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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열하는 퍼레이드 -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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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2-30, 2019 19:39에 작성됨.

엘레나  「으음...」


하얀 공책을 보면서 머리를 꽁꽁 싸매고 신음했다.

내가 들고 있는 펜으로 뭔가를 적긴 해야 했지만, 도저히 뭘 적어야 할지 생각나지 않았다.


메구미  「뭐해?」

엘레나  「아아, 메구미... 나 좀 도와줘어...」

메구미  「왜 그래? 거의 죽어가는 목소리를 내고.」

엘레나  「노래 가사 쓰는 거, 도저히 생각이 안 나...」

메구미  「노래 가사? 갑자기 왜?」

엘레나  「숙제야...」

메구미  「...숙제?」




-하루 전


『~♪』


엘레나  「여보세요?」

P  「아, 엘레나. 혹시 노래 가사 써보는 거 관심 있어?」

엘레나  「...가사?」

P  「그게, 이번에 아는 감독님께서 나한테 제의를 하나 해주셨거든.」

P  「“아이돌이 쓴 노래 가사를 바탕으로 신곡을 만들어보자!”라고.」

엘레나  「헤에... 그럼 내가 쓴 가사가 내 신곡으로 발매가 된다는 거야?」

P  「뭐, 그렇지.」

엘레나  「오오, 그럼 내가 할래!」




엘레나  「그런데 이렇게 어려울 줄 누가 알았겠어...」

메구미  「뭐, 그렇지.」

엘레나  「하아... 메구미, 뭔가 좋은 아이디어 어디 없을까? 가사로 쓰기에 적합할만한.」

메구미  「음... 글쎄...」


팔짱을 끼고 곰곰이 방법을 생각해보는 메구미.

그리고 뭔가 번쩍였는지 눈을 뜨면서 말했다.


메구미  「...아, 그러면 밖에 나가서 찾아보는 건 어때?」

엘레나  「나가보라고?」

메구미  「그렇지. 그 왜, 시인들이나 소설가들도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으면 바람이라도 쐬면서 머리를 식혀보곤 하잖아?」

엘레나  「음... 그럼 그렇게 해볼까.」


.

.

.


메구미의 조언대로 변장 후 거리로 나왔다.

주말이라 그런지 거리는 사람들로 붐볐다.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았고, 바람은 손이 시릴 정도로 차가웠다.

난 거리를 활보하며 주변을 이리저리 둘러봤다.

연인과 팔짱을 끼고 나란히 걸어가는 사람들이 있는가하면, 친구끼리 시끄럽게 떠들면서 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렇게 여러 사람들을 관찰하면서 걸어가니, 내 자신도 어느새 시인이 된 느낌이었다.


엘레나  (어떻게 가사를 써야할지는 감이 1도 안 오지만...)


그렇게 멍하니 걷다가 음반 상점을 지나쳤다.

밖에서 볼 수 있는 진열대에서는 최근 발매된 음악들과 인기 있는 곡들이 수록된 앨범들이 진열돼 있었다.

그 중에서는 나와 메구미, 코토하의 솔로곡이 수록된 앨범도 진열돼있었다.


엘레나  「...그나저나, 지금 연락하면 받으려나.」


아침부터 숙소에서 보이지 않던 코토하.

또 이른 아침부터 연습하러 나갔겠구나 싶었다.

난 휴대폰을 꺼내 오랜만에 코토하에게 연락해보려 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상점에서 누군가가 튀어나왔다.


코토하  「...어라?」

엘레나  「아, 코토하.」

코토하  「여기서 만날 줄은 몰랐는데. 가사는 다 썼어?」

엘레나  「아니, 전혀...」


휴대폰으로 지금 시간을 확인했다.

12시 27분. 2시간 가까이 걸어다녔지만, 이렇다 할 만한 아이디어가 전혀 떠오르지 않았다.


