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카테고리.

  1. 전체목록

  2. 그림

  3. 미디어



EQUAL)9.아라이와 미츠키의 피크닉

댓글: 0 / 조회: 902 / 추천: 0


관련링크


본문 - 05-08, 2020 00:26에 작성됨.

(아라이의 방)



아라이: 요즘은 오록스들이 안 오네. 이제 포기한 건가.


미츠키: 설마요?


아라이: 설마라니, 끔찍한 소리 하지 마. 또 오면 머리 아파진다고.


미츠키: 하지만 언니도 그 사람들이 이 정도로 포기할 거라고 생각하진 않잖아요?


아라이: 그건 그래. 그래서 더 문제야. 얼마나 더 많은 싸움을 해야 걔네들이 포기하겠냐고.


미츠키: 한번쯤은 언니랑 저랑 같이 나가서 싸우면 안 되나요?


아라이: 그러고 보면 미츠키와 내가 나가서 싸운 적이 없네. 분명 내 일인데도 말이지.


아라이: 나중에 오면, 그땐 내가 나가서 싸워야겠어.


미츠키: 그게 아니에요. 언니만 나가서 싸우는 게 아니라, 저도 같이 나가야 해요. 저희는 둘이서 하나니까요?


아라이: 맞는 말이긴 한데 둘이서 하나라고 하니까 왜 오글거리지...




미츠키: 오늘은 날씨도 좋은데 밖에 나가고 싶지 않아요?


미츠키: 분명 바람도 산뜻해서 기분 좋을 것 같아요!


아라이: 그러네! 햇빛과 구름의 조화가 딱 좋아.


미츠키: 옷 갈아입고 외출해요!


아라이: 그럴까? 마스크 챙겨.






미츠키: 저기 보세요! 정말 아름다운 풍경이에요! 언니랑 하는 외출은 오랜만이네요!


아라이: 거의 처음이지. 솔직히 나도 밖에 나가본 지가 좀 가물가물해. 그동안 집 아니면 프로덕션뿐이라...


미츠키: 언니가 오록스였을 때는요?


아라이: 하아...솔직히 말해 그때도 내근직이었어서 밖에 나가본 적이 없었어. 심지어 탈출할 때도 앞뒤 안 가리고 뛰어가서 주변 감상할 새도 없더라고.


미츠키: ...만약 그때, 언니가 저를 데려가주지 않았다면, 이 아름다운 풍경들을 엄청 높은 곳에서 보게 되었겠죠. 낮음의 미학을 이제 실감하게 되네요.


아라이: (그 말을 이럴 때 쓰는 거였던가...?) 어떻게 보면 미츠키의 말이 정말 딱 맞는 것 같아. 가끔은 낮은 곳에서 보는 게 더 나은 것 같을 때가 있어.


미츠키: 고마워요, 언니. 죽을 뻔했던 저를 살려주셔서.


아라이: 그렇지 않아...네가 없었으면 나도 외로움에 죽었을 텐데 네가 있어줘서 얼마나 좋은지 몰라.





(A,M 11시)


미츠키: 벌써 강변 공원에 도착했네요!


아라이: 사람이 생각보다 많지 않아서 좋은 것 같아. 미츠키, 어디쯤이 돗자리 펴기 제일 좋을까?


미츠키: 그늘이 있는 저 나무 밑에 깔아요! 생각보다 명당 같은데 다들 저기로 안 가네요.


아라이: 아까는 저기가 그늘이 아니었나 봐.




(나무 밑으로 가서 돗자리를 편다)
(그 후 싸온 음식들을 꺼내는 미츠키)


아라이: 잘 먹겠습니다~


미츠키: 잘 먹겠습니다~



냠,



미츠키: 맛있네요! 언니가 만들어서 그런 걸까요?


아라이: 미츠키가 맛있다고 해주니까 더 맛있는 것 같아!






아라이: 그러고 보니까, 미츠키가 나랑 같이 살게 된 것도 벌써 몇 년이 지났네.


미츠키: 그러네요. 3년 지났나?


아라이: 지금 미츠키가 몇 살이지?


미츠키: 이제 18살이에요.


