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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헤리아의 교육과 배움의 기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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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0-10, 2019 15:38에 작성됨.

제 이름은 ‘테루이’입니다.
현재 미시로 대학에 진학 중입니다.
학과는 정책학과, 복수전공으로 군사학 전공 중이에요.


오늘은 주말입니다만, 곧 있으면 시험기간이네요.
근데, 이런 젠장, 공부에 필요한 교재를 학교에 두고 왔어요!
이런 도묘지 카린 같은 덜렁이를 봤나, 이건 에바잖아!


아무튼, 안 갖고 올 수는 없으니까, 학교로 가야죠.
이번 시험을 잘 보면 장학금을 받을 수 있어요.
그러니까, 응원 좀 부탁드릴게요!



학교로 들어왔습니다.
들어오니까, 사기사와 교수님께서 마침 로비에 계시네요.


“안녕하세요, 테루이상...무슨 일이신가요...?”
“안녕하세요, 교수님. 교재를 가져가려고요.”
“그렇군요...찾아가세요.”


대화를 끝내고, 2층에 올라가서 첫 번째 강의실-203호-에 들어갔습니다.
들어가보니 과연 교재가 있었습니다.
있는데, 위에 웬 쪽지가 붙어있네요.


‘4+5’, ‘5+1’, ‘8+3’


이 글씨체는 분명 사기사와 교수님의 것입니다. 문제를 풀라는 것 같아요.
근데 4+5라니, 사람 무시하는 것도 정도가 있지, 여기가 무슨 초등학교입니까?
기초 덧셈을 문제로 내시다니. 게다가 이 교수님은 문학 전공이시잖아요.
문학도 그렇게 어렵지 않더만 왜 문제가 수학문제인 건데.


이왕 있는 거 그냥 풀어보기로 했습니다.
어차피 눈 감고도 풀 텐데 뭐가 문제겠어요.


‘9’, ‘5’, ‘11’.


“쉽구만.”



문제를 다 풀고 교재를 챙겨서 나오니 사기사와 교수님께서 서 계셨습니다.


“문제를 푸셨네요.”
“네, 풀었습니다. 너무 쉽잖아요. 여기가 유치원도 아니고.”
“그래요. 문제를 푸셨으니, 여기요.”


하며 사기사와 교수님께서는 저에게 100엔짜리 지폐를 주셨습니다.


“참 잘하셨어요. 문제를 다 맞추면 이렇게 상금을 받을 수 있답니다.”
“감사합니다...!”
“그럼, 교재 잘 찾으세요.”


말씀하시고 저만치 걸어가셨습니다.
저는 100엔을 지갑에, 교재를 가방에 넣은 뒤, 다음 교재를 챙기러 떠났습니다.



다음 교재는 208호에 있었습니다.
이곳에서는 ‘사회정책 관리’라는 과목을 배우게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제일 어렵다고 생각하는 과목이죠.
암튼 중요한 건 그게 아니고.


교재가 있는 책상으로 향했습니다.
역시나 문제가 올려져 있었습니다.


‘1. 8+2’
“10이지.”
‘2. 7-4’
“3이잖아.”
‘3. 392047827167273+283747281738402’


순간 정신이 멍해졌습니다.
뭐 이딴 문제를 내고 있어?!
제정신이 아니야, 이 쪽지.


“3929471717”


그냥 아무렇게나 써갈겼습니다.
그랬더니 어디선가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걸 틀려요?”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아무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들었고, 착각이 아니었다고 장담합니다.
원망과 분노가 섞인 채 저에게 말했던 그 목소리, 저는 분명 들었고 기억합니다.



밖으로 나오자, 어디선가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이 소리는, 둔탁한 자 같은 걸로 손을 딱딱 치는 소리 같습니다.
그 소리는, 제 뒤에서 들렸습니다.


약간 겁에 질린 채 뒤를 돌아보니, 사기사와 교수님께서 화가 나신 표정으로 오고 계시고, 그 손에는 30cm 자를 쥐고 계셨습니다.
그걸 보자마자 저는 재빨리 3층으로 뛰어올라갔습니다.
2층엔 남은 교재도 없거니와, 2층에 계속 있으면 전 잡혀죽을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3층에 올라가서, 가장 먼저 303호에 들어갔습니다.
역시 여기에 있습니다. 여기선 제가 ‘포병이론’을 배우니까요.
제가 이번 시험에서 가장 기대를 많이 하는 과목이기도 합니다.