엘레나  「코토하는 뭔가 떠오르는 아이디어 있어?」

코토하  「에에? 나한테 그렇게 물어봐도...」

엘레나  「그렇겠지...」 추욱


『꼬르륵-』


엘레나  「?」

코토하  「......」 ///

엘레나  「하하, 뭐야. 코토하 배에서 나는 소리였어?」

코토하  「아침부터 계속 굶고 있었으니까...」


『꼬르륵-』


엘레나  「아...」

코토하  「...푸흡, 뭐야. 엘레나도 배고프구나?」

엘레나  「에헤헤... 사실은 나도 지금까지 계속 굶고 있었거든.」


아침부터 계속 펜과 공책이랑 씨름했었으니...


코토하  「곧 있으면 점심시간이기도 한데, 어때? 근처에 괜찮은 데 하나 알고 있는데.」

엘레나  「정말? 가자!」


.

.

.


코토하를 따라 도착한 중화 음식점.

나와 코토하는 똑같이 새우 볶음밥을 주문했다.

그리고 몇 분 후에 음식이 나왔다.


엘레나  「...너무 양이 많은 거 아냐?」

코토하  「그렇지...?」

엘레나  「우리 분명히 곱빼기가 아니라 보통 크기로 시키지 않았나?」

코토하  「그랬을...거야. 아마도.」


그러고 보니, 가게 간판을 제대로 못 봤었는데...

...에이, 설마. 사타케 반점은 여기서 반대편에 있는 걸.


코토하  「어쨌든, 어서 먹을까.」

엘레나  「으, 응.」

코토하 ˙ 엘레나  「잘 먹겠습니다-!」


합장 후, 한 입 먹어본 볶음밥.

오늘부터 계속 공복상태여서 그런 건지 볶음밥 자체가 맛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한 것은 내가 한 달 동안 먹어왔던 음식들 중에서는 제일 맛있었다는 것이다.


엘레나  「맛있어!」

코토하  「그렇지?」 냠


근데 어디선가 느껴본 맛이었는데... 기분 탓인가?

코토하는 쉬지 않고 오물거리며 먹고 있었다.


엘레나  「코토하, 되게 배고팠구나.」

코토하  「어어... 응. 아침부터 계속 댄스 연습 중이였거든.」

엘레나  「아침부터...」


끼니도 거르고 연습하는 코토하. 

난 이제 코토하를 말려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


엘레나  「...코토하, 이제 무리해서 연습할 필요는 없지 않아?」

코토하  「......」


계속 움직이던 젓가락을 멈추고 생각에 잠긴 코토하.


코토하  「...안 돼.」

엘레나  「어째서? 코토하가 그렇게 무리하게 행동하니까 다들 얼마나 걱정하고 있는지 알아? 나랑 메구미, 프로듀서... 그리고 극장에 있는 다른 사람들도.」

코토하  「그래도 멈출 수 없어. 난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은 걸...」

엘레나  「......」

코토하  「이렇게 무리하는 건 잘못됐다는 건 나도 알고 있어. 하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엘레나  「두려웠었구나?」

코토하  「......」 끄덕


좋은 성적을 내야한다는 압박감, 계속되는 실패에 대한 불안감.

이런 부정적인 것들이 쌓이고 쌓여서 ‘두려움’이 만들어졌다.

코토하는 여태까지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자기 자신을 극한까지 몰아붙인 것이다.


엘레나  「그래도 해결방법은 이게 아니란 걸 알고 있었을 탠데.」

코토하  「하지만... 내가 노력하는 것 외에는 딱히 방법이 떠오르지 않아서...」 하아

코토하  「...사실, 이제 무대에만 오른다고 하면 소름이 돋아. 무서워서...」

엘레나  「음, 그건 확실히 문젠데.」


두려움을 피하기 위해 자신을 극한까지 몰아붙였지만, 그 때문에 자기 자신이 낭떠러지에서 떨어지게 생겼다.

