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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ty clo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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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5-14, 2020 23:38에 작성됨.

Buy it, use it, break it, fix it, Trash it, change it, mail, upgrade it, Charge it, point it, zoom it, press it, Snap it, work it, quick, erase it, Write it, cut it, paste it, save it, Load it, check it, quick, rewrite it,
Plug it, play it, burn it, rip it, Drag and drop it, zip, unzip it, Lock it, fill it, curl it, find it, View it, code it, jam, unlock it  Surf it, scroll it, pose it, click it Cross it, crack it, twitch, update it,
Name it, read it, tune it, print it, Scan it, send it, fax, rename it, Touch it, bring it, pay it, watch it, Turn it, leave it, stop, format it.

Technologic, technologic, technologic, technologic.


-Daft Punk: Technologic-





오늘도 저 거리의 빌딩엔 유명 연예인, 이름이 뭐더라...아무튼 그 사람이 광고하는 로션의 이미지가 스크린에 큼지막하게 떠 있네요.
그리고, 걸을 때 듣기 좋으라고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Daft Punk의 노래가 울려퍼집니다. 확실히 이 도시랑은 굉장히 잘 어울리는 노래라고 생각해요. 예전에 펜타토닉스가 커버한 것도 굉장히 듣기 좋았는데.




학교로 들어오자 생체자동인식기가 저를 맞이합니다.
요즘은 학생증도 생체 내(정확히는 손목)에 심겨진 칩 안에 담겨있어요. 사실 학생증뿐만 아니라 저의 웬만한 정보는 다 담겨있는 셈이죠.






출석을 체크한 뒤 신발을 갈아신고 교실에 들어갑니다.

벌써 몇 명의 친구들이 와 있네요.



아츠미: 다들 안녕~


같은 반 여자애: 아츠미 안녕~


같은 반 남자애: 아츠밍 오늘은 일찍 왔네?


아츠미: 나 평소에도 일찍 왔거든?!



이렇게 짧은 보케와 츳코미를 주고받은 뒤 자리에 앉는데, 어렸을 때부터 친했던 친구들 둘이 제게 다가와 물었어요.



女친구(마오): 아츠미, 너 혹시 시내에 있는 여기, 데비리너스 가본 적 있어?


아츠미: 자주는 아니라도 가본 적은 몇 번 있지. 거긴 왜?


男친구(후미하루): 이번에 새로운 케익이랑 음료수가 신상으로 나왔는데, 네가 좋아할 것 같아서 말이야.



하며 그들이 보여준 홀로그램 케익의 모습은, 정말로 제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어요.
안 그래도 요즘 화상통화나 홀로그램, 아니면 증강현실로만 사람들을 만나서 등산을 못 해 손이 달아오를 대로 달아올랐는데, 이 케익의 모습은 그 봉우리의 모습을 연상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었던 거예요!



후미하루: 아츠밍 슴가터치 완전 좋아하잖아, 이런 케익이 새로 나왔다는 얘기를 듣고 가장 먼저 아츠밍이 떠오르더라~


아츠미: 나야 고맙지! 크으~역시 내 10년지기 친구답네! 나를 너무 잘 알아!


마오: 그럼 끝나고 같이 가자~


아츠미: 그래!





아츠미: 그러고 보니, 1교시 뭐였지?


후미하루: 수학이었나, 아마?


아츠미: 수학?! 아니 무슨...기운 빠지게 1교시부터 수학이냐?


후미하루: ㅇㅈ. 안 그래도 로피 그 녀석은 빠꾸 없이 진도 나가던데.



로피는 저희 학교의 수학 담당 로봇 이름이에요.
후미하루가 말한 대로, 우리가 이해하든 말든 자기 혼자 진도를 나가버리죠. 그래놓고 성적이 안 좋다고 뭐라뭐라 하죠.
아니 질문 정도는 받고 그렇게 말하든가...우리 말도 제대로 안 들으면서 무슨 성적 타령을 해.





아츠미: 아아~벌써 귀찮아~!