아라이: . . .18살? 그렇게나 나이가 많아?


미츠키: 저를 몇 살이라고 생각하신 거예요?


아라이: 이제 고등학교 갓 들어갈 나이인 줄 알았어.


미츠키: 저, 언니랑 나이차 그렇게 많이 나지도 않는다구요?


아라이: 처음 미츠키를 만났을 때 중학생인 줄 알았어.


미츠키: 그때 고등학생이었어요. 만날 구박받고 밥도 못 먹기가 일쑤여서 성장이 잘 안 됐을 뿐이지.


아라이: 하긴, 우리 집에 와서 치료받고 가장 먼저 한 게 밥 먹는 거였으니.


아라이: 그때 미츠키는, 정말 며칠 굶은 듯 밥을 엄청 많이 먹었어. 내가 1주일동안 먹을 양을 미츠키가 두 끼 만에 해치웠지.


미츠키: 그땐 정말로 배고팠으니까요. 며칠 굶은 듯이 아니라 정말 며칠은 더 넘게 굶기도 했고요.


아라이: 그때에 비해서 지금은 키도 엄청 커지고 얼굴도 예뻐졌네.


미츠키: 별로 예쁘지 않아요. 언니가 더 예뻐요!


아라이: 미츠키가 더 예뻐.


(웃는 아라이와 미츠키)





아라이: 미츠키는 애인 같은 거 안 만들어? 있으면 좋아.


미츠키: 애인이요? 애초 살면서 남자란 존재를 본 적이 거의 없어요.


아라이: 누가 들으면 내가 미츠키를 감금해서 절대로 못 나가게 한 줄 알겠네.


미츠키: 게다가 주변에도 온통 여자밖에 없고...프로듀서님들도 생각보다 여자 비율이 높아서 좀 의외였어요.


아라이: 나도 놀랐어. 생각보다 여초네, 여기.






미츠키: 그나저나 애인이라...언니는 애인 있어요?


아라이: 나도 없어. 좀 생겼으면 좋겠어.


미츠키: 그럼...제가 언니 애인해도 돼요?



푸웁,



(마시고 있던 차를 순간 뿜어버린 아라이)


아라이: ㅁ....뭐?!


미츠키: 제가 언니의 연인이 되고 싶어요!


아라이: 에이, 장난치지 마~!


미츠키: 장난 아닌데요! 진짠데요!


아라이: . . .


아라이: 혈청 맞을 시간이 지났나...


(가방 뒤적뒤적)


미츠키: 진심이라니까요?!


아라이: . . .이(게 대체)(째서) (심인거니).


미츠키: 삶이 별로 길진 않았지만, 살면서 저에게 언제나 그렇게 상냥하고 친절한 사람은 언니뿐이었어요.


미츠키: 제가 혈청을 처음 맞았을 때 기억하시나요? 그때 저는 사고도 굉장히 많이 쳤고 그랬죠. 그리고 언니는 그걸 다 받아주며 뒤처리를 해주셨고요.


미츠키: 분명 엄청나게 화가 날 상황일 만도 한데, 언니는 그런 거 없이 언제나 저를 보듬어주며 사람이 되게 해주셨어요.


미츠키: 그리고 그 뒤에도 언니를 힘들게 한 일들이 분명 있었을 거예요. 많다면 많았겠죠.


미츠키: 그런데도 언니는 화 한번 내지 않으셨어요. 어떤 이유로 그러셨던 건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그 무한한 포용력에, 깊은 감명을 받았어요.


미츠키: 그래서 전 언니를 좋아합니다.


아라이: 그랬었지. 그렇게 얘기하니까 이해가 가네.


아라이: 사실은, 내가 미츠키를 처음 만났을 때, 마치 내 어린 시절이 생각났어. 나도 미츠키처럼 그리 밝지 않은 가정사가 있었거든.




「난 워낙 옛날적 관습이 깊게 박힌 집안에서 태어났는데, 우리 부모님은 나를 포함해서 3명의 아이를 낳으셨어. 첫째 딸, 둘째 딸, 셋째 아들. 난 둘째야.