어떻게 해야지 이 먹구름 같은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까.


코토하  「...역시, 아이돌 그만둬야 할까...?」

엘레나  「에에?! 그건 절대 안 돼!」

코토하  「왜 엘레나가 반응하는 거야...」

엘레나  「당연하지! 동료가, 그것도 팀의 리더가 여기서 좌절한다는데 말리지 않는 사람이 있겠어?」

엘레나  「게다가 한 사람의... 팬으로써도... 마찬... 가지고...」


한 사람의... 팬으로...

그런데 팬들은 무엇 때문에 나를, 우리들 트라이스타 비전을 응원하는 것일까?

대체 왜? 시마바라 엘레나라는 사람이 뭐가 대단하다고?


엘레나  「......」

코토하  「...엘레나?」


생각해보니 되게 간단했다.

팬들이 아이돌을 지켜보고 응원하는 이유를.


엘레나  「코토하, 팬들은 왜 타나카 코토하라는 사람을 지켜보고 응원하는 거라고 생각해?」

코토하  「...갑자기 무슨 말이야?」

엘레나  「그냥 떠올라서 말이지. 팬들이 나를 응원하는 이유가.」

엘레나  「팬들은 나의 특별한 개성 이끌려서 응원하는 게 아닐까?」

코토하  「개성...?」

엘레나  「다른 사람에겐 없는, 오직 나만이 가지고 있는 개성이 있기 때문에, 그래서 팬들이 응원하고 관심을 가지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거든.」


승률이 낮은 야구팀에도 팬이 있는 이유.

그건 바로 다른 팀들은 보여줄 수 없는 그 팀만의 특별한 개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팀이 9회 말에서 지고 있는 상황에도, 팬들이 끝까지 응원하는 이유인 것이다.


코토하  「어어... 그래서 요점이 뭐야?」

엘레나  「그러니까, 지금처럼 자신이 할 수 없는 것을 생각하는 것보다는...」

엘레나  「오직 나만이 가지고 있는 빛을 팬들에게 전해주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해.」

코토하  「나만의 개성이라...」


코토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여태까지 자신이 부족한 것을 메우는 일에만 시간을 쓰다가, 자신만의 개성을 찾는 일에는 소홀했던 것 같았다.


코토하  「역시 모르겠어...」

엘레나  「사실은... 나도 내 개성이 뭔지는 아직 잘 모르겠어.」

코토하  「정말?」

엘레나  「...그래도 지금은 알지 못하는 오직 나만의 개성이 있다고, 나는 믿고 있어.」

엘레나  「코토하도 코토하만의 개성이 분명히 있을 거야. 그렇지 않다면 프로듀서가 우리를 왜 스카우트 했겠어?」

코토하  「......」


.

.

.


『위잉-』


엘레나  「(기지개)잘 먹었다~」

코토하  「다음에도 또 올래?」

엘레나  「그럴까. 다음에는 메구미도 데려오자.」

코토하  「그래.」


식사를 끝내고 식당 밖으로 나왔다.

난 코토하의 얼굴을 바라봤다.

변한 건 없지만, 아까 전보다 안색이 더 환해진 것 같았다.


엘레나  「자, 그럼 숙소로 돌아갈까.」

코토하  「아, 미안. 난 나중에...」

엘레나  「또 연습하러 가는 거야?」

코토하  「아니, 그냥 산책.」

엘레나  「...정말이지?」

코토하  「저, 정말이라고!」


난 코토하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코토하는 식은땀을 흘리면서도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엘레나  「...알겠어. 그럼 빨리 와야 해.」

코토하  「걱정 마.」

코토하  「...저기, 엘레나.」

엘레나  「?」

코토하  「조언, 정말 고마워.」

엘레나  「에? 아, 응.」


.

.

.


