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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4-15, 2020 21:32에 작성됨.

1.-「숲햄전화」


(씻고 나오는 아라이)


아라이: 시원하다~그러고 보니 곧 출근해야 하네.


아라이: . . .


아라이: 아침식사는 1층에 매점에 들러서 간단하게나마 뭐라도 사먹지, 뭐.




(매점)


아라이: 뭘 먹을까. 오니기리를 먹을까, 빵을 먹을까, 뭘 먹을까.


아라이: . . .


아라이: 빵이 없잖아?!


미치루: 후고후고후고후고후고후고후고후고


아라이: . . .


아라이: 오니기리는 있겠지.


아카네: 봄바아아아아아아아아!!!!!


아라이: . . .


아라이: 쿠키는 없나.


노리코: 냠냠냠냠냠♪


아라이: . . .


아라이: 굶어야 하는 걸까.


아라이: . . .


아라이: 음료배나 채워야겠어.




(사무소)


#꼬르륵


치히로: 어머, 아라링. 아침 안 먹었어? 꼬르륵거리는 소리가 엄청나게 크네.


아라이: 먹고 올 시간도 없었고, 먹으려고 해도 남아있는 게 없더라. 작은 꿀차로 허기만 겨우 달랬어. 사실 허기도 제대로 안 가셨지만.


치히로: 그럼 가서 아침식사 하고 와도 돼. 안 그래도 오늘은 너 출근 안 해도 되는 날인데 서두를 거 없잖아?


아라이: ...나 출근 안 해도 되는 날이 있었구나. 면접 볼 때만 해도 그런 얘기 없었는데. 언제 그런 날이 정해진 거지.


치히로: 몰랐던 거니? 한 달에 두 번 출근을 안 해도 되는 날이 있어. 파업데이라고.


아라이: 왜 이름이 휴식데이도 아니고 파업데이인 건데. 월급 못 받아서 쉬는 거야?


치히로: 사실 내가 그런 이유로 쉰 적이 있었거든. 그래서 파업데이라고 했어.




아라이: 그럼, 밥 먹고 올게.


치히로: 잘 다녀와~


아라이: (생각해보니 오늘은 내가 공식적으로 쉬어도 되는 날이라며, 그럼 안 와도 되잖아.)


아라이: . . .


아라이: 밥 먹고 뭐 하지. 책이나 읽을까.




(식사를 하는 아라이)


#뚜루루루
(02-7XX-0XXX)



아라이: 응? 웬 전화지?


아라이: 여보세요?



[안녕하십니까, 국제공화당 허X0입니다.]



-뚝,-


아라이: 뭐 이딴 전화가 걸려오고 있어.


아라이: 내 번호는 어떻게 알았고.


아라이: . . .


아라이: 이 아저씨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어그로 하나는 엄청 잘 끄네.


미츠키: 언니한테도 허X0의 전화 왔어요?


아라이: 응, 방금 왔어.


아라이: 나한테도 왔냐는 말은, 너도?


미츠키: 저한테도 왔었고, 제 트친들한테도 왔고, 아마 지금쯤 프로덕션의 다른 사람들에게도 갔을 거예요. 앞으로도 올 예정일 거고.


아라이: 어그로 한번 전국구급으로 끄네.


미츠키: 다들 이 사람 알던데, 유명한 사람이에요?


아라이: 미츠키가 2~3살 시절에 엄청 유명한 사람이었지, 나쁜 쪽으로. 사이비종교 교주야. 예전부터 정치인으로 출마를 하고 싶어 난리를 쳤었고.


미츠키: 그렇군요..!


아라이: 한 가지 더 놀라운 사실을 알려줄까? 이 사람, 직업이 가수기도 했어.


미츠키: 에엑?! ㄱ...가수요?! 뭔 노래를 불렀어요?!


아라이: 자세한 건 육튜브에 쳐보면 알겠지만, 안즈의 노래, 메르헨 데뷔, 오타헨 앤섬 같은 전파계 계열이지. 사실 전파계란 말도 아깝지만.



(노래를 들어보는 미츠키)



미츠키: . . .


아라이: . . .


미츠키: ...엄청난데요...이게 대체 무슨...