역시나 쪽지가 있습니다.
아마도 사기사와 교수님께서는 모든 교재 위에 이걸 올려놓으신 모양이에요.
이번엔 또 어떤 문제일까, 생각하며 쪽지를 펼쳤습니다.


‘8-7’
“1.”
‘4+6’
“10.”
“337824835998+26589248129”


역시 아까와 같은 유형입니다.
앞의 두 문제는 너무나 쉽지만, 3번째는 뭔지 모르겠는 그런 유형이에요.
최악의 경우엔, 모든 문제가 다 이런 유형이겠죠.



어떻게든 문제를 다 풀고 교재를 챙긴 뒤 나왔습니다.
나오는데, 옆에 꼬마애 한 명이, 줄넘기를 든 채 서있었어요.


“앗! 깜짝이야, 아리스!”
“타치바나에요. 자, 시작하죠.”
“뭘 말이야?”
“몰라서 물으세요? 당연히 줄넘기죠.”


이 아리스, 아니 타치바나는 제 후배인데, 줄넘기 마니아라 그런지 체력이 엄청나게 좋습니다.
어찌나 마니아인지,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같이 있는 사람들은 누구나 이 줄넘기를 피할 수 없습니다.
지금의 저 또한 그렇고요.


“자, 시작하죠. 5번이에요.”
“뭐...그래.”
“자, 1.”
“2.”
“3.”


턱,
걸렸습니다.


“아~아쉽네요. 다시 해보죠. 자, 1.”


. . . . .
1?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는 거야?!


“3에서 이으면 안 되는 거야?”
“안 돼요. 자, 1!”


결국 저는 처음부터 다시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1.” #탁
“2.” #탁
“3.” #탁
“4.” #탁
“5.” #탁


결국 성공했습니다.


그 사이에, 벌써 딱딱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분명 사기사와 교수님이시겠죠.
서둘러야 합니다. 늑장부릴 시간이 없습니다.
걸음을 서두르는 저에게 타치바나가 말했습니다.


“잘 가요. 나중에 또 놀아요.”


그래, 내가 이 학교에서 탈출하게 되면 그렇게 하자.



305호에서 4번째 교재를 챙긴 뒤 나왔습니다.
이제 남은 건 5층에 있는 교재들을 챙기는 것입니다.
4층에서는 딱히 듣는 강의가 없어서 교재도 없습니다.


5층에 올라가려고 계단을 이용하는데, 어디선가 발걸음 소리가 들렸습니다.
처음엔 사기사와 교수님인 줄 알고 식겁했지만, 그분의 발소리라기엔 조금 가벼웠습니다.
그렇다고 타치바나의 걸음걸이도 아닙니다. 타치바나보다는 조금 무게감이 있습니다.


4층에 올라가서야 그 발소리의 정체를 알 수 있었습니다.


“안녕하세요, 테루이 학생.”
“안녕하세요, 학과장 교수님.”


이분은 군사학과 학과장 교수님이신 닛타 미나미 교수님이십니다.
좋은 분이시지만 규칙을 어기는 학생들에겐 가차없는 처벌을 내리시죠.
대표적으로는, 복도서 뛰어다니는 학생들을 잡아서 교무실에 쑤셔박으신 전직이 계시네요.


“여긴 어쩐 일이시죠?”
“교재를 좀 챙기러 왔어요.”


말하고 5층으로 올라갔습니다.



501호에 들어가서 문제를 풀었습니다.


‘4-0’
“4.”
‘7-2’
“5.”
‘238248938935+4750359027045’


이쯤 되면 이건 심히 의도적입니다.
도대체 왜 풀지도 못할 문제를 출제해놓고서 틀렸다고 죽일 듯 쫓아오는 저의를 모르겠군요.
제 기억에는, 아무리 생각해도 사기사와 교수님이랑 원수질만한 행동은 한 적이 없습니다.
내가 뭘 어쨌길래, 제가 뭘 잘못했길래.



