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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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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2-07, 2019 21:56에 작성됨.

-----가 돌아왔다.



나는 일찍이 아이돌들을 떠나보낸 적이 있었다.

밝게 빛나게 해주고 싶었지만 나한테는 실력이 없었다. 그래서 빛날 수 있었던 재능을 가진 그 아이들이 버려졌다.

그렇게 그 아이들에게 속죄하듯, 다른 아이돌들의 프로듀스에 집중했다.

다른 아이돌들을 빛나게 만들었다.

그러나 그 아이들을 빛나게 못한 죄책감이, 그 아이들을 버렸다는 죄악감이 나의 목과 몸을 계속 조여온다.

잘 때마다 꿈속에서 모습을 들어낸다. 나로 인해서 인생이 망가진 그 아이들이...

그리고 어느 날, 신입 아이돌들의 면담을 하던 중, 그 아이들 중 한 명을 만났다. 정확하게는 엄청 쏙 빼닮은 아이였다.

이름은 유메미 리아무. 성격이나 체형은 완전 딴판이지만, 그래도 외모만큼은 그 아이...유진이와 쏙 빼닮았다.

리아무의 모습을 처음 봤을 때, 나는 뭔가에 홀린 듯 그녀에게 집중하기로 마음 먹었다. 유진이와 이루지 못한 꿈을 리아무와 이루고 싶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유진이를 잃은 것 처럼 리아무를 잃고 싶지 않았던 것이겠지.

외모에서 유진이가 떠올랐는데 유진이보다 멘탈은 더 최악으로 나쁘다. 그러니 또 잃을 것 같기에 그것이 무서워서 나는 리아무에게 집중하고 싶었다.

전무님께 말씀드려 당분간 맡고 있던 다른 아이돌들에게는 다른 프로듀서나 매니저를 붙였다. 나는 신입 집중 훈련이라는 명몫으로 리아무를 집중적으로 프로듀스하게 되었다.

문제는 리아무의 성격이 글러먹은 수준으로는 안즈 이상이라는 것. 그래도 어떻게든 어루고 달래어서 아이돌 활동을 할 수 있게 이어나갔다.

뭐, 리아무 멘탈 관리하랴, 리아무의 SNS로 불타오르는 거 관리하랴 바쁜게 이만저만이 아니지만 말이다.

사실 리아무에 비하면 유진이는 엄청 천사였다.

아니, 그건 둘째치고...리아무와 만나고 며칠 안 있어, 신데렐라 걸 총선이 벌여졌다. 나는 당연히 리아무는 권외를 생각했다. 아직 신입이기 때문이니까...

그런데, 리아무는 놀랍게도 전체 3위, 패션 2위라는 놀라운 쾌거를 이루어냈다.

본인도 그것을 어떻게 이루었는지 무척 놀랐지만, 아무렴 어떠랴 이건 리아무가 얻어낸 결과이다.

리아무가 어떻게든 노력한 결과 이루어낸 결과이다.

기뻐하는 리아무를 보며 생각했다. 유진이 너도, 이렇게 빛날 수 있을 거라고...


"헤에~ 이런 말을 하고 싶었구나? 하고 싶은 말은 이게 다야?"

익숙하지만 오랜만에 듣는 목소리에 가까스로 눈을 뜬다. 여기가 어디지?

어둠에 가까스로 익숙해진 눈 앞에 있는 것은

"리, 리아무-!!"

의자에 묶여서 축 쳐져있는 리아무의 모습이었다. 리아무의 다리는 이미 피가 흐르고 있었다.

저 정도 출혈이면 위험하다!

"리아무, 리아무-!!!"

"으으윽...!"

리아무가 스륵 일어나며 상체를 일으킨다.

"P...P느님...?"

"리아무, 괜찮아!?"

"...으응...윽..."

리아무는 다시 정신을 잃었는지 고개를 떨군다. 그 모습이 나로 하여금 화를 불러 일으킨다.

"당신 누구야!? 뭐하는 짓이야?!"

"헤에- 기억 안 나?"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들어낸 것은 예전 유진이와 함께 일하던...흑발이 무척 매력적이었던...어른스러운 아이돌

"주, 주니...?"

"오랜만이야, P씨."

기억 속 고혹적인 미소가 매력적이었던 그녀의 눈에는 광채 같은 것은 보이지 않는, 그저 광기만이 어른거리고 있었다.

주니는 내가 평소에 쓰던 일기장을 보면서 흥미롭다는 미소를 짓지만 그 미소는 섬뜩하기 이로 말할 것이 없다.

"네, 네가 왜..."

"당신이 우리를 버리고 난 뒤, 우리는 무척 고생했어. 한국에서는 나라 팔아먹고 인기 얻고 싶어하는 매국노 취급을 받았고, 일본에서는 걸레 취급을 받고..."

그런 말을 하며 주니는 뒤에서 칼을 꺼냈다. 어둠속에서도 보이는 시퍼런 날이 서있는 칼이었다.

"주, 주니야! 너 뭐하려고...!!"

"글쎄...? 당신도 아는 짓?"

그렇게 말하며 주니는 리아무의 목에 칼을 들이댔다!

"머, 멈춰! 리아무를 죽이지 마!!"

"헤에...당신은 그 정도나 리아무를 쳐다보는 거구나."

주니는 히죽히죽 웃으며, 매력적이었던 고혹적인 미소를 보인다.

나는 주니에게 고개를 숙이며

"미안해, 정말로 미안해. 너희들을 잃어서...나도 슬펐어...! 하지만 그 아이는 빛나고 있는 아이야! 제발 부탁이야! 용서해줘!"

"..."

그 말에 주니는 칼을 치우더니

"실망했어, P씨"

"어...?"

"거봐. 이제 저 사람은 우리 따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고 했잖아."

리아무는 스륵 스륵하며 묶인 밧줄을 풀었다. 그리고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기 시작했다.

평소의 리아무 보다 훨씬 큰 키...저 아이는...

"유, 유진이...?"

"그래, 유진이야."

동공이 지진하기 시작했다. 어째서 유진이가? 아니, 주니가 있으니 유진이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나는...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네. 당신은 이제 우리따위 안중에도 없다는 거지."

"그, 그럴 리가...아니야...!!! 리아무...!! 리아무는 어디갔어!!!"

"...이런 상황에서도 당신은 다른 사람을 찾아. 아니, 오히려 이런 상황이니까 더 그런 거겠지?"

그렇게 말하며 유진이는 내가 묶여 있는 의자를 뒤로 돌렸다.

그리고 눈 앞에 보인 것은 유진, 주니와 같은 멤버였던 해나와 피투성이가 된 리아무였다.

"리, 리아무...?!"

"그래, 당신의 리아무야. 우리를 버리고, 당신이 키운 아이돌..."

"으윽...!!"

유진의 말이 비수가 되어 귀와 가슴에 박힌다.

나는 이 아이들을 버렸다. 그리고 리아무로 현실도피한 것이다. 그 대가가 이것인가?

유진, 해나, 주니는 광기 어린 미소를 보이며

"자, 프로듀서. 이번에야 말로 우리들을 봐줘."

"우리들은 다시 빛날 수 있어."

"이번에야 이루자? 톱 아이돌!"

세 사람의 미소는 여전히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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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날 유진이만 나오길래 주니랑 해나도 출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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