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카테고리.

  1. 전체목록

  2. 그림

  3. 미디어



작열하는 퍼레이드 - 上

댓글: 0 / 조회: 917 / 추천: 0


관련링크


본문 - 12-30, 2019 19:38에 작성됨.

엘레나  「......」

코토하  「......」

메구미  「......」

P  「...오늘따라 차가 좀 막히는데.」


트라이스타 비전의 숙소로 돌아가는 차 안.

코토하와 메구미의 텐션은 지금 보고 있는 대로 완전히 바닥을 찍고 있었다.

‘월드 뮤직 페스티벌’

세계적인 뮤지션, 아티스트들이 모이는 자리에 우리, 트라이스타 비전도 초대받았다.

그런 자리에 우리들이 초대받은 만큼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최고의 무대를 선보여야 했지만...

다들, 너무 긴장해서 그랬던 건가.

관객들이 모두 지켜보는 무대 위에서, 우리들은 자리가 엉켜서 두 사람 다 넘어지는 실수를 하고 말았다.

덤으로 코토하의 가사 실수부터 메구미의 댄스 동작 실수, 기재 트러블까지...

완전히 최악의 무대를 하고야 말았다.


코토하  「...죄송해요.」

P  「뭐가.」

코토하  「그렇게 연습했는데... 실수를 해버려서...」

P  「...어차피 지난 일인데, 이제 사과해봤자 변하는 건 없잖아.」

코토하  「네...」

P  「괜찮아. 다시는 그런 실수를 하지 않으면 되는 거야.」

P  「메구미도 기운 차려. 지나간 건 이제 잊어버려야지.」

메구미  「응...」


밤늦게 돌아가는 길.

마침 비까지 내리고 있어서 안 그래도 울적한 분위기가 더 울적하게 느껴졌다.

그렇게 숙소로 돌아가는 30분 동안, 우리들은 평소와 다르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숙소에 도착하고 프로듀서는 우리들을 내려준 뒤, “오늘 되게 고생 많았어. 푹 쉬어.”라고 말한 뒤 그대로 가버렸다.


엘레나  「어서 들어갈까.」

메구미  「응...」

코토하  「......」


무거운 분위기 속, 우리들은 숙소 안으로 들어갔다.

몇 개월 전, 트라이스타 비전의 단결력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마련한 전용 숙소.

일이 끝나고 숙소로 돌아오면 우리가 나오는 프로그램을 TV로 보거나, 트럼프 카드 게임을 하거나, 오늘 있었던 일에 대한 반성회를 하기도 하는 등 되게 떠들썩했었지만.

오늘은 처음으로 숙소 안이 쥐 죽은 듯 조용했다.

코토하는 자기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아버렸고, 메구미는 내 옆에서 같이 TV를 보고 있었지만 뭔가... 눈이 퀭해보였다.


엘레나  「...메구미, 괜찮아?」

메구미  「난 괜찮아...」

메구미  「...그거, 생방송이었지?」

엘레나  「응.」

메구미  「하아...」


메구미는 한숨을 쉬면서 TV 전원을 꺼버렸다.

그리고선 소파를 박차고 일어났다.


메구미  「난 이만 자러 갈게.」

엘레나  「어, 응. 잘 자.」

메구미  「엘레나 너도 밤늦게까지 TV보지 말고 빨리 자.」

엘레나  「알겠어.」

메구미  「그럼...」


『쾅』


엘레나  「......」


메구미도 자기 방으로 들어가 방문을 닫아버렸다.

거실에 남은 사람은 딱 나 혼자였다.

난 소파 위에 놓인 리모컨으로 TV의 전원을 다시 켰다.

마침 며칠 전에 내가 출연했던 드라마가 방영 중이였다.

그러고보니, 오늘 셋이서 같이 드라마 같이 보기로 했었는데.


엘레나  「...가만히 있자.」


오늘 두 사람은 건들면 폭발할 것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 난 혼자 드라마를 봤다.

