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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호 「지하세계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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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9-21, 2019 12:56에 작성됨.

샌즈  「음...」 펄럭

프로깃  「어떠냐? 개굴.」

샌즈  「없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지하세계로 떨어진 인간들의 이름이 적힌 명부를 확인하는 샌즈.

하지만 그곳에는 카나의 이름은 존재하지 않았다.


샌즈  「퇴근 시간 때 떨어져서 제때 발견하지 못했던 건가.」

시호  「그럴 리가. 그 앤 나랑 같이 떨어졌는데...」

샌즈  「혹시 모르지. 서로 다른 곳에 떨어졌을 지도.」

시호  「예를 들면?」

샌즈  「이 폐허가 아닌, 워터풀이라던가 스노우딘이라던가...」

시호  「?」

샌즈  「아아, 그러고 보니 지하세계의 지명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군.」


샌즈는 서랍 안에 있는 ‘지하세계 관광 가이드북’을 꺼내 펼쳐 보여줬다.


샌즈  「우리가 지금 있는 곳은 바로 여기, 폐허야.」

샌즈  「그리고 위로 올라갈수록 스노우딘, 워터풀, 핫랜드가 있는 거지.」

시호  「그러니까 네 말은, 카나가 폐허가 아니라 스노우딘, 워터풀, 핫랜드 중 한 군데에 있다는 거지?」

샌즈  「뭐, 그렇게 되겠네.」

시호  「흐음...」


대충 가이드북으로만 봐도 폐허의 크기보다 스노우딘, 워터풀, 핫랜드의 크기가 5~6배 정도는 더 넓어보인다.

폐허도 꽤 넓은데 더 넓은 곳에서 카나를 찾을 수 있을까...?

것보다, 카나를 찾는다고 해도 다시 인간세계로 돌아갈 수 있을지...


샌즈  「...기운 차려. 조만간 전국에 실종자 전단지가 뿌려질 거야. 그럼 금방 찾을 걸?」 토닥토닥

시호  「응...」


샌즈는 내 어깨를 두드리며 위로해줬다.

프로깃도 손이 아닌 혀로 내 어깨를 두드리며 위로해줬다.

근데 프로깃은 위로가 된 다기 보단 뭔가 더 짜증나는 거 같은데.


샌즈  「어쨌든, 오늘 폐허 밖으로 빠져나가야하니까 어서 짐 챙겨.」

프로깃  「에? 벌써?」

시호  「?」

샌즈  「일단 ‘그 녀석’에게 걸린 이상, 시호 네가 여기에 남아있는 건 되게 위험해.」

시호  「‘그 녀석’?」

샌즈  「그 꽃 말이야. 너희를 공격했던 그 노란 꽃.」

프로깃  「아, 그 녀석 말하는 거였냐, 개굴.」

시호  「근데 그 꽃은 대체 누구기에 날 공격한 거야? 나한테 원한이 있는 건가.」

샌즈  「나도 잘 모르겠어. 하나 확실한 건, 그 꽃은 ‘아주 위험한’ 녀석이란 거지. 그 녀석은 인간이든 괴물이든 가리지 않고 공격하거든.」


공격적인 성향을 가진 노란 꽃.

그런데, 뭔가 느낌이 이상하다.

카나와 함께 이 지하세계에 떨어졌다는 사실을 기억해내긴 했지만,

아직 기억하지 못한 것들이 더 많은 것 같았다.


시호  「......」

샌즈  「어이, 시호, 괜찮은 거야?」

시호  「아, 응. 난 괜찮아.」

샌즈  「어쨌든 출발할 준비나 해. 1시간 뒤에 다시 올 태니까.」

시호  「알겠어.」


.

.

.


난 짐을 챙기고 1시간 뒤에 다시 거실로 내려갔다.


샌즈  「여어, 왔군. 준비는 됐어?」

시호  「응.」

샌즈  「좋아, 그럼 가볼까.」


난 샌즈를 따라 현관에 있는 밑층 계단으로 내려갔다.

계단을 내려가니 긴 복도가 눈 앞에 펼쳐졌고 그 복도를 계속해서 걸어갔다.


