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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world, New life-3.변화구 마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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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2-27, 2020 16:24에 작성됨.

시키쨩 왔어! 다들 잘 지내고 있지?
요즘 이 세상에도 질병 문제가 좀 심각한데 너희는 건강하길 바랄게.




립스 라이브 공연이 있은 지 열흘 정도 지났을 때였어.
집에서 실험을 하고 있었는데, 조금 더워서 땀도 나고 그러네. 끈적끈적해.
안드로스테논 같은 건 느껴지진 않지만, 찐득한 냄새는 느껴져.



해서 받아놓은 목욕물에 몸을 담궜어.
목욕을 하고 있는데, 문득 왼팔에 뭔가가 나 있는 걸 발견했어.
뭐지, 이거. 호랭이 줄무늬 같은 반점이네.


“이건 뭐지?”


이런 거 아까까지만 해도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그냥 점이라기엔 너무 크고, 또 화학작용으로 생겼다기에는 너무 뜬금없는걸.
화학작용이라고 해도 최근에 뭔가가 몸에 닿은 것도 없고.


그러고 보니, 이런 알 수 없는 흔적들에 관해서 들리는 속설 같은 게 있지.
이런 것들이,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온 몸에 퍼져서 마침내 몸 전체를 지배해버린다는.


...라고는 해도, 이게 뭔질 알아야 그런 걸 믿든가 하지.
원인도, 영향도, 이름도 알 수 없는 이 반점들이 갑자기 나타나 버렸잖아.

뭐, 딱히 이상한 건 아니겠지.
피부병이라든가, 급성 돌연변이라든가, 아닐거야.
아니어야 할 텐데 말이야.



목욕재계를 마친 뒤,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몸을 헹구고 욕실 밖으로 나왔어.
나오니까 시간이 1시간 정도 흐른 것 같아.
머리를 말리고, 옷을 갈아입었어.


와중에도 이 반점들에 대한 의문은 풀리지 않았어.
아까까지만 해도 없었던 게 갑자기 생겨난 게 너무 이상하잖아.
단순히 뭐가 묻은 거였으면 아까 씻겨졌을 텐데 그것도 아니니 더욱 의문이란 말이야.


이럴 때는 역시 요시노지.
도와줘요, 요시노 왜건~!




단숨에 프로덕션에 도착했어.
옥상까지 올라갈 것도 없이 이번엔 사무소 복도에서 마주쳤지.


“아! 요시노 짱~!”
“시키 씨, 오늘도 저를 찾고 계시었는지~.”
“내가 널 찾고 있던 이유는 알고 있는 거지?”
“물론이오니~”
“이거 왜 그런 거야?”
“아, 그것은, 시키 씨가 이 세계에 처음 오셨을 때부터 있었사오니~”
“엑, 진짜? 거짓말! 왜 난 몰랐던 거지?”
“눈에 보일 정도로 반점이 짙어진 건 오늘이기에.”
“이거, 딱히 몸에 해롭거나 하진 않겠지?”
“물론이오니~다만, 예기치 못한 일들은 일어날 수 있는지라~”
“예를 들면?”
“저도 모르오니~”


요시노가 모르는 것도 있었구나...아니 모른 척 하는 건가?
그나저나 예기치 못한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게 무슨 뜻이지?
이 반점들이 온 몸에 퍼져서 끝내 각성이라도 하게 된다는 건가?


“이거, 숨길 수는 없는 걸까나~ 이대로 보였다간 왠지 여러 가지로 문제가 될 것 같네!”
“그것은 징표와도 같기에 완전히 숨길 수는 없을진대~”


어떻게 해도 완전히 숨길 수 없다니 큰일이네.
잠깐이나마 숨길 수는 있다는 걸까? 그 방법은 뭘까.



요시노와의 대담을 마치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려 걸음을 옮겼어.
1층 로비에 내려왔을 때, 코우메와 마주쳤지.


“안녕...시키...씨...”
“코우메쨩 안냥안냥~!”
“당신...정말로...시키 씨...?”


...또 그 소리야?
작년에도 그 소리 했잖아. 이제 그만 좀 하면 안 돼?
나 시키쨩 맞다니까?
요시노가 뭐라고 말 안 했어? 나 시키쨩 맞다고?


“그럼 진짜 시키쨩이 아니면 누구겠어?”
“...느낌이 달라...그 아이가...아니라고 말하고 있어...”


아노코 저 녀석은 뭘 안다고 나서나 몰라.
아니 근데, 확실히 아노코의 말이 틀리진 않았어. 원래 시키의 영혼 대신 내가 있는 거니까.
근데, 1년이나 지났으면 이젠 그 다른 느낌에 좀 익숙해질 때도 되지 않았나 싶은데.
나도 최대한 원래 시키의 느낌을 따라잡은 거라고.


