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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2-09, 2019 05:03에 작성됨.

밀리시타 키타카미 레이카 소설입니다.

(*´v`*)ノ잠이 안 와서 쓰게 됐습니다. 이번에도 소재는 나이스 평범 합니다. 레이카 글이 많아 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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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네, 알겠습니다. 빨리 가도록하겠습니다."

아카네와 스케줄을 마치고 시어터로 돌아가는 도중이었다. 갑작스럽게 걸려온 한통의 전화는 나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그녀에게 그런 일이 생길 줄 이야...

내가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었는지 아카네는 걱정되는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프로쨩 무슨 일 있어?"

잠시 고민했지만 아카네는 그녀와 가까운 관계였기에 알아도 괜찮을 거라 생각했다.

"그게. 레이카가 레슨도중이 쓰려졌대."

"나는 병원에 가볼 테니 아카네는 레슨을 받으러가"

"프로쨩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아카네는 조금 화가 난 목소리로 말을 했고, 같이 택시에 탑승했다.

"후타미 병원이요"

병원에 들어서니 특유의 알싸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마치 뾰족한 바늘로 우리의 코끝부터 머리까지 관통하는 것 같은 긴장감을 불러일으켰다.

"프로쨩, 이쪽이야 이쪽!"

운 좋게 엘리베이터 앞에는 사람이 없었고 우리는 빠르게 병실에 도착할 수 있었다. 

404호실

병실에 들어서자 그녀의 오른팔에 굵은 바늘이 꽂혀있었다. 

여러 개의 수액이 거치대에 걸려있었고, 수액들은 한방울, 한방울씩 천천히 떨어지고 있었다.

그것을 제외하고는 평소와 같은 모습으로 우리를 반겨줬다.

"와아! 아카네쨩 이다. 아카네쨩 무슨 일이야?"

"무슨 일이냐니 레이카쨩이 쓰러졌대서왔지. 이 아카네쨩이 아니면 누가 먼저 달려오랴"

아카네는 레이카를 보며 걱정되는 표정으로 말을 했다.

"레이카쨩, 별일 아닌 거지? 레이카쨩은 평소에 등산도 열심히 하고 감기 걸린 적도 없었잖아. 건강한 거지?"

레이카는 잠시 고민한 뒤 말을 이었다.

"그게 말야... 잘 모르겠대! 며칠간 검사 해봐야 겠다는데."

"프로듀서씨 휴가를 받을 수 있을까요?"

"그럼 당연하지. 내가 사장님께 말씀드릴게"

병실에서 나오니 아무도 없는 듯한 고요함이 가득했다. 시간이 이르다지만 이렇게 조용할 수 있을까. 

통화를 하는 동안 가끔씩 들려오는 떠드는 소리가 나를 안심시켜줬다.

"와ㅡ이 아카네쨩 우리 휴가 받으면 뭐할까?"

"아니, 휴가 받는 건 레이카쨩 혼자라고"

"내 휴가를 절반으로 나눠도 안 돼?"

"아카네쨩은 너무나 귀엽기에 쉬는 것은 우주적으로 큰 손실이야!, 그렇지만 열심히 병문안 올테니 기다려줘 응?"

지금까지 다친 적 없고, 그 흔한 감기마저 걸린 적이 적었기에 우리는 레이카가 잠깐 지친 거라고. 쉬었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등장할거라 믿고 있었다. 

1주가 지나고...

2주가 지나도 레이카는 돌아오지 않았다.

병문안을 가고 싶었지만 다음 공연준비로 바빠 시간이 나지 않았다.

아카네에게 물어보면 괜찮다고 금방 올 거라는 말을 했다. 하지만 가끔 어두운 표정으로 말을 했기에 신경이 쓰였다.

'다음엔 시간을 내서 가봐야지' 생각할수록 일은 더욱 많아져갔다.

그렇게 한 달째 되는 날 레이카가 돌아왔다.

"다녀왔습니다. 프로듀서씨~"

나는 기쁘면서도 무언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위화감을 느꼈다.

레이카는 한 달간 쉬어 체력이 다소 떨어진 모습을 보였지만, 그 외에는 레슨도 열심히 받고 아이들과 잘 어울리는 모습을 보였다.

"내가 괜히 신경 쓴 걸까?"

오랜만이라 어색한 거라고 별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위화감은 시간이 갈수록 커져만 갔다.

평소에는 놀러가자고 권유를 받으면 자주 놀러갔지만 퇴원한 뒤에는 거절하는 모습이 자주 보였고, 끝나면 어딘가 서둘러서 돌아가곤 했다.

약을 매끼마다 챙겨먹는데 무슨 약인지 물어보면 영양제라면서 웃어넘기는 모습이 신경 쓰였다. 

예전엔 피크닉과 등산을 가자고 휴일을 귀신같이 알아내서 권유했는데, 그런 모습마저 보기 힘들었다.

'그렇다면 내 쪽에서 피크닉을 권유하면 어떻게 될까?' 

"레이카 다음 주에 휴일인데 피크닉 어때?"

레이카는 으음... 복잡한 표정을 짓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웃으면서 죄송하다고 말했다.

"프로듀서씨 다음에 꼭 같이 가요"

급한 마음에 평소라면 하지 않았을 텐데. 꼭 취조하는 것처럼 레이카를 몰아붙였다.

"기분 탓 인지 모르겠지만 혹시 나한테 숨기거나 말 못하는 거 없지?"