교재를 챙겨서 나오는데, 문득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어차피 사기사와 교수님이 날 쫓아오는 건 똑같은데 굳이 문제 풀 필요 없잖아. 누가 채점하는 것도 아니고.”


해서 저는, 답이 어쨌든 문제를 풀지 않고 교재를 가져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어차피 안 푼다고 못 가져가는 것도 아니거니와, 교재를 다 챙긴 뒤 여기서 나가기만 하면 됩니다.
쪽지 문제는 나중에 알아서 잘 되겠죠.



암튼, 501호의 교재를 챙긴 뒤 복도로 나오는 순간, 저는 엄청나게 빠른 무언가에 쓸려가고 말았습니다.
정신을 차렸을 때 저는 복도 끝 벽에 몰려 있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순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해를 못할 뻔했어요.


일어나서 505호로 향했습니다.
향하면서 저만치서 질주하는 무언가를 보았는데, 저것은 학교 청소부 타카모리 아이코 씨입니다.
분명 아까 저를 벽으로 몰고 간 것도 타카모리 씨겠죠.
느린 분으로 알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엄청나게 빠르시더라고요.



505호에서, 쪽지를 구겨서 버린 뒤 교재를 챙기고 나왔습니다.
긴장돼서 그런지 목이 좀 마르네요.
아까 사기사와 교수님께서 주신 100엔으로 자판기에서 라무네를 뽑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벌써 교재를 다 챙기게 되었네요.
이제 여기를 탈출해 집에 가기만 하면 됩니다.
부디 아무 일 없어야 할 텐데 말이죠.


“축하해요. 교재를 다 찾으셨네요.

그러면, 나갈 수 있을 때 당장 나가!!!!!!!

후훗."


갑자기 이러한 괴성이 울려 퍼졌고, 동시에 복도의 모든 사이렌이 울렸습니다.
지금부터는 진짜로 생사를 건 싸움입니다.
집에 갈 수 있느냐, 없느냐가 걸린 문제입니다.



5층 계단을 내려와 3층에 이르렀습니다.
공교롭게도 뒤에서 사기사와 교수님께서 쫓아오고 계세요. 아무래도 계단을 갈아타야겠군요.
3층에 도달했을 때, 누군가 문을 막고 있었습니다.


“아이템.”
“응?”
“갖고 있는 거 다 내놔아”


처음엔 누군가 했는데, 다시 보니 알았습니다.
우리 학교 최강일진(笑) 아이바 유미입니다.
보시다시피 제게서 뭔가를 뜯어내려 하고 있군요.


제가 가진 건 라무네 뿐입니다.
이걸 내놓으면 살 수는 있겠지만, 정수기도 없는 학교 내에서 갈증으로 고통 받게 될 겁니다.
하지만 내놓지 않으면 사기사와 교수님께 잡힐 것입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고민에 빠졌습니다.
그동안 사기사와 교수님은 점점 제게로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일촉즉발의 순간입니다.



결국 결단을 내렸습니다.


-뽕-


라무네 뚜껑을 딴 뒤, 바로 마셔버렸습니다.
마신 뒤 나오는 탄산류 폭발력으로 라무네를 뿜어내 사기사와 교수님을 뒤로 밀어내고, 재빨리 원래의 계단으로 뛰어 내려갔습니다. 옆 계단은 아이바가 막고 있으니 갈 수가 없습니다.
어쨌거나 일단 시간은 번 셈입니다.


“OK! 계획대로!”


라고 생각했는데 2층에 도착하자마자 밑에서 타치바나가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같이 놀아요!”


이런,

하는 수 없이 계단 문을 열고, 2층의 옆 계단으로 뛰러가는 순간, 누군가 제 뒷덜미를 잡아채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4층 교무실이었습니다.
교무실에 오는 때는 규칙을 어겼을 때입니다. 그럼 저를 잡아챈 사람은...


“복도에서 뛰면 안 됩니다. 왜 규칙을 어기나요? 15분 동안 여기 있으세요.”


네, 닛타 교수님이셨습니다.
제가 뛰어가는 순간에, 공교롭게도 제 뒤에 계셨던 겁니다.
운이 나빴던 것 같네요.


