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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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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1-25, 2020 23:58에 작성됨.

나의 이름은 코세키 레이나. 초능력자다.

하는 일은 낮과 밤을 가리지 않는다. 이렇게 말하면 조금 이상하게 들리겠지. 지금 이상한 상상한 녀석들 당장 가서 레이나님을 위해 마실 것을 사와라. 진짜 목아파 죽겠으니까.


"아- 프로듀서. 목소리 들려?"

- 그래 제대로 나오고 있어.


아무래도 무리를 하면 목소리가 잘 안나오는 모양인데, 정작 이몸에게는 잘 들린다고 느껴진단 말이지. 아니, 아마도 100% 들릴 거다. 소리도 분명 나올 거다. 초능력을 사용하는 대가는 보통 상징적인 개념이 많다. 그러니까 분명 목소리를 사용하는 나에게 전달력을 빼앗아가는 거겠지. 일단, 그렇게 판단하고 있다. 뭐 어쩌겠어 내가 정확한 연구원도 아니고, 프로덕션에서 능력을 쓰고 분석하려 해도 내 말이 전달되질 않으니까 결국 연구는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별로 중요한 건 아냐. 어차피 얼마 지나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고.

단지, 지금은 지쳤으니까 좀 데리러 와줬으면 좋겠다 싶었거든.


"오늘 업무지역인데, 아무래도 좀 지쳐서. 빨랑 모시러 와라."

- 응? 뭐라고?


젠장. 이러기냐.


"일 끝났으니까 통장에 돈 넣어달라고."

- 아, 그래. 알았어.


뭐, 그럴 거라 예상은 했지. [이물]이 8마리. 이걸 혼자서 상대하기 위해서 목을 혹사했으니까. 내 의견 전달이 똑바로 되지 않는 건 어쩔 수 없다. 그게 초능력의 대가. 이런 현상들이 자주 일어나서 나 자신은 일단 [목소리]가 안 나오는게 아니라 [의견 전달]을 못하게 되는 거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것도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느낄수록 더 전달이 어려워진다.

그러니까 지금 진짜로 힘들어 죽겠다. 누구라도 좋으니까 날 데리러 와줬으면-


"레이나! 수고했어."

"... ... 마침 잘 됐다."

"응?"

"레이나님은 지쳤으니까 좀 옮겨줄 것. 이상."

"우와! 레이나 혼자서 다 쓰러뜨린 거야!? 무리했구나!"


난죠 녀석. 타이밍은 좋다니까. 하아. 그러니까 다른 녀석들에게는 히어로니 뭐니 하는 소리를 듣겠지. 제멋대로 구는 나랑은 다르게 말이지. 뭐, 알고 지낸지 벌써 5년. 그러고보니 슬슬 졸업에 대해서도 생각해야되나. 뭐, 나는 바로 프로덕션에서 일할 생각이지만.


"넌 학교 어쩔거냐."

"응? 내일? 당연히 가야지! 뭐야 레이나 그 정도로 지친 거야?"

"...너한테 그 말을 들으니까 진짜로 가기 싫어졌어."

"네에네에. 강제로라도 끌고 갈 테니까."

"확 굴러버려라."

"지금 구르면 레이나가 더 위험해?"

"시끄러."


망할 전신강화 같으니. 뭐냐고 이 사기캐릭터는. 누구는 목소리만 강화하는게 고작인데 누구는 전신을 아무렇지 않게 강화하고.


같은, 허접한 질투는 하지 않는다. 5년이다 5년. 알고 지낸지가 5년, 서로의 초능력에 대해서는 잘 이해하고 있고, 덕분에 프로덕션에서도 자주 이 녀석이랑 팀으로 맺어주는 경우가 많고. 나도 솔직히 말하자면 싫진 않다. 덕분에 장난칠 준비를 하는데 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게 되어버렸지만... 이 녀석의 능력을 생각해서라도 같이 있어주고 싶다. 겉으로야 뭐, 매일 귀찮게 굴어주마- 라는 거지만. ... ... 솔직히 그렇게 포장하지 않으면 내가 부끄러워서 죽어버릴 것 같아. 젠장. 왜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거냐 나는.


"어이 난죠."

"응?"

"오늘은 얼마나 진행됐냐."

"... ... ... 아. 그거구나! 음. 한 0.03%정도가 아닐까?"


강화한만큼, 신체가 약해진다. 능력을 통해서 일시적으로 신체를 강화할 수 있는 난죠 히카루, 지금 나를 등에 업고 느긋하게 걷는 이 망할 녀석은 초능력에 대한 대가로 초능력을 사용하지 않을 때 신체능력이 약해지게 된다. 처음엔 그냥 몸 상태가 좀 나빠지는 걸로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이 녀석의 체육 성적이 점점 떨어지는 걸 보고 이해했다. 이거, 심각하구나- 라고.


"후훙. 레이나 오늘도 진심으로 걱정해줬구나!"