“그 아이가...당신을 향해 가고 있어...”


응, 내게도 보여. 짙은 은색의 뭉치가 날아오고 있어.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아노코를 붙잡아 단숨에 끝내버려야지.


-탁-


유령을 붙잡는다고 이런 소리가 나진 않지만, 이번엔 그냥 났다고 생각해줘.


어쨌든 붙잡아서 내동댕이 치려 했는데, 전번과는 다르게 엄청나게 끔찍한 표정을 지으며 거대해졌어.


“히익?!”


정말 못생기기도 하여라.
이 녀석, 역시 평범한 유령은 아니었던 건가...


“너, 정체를 밝혀. 네가 진짜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어,”


아노코가 내게 말했고, 나도 질 수 없어 쏘아붙였어.


“내가 가짜란 걸 증명할 수 있어? 그리고 만에 하나 가짜여도, 어떻게 할 건데? 그런 걸 밝히면 원래의 시키가 돌아올 수 있을 것 같아? 어림도 없어. 이젠 내가 이치노세 시키고, 내가 진짜야.”


말하며 아노코를 붙잡은 손을 더욱 꽉 쥐었어.


“내가 진정 가짜라고 생각한다면, 진짜를 데려와 보든지. 네 세계에서 한가하게 킁카킁카나 하고 있을 것 같은데 말이야.”
“그래서 왔어.”


. . .엥?
뒤에서 뜬금없는 소리가 들리기에 뒤를 돌아보았더니, 정말로 원래 이치노세 시키의 영혼이 서 있었어.



“오랜만이네, 시키.”
“그래...널 뭐라고 부르면 좋을까? 프로듀서라는 호칭도 아까운데.”
“내가 나에게 매도당하니까 기분이 좀 묘하네. 그건 그렇고 무슨 일이야? 벌써 저승이 싫증났어? 다시 몸을 돌려받을 마음이 생긴 거야?”
“시키쨩, 최근 저승을 돌아다니면서 말이지, 네가 살아가는 모습들을 지켜봤어. 그런데 시키쨩다움이 묻어나오지 않더라? 그럴 바엔 몸을 돌려받는 게 더 낫지. 안 그래?”


뭐, 따지고 보면 완전히 틀린 말도 아니야.
나도 내 스스로, 가끔이지만, 시키다운 텐션을 잃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 적이 있었어.
억지로나마 찾아내려고 했던 적도 없진 않았어. 그래서 가끔은 텐션이 불안정하기도 했고.
시키, 너의 말이 맞아. 틀리지 않았어.



하지만,


“네에, 시키. 그거 알아?”


내가 입을 열어 말했어.
방금 시키의 말엔 한가지 허점이 있으니까.


“시키쨩 말이 맞아. 하지만 말이야, 그런 말도, 살아있지 않으면 설득력이 없다고? 살아있는 사람만이 그런 주제를 논할 수 있는 법이야. 삶이란 그런 거라고.”
“그 산 사람이 다시 되기 위해 여기 왔어. 몸을 돌려줘. 내 삶을 돌려 달라고.”



싫어. 돌려주고 싶지 않아.
시키, 저승으로 돌아가.



주변을 둘러보니, 어느새 코우메와 아노코는 물러나고 없었어.
시키와 나, 단 둘이서 결판을 지으라는 의미겠지.
그러면, 어떻게든 결판을 내야겠네. 시키를 다시 저승으로 돌려보내겠어.
싸울 마음이라든가 그럴 계획 같은 건 애초부터 없었지만, 이젠 어쩔 수가 없네.


덤벼, 이 시키야.
아니, 이제는 시키의 망령아.




그렇게 결투를 시작했어.
싸움을 했다고는 해도 서로의 조건부가 달라 투닥투닥이라던가 우당탕쿵쾅 퍽퍽 푸슝 하진 못했어.
다만 시키는 내 몸을 노리고, 나는 그런 시키를 막아내는 것 뿐이었지.
아마도 시키의 전략은, 내가 지칠 때를 노려서 몸을 차지하려는 걸 거야.



싸워보며 느낀 거지만, 시키의 영혼은 확실히 느낌이 다른 것 같아.
아노코랑은 급이 달라. 얘가 더 상위호환이야.
예를 들어서, 아노코는 아무리 빨라도 손으로 잡을 수가 있었어.
그런데 시키의 영혼은, 아무리 잡으려고 해도 안 잡히고 통과되더라.


...라고 생각했었는데, 갑자기 알게 됐어. 왼손으로는 잡히더라고.
왜 그런가 싶었는데, 아무래도 이 반점이 예사롭지 않아.
추측컨대 이것 때문에 되는 것 같아. 반점이 없는 오른팔로는 잡을 수가 없으니까.
이게 그 요시노가 말한 ‘예기치 못한 일’인 걸까?