미츠키: 뭐하는 사람인가요...


아라이: ...굳이 표현해본다면, 그냥 이상한 사람이지.


미츠키: 대체 이게 무슨 자신감인가요?!


아라이: 허풍떠는 자신감이랄까? 어그로를 이렇게 끌 수 있는 것도 재능이니.


아라이: (나도 나중에 정치인이 되어볼까, 라거나. 난 또 뭐래니.)





2.-「예상치 못한 파이트」


아카네: 봄바! 히노 아카네입니다!
오늘은 꽤나 놀라운 일이 있었습니다!




때는 점심시간이 지나고 난 뒤였습니다.
저는 이 때쯤이면 찾아오는 식곤증을 물리치고자 프로덕션 근처의 공원으로 향했습니다.
그곳에서 전력으로 트라이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보보봄바!


보보봄바!


보보봄바!



그렇게 얼마나 달렸을까요?
공원은 바닥의 모래먼지가 자욱히 일어나 앞이 보이지 않는 상태였습니다.
만약 여기에 누군가 있었다면(있었는지도 잘 모르겠지만 말이죠!) 이 상황을 피하고자 이곳을 떠났을 것입니다.
결국 여기엔 저 외엔 아무도 없을 거고요.
이제 이곳은 제 겁니다! 봄바아아아아!!!!




전력트라이를 끝낸 후 프로덕션으로 돌아갔습니다.
돌아가는데, 수상해보이는 누군가들이 저를 막아섰습니다.



아카네: 뭐, 뭡니까?!


???1: 네가 히노 아카네냐?


아카네: 그렇습니다만?


???2: 우리랑 같이 가줘야겠다.


아카네: 당신들은 누구십니까? 아, 혹시 제비 일당이십니까?


???3: 오호, 제비를 알아? 우리 모습이 조금 비슷할지도 모르겠군. 하지만 아니야. 우린 그들과 관련 없어.


???1: 아니, 어쩌면 조금은 관련이 있을지도 모르겠군. 우리가 그들을 전멸시켰으니까.


???2: 소개가 늦었군. 우린 ‘오록스’다.


아카네: 오록스?! 그럼 저에겐 무슨 일이십니까?


오록스3: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우리랑 같이 가줘야겠어. 373 프로덕션에 얻어낼 것이 있거든.


아카네: 그 말씀인즉, 저를 인질로 삼아야겠다, 그겁니까?


오록스1: 이해가 빠르군. 자, 가자.


아카네: 갈 수 없습니다. 왜 제가 가야 한단 말입니까?


오록스2: 네가 순순히 가지 않는다면 제압해서라도 데려갈 거니 알아서 해.


하고 오록스들은 총을 꺼내들었습니다.
확실히 제비들이랑은 다르게 한눈에 보기에도 신식 총을 쓰네요.




하지만,



[마그나카르고,]



잡힐 수는 없습니다.



오록스2: 저걸 봐! 저 녀석의 팔이 붉게 끓어오르고 있어!


오록스1: 저거 설마, 마그마 아니야?!


오록스3: 아무래도 우리, 사람을 잘못 건드린 것 같은데...



저는 한쪽 무릎을 꿇고, 끓어오르는 왼쪽 손을 땅에 대고 말했습니다.



아카네: 당신들이 373 프로덕션에, 더욱이 인질까지 잡아가며 요구한다면, 그것은 필시 악한 것이겠지요. 절대로 용서할 수 없습니다. 저를 위해, 그리고 373 프로덕션의 안전을 위해서 말입니다.


당신들, 사람 잘못 건드렸어.



[열혈분화(熱血噴火)]



그러자 땅에서 세 줄기의 마그마가 솟구쳤고, 그것에 휩싸인 오록스들은 그대로 타죽고 말았습니다.


아카네: 고작 이런 실력으로 제비들을 이겼다니, 거 참 이상하군요!


그들 입장에서는 굉장히 강력한 존재들이었을지 몰라도, 우리에겐 그저 날파리 정도로밖에 느껴지지 않는 힘입니다.
그리고, 당신들만 제비 이겨봤나요? 우리도 제비랑 맞붙은 적 있다구요.