그나저나 15분씩이나 여기 있어야 한다니, 너무 가혹합니다.
15분이면 사기사와 교수님이 정신 차린 뒤 저를 찾아내시고도 남는 시간이에요.
저는 한시라도 빨리 집에 가고 싶습니다.
이 지옥 같은 곳을 탈출하고, 빨리 집으로 돌아가 쉬고 싶습니다.


생각해보면 오늘은 참 이상한 날입니다.
사기사와 교수님은 왜 문제를 틀렸다는 이유만으로 저를 죽이려 드시는 걸까요.
닛타 교수님은 왜 퇴근하시지 않은 걸까요.
타치바나랑 아이바는 기숙사 살지도 않으면서, 아니 산다고 해도 왜 집에 안 가고 여기 있는 걸까요.
타카모리 씨는 왜 그렇게 이상할 정도로 빠른 걸까요.


왜 다들 여기 있는 걸까요.



15분이 지났습니다. 교무실 문을 열고 주위를 둘러본 다음, 재빠르게 1층을 향해 내려갔습니다.
주변에 아무도 없는 지금이 찬스입니다.


사실 그냥 간 건 아니고, 교무실에서 열쇠를 하나 주웠습니다.
이것은 문을 봉쇄하는 역할이에요.
만약 사기사와 교수님이나 닛타 교수님, 타치바나가 저와 문 틈 사이로 대치할 때가 온다면 이걸 써서 문을 잠그고 도망가 시간을 벌 수 있습니다.


혹시 몰라 교무실 앞 자판기에서 라무네를 하나 더 뽑아두었어요.
여차하면 다시 한 번 넉백을 시전할 예정입니다.


2층에 다다랐을 때, 운이 나쁘게도 사기사와 교수님, 닛타 교수님, 타치바나가 가까운 곳, 엎어지면 코닿을 거리에 있었습니다.


-뽕-


라무네를 따서 다시 한 번 넉백을 한 뒤,


-철컥-


문에 자물쇠를 채웠습니다.
일단 짦은 시간이나마 벌었습니다.
남은 건 1층 로비의 입구로 나가는 것뿐.



1층에 도착했습니다.
저기 입구가 보입니다,
이제 탈출 성공의 고지가 코앞입니다.


“가즈아~”


그런데,


“아이템.”


재수없게도 아이바가! 하필 이 타이밍에 나타났습니다!


‘ㅈ됐다...’


빨리 아이바가 사라져줘야 제가 나갈 수 있는데, 사라져줄 기미가 안 보입니다.


설상가상으로 뒤에 교수님들과 타치바나가 오고 있습니다.
그걸 보고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차라리, 닛타 교수님이 먼저 날 잡았으면 좋겠다. 그러면 나가는 시간이 조금 늦어질지언정 생존 시간은 더 벌 수 있어.’


계획대로 닛타 교수님이 더 먼저 달려오셨습니다.
저를 잡으시려는 순간


“쓸어! 쓸어! 쓸어!”
-훼에에엥-


젠장! 하필 타카모리 씨가 청소를 한답시고 닛타 교수님을 쓸어갔습니다.
왜 하필 지금이야!!!
제 계획이 어그러져버렸습니다.



사기사와 교수님과 그 위협적인 자가 제 앞에 당도했습니다.
지금이라도 아이바가 비켜준다면 뒷걸음질 쳐서 도망갈 수 있겠지만, 그럴 기미가 전혀 안 보입니다.


이윽고, 사기사와 교수님의 자가 제 머리를 후려쳤고,


저는 눈을 떴습니다.


“허억?! 헉...헉...”


주위를 둘러보니, 사기사와 교수님, 닛타 교수님, 타치바나, 아이바, 타카모리 씨가 평상복을 입고 있었습니다.


“교수님?!”
“무슨 말씀이세요, 프로듀서님? 꿈 꾸신 거예요?”


타카모리가 대답했습니다.


다시 보니, 학교가 아니라 프로덕션, 주위엔 모두 아이돌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제 앞에 있는 아이들, 아인헤리아.


“하아...하아...”


꿈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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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칭 호러게임 [발디의 수학교실]을 각색해서 써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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