마오: 자고 싶어도 로피가 잡아내니 맘대로 졸지도 못해.


아츠미: 그런 로봇놈 말고 인간이 선생님 해줬으면 좋겠는데.


후미하루: 나토 리사 선생님 같은?


아츠미: 맞아맞아! 나토 선생님! 1학년 담당이라며? 아아 부럽다~


마오: 우리가 1학년 때도 로봇이 했었나?


아츠미: 그랬지. 그땐 누구였더라? 타케히토였던가?


마오: 맞아, 그 고철덩어리 걔, 렉 잘 먹는 로봇. 그럴 때마다 한 대씩 때려주느라 우리도 참 고생이었지~


후미하루: 타케히토 걔 아직도 현역이라며?


아츠미: 실화냐? 그 에러닦이가 아직도 현역으로 뛴다고? 그럼 좀 수리라도 받으라 그래.


마오: 안 그래도 최근엔 본인 프로그램에 과부하가 자주 걸린다는 걸 인지하고 있더라고.


후미하루: 그거라도 어디냐. 엄청나게 큰 발전이야. 깨달은 걸 축하하며 박수,



짝짝짝,



그렇게 박수를 치니, 우연의 일치인 듯 1교시 수업종이 울렸고, 마오와 후미히토는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습니다.
그리고 곧이어 로피가 들어와 수학 수업을 시작했어요.






솔직히 말씀드려서 1교시에 대해서는 드릴 말이 없어요. 정말로 한 거라고는 공부밖에 없거든요.
굳이 억지로 뭔가 꺼내서 말씀드리자면 로피가 노빠꾸 직진수업을 했다는 것밖에. 마치 오늘 안에 한 단원을 다 끝내버리겠다는 의지를 가진 듯 했어요.
물론 요즘 로봇들도 어느 정도 의지라는 인공지능을 탑재하긴 했지만 이렇게 단순무식한 의지를 가진 로봇은 없었어요.
솔직히 이건 인공지능이라고 말하기도 뭐해요. 어마무시하게 단순하거든요. 청소로봇도 이것보단 똑똑하겠다.






지루함과 직진밖에 없었던 수학 수업을 끝내니 쉬는 시간이 되어 있었습니다.
2교시는 체육,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지루함의 절대왕도를 달리는 수학보단 그나마 나은 과목이죠.



체육이 수학보다 그나마 나은 이유는, 로봇들이 이 세상의 절반인 가운데 담당 선생님이 인간인 몇 없는 과목이거든요.
원래는 이 과목도 로봇이 담당할 예정이었지만, 아무리 해도 로봇이 인간의 유연함을 따라가질 못해서 결국 인간 선생님이 담당할 예정이었다고 하네요.
아마 우리 학교의 모든 수업을 다 통틀어도 선생님이 인간인 과목은 두세 과목 정도밖에 없을 거예요, 아마도.



가슴과 배의 중간에 있는 부분을 세 번 치자 체육복으로 바뀌었어요.
요즘 교복엔 나노입자 변환기가 있어서 의상의 모습을 자유롭게 바꿔준답니다.





운동장에 나가자 수업종이 울렸고, 가볍게(?) 운동장 3바퀴를 뛰는 걸로 수업이 시작됐어요.
뭐, 그렇다고 진짜 물리적으로 3바퀴를 달린 건 아니에요. 요즘은 기계와 컴퓨터가 모든 것을 해결해 준다구요.
Wii 비슷한 기계를 이용해 증강현실을 작동시킨 뒤 링피트 같은 리모컨을 손에 들고 달리는 거예요.
다만 거기까진 기계를 사용하고, 본격적인 수업은 진짜 몸을 쓰는 일이에요. 모든 걸 기계한테 맡기면 인간은 나태해져서 결국 멸망해 버린다나요?




오늘의 체육 수업은 피구입니다.
선생님 말씀에 로봇들은 이런 거 못한대요. 순발력이 느려서.
글쎄요? 저희 반 안드로이드 키레이는 이런 거 잘만 하던데.
그리고 요즘 로봇들은 인공지능인데 설마 순발력이 느리겠어요.