엘레나 ˙ 메구미 ˙ 코토하  「생방송 라이브?」

P  「응. 장소는 지난번에 했었던 라이브 홀에서.」

메구미  「지난번이랑 같은 장소라면...」

P  「그래, 두 달 전에 생방송 라이브 했던 장소와 같은 곳이야.」

코토하  「......」

P  「기획표는 여기. 다들 한 번 확인해 봐.」


나와 두 사람은 프로듀서가 나눠준 기획표를 확인했다.

달라진 부분도 몇몇 군데 있었지만, 그래도 대부분은 비슷했다.

같은 시간, 같은 무대.

달라진 건 날짜 밖에 없었다.


메구미  「일주일 뒤라...」

P  「긴장하지는 마. 지난번이랑 비슷하니까.」

P  「그리고 코토하.」

코토하  「네.」

P  「스태프 분들께 간신히 설득해서 네 솔로 무대 시간을 마련해뒀어. 부담스럽더라도 기대할게.」

코토하  「...네.」

엘레나  「......」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고개를 끄덕이는 코토하.

프로듀서는 브리핑을 끝내고 모임을 해산시켰다.

사무실에 나오자마자 메구미는 한숨을 푹 쉬었다.


메구미  「또 생방송 라이브라...」

엘레나  「일주일 남았는데, 벌써부터 긴장한 거야?」

메구미  「긴장 할 수밖에 없잖아. 생방송인데.」

코토하  「괜찮아. 잘 할 수 있을 거야.」


차분히 말하며 메구미를 진정시키는 코토하.

하지만 나와 메구미 둘 다 알고 있었다.

우리 셋 중에서 가장 긴장되는 사람은 코토하라는 걸.

‘간신히 설득해서 솔로 무대를 마련했다.’

이걸 다른 말로 본다면 만약 여기서 또 실수를 하게 된다면, 다음부턴 솔로 무대를 못하게 될 수도 있다는 말이 된다.


코토하  「...좋아, 연습하러 갈까.」

메구미  「응. 그래.」

엘레나  「생방송 라이브 성공을 위해서!」


일주일 동안의 특훈.

처음 시작할 때는 나와 메구미, 프로듀서는 코토하를 걱정했다.

혹시 또 자기 자신을 혹사시키면서 연습에 매진하는 건 아닐까 싶어서.

그런데 걱정이 무색하게도 코토하는 이제 어느 정도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연습을 계속해갔다.

덤으로 반드시 해내야 한다는 코토하의 무거웠던 마음가짐도 조금이나마 가벼워진 것 같았다.


.

.

.


생방송 라이브 전날 밤.

간만에 특훈으로 완전히 지친 메구미는 먼저 방으로 들어가 뻗어있었다.

나도 몸이 완전히 지쳐서 소파에 거의 눕다시피 앉아있었다.

그리고 코토하는...


『달칵-』


코토하  「다녀왔어.」

엘레나  「아, 제때 들어왔네.」

코토하  「내일이 라이브 당일이니까.」


일 때문에 연습 시작 시간에 늦어서 채우지 못한 시간을 혼자서 채우고 방금 도착했다.

밤 11시. 늦은 시간이긴 했지만, 그래도 마음은 편했다.

예전에는 새벽 1시나 2시 즈음에 도착했었으니까.


코토하  「하아... 피곤해...」 털썩

엘레나  「...무거워.」

코토하  「그래도 좀 봐줘.」


외투를 벗고 내 무릎을 베게 삼아 눕는 코토하.

난 코토하의 머릿결을 천천히 쓰다듬었다.


엘레나  「어서 들어가서 자자. 내일은 일찍 일어나야 하니까.」

코토하  「미안, 조금만 이러고 있을게.」

엘레나  「...하는 수 없지.」


난 코토하의 작은 고집에 못 이겨 무릎을 내줬다.

원래 코토하 같았으면 무릎 베게 같은 건 해주지도, 하지도 않았겠지만

그만큼 오늘은 되게 피곤한 듯했다.