"시끄러."


좀전의 침묵은 그거였냐. 내 말이 전달되지 않았으니까 내가 뭘 말하려 했는지 추측한거냐. 진짜... 귀찮은 녀석. 그래가지고는 부정도 못하잖아.


"난죠."

"응?"

"지금 능력 쓰고 있는 거 아니지?"

"... ... ... 지금은 평범하게 걷고 있어."

"기본 스펙이 좋다니깐 하여튼."

"그러니까 좀 무리해도 괜찮아. 남들보다 튼튼-"

"닥쳐 멍청아."

"하니까."

"난죠."

"응?"

"... ... ..."

"... ... ... 미안."


멍청이가. 어렸을 때부터 정의의 사도가 나오는 특촬물에 빠져 살더니 뇌까지 어떻게 된 거냐고. 진짜로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스스로를 희생하지 말란 말야. 5년이다. 5년동안 네가 얼마나 능력을 썼고, 얼마나 열심히 싸웠는지 내가 모를 것 같아? 네가, 내 말을 듣지도 못하면서 뭐라 말하는지 이해할 정도로 네가 어떻게 행동하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눈에 훤하다 이거야. 이 레이나님은-


"너 19살이야."

"레이나는 18살이고? 졸업 준비는 하고 있어?"

"대충."

"진로는?"

"취직. 프로덕션."

"흐응."

"그게 아니라!!! 켁. 켁켁!"

"아하핫. 초능력 쓰고 난 뒤에 소리지르면 목아프잖아. 그만두는 편이 좋아?"

"콜록- 그으으으. 너 말이야."


누가 내 진로를 걱정해달랬냐고 멍청아.


"...너 이제 19살이라고 멍청아."

"... ... ... 미안, 방금 건 잘 모르겠어."


젠장.


"5년 동안, 너랑 지내면서 즐거웠어."

"... 레이나?"

"그러니까 네가 사라지면 곤란해."

"... ... ..."

"내가 나쁜짓을 하면 막아줄 사람이 필요해."

"... ... ... 뭔가 좀 기네. 뭐야. 오늘 혹시 안 좋은 일이라도 있었어?"

"... 하아. 됐어. 나중에... 아마도, 언젠가. 다시 말할게."

"알았어."


...뭔 고백 같은 말을 한 거야. ... 하, 이럴 땐 능력의 대가가 좋긴 좋네. 어쨌뜬 결국 내 말을 저녀석은 전혀 못 들었다 이거잖아. 아아, 좋아. 가끔씩 이렇게 무리해서 사냥하고- ... ... 엉? 뭐야. 잠깐만 설마 지금 나 인정한거냐?! 내가?! 이 레이나님이!?! 웃기지마!! 우연이다 우연!! 아니, 실수다! 실수!! 말실수라고!! 난 그저 이녀석을 친구로-


"있지 레이나."

"... ... 뭐야."

"미안."

"네가 나한테 미안하다고 할 일이 한두가지냐. 늘 방해나 하고."

"아하하핫. 그것도 그렇네."

"아 그래 축제. 중간고사 끝나면 하니까 그 때 놀러와라. 우리 반은 귀신의 집 한다고 그러더라."

"오오. 레이나가 활약할 수 있는 일이네!"

"그러면 마치 내가 평소에는 활약하지 못한다는 것처럼 들리잖냐!!"

"어? 틀려?"

"틀려! 이 레이나님이 아까 혼자서 8마리나 잡은 걸 못 봤냐!!"

"아- 그거 훌륭했지! 역시 레이나야!"

"항! 당연한 소리를."


대가를 고려하지 않고 발동하면 100마리고 1000마리고... 아니, 그런 문제가 아니라 '재앙'까지도 쓰러뜨려버릴 가능성이 있는 녀석이 무슨. 흥. 그래도 칭찬해주니 좋긴 하네. 에휴.


"그러고보니 레이나 요즘에 수제 장비는 사용 안 하네?"

"... ... 돈을 조금, 모을 일이 생겨서."

"헤에. 어디다 쓰려고?"

"너한텐 안 가르쳐줘."


...네 신체능력에 부담을 지워줄 장비를 만든다고 어떻게 말하냐 젠장.


"에에?! 가르쳐줘!"

"시꺼. 앞이나 똑바로 보고 가."

"아, 레이나 벨소리 또 바뀌었다."

"그날그날 바꾸는 묘미가 있단 말이지 이게."

"헤에."


어디보자- 응? 프로듀서잖아?


"뭐야."

- 지금 어디야?

"어- 글쎄. 왜?"

- 아까 전화 혹시 데러러 와달라고 하는 건가 해서.


이 인간도 어느새 이렇게 눈치가 늘었담? 뭐, 그래봤자 늦었지만.


"이미 히카루 만났어."

- 엑. 진짜?

"응."

- 으으으으. 기껏 차 끌고 나왔는데.

