딴지 1년 정도 됐어요.


나오: 그래? 그러면, 내가 카렌을 보게 해줄까?


사생팬: 네...? 진짜요?


나오: 여기로 데려온 다음에 적당히 빠질 테니까, 그 틈에 납치해.


나오: 대신 내가 시켰다고는 절대 말하지 마.


사생팬: 네...? 네...절대 말하지 않을게요...


나오: 약속이야.




말한 뒤, 사생팬을 여기 숨겨두고는 다시 회사로 들어갔어.
때마침 2층에서 내려오는 카렌을 만날 수 있었지.




나오: 아, 카렌!


카렌: 안녕, 나오.


나오: 어디 가?


카렌: 스트레칭 좀 하려고.


나오: 그래? 그럼 밖에서 좀 해볼까? 요즘에 넌 광합성을 할 필요가 있어.


카렌: 내가 무슨 식물이니? 광합성을 하게?


나오: 시꺼. 넌 일광욕이 필요해. 그래야 비타민B도 생성되고 몸도 건강해지지. 밖에서 할래?


카렌: 그래. 나오 말대로 마당에서 상쾌하게 한번 해보자고.




해서 카렌을 이끌고 광합성이 잘 되는 양달 밑으로 데려갔어.






한참 스트레칭을 하다가,




나오: 카렌, 나 잠깐 화장실 좀 다녀올게.
카렌: 응, 다녀와.




하고 회사 안으로 들어갔어.
사생팬과 약속한대로 적당한 타이밍에 빠진 거지.





그리고 잠시 후, 계획대로 사생팬이 난입해 카렌으로 하여금 비명 지르지 못하게 입을 막은 채 끌고 가서 차에 태운 뒤 바로 출발했어.
나는 화장실에 가는 척하면서 그 상황을 다 지켜보았지.




나오: 좋았어. 계획대로야.




사실 카렌을 납치하라고 말하긴 했지만 영영 안 보고 싶은 건 절대 아니고 그냥 단지 장난일 뿐이어서, 한 몇 시간 데리고 있다가 풀어주라고 사전에 미리 말해두었었어.






그리고 잠시 후, 몇 시간쯤 지났을까?
저녁이 다 되어가던 때에, 우리는 카렌이 저만치서 걸어오는 걸 보고 힘껏 뛰어갔어.




P: 카렌이 돌아왔어!


나오: 카렌! 괜찮아?


린: 무서웠지?!




그 때 카렌은 몹시도 얼이 빠진 상태였고, 그 덕분에 병원에 4달인가? 그 정도 기간동안 입원해 있어야 했어.
아무리 납치가 위험하고 힘든 일이기는 해도, 대체 거기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궁금해질 따름이네...
나중에 그 사생팬을 또 만나게 된다면 개인적으로 물어봐야겠어. 대체 납치하고서 무슨 일을 한 건지.







카렌은 그렇게 됐고, 이제 린 차례인데, 린은 어떻게 하는 게 좋으려나?
린도 장난과 괴롭힘의 주동자이자 공범인데 굉장한 매운맛을 보여주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
음...뭘로 하지? 뭔가 좀 화끈한 장난 없으려나?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면서 인터넷서핑을 하는데, 광고창에 한 영화 예고편이 흘러나왔어.
휘황찬란한 결투장면들이 등장하는 액션영화인데, 거기 주연 중 한 명이 린이더라?




나오: 이거다.




분명 액션물이라면 촬영하면서 여러 가지 무술들을 익혔겠지. 예를 들어서 낙법이라든가.
이걸 역이용하면 린에게 훌륭한 장난을 칠 수 있을 거야.




다음날부터 그러면 너무 식상하니까, 그로부터 일주일 후에 장난 작전을 개시했어.
사실 뭐 장난에 쓸 도구들이랄까 물건들을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기도 했고 말이지...