“냐아?! 어...어떻게 나를 잡았어?!”
“그러게~이 시키쨩, 각성이라도 한 걸까~”


시키의 멱살을 잡고 계속 몰아갔어.


“이제라도 항복하고 돌아간다면 놔주려고 하는데. 항복할래?”
“싫어. 항복 안 해. 몸을 돌려받을 각오를 하고 왔단 말이야.”


절대 돌려받으러 오지 않겠다더니 왜 마음이 180도 바뀐 거야?




어쨌거나, 이제 끝을 내야겠어.
라고 말은 그렇게 해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네.
이럴 때 요시노라도 있어주면 좋을 텐데.
그러고 보면, 나도 어느새 요시노 의존증이 생겼는지도 모르겠어. 요즘 따라 요시노를 많이 찾게 되는 것 같단 말이야.



멱살을 잡고 있던 내 손에도 점점 힘이 빠져가고 있어.
이대로라면, 시키의 영혼이 바라는 대로 몸을 빼앗기게 되어 버려.


“으으으...”
“왜 그러는 거야? 이제 힘이 빠져?”
“그렇긴 한데, 아직 너 잡고 있을 힘은 있으니까 걱정 마.”


말은 그렇게 했지만, 사실 언제 놓칠지 모를 만큼 힘이 많이 빠졌어.
요시노는 안 와주는 걸까. 걔도 오늘 스케줄이 있었던가.
지금이라도 와서 날 도와준다면 좋을 텐데 말이야.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이젠 아예 놓아버렸어.


“힘이 다 빠져버린 거야? 안타깝구낭~”
“슬프게도, 이젠 널 막을 힘이 없어. 안 그러려고 했지만, 몸을 결국엔 빼앗기는구나.”
“자, 그럼! 감사히 받아가겠습니다~”
“냐...냐아아아아~?!?!”


시키가 내 몸에 들어오자, 나는 탈진해 버렸고, 최후의 발악으로 영혼의 상태로 시키와 맞짱을 뜨기 시작했어.


“그것이 너의 진짜 모습이야? 그런 모습이었던 거야?”
“그래. 이게 바로 시키쨩의 본모습이다!”



한참을 투닥투닥거리다가, 예상치 못한 일을 맞이했어.
뭐라고 해야 할까, 서로 끌어당겨진다고 해야 하나? 대충 그런 느낌인데.


?!?!




잠시 후 눈을 떴을 때 나는 사무소 수면실에 누워있었지.


“시키! 정신이 들어?”


이 목소리는, 미카.


“ㅁ...미카쨩...?”
“로비에 쓰러져 있었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그러고 보니, 아까 로비에서 시키의 영혼과...


어라? 나, 지금 뭔가 이상해.
분명 나는 나인데, 내가 아닌 것 같아.
왜 그런 거 있잖아. 인테리어가 추가되고 구조가 변경되면 분명 내 방인데도 어색해지는 거.
지금 딱 그런 느낌이야. 나인데 내 몸이 아닌 것 같아.


“시키?”
“응? 응. 시키쨩 괜찮아. 잠깐 어지러워서 쓰러졌나봐~”



미카와 얘기를 나누는데 저만치에 요시노도 보였어. 분명 뭔가를 알고 있다는 거겠지.
이 내 스스로의 기시감에 대한 답을 들을 수 있을 것 같네.




미카가 나가고 난 뒤 홀로 침대에 앉아 있는데, 요시노가 들어왔어.


“요시노.”
“결국...이러한 운명이 찾아오셨군요.”
“...뭐였어? 이거, 뭐였던 거야?”
“코우메에게 이야기는 들었사오니~시키 씨의 영혼과 결투를 벌이셨다고~”
“. . .”
“지금 시키 씨의 영혼은 시키 씨도, 다른 세계의 분도 아니신지라~”
“그게 무슨 소리야?”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시키 씨와 다른 세계의 영혼이 합쳐진 상태이오니~즉 둘 중 누구도 아닌 새로운 영혼이시지요~”
“...그러니까, 시키랑 전세(前世)의 내가 합쳐져서 지금의 내가 되었단 거네.”
“그렇사오니~”
“근데, 신기하넹. 기억들이 아직 살아있어. 잊어버릴 줄 알았는데.”
“두 분의 영혼이 합쳐진 것일 뿐이기에~기억들은 잘 보존되어 있답니다.”
“...요시노.”
“네?”
“...원래대로 돌아갈 순 없는 거야? 나와 시키의 영혼이 합쳐지기 전의 상태로 말이야.”
“흐음~굉장히 어려운 일일진대~또한 추천드리지도 않는 바이니~”


물론 그렇겠지. 차라리 이 상태가 더 나을지도 몰라.
만약 나와 시키의 영혼이 다시 나눠진다면 언제까지고 또 싸우게 될 테니까.