예상대로 안드로이드 키레이는 피구를 엄청나게 잘 해냈어요. 심지어는 인간보다도 더. 아주 양학을 하더라니까요.
결국 키레이네 팀이 압도적 승리로 이겼고,


체육 선생님: 음...내가 잘못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네...키레이라는 저 아이...로봇인데도 꽤 잘 하잖아?


라고 하셨어요.
사실은 저도 좀 놀랐어요. 로봇이 설마 이런 것까지 잘할 줄은 몰랐는데. 키레이를 보니 진짜 인공지능이 뭔지 알겠더라고요. 어딘가의 꽉 막힌 어떤 로봇 양반이랑 많이 비교돼요.








그 후로도 지루하다면 지루하고, 재미있었다면 재미있던 수업들을 이어갔고, 그렇게 지내다보니 어느 새 3시 15분, 하교할 시간이 되었어요.



마오: 아츠미~! 데비리너스 가자!


아츠미: 오케이~케익의 등산이 기다려진다~


후미하루: 아츠밍의 기대를 충족시켜줄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해!






하여 학교 앞 역사에서 자기부상열차를 타고 시내의 데비리너스로 향했습니다.
가면서 밖을 보는데 로봇 군인들이 행진하는 모습이 보여요. 거리를 지나가다 보면 의외로 자주 보이는데요.
들리는 말에 의하면 군용 프로그램 외에 특수한 프로그램이 하나 더 깔려있다고 하는데, 이건 기성 로봇들에게도 없는 거라고 하더라고요. 뭔가 위험한 것이려나?
그나저나 헬멧이 데프트펑크가 쓰는 거 닮았어요.




시내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그리고 로봇들이 북적북적해요.
인파가 많아서 누가 사람이고 로봇인지 분간할 수가 없네요. 안 그래도 요즘 키레이처럼 정교한 안드로이드가 많아졌다던데 사실인가 봐요.



마오: 아직 낮인데도 사람들이 많네!


후미하루: 이래서는 데비리너스가 잘 안보일 지경이야!


아츠미: 그런 거라면 내게 맡겨! 산에 대한 집념으로 반드시 그 위치를 찾는다.




산아...산아...어디 있니...
내가 올라갈 수 있게 길을 터주렴...
산아...산아...어디 있니...
등산 할 수 있게 내게 길을 열어줘...




그렇게 주문을 외우니, 어느새 정말로 데비리너스에 도착했어요!



후미하루: 진짜 찾았네?! 대단하다!


아츠미: 헤헷, 이 정도는 별 거 아니야.


마오: 진짜 산에 대한 집념이 강하구나. 근데 왜 동아리는 등산부 안 갔어?


아츠미: 그런 등산을 좋아하는 거 아니거든? 내 등산은 늙은이 같은 그런 게 아니야.


마오: 늙은이 같다니 너무해~


후미하루: 자 자 들어가자~!





데비리너스에 들어가 2층으로 올라가서 자리를 잡고, 데비패드로 슴가케익과 각자 마시고 싶은 음료수들을 주문했어요.
이렇게 주문한 인포메이션들은 데비리너스 카운터로 전송되어 접수되고, 음식이 완성되면 드론이 서빙을 해줘요.
선불이라 주문할 때 결제도 해야 합니다. 그래도 여긴 사기 치지 않는 곳이라 참 좋아요.






주문을 끝내고 대화를 나눴어요.



아츠미: 아아아~


후미하루: 왜 그래, 아츠미? 무슨 일 있어?


아츠미: 등산하고 싶어~ 가슴 만지고 싶어~!


마오: 공공장소에서 그딴 거 큰 소리로 말하지 마, 임마.


아츠미: 그딴 게 아니야! 나한테는 삶의 의미나 마찬가지라고!


아츠미:요즘에 홀로그램 화상통화랑 증강현실로만 사람을 만나니 손이 얼마나 허한지 너도 알잖아!


마오: 뭐 그런 게 삶의 의미인 거니...


