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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계단 밑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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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0-15, 2019 19:18에 작성됨.

P: "시키, 시키?" 두리번


P: "시이이이이키!!"


P: "참나, 황금 같은 쉬는 날에 기껏 불러놓고선 코빼기도 안 보이네.
시키!! 나 왔어 도대체 어디 있는 거야!"


프로듀서의 목소리가 실험실에 울려 퍼졌지만 돌아오는 건 침묵밖에 없었다.
아무래도 장난이었구나 하고 투덜거리면서 나가려 했던 찰나.
갑자기 실험실의 모든 조명이 나가버렸다.


P: "ㅁ, 뭐야... 정전?"


당황한 프로듀서는 주머니에 있던 휴대폰을 꺼내 조그마한 빛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너무 작은 빛이라 한 치 앞만 밝힐 정도였다.


P: "ㅅ, 시키? 너 여기 있는 거 맞지? 그러면 빨리 나와줄래?
나와준다면 아까 화났던 게 바로 날아갈 것 같아.."


떨리는 손으로 휴대폰을 이리저리 비추면서
시키의 그림자라도 찾고 싶었지만 비치는 건 플라스크들과
이상한 방식들이 적힌 칠판과 종이들뿐이었다.
너무 조용한 이 곳을 빨리 벗어나고 싶은 프로듀서는
휴대폰으로 앞 길을 비추면서 발을 움직여댔다.


P: (으.. 너무 어두워서 출구를 찾으려면 한참 걸리겠어..
왔던 길을 거꾸로 가면 되겠지만 이런 어둠 속에서는 그런 게 잘 될 리 없겠지.
정말이지 없다면 없다고 문자를 하던가 전화를 해야지,
왜 내가 이런 고생을...)


조금씩 전진하면서 궁시렁거리던 그때,
덜컹거리는 소리가 들리자 화들짝 놀란 프로듀서는 들고 있던 휴대폰을 놓칠뻔했다.


P: (ㅁ, 무, 뭐야... 무슨 소리가 났었지..?
으... 확인해야겠지? 무섭지만 힘내보자 혹시 시키일지도 모르잖아..)


떨리는 몸을 진정시킨 뒤 소리가 난 장소를 향해 조심스럽게 움직인다.
실험실은 사무실 정도의 크기였을 테지만 어둠 속에 있고
휴대폰에 의존하면서 걸으니 3배는 더 넓어진 형태 같았다.
소리가 난 장소에 다가갈수록 심장소리가 빨라져간다.
저벅, 저벅, 좀 있으면 그 장소다..


도착한 그 곳을 얼마없는 빛으로 이리저리 둘러봤다.
비치는 건 똑같은 종류의 플라스크들과 구겨진 종이조각들,
그리고... 액체같은것이 흩뿌려진 책상.


P: (...? 이상한걸, 저 플라스크들은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잖아.
그러면 책상에 묻은 저건 도대체 어디서?)


그러면서 책상에 다가가자 발밑에서 이상한 소리가 났다.
찰박찰박거리는 물소리.
조금전까지 걸었던 바닥에서는 이런 소리가 안 났는데?
갸웃거리며 발 밑을 휴대폰으로 비치자
비가 왔었던 땅처럼 바닥이 젖어있었고 작은 웅덩이도 있었다.


P: (설마 실내에서 비가 왔을리는 없고,
지금은 책상에 묻혀있는것부터 조사해보자.)


책상 자체는 평범한 나무로 돼있는 흔한 책상.
책상 주변에 있던 스탠드를 키려고 했지만 먹통이었다.
서랍을 열어보니 안에는 커터 칼, 필기도구가 들어있었다..
다음은 책상에 묻어있는 이 이상한 액체.


P: (흠... 한 번 만져볼까?)


손가락으로 쓱 흩자 아직 덜 마른 것처럼 촉촉한 느낌이 전해져왔다.
끈기는 약간 있지만 그렇다고 끈적거리는 건 아니다.
냄새는 조금 비릿하고 어디선가 맞아본 냄새.
색을 확인하기 위해 최대한 휴대폰을 가까이 댔다.

이 색은 마치...

오, 이런...


황급히 발밑 근처에 있던 웅덩이를 자세히 비추자
검붉은 색들이 바닥을 적시고 있다는 것을 이제야 알아차렸다.
왜.. 아까는 몰랐지? 그러고 보니 빛이 아까보다 약해진 것 같아.
휴대폰 배터리를 확인하자 남은 잔량은 이제 30%


P: (벌써 이렇게..! 어쨌든 이제 할 일은 알겠어.
최대한 빨리 여기서 벗어나는 거!)


