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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V시키-My Chemical Metamorpho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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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4-07, 2020 01:10에 작성됨.

시키쨩이야~다들 잘 지내지?



내가 어젯밤에 꿈을 하나 꿨는데, 난토, 세상이 초능력자들 일색으로 가득해지는 꿈이었어.
얼마나 놀랐다고. 악몽은 아니었지만 꽤나 고통스러웠단 말이야.


...응? 그거 꿈 아니라고? 무슨 소리야 그게?




오늘 하루는, 정말 전에 없이 스케줄들로 빡빡하게 찼어.
뭐랄까, 지금가지 쉰 만큼 일 하란 느낌인뎅.
하긴 이 정도는 일해줘야 수지에 맞긴 하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방송국 오니까 너무 지루한 거 있지.
해서 바로 실종크리를 쳐줬어.


“냐하하~실종하자~”


다들 잘 있어어~


-A few moments later.-



잡혔어. 방송국 입구를 빠져나간 지 3분도 안 돼서 레이레이가 차를 몰고 오더라!


“냐아아아!!!!”
“돌아가자, 시키!”
“평소엔 잡지도 않더니만 오늘은 왜 잡냐!!!”
“방송이 있으니까?”
“치사한 자식!!!”


결국 끌려갔고, 마지막까지 꼼짝없이 방송을 마치고서야 풀려날 수 있었...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그 다음 방송, 또 그 다음 방송, 또또 그 다음 방송까지 진행해야 했어.
심지어 3번째 방송은 야외예능이었는데, 아예 실종 대비 전문 인력까지 대기시켜 놨더라니까?!
레이레이 이 치사하게 꼼꼼한 자식을 봤나!!! 냐아아아아아!!!!!!




그 후로 얼마나 지났을까, 대충 하루 종일 메챠쿠챠 휘둘린 다음, 밤이 늦은 시간에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어.
씻을 힘도, 옷 갈아입을 기력도 없어서 방으로 들어오자마자 그대로 쓰러져 잠들었지.
내가 이렇게까지 힘들어죽는 삶을 사는 건 처음인데.
역시 사람은 실종을 하면서 기력을 충전해줘야 해. 안 그러면 시키쨩처럼 힘들어서 죽어버린다구.



꿈에서, 그 꿈을 또 꿨어.
이번엔 나도 초능력자가 되었지. 그리고 갑자기 하늘이 뒤집혀서 다른 색으로 변하더라고.
비록 꿈일 뿐이었지만, 장면들이 너무 휙휙 바뀌어서 정신이 없었어.
어떨 땐 사무소, 또 어떨 땐 갑자기 도쿄역, 또 어떨 땐 우리 집 근처.
꿈이란 원래 이런 걸까. 이렇게 정신없이 지나가는 걸까. 그러니까 꿈인 걸까.
...인생무상 화무십일홍이네, 진짜.




다음날에도 일정이 빡빡하게 잡힌 거야.
다만 여러 스케줄이 있다기보다는, 한 스케줄에 투자해야 할 시간이 많다고 하는 게 맞겠지.
무려 영화촬영이야. 그것도 이제까지와는 다른 역할.
지금까지 연기를 하면 매드 사이언티스트 역할을 맡는 게 보통이었는데, 이번엔 아니야.



내가 맡은 배역을 소개하자면 이래.
어떤 매드 사이언티스트가 개발하고 나서 얼마 안가 사망해 버린 바람에 긴 시간 방치된 크리쳐 군단이 있는데, 30년이 흐른 어느 날 깨어난 크리쳐들의 2인자, 한마디로 페이크 최종보스 격인 거지.
외형은 머리에 작은 즈미미미(쥐 귀), 조금 두꺼운 외투, 한 자루의 나이프와 날카로운 빠루, 방독면, 그리고 등에 짊어진 커다란 기기...한마디로 이질 왕수달 닮았다고 생각하면 돼.



