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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노세 시키 『Shape of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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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1-04, 2019 02:37에 작성됨.

「아름다워, 시키.」


나의 입에서 무심코 나온 목소리.
혹시 소녀에게는 평상시의 칭찬으로 들렸을까.
만약 그렇다면 나는 분명히 칭찬을 잘 하지 못하는 바보일 것이다.
어쩌면 그렇기에 이 소녀와 내가 잘 어울리는지도 모르지.


「와아, 고마워~ 시키 쨩의 껍데기를 그렇게까지 좋아해주다니 기쁜걸~」


「외견만이 아니야, 시키. 네 모든 것을 사랑해. 너의 기쁨도, 절망도, 슬픔도, 금방이라도 나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릴 것만 같은 그 눈도.」


「냐하하, 꽤 정열적인 고백이네~ 무슨 심경의 변화라도 있었어~?」


「...잘 모르겠어. 하지만 이것 하나만은 확실해. 나, 이치노세 시키를 사랑해.」


금방 허물을 벗은 뱀의 형상을 한 채로 나를 삼켜버릴 듯한 소녀의 가녀린 몸.
그 부서질 것같은 아름다움을 조심히 껴안고, 나는 소녀의 귓가에 조그마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냐하하, 그렇다면 시키 쨩의 페로몬에 달아올라버린걸까냐~」


소녀의 진단에 나는 아무 말도 없이 더욱 가까이 그 몸을 나에게로 밀착시킨다.
그 말을 부정할 이유도 없고, 그럴 생각도 없으니까.
그래, 나는 이미 그녀라는 향수에 중독되어버린거다.


「하지만 뭐, 나도 그렇게 되어버렸으니까 어쩔 수 없는걸까? 그렇네, 어쩔 수 없는거네~♪」


나의 중얼거림에 답으로 돌아온 말.
젖어있는 그 목소리는, 영원한 기쁨과 환희에 벗어날 수 없는 소녀의 목소리를 깊은 가벼움으로 드러내고 있었다.


「그래서, 더 할 말은 없어~?」


「글쎄...」


「체엣, 조금 더 칭찬해준다면 좋았을텐데~」


하얀 살결, 붉은 입술, 파란색 동공, 보랏빛 머리카락.
그 모든 것이 나에게 안겨 어리광을 부리다 나에게로 스러진다.
흩어질것만 같은 관계, 그렇기에 더욱 불타오르는 우리 두 사람.
하지만 역시 나는 불안하다.
이 관계가 언젠가 사라져 버릴까봐, 나의 몸 이곳저곳에 남아있는 그녀의 흔적이 슬까봐.


「시키, 불안하지 않아? 혹시 내가 어딘가로 사라져 버린다거나...」


「응~? 다른건 몰라도 실종되는건 시키 쨩의 취미이니까 걱정되지는 않는데~?」


너무나도 해맑은 목소리로 실종을 말하는 품 속의 소녀.
하지만 소녀의 말은 사실이었으므로, 나는 그다지 놀라지 않고 살짝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그래, 실종은 소녀의 취미이자 특기이기도 했다.
그러니까 웬만한 실종으로는 날 잊어버리지 않을 수 있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나는, 실종이 특기가 아닌 나는 너를 잃어버리지 않을까.


「무슨 일이 있어도 난 널 잃어버리지 않을꺼야~♬ 그야 넌 나를 다시 살아있도록 깨워준 단 하나의 사람이었는걸?」


그런 나의 표정을 읽었는지 귀여운 목소리로 읊조리는 소녀.
그래, 그녀라면 괜찮을거야.
언제라도 나의 냄새를 맡을 수 있을테니까, 그렇기에 언제라도 나를 찾아내서 껴안아 줄 수 있을테니까.


「고마워, 시키. 그리고 미안해. 나는 아무래도 칭찬하는데 익숙하지 않아서 말이야. 조금 더 잘 칭찬할 수 있었다면 좋았을텐데...」


「후후, 괜찮아괜찮아~ 그 대신에 꼬옥 안아줬으면 해? 백 마디 말보다 더욱 중요한 건 육체의 대화니까 말이야♬」


이치노세 시키의 가녀린 몸뚱아리가 나를 향해 더욱 붙어온다.
그녀와 나의 거리는 10밀리미터.
그녀의 봉긋하고 탐스러운 두 개의 언덕과, 키스하지 않으면 안 될 것만 같은 붉은 입술과, 빠져들 것만 같은 파란색 눈동자와, 언제라도 슬픔을 말할 준비가 되어 있는 듯한 보라색 머리카락.
그 모든 것이, 단 하나의 천을 사이에 두고 나에게 오롯이 바쳐진 과육처럼 달라붙어있다.
행복하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나란 보잘것없는 사람에게 모든 것을 바쳐주는 소녀의 손길이 불안하다.
이치노세 시키라는 소녀는 단 하나의 사람과 단 하나의 연인을 위해서 무엇이라도 할 수 있는걸까.
이치노세 시키라는 소녀는 정말로 그것뿐이라도 괜찮은걸까.
이런 나라도, 이런 무능력하고 바보같은 나라도 네 옆에 서 있을 수 있을까.