하지만 말이지, 지금의 나는 나라고 할 수 있는 걸까?
아까까지만 해도, 비록 시키의 몸에 살고 있었지만 영혼만은 순수히 나였지.
그런데 이젠 영혼까지 섞여버렸지. 이젠 뭣도 아니게 된 느낌이야.



근데 한편으론 또 그렇게 생각이 들더라고.
내가 순혈이건, 혼혈이건, 잡종이건 내가 나 스스로를 ‘나’라고 정의한다면, 나는 나인 거잖아.
내가 내 의지를 가지고 뭔가를 해낸다면, 나는 나니까 굳이 헷갈릴 필요도 없고.
정체성만 확실하다면 나는 언제까지나 나인 거겠지.


다만 굳이 고민한다면, 지금의 나는 어떤 나인 걸까.
새로운 정체성을 세워야 할 것 같아서 혼란스럽넹.


시키쨩, 예전엔 New Version 시키였는데, 이번엔 Another Version...아, 이건 안 되겠다.
Second version...왠지 나중에 서드 버전, 포스 버전도 있을 것 같아서 좀 그래.


몰라, 그냥 계속 NV시키 해. 계속 생각하면 시키쨩 머리 아프단 말이야.




저녁때쯤이 되어 수면실에서 나온 뒤, 시간도 이렇게 됐으니만큼 저녁도 해결하고 가기로 했어.


밥을 받아서 먹고 있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
요시노는 지금껏 나에게 여러 가지 사실들을 일러주기도 했었고, 때로는 내 의문을 미리 알고서 먼저 나를 기다리고 있었지.
그런데 그렇게 생각하면 뭔가 이상한 점이 있어.
예를 들어, 나와 시키의 영혼이 합쳐진 사실을, 어쩌면 요시노는 알면서도 그냥 놔두었던 것일지도 몰라.
코우메에게 듣지 않아도 스스로 와서 나를 도울 수 있었을 텐데 그렇게 하지 않은 걸 보면 괘씸하다 싶으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숨겨진 무언가가 있는 걸지도 모르겠어. 이게 꼭 나쁜 일만은 아닐 거라는 의미의 그런 것이.
뭐, 딱히 나쁘다고 생각하지도 않지만~.


그리고 이 반점, 사라지지 않았어. 오히려 조금 더 짙어진 느낌인데.
요시노 말마따나, 정말로 예기치 못한 일들이 더 많이, 그리고 더 강하게 일어날 수 있다는 거겠지.
그게 뭔지, 걱정도 되고 기대도 되넹.




밥을 다 먹은 뒤 집으로 돌아갔어.
아까 방정리를 안 하고 나와서 그런지 조금 더럽네.
시키쨩 청소 싫으니 때려칩니다! 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랬다간 뒤에 쿄코짱 서있을 것 같으니 조금이나마 해야겠다...


대충 일들을 세탁기에 넣는 정도의 다이나믹 로동을 하고 나니, 그래도 어느 정도는 깨끗해진 것 같아.
실린더와 플라스크들을 설거지하는 다이나믹 중로동까지 마치고 보니 벌써 반은 끝난 것 같은데, 아직도 할 일이 남은 걸까.
시키쨩, 귀찮으니 이쯤에서 청소 끝냅니다!



침대에 누워 뒹굴거리길 30분쯤 했으려나? 레이레이(이것도 옛날에 레이짱을 부르던 별명이었지)가 돌아왔어.


“다녀왔습니다~”
“레이레이 어서 와~”
“안녕, 시키! 그나저나 레이레이라니 그거 꽤 오랜만에 들어보네. 초등학생 이후로 7년 만인가?”
“벌써 그만큼 시간이 지났어? 세월 참 빠르넹~”
“그러고 보니, 어쩐지 오늘 시키에게서는 예전의 순수했던 느낌이 뿜어져 나오는 것 같아.”


원래 시키의 영혼이 나와 합쳐졌으니까 말이지~
근데 오늘 그렇단 건, 어제까진 안 그랬단 말이야? 좀 충격인뎅.


“근데 왜 갑자기 레이레이라고 불러? 오랜만에 듣는 거라 좋긴 한데 갑작스럽네.”
“뭐, 옛날 생각이 났다고 할까~레이레이라는 별명이 입에 붙기도 하고~”


말하고 방으로 들어오는데, 거울에 내 모습이 비쳤어.
평소라면 아무 생각 없이 넘겼겠지만, 이번엔 한 가지 의문이 들었어.


“내가, 원래 어떻게 생겼더라?”