솔직히 보는 둥 마는 둥해서 내용이 어땠는지 기억이 나지도 않았다.

드라마를 다 보고, 나도 TV를 끄고 거실 불을 끈 다음 방으로 들어갔다.

방에 들어가자마자 난 곧바로 침대 위에 누웠다.


엘레나  「......」

엘레나  「흐암, 피곤해...」


그래, 프로듀서의 말대로 지난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하면 되는 거다.

난 그렇게 생각하고 오늘 있었던 실수를 다시는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눈을 감았다.

코토하랑 메구미 두 사람도 나랑 같은 생각을 해줬으면...


.

.

.


「네, 오늘은 게스트 두 분을 이 자리에 모셔봤는데요.」

「최근 되게 핫한 아이돌 유닛이죠. 트라이스타 비전.」

「그렇죠. 길게 말하지 않겠습니다. 소개하겠습니다, 트라이스타 비전의 래퍼 토코로 메구미 씨와 메인댄서 시마바라 엘레나 씨입니다!」

엘레나  「야호! 트라이앵글 포스에서 댄서를 하고 있는 시마바라 엘레나와!」

메구미  「같은 유닛의 래퍼인 토코로 메구미!」

엘레나 ˙ 메구미  「다들 만나서 반가워~!」


TV 토크쇼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출연하게 된 나와 메구미.

패널들은 우리들의 출연에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오늘의 주제는 ‘트라이스타 비전, 그것이 궁금하다.’라는 주제였다.


「저희가 이번 화를 준비하면서 시청자 여러분들의 질문들을 받아봤는데요.」

「지금 뒤에 보이시는 화면들 보이시죠? 어우, 되게 많은 분들이 보내주셨어요.」

메구미  「에에? 대충보기에도 한 100개는 넘어보이는데.」

「걱정 마세요, 저희가 질문 몇 가지를 추려서 준비했으니까요. 저희가 설마 저 많은 질문들을 모두 대답해달라고 하겠습니까.」

메구미  「하하, 그렇죠? 다행이다...」


여유롭게 토크를 이어가는 메구미.

난 그 모습을 보고 ‘역시 메구미구나.’라고 생각했다.

질문들을 하나씩 대답하면서 이어지는 녹화.

좋은 분위기 속에서 이어지는 촬영, 이제 10번째 질문이 이어졌다.


「다음 질문으로 가볼게요. 네, hi-banana님이 보내주신 질문인데요.」

「‘며칠 전에 있었던 월드 뮤직 페스티벌이 끝나고 후일담이 궁금해요.'...라는 질문이네요.」

메구미  「아... 네.」

엘레나  「......」


난 ‘월드 뮤직 페스티벌’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순간 움찔했다.

그 무대 이후, 그 날 있었던 일은 코토하와 메구미에게 아킬레스건으로 남아버렸다.

숙소에서도 그 일에 대한 얘기는 일절 꺼내지 않았지만, 여기서 그런 말을 듣게 될 줄이야...


메구미  「뭐, 다들 아시다시피 거기서 저희가 큰 실수를 여러 번 했었잖아요.」

「아... 네, 그랬었죠.」

메구미  「그래서 끝나자마자 담당 프로듀서가 되게 화냈어요. 왜 이상한 곳에서 실수했냐면서.」

엘레나  「하여간...」

메구미  「그래서 그것 때문에 코토하가 우리 대표해서 프로듀서한테 계속 사과하고, 저희들도 코토하 따라서 사과하고...」

「하하, 그랬었나요.」

메구미  「그 때, 프로듀서 되게 무서웠어요. 허리케인처럼 혼내더라구요.」

메구미  「그래서 그 때 저희 세 명에서 벌벌 떨면서 “프로듀서, 미안! 살려줘!”라고 빌기도 했었고...」

엘레나  「전 이렇게 두 손 합장하고 빌었죠.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

「뭔가 직장 상사에게 혼나는 부하 직원의 모습이네요.」


.