발걸음 돌려 아까 왔던 길을 걷자.
여기 있는 것은 나랑 상관없는 일이야.
30% 정도면 돌아가는 길을 비추는 건 할 수 있을 거야 그ㄹ-


덜컹.


또다.. 또 소리가 이곳에 들려온다.
소리가 들려온 곳은 .... 책상 뒤편.
꿀꺽.. 이건 후회할 일이다 하지만 ... 알고 싶다.
끙끙거리면서 무거운 책상을 옆으로 민다.
바닥에 있는 물도 같이 흔들려 마치 파도 소리를 만들어 낸다.


책상을 다 밀자 나타난 것은 두꺼운 철판으로 둘러싸인 문.
아까 났던 소리가 혹시라도 들릴까 귀를 기울였지만 들리지는 않았다.


P: (... 이제 저 문을 열면 돌이킬 수 없을지도 몰라.)


심호흡을 한 뒤 문고리를 비틀자 끼익거리며 천천히 움직였다.
문틈으로 쳐다보자 보이는 건 아래로 내려가는 수많은 계단들.
휴대폰의 빛으로 아래를 비춰도 끝이 안 보인다.
문안으로 들어가 계단을 내려가자.


몇 분이 지난 걸까 계속 내려가도 똑같은 자리 같다.
위를 쳐다봐도 들어왔던 문은 보이지도 않는다.
실망스럽지만 그래도 내려간다.
터벅.. 터벅.. 언젠가 끝이 있을 거야.
그래도 점점 지쳐온다 오늘은 너무 이상한 일들이 많았다.
잠시 지친 몸을 쉬게 하기 위해서 계단 한복판에 멈췄다.


P: (하아... 역시 괜히 왔나? 이제 15%밖에 안 남았고)


별로 없는 배터리를 보면서 후회를 하고 있는 그때.
무슨 소리가 들려온다 아까 같은 소리가 아니야.
터벅. 터벅.
거친 숨소리를 내며 소리가 어디에서 들려오는지 집중했다.
터벅. 터벅. 터벅.
위.
위에서  무언가가  내려오고 있다.


빨리 휴대폰을 발밑에 고정하고 계단을 내려갔다.
위에서 들려오는 소리와 내려가는 소리가 겹쳐서 울려 퍼진다.
기분 탓이 아니라면 그것은 점점 빨리 내려오고 있다.
혼란에 빠진 채 허겁지겁 내려오다가 결국 발이 걸리고 말았다.
들고 있던 휴대폰과 함께 계단에 힘껏 부딪히고 굴러간다.


P: "으.. 윽... 아 파.."


정신이 들자 아픔이 올라오면서 신음을 하며 휴대폰을 찾으려고
이곳저곳을 더듬더듬 거렸다.
위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점점 가까이 오자
아픈 몸을 참아가며 바닥에 있던 휴대폰을 찾아냈다.
액정은 깨져버렸지만 다른 기능들은 무사했다.
10% 밖에 없지만 지금은 빛이 필요했다.
얼마 없는 빛으로 주변을 비추자 이곳은 계단의 끝이었다.
옆을 둘러보자 입구와 똑같은 철문이 기다리고 있었다.
지금은 물불 가릴 때가 아니었다.
빨리 문 손잡이를 돌리려고 하는데 손잡이에 이상한 감촉이 느껴졌다.
그러고 보니 아까 입구 쪽에 있는 것도 이런 느낌이었지.
손잡이를 향해 불빛을 비추려고 했으나
위에서 들려오던 소리가 멈추고 다른 소리를 내었다.


    : "거기 누구야."


익숙한 목소리, 아까가지 계속 찾았던 바로 그 목소리.
그런데 조금 차갑고 익숙하지 않는 분위기.


P: ".... 시키?"


시키: "뭐야, 여긴 어떻게 알고 찾아왔엉?"


P: "그건 내가 할 말이야 시키!
분명 약속 시간에 맞춰서 찾아왔었는데 이상한 소리가 나지,
그리고 갑자기 실험실 불은 꺼졌지 너무 무서웠다고!!"


시키: "어, 어~ 그랬었지 참.
냐하~ 미안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서 그것부터 처리하느라,
다음부턴 제대로 연락할게 알겠지?"


P: "... 아냐, 나도 언제 오냐고 연락했어야했는데 미안..
그리고 이것저곳 들쑤셔서 또 미안."


시키: "아냐아냐, 그런데 계속 여기 있을 건 아니지?
밖에 불 다시 켜져 있으니까 나갈까?"


잘 안 보이지만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밀고 있는 시키.
옆에 있는 문은 도대체 무엇인지 호기심이 들었지만
왠지 더 이상 들어가면 안 될 것 같아 손을 잡고 다시 계단을 올라갔다.


P: "근데 도대체 저 붉은 액체들은 도대체 뭐야?
냄새랑 색깔이 그... 피랑 똑같아서 기분 나쁘던데."