시호  「저기, 샌즈. 이 복도는 어디로 이어져 있는 거야?」

샌즈  「폐허 바깥. 어떤 곳인지는 가보면 알게 될 거야.」

샌즈  「일단 밖으로 나가게 되면, 내 동생을 따라가도록 해.」

시호  「동생?」

샌즈  「그 애가 널 스노우딘까지 바래다 줄 거야. 걱정 마. 걔도 나처럼 그냥 평범한 해골일 뿐이니까.」


그렇게 계속해서 걸어가다가 어느 커다란 문 앞에 도착했다.


샌즈  「이 문 너머가 폐허 밖이야.」

시호  「응.」

샌즈  「밖에서도 아무쪼록 몸조심 해. 그리고 혹시라도 그 앨 찾게 된다면 나한테도 전화해주고.」

시호  「알겠어.」

샌즈  「그래. 이제 가보도록 해.」


샌즈는 웃으면서 날 가만히 바라보기만 했다.

난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섰다.

드디어 본격적인 여정의 시작이었다.


.

.

.


폐허에서 나오자마자 도착한 곳은 대나무 같은 나무가 빼곡하게 들어서있는 숲이었다.

눈이 바닥을 덮고 있었고 누군가가 있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그닥 크지 않은 대나무 숲을 빠져나가자 이내 큰 길이 깔려있었다.

그리고 길 위에는


파피루스  「안녕!」


해골이 서있었다.


시호  「...네가 샌즈가 알려준...?」

파피루스  「오, 왔구나! 숲길은 어땠어? 무섭진 않았나?」

시호  「딱히...」

파피루스  「그럼 다행이야! 그나저나, 너도 날 전혀 무서워하지 않는군...」

시호  「?」

파피루스  「내가 생각했던 인간들은 날 보면 “해골이다!”하면서 무서워할 줄 알았는데, 여태까지 모든 인간들은 전부 다 평범한 반응이었어.」

파피루스  「내가 그렇게 무서워 보이지 않는 건가?」


그런 것도 있지만,

이미 폐허에서 뚱뚱한 해골을 보는데 적응이 돼서 그런 게 아닐까.


시호  「그런데, 네 이름은 뭐야?」

파피루스  「오, 아직 자기소개를 안 했군. 난 파피루스, 왕실 근위대의 수장이다!」

파피루스  「널 안전하게 왕궁까지 데리고 오라는 여왕님의 명에 따라 널 안내해 줄 사람, 아니 해골이지!」

시호  「난, 키타자와 시호. 편하게 시호라고 불러.」

파피루스  「시호, 그래. 꽤 괜찮은 이름이네.」

파피루스  「어쨌든 출발하자. 이렇게 서서 얘기하기도 뭣하니.」


파피루스는 앞장서서 걸어갔다.

나도 뒤따라가면서 파피루스에게 이런저런 질문을 던졌다.

아직까지 지하세계에 대해선 모르는 것과 궁금한 것이 많기 때문에 파피루스가 귀찮다며 짜증낼 정도로 물어봤다.


시호  「파피루스는 주로 무슨 일을 해?」

파피루스  「이번 인간은 정말 질문이 많구나... 음, 주로 너같이 떨어진 인간들을 왕궁으로 데려다 주는 일을 하지. 그리고 왕실 근위대 수장 일도!」

시호  「그럼 지하세계에 떨어진 인간들은 대부분 알고 있겠네.」

파피루스  「응. 그렇지.」

시호  「그러면 하나 물어볼게. 혹시 주황색 단발머리를 한 인간을 본 적은 없어?」

파피루스  「음... 그런 인간은 본 적 없는데.」

시호  「정말로 본 적 없는 거야?」

파피루스  「그렇다니까. 난 한 번 본 인간의 모습은 다 외워! ...아니, 전부는 아니더라도 최근 며칠 동안 봤던 인간들은 모두!」

시호  「......」


파피루스가 카나를 보지 못했다면

아마도 카나는 그 숲에는 떨어지지 않았다는 건가.


.

.

.


파피루스를 따라 걷다보니 어느 한 마을에 도착했다.

추운 지역답게 마을 전체가 눈으로 덮혀 있었고 사는 괴물들도 주로 털이 달려있는 괴물들이었다.