이 배역은 내 기억 속에서도 특히 강렬했던 캐릭터였던게 뭐냐면, (물론 평소에 매드 사이언티스트 역만 맡다가 처음으로 맡게 된 다른 배역이기도 하지만) 이 캐릭터가 굉장히 강하거든. 심지어 진 최종보스보다도 강하면 강했지 절대로 약하지 않은 수준이야.
그리고 대사는 거의 없는 대신에 액션 신이 굉장히 많아. 초고속으로 달려가기, 날아차기, 검술, 근접전, 기타 등등 하여튼 많은 액션을 해야 했다고.
대사도 뭐 ‘후우욱...’, ‘후우’, ‘샤아아...’ 같은, 대사보다 그냥 거친 숨소리에 가까운 소리들 뿐이었지.



시키쨩 개인적인 느낌에 이 영화는 성공할 수 있어.
왜냐면 천재 지니어스 사이언티스트 시키쨩이 참여한 영화니까.
실패하면 이 자리에서 메이카이가 담긴 향수병을 전부 깨뜨려도 좋아.
그 정도로 나는 자신 있어. 이 시키쨩이 흥행을 보증한다.




확실히 그 영화가 나온 직후에, 관람한 동료 아이돌들에게 내 연기에 대한 호평을 받을 수 있었어.
전체적인 평은 듣지 못했지만, 내가 한 연기에 관해서는 확실히 잘 했다고 그러더라. 그리고 영화가 전체적으로도 좋았대.
음, 그렇다면 다행이네. 시키쨩이 걱정 안 해도 되겠어.



과연 세간의 반응도 좋았고, 어떤 평론가가 말하기를 정말 오랜만에 멋진 액션물을 본 것 같대.
그렇게 말해주니 고맙네~. 촬영하고 나서 한동안 근육통에 시달렸었는데 그거 전부 보상받은 기분이야. 물리치료가 따로 없는 걸!




시간은 계속 흘러 어느새 저 멀리로 가 있기 마련이야. 그는 목이 굳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고.
그런 생각을 하며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고 있어.
2주 동안 빡세게 스케줄을 수행해 나가다보니 결국 3일간의 오프가 주어졌어.


“냐아아~이제야 좀 쉬겠구나~”
“2주 동안 수고했어, 시키.”
“난 오늘부터 3일간 쉬는데, 레이레이는 어때? 레이레이도 쉬나?”
“쉴 리가, 아이돌 케어하느라 바빠.”
“하긴, 내가 어디로 튈지 모르니까 말이지~”



“네에, 레이레이.”
“응? 왜 그래, 시키?”
“언제나 시키쨩 케어해주느라고 수고가 많아. 그래서 고마워.”
“별 거 아냐. 넌 내 친구고, 그리고 내 담당 아이돌이니까.”
“그래서, 시키쨩이 주고 싶은 선물이야!”


쪽,


레이레이의 입에 내 입을 맞췄어.
갑작스럽게 맞춰서 조금 놀라긴 했지만, 사실 난 이거 예전부터 하고 싶었다고.


“시...시키...!”
“어때? 시키쨩의 입술 맛은?”
“...달콤하네. 역시 시키다운 키스야.”
“그래? 한 번 더 하자!”


쪽,


한 번 더 입을 맞췄어.
두 번 하고 나니까, 왠지 부끄럽네. 냐하하.




만족할 만큼 했다 생각하고 자리를 뜨려는데, 레이레이가 뒤에서 날 붙잡았어.


“레이레이?!”
“치사해.”
“응?”
“너만 키스하고, 나도 먼저 할 거란 말이야.”



내가 대답할 새도 없이, 레이레이의 입맞춤이 내게 왔고, 그 순간 나는 뻑갔지.
결국 그날의 반나절은 서로 껴안고 뒹굴뒹굴하느라 다 보냈어.



참고로 뒹굴뒹굴했다고 해서 엄한 짓 한 건 아니니 안심하라고?
...언젠간 엄한 짓 실컷 하고 싶은데 말이지만.