.

.


P  「너희들 덕분에 앞으로 악마 프로듀서라는 말을 듣게 생겼는데.」

메구미  「미안! 거짓말해서...」

P  「뭐, 됐어. 그 때 패널들 반응 되게 괜찮던데? 농담이 먹혔나봐.」

메구미  「그, 그런가? 헤헤.」

P  「...이왕 이렇게 된 거 정말로 악마가 되는 것도 나쁘진 않을지도?」 씨익

엘레나 & 메구미  「에에?!」

P  「하하, 농담이야, 농담.」


메구미의 거짓말에 프로듀서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았다. 오히려 좋아하는 거 같았다.


P  「...월드 뮤직 페스티벌 때 일은, 이제 다 잊어버린 거야?」

메구미  「...기억하고는 있어.」

메구미  「하지만 어쩌겠어. 이미 지나간 일인데.」

P  「그래, 그렇게 생각하니 다행이네.」

엘레나  「아, 그런데 다음 스케줄은 어떻게 되더라?」

P  「이제 레슨 끝낸 코토하랑 합류한 다음에 스튜디오 가서 사진 촬영, 엘레나는 드라마 촬영까지…….」


프로듀서의 스케줄 브리핑을 들으며 녹음 스튜디오로 향했다.

녹음 스튜디오 입구, 도착 후 몇 분 정도 기다리니 코토하가 드디어 밖으로 나왔다.

난 창문을 열고 코토하에게 손을 흔들었다.


엘레나  「코토하~! 여기야 여기!」 흔들흔들

코토하  「다들 있었네. 오래 기다렸어?」

P  「얘네들도 금방 촬영 끝내고 도착했어.」

엘레나  「자, 어서 가자.」 달칵


코토하까지 합류 후, 우리는 사진집 촬영을 위해 촬영 장소로 향했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우리들의 노래.

발매 후 두 달이 지난 곡이지만 아직까지 차트 순위권을 지킬 정도로 인기가 좋은 곡,

그리고 그 날 이후, 두 사람에겐 아킬레스건으로 남아버린 곡이기도 했다.


『~♪』


P  「......」


프로듀서는 노래를 조금 듣다가 라디오 신호를 바꿔버렸다.

나와 트라우마를 지워버린 메구미는 괜찮았지만...


코토하  「Zzz...」

메구미  「코토하, 졸고 있네.」

P  「내버려 둬. 평소에 개인 연습 때문에 쉬지도 못했는데.」

엘레나  「...저기, 프로듀서. 이제 코토하를 슬슬 말려야하지 않을까.」

P  「그게... 어린애들보다 더한 고집불통이라서, 아무리 말해도 안 듣더라고.」


내 옆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는 코토하에겐 예외였다.

난 졸고 있는 코토하를 보면서 지난번과 또 같은 악몽을 꾸는 건 아닌가 걱정되었다.

최근에도 또 무대 위에서 야유를 받는 악몽을 꿨다고 했었으니까.


엘레나  「리더가 가장 열심히 해야 한다면서...」 쓰담쓰담


난 조금 엉망진창 된 코토하의 머리카락을 정리해줬다.

코토하의 자는 모습은 정말로 예뻤지만 세상 누구보다도 피곤해보였다.


.

.

.


『달칵』


엘레나  「(기지개)으읏~차, 다녀왔어!」

메구미  「어, 엘레나, 왔네.」

엘레나  「...코토하는?」

메구미  「안 보여. 또 연습실로 간 모양이야.」

엘레나  「또?」


숙소에 제일 먼저 도착했어야 할 코토하였지만, 숙소 안에는 소파에 엎드려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는 메구미만 있을 뿐, 코토하는 없었다.

난 코토하에게 전화를 걸어봤다.

하지만 전화는 받지 않았다. 스피커의 음악 소리에 묻혀서 안 들리는 듯했다.


