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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악령들의 숲

댓글: 12 / 조회: 1114 / 추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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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8-27, 2019 00:00에 작성됨.

이것은 이야기. 짧았지만 긴 때의 이야기예요.

이것은 동화. 포근하고 안락하지만, 평탄하지는 않은, 그래도 행복한... 동화예요.

그럼... 시작할게요.






여기는 이름이 없는 조용한 숲이예요.

그렇게 무성하지 않고, 깊지 않고, 어둡지 않은 숲이지만, 정말 많은 동물 분들도, 또 요정 분들도 살고 있지요.

그 외에도 실은... 이 숲에는 '악령' 분들도 살고 있었답니다.

악령이라지만 나쁜 분들은 아니었어요. 그저 조금 제멋대로이고... 조금 숲이랑 어울리지 않고... 조금 다른 분들과 동떨어졌을 뿐이었어요.


그 악령 분들은 숲과 어울리지 못한 채, 그저 숲 곳곳을 떠돌거나 혹은 숨어다녔어요.

실은 서로가 있다는 것조차 몰랐답니다.

그저 그 분들은 숲에서 '외톨이'였을 뿐이니까요.

같은 숲에 있지만, 숲은 작으면서도 넓어서, 그 악령 분들이 서로를 만나는 경우는 없었어요.

악령 분들은 사교성이 있는 성격도 아니었어서, 다른 악령 분들이 있다는 걸 알 방법도 없었고요.


그래서, 오늘의 이야기가 시작하는 계기는 정말 우연이었답니다.

아주 우연하게, 그 악령 중에 한 분이 다른 악령들에 대해서 숲의 동물들이 이야기하는 것을 듣게 된 거였어요.

그 악령 씨는 두근거리기 시작했어요.

이 넓은 숲 속에 자신과 같은 악령은 한 명인 줄 알았는데, 정말 그 뿐인 줄 알아서 그냥 외톨이로 지내려 했는데,

그런데 자기 말고도 많은 악령들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으니까요.



이 악령 씨는... 안대를 하고있으니까 안대 씨라고 부를게요. 안대 씨는 곧장 다른 악령 분들을 찾으려고 이 곳 저 곳을 다니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다른 악령들은 악령은 자신 뿐일 거라 생각했고, 자신과 친구가 되줄 사람도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그 분들은 모두 각자 다른 곳에서 숨어지냈답니다.

그러니까 안대 씨가 그 분들을 찾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숲의 높은 곳도, 낮은 곳도, 나무 속도, 숲의 호수에도, 또 늪에도,

곳곳을 찾아다녔답니다.


그래도 안대 씨는 포기하지 않았어요. 어째서였을까요?

끝도 없이 끝도 없이 계속 찾아다녀서, 마침내 다른 악령 분들을 찾아내었답니다.



한 분은 숲 속에서도 가장 어두운 곳에 있었어요.

그 곳에서는 울창한 나무 외에는 나무 아래에서 피어난 버섯들 뿐이었는데, 그 악령 씨는 자신과 어울려주지 않는 숲의 동물들 대신에 그 버섯들을 친구로 삼고 지냈었죠.

그래서 그 분은... 버섯 씨라고 부를까요. 버섯 씨는 그 곳에서 떠나지 않았던 거예요. 안대 씨가 찾는 데 오래 걸린 건 전혀 이상할 게 없겠죠.

그럼에도 안대 씨는 기어이 버섯 씨를 찾아내어서 당당하게 소리쳤어요.


"같이 나가자! 그래서 같이 놀자!"


그 상황은 버섯 씨에겐 당혹스러웠답니다.

그야 그 누구도 자신에게 다가와주지 않았는 걸요.

처음에는 악령이라고 멀리하고, 나중에는 어둡고 칙칙한 데에 있다고 어울려주지 않았지요.

그런 자신에게 같이 놀자니, 버섯 씨는 정말로 당혹스러웠어요.

당혹스럽지만... 그래도 기뻤답니다.


"후히... 나라도 좋다면야..."

"너라서 좋은 거라곳!"



그렇게 둘이 된 악령 분들은 서로 만나서 기뻐했답니다.

하지만 그렇게 기뻐하는 것도 잠시, 안대 씨는 버섯 씨에게 다른 악령에 대한 이야기를 했어요.

소문이 맞다면 분명히 한 명의 악령이 더 있다면서요.


"정말로 있을까?"


버섯 씨는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한 명을 위해 시간을 쓰고 노력하자는 게 잘 와닿지 않았어요.

그리고 만약 만나더라도 친구가 되주지 않는다면, 자신이 노력한 건 다 헛수고가 될테니까요.

하지만 안대 씨는 포기하지 않았어요.