아츠미: 그런 셈이니 마오, 네 산을 올라도 돼?


마오: ㅈ,정중히 거절할게.


아츠미: 거절은 거절할게.



말한 뒤 곧바로 마오의 산을 등산했어요!
바로 등짝스매싱을 맞았지만 후회는 없습니다. 삶의 의미를 다시 찾았으니까요!
그런 저를 본 후미하루는, 마치 세기의 용사를 본 듯한 표정을 지었어요.




그러고 나서 조금 있으니 드론이 날아와 저희가 주문한 음식들을 가져다주었어요.



아츠미: 아아...아아아!!!



저는 드디어 슴가케익느님의 실물을 영접하였습니다.
보세요, 이 토실토실하고 먹음직스러운 용안을! 지금 당장 올라도 문제없을 것 같은 이 비주얼!
이것은 진정 천국의 음식일 거예요.



하지만 먹기 전에 인증샷을 찍었습니다.
왼쪽 손목 카메라에 담긴 이 음식들의 사진은 곧바로 인스타킬로그램에 올라갔어요.
먹으면서 실시간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맛있겠다’는 반응과 ‘아츠미다운 주문이다’라는 말로 나뉘었죠.
뭐, 저야 어느 쪽도 좋지만!





먹으면서 후미하루가 말했어요.



후미하루: 이거 다 먹고 게임장 갈래?


마오: 게임장 좋지!



게임장이라...그러고 보면 중학생 때 마지막으로 가보고 요즘엔 통 못 가봤네요.



아츠미: 그러고 보니 게임장 못 가본지도 꽤 됐네. 오랜만에 한번 가볼까?


마오: 가 보자! 예전에 아츠미 그거 잘했잖아. 아이돌파스타 플래티넘!


후미하루: 아, 맞아 그거! 파스타 엄청 잘 만들어서 점수 잘 나오고 그랬는데.


아츠미: 생각해보니 그거 엄청 추억인데?!


아츠미: 좋아써. 가서 오랜만에 다시 손 좀 풀어보자.



오랜만에 게임장에 갈 생각에 마음이 들떴어요.
그리고 한편으로는 이 슴가케익느님의 맛을 음미하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성스러운 산의 맛을 어떻게 빨리 넘길 수 있단 말인가요! 그건 사도예요!






케익을 숟가락으로 뜨고 넣고 맛보고 즐기고 나니 어느새 달콤한 등산이 끝났습니다.



아츠미&마오&후미하루: 잘 먹었습니다~



그릇과 컵을 치운 다음 데비리너스를 나와 게임장으로 향했어요.
데비리너스에 조금 오래 있었던 건지 하늘은 조금 어둑어둑해졌죠.



아츠미: 벌써 저녁인가~


마오: 4시 50분이니까 이제 슬슬 저녁이지. 오늘 저녁은 마음껏 불태워보자!


후미하루: 이예에~파이아!



건물들의 스크린과 네온사인들이 점차 밝아지는 것 같네요.
이게 바로 도시의 저녁이라는 걸까요?





게임장에 도착했어요.
도착하자마자 아케이드 게임기 ‘폴리비우스’를 잡고, 동전을 넣은 뒤 ‘아이돌파스타 플래티넘’을 켰어요.
요즘은 모든 게 손목의 초소형 칩으로 이루어지는 시대지만 여기만큼은 동전을 써요. 그렇기에 동전은 고대유물이 아니죠!



아츠미: 우랴라라라랏!


마오: 지금이야! 물 끓으니까 파스타 면 넣어!


아츠미: 맡겨줘! 하앗! 슈아!



SCORE: P(erfect)



후미하루: 와! 역시 아츠밍 실력 안 죽었네!


아츠미: 내 별명이 괜히 ‘아오모리의 파스타장인’ 이겠니!


마오&후미하루: (그런 별명 처음 듣는데)


아츠미: ...지금 ‘그런 별명도 있었나’라는 생각했지.


마오: ㅈㅅ.


아츠미: 너희가 못 들었을 만도 해. 내가 방금 지어낸 거니까.