그때 처음 입을 맞춘 걸 계기로, 우리 둘은 기분 좋을 때, 시간 날 때, 원할 때 서로 입을 맞추곤 했어.
그 곳이 집이든, 거리든, 심지어 회사든 상관하지 않고 말이야.



회사면 안 되는 거 아니냐고?
몰라, 근데 안 되지는 않을 거야. 요즘 우리 회사에서는 사내연애가 허용되어서 프로듀서와 아이돌의 연애, 아이돌과 아이돌의 연애, 프로듀서와 프로듀서의 연애가 공공연하거든.
처음엔 상부에서 이런 일들을 어떻게든 막고자 했지만 하도 연애질이 활개를 치니까 이젠 아예 포기하고 암묵적인 허가를 내렸어.
아, 이건 여담인데, 치히로 씨도 회사 내에 몰래 사귀는 사람이 있다던가?




그 와중에 조금 웃긴 얘기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렇게 키스를 주고받았으면서도 우린 안 사귄다?
왜냐고? 친구 사이가 더 좋으니까. 사귀다가 결혼하는 거, 그거 얼마나 뻔한 일이야? 나중에 친구 사이에 결혼하는 게 더욱 신선하지.
뭐, 이건 농담이지만, 앞으로도 연인 사이가 될 생각은 없어. 개인적으로 연인이란 말은 조금 부담돼. 그냥 친구 사이로 있다가 사이좋게 결혼하고 애 낳고 번창하는 게 더 나아.
뭐, 말은 그렇게 했어도 주변 사람들은 우리를 영락없는 연인 관계로 보고 있지만 말이징.




그 와중에 말이지, 한 가지 곤란한 일이 생겼어.
곤란하다고는 해도, 처리할 방법이 없다기보다는 방법은 있는데 어떤 걸로 해야 할지 감이 안 잡히는 거랄까.
그래서, 무슨 일이냐고?
벨벳 로즈 말이지, 한동안 안 그러다가 갑자기 왜 어그로를 끄는 건지 모르겠네.




요즘 유튜브 채널 개설해서 방송하는 게 트렌드지. 걔네들도 개설했어.
사실 나도 개설해서 화학실험 하는 거 업로드 한 적 있었는데 테러무기 제작에 악용될 걸 우려당해 유튜브봇이 잘라버렸던 기억이 있네.
벨벳로즈가 채널을 만들어서 올린 첫 번째 영상이 뭐였냐면 쿠키 만드는 거였단 말이야.
근데 그 쿠키들 중에 모양이 별로 좋지 않은 게 있었단 말이지. 그걸 보고 치요가 하는 말이


“우리 회사의 시키 씨처럼 정말 답이 안 나오는 모양이군요.”


라고 했단 말이야.




...왜 거기서 나를 언급하냐?
난 적어도 그 쿠키만큼 답없는 삶을 살진 않았어.
내가 그 댓글창을 봤거든? 무슨 리아무가 방송한 줄 알았어.
뜬금없이 나를 까더니, 댓글창 폭발했네.
아이고 고소하다, 무슨 참기름인 줄!




사실 뭐 나한텐 딱히 불이익이라든가 그런 건 없어.
자기들끼리 염상지르다가 이렇게 된 거니까.
화는 안 나는데 그냥 어이가 없어.
어이가 없어서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안 잡힌다.



어이가 없는 방송을 뒤로 하고 난 내 할 일을 했어.
그러다 생각한 건데, 논란을 일으켜서 그렇지 벨벳로즈도 유튜브를 하고 있잖아. 그러니까 나도 할래.
아니 솔직히 세상천지에 누가 화학실험 하는 영상을 테러랑 연관 짓냐고. 내가 무슨 이시하라 쇼코인 줄 알아? 이시하라 쇼코도 그렇게는 안 했다, 이 바보들아.



그렇다고 다른 소재를 쓰자니 딱히 할 만한 게 없고, 시키쨩은 화학 전공이라 다른 건 젬병이란 말이징.