"그건 찾아보면 아는 거지! 너도 정말 있었으니까, 그 녀석도 분명 있을 거야!"

"그, 그러면야..."


안대 씨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외쳤어요.

그리고 다른 분들과 대화를 해본 적 없는 버섯 씨는, 잘 모르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안대 씨에게 이끌려서 숲을 함께 떠돌기 시작했답니다.



두 분은 숲 곳곳을 다시 찾아다녔어요.

나무들의 위로도 날아다녀보고, 땅 아래도 헤집어보기도 했답니다.

그렇지만 다른 악령 분이 있었던 건 나무 위도 아래도 아니라, 나무 속에 있었답니다.

언제 어떤 다람쥐 씨가 파놓았는지 모를, 또 언제 버렸는지도 모를 오래된 나무구멍 속에서, 작은 노트와 펜과 함께 있었어요.

그런 악령 분을 찾은 다른 두 분은, 특히 안대 씨는 기쁘게 외쳤답니다.


"같이 나가자! 그래서 같이 놀자!"

"에, 에에...?"


갑작스러운 상황에, 그 악령 씨는... 나무구멍 속에 있었으니 나무 씨라고 할게요. 나무 씨는 버섯 씨보다도 더 놀랐답니다.

나무 씨는 처음에는 다른 동물 분들과, 또 요정 분들과 어울리려 했지만 선뜻 다가가지 못했거든요.

거기다가 다른 분들이 자신을 꺼려한다고도 생각해서 더더욱 숲 속에, 나무 속에 틀어박히게 되었으니까요.

그런 나무 씨에게 다가와준 안대 씨와 버섯 씨는, 나무 씨에겐 정말 믿기 어려운 일이었답니다.


하지만 안대 씨는 나무 씨가 뭐라 말을 잇기도 전에 나무 씨의 팔을 잡고 나무 구멍에서 빼내었답니다.

갑자기 잡아당기는 바람에 나무 씨는 구멍에서 나오다가 데구르 굴러버렸고, 안대 씨도 데구르 굴러버렸어요.

하지만 그것조차도 기쁜 듯이 안대 씨는 웃음을 터뜨렸어요.


"히히, 재밌네! 더 재밌는 것들도 하고 놀자!"

"그, 저라도 괜찮다면요..."

"너라서 괜찮은 거야!"


갑자기 찾아온 안대 씨는 나무 씨에겐 너무나 갑작스러웠지만... 그래도 내심 기뻤어요.

두려운 마음에 승낙하는 것도 너무나 조심스럽게 말을 했지만, 안대 씨는 흔쾌히 나무 씨를 받아들였답니다.




마침내 숲에 있는 세 악령이 모두 모였어요.

만나고보니 똑같이 악령이라 부르는 게 어색할 정도로 세 악령 분은 서로서로 많이 달랐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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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대 씨는 날카로운 발톱과 단단한 뿔이 있었고, 또 왼쪽 눈에는 불 같은 문양의 안대를 차고 있었어요. 이 안대는 단순한 안대가 아닌지, 안대 씨는 그 안대를 벗는 걸 무척이나 꺼려했답니다.

버섯 씨는 버섯과 오래 지내서 그렇게 되었는지 머리 위에는 버섯이 자라있었답니다. 또 평소에는 얌전하면서도 가끔씩은 갑자기 막 소리치면서 날뛰기도 했어요. 그럴 때에는 입에서 불을 쏘아내는 때도 있었지요.

나무 씨는 머리에 예쁘고 작은 리본이 매여져 있었어요. 그리고 정말 소심하고 조용해서, 조그만 거에도 쉽게 겁먹고 놀라기도 했었답니다.

 


그렇게 많이 다른 악령 분들이었지만, 그런 것들은 신경쓰지 않고 같이 놀고 즐거워했답니다.

숲을 함께 떠돌아다녀보기도 했고, 강물이 흐르는 곳에서 서로 물장구를 치기도 하고, 또 같이 술래잡기나 숨바꼭질을 하면서 놀기도 했답니다.

닮은 점이라고는 몸이 보랏빛이 난다는 점 정도만 닮은 악령 분들이었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던 것 같아요.

함께 웃고 함께 즐거워하면서, 악령 분들은 즐거운 시간을 보냈답니다.



하지만 숲의 다른 분들은 그런 걸 달갑게 여기지 않았어요.

악령이라며 멀리했던 이들이 한 데 모이자, 숲의 동물 분들은 분명히 저주를 하는 것일 거라며 험담했고, 결국 그들은 악령 사냥꾼을 부르기로 결정했어요.