2년 정도지만 시키의 모습으로 매일을 살다 보니까, 원래의 내가 어떻게 생겼었는지 기억이 안 나.
아까 시키가 ‘그것이 원래의 네 모습이냐’고 물었을 때 그렇다고 대답을 했지만, 솔직히 그건 얼떨결에 그랬던 거지 기억하고 있어서 그랬던 건 아니야.
너무 오래 되서 잊어버렸나 봐.



아니, 모르겠어. 시키와 영혼이 합쳐지면서, 기억들이 많이 뒤바뀐 듯 한 느낌이야.
나도 모르게 몰랐던 것을 알게 되고, 또는 알고 있었던 걸 잊어버리고. 왠지 그런 듯한데.
어쩌면 내 본래 모습도, 알고 있다가 잊어버린 기억들 중 하나에 속하는 걸지도 몰라.


정말 그런 거라면, 굳이 기억을 되찾고 싶진 않아. 어차피 이젠 언제까지나 시키의 모습으로 살아갈 테니 전세(前世) 같은 건 기억할 이유도 없고, 혹여 내가 그때 그 모습으로 돌아가게 된다면 그때 알 수 있을 테니 지금은 딱히 몰라도 되겠지!




그건 그렇고,


“레이레이.”


레이짱의 방으로 향했어.


“무슨 일이야, 시키?”
“내일 내 스케줄은 어떻게 돼?”
“음, 내일은, 경연 프로그램 출연 스케줄이 있어.”


경연이라, 작년이었던가, 그때 나가서 최종 우승까지 했던 ‘니가 가수냐’ 이후로 오랜만이네.


“무슨 경연인데? 이번에도 노래를 부르는 건가?”
“이번엔 네가 아니라, 남이 부르는 걸 듣는 거야.”


방청객이냐. 그런 거 할 바엔 실종할거양.


“방청객 생각한 거 아니지?


족집게네. 넌 너무 많은 걸 알고 있어.


“방청객이 아니라 심사위원으로 나가는 거니까 걱정하지 마.”


...엥? 심사위원?
갑자기 웬 심사위원? 시키쨩 그럴 짬도 안 되는뎅.



“나랑 같이 심사위원으로 나오는 사람은 누구 있어?”
“시키 포함해서 3명인데, 315 프로덕션의 츠즈키 케이 씨랑, 765 프로덕션의 키사라기 치하야 씨.”


푸웁.


“ㄴ...누구? 키사라기 치하야?! 그 아이돌 피닉스?!”


그녀는 노래에 있어서 이미 파랑새를 넘어 불사조와도 같은 존재야.
그런데 뭐라고? 내가 그녀와 같이 심사위원이라고?
인선에 키사라기 치하야가 끼어있다는 선에서 이미 시키쨩 가슴 쫄려서 아무것도 못할 것 같은데!
솔직히 말해 나랑 츠즈키 케이 씨 빠지고 키사라기 치하야 혼자서 심사해도 될 것 같은데. 우리가 있으면 오히려 방해만 될 거라고.



아니 그보다, 우리 프로덕션에 노래 잘 하는 사람이 없나?
로커듀오 키무라 나츠키와 마츠나가 료, 프로메탈러 호시 쇼코, 트라이어드 프리무스의 호죠 카렌, 천상의 목소리 모치즈키 히지리와 우메키 오토하, 기타 등등.


“그렇게 많은데 왜 하필 시키쨩이야?!”


그러자 레이짱이 대답했어.


“사실은 시키를 포함해 혼다 미오, 사기사와 후미카, 아베 나나, 타카가키 카에데 등 총선 상위 경험이 많은 아이돌들에게 섭외가 갔었어. 근데 다들 스케줄이 맞질 않아서, 결국엔 시키에게 오게 된 거고.”


...그러니까 결국은, 가창력이 아니라 총선 인기를 기준으로 섭외를 했었단 소리구만?!
순간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고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왔어.
이 PD 누군지 몰라도 그냥 막귀 얼빠인 게 분명해.



“그리고, 이 경연 방식에 대해서도 설명을 해줘야 할 것 같아.”


레이짱이 다시 입을 열어 말했어.
보통 하는 방식대로 진행하는 게 아니야?


“이번 경연은, 심사위원들 전원이 돌아앉아 있다가, 참가자의 노래가 마음에 든다 싶으면 의자를 돌려 참가자를 캐스팅하는 방식이야. 만약 2명 이상이 돌아앉게 되면, 참가자들이 캐스터를 고르는 식이고.”


그러니까, 대충 보이스코리아 같은 방식인 거네. 와카루와.



그러면, 나는 어떻게 캐스팅을 하는 게 좋으려나~
키사라기 치하야는 분명 실력을, 츠즈키 케이 씨는 ‘목소리의 선율’을 집중적으로 볼 텐데, 그럼 나는...감으로 캐스팅 해야겠어. 난 음악에 대한 조예가 둘에 비해 깊지 않으니까 말이야.