당연히 아들인 막내를 제일 예뻐하셨고, 우리 언니는, 그래도 첫째니까 좋아하셨지.
하지만 난 아들도 아니고 첫째도 아니어서 안 따뜻한 삶을 살게 됐어. 언니나 동생이 했으면 그냥 넘어갈 잘못도, 내가 하면 꾸중을 듣기 마련이었지.


결국 난 15살에 그런 편애를 못 견디고 집을 나가 외할머니 댁에 가서 살았어. 친절한 분은 아니었지만 적어도 날 결코 박대하시진 않았지.
거기서 살면서 열심히 공부해 결코 언니나 동생에 뒤지지 않는 삶을 살겠다고 결심했어.


그렇게 공부해서 18살 때 의과대학에 합격하고, 같은 해에 지금 내가 갖고 있는 시름시름 능력을 획득했지.


19살이 되기 하루 전에 오록스의 부대장 한명을 치료해준 계기로 그들과 ‘협업’을 했고, 그렇게 살다가 20살 때 그들 속에서 탈출해 살다가 미츠키를 만나게 됐어.
그때 미츠키를 보았을 때, 어렸을 적 생각이 났어. 그리고 속으로 되뇌었지.


‘내가 얘를 데려간다면, 결코 내가 겪었던 슬픔, 이 아이가 겪었던 아픔, 다시는 생각도 나지 않을 정도로 아껴주고 보살펴 주리라.’」




아라이: 나는 미츠키를 최대한 잘 돌봐주고 아껴주고 싶었어.


아라이: 그러고 싶었는데, 내가 미츠키에게 그런 사람이 되었으려나?


미츠키: 네, 당연하죠!


미츠키: 언니는 언니가 목표했던 것 이상으로 제게 좋은 사람이 되어주셨어요.


아라이: 그렇다면 정말 다행이야.


미츠키: 사랑해요, 언니!


아라이: 넌 아직도 그 소리니...


미츠키: 언니는 제가 언니를 좋아하는 게 싫으신가요?


아라이: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을 싫어할 리가 있겠어?


미츠키: 그럼 저 언니를 좋아해도 돼요?


아라이: 언젠 싫어했니...


미츠키: 물론 예전에도 좋아했죠. 지금도 좋아해요.


아라이: 미츠키가 나를 많이 좋아하는 것 같아서 하늘에 감사해.


아라이: 누군가에게 사랑받는다는 게 이런 기분이려나.


아라이: 정말로 나를 좋아한다면, 그 감정이 언제까지나 이어졌으면 좋겠다.


미츠키: 제가 살아있을 때는 언제나 그럴 텐데요 뭐.


미츠키: 가능하다면, 죽어서도 그럴 수 있으면 좋겠지만 말이죠!


아라이: 그렇게까지 말하니까 왠지 소름돋는다 너...


미츠키: 에헤헷★


아라이: 끝에 별 붙이지 말아줄래...






(시간은 지나 오후 3시 반쯤 됐다.)


미츠키: 시간이 꽤 많이 지났네요.


아라이: 그러게.


미츠키: 여기 가만히 앉아있는 것도 조금 그러니 조금 움직여요!


아라이: 그렇게 할까? 정리하고 강변을 걷자.



(먹은 음식들의 쓰레기들을 치우고 돗자리를 정리한다)


(쓰레기통에 쓰레기들을 투척하는 미츠키)




아라이: 이제, 같이 걸을까?


미츠키: 걸어가요!


(미츠키의 손을 잡는 아라이)


아라이: 다른 사람 손을 잡아보는 건 처음이네.


미츠키: 언니의 손이라서 그런지, 보들보들하고 기분이 좋네요!


아라이: 미츠키 손도, 고운 촉감이 느껴져.


미츠키: 그거 아세요? 손 마사지나 스킨십, 또는 네일아트 같은 걸 하게 되면 옥시토신이 잔뜩 분비된대요!


미츠키: 제가 지금 언니의 손을 잡고 있으니까, 그게 잔뜩 분비되어서 사랑이 전해지고 있을지도!


아라이: 전해지고 있는 느낌이야. 확실히 느껴져.