엘레나  「내일 무대, 기대되지?」

코토하  「응.」

엘레나  「거짓말. 지난번에는 무대에 서는 게 무섭다면서.」

코토하  「...들켰네.」

엘레나  「거짓말은 몸에 안 좋아.」

코토하  「미안해.」

엘레나  「...무서워도 참아야만 해.」

코토하  「알고 있어...」


쌓여있는 두려움과 스트레스가 지금 코토하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하지만 짓눌려서 쓰러지지 말아야 한다.

코토하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그래, 두려움을 극복하고 나서야 한다.


엘레나  「근데 언제까지 계속 누워있을 거야?」

코토하  「......」

엘레나  「...코토하?」

코토하  「......」

엘레나  「설마 잠든 거야?」

코토하  「Zzz... Zzz...」

엘레나  「언제 잠들었지...」


.

.

.


코토하  「하나, 둘, 셋, 넷...」

코토하  「그리고 메구미랑 위치 바꾸고...」

메구미  「응.」


『똑똑』


「촬영 시작 5분 전입니다. 메구미 씨 나와주세요.」

메구미  「네.」

엘레나  「화이팅!」

코토하  「잘 하고 와.」

메구미  「걱정 마셔.」


첫 번째 순서로 나서는 메구미.

대기실 내 모니터를 통해서 현재 무대 위의 상황을 지켜볼 수 있었다.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

웅성거림이 커질수록 내 긴장감도 배가 됐다.


엘레나  「......」 스읍 하아

코토하  「긴장 되는구나.」

엘레나  「당연하잖아. 코토하는?」

코토하  「무, 물론 나도...」


눈을 감고 명상을 하는 코토하.

난 코토하가 걱정됐다. 

혹시 또 실수를 해서 울음을 터뜨리는 건 아닐까 싶어서.


엘레나  「저기...」

코토하  「괜찮아. 이번에는 슬럼프 같은 건 없을태니까.」

엘레나  「정말...?」

코토하  「...실수할 것 같아서 겁먹어봤자 어쩌겠어.」

코토하  「그것보다는 내가 노력해온 것들을 팬들에게 후회 없이 보여줘야 하지 않겠어?」

엘레나  「...그러네.」


그러자 무대 위가 암전되고 웅성거림이 사그라들었다.


엘레나  「아, 시작하나보다.」

코토하  「응.」


.

.

.


메구미의 세 번째 무대를 모니터로 보던 도중 스태프 한 분이 들어와서 코토하를 호출했다.

코토하는 작게 심호흡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엘레나  「코토하, 파이팅!」

코토하  「...응.」


코토하는 힘차게 웃으면서 내게 대답했다.

그리고 대기실에서 혼자 기다리던 중, 무대를 끝낸 메구미가 대기실로 돌아왔다.


메구미  「흐아아... 실수 안해서 다행이다...」

엘레나  「수고했어. 메구미.」

메구미  「응. 코토하는?」

엘레나  「지금 하고 있어.」


메구미는 들어오자마자 모니터를 통해 코토하의 무대를 지켜봤다.

코토하의 무대는 우려했던 것보다 훨씬 더 무난하게 흘러갔다.

여태까지 우리들이 했던 걱정이 무색해질 정도로.


코토하  「~♪」


카메라가 코토하의 얼굴을 확대해서 보여줬다.

코토하의 얼굴에는 인위적으로 낸 미소가 아닌, 자연스러운 미소가 맺혀있었다.


메구미  「호오~ 잘하는데?」

엘레나  「응. 우리가 괜한 걱정을 했나봐.」


그렇게 무사히 첫 번째, 두 번째 곡 끝내고. 마지막 세 번째 곡.

코토하는 무대를 한 번 둘러보고 말했다.


코토하  「라이브 재미있으셨나요?」


코토하의 말에 관객들은 큰 소리로 반응했다.