그리고 한편으로는 실망했습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제비를 쓰러뜨린 조직답게 강력한 패기라든가 뭔가 숨겨진 게 있을 줄 알았는데, 이렇게 맥없이 쓰러진 걸 보니 허무해졌어요.
이들이 간부인지 말단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숨겨진 무기라고는 아무 것도 없어서 굉장히 허무해진 채 프로덕션으로 돌아갔습니다.




아카네: ...그래서 제가 이렇게 화아악 하고 쓰러뜨렸다니까요!


프로듀서: 그래? 그런 일이 있었구나. 굉장히 짜릿했겠다.


아카네: 전혀 짜릿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아무것도 없어서 허무했다구요!


프로듀서: 어쨌든 위험한 조직이 또 나타났다는 거잖아. 이름이 오록스? 이거 조심해야겠는데!




아라이: ...누구요?


아카네: 오록스입니다. 혹시 아라이 씨께서 아시는 분이에요?


아라이: 아, 아니요. 이름 정도는 숙지해두고 조심하려는 거죠.


프로듀서: 아라이 씨도 조심하셔야 해요!


아라이: 알겠습니다. 조언 감사드려요.




3.-「사생팬을 퇴치하는 방법」


미쿠: 미쿠다냥.
미쿠는 인기도 많고 유명한 아이돌이라 팬들이 굉장히 많다냥.
그 중에서는 좋은 팬들 뿐만 아니라 질나쁜 팬들, 예를 들어 무개념 팬들이라든가 사생팬들도 있다냥.
이것은 비단 미쿠뿐만 아니라 모든 아이돌의 아이돌 라이프에 있어 필연적인 숙제다냥.


미쿠는 고민한 끝에, 그 해답을 얻어냈다냥.
말하기 편하게 마에카와씨어로 말할게.




어느 날, 나는 내 인생 최대...는 아니고 하여튼 커다란 스케일의 라이브를 마친 참이었어.


미쿠: 하아~다 끝났다냥!


프로듀서: 수고했어, 미쿠!


미쿠: P짱도 봤냥? 어땠냥?


프로듀서: 당연히 봤지! 엄청났어! 수고했어!


미쿠: 이제 슬슬 돌아가자냥.


프로듀서: 씻고 나와. 차 대기시켜놓고 있을게.



하여 나는 대기실에서 15발자국 쯤 떨어진 연예인 전용 샤워실에 들어가 머리를 감고 샤워타올로 온몸을 빡빡빡 닦았어.
정말 그동안의 피로가 다 씻겨져 나가는 느낌이더라!




그렇게 씻는데, 무언가 이상한 게 느껴졌어.


미쿠: 거울 이 부분, 왜 김이 안 서리냥?


해서 자세히 보는데, 알고 말았어.
이거, 거울이 아니야.



몰래카메라야.




그것을 알고 나니 소름이 끼쳤고, 곧바로 뛰쳐나와서 옷을 대충 걸친 채 프로듀서에게 달려갔어.



미쿠: P짱!!! P짱!!!


프로듀서: 왜 그래, 미쿠?


미쿠: 샤워실 거울! 거울이!!!


프로듀서: 무슨 말이야? 웬 거울?


미쿠: 거기에...카메라가 숨겨져 있어!!! 몰래카메라야!!!


프로듀서: 뭐? 카메라? 어디? 샤워실 거울에 카메라가 있다고?


프로듀서와 같이 달려가서 다시 확인한 결과, 틀림없이 카메라가 숨겨져 있었어.



이 사실이 알려지자, 공연장 스탭들은 물론이고, 프로덕션, 심지어 팬카페까지 발칵 뒤집혔어.
세상에 어떤 놈이(놈인지 년인지 모르겠다!) 그것도 샤워실 거울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한단 말이야?



결국 경찰이 출동했고, 하루 동안 수사를 진행한 결과, 드디어 범인을 잡을 수 있었어.
범인 놈의 얼굴을 확인하는 순간, 나는 소름이 잔뜩 끼쳤어.
그는 내 팬카페 ‘냥페이’의 블랙리스트 후보에 자주 오르는 악질들을 지칭하는 ‘3대 오물’ 중 하나였지.
그동안에도 스토킹을 상습적으로 저질러 냥페이에서는 폐급으로 단단히 찍혔는데, 마침내 잡혔네.
소름끼치니까 빨리 감옥으로 꺼져.