악령 사냥꾼은 아주 무서운 인물이었답니다. 다양한 악령들을 퇴치해봤다고 했고, 또 악령들을 사냥하는 일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가는 사람이었지요.

그야말로 악령 분들의 천적이었어요.


하지만 악령 분들은 그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한 채 그저 재밌게 숲 속을 돌아다녔답니다.

그리고 그런 그 분들에게 악령 사냥꾼은 정말로 갑작스레 닥쳐왔어요.


순식간에 악령 분들의 뒤를 쫓아간 악령 사냥꾼은, 가진 총을 순식간에 겨누더니 곧장 악령 분들에게 쏘아냈어요.

다행이랄지 첫 발은 악령 분들의 사이를 지나갔을 뿐이지만, 그것만으로도 악령 분들을 겁에 질리게 하기엔 충분했어요.

악령 분들 중 그 누구도 총을 본 적도 없고, 그런 거에 맞아 죽을 뻔 한 적은 더더욱 없었으니까요.


가장 먼저 쓰러진 건 나무 씨였어요.

총에는 전혀 맞지 않았지만, 갑자기 덮쳐온 악령 사냥꾼의 존재만으로도 나무 씨는 충분히 겁을 먹었고, 이내 눈이 핑글핑글 돌더니 그대로 기절해서 땅바닥으로 떨어져버렸답니다.


그런 상황에 안대 씨는 매우 화가 났어요. 그래서 곧장 악령 사냥꾼에게 달려들었지만 악령 사냥꾼은 능숙하게 안대 씨의 공격을 피해내더니 그대로 총을 휘둘렀답니다.

그래도 안대 씨는 가까스로 그 총을 피하고는 다시 사냥꾼에게 달려들었어요.

그러나 사냥꾼은 쉽게 안대 씨의 공격을 피하고, 이번에는 팔을 휘둘러 안대 씨를 공격했어요.

안대 씨는 침착하게 다음 공격을 피하려 했지만 이번에 날아오는 공격은 피하지 못했답니다.

하필이면 이번 공격은 안대 씨가 안대를 찬 방향으로 들어왔거든요.

결국 안대 씨는 그 공격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그대로 맞아서 바닥에 쓰러졌답니다.


혼자 남은 버섯 씨는 그 광경에 불을 뿜으며 화를 내더니 그대로 거칠게 사냥꾼에게 달려들었어요.

갑자기 쏘아지는 불에 사냥꾼은 놀랐지만, 사냥꾼은 겁먹지 않고 오히려 버섯 씨를 향해 총을 쐈어요.

그 총은 버섯 씨에게는 빗나갔지만... 이런, 하필이면 버섯 씨가 소중히 여기는 다른 버섯들에게 향했어요.

그걸 본 버섯 씨는 그만 자신도 모르게 버섯들에게 달려들어서 대신 총을 맞고 쓰러져버렸지요.


결국 사냥꾼 앞에 다들 쓰러져서 바닥에 누워있었어요. 그리고 사냥꾼은 총을 들고 악령 분들에게 다가갔답니다.

하지만 정말 다행히도 버섯 씨가 쏘아낸 불 때문에 사냥꾼의 총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팡 하며 터져서 사냥꾼에게 잿더미를 뒤집어 씌웠어요.

사냥꾼은 재에 콜록대면서 자신의 총을 보더니, 이내 그 총을 집어넣고 숲을 떠났어요.

"어차피 약하니까 다음에 와서 또 잡으면 되겠지."

그런 말을 남기면서요.





시간이 쭉 흐르고나서야 세 악령 분들은 비로소 깨어났답니다.

그리고 방금까지 있었던 일에 대해 서로 이야기했어요.


"무리, 무리인데요... 사냥꾼을 상대할 수는 없는 건데요... 흑, 흐윽..."


가장 먼저 울음을 터뜨린 건 나무 씨였어요.

숲 속, 나무 속에서 평화롭게만 살아온 나무 씨에게 사냥꾼의 존재는 너무나 큰 공포였어요.

언제라도 자신을 죽일 수 있는 사냥꾼의 존재는, 나무 씨가 감당하기엔 너무 컸답니다.


"그렇다고 당할 수만은 없다곳!"


이어서 말한 건 안대 씨였어요.

안대 씨는 사냥꾼에게 당한 게 분한 듯 보였어요.

오히려 되갚아주겠다고 으르렁댔죠.

하지만 다른 둘의 생각은 같지 못했어요.


"그치만... 버섯들이 다치는 건... 나도 싫어서..."

"그냥 숨으면 되지 않을까요... 꼭꼭 숨는다면 어쩌면..." 


다른 둘은 안대 씨만큼 강하지 못했고, 또 정말 조심스러웠답니다.