코토하  「이제 마지막 곡 하나만 남아있네요.」

코토하  「우선 시작하기 전에... 팬분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메구미 ˙ 엘레나  「?」


갑자기 팬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하는 코토하.

관객들도 갑작스러운 사과에 웅성거렸다.

코토하는 다시 고개를 들고 말을 이어갔다.


코토하  「최근 제 컨디션에 대해서 인터넷에 되게 많은 말들이 있었어요.」

코토하  「저도 잘 알고 있었어요. 지금 슬럼프에 빠졌다는 걸...」

코토하  「그래서 지난 며칠 동안은 우울증에 걸린 사람 마냥, 축 쳐져 지냈었죠.」 

코토하  「하지만... 그런 저를 계속해서 응원해주시는 팬 분들에게... 실망을 끼쳐드릴 순 없겠죠!」


손으로 눈에 맺힌 물방울을 닦아내는 코토하.

그 모습을 보고 관객들은 위로와 격려의 환호를 보냈다.


코토하  「...죄송했습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트라이스타 비전의 보컬, 타나카 코토하를, 지켜봐주세요!」

「와아아아아---!!!」

코토하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아침노을의 크레센도를!」


.

.

.


코토하의 무대가 끝나고, 마지막 내 차례.

코토하는 무대 뒤로 나오면서 내 어께를 두드렸다.


코토하  「...엘레나 덕분이야.」

엘레나  「아냐, 내가 뭘 했다고.」

코토하  「...공연, 지켜보고 있을게.」

엘레나  「그래, 잘 지켜보고 있어!」


코토하에게 바통을 이어받고 나는 무대로 나섰다.

수많은 인파들의 시선이 이 무대 위에 집중돼있었다.


엘레나  「야호~! 시마바라 엘레나, 등장!」

「와아아----!!!」

엘레나  「흠, 역시 두 사람이 긴장할만했구나.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와있다니.」

엘레나  「긴 말은 하지 않고, 바로 시작해보도록 할게!」

엘레나  「우선 첫 곡은... 이번 라이브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곡이야.」

엘레나  「제목은 ‘작열하는 퍼레이드’. 그리고 부끄럽지만... 곡의 가사는 내가 직접 썼어.」

「오오오오---!!」

엘레나  「누군가를 응원하기 위해서 쓴 가사야. 최근 내 주변 사람 중 한 명이 되게 마음고생이 되게 심했거든.」

엘레나  「...뭐, 이제는 이전 무대로 전부 해결된 거 같지만.」

엘레나  「자,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해볼까? Are you ready?!」

「예에에에---!!」

엘레나  「그럼 작열하는 퍼레이드, 시작하자!」


.

.

.


생방송 라이브를 끝내고 숙소로 돌아가는 차 안.

지난번 때와는 다르게 차 안의 분위기는 되게 밝은 편이었다.


『~♪』


P  「다시 들어봐도 가사가 되게 좋은데.」

엘레나  「코토하 덕분이지. 아이디어를 그쪽에서 얻었으니까.」

메구미  「오늘 라이브도 무사히 끝났겠다, 곧 있으면 저녁 시간이겠다. 프로듀서,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저녁 먹고 가지 않을래?」

P  「그거 내가 다 계산 해야하잖아.」

메구미  「헤헤, 안될까?」

P  「...뭐, 알겠어. 오늘은 내가 살게.」 하하

엘레나 ˙ 메구미  「오오!」


기분이 좋은지 목적지를 숙소에서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바꾸는 프로듀서.

간만에 터뜨린 성공에 프로듀서도 많이 기쁜듯했다.


P  「그런데 코토하는? 아까부터 조용하던데.」

엘레나  「코토하는...」

코토하  「......」 새근새근

메구미  「많이 피곤했나보네.」


내 어깨를 베게삼아 잠든 코토하.

코토하의 자는 얼굴에는 작은 미소가 지어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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