엘레나  「안 받네...」

메구미  「그렇지? 나도 한 3번 정도 전화해봤는데, 받지 않더라고.」

엘레나  「음...」

메구미  「...한 번 연습실로 가볼까?」

엘레나  「응.」


이제 2주일째다.

2주일째, 쉬는 날도 없이 계속해서 자신을 혹사시켜가고 있었다.

난 메구미와 함께 연습실이 있는 극장으로 향했다.

하늘엔 달이 높게 떠있을 정도로 늦은 시간이었다.

숙소에서 극장까지 걸어서 30분 거리.

한겨울의 쌀쌀한 밤바람을 맞으면서 천천히 걸어갔다.


『똑똑』 『달칵』


엘레나  「실례합니다~」

메구미  「코토하, 있어?」


문 밖에서도 들리던 음악 소리가 안으로 들어가니 더 크게 들렸다.

이 정도 음량이라면 코토하가 전화를 받지 못한 게 이해됐다.

벽면 거울에 비친 우리들을 보고, 코토하는 라디오를 끄고 우리에게 다가왔다.


코토하  「어라, 메구미, 엘레나, 여긴 무슨 일이야?.」

엘레나  「혹시 여기 있나 싶어서 왔는데 정말로 있었구나.」

메구미  「너 걱정돼서 온 거야. 매일 그렇게 쉬지도 않고 여기 있으니...」

코토하  「그러니까 그런 걱정은 하지 말래도.」

엘레나  「하지만-」

코토하  「미안, 난 좀 더 연습하다가 숙소로 돌아갈게. 1시 안으로는 들어갈 태니까, 그렇게 알아줘.」

엘레나  「아, 자, 잠깐!」


코토하는 나와 메구미를 연습실 밖으로 내보냈다.

설상가상으로 문까지 잠가버렸다.


메구미  「하아... 꿈쩍도 안하네.」

엘레나  「프로듀서한테 열쇠를 달라고 할까.」

메구미  「프로듀서는 이미 퇴근했을 걸.」

엘레나  「그렇지...」


문 너머로 느껴지는 음악 소리.

우린 밖에서 30분 정도 기다리다가 추위를 이기지 못해 결국엔 우리끼리 먼저 숙소로 돌아갔다.

TV를 보는 둥 마는 둥하며 밤 12시까지 코토하를 기다리던 우리들.

하지만 코토하는 약속시간보다 1시간 더 늦은 새벽 2시에 숙소로 돌아왔었다.


.

.

.


무리한 연습은 곧 몸 상태의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코토하는 어느 정도 제어하고 있다면서 우리들을 안심시키려했지만, 솔직히 믿기지 않았다.

그리고 결국에는, 일이 터져버렸다.


P  「그래서, 그렇게 됐어.」

메구미  「그런!」

엘레나  「코토하...」

코토하  「......」


마스크를 끼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아니 하지 못하는 코토하.

내 부름에도 코토하는 그저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P  「어쨌든, 코토하의 성대 결절이 치료 될 때까지는 당분간 활동은 못 할 거야.」

코토하  「......」

P  「미안하다, 코토하. 신경 쓰지 못한 내 탓이야.」

코토하  「......」 절래절래

메구미  「그럼, 우리 트라이스타 비전은?」

P  「치료가 다 될 때까진 2인 체제로 해야겠지.」

P  「그래도 일주일 정도면 나을 수 있다고 하니까, 분명 괜찮을 거야.」

메구미  「다행이다...」


일주일이라.

솔직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여태까지 쉬지 않고 달려왔으니까.

이런 방식으로 쉬는 걸 바라진 않았지만, 어쨌든 쉴 수 있다는 게 나로썬 위안이 되었다.


엘레나  「빨리 나았으면 좋겠네.」

코토하  「......」 끄덕


.

.

.


-스튜디오


오늘은 단체 녹음이 있는 날.

