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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서씨는 밥 파인가요? 빵 파인가요?

댓글: 2 / 조회: 694 / 추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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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1-14, 2019 23:15에 작성됨.

평범한 밀리시타 키타카미 레이카 글입니다.

레이카의 광기를 넘어선 순수한 무언가를 표현하고 싶습니다.

어떻게해야 될지 의문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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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만나기로 했는데...... 늦네."

벚꽃나무 앞. 꽃놀이 기간이라 주변은 온통 커플투성이에 시끌벅적해서 기분이 들뜰거같은 분위기지만 그는 시간이 갈수록 초조하기만 했다.

"설마 바람맞은건 아니겠지"

혹시 연락 온게 있나 핸드폰을 수시로 쳐다보지만 수신은 0건, 전화도 했지만 신호연결음만 돌아올 뿐이었다. 

그는 핸드폰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약속한 그녀가 한 시간째 연락두절이기 때문이다.

어제 무슨 실수라도 했던 걸까, 아니면 그녀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게 아닐까라는 부정적인 생각이 들고, 지나가는 행인마저 날 비웃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마저 들었을 때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앗! 저기 있는 평범해 보이는 사람은...... 역시 프로듀서씨 였군요! 찾고 있었다고요~ 이런 곳에 계셨군요♪"

오자마자 정체불명의 말을 하는 그녀지만 그런 부분마저 사랑스럽다고 느꼈다.

"아니, 레이카가 정했던 장소였는데...... 아무튼 가볼까"

"네~♪"

마치 우리의 만남을 축복하듯 벚꽃이 아름답게 흩날렸고

나와 레이카는 벚꽃이 흩날리는 거리를 자연스럽게 손을 맞잡으며 걸어갔다.


"산보, 와산보, 와산본~♪ 내가 좋아하는 과자, 와산본~♪"

생각해보면 그녀와 처음 만남은 특이했던 것 같다. 

"처음 뵙겠습니다. 키타카미 레이카에요.

노래방에서 친구한테 노래를 잘 부른다는 소리를 들어서 응모하게 됐습니다. 오늘은 잘 부탁드립니다♪"

지원동기도 특이할 뿐 아니라 특기 : 폐활량? 폐활량이란 특기는 뭘까... 여러 가지로 이상한 프로필 이었다. 

프로로서 중요한건 그게 아니지 라고 생각하며 그는 말을 이어갔다. 

"노래방이라...... 그럼 뭔가 노래를 불러 볼 수 있을까요?" 

갑자기 노래를 부르라하면 당황할 텐데 그녀는 기다렸다는 듯 대답했다. 

"네, 좋아요♪ 그럼 들어주세요.

작사, 나. 작곡, 나. “와산본의 노래”에요♪ ......에헴!" 

"산보, 와산보, 와산본~♪ 내가 좋아하는 과자, 와산본~♪"

와산본이 뭘까? 이상한 노래...... 하지만 목소리는 예쁘네. 게다가 어쩜 저렇게 즐겁게 노래 부를까 라며 생각하다보니 그도 노래를 같이 부르고 있었다. 

"와산본~♪"

배짱과 목소리마저 좋다고 생각하여 추천했고, 그녀는 그날부로 765사무소의 아이돌이 되었다. 


다음에 만났을 때 그는 

"네! 어딜 보더라도 the 일반인이라는 느낌이라서 정말 멋지다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프로듀서씨는 평범듀서씨네요." 

라고 불렸다.

그 뒤로도 카게듀서, 사이클듀서, 아쿠아듀서, 메리크리스마스듀서 라고 불렸다.

"와ㅡ이 프로듀서씨 피크닉을 가요"

"잘 모를 때는 항상 먹던걸로!"

"난 자유로운 깃발이 좋아, 그럼 이만~♪"

등의 황당한 소리를 하며 그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는 그녀를 이해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하며 노력했고, 이해할수록 흥미를 느꼈다.

알면 알수록, 그 황당함이 그녀 나름대로 다른 아이들을 배려하는 것, 분위기를 전환시키기 위한 장치임을 알게 되면서 점차 그녀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다. 


그녀와 그는 아이돌과 프로듀서의 관계, 이루어지면 서로 힘든 관계라는 사실을 알기에 '내가 그녀와 이루어지는 게 서로에게 행복한 걸까?'