「뭐야뭐야~? 무슨 걱정되는 일이라도 있어? 아, 혹시 미카 쨩이나 카나데 쨩에 대한 생각?」


「그런 생각을 한 적은 없는데, 시키. 지금 나는 너에게 안겨 있으니까 말이야. 그보다 어째서 당연하다는 듯이 미카나 카나데의 이름이 나온거야?」


「너는 의외로 인기 좋으니까 말이야~ 아, 그래도 카사노바라는 소리는 아냐? 시키 쨩에 대한 것은 착실히 생각해주고 있고~♬」


「...그런가.」


푸른 눈이 나의 붉은 심장정도는 꿰뚫어버릴 수 있다는 듯이 잠시 쳐다보다 환한 웃음소리를 낸다.
그 웃음소리가 조금은 마음아파서, 그래서 나는.


「어라? 조금 간지러운걸~ 그렇게 시키 쨩이 마음에 들었어?」


시키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그녀의 잘록한 허리를 두 손으로 매만진다.
이 모든 것이 나의 것이라는 실감이 나지 않을 정도로 잘록하다.
하얀색 도자기같은 시키의 허리.
시키가 보여주는 시키의 모양은 나를 금방이라도 미쳐버리게 할 것만 같다.


「정말, 그렇게 만지면 간지럽다니까아~ 시키 쨩이 아무리 마음에 들었어도 심한 짓은 하면 안돼~」


「그다지 심한 짓도 아니잖아. 내가 시키를 어떻게 하는 것도 아니고.」


「그건 그런가아~ 뭐, 너는 의외로 고지식한 면이 있으니까 말이야~ 아, 그리고 외골수란 것도 있네~」


「...깊은 통찰 고마워, 시키.」


「냐하하~ 뭘 이런걸 가지고~」


나의 말에 방긋방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시키.
그 모습이 향수처럼 천천히 스러질 것만 같아서, 나는 시키의 얼굴에 나의 얼굴을 밀착시켰다.
달콤한 레몬의 향, 그와 함께 조금 더 강렬해지는 시키의 체취.


「어라, 오늘의 넌 어리광쟁이네? 무슨 심경의 변화라도 있어?」


「잘 모르겠어. 잘 모르겠지만... 이렇게 보여도 평소에 꽤 많이 참고 있으니까 그런 것 같아. 아, 혹시 민폐였어?」


「아니, 전혀~ 시키 쨩은 네가 이것보다 더 시키 쨩을 좋아해줬으면 좋겠고~ 아, 혹시 위험한 여자애라고 생각하고 있어?」


어느 쪽으로 생각하고 있느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이치노세 시키라는 꽃은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버려둘만큼 매혹적이지 않은 꽃도 아니다.
그래, 튤립이라고 할까.
행동 하나하나가 가볍게 보일지도 모르지만, 그렇기에 바람에 흩날리는 그녀의 향기는 매혹적이면서 치명적이니까.


「시키, 나는....」


「냐하하, 사실 위험한 아이라고 생각되어도 상관없다냐~ 나는 한 번 눈독들인 먹이는 절대 넘겨주지 않는 고양이과 시키냥이라구~ 마음에 든 먹이를 이렇게 놓칠까보냥!」


「...그런가.」


환하게 미소 짓는 시키.

어째서일까, 그런 시키의 모습이 조금은 나를 더 들뜨게 했는지도 모르겠다.


「시키, 미안해. 나, 오늘은 왠지 너를 더 안고 싶어.」


「냐하하, 괜찮아~ 네가 원하는 만큼 나를 안아줘?」


「그리고, 그....」


「아, 그것도 하고 싶어? 괜찮아♬ 같이 나의 향기로 물들자?」


우리의 관계는 프로듀서와 아이돌.
하지만 지금의 우리는 그저 연인일 뿐.


「시키.」


「냐하하♬」


그러니까 지금, 시키의 모든 형태를 알아가자.
더 알아낼 수 없을만큼 시키의 모든 형태를 알아내고 싶어.
그러니까-


「미안해, 시키.」


「미안해하지 않아도 돼♬ 자, 어서 들어와줘?」


그러니까 연인인 우리의 형태를 기억하기 위해서, 시키의 형태를 알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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