미리 좀 말해두고 싶은 게 있어.
나, 지금까지 린과 카렌에게 당한 장난(을 빙자한 괴롭힘과 모욕) 때문에 너무 화가 난 상태고, 그래서 복수의 수위를 올리고 있는 중이지.
아무쪼록 이해해주길 바랄게.


그래서 내가 린에게 친 장난이 뭐냐고?
서두르지 마. 지금 얘기해줄게.






우선은, 린이 쇼파에 앉아 졸고 있을 때, 재빨리 테이프로 발목을 묶었어.
그럼 깨고 나서 일어나면 넘어지겠지? 그게 첫 번째 내 장난이야.
왜 첫 번째 장난이냐고? 사실은 또 할 생각은 없었는데, 그 후로 내게 역공을 하더라고. 그래서 두 번째 장난을 계획하게 됐어.




두 번째 장난은, 사실 뭐 했는지 기억이 안나, 아니 기억하고 싶지 않아.
야심차게 준비했는데 영 어설프게 진행되어서 뭔지 말하고 싶지도 않단 말이야.
덕분에 린한테 실컷 공략당하고 귀엽다는 모욕까지 듣게 되었다고!




결국 난 비장의 장난까지 결심하게 됐어.
이 장난으로 말할 것 같으면, 린뿐만 아니라 그 누구도 내게 장난을 치지 못하게 할 수 있지.
큰맘 먹고 치는 이 비장의 장난, 한 번 가볼까?







그로부터 한 달 정도가 지난 후 있었던 일이야.
오늘따라 바람이 시원하길래 옥상에 올라가서 바람을 쐬었어.
우와, 바람이 진짜 진짜 시원해! 역시 높은 곳은 좋구나~



그렇게 바람을 즐기며 있는데, 문이 열리더니 린이 나타났어.




린: 아, 나오. 여기 있었구나.


나오: 왔어, 린?


린: 있잖아.


나오: 응?


린: 카렌 말이지.


나오: 아, 응. 지난번에 납치되었다가 극적으로 살아서 돌아왔었지.


린: 그때 굉장히 심각했었지, 그 얼이 빠진 표정.


나오: 확실히.


린: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나오: 나도 그게 궁금한데. 대체 무슨 짓을 당했길래 천하의 카렌이 그런 표정을...




나오: 근데, 린.


린: 왜 그래, 나오?


나오: . . .


나오: 아니...그냥 뭔가 생각나는 게 있어서 불러봤어.


린: 무슨 생각?


나오: . . .


나오: 예전에, 아니지, 얼마 전에 린이 액션영화를 찍었었잖아.


린: 맞아. 나오도 봤어?


나오: 당연히 봤지. 우리 유닛 멤버가 주연인 영화인데 안 볼 수가 있나.


린: 봐줘서 고마워.


나오: 그래서 말인데, 낙법 한 번 보여주지 않을래?


린: 여기서?


나오: 응. 여기서, 지금.


린: 갑자기?


나오: 보고 싶으니까 말이지. 장난으로 한 번 정도는 할 수 있잖아.


린: 뭐...그래.




말한 뒤 린은 바로 잽싸게 낙법을 취했어.




린: 어때?


나오: 멋있어. 역시 주연 자리는 거저 얻은 게 아니구나.


린: 그거 칭찬이야?


나오: 그럼 칭찬이지 뭐겠어?


린: 내가 잘나간다고 은근슬쩍 까고 싶은 건 아니고?


나오: 고작 그런 이유로 깠으면 넌 옛날에 이미 탈탈 털리고도 남았어.


린: 하긴.


나오: 그래서 말인데, 낙법 한 번만 더 보여줘.


나오: 이번엔 좀 높은 곳에서 떨어졌으면 좋겠는데.


린: 노, 높은 곳?!


린: 좀 위험하지 않을까?


나오: 예전에 그랑블루에서는 공중공격도 잘 했더만.


린: 그땐 어디까지나 안전장치가 있었으니까 가능했던 거고.


