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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판데모니움 3화 - 사상 최대의 내적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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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1-14, 2020 23:29에 작성됨.

휴게소에 잠시 정차를 하고 전화를 건 곳은 다름 아닌 다음으로 갈 예정이었던 치토세네 집이었다.


- 따르르릉


치토세 [어머, 마침 잘 전화했어. 여자를 기다리게 하다니 실례 아닐까나?]

리버P "너는 지옥도가 네 저택 마당에 펼쳐져 있는데도 그런 소릴 할 수 있구나…"

치토세 [아이 참~ 그래서 여기는 언제 오기로 하셨어? 내 시종들이 힘을 합쳐서 막아주고 있긴 하지만 말이야.]

리버P "그렇게 여유롭게 얘기하는 거 보니 내 구조작전은 필요 없을 것 같은데?"

치토세 [하여간 이럴 땐 좀 왕자님 놀이에 어울려주면 안 되는 거야? 프로듀서?]

리버P "……"

리버P "하아, 네에네에 아가씨… 금방 구하러 가겠습니다." 한숨

치토세 [후훗, 너무 그렇게 심각해하지 말구? 이유야 어찌됐든 프로듀서가 구해줄 거잖아?]

리버P "너도 빈혈이라던가 죽을 고비로 살아온 건 그새 까먹고 날 이렇게 여유롭게 하인처럼 부릴 수 있게 됐구나…"

치토세 [그게 다 프로듀서 덕분인 걸? 앞으로도 잔뜩 건강해지고 힘내서 부려먹어 줄게♪]

리버P "크윽, 하여간 이 얄미운 아가씨가…"


- 뚝!


그리고는 힘없이 운전대를 잡고 다시 고속도로로 차를 돌린다.


리버P "하하하, 프로듀서 생활은 역시 힘드네. 이런 소악마에게 뼈도 못추리고 말이야." 허탈한 웃음

아키라 "프로듀서, 지금은 이해 못하겠지만 이런 것도 다 아이돌의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게 좋을거야."

아카리 "네, 저렇게 여유있게 남자를 부릴 수 있는 여자는 정말이지 멋진겁니과! 배우고 싶은 겁니과!"

리버P "모르지도 않고 이해 못하는 것도 아니라, 오히려 알기 때문에 더욱 슬퍼져서 그래."

아키라 "현실 자각인가, 그러고보니 리아무도 팩트폭력인가 이런 거 매우 싫어하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말이지."

리버P "이런 사랑받는 행복에는 익숙치가 않아서 말이야."

아키라 "지금부터라도 잔뜩 받아놓는 게 좋을거야. 안 그러면 리아무처럼 일밖에 모르는 폐급이 되버리게 될 걸?"

리버P "…… 노력은 해볼게."


슬픔에 잠긴 리버의 무표정이 그녀들의 눈에 선하다. 그리고 그녀들은 이런 슬픈 분위기 속에서 아무 말도 못하고 입을 봉인하고 있었다.


리버P "입 좀 열어. 난 너희들의 이야기가 싫지 않으니까."

아키라 "인싸들처럼 대화의 흐름이 아니라, 아싸들처럼 정답만을 얘기하는 재미없는 남자하고 뭔 대화를 한다고."

리버P "그러니 이렇게 부탁을 하는 거잖아. 나도 인싸 되고 싶은 마음은 똑같아."

아카리 "에, 저는 두 분이 싫지는 않지만 조심스럽게 권유하자면 사과에 대한 얘기는 자신 있는데 말이죠."

아키라 "대화가 될까, 그걸로?"

리버P "좋아, 해버리자. 어디부터 시작할까?"

아키라 "야, 프로듀서."

리버P "대화란 게 일단 '뭐야? 궁금해. 나도 껴줘!' 하면서 참여하고 보는 거지."

아키라 "그래도 공기 좀 읽을 줄은 알아야지, 프로듀서."

리버P "그래도 네가 수적으로 불리해. 사과에 대해 관심있는 사람이 지금 나 포함해서 2명인데 넌 겨우 혼자잖아."

아키라 "크윽, 하여간 프로듀서는 일상에서까지 너무 천재적으로 구니까 싫어. 이래서야 정 붙이기가 어렵다는 다른 프로듀서의 말도 이해가 가네."

리버P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는 더 정 붙이기가 어려워. 아는 게 없어서 아예 대화의 맥이 끊어지거든."

아키라 "이거 완전 힘을 합쳐서 무고한 나만 왕따 시키는 거 아냐?"

리버P "사과 얘기 끝나면 글옵 프로리그에 대해 얘기 할 거임."

아키라 "…… 치사해, 프로듀서."


결국 더 이상 끼는 것 외에는 물러날 곳이 없다는 듯 아키라도 아카리의 이야기에 마지 못해 끼어들고 말았다. 그리고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리버P "이거 어느새 치토세네 동네까지 왔네."

아키라 "겨우 사과랑 글옵 프로리그 얘기 두 개만으로 이렇게 시간이 가버리네. 시간 개념이란 참 신기해."