라는 생각을 하며 많은 고민을 했다.

그녀를 위한다면 포기하는 게 맞을 텐데... 그녀를 포기하고 싶었지만 그녀가 곁에 없는 세계를 생각하니 아무것도 없는 세계에 혼자 덩그러니 놓여진듯한 공허함을 느꼈고 지독히 고독하다고 느꼈다. 그는 결심한 끝에 고백을 위해 차근차근 준비해갔다.

크리스마스이브. 다른 사람들에겐 쉬는 날이고, 가족, 연인과 함께 축하하며 보내는 날이지만 아이돌에겐 가장 바쁜 날이다. 

대부분의 아이돌이 스케줄 때문에 밤늦게 끝난다. 마치 그것을 보상해 주는 듯 시어터에서는 수고했고 위로하기 위한 파티가 마련된다.

그렇기에 그는 오히려 이 날을 기다렸다.

파티가 끝날 때 쯤 그는 그녀를 극장의 창고 한 곳으로 불러내었다.

"프로듀서씨, 무슨 일 이신가요?"

그녀가 문을 열며 들어왔고 들어온 방에는 꼬마전구들이 형형색색의 빛깔을 내며 아름답게 장식 되어있었다. 

"와아~ 정말 아름다워요!"

그녀가 감탄하며 주변을 보고 있을 때 그는 자연스럽게 가운데에 섰고 따깍하고 스위치를 켰다.

그가 서있는 곳을 중심으로 꼬마전구에 하나씩 불이 들어오면서 마치 보석을 깍아 만든 느낌의 커다란 하트가 만들어졌다.

"레이카, 이게 내 마음이야"

"비록 우리들이 아이돌과 프로듀서의 관계지만"

"너가 나만의 톱 아이돌이...되어 줄 수 없을까"

고백을 받은 그녀는 전구의 불빛인지, 부끄러워서인지 알 수 없지만 얼굴에 붉은 빛을 띄며 말을 이었다.

"프로듀서씨 저의..."

그녀가 말을 하는 도중 파직 소리가 나며 꼬마전구 하나가 부셔졌고

마치 연쇄작용 하듯 전구가 차례차례 산산 조각났다.

밝았던 방이 세상에서 빛이 사라진듯한 느낌의 방이 되는것은 순식간이었고, 그는 이 사태를 어떻게 수습해야할지 생각하며 고민 했고 절망했다.

그러면서도 그녀가 다치지 않았을까 걱정하며, 핸드폰을 켜 전등 스위치를 더듬거리며 찾으려할 때 등에 따듯한 체온이 느껴졌다. 

"이게 제 마음이에요 프로듀서씨"

"잠시만... 이렇게 있어주실래요"

그는 절망했던 이 상황이 오히려 잘 됐다 생각했고, 천천히 눈을 감았다. 

그녀의 체온이... 심장소리가... 고요함이 그를 따듯하게 감싸주었다.

"레이카, 앞으로 잘 부탁해"

"저야말로 앞으로 잘 부탁해요. 프로듀서씨♪"

"벌써 이런 상황은 3번째네요 후훗~"

그는 그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고, 그와 그녀는 말없이 한참을 어둠속에서 끌어안고 있었다. 따듯한 침묵이었다.


"앗, 프로듀서님! 지방공연 수고 하셨어요."

미사키가 웃는 얼굴로 반겨줬다. 

"다녀왔습니다."

미사키씨가 반가워 하는 모습을 보니 전에 기르던 강아지가 생각났고, 그는 미소지으며 그간 밀린 업무를 확인했다. 

보통 지방공연을 다녀오면 일이 2~3일씩은 밀리는 게 기본인데, 밀린 일이 없어 그는 의아한 표정으로 물어봤다. 

"그거라면 제가 끝내뒀어요~ 돌아왔을 때 밀린 일이 없으면 기뻐하실까 해서요. 에헤헤~"

미사키는 수줍은 듯 얼굴을 살짝 붉히며 말했다. 

"고맙습니다. 미사키씨 다음에 저녁 한번 대접할게요." 