후미하루: 폰네임이냐?





마오: 후미하루도 해볼래?


후미하루: 좋지. 나는 저기 있는 펌프 잇 업 해볼게.


아츠미: 체력이 돼?


후미하루: 뭐, 어느 정도는 할 줄 아니까 말이지!



말하고 후미하루는 동전을 넣은 뒤 발판에 올라갔습니다.



「너와 만나고 너와 떠나는 해피엔드의 그 끝에서」
     ↑→↗↓↙→↘↖↙↓↑→
「흔히 있지만 그래도 사랑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싶어」
     ↘↙↗↑↙→↘↙↘↓↑↘
「너와 웃고 너와 우는 배드 엔드의 그 끝에서」
     ↓↖↓↙→↘↗↙↑↙↘↑
「몇 번이고 너의 손을 꽉 잡을 테니까」
     ↗↓↙→↖↓↑↘↓↑↙↗↓


SCORE: ★S★



아츠미: 이야! 너 이거 엄청 잘 한다! 수고했어, 후미하루!


후미하루: 헥...헥...이거 진짜 힘들다.


마오: 그래도 너 이 정도면 엄청 대단한 거야.




아츠미: 마오도 뭐 하나 해!


마오: 음, 그러면~나도 리듬게임 한번 해볼까?




하고 마오는 근처에 있던 두꺼운 막대기 두 개를 잡았어요.



아츠미: 이거 한다고?


마오: 응, 태고의 달인.


후미하루: 어떤 곡 하게?


마오: ‘세 개의 별’.



말하고 동전을 넣은 뒤, 음악이 시작되자 박자에 맞춰 북을 두들겼습니다.


「세개의 별☆☆★→팟하고 튀어올라 뛰어들어 유성!」
 -둥둥둥탁 둥탁둥둥탁 탁탁둥탁-
「너의 꿈과 사랑을 노려서 갈 거야, 지금 당장!」
 -둥탁둥탁 탁탁둥탁 탁탁탁둥둥-
「세개의 별☆☆★=모여서 빛나면 ‘눈부셔’라고 YOU SAY?」
 -탁탁둥탁 탁둥탁탁둥 둥둥탁탁-
「앞을 향해서 논스톱&대시 달려라 세개의 별☆☆★」
 -탁탁탁둥 둥탁둥탁 둥둥둥탁탁-


이 노래로 풀콤을 치는 마오의 모습은, 정말이지 실력자의 모습이었어요.




마오: 끝났다~풀콤이야!


아츠미: 수고했어, 마오!


후미하루: 이번엔 또 뭐할까?


아츠미: 이번엔 저 게임 해보자!


후미하루: 총게임이네! 저거 좋네!


마오: 오케이! 좋아! 내 실력을 보여주지!



그렇게 저희는 게임장의 모든 게임을 제패했고, 마침내는 갖가지 게임 랭킹들에 이름을 올리는 데 성공했습니다.






게임장에서 나왔을 때는 p.m 7:00. 벌써 조금 깊은 밤이었어요.
하지만 거리의 네온사인은 그런 시간들을 무색하게 만들려는 듯 밝게 빛났고, 전보다도 사람과 로봇들이 한데 섞여 북적였죠.



마오: 이번엔 뭐 할까?


후미하루: 카페도 다녀와서 배는 별로 고프지 않고, 게임은 질리도록 했고.


아츠미: 이럴 땐 그냥 걷는 거지! 한번 이 시내 끝까지 걸어갔다 와볼까?


마오: 찬성!


후미하루: 난 반대, 예전에 우리 삼촌께서 시내 끝에는 안 좋은 것들이 많다고 그러셨어.


마오: 그럼 거기까진 안 가면 되지 뭐!



해서 시내 거리를 산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렇게 걷고 있는데, 엄마가 전화를 거셨죠.



아츠미: 어, 전화왔다. 엄마네.



삑,



손목전화에서 통화 버튼을 누르니 엄마의 모습이 홀로그램으로 나타났어요.