아카리 "저도 사과 얘기로 통하는 프로듀서랑 아키라쨩이랑 함께여서 즐거웠습니과!" 싱긋

아키라 "아니, 나는 대충 아는 걸로 떠들어봤을 뿐인데. 뭐 아카리쨩이 즐겁다면 된 거지만."

리버P "이야기라는 게 결국 근본적으론 꼬리물기거든. 그건 소재의 확장을 가져와주고 동시에 대화의 수명을 늘려줘."

아키라 "지금 철학 시간 아니야. 프로듀서."

리버P "너야말로 과거의 나 닮아서 대화의 맥을 끊는 일은 하지 말아줬으면 하는데. 나도 신나서 얘기중인 거 맞거든?"

아카리 "지, 진정하세요. 여러분… 지금은 치토세 씨랑 치요 씨를 구해야 할 때잖아요."

리버P "그렇네, 고마워 아카링. 깨우치게 해줘서. 이런 타이밍에는 제일 중요한 걸 먼저 해야지."


그리고는 둘러보다가 딱봐도 웅장해 보이는 집 하나를 발견하고는 거기로 차를 돌린다.


리버P "그나저나 저 저택 문 앞을 가로막는 좀비떼들을 어떻게 하지?"

아키라 "다시 한 번 차로 박을까?"

리버P "그럼 내 차는 못 쓰게 될 수도 있어."

아카리 "사과모형을 다시 물려야 할까요."

리버P "그러기엔 이미 개인의 영역을 넘어섰어. 너 그리고 사과 가져오지도 않았잖아."


- 덜컥, 끼익!


리버P "좀비를 전부 제압해야 하는 피지컬로 때워야 하는 수밖에 없지. 좀비 잡을 때 유용한 총기 소지는 이 국가에선 불법이니…"

아키라 "아니 그래도 이렇게 사태가 심각하면 무기 소지 정도는 합법화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리버P "미쳤냐? 애초에 총기 소지가 불법인 이유는 다 무고한 희생을 막기 위해서 재정된 규제사항이라고."

아키라 "그래도 곳곳에 생활을 위협하는 요소가 도래하는데 그걸 전부 소탕하지도 않고 그대로 둔다고?"

리버P "그러게. 정부란 작자는 막대한 병력은 커녕 분대 하나 보내지도 않고 왜 이런 지옥을 그냥 내버려두는 건지, 원…"

아키라 "아무튼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지. 어떻게든 해야…"

리버P "적어도 우리가 불리하니 시간 정도는 끌어봐야겠지."


그의 손에는 다시 한 번 호신용으로 들고 다닌 각목이 쥐어져 있었다.


아키라 "미쳤어? 오히려 아까 전의 나보다 더 미친 것 같은데?"

리버P "그럼 저 막힌 문을 그냥 보고만 있으라고?" 터벅터벅


아키라에게로부터 멀어지는 그를 보고는 속으로만 이를 악물고 그를 바보취급하며 뒤를 돌아봤다. 그가 좀비에게 갈갈이 뜯겨지는 모습이 예상되어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광경이었기 때문이었다.


리버P "나한테 와라, 이 머저리같은 괴물들!"


그리고 그 외침을 들은 좀비들은 전부 리버를 향해 비실비실한 몸을 이끌고 식욕이 섞인 눈빛과 함께 다가왔다.


리버P "하앗!" 휘둘러치기


광범위하게 팔을 뻗어서 부채꼴 모양으로 좀비들의 머리를 차례차례 가격하였다.


리버P "좀 죽어라!" 발차기


그 중에는 성가신 좀비가 가까이 붙으려하자 배를 발로 차서 경직에 걸리게 하였다.


리버P "내가 이래뵈도 팔 힘은 좋다고 학창시절부터 인정받아온 몸이거든?"


다른 좀비들이 각목을 잡고 끈질기게 늘어져 있었지만 리버는 더 끈질기게 팔에 힘을 빡 줘서 각목을 무사히 빼냈다.


리버P "이번엔 진짜 터져라!" 콰직


이미 썩을대로 썩은 몸이라 좀비의 머리는 쉽게 분질러졌고 그 후의 형상은 끔찍하기 그지없었다.


리버P "으으, 속을 비우고 와서 다행이지. 만일 뭐 먹고 왔으면 먹은 거 다 올라오겠네. 젠장."


그리고 좀비의 머리를 밟음으로서 제압이 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은 그는 하나씩 집중적으로 좀비를 구타시키고 기절시켜 눕힌 뒤 그대로 하나씩 머리를 짓밟는다.


리버P "나도 이런 비윤리적인 방법을 써야만 하는 처지라니… 추운 것과 별개로 진짜 온몸에 소름이 돋아나네." 콰직


그렇게 마지막 좀비까지 각목으로 눌러 강제로 눕히고 그대로 머리를 밟고 좀비를 제압하느라 지쳤는지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았다.


리버P "후우, 하도 운동을 안 해서 그런가. 땀이 나네."


그리고는 앞마당이 정리가 다 되자마자 그는 아키라와 아카리에게로 다시 다가가서 그녀의 어깨를 툭툭 친다.