린: 떨어지면 어디서 떨어져야 하는 건데?


나오: 바로 여기서.




말하고, 린의 목덜미를 붙잡았어.




린: 야...나오! 너 미쳤어? 여기서 떨어지라고?


나오: 뭐 어때? 그냥 장난인데 뭐.


린: 이게 어떻게 장난이야?!


나오: 푸른 날개의 바람이 널 받쳐줄 테니까 괜찮아.


린: 안돼...멈춰...제발 그만해줘, 나오!!!


나오: . . .


나오: 멈추라고? 제발 그만해달라고?


나오: . . .




나오: 하핫,


린: 응?


나오: 아하핫,


나오: 아하하하핫,


나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핫!


나오: 내가 그 말을 했을 때 들어줬으면 좋았잖아!


나오: 제발 그만둬달라고, 내가 그렇게 말했을 때도, 너희는 ‘그저 장난치는 것뿐인데 왜 그래?’라며 내 애원을 무시했어.


나오: 내가 너희에게 장난을 쳤을 때 너희는 ‘나오 주제에’라고 말하며 나를 위협했지! 어디 한 번 다시 그렇게 말해보시지 그래!


나오: 그렇게 나를 괴롭히고 힘들게 하면서도 양심의 가책 하나 없는 너희가 이젠 정말로 싫어!


린: 나오...미안해...제발 살려...줘...내가...잘못했어...


나오: ‘네가’ 잘못한 게 아니야! ‘너희가’ 잘못한 거지!




나오: 아, 맞아. 카렌 말이야, 지난번에 납치당했었지.


나오: 그거 알아? 그거 내가 시킨 일이야.


나오: 근처에 카렌의 사생팬이 우연찮게 들어왔기에 그를 사주했어!


나오: 물론 납치한 이후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는 정말 모르지만 말이지.


린: 뭐...? 대체 왜...카렌에게...그런...


나오: 왜냐고?


나오: 그냥 장난이야.


나오: 그냥 너희가 거품 물 만큼 화끈한 장난을 치고 싶었을 뿐이라구.


린: 뭐...?


나오: 린, 이것도 그냥 장난이야.


나오: 그냥 장난일 뿐이니까, 낙법 성공하면 일어나서 다시 올라올 수 있지?


린: 그게...무슨...말도 안 되는...


나오: 다시 와야 해?




말하고, 린을 밀어서 떨어뜨렸어.


왜 밀었냐고? 장난삼아 밀었지.
아무래도 린이야 뭐 아이올라이트로 이루어진 푸른 바람의 날개(笑)가 있으니 안전하겠지 뭐~







린은 죽었어. 기껏 낙법을 배웠다더니 쓰지도 못하고 죽어버렸네. 시시해.
카렌은 지금도 정신병동에 있어. 완전 폐인이 됐지.
장난 좀 친 건데 다들 시시하게 왜 이러는지 모르겠네.


그리고 나는,




???: 다음 환자분, 카미야 나오 씨 들어오세요.


나오: 오케이~




지금 정신병동에 들어가 있어.
살해동기가 장난이라고 말한 것 때문에 정신병이 의심된다나 뭐라나.






의사: 카미야 씨, 지금 이 치료와 상담을 왜 받는다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나오: 그냥 뭐, 장난이지~


의사: . . .


나오: 아~세상 참 장난 아니네~!



신은 장난처럼 이 세상을 만들어놓고, 장난처럼 개입한 다음, 장난치듯이 손을 놓고 있으니, 이거 장난 아니잖아!







장난과도 같은 상담을 끝낸 뒤 다시 내 병실로 돌아가고 있었어.
그 길에서, 장난치듯이 크게 외치며 노래를 불렀어.


“Yes! It's just kidding~!"



==============================
써보았습니다.
평소에 나오가 으헿이로 통하면서 놀림감이 되는 게 개인적으로 안타깝고 그래서, 한번 써보았어요.
앞으로도 열심히 글을 쓸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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