아라이: (난 솔직히 말해 동성연애에 대해 별로 좋게 생각하는 쪽은 아니다. 뭐 기독교처럼 ‘동성애하면 지옥 간다’ 정도씩이나 생각하고 있진 않지만 말이지.)


아라이: (개인적으로는 여자랑 남자랑 교제하는 게 제일 좋다고 생각해. 서로 다른 면을 보는 게 백미니까.)


아라이: (남들이 하는 걸 볼 땐 아무 생각 없었는데, 정작 내가 하게 되니 만감이 다 교차하고 있어)




미츠키: 저기 보세요! 오리배네요!


아라이: 그러네. 타러 가볼까?





(선착장으로 가서 오리배를 탄다)


미츠키: 워후~가자~!


아라이: 나 오리배 처음 타 봐.


미츠키: 저는 초등학생 때 한번 타본 기억이 있어요! 그 기억도 조금 가물가물하네요.


미츠키: 언니랑 타니까 엄청 좋은 추억이 남을 것 같아요!


아라이: 나도 그런 것 같아.


아라이: . . .


아라이: 날 좋아해줘서, 고마워.


미츠키: 많이많이 좋아해요. 진심이니까요.


미츠키: 언니랑 결혼하고 싶어요.


(순간 사례걸리는 아라이)


아라이: 콜롴, 콜롴, ㅁ...뭐라고?!


미츠키: 후훗, 농담이에요.


아라이: 농담 한 번 다이나믹하네!?


미츠키: 하지만 진짜로 결혼할 수 있다면 좋을지도?


아라이: . . .


아라이: (마음 같아선 꿈 깨라고 하고 싶은데 차마 그럴 수가 없어.)




아라이: 물가에 비친 풍경이 엄청 멋있네.


미츠키: 진짜 멋있어요.


아라이: (오록스 박차고 나오길 정말 잘한 것 같아.)







(그렇게 오리배를 타고 나니 시간은 어느 새 5시를 훌쩍 넘었다.)


아라이: 시간은 5시를 넘었는데, 뭐 하고 싶은 거 있어?


미츠키: 저녁 되면 불꽃놀이랑 분수 쇼를 하는데, 그거 보고 가요.


아라이: 그게 몇 시에 하는데?


미츠키: 아까 팻말에 8시에 시작한다고 되어있었어요.


아라이: 아직 3시간 정도 남았네. 그럼 계속 걸어가 볼까?


아라이: 가다가 보면 왜인지 뭔가 또 있을 것 같아.


미츠키: 좋아요! 분명 즐겁고 재미있는 것들이 가득하겠죠!


아라이: (왜인지 타카모리 아이코 씨가 생각나는 마인드네.)





미츠키: 그런데, 늦게 들어가면 문이 잠기거나 치히로 씨가 뭐라고 안 그러실까요?


아라이: 문은 안 잠길 거야. 그리고 오늘은 내가 오프라서 치히로도 딱히 뭐라고 하지 않을 거고.


미츠키: 그럼 안심이네요! 안심하고 데이트를 즐겨요!


아라이: 그래그래. 오늘만큼은 정말 재미있게 놀자.






(길을 걸어가다가, 텅 빈 무대를 발견한 아라미츠)


아라이: 작은 스테이지네.


미츠키: 얼마 전에 마스커레이드가 여기서 공연한 적이 있었죠.


아라이: 마스커레이드가 여기서, 이 작은 무대에서 공연했다고? 그들은 여기서 공연할 그릇이 아닌데?


미츠키: 그릇에 맞는 무대가 따로 있나요? 진정한 가수는 길바닥에서도 얼마든지 공연할 수 있어요.


미츠키: 가수에게 있어 인기는 경험치, 무대는 필드. 경험치가 쌓여 레벨 업 하면 입장 가능한 필드가 많아지듯이 가수에게도 스테이지의 범위도 점점 넓어진다구요.


아라이: . . .!


아라이: 맞아. 내가 잘못 생각했네. 미츠키의 말이 맞아.





(갑자기 무대 위로 올라가는 미츠키)


아라이: 무대엔 왜?