"하하하하, 아쉽군. 다음엔 좀 더 빠르게 반응하라고. 그러면 친히 레이나님께서 너의 그 냄새나는 자동차에 타줄지도 모르지."

- 하아. 아무튼 기숙사 도착하면 연락해줘.

"... ... 어."


제길, 안 받아주는 거냐.


"레이나."

"오늘 따라 묘하게 말이 많다 너?"

"프로듀서랑은 잘 되고 있어?"

"... 응? 업무로 문제는 없는데? 뭐야. 프로듀서 내 뒷담하고 다녀?"

"아, 아니. 그런 뜻이 아니라. 사생활쪽으로."

"사생활로 내가 왜 프로듀서랑 잘... 야."

"... 어. 잠깐만. 진짜로 미안."


방금 진짜 용납할 수 없는 착각을 네가 한 것 같다는 판단을 해서 확인하려 했거든? 근데 너의 그 빠른 사과가 그 확인과정을 생략해줬다. 아주 고마워.


"내가? 왜? 그 녀석이랑?"

"아니 둘이 사이 좋아보여서?"

"초능력으로 날려버리는게?"

"레이나는 부끄럼쟁이니까-"

"누가 부끄럼쟁이냐!!!"

"아니었다는 사실이 더 놀라운데."

"애초에 좋아하는 사람은 따로 있- 아 젠장."

"호오호오. 있긴 있구나- 다행이다."


... 다행인거냐.


"레이나가 그래도 청춘을 즐기고 있구나 싶어서?"

"그래봤자 너랑 나랑은 1살 차이거든? 그러는 너는 제대로 청춘 보냈냐?"

"아마도-"

"아마도는 뭐야."

"아마도는 아마도지. 그렇지만- 흐음. 그렇구나. 사귀는 거 아니었구나."


뭔 끔찍한 상상을 하는 거야 이 망할 녀석은...

하아. 지친다 진짜.


"야. 난죠."

"응?"

"다음부터는 나 데리러 오지 마라."

"아 역시 프로듀서쪽이 좋았어?"

"네가 날 데리러 오면 힘이 더 빠진단 말이다!! 내려줘! 걸어갈 거야!"

"네에네에. 그렇지만 나한테 멀쩡하게 들린다는 거, 진심이 아니란 소리지?"


왜애애애애애!!!! 이 녀석은 이럴 때 머리가 잘 돌아가는 거냐고!!!


"너랑 있다간 화병나서 죽겠다."

"하하하. 괜찮아. 키요라씨가 치료해- 어라라."


이번엔 너냐. 어디보자.


"아 땡큐."


언제나처럼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구나 너. 흠. 이 녀석 슬슬 폰 바꿔야하는 거 아냐? 대체 왜 아직도 이걸 쓰고 있는 거람. 읏차. 통화 버튼 통화 버튼.


"자."

"난죠 히카루입니다. 아, 프로듀서씨."


난죠네 프로듀서는 뭐- 이쪽이랑 다르게 센스가 좋으니까. 으음... 아니 잠깐만. 난죠야말로 프로듀서랑 설마 그런 관계인 건 아니겠지? 본인들이 그런 관계니까 충분히 착각할 수 있지 않아? 어- 설마? 에이. 설마 난죠가... 아니 그렇지만 응. 그렇지만 그거지? 이 녀석 담당 프로듀서는 난죠에게 꽤 흥미 가지고 있었지? 그쪽에서 댓쉬했다면 충분히 가능성 있을 텐데. 어라? 호오?


"네. 그러면 그쪽으로 갈게요. 아 그리고 차 끌고 마중나와줄 수 있어요? 지금 혼자가 아니라서."

"뭐야. 일이야?"

"응. 여기서 멀지 않은 곳에 좀 많이 나왔나봐."

"흐응. 그래?"

"레이나는 오늘 무리했으니까 조금 쉬는 편이-"

"... ...야 난죠."

"응?"

"그러는 너는 프로듀서랑 사귀냐?"

"아니?"


제길 누구는 엄청 혼란스러워한 다음에 겨우 대답했구만 얘는 엄청 태연하게 대답하네. ... 뭐 어쨌든 아니란 말이지. 나한테 거짓말- 아니 나한테가 아니라 누군가한테 거짓말할 녀석도 아니고.


"그거 다행이네."

"응? 다행이야?"

"... 나도 같이 싸운다."

"어? 하지만 무리하지 않았-"

"대가는 다 치른 모양이니까 괜찮아."

"어라? 어떻게 알았어?"

"비밀이다. 평생 그 단순한 머리로 고민해봐라."

"아아- 그거 그립네."


...그립기는.


"아무튼, 같이 싸워주면야 좋지!"

"착각하지 마. 네 몸이 걱정된다던가 너의 부담을 줄이겠다던가 그런 거 아냐."


그냥, 내가 기분이 좋아서 날뛰고 싶은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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