결국 레이레이한테 자문을 구했어.


“레이레이, 나도 유튜브를 하고 싶은데, 어떤 소재로 하는 게 좋을까?”
“음, 글쎄. 평소에 하던 대로 하는 게 좋지 않아?”
“평소에 하던 대로 했다가 계정 정지당했단 얘기 안 했었나?”
“솔직히 네가 하는 실험들은 워낙 격렬해서 정지당하기 충분하긴 했어.”
“레이레이 너마저...그럼 뭘 하는 게 좋을까.”
“필수는 아니니 그냥 안 해도 좋지 않으려나. 아니면 혼자 하지 말고 립스랑 같이 한다던가. 벨벳로즈도 둘이서 하니까.”
“립스랑 같이 한다! 그거 아이디어 좋다! 당장 제안해봐야지!”
“일단 담당 프로듀서들끼리도 상의를 해야하긴 해.”


어쨌든 립스와 유튜브 채널을 만들겠단 계획을 머릿속에 세운 뒤에, 그때 뿌릴 기분 좋은 향수를 만들 결심을 했어.



그 상의가 이루어지는 동안에, 나는 다시 막힐 각오를 하고 향수 제작 채널을 개설해서 여러 가지 향수를 제작하는 방법을 강의했어. 파티 때 좋은 분위기를 내주는 향, 잠잘 때 유용한 향, 상대를 뻑가게 만들고 싶을 때 쓸 만한 향 등등.



유튜브봇에 의해 금방 막혀버릴 거란 예상과는 달리 꽤나 긴 시간 운영되었고, 지금도 운영 중이야. 확실히 지난번엔 조금 난폭하게 했었던 것도 같네.
혹시 시간 되는 사람들은 유튜브에서 「시키의 퍼퓸타임」검색해서 구독과 좋아요 좀 한 번씩 눌러줘. 매주 월요일 점심마다 녹화본 업로드하고, 목요일 저녁마다 라이브로 방송하니까 말이지~





그렇게 살아가고 있으니, 오랜만에 그런 생각이 들었어.


‘나, 이 세상에서 정말 잘 살고 있구나.’


전 세상이었으면 이런 삶은커녕 뭘 해야 할지도 몰라 시간만 낭비하고 있었을 텐데, 확실히 시키에게 빙의하기를 참 잘한 것 같아!
결국 시키쨩이 되어 파라다이스 라이프를 즐기고 있고, 또한 내가 원하는, 정말 시간 낭비하지 않고 착실하게 천재의 삶을 살고 있잖아!




한편으로는 그런 생각도 들어.
일단 빙의라고 하면 보통은 악령이 들어가는 걸 의미하지.
그리고 코우메, 카린, 요시노가 나에게 가장 많이 했던 말,


“시키 씨의 몸에 든 악령을 쫓아내야 해.”


그 ‘악령’은 나고.


만약에, 내가 악령으로서 들어왔다면, 어땠을까. 아마 모르긴 몰라도 시키는 제명에 못 죽었겠지.
내가 악령이 아니라서 참 다행이야.




...아닌가? 악령인가? 악령이라면 악령일 수도 있겠지.
시키 입장에서는, 웬 정체도 모르는 영혼이 갑자기 나타나서 몸을 빼앗고 자신을 저승으로 내쫓아버렸으니 말이야.
거기다 기껏 되찾으려고 왔더니만 나중엔 한 술 더 떠서 자신과 상대방의 영혼이 섞여버리고. 인간적으로 얼마나 황당하겠어. 시키에게는 내가 악령이지 뭐.
그렇게 생각하면 요시노와 카린과 코우메가 말한 게 틀린 것도 아니라서, 조금 서글프네. 에휴.



그런 생각을 하면서 다음 촬영의 소재는 뭘 할지 고민해봤어.
시키쨩이라도 이런 건 고민할 가치가 있단 말이야.