아츠미: 여보세요? 엄마? 무슨 일이야?


아츠미엄마: 어디니?


아츠미: 나 지금 친구들이랑 시내 놀러 왔어.


아츠미엄마: 그래? 언제 들어올 거니?


아츠미: 늦지 않게 들어갈게.


아츠미엄마: 그래. 길 조심해. 나쁜 사람들 안 마주치게 주의하고.


아츠미: 알았어. 끊어~



전화를 끊고 계속해서 걸었어요.
그러다 어느 새 느낌이 묘한 곳으로 왔죠.
주변엔 사람도 거의 없었고, 있는 사람들도 좋은 사람은 아닌 것 같아 보였어요. 다들 전자마약을 하고 있잖아요.



아츠미: 음, 이제 돌아갈까?


후미하루: 그러자. 여기 분위기가 좀 싸한데.


마오: 돌아가자.


???: 어딜,




돌아가려던 순간, 웬 험악한 사람들이 저희를 둘러쌌습니다.



후미하루: 뭐, 뭐야?


???: 니네들, 보아하니 상류층 애들 같은데, 돈 좀 있냐?


마오: 우...우린 상류층이 아닌데요.


???: 그럼 뭐 중류층쯤 되나? 암튼 돈은 있어 보이는데 말이지.


아츠미: 있을 리가...!


???: 없냐...아무튼, 이런 곳에 왔으면 그냥은 못 나가지. 뭐라도 내놔.


???: 아니면 몸뚱이라도.





소름이 끼쳤습니다.
후미하루의 삼촌이 말씀하신 ‘안 좋은 것들’이 바로 이런 건가 봐요.




순간적으로 손목시계의 SOS 버튼을 눌렀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그들에게 손을 후려쳐지면서, 시계가 저만치 날아가 버렸습니다.



???: 뭐하는 거야...허튼 짓 할 생각 마.


아츠미: (이...이런...!)




그리고 주변 사람들은 저희의 멱살을 잡더니, 옷의 단추들을 풀었습니다.
이제 조금만 있으면 다 풀려서 모든 게 드러날 것 같아요.




마오&아츠미: (안 돼...제발...)


후미하루: (누구라도 우릴 도와줘...!)



이제 마지막 단추가 풀어지기 직전입니다.
제발 누구라도 우릴 도와주세요...!






그때,



탕,



총성이 들리며 마오의 옷을 풀던 사람이 쓰러졌습니다.




???: 제, 제길! 로봇 경찰이다! 튀어!


???: 재수 없게 지금 나타나다니!



다다다다다,



그들은 저희를 놔두고 그대로 줄행랑을 쳤습니다.



로보폴리스1: 괜찮으십니까?


마오: 네, 괜찮아요...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로보폴리스2: SOS 신호를 받고 출동했습니다.



말하며, 떨어져 있던 저의 시계를 주워주었습니다.



아츠미: 아, 신호가 제대로 갔군요. 다행이에요. 감사합니다.


로보폴리스3: 여긴 시내 끝에 있는 악성 빈민촌인데, 여기엔 왜 계신 겁니까?


후미하루: 그냥 시내 거리를 산책하기만 할 생각이었는데, 걷다 보니 여기에 오게 되었어요.


후미하루: 시내 끝부분엔 안 좋은 게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잘 몰랐는데, 이런 게 있었군요...


로보폴리스1: 저기 있는 스크린이 보이십니까? 저것이 시내와 빈민촌의 일종의 경계석입니다.


로보폴리스1: 다음에 저것을 보신다면 걸음을 멈추고 그대로 돌아가세요.


마오: 알겠습니다...도와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




저희는 옷을 다시 정리하며 로보폴리스들의 보호를 받아 저희가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갔습니다.






아츠미: 우와...그렇게 무서운 곳은 처음이었어.


아츠미: 후미하루가 반대할 때 그냥 들을 것을 그랬어.


후미하루: 나야말로...너희들을 못 지켜준 게 좀 찔리네.


마오: 괜찮아, 후미하루. 그 상황에선 누구라도 머리가 백지가 되었을 테니까.