시키: "아 그거? 저번에 실수로 실험하던 중에
병에 있던걸 쏟아버렸거등, 근데 치우기 귀찮아서 그런 거야."


P: "... 그래? 그래도 치우고 살아야지.
이상한 약품이면 어쩌려고 그래 다음부터는 조심해."


시키: "웅~"


P: "그리고 .. 저 지하 계단은 도대체 뭐야?
또 계단 옆에 있던 문이랑 거기서 들리던 덜컹거리던 소리도."


시키: ".... 그거?"


긴장한 표정으로 끄덕거리자 시키는 팔짱을 끼고 천천히 다가왔다.


시키: "정말로 알고 싶어?"


P: "... 설마 위험한 짓을 하는 건 아니지?"


시키: "....."


가까이 온 시키는 아무 말도 않고 등을 돌리자
불안해진 마음이 갑작스럽게 찾아왔다.
설마 아주 위험한 약품들을 만드는 걸까?
아니면 그것보다 더 위험한 어떤 무언가를?
온갖 상상을 하며 덜덜 떠는 손으로 시키의 어깨를 잡았다.


P: "ㅁ, 무슨 짓을 하는 건지는 몰라도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해!"


시키: "뭐? 하핫! 설마 저기 있는 게 무슨 이상한 걸 만든다고 생각한 거야?
걱정하지 마 프로듀서 저긴 그냥 부품 넣는 창고 같은 거니까.
정말로 의심된다면 확인해볼래?"


다시 그 계단으로 내려가고 철문이 있는곳으로 돌아왔다.
시키가 문 손잡이를 돌리고 안을 보여주기 위해 비켜주었다.
어두운 방 안을 밝히기 위해 전등 스위치를 키자
정말로 여러 잡동사니들이 쌓여있었고 다른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P: "정말이네? 그럼 그 소리들은."


시키: "아마 내 추측이지만 저것들이 흔들려서 바닥에 떨어진 소리가 아닐까?
가끔 그러거든 여긴 지하라서 소리가 더 울리니까 착각할 수도 있어."


P: "응, 아무래도 그런 것 같네 의심해서 미안해 시키."


시키: "아냐, 누구라도 이런 지하가 있다면 이상한 생각할걸?
나 같은 경우는 많은 실험 도구가 필요해서 있는 거지만."


P: "그렇구나, 근데 지금 몇 시지?"


시키: "저녁 9시 정도?"


P: "이런,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어?
일단 여길 치우고 나갈게 내가 어지럽혀버렸지?"


시키: "괜찮아 괜찮아, 여긴 내가 금방 치울 수 있으니까
프로듀서야말로 집에 가 오늘 피곤했지?
다음에 부를 테니까 그때 보자구."


P: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그럼 그때 보자 시키."


시키: "참! 그러고 보니 저번에 친해 보였던 스태프 글쎄 실종됐데,
정말 무섭지 않아? 프로듀서도 몸조심해~"


P: "뭐?! 그 사람 좋았는데 취미도 똑같아서 말도 잘 통했는데..
시키도 조심해 그럼 진짜 간다."


시키: "응~ ...."


배웅을 끝낸 시키는 다시 계단을 내려가 이번에는 오른쪽에 있는 문을 열었다.
안에는 의자에서 바닥에 넘어져있는 어떤 사람이 있었다.
그런데 사지는 의자에 묶여있었고 입에는 재갈이 물려있었다.
그 사람은 신음을 흘리고 이마에는 아까 넘어져서 부딪힌 상처가 있었다.
스위치를 올리자 지직거리며 작은 전구에서 불이 들어왔다.


시키: "하아.. 난 또 네가 도망이라도 간 줄 알았잖아.
그런데 뭐.. 그럴 수는 없겠지 왜냐하면 넌 지금 묶여있으니까 말이야.
근데 지금 짜증 나는 게 뭔 줄 알아? 응?
프로듀서가 너 따위를 걱정했다는 거야 아.. 진짜...
그리고 네가 내는 소리 때문에 들킬뻔했잖아.
다행히 그때 프로듀서가 왼쪽만 봐서 괜찮았지만,
어쨌든 이제 그만 일어나 시작해야 하니까."


의자를 다시 세워서 기절했었던 사람을 깨우자
그 사람은 공포에 가득 찬 눈으로 비명을 지르려 했었다.
하지만 입은 재갈 때문에 웅얼거리는 소리로 밖에 들리지 못한다.
그런 모습을 보며 시키는 만족한듯한 미소를 짓고 수술용 장갑을 손에 끼우며 문을 닫았다.


처음으로 써보는 시키 얀데레다!!

하하.. 저 사람은 이제 어떻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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