그 다음날, 시키쨩이 심사위원으로서 방송을 시작하는 첫날이 되었어.
무대에 오르기 전에, 함께 심사할 키사라기 치하야, 츠즈키 케이 씨와 가볍게 인사를 나눴지.

“냐하하~치하야 씨와 함께 심사를 하게 되다니~이거 제대로 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 잘 하는 사람들은 치하야 씨가 모두 데려갈 것만 같아.”
“이치노세 씨도, 분명 남다른 감이 있으실 것 같네요. 어쩌면, 캐스팅에 있어 저희가 자주 부딪힐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럴 수 있다면 왠지 영광일 거야. 내게도, 그리고 그 참가자에게도. 냐하~”
“후후훗.”


시간이 되자 무대에 올라가 각자의 자리에 앉았고, 내 심장은, 다른 둘도 그랬겠지만, 많이 뛰었고, 또 떨렸지.



조명이 켜지고, 방송이 시작되었어.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거라 그런지 더 떨리넹.
진행자는 825 프로덕션의 권하서가 맡아주었어.




“자! 지금부터 경연을 시작하겠습니다!
(환호성과 박수)
첫 번째 참가자부터 만나보시죠!”


이제 시작이다. 누가 나오려나.
싶은 생각이 드는 동시에 의자가 뒤로 돌아갔어.



조명이 어두워지고 멜로디가 흘러나왔어.


“♩♬♪”
“이자나이 이자나이~와타시노 파티에~”


아, 이 노래. 싱어송라이터 미유항의 ‘박쥐의 연회’네. 나 이 노래 좋아해.
예전에 케모노프렌즈 볼 때, 노래 부르는 사람 목소리가 좋다고 생각했었어.
보아하니 저 사람도 케모노프렌즈를 본 적이 있나 봐.



결국 1절이 끝나기도 전에 바로 뒤돌았어.
노래도 노래지만 반쯤 허스키한 목소리가 마음에 들었거든.
환호성이 쏟아졌고, 그 상태에서 그는 2절을 부르고 마지막 싸비까지 완창했어.
노래가 끝나자 나는 기립박수를 치며 쌍따봉을 날렸지.


“멋져! 완벽해!”



무대에 올라온 권하서가 그에게 말했어.


“자, 자기소개 해주시죠!”
“안녕하세요. 나라에서 온 17살 ‘카스가 하루코’입니다.”


“심사위원 분들 중 이치노세 시키 씨께서 카스가 양을 선택하셨는데요. 이유가 있으신가요?”
“다른 둘이 이 사람을 캐스팅하지 않은 게 의아한걸. 이 목소리, 잘 가꾸고 단련시키면 분명 인디음악계에 한 획을 그을 텐데 말이야.”


비록 내 개인적인 생각이고 추측이지만, 음악에 조예가 깊은 둘이 선택하지 않았지만 상관없어. 난 내 감을 믿는다.
이 목소리, 분명 좋은 원석이야. 잘 깎고 다듬으면, 시키쨩의 유닛 LIPPS의 음원기록을 깰 수 있는 노래가 나올 거라구.




“2번째 참가자의 무대가 있겠습니다!”


다시 의자가 돌아가고 조명이 어두워더니, 멜로디가 흘러나왔어.


“♩♬♪~”


음, 이 노래는...아리스짱의 ‘in fact'넹. 이거 감정표현 때문에 은근히 어려운 곡인데.



그런데, 어째서일까,


“내게 내밀어준 손, 피했던 것은 싫었기 때문이 아니라...정반대인 마음을 알아줘. 조금 더, 조금 더 솔직해진다면~”


아리스쨩에겐 미안하지만, 원곡자가 부르는 것보다도 감정이 깊이 느껴져.
치하야도 동감했는지 곧바로 의자를 돌렸고, 곧이어 케이 씨도 의자를 돌렸어.
나는, 이번엔 그냥 노래를 듣고 싶어. 이 참가자는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실력이 아니야.



결론적으로 닛타 이루카(19.홋카이도)는 츠즈키 케이 씨가 캐스팅하게 됐어.
심사평으로, ‘저 나이에 저렇게까지 깊은 감성을 낼 수가 있구나.’ 싶었다고 하더라.




3번째 참가자 이야기는 건너뛸게. 딱히 특별한 에피소드는 없었거든.
노래를 확실히 잘 부르긴 했어. 그렇긴 했는데, 시키쨩한테는 딱히 감이 안 왔달까? 케이 씨도 딱히 입질이 안 왔는지 돌지 않았고.
대신 치하야가 돌아앉았어. 실력이 충분하다고 생각된대.
결국 치하야가 그를 캐스팅했어.
그의 이름은 아야시 신페이(16.도쿄)였지.