"..."

입은 여전히 웃고 있었지만, 눈은 그렇지가 않았다. 뭔가 말하려는 듯 잠시 입을 우물거리다, 그녀는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다.

그 느낌은 거절이라기보다는 나를 피한다는 느낌에 가까웠기에 무슨 일 인지 더욱 신경이 쓰였다.

레이카가 돌아가는 시간에 맞춰 일을 끝내고 뒤를 밟기로 했다.

레이카는 시어터에서 나온 뒤 택시를 타고 어딘가로 향했다.

택시를 쫒아가니 도착한 곳은 익숙한 장소였다. 

'후타미 병원’

로비에 들어서니 레이카는 보이지 않았고, 저번과 달리 사람이 북적북적하여 정신이 없었다.

접수처, 안내데스크 등 푸른 머리의 양 갈래 머리를 한 여성을 본적이 없는지 물어봤지만 다들 못 봤다고 했다.

나는 무작정 찾아다녔고 찾아다닌 끝에 약을 들고 나오는 레이카를 발견했다.

눈을 마주치니 레이카는 복잡한 표정을 짓고는 말을 이었다.

"역시 명탐정듀서씨 네요. 명탐정듀서씨 에게는 못 당하겠네요. 아하하하"

"이렇게 되면 더 이상 숨기기도 그렇네요."

서서 대화하기에는 멋쩍쓰러운 우리는 카페로 들어갔다. 나는 레이카에게 오른손에 들린 잔을 내밀었다. 

레이카는 내밀던 팔을 어색하게 들고는 오른손의 잔을 바라보다가, 자기 앞에 잔을 내려놔 달라고 했다.

"고마워요 프로듀서씨"

"뭐 대단한 거라고."

레이카는 연기가 올라오는 잔을 바라보며 잠시 생각한 뒤 말을 이었다. 말기암 이라고 했다.

그제서 야 그녀의 새하얗다 못해 창백한 피부가 눈에 띄었다.

"잘해야 반년정도 밖에 안 된다고 했어요."

"마지막으로 이번 공연은 꼭 마무리 짓고 싶어요. 제 소원 들어주실 수 있나요? 프로듀서씨"

나는 레이카에게 포기하고 치료에 전념하자고 말하고 싶었지만 레이카의 눈빛을 보니 그럴 수 없었다. 

"우리 같이 힘내자" 

"고마워요~ 프로듀서씨"

레이카의 체력은 갈수록 떨어졌고 약을 먹지 않으면 아파서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상태는 심각해져 갔다.

그러면서도 나나 시어터의 아이들이 다가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 평소처럼 환하게 웃으며 대답하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다는 것에 무력함을 느꼈다. 

신이 있다면 레이카의 병을 낫게 해달라고, 아니면 차라리 나한테 병을 옮겨달라고 간절히 바랐지만 결국 내 소원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럼 여러분 마지막까지 즐겨주세요!"

공연이 모두 끝나자 레이카는 실이 끊어진 인형처럼 그 자리에 쓰러졌다.

나는 쓰러진 레이카의 몸을 힘껏 끌어안았다. 레이카의 몸은 차갑게 식어가고 있었다. 

"프로듀서씨, 공연은 무사히 끝났나요?" 

"그래. 레이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어!"

"다 끝났으니까 조금만... 조그만 참으면 구급차가 올 거야 그러니까 조금만 더 힘내..." 

"모두 웃는 얼굴로 끝나서 다행이네요~ 프로듀서씨" 

레이카가 괴로워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팠다. 

"그러게... 다행이야..."

참으려 했지만 눈에서 흐르는 눈물은 참지를 못하고 있는지 계속해서 흐르고 있었다.

"프로듀서씨 슬퍼하지 마세요. 프로듀서씨는 웃는 얼굴이 잘 어울려요"

"그러니 앞으로도... 웃는 얼굴로... 지내주세요 프로듀서씨..."

레이카는 그 말을 끝으로 움직이지 않았다.

"저기 레이카...?"

"장난이지...?"

"나 가지고 노는 거지?"

"언제나처럼 프로듀서씨 장난이에요 라고 말해줘... 제발..."

"제발..."

마음속에서 무언가 부셔지는 느낌이 났다. 나는 움직이지 않는 레이카를 밤새 껴안고 있었다.

... 

...

... 

"저기 프로듀서님 괜찮으신가요?"

"미사키씨, 레이카... 레이카가..."

"응? 레이카씨 에게 무슨 일이라도 있나요?"

주변을 돌아보았지만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은 것처럼 레이카의 시신은 보이지 않았다. 

"아, 맞아! 사장님이 다음주이 뿌뿌카 푸딩의 해외 로케이션 축하 파티를 하자고 하시던데 프로듀서님도 오실 거죠?"

해외 로케이션 이라니 무슨 소리인거지?! 나는 다급한 목소리로 말을 했다. 

"미사키씨, 혹시 얼마나 됐는지 기억하세요?" 

"아마 3개월 만일걸요. 돌아오면 무엇이 먹고 싶을까요? 그 두 사람이면 푸딩이려나. 에헤헤"

3개월 만이라니 그 말이 사실일까? 그렇다면 내가 지금까지 만난 레이카는 무엇이었던 걸까.

뒤에서 '프로쨩!' 이라고 부르는 소리가 들렸고 나는 돌아보기가 무서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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