그러다가 생각난 아이디어,


데레스테 할 때 기분을 좋게 해주는 향,


그런 향이 따로 있는 거냐고?
아니? 그냥 시키쨩이 생각하기에 그럴 것 같은 향을 만드는 거야.
한마디로 철저히 시키쨩의 주관적인 기준이지.




「이 향으로 말할 것 같으면,


1. 가챠 돌리면 바로 쓰알이 나올 것 같고,
2. 라이브 뛰면 풀콤 나올 것 같고,
3. 협라 뛰면 괜찮은 덱이 쨔여질 것 같고,
4. 3시 되면 금방이라도 담당돌 신쓰알 나올 것 같고,
5. 친구신청이 쏟아질 것 같은,


그런 느낌을 주는 향이야!
자! 한번 만들어볼게! 보고 있지? 구독과 좋아요 한 번씩 눌러줘!」




이 멘트로 말할 것 같으면, 월요일 점심 때에 업로드할 영상을 찍고 있는 중이야.
편집이랑 자막이랑 그런 거 다 들어가야 하니까 적어도 일요일 점심에는 촬영과 편집을 시작해야 해.
보통은 월요일까지 넘어가지만, 다행히 이번 영상 편집은 조금 일찍 끝나서 일요일 밤 10시에 모든 작업이 끝났어.


어쩌면 사기 영상이 될 수도 있겠지만, 아무렴 어때,
시키쨩은 이런 향을 맡을 때 그런 느낌 난단 말이야. 아예 거짓말하는 것도 아니고.




그러고 보니까 그렇게 물어보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네.


“시키의 향수 제작은 거의 프로 조향사 실력인데 초보자가 따라할 수 있는 거야?”


그래서 찍고 있는 거야! 초보자들도 따라할 수 있게, 어디서든 간단히 구해지는 재료들로 만들 수 있는 기초적인 향수 제작법!



나중에 시청자들이 요청한다면 중급 편도 만들 예정이야.
조향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서 필요한 정보들을 정리한다거나, 그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영상강의를 찍는 그런.
뭐, 정작 나도 조향사 자격증 같은 건 없지만!
나도 조향사 자격증, 그런 거 공부해둘까? 재미있을 것 같은데 말이지!




과연 이번 댓글창의 반응은 별로 시원스럽지 않았어.
개인차가 있다고는 하지만 그게 너무 심한 거 아니냐며 항의하는 내용이었지.


난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겼어.


“내가 영상 초반부에 말했잖아. [이 향에 대한 효과는 개인차가 있을 수 있습니다.]라고.”


하지만 그 개인차가 너무 심하면 영상이 엉터리라고 생각될 수 있지.
심지어 레이레이조차도


“시키, 이영상은 개인별 편차가 너무 심한 것 같아. 그냥 내리고 다른 거 찍는 게 낫지 않을까?”


할 정도니까.



할 수 없이 영상을 내린 뒤 사과문을 썼고, 한동안 꿍해있었어.


“이 위대한 향수의 매력을 발견하지 못하다니!”
“여기에 불만 제기한 사람들 분명 가챠 도부난 사람들일 거야!”
“분명 잘 가다가 1미스 뜬 사람들일 거야!”


사실 꿍해있을 이유는 없는데, 사람들이 알아주지 못한다고 생각하니까 왠지 화가 났을 뿐이야.
그나마 꿍해있었던 것도 이틀도 못 가서 풀어졌다고.




그리고 다시 새로운 소재를 찾기 시작했어.
예를 들어서 [게으름 피우고 싶을 때 좋은 향]이라든가, 아니면 [할로윈 파티 할 때 쓸만 한 향]이라든가. 아니면 [밥 먹을 때 분위기 좋게 해주는 향]이라든가 말이지~



그리고 나중에 다 해봤는데, 반응이 좋더라고.
사실 이것도 시키쨩의 개인적인 주관에 따라서 만들어 본 건데, 역시 인간은 생각하고 느끼는 게 다 똑같구나 싶엉.



그 와중에, 레이레이에게 물었어.