미츠키: 언니, 저의 노래, 들어주시겠어요?


미츠키: 가끔은 저도, 우리 주변의 아이돌들처럼 노래하고 싶어요.


미츠키: 비록 잘 부르진 못해도, 지금 순간만은 언니 앞에서 연예인이 되고 싶네요.


아라이: 그래. 나도 미츠키 노래를 듣고 싶어.


미츠키: 네. 들어주세요, 저의 노래.



(노래를 시작하는 미츠키)




♩「당신이 준 미소, 꼭 쥐어준 손.
  기뻐서, 소중해서, 좀 더 곁에 있고 싶어서.
  동경이 애정으로 변해요. 사랑을 노래하는 새처럼
  멜로디가 이 마음을 맺어줄 수 있기를.」♪




아라이: (이 노래...오가타 치에리 씨의 ‘바람색 멜로디’.)


아라이: (미츠키의 마음과 잘 어울리는 선곡 같아.)


아라이: (미츠키의 목소리를 입으니 느낌이 새로워. 그래서 너무나 좋아.)





미츠키: 어땠나요?


(말없이 그저 박수를 치는 아라이)


미츠키: 좋았나요?


아라이: . . .


아라이: 실력도, 목소리도 좋은데, 무엇보다 이 노래를 오직 나만을 위해서 불러주었다는 게, 너무 감동적이야.


미츠키: 언니...다행이에요. 언니가 좋게 들어주셨다니 기뻐요.


아라이: 나도, 한 곡 부르고 싶어. 미츠키를 위해서.




(일어나 무대 위로 올라가는 아라이)



아라이: 잘 부르지는 못해도, 부르고 싶어.


미츠키: 기대하고 있을게요!



♩「둘이서 보내던 머나먼 나날, 기억 속의 빛과 그림자.
   지금도 마음 속 미로를 헤매네.
   그것은 덧없는 꿈. 그래, 당신과 본 물거품 같은 꿈.
   설령 백년의 잠조차 이야기라면 언젠가 끝나고 마지막 페이지를 넘긴다면.


   잠자는 공주, 눈을 뜨는 나는 지금
   누구의 도움도 빌리지 않고 그저 혼자서도 내일을 향해 걷기 위해서.
   아침햇살이 빛나서 눈물이 흘러도 눈을 뜬 채로.」♪



미츠키: 아, 이 노래. 키사라기 치하야 씨의 ‘잠자는 공주’네요!


미츠키: 결코 쉽지 않은 곡인데 이렇게 소화하신다는 건 실력이 이미 출중하시다는 증거!


미츠키: 너무 멋있어...▽♥




아라이: 어땠어, 미츠키?


(일어나 박수치며 환호하는 미츠키)


미츠키: 완전 짱! 엄청 잘하세요! 진짜 아이돌 하셔도 될 것 같아요!


아라이: 에이, 뭐 그 정도까진...


미츠키: 아니에요! 가창력이 엄청 출중하세요! 브라보! 펄펙트!






(자기들만의 콘서트를 마치고 다시 길을 걷는 아라미츠)


미츠키: 하늘도 벌써 어둑어둑해졌네요.


아라이: 지금 몇 시지?


아라이: 6시 50분이네. 불꽃놀이와 분수 쇼가 시작하려면 아직 한 시간 정도 남았어.


미츠키: 그 동안 뭘 하면 좋을까요? 이곳은 강변의 거의 끝자락이라 더 갈 것도 없을 텐데.


아라이: 그럼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가면 되지. 왠지 저쪽엔 또 다른 무언가가 있을 것 같아.


미츠키: 좋은 아이디어네요! 자, 돌아가요!



(서로 손을 잡고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가, 반대 쪽 방향으로 걸어간다)






(얼마나 왔을까, 시간은 20분 정도가 더 흘렀다.)


아라이: 꽤 멀리 온 것 같은데 딱히 보이는 게 없네.


미츠키: 그러게요. 진짜 말 그대로 ‘강변길’이라서 아름답고 산뜻한 풍경만 있네요.


미츠키: 그나마도 밤이 되어서 잠들러 갔는지 잘 보이지 않아요.