"네! 그럼 어디가 좋을까요~ 저번에 로코랑 갔던 초밥집도 맛있었고, 친구랑 갔던 레스토랑도 분위기 있었는데... 난토~ 난토~" 

미사키는 어디가야 좋을지 떠올리며, 상상의 나래에 빠져들었다. 

하지만 그는 그것보다 그녀를 만나고 싶었기에 무슨일은 없는지, 부족한 기재는 없는지 확인하며 극장을 돌았다. 

여러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상담 해준다는 핑계로 자연스럽게 그녀를 불러내었다.

오랜만에 보는 연인이기에 보자마자 끌어안고 싶을 정도로 기뻤다.

하지만 지금 있는 곳은 극장이라 공적인 자리였고, 혹시 보는 눈이 있을 수 있기에 자제심을 발휘해 상담을 들어주는 척하며 질문했다.

"레이카, 오랜만에 데이트 하고 싶은데, 어디 가고 싶은데 있어?"

"프로듀서씨, 그러면 방이 더러워서 청소를 하고 싶어요!"

"청소...?"

그는 청소 겸 그녀의 집에서 데이트 하자는 걸로 생각했고, 알겠다고 말했다.

"그럼 케이크를 준비 할테니 청소도구를 가져와주세요"

청소를 하는데 도구가 없다니 도구에 다른 의미가 있는 걸까?

주변 지인에게 청소도구에 담긴 의미를 물어보았지만 '그냥 청소가 하고 싶은 거 아니야' 라는 대답만 돌아왔다.


저번 합숙 때 그녀의 집에 한번 가봤지만 혼자 집에 찾아가는 건 처음이기에 내심 기대하며 기쁜 마음으로 갔고, 

문 앞에 서서 어디 이상한 데는 없는지 확인 한 뒤 벨을 눌렀다.

"아! 프로듀서씨 어서 오세요!"

밝은 표정으로 기쁜 듯 인사하는 그녀가 보여 기뻤지만 그것도 잠시, 그 뒤로 펼쳐진 공간은 혼돈 그 자체였다.

마치 색감의 대비를 표현하듯 검정쓰레기 봉투 위에 스웨터와 블라우스들이 널 부러져 있고, 

한쪽에는 로코가 아트를 하다가 만 듯한 느낌의 빈 캔의 탑들이 세워져 있었다.

이 많은 게 어디서 나온 걸까 싶을 정도의 쓰레기의 산을 보자 머리가 아찔해졌다.

"레이카, 버려도 되는 것과 안 되는것을 알려줬으면 좋겠어."

"네~♪ 청소듀서씨, 잘 부탁해요♪ 저는 케이크를 구울게요♪"

"깨끗해지면 케이크도 맛있어 질거에요! 엣헴♪"

그녀는 진지하고도 힘찬 어조로 말했다. 

바닥에 흰색이 검은색보다 많아졌을 때 삐빅하는 알람소리가 들렸고

주방에 가보니 앞치마를 하고 아카네모양의 장갑을 낀 그녀가 보였다.

"프로듀서씨, 이 장갑보세요 귀엽지 않아요?"

헤실헤실 웃고 있는 그녀가 너무 사랑스러운 나머지 다가가 

마치 케익을 오븐에서 꺼낼 때 처럼 조심스럽게 두손으로 그녀의 볼을 감쌌고, 그녀는 눈을 감았다.

서로 말하지 않았지만 그녀의 입술이 천천히 열렸다.

처음엔 입술 선을 덧그리듯, 부드럽게 끝에서 끝으로 움직이는 말캉한 따듯함이 너무나 자극적이었다.

"아."

그녀의 탄식이 입술 사이로 흘러나왔고, 그녀는 움찔거리며 입을 조금 더 벌렸다.

그의 혀가 더 격렬하게 그녀의 입술 사이를 헤집고 그녀의 잇몸을 훑었다. 우리의 혀들은 서로 얽히고 얽혔다.

휘감아 올린 다음 강하게 빨았을때 츄웁 하고 질척거리는 소리가 났다.

그녀의 입에서 나온 침이 얽힌 혀 사이로 빠져나와 입가로 흘렀다.

그녀는 빠져나온 침을 닦아내려 했지만 그는 그럴틈도 없이 다시 입을 막아 버리며 그녀를 탐했다.