리버P "이제 다 끝났어. 좀 보기 혐오스러운 광경이 있긴 하지만 말이야."

아키라 "응? 살아 돌아온거야?"

리버P "피가 좀 아랫발에 묻긴 했지만 상처 하나 없었어. 걱정하지마."

아키라 "하아, 다음부턴 이런 무리한 싸움에 끼지 마. 그러다 지쳐."

리버P "걱정은… 과정이 어찌되었건 일단 살아 돌아오는 게 중요하잖아? 반드시 같이 살아나가자."

아키라 "…… 응, 이제 치토세네 애들 데려오자."

아카리 "같이 가요!"


뒤이어 아카리도 함께 두 사람의 뒤를 따라 저택 정문을 향해 걸어갔다. 앞까지 오자 리버는 저택 문을 똑똑 두드린다.


집사 "어서오십시오. 치토세 아가씨께서 보내신 프로듀서 였던가요."

리버P "네, 실례하겠습니다."

집사 "치토세 아가씨께 전화하셨으면 저희가 무기를 드릴 수도 있었는데 말이죠."

리버P "그건 받기 꺼림칙해요. 애초에 이 나라는 총기 소지가 불법이고 말이에요."

치요 "당신, 대체 무슨 소리입니까? 총기 소지가 불법이라니…"

리버P "당연하잖아. 무고한 희생을 막기 위해서…"


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치토세가 휴대폰 화면을 보여주며 이야기한다.


치토세 "어머, 프로듀서 비상문자 안 받았나보네?" 스윽


- 문자 내용 -

일본 전국에 좀비사태 경보령 발생. 모든 시민에게 호신용도의 무기 소지를 일시적으로 합법화.


아키라 "설마, 프로듀서만 안 받았다던가 하는 건…" 스윽

아카리 "저도 받았어요. 그렇지만 프로듀서가 안 믿는 눈치라 그런지 그것도 맞는가 싶어서…" 스윽

리버P "……" 스윽


불길한 예감이 적중했는지 리버의 핸드폰에만 이 비상문자가 찍혀있지 않았다.


리버P "대체, 신은 왜 이렇게 불공평한 건지…"

치토세 "후훗, 하지만 그 좀비 제압 실력은 정말이지 멋졌어♪"

리버P "다 보고 있었던거냐."

집사A "아가씨께서 가서 도와달라고 요청하셨지만, 열심히 때려 잡고 계시길래 차마 저희도…"

아키라 "프로듀서도 거의 인간병기화 납셨네."

리버P "먼저 안 도와준 쪽이 치사한 거지! 거기서 왜 무기 하나 안 떨궜어!" 버럭

치요 "당신, 시끄럽다는 겁니다. 닥치고 이거라도 받으시라는 겁니다."

리버P "…… 뭔데?" 뒤돌아보기


그는 혼자서 맨몸으로 고생했다는 것이 억울해 죽겠지만 그래도 안 받기엔 더 억울해서 할 수 없이 억울한 감정을 억지로라도 죽이고 뒤를 돌아본다. 


집사A "이른바 라이트닝 호크라 불리우는 핸드건입니다. 형태는 자동권총을 띠고 있지만 357 매그넘 탄을 사용하는 매우 강력한 핸드건 입니다. 웬만한 좀비의 머리는 쉽게 박살내실 수 있을겁니다."

리버P "……" 집기


그는 무표정으로 권총과 안에는 탄약박스가 잔뜩 든 네모난 가방을 집었다. 그리고는 이리저리 둘러보고 있었다. 실탄 사격장에서가 아닌 실제로 잡아본 게 신기하다는 걸까? 아니면 개인의 호신을 위해 이런 총기를 잡아야만 하는 현실이 믿겨지지 않아서 그저 시선을 거두기 위해 둘러보는 것 뿐인 걸까?


메이드A "만일 불안하시다면 저희가 사격 연습용 과녁을 준비했습니다. 이 과녁도 실제 성인 평균 신장을 기준으로 본따서 만든 것이기에 연습하기 최적의 조건입니다."

리버P "부잣집이란 곳은 이런 것도 다 마련해 놓나보죠?"

치토세 "어머, 그거 우리 경비원들이 사격 트레이닝할 때 쓰는 건데? 이때 아니면 언제 우리 경비원들처럼 총 쏴보겠어?"

리버P "난 너네집 경비원 할 생각도 없어. 그냥 오늘의 컨디션 테스트라 생각하고 연습할거야."

치토세 "피, 프로듀서가 내 경비원 해주면 재미있을 것 같았는데"


그리고는 숨을 가다듬고 보통 남자들 설 때처럼 양발을 11자로 살짝 벌려서 선 뒤에 조심스럽게 권총을 집고 수직으로 팔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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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리버에게 정식으로 총기가 쥐어졌습니다!

이제 인간병기화의 서막이 올랐군요. 므흐흐흐~ (히나코식 실소소리)

리버는 설명할 시간에 좀비 15마리를 더 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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