코토하, 메구미, 그리고 나까지 트라이스타 비전 전원이 모여서 일하는 날이다.


엘레나  「이야, 예정보다 빨리 나아서 다행이야.」

코토하  「며칠 동안 벙어리처럼 아무 말도 못하니까 답답해 죽는 줄 알았어...」

메구미  「그러니까 내가 좀 쉬라고 했었지?」

코토하  「미안... 다음부턴 무리 안 할게.」

메구미  「정말로?」 찌릿

코토하  「읏...」 움찔

메구미  「...뭐, 반성하고 있는 거 같으니까 이번엔 그냥 넘어갈게.」

코토하  「하하...」


코토하 때문에 며칠 동안 침울해있던 메구미도 이번엔 기운을 차린 모양이다.

빨리 나아서 다행이야.

이렇게 수다를 떠는 것도 잠시, 본격적으로 음반 녹음을 시작했다.

나와 메구미, 코토하의 솔로곡과 트라이스타 비전의 트리오 곡. 총 4개의 곡을 녹음해야했다.

녹음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예정보다 빨리 끝날지도.


「다음은 코토하 씨.」

코토하  「네.」


메구미의 녹음이 끝나고 코토하의 차례.

5일 동안 몸을 움직이지 않아 몸이 근질 했는지 잽싸게 녹음실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시작한 녹음.

처음에는 잘 풀리는 것 같았다. 감독님의 반응도 괜찮았고.

그러던 도중, 감독님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다시, 아까부분 다시 하자.」 


『~♪』


「잠깐만, 이거 아니야. 다시.」

「그나저나, 목 다 나은 거 아니였어? 목소리가 좀 이상한데.」

코토하  「......」

「그렇지? 기분 탓이겠지.」

엘레나  「?」


목소리가 이상하다고?

난 그 말을 듣고 혹시나 싶었지만, 별 거 아니겠지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걱정했던 코토하의 솔로 녹음도 무사히 끝난 것 같았다.


「자, 이제 마지막으로 단체 녹음이다.」

엘레나 & 메구미  「네.」


나와 메구미는 녹음실 안으로 들어갔다.

코토하는 안에서 먼저 목을 가다듬고 있었다.

헤드폰을 착용 후, 나도 시작 전에 가볍게 목을 풀었다.


코토하  「~♪」

코토하  「......」 콜록콜록

메구미  「...코토하, 정말로 목 괜찮아?」

코토하  「어? 당연히 괜찮지.」

엘레나  「아까 녹음할 때 감독님이 목소리가 이상하다는 말을 들었었는데.」

코토하  「그냥 그 땐 실수했을 뿐이야. 신경 쓰지 마.」

엘레나  「정말로 괜찮은 거지?」

코토하  「엘레나는 정말로 걱정이 많다니까.」 하하


옅게 웃으면서 대답하는 코토하.

코토하의 그 모습을 보고 내가 괜한 걱정을 했구나라고 생각했다.

준비를 끝내고 시작한 유닛 신곡 녹음.


메구미  「~♪」

코토하  「~♪↗」

코토하  「아...」

『코토하, 그 쪽 부분 다시한다.』

코토하  「네. 죄송합니다.」

「.......」


유리 너머로 보이는 감독님의 모습.

아까부터 계속 고개를 갸우뚱거리면서 불만족인 모습을 보였다.


코토하  「~♪...」 덜컥

『다시, 쉬운 부분인데 왜 그래.』

코토하  「죄, 죄송합니다...」

엘레나  「......」


식은 땀을 흘리며 고개를 숙이는 코토하.

오늘따라, 코토하의 컨디션이 영 좋지 않은 것 같았다.


.

.

.


-트라이비전 스타 숙소


『달칵』


엘레나  「나 왔~...어?」

메구미  「......」 쉬-잇

코토하  「......」


고개를 숙인채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는 코토하.

그리고 그 옆을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는 메구미.

좋지 않은 일이 있었음을 직감한 난 조용히 메구미에게 다가갔다.