아라이: 그러네. 이제 주변에 보이는 거라곤 분수쇼와 불꽃놀이를 보러 온 사람들 무리와 푸드트럭의 네온사인들 뿐.


아라이: 자연의 시간은 가고 인간들이 활동하는 시간이 된 거겠지.


미츠키: 그럼 저희도 평범한 인간 1과 2가 되어 강가의 바람을 느껴볼까요?


아라이: 그러자. 괜찮은 자리가...


미츠키: 아까 보니까 우리가 앉았던 나무 밑 자리는 아직도 공석이던데 거기로 돌아갈까요?


아라이: 좋은 생각이야. 그곳으로 가자.


(그리하여 처음의 나무 밑의 자리로 돌아가는 아라미츠)





(나무 밑에 도착해 다시 돗자리를 펴고 앉는다)


미츠키: 역시 이 자리가 제일 명당이야~


아라이: 그러게. 느낌이 제일 좋은 자리가 여기야.


아라이: 이 자리에 앉지 않다니 사람들은 역시 바보 같다니까.


미츠키: 그러게요. 여기 있으면 바람도 시원하고 비젼(vision)도 잘 보이는데 말이죠!






(조금 시간이 지나자 조명이 꺼진다)


미츠키: 우와! 시작하려나 봐요!


아라이: 기대된다. 어떤 아름다움을 볼 수 있을까?




(분수대의 조명이 켜진다)


(드디어 시작하는 분수 쇼)




쏴아아아,


쏴아아,


슈아아아아,




미츠키: 저것 보세요! 너무 아름다워요!


아라이: 정말 아름답다! 엄청 멋있어!





(그렇게 감상을 하던 중, 미츠키가 아라이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팔짱을 낀다)


아라이: ! ! !


미츠키: 이러니까 기분이 좋아요.


아라이: . . .


아라이: 후훗.



(팔짱을 낀 팔을 빼더니, 그 팔로 미츠키의 어깨를 감싸는 아라이)


(그렇게 아라미츠는, 한 시간 동안의 분수 쇼와 불꽃놀이를 감상했다.)





(P.M 10:00, 프로덕션의 아라이의 방)


(미츠키는 돌아오자마자 잠들었다)


아라이: . . .


아라이: 오늘 참 재미있는 하루였어.


아라이: . . .


아라이: 처음에 미츠키가 나한테 연인이 되어달라고 말했을 때는 엄청 많이 놀랐어. 그냥 농담하는 줄로만 알았는데 진심이었고.


아라이: 그리고 데이트를 할 때도, 미츠키야 연인간의 데이트라고 생각했겠지만, 나는 그냥 후배 데리고 바람 쐬며 길을 걷는 정도라고 생각했어.


아라이: 처음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나는 미츠키를 연인 정도로까지 생각해본 적은 없어. 생각해 본 최대 한계는 좋은 동생, 뭐 그 정도였지.


아라이: 하지만 분수 쇼를 감상할 때,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팔짱을 끼었을 땐, 그때만큼은 정말 연인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아라이: 미츠키는 자신의 마음이 이미 준비된 상태였는데, 나만 그 마음에 대한 반응을 준비하고 있지 않았던 것 같네.


아라이: . . .




아라이: 미츠키, 미츠키가 나에게 말했지. 사랑한다고.


아라이: . . .


아라이: 나도 사랑해, 미츠키.


아라이: 언니가, 더 잘 해줄게.
-----------------------------------------
EQUAL 시리즈 9편입니다.
여기서는 아이돌과 이능력의 요소를 없애고 아라이와 미츠키의 워맨스를 다뤄봤어요.
그래도 아이마스랑 아예 연관이 없으면 안 될 것 같아서 중간에 넣은 오가타 치에리의 바람색 멜로디와 키사라기 치하야의 잠자는 공주.
이거 외전일 것 같지만 놀랍게도 공식입니다. 왜냐하면 다음에 차차 진행될 스토리에 대한 초석을 깔아놓...는 건 아니지만 어딘가 도움이 될 것 같기 때문이죠.

0 여길 눌러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