그 후로 많은 참가자들이 지나갔지만, 그 중 우리가 캐스팅한 사람은 2~3명밖에 없었어.
치하야와 케이 씨는 물론이고, 음악에 조예가 깊지 않은 시키쨩에게조차도 이들의 무대는 너무나 지루하고 단조로웠어.




그렇게 29번째 무대를 볼 차례가 되었어.
살짝 지친 상태로 무대를 들을 준비를 하는데, 참가자가 준비한 멜로디 인트로를 듣고 왠지 모를 감이 왔어.


“이번엔 다르다. 왠지 느낌이 와!”


이번 참가자가 선곡한 곡은 펜타토닉스의 ‘Love Again'.


"you don't know how, you don't know why, you don't know how to love again~"


노래를 부르는 그의 목소리는 몹시 어렸고, 또 그럼에도 너무나 출중해서 듣는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어.


“냐아?!”
“이런 목소리가?”
“이 사람은 대체...?”


결국, 서로 합의라도 한 듯 동시의 의자를 돌렸어.
이는 이번 경연 최초의 올클리어였지.


“와아아아!!!”


환호성이 터져나왔고, 참가자의 모습이 보였어.
니나라든가 치에 또래 정도로 보이는, 정말 어린 아이였지.
그러자 치하야가 경악하며 외쳤어.


“너는...! 어째서 여기에...”


“you don't know how to love again~"



노래가 끝나자마자, 우리 셋을 비롯해 누구 하나 할 것 없이 모두 일어나 기립박수를 쳤어.


“이럴 수가, 이런 노래는 일찍이 들어본 적이 없군.”
“브라보...브라보...!”
“와우! 와! 진짜! 말이 안 나오네!”




분위기가 조금 진정된 후, MC 권하서가 그 아이에게 말했어.


“자! 자기소개 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사이타마현에서 온 9살 타카츠키 카스미입니다!”


그러자 기껏 조용해졌던 스튜디오가 다시 술렁거렸어.
타카츠키 카스미! 나무코 프로덕션 소속 타카츠키 야요이의 동생!
나도 놀랐고 케이 씨도 놀랐지만, 가장 놀란 사람은 역시나 치하야였어.


“카스미! 네가 어째서 여기에!”


같은 회사 동료의 동생이 여기 서 있으니 엄청나게 놀랄만도 하겠지. 게다가 노래도 너무 잘 하잖아!


“와! 역시 언니 따라서 동생 분도 노래를 잘 하네요!”


권하서가 외쳤어.



잠시 소란스러웠던 장내가 진정된 뒤, 계속해서 인터뷰를 진행했어.


“카스미양이 여기 출연한 거 언니도 알아요?”
“네! 지금 저어기에서 보고 있어요!”
“언니 오빠들이 카스미양 선택해줄 거 알고 있었어요?”
“음, 언니가 그랬어요! 제가 노래 부르고 있으면 셋 중 한 명은 꼭 뒤돌아본다고요!”


웃음이 터졌어.
말하는 게 귀엽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야요이가 내심 카스미의 실력을 믿고 있었단 뜻이니까.


내가 카스미에게 질문을 던졌어.


“그 노래는 카스미 양이 선곡한 거야? 카스미가 부르기엔 조금 날카로운 가사인데.”
“언니랑 같은 회사의 머리 뽀글뽀글한 언니가 들려줬어요!”
“뽀글뽀글...로코 씨 말하는 건가...애한테 뭘 들려준 거야...”


치하야가 되뇌었어, 내가 보기에도 로코 맞는 것 같네.
아무쪼록 로코가 이 노래를 오디오로 들려줬길 바래. 뮤비를 보여줬으면 쟤 그날 밤 악몽 꿨을 거야.



어쨌든 시시한 인터뷰는 이쯤 하고,


“이제 코치님을 정해야 하는데, 누구랑 같이 하고 싶어요?”
“으으음~.”


권하서의 질문에 카스미가 고민을 시작했어.
야요이가 이것에 대해서 뭐라고 조언 안 했으려나.


“더 편할 것 같은 언니오빠를 선택하면 돼요!”


권하서가 조언해 주었어.



카스미에게 제일 편한 사람이라고 하면, 아무래도 치하야겠지.
생판 남인 나와 케이 씨에 비해, 치하야는 그래도 언니인 야요이와 같은 소속사이니만큼 어느 정도 안면이 있을 테니까.