“레이레이.”
“응? 왜 그래, 시키?”
“립스 채널에 관한 건은 어떻게 됐어? 분명 지난 주 쯤에 회의한 걸로 아는데.”
“아, 그거. 서로 시간이 맞질 않아서 그냥 개인 채널 운영으로 그치기로 했어. 그리고 사실 유닛 단위로 채널을 운영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야. 벨벳로즈나 미루아르처럼 입사할 때 같이 들어와 한 유닛으로 활동하는 애들이라면 모를까, 입사시기도 다르고 각자의 활동 시간도 빡빡한 유닛 단위의 채널 운영은 사실상 어렵지.”



그렇구나.
결국 립스 채널은 물 건너간 거네. 아쉬워라.
만약에 잘 됐으면 가벼운 만담 정도만 해도 조회수는 쉽게 챙길 수 있을 텐데.


뭐, 어쩌겠어. 서로 맞지 않는 시간과 스케줄을 원망해야지.
시키쨩은 그저 지금 하고 있는 채널이나 잘 운영해야겠어.





그러던 어느 날, 미시로 게임장에 들어가서 게임을 하고 있었어.
만우절을 기념으로 회사 차원에서 설립한 건데, 이게 아주 재미있더라.
내가 이 세상에 들어오기 전부터 있었던 게임들부터, 들어오고 나서야 생긴 게임들까지, 한 자리에 다 모여 있더라!


당연히 모든 게임들을 다 클리어 했어. 내가 알던 것들은 추억 때문에, 모르던 것들은 모르기 때문에. 당연하잖아.
하지만 클리어한 것과는 별개로 점수는 잘 안 나오더라.


“점수가 짜네.”
“시키, 게임하는 거야?”


레이레이였어.


“응, 게임들이 쉽지 않네~. 천재적인 시키쨩의 머리라도 운빨겜은 못 당한다구.”
“나도 해 볼래.”


하면서 레이레이가 나섰어.
조금 걱정되더라.
학창시절에 이런 코인겜이란 코인겜들은 전부 제패했던 애가 레이레이인데.


“이얍! 이거이거! 이쪽! 뺘아아!”




생각보다 점수가 처참하게 나왔어.


“어렸을 땐 잘 하더니만 왜 그래. 게임 끊었어?”
“어, 응. 중학교 때 이후로 오랜만에 해서 그런지 제 실력이 안 나오네. 한 번 더 도전할 거야.”



“얍! 이쪽! 뺘아아! 짜샤! 으잇”
“. . .”



이제 그만두자.
더 이상 했다간 레이레이 네가 비참해져.


“더 이상 못 보겠어. 그만 하자, 레이레이.”
“딱 한 판만 더.”


점수가 나보다도 낮게 나오는 걸 3번이나 봤으면서도 계속 도전하는 게 이젠 안쓰러울 정도인데 말이지.
눈물이 앞을 가린다. 또르륵...




결국 레이레이는 끝까지 괜찮은 성적을 보여주지 못했고,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안쓰러움과 불쌍함의 표정을 감출 수가 없게 만들었지.
그러게 박수칠 때 떠나라니까 왜 계속 도전해서 이 지경을 만들었니...



그러고 보니 오늘은 요시노를 만난 적이 없네.
딱히 만날 일도 없지만.
오늘은 그냥 아무 일도 없이 지나가는 날인가 봐.
그럼 내일은 뭔가가 있으려나.
딱히 없길 바라고 있지만 말이야~!




지금까지 정말 잘 산 것 같아.
누군가에게는 이치노세 시키로,
누군가에게는 정말 좋은 친구로,
누군가에게는...악령으로.



난 행복해.
지금 이 삶을 그토록 바라왔던 만큼.
이렇게 살고 싶었던 만큼.
설령 나에게 악령이란 오명이 붙어도, 가짜라는 누명이 씌워져도,



지금의 난, 정말 행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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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보았어요.
오랜만에 쓰는 거라 약간 감이 안 잡혀있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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