처음에 올 때는 몰랐는데, 돌아갈 때 보니까 빈민촌 골목에는 온갖 이상하고 나쁜 것들이 많았는데요.
만약 로보폴리스가 오지 않았다면 저희도 그런 곳에 갇히는 신세가 되었을지도 몰라요.





나쁜 기억들은 빨리 잊어야죠. 다시 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아츠미: 밤의 도시는 진짜 멋있지 않아? 불빛들의 향연!


후미하루: 음악들도 굉장히 분위기랑 잘 어울리고.


마오: 보이는 것들도 굉장히 환상적이야. 홀로그램 아트가 굉장히 눈길을 끌어.



그 말들처럼, 이 도시의 시내는 정말로 아름다웠습니다.
아름답다, 그 말밖에는 표현할 수가 없네요. 제가 어휘력이 부족한 탓이겠죠.





밤 9시 쯤 되어 자기부상열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본 풍경도, 정말로 도시적이고 아름다웠어요.
‘이런 게 도시지’ 싶을 정도로 밝은 불빛들과 스크린, 네온사인들의 환상적인 콜라보레이션이 저의 눈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즐겁게 해주는 듯 했습니다.





손목의 칩으로 승차비를 지불한 다음, 후미하루와 마오와 함께 집이 있는 아파트단지로 들어갔습니다.
아까 빈민 중 한 명이 우리에게 ‘상류층이나 중류층인 것 같다’고 말했는데, 엄밀히 말하자면 그 중간 사이에 있어요.
중류층이라기엔 좀 잘 살고, 그렇다고 상류층이라기엔 조금 못 미치고.



아파트 정문에는 암호가 걸려있습니다...만, 이것도 손목의 칩을 이용해서 들어갈 수 있어요.
말씀드렸잖아요, 이 칩엔 웬만한 저의 정보는 다 담겨있다고.




그리고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아츠미: 잘 가~내일 봐!


후미하루: 모두 잘 있어!


마오: 내일 봐!







아츠미: 다녀왔습니다~


아츠미엄마: 어서 와라~


아츠미: 엄마, 사실은 말야. 아까 이런 일이 있었어.



로 운을 떼며, 시내에서 있었던 일들을 설명했어요.
그러자 엄마는 반쯤 울상이 되어 말씀하셨죠.



아츠미엄마: 오 신이시여...그런 일이 있었구나...무사히 돌아와서 정말 다행이야...정말 다행이야...


아츠미엄마: 다음에는 제대로 구별하고 다녀야 해. 알겠지?


아츠미: 알겠어. 나도 오늘 일은 크게 반성하고 있어.



말하고 욕실에 들어가 씻은 다음 옷을 갈아입었습니다.
딱히 중요한 사실은 아니지만, 제가 입은 이 잠옷은 터치할 때마다 옷 색깔이 바뀌어요. 그래서 잠들기 전엔 파랑색이었어도 깨고 나면 왠지 무지개색으로 변해 있기가 다반수죠.






침대에 누웠습니다.
워낙 피곤했던 탓인지 눕자마자 눈이 감겨오네요.
모두들 좋은 밤 되세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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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써본 사이버펑크물(이라고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생각하는) 작품이에요.
참고로 여기 나오는 설정은 기존과는 조금 다른 점이 있어요.
1. 아츠미 대사 ‘게임장이라...그러고 보면 중학생 때 마지막으로 가보고 요즘엔 통 못 가봤네요.’
  -이 작품에서의 아츠미는 17살 고등학생입니다.
2. 시간개념(‘마오: 4시 50분이니까 이제 슬슬 저녁이지.’, ‘게임장에서 나왔을 때는 p.m 7:00. 벌써 조금 깊은 밤이었어요.’)
  -이 도시에서의 시간 개념은 오후 4시 30분까지 오후, 그 이후부터는 저녁, p.m 8:00부터는 야심한 밤입니다.

네, 그러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작품 많이 써올게요.
누군가는 읽어주시겠지, 이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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