첫 번째는 이렇게 잡혀서 연행되었는데, 두 번째 녀석을 잡는 일은 생각보다 빠른 시일 안에 일어났어.




어떤 날은 시가 현청 강당에서 악수회를 진행하게 되었어.
여기도 꽤 넓은 크기를 자랑하는데, 그런 곳을 꽉 채울 정도로 스나네코(내 팬덤명이야)들이 많이 왔지!
한 사람 한 사람 손을 잡아주며 간단한 인사말을 건넸어.



그렇게 악수회를 진행하는데, 갑자기 장내가 술렁거리는 거야.
왜 그런가 해서 봤더니, 내 앞에 있는 사람 때문이었어.
그로 말할 것 같으면, 냥페이의 3대 오물 중 한 사람인데, 전에 잡아간 스나네코는 외적으로 어그로를 끈다면 이 녀석은 SNS의 어그로꾼이라고 할 수 있지.
그런 녀석이 잘도 여기에 왔네.



???: 에헤헤 미쿠냥이다! 미쿠냥을 만났어!


미쿠: . . .



기분 나쁜 걸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어.
대체 무슨 뻔뻔함으로 여기에 오는 거야?



#쨔악,



결국, 악수 대신 뺨따구를 갈겼어.
내 손엔 육구 능력이 있어서 손에 닿는 모든 것들을 튕겨내는 능력이 있는데, 그런 손으로 때렸지.
지극히 평범한 힘으로 쳤을 뿐인데 아주 멀리 날아가더라고.


그: 꺄아아악!


(콰앙)


스나네코: 우와아! 멋있어, 미쿠냥!


스나네코들은 박수와 환호성을 보냈어.
그리고 악수회는 다시 활기차게 진행되었고.



그 이후로 그 녀석은 팬카페 탈퇴 및 SNS 세탁과 자물쇠를 걸어잠궜고, 그 이후로 소식은 전혀 들을 수 없었어.
3대 오물 중 한명이 이렇게 또 사라졌네.




그 이후로 반의 반년 정도가 지나갔어.
그날은 하루 종일 야외예능을 찍고 난 후라 몸이 피곤하고 뻐근했어.
가뜩이나 그 전날도 바쁜 스케줄을 뛰느라 잠을 잘 못 잤던 데다 레슨 하다가 허리를 삐끗하는 바람에 지금 좀 아파.



기숙사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침대에 누워 잠들었어.
지금 잠들면 아마 내일 아침, 아니 거의 정오가 될 때까지 안 깰지도 모르겠네.




???:꺄아아아악!!!!


누군가 지른 비명소리에 바로 눈이 떠져버렸어.
비명을 지른 사람은 다름아닌 쿄코였고.


미쿠: 뭐야...무슨 일이야, 쿄코...


쿄코: 저기 밖에...이상한 사람이...!


쿄코가 가리키는 곳을 보니, 그곳에는 과연 심상치 않은 사람이 풀장비에 갑빠세트까지 갖춘 채 대포카메라 급 크기의 망원경으로 이곳을 응시하고 있었어.



저 사람이 누구인지는 대충 짐작이 갔어.
분명 냥페이의 3대 오물 중 마지막 한 명이겠지.


미쿠: 지난번의 그 녀석들은 최약체였던 건가...저 녀석은 뭔가 좀 다르네.


감탄이 나왔어. 보다시피 준비성이 철저하니까.
사생팬 짓을 하는 데도 저렇게 철저하다면 다른 일에서는 얼마나 더 철저할까?
나도 저렇게 준비성이 철저해야 할 텐데. 가끔은 빼먹는 게 많은데.




하지만 그건 그거고, 사생팬들은 없어져야 해.
저렇게 죽치고 앉아있으면 뭘 해도 불안하단 말이지.