엘레나  「그... 무슨 일 있었어?」 소곤

메구미  「...지난번에 프로듀서가 가져왔던 라이브 콘서트 프로그램 출연 일, 알고 있지?」

엘레나  「어... 응. 알고 있어. 그 때 우리 전부 오디션 봤었지?」

메구미  「맞아.」

엘레나  「근데 왜... 아, 혹시 우리... 불합격이야...?」

메구미  「그건 아니야. 합격했어.」

엘레나  「그래? 다행이다...」

엘레나  「...어라? 근데 왜 코토하가 저렇게...」

메구미  「그게...」


자기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며 우물쭈물거리는 메구미.

잠시 주춤하더니 손을 뒷목에 두고 조용히 말했다.


메구미  「합격하는 대신에 조건이 하나 붙었어.」

엘레나  「어떻게?」

메구미  「그게... 코토하를 빼고 출연시킨다는 조건-」

엘레나  「에에?!」

메구미  「엘레나...!」 쉬-잇

엘레나  「아차...」 크흠


난 놀란 마음을 일단 진정시키고 다시 작은 목소리로 코토하에게 물었다.


엘레나  「그, 그게 무슨...」

메구미  「말 그대로... 」

엘레나  「어째서?」

메구미  「그쪽 말로는 '나머지의 실력은 출중하지만 그녀의 실력은 별로다.'라는데.」

엘레나  「그런...!」

메구미  「프로듀서가 지금 관계자들과 협상하고는 있지만, 입장을 바꿀 거 같진 않단 말이지.」

엘레나  「......」


난 코토하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코토하의 지금 모습은 두 글자로 '절망'으로 표현할 수 있었다.

그리고 코토하의 옆에 놓여있는 휴대폰.

휴대폰의 액정 위에 떨어진 작은 물방울이 반짝이고 있었다.


.

.

.


코토하  「......」

P  「...괜찮아?」

코토하  「죄... 죄송해요... 제, 제가...」


생방송 라이브를 끝내고 돌아가는 차 안.

코토하는 앞좌석에 앉아서 눈을 가린 채 흐느끼고 있었다.


코토하  「그런 실수... 또 다신 반복하지 않기로 했는데...!」

P  「아냐, 최선을 다했어. 너는.」 토닥토닥


코토하의 솔로 라이브 도중 일어난 기재 트러블, 수습 후 다시 재개된 무대에서는 실수 연발.

완전히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그 때의 모습이 겹쳐서 생각났다.

월드 뮤직 페스티벌의 악몽이 코토하를 자극했다.

프로듀서는 코토하의 어깨를 두드리면서 위로했다.

하지만 코토하는 눈물을 멈추지 않았다.


P  「이제 그만 울어. 자국 남겠다.」

코토하  「네...」

엘레나 ˙ 메구미  「......」


나와 메구미는 코토하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솔직히 지금의 코토하는 이제 한계까지 도달했다.

섣불리 말을 꺼냈다가 코토하가 떠올리기 싫은 일을 더 자극시킨다면 안 그래도 쌓여있던 코토하의 스트레스 게이지가 폭발해버리고 말 것이다.

우리들은 조용히, 코토하가 흐느끼는 소리를 들으면서 숙소로 돌아갔다.

숙소에 도착하고, 코토하는 곧장 방으로 들어가서 문을 닫아버렸다.

그만큼 오늘 있었던 실수가 크게 느껴진 모양이었다.


엘레나  「...코토하, 괜찮겠지?」

메구미  「여기서 더 무리해서 연습하지 않길 바랄 뿐이지.」

메구미  「...그때는 억지로라도 말려야겠지.」

엘레나  「응...」


드라마 촬영 오디션 탈락, 스튜디오에서의 녹음 실수 등등...

최근 코토하의 컨디션이 완전 바닥을 기고 있다.

우리가... 어떻게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0 여길 눌러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