그녀는 그를 거부할수 없었다. 입술로 건네주는 묘한 쾌감이... 뜨거운 열기가... 거절하기에는 너무나도 달았다. 

그녀가 녹진녹진해질 즈음에야 그는 천천히 그녀를 놓아 주었다.

서로 두 뺨이 붉게 달아 있었다.

"프로듀서씨, 이러면 케이크가 식어버린다고요"

말로는 불만을 표했지만 그와 깍지를 낀 손은 더 원한다는듯 강하게 움켜쥐고 있었다.

"괜찮아... 잠깐만 가만히 있어줘"

결국 케이크는 차갑게 식었다.

청소하는데 시간이 오래걸려 밤늦게 집에 돌아가게 됐지만

그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집에 가고 있었다.

조금 이른 벚꽃을 보며 그녀를 생각했고, 다음엔 꽃놀이에 데려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끼익

모든게 끝날 때까지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차가 부딪친 순간, 그의 몸이 반으로 접히며 꺾였다. 꺾인 상반신이 보닛을 때리고, 얼굴이 거기에 부딪치며 납작하게 찌부러졌다. 

곧이어 그의 몸이 반대로 꺾이며 공중으로 붕 떠올랐다. 곧이어 뒤쪽에서 쿵 하고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의 곁엔 붉게 물든 벚꽃 잎이 가득했다.


"마지막까지 평범하고 멋진 사진이네요..." 

그녀의 말에 다른 사람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어제까지만 해도 웃고 떠들던 프로듀서가 한순간에 자신들의 곁을 떠났다는 사실을 믿고싶지 않으니까

그녀가 그와 누구보다 가깝게 지냈다는 사실을 알고있기에, 가장 상처 받았을 그녀를 배려해

다들 조용히 슬퍼할 뿐 아무런 말도 걸지 않았다.

조용히 슬퍼하는듯 했던 그녀가 중간부터 내뱉은 말들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고 충격을 주었다.

"오늘부터 프로듀서님은 납작듀서님이네요. 아하하하하" 

잘못들은 게 아닐까, 현실을 못 받아들이고 실성한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녀는 유원지에 놀러온 어린아이처럼 천진난만한 얼굴로 웃고 있었다. 

웃고 있는 그녀에게 화가 난 시호는 멱살을 잡으며 말했다. 

"뭐가 재밌다는 건데요! 당신은 슬프지도 않아요? 프로듀서님이... 같이 지냈던 프로듀서님이... 돌아가신 거라고요!" 

그녀는 시호가 어째서 화가난걸까 라며 의문인 표정을 지었고, 문뜩 무엇인가 떠오른 듯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아카네쨩 인형으로 우주가 붕괴했을 때도, 극장이 망했던 세계에서도 프로듀서씨는 마지막까지 계셨는걸" 

"이런 식으로도 끝나게 될 수 있다는 걸 배워서 난 즐겁단다. 후훗~"

멱살을 세게 잡혀 괴로울텐데 그녀는 계속 웃는 얼굴이었고, 그 웃음에는 순수함을 넘은 광기마저 드러나 보였다.

시호는 웃음에서 오싹한 느낌을 받았고, 그 느낌을 잊기 위해 스스로 분노에 몸을 맡겼다.

"당신은 미쳤어요! 미쳤다고요, 당신 때문에 프로듀서가... 프로듀서가!" 

시호가 더욱 과격해지자 다른 아이들은 시호를 말리느라 정신이 없었다. 

"시호쨩, 진정해! "

"키타자와씨 참으세요."

말릴 기운마저 없는 아이들은 슬픔, 애통, 자책 등 자신의 감정을 토해냈고, 분위기는 혼비백산하게 바뀌었다. 

"마음에 안 든다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면 되는 거야 시호쨩~♪"

"다음의 프로듀서씨는 어떤 반응을 보여주실지~ 기대되네요~♪" 

그녀는 마지막까지 알 수 없는 말을 흥얼거리며 떠나갔다. 


"처음 뵙겠습니다. 키타카미 레이카에요."

"네! 어딜 보더라도 the 일반인이라는 느낌이라서 정말 멋지다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프로듀서씨는 평범듀서씨네요"

"산보, 와산보, 와산본~♪"

"오늘의 프로듀서씨는 어떤 반응을 보여줄까요 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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