우선은 사진을 찍어두었어. 제발 이런 짓 좀 하지 말라는 포스팅에 첨부하게.
그러고 나서는, 내 그간의 피로와 허리 통증을 한데 모아서 그에게 날렸어.
견디기 조금 힘들 거야. 내 3일간의 피로와 통증을 다 뭉쳤거든.




조금 시간이 지나자 둔탁한 비명소리가 들렸어.


“끄아아아악!!! 아아아악!!! 끄아악!!!”


음, 잘 갔나 보네.
안심하고 창문을 닫았어.


그런 다음엔 핸드폰을 켜서 사진을 첨부한 뒤 멘션을 달았어.


[제발 이런 짓 좀 하지 말아달라냥! 이게 대체 뭐하는 짓이냥! 힘들어서 못 살겠다냥!]


만약 내게 이능력이 없없다면 정말로 하루하루가 힘들었겠지만, 다행히 이능력이 있어서 그 힘듦이 절반으로 줄었어.




그렇게 나는 냥페이의 3대 오물을 전부 제거했어.
하지만 이러한 일에 대한 강조는 중요하니까, 소속사 차원에서 스나네코들에게 엄중한 경고를 날렸지.


[스토킹 및 사생팬 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고소를 할 것을 엄중히 말씀드립니다.]


이제는 더 이상 사생팬 짓 하는 스나네코들은 없겠지! 다행이다!





4.-「숨겨둔 내 이야기」


아라이: 아라이입니다.
결론만 말씀드리자면 오록스가 얻어내고자 하는 것은 저입니다.
왜냐하면 제게 그들과 관련된 과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몇 년 전의 일이었을까요?
373 프로덕션에 입사하기 한참 전에, 미츠키를 만나기도 전에, 그때 저는 오록스와 모종의 협업 관계에 있었고, 그들의 ‘사업’에 도움을 주곤 했습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 오록스의 리더가 사망하였고, 누가 리더직을 이을 것이냐는 건으로 잠시동안 내분이 벌어졌습니다.
다행히 중재와 공정한 선거를 통해 갈등은 잘 마무리 되었지만, 그 갈등이 얼마나 심각했었는지 하마터면 오록스 파가 완전히 두 쪽으로 갈라지는 줄 알았다구요.



그 내분 사이에서, 저는 도망쳤습니다.
내분 속에서 갈리는 것이 싫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저는 그들 사이에서 ‘병기’가 되는 것이 싫었기에, 반이 약간 안 되는 수의 오록스 동료들을 죽인 뒤 도망쳤어요.
그리고 더 이상은 그들과 엮이지 않고 손을 씻기로 다짐했습니다.
그 다짐을 언제나 되새기고자 미츠키를 만났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 위해 373 프로덕션에도 입사했어요.


그런데 그 오록스가 다시 한 번 나타나다니, 끔찍한 일이 아닐 수가 없지 않겠나요!




사실 지난번에 오록스의 전(前) 동료 시루타쿠를 만났을 때, 오록스가 다시 올 것을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었습니다.
그때는 말씀드리지 않았지만, 시루타쿠에게서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오록스의 리더가 그러더라.
우리가 잡아서 데려가든, 너 스스로 오든 돌아오기만 한다면 도망친 죗값과 시간 같은 건 없던 일로 하고 다시 예전처럼 잘 지내보자고.”


하지만 저는 오록스에 돌아갈 마음이 전혀 없습니다. 그곳에 가면 다시 ‘병기’가 되어버릴 것이 뻔하니까요.
그때 오록스의 동료들은 저를 정말 잘 대해줬지만, 그래서 그건 감사하지만, 그래도 돌아갈 생각이 없습니다.



하지만 오록스는 저를 데려가기 위해서라면 언제든 이곳에 쳐들어올게 뻔합니다.
그걸 막아내기 위해서, 아이돌들을 좀 이용해야겠어요.
살아남기 위해 살려둔 절반마저 없애야만 하겠습니다.



오록스 그 녀석들을 완전히 멸절시켜버려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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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보았어요.
원래는 6시 반에 올라갈 예정이었으나 컴퓨터 오류로 다 날아간 바람에 다시 썼습니다.
이제 슬슬 아라이의 능력이 공개될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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