시호  「......」 덜덜

파피루스  「시호, 춥지 않아?」

시호  「살짝 춥기도 하고...」

파피루스  「역시, 내가 인간들을 처음 만날 때마다 스노우딘의 추위를 견디지 못하는 인간들이 많더라고. 너도 역시 그 중 하나군.」

파피루스  「어디 따뜻한 곳에서 몸이나 녹이고 갈까. 좋은 가게 하나를 알고 있어.」


파피루스는 날 데리고 ‘그릴비’라는 가게로 향했다.

가게 내부는 술집 같은 분위기였으며 실제로 가게 내부에도 취한 손님들이 몇몇 있었다.

파피루스와 나는 비어있는 카운터 테이블에 앉았다.


파피루스  「매일 마시는 걸로 줘!」

시호  「난... 혹시 과일 주스 있으면 그걸로...」

그릴비  「......」 끄덕


머리가 불타는 화염 괴물 주인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뒤에 있는 칵테일을 따라 파피루스에게 따라줬다.

그리고 내 과일 주스도 이내 내줬다.

난 과일 주스를 한 모금 마셔봤다.

무슨 과일들을 갈아 넣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달콤한 맛이었다.


『~♪』

『OHHHHHH YESSSSSSS~』


파피루스  「오, 때마침 방송 시작 시간이네.」

시호  「지하세계에도 방송이라는 게 있구나.」파피루스  「그야 물론이지.」


프로그램의 진행자는 괴물이 아닌 로봇이었다.

파피루스의 말을 들으면 저 프로그램과 진행자는 지하세계에선 꽤 유명인인 듯 했다.


『오늘은 새로운 게스트를 한 분 모셔봤어요~』

『그러니까, 인간세계에서 왔다고 하네요~!』


시호  「?!」


난 그 말에 순간 화들짝 놀랐다.

내가 방금 잘못 들은 건가. ‘인간세계’에서 왔다고? 


『시간 끌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바로 소개하죠!』


난 TV에 눈을 때지 않고 프로그램의 게스트의 정체를 확인했다.

그리고 게스트는 예상 밖의 인물이었다.


『쨘~ 마코마코링~』


시호  「」 푸흡

파피루스  「앗, 뭐야 시호! 주스가 옷에 다 묻었잖아!」

시호  「마코토 씨?」

파피루스  「뭐라고?」


『자기 소개 부탁드릴게요 달링~』

『넵! 키쿠치 마코토, 오늘 하루 잘 부탁드려요.』


시호  「......」


난 눈을 씻고 다시 TV를 쳐다봤다.

응. 내 눈이 잘못 되지 않았다. 

분명히 키쿠치 마코토 씨다.

인간세계의 방송이 지하세계에까지 방송되는 건가?


파피루스  「뭐야, 왜 그렇게 멍하니 있는 거야?」

시호  「...저기, 파피루스. 이 TV, 혹시 인간세계의 프로그램도 방송하는 거야?」

파피루스  「그럴 리가. 이건 엄연히 지하세계의 TV 예능 프로그램이라고. 뭐야, 혹시 인간세계에선 이런 프로그램이 없어서 부러운 거야?」

시호  「아니, 그게 아니라...」


난 파피루스에게 프로그램의 게스트가 나와 아는 사이라고 설명했다.


파피루스  「그런 우연이! 저 인간이 나보고 “혹시 다른 인간들을 본 적이 있어”라고 물어본 이유가 있었구나!」

시호  「그럼 마코토 씨도 지하세계로 떨어진 거구나...」


나와 카나 뿐만 아니라 마코토 씨도...

그런데 마코토 씨가 지하세계에 왜?

...잠깐.


시호  「...파피루스, 혹시 지하세계에 떨어진 인간들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어?」

파피루스  「응? 음, 전부 다는 모르지만 한 명은 알고 있어!」

시호  「여기서 멀어?」

파피루스  「가까워. 여기서 10분 거리에서 살고 있는 걸.」

시호  「거기가 어디야!」 벌떡

파피루스  「우왓, 깜짝이야!」


.

.

.


난 파피루스가 그려준 약도를 가지고 인간이 살고 있다는 집으로 찾아갔다.

다른 집들에 비해서 꽤나 화려하다고 해야 하나 난잡하다고 해야 하나...

어쨌든 특이한 디자인을 하고 있는 집이었다.

난 초인종을 눌렀다.


「누구세요?」


『달칵』


「에에? 시호 씨?!」

시호  「로코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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