결국 예상대로 카스미는 치하야가 캐스팅해갔고, 우리는 다음 무대를 들을 준비를 했어.
나중에 안 거지만, 야요이도 내심 치하야가 데려가길 바랐다더라. 이왕이면 서로 아는 사람에게 맡기는 게 더 안심될 테니깐.
...나도 우리 프로덕션 아이돌의 형제자매 나오면 캐스팅해갈 수 있다 뭐!




그 후로도 6~7명 정도의 참가자들의 무대를 보았는데 말이지.
딱 감이 오는 사람이 거의 없네. 다 거기서 거기야.
지금가지 36명 정도 되는 참가자들의 무대를 보았지만, 나도 그렇고 다른 둘도 별로 만족하지 못하는 반응을 보였어.
결국 최종적으로 각각 3~4명밖에 캐스팅하지 못했지.



“음, 이번 경연은 매우 암담하군요~”
“하향평준화가 너무 심한 거 아니야?”
“이래서는 원래 계획했던 회차보다도 더 일찍 종영할 것 같습니다.”


“캐스팅 경쟁이 이뤄진 참가자가 몇 명 있었죠?”
“3명 정도 있군요~. 타카츠키 카스미 양과, 나루세 테가미 양(15번 참가자. 내가 캐스팅했다.), 호시이 아키 씨(22번 참가자. 케이 씨가 캐스팅했다.).”
“정확히는 카스미를 뺀 2명이지. 카스미가 최초이자 유일하게 올클리어를 해내긴 했지만 누구에게 갈지는 사실상 공공연한 비밀이었으니.”


“생방송으로 나간 거라 그런지 벌써부터 반응이 안 좋아. 오죽하면 여론은 타카츠키 카스미가 최종 우승자라고 미리 결론까지 지어놓았다니까.”
“물론 카스미의 실력이 뛰어났던 건 부정할 수 없지만, 이래서야 이 방송, 어떻게 될지 모르겠군요.”
“사람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지만~이 정도로 참담해서는 뭘 해도 애매해지리라 봅니다~.”



방송이 끝난 뒤, 심사위원인 우리들은 서로 이야기를 나누었어.
공통된 의견은, ‘이거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였지.
그도 그럴게, 총 36명의 참가자 중 본선진출자(정확히는 아직 캐스팅만 했을 뿐이니 예선진출자겠지.)는 고작 한 팀당 3~4명밖에 안 됐으니까.
보통 이런 경연은, 한 팀에 6~7명 정도 뽑아서 양성하는 게 일반적인데, 지금은 그 절반으로 줄어버린 거야.



일각에서는 ‘타카츠키 카스미가 너무 강력해서 그 여파로 다른 참가자들이 묻혔다’고 말하기도 해.
하지만 그건 말도 안 돼. 카스미의 순서는 거의 후반이었는데, 그럼 그 전에 나온 참가자들은 뭐가 돼?
카스미가 확실히 잘했던 건 맞지만, 전체적으로 실력들이 하향평준화된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야.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나는 레이짱에게 물었어.


“레이레이.”
“왜 그래, 시키?”
“...어째서 이런 일을 받아온 거야?”
“그렇게 마음에 안 들었어?”
“말이라고...어째서 다들 실력이 고작 이 정도인 건지 모르겠어. 아무나 신청해도 그냥 다 출연시킨 느낌이야.”
“그 정도였구나...”
“이제 이 방송, 어떻게 해야 하냐? 애매하게 진행하다 애매하게 끝날 것 같잖아.”
“...고작 이 정도인 걸 알았으면 나도 안 받아왔을 걸...”
“예전엔 벨벳로즈의 가창력이 그닥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참가자들에 비하면 아주 명창이었어.”




집에 도착해서 씻은 뒤 침대에 누웠어.
핸드폰을 켜서 실트를 보니, 벌써부터 비난의 화살들이 날카롭게 서 있어.
시작부터 망하고 끝난 듯 한 느낌이야. 지금 머릿속에서 ‘you are my girl'이 자동재생되는 것 같다고.


그래도, 일단 하게 됐으니 할 수 있을 만큼만 해봐야지.
혹시 모르잖아. 신님의 축복으로 갑자기 반전의 요소가 생길지도.
그게 뭘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손을 움직여, 내가 담당하게 된 참가자들에게 문자를 보냈어.


[시키쨩과 함께 열심히 달려보자. 잘 부탁해!]


좋은 인사부터 하는 게 좋으련만, 말이 안 나갔네.


[잘 부탁드려요, 선생님!]
[저희를 잘 이끌어주세요!]
[우승까지 잘 부탁드려요!]



저절로 나오는 미소를 띄운 뒤, 핸드폰을 내려놓고 그대로 잠에 빠져들었어.


시키쨩 인생에서, 가장 힘들 일들이 시작되어 버렸넹.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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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했어요.
최초는 아니더라도 최고의 빙의물 작가를 노리는 미나미도령, 열심히 간바리마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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