하지만 안대 씨는 전혀 물러나지 않고 외쳤어요.


"그래도 싫다고! 그 녀석을 가만두면 또 올 거란 말이야!"

"으...우... 훌쩍... 으아앙!" 휘익

"자, 잠깐만!!"


그러다보니 어느새 대책을 찾기 위한 대화는 말싸움이 되어버렸어요.

그 결과, 나무 씨는 얼마 버티지 못하고 이내 울음을 터뜨렸답니다.

나무 씨에게는 사냥꾼만이 처음이 아니었으니까요.

자기가 마음을 연 친구와 싸우게 된다는 것도, 나무 씨에게는 처음 있는 일이었고,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만큼이나 무섭고 괴로운 것이었어요.

결국 나무 씨는 그 자리를 피해서 순식간에 숲 속으로 날아가버리고, 그 자리에는 안대 씨와 버섯 씨만 남아있게 되었어요.




"어, 어떻게 할 거야...?"


둘만 남은 그 곳에서 버섯 씨가 조심스레 안대 씨에게 물었어요.

안대 씨도 이런 건 정말로 생각하지 못했는지 당황하고 있었어요.

그래도, 그런 혼란을 금세 극복하고는 입을 열었답니다.


"찾으러 갈 거야! 어디로 갔는지는 모르지만... 찾을 거야! 처음에도 내가 찾았는 걸! 그러니까... 그러니까 꼭!"


안대 씨는 울먹이면서까지 외쳤어요.

사냥꾼에게 쫓겨 잊어버렸지만, 나무 씨도, 버섯 씨도, 안대 씨에게는 너무나 너무나 소중한 친구였으니까요.

그리고는 곧장 버섯 씨와 함께 나무 씨를 찾아서 숲 곳곳을 돌아다녔답니다.



여기저기를 돌아다닌 끝에, 마침내 안대 씨는 나무 씨를 찾아냈어요.

그 장소는 멀지 않았고, 의외의 장소도 아니었어요. 그 곳은 바로 항상 나무 씨가 있었던 나무 구멍이었답니다.

그렇게 마침내 나무 씨를 찾아온 안대 씨와 버섯 씨에게 나무 씨는 말했어요.


"히익, 여, 여긴 어째서... 저는 정말 약한데요... 저, 저는 버리셔도 되니까, 두 분이서 도망가셔도, 싸우셔도..."


나무 씨는 자신을 찾아온 안대 씨와 버섯 씨가 내심 기쁘기도 했지만... 좀 전에 했던 말다툼이 기억나서 곧장 겁먹었어요. 다른 둘의 눈조차 쳐다보지 못할 정도로요.

하지만 안대 씨는 그런 나무 씨를 향해 외쳤어요.


"괜찮아! 버리지 않을 거야! 같이 하면 괜찮을 거야! 함께 하자!"

"그, 그렇지만 저는 약한데요..."

"괜찮아. 왜냐면... 으..."


안대 씨의 격려에도 여전히 나무 씨는 무서웠어요. 두렵고 떨려했죠.

그러자 안대 씨는 그러지 않다고 말하고는 깊게 고민했어요.

그리고는 마침내...



'파앗!' 하고는 자신의 안대를 집어던졌답니다.


"나도 약하니까! 나도... 나도 그냥 강해보이고 싶었던 것 뿐이라고. 실제로는 이렇게 안대라도 차고 강한 척 하지못하면 금방이라도 무서워하는 걸..."

"그건... 나도 그럴지도... 나도 정말 약하고 무서우니까 오히려 생각을 놓아버리고 멋대로 날뛰었던 것 같아..."


그리고 안대 씨의 힘든, 그렇지만 분명한 진심이 담긴 고백이 이어졌어요.

거기에 그 뒤를 이어서 버섯 씨도 무슨 말인지 알겠다는 듯이 자신의 고백을 이어갔어요.

그제서야 나무 씨는 둘의 눈을 쳐다볼 수 있었어요.

그리고 그 둘의 눈은... 정말로 무섭고 두려워하는 모습도 보였지만, 동시에 진심이 느껴졌어요.

정말로 정말로 자신과 함께 하고 싶다는... 그런 진심이요.


"그러면... 어쩌면... 저희는 닮은... 셈이네요."

"후히... 정말로... 솔직히 안 닮았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까 그렇네..."

"헤헷, 그치! 처음 봤을 때부터 우린 어울린다고 느꼈다고! 그 때는 이유를 몰랐지만... 이젠 알 거 같앗!"


비로소 세 악령은 밝게 웃었어요.

그리고 정말 간만에 하하호호 떠들었답니다.




어느새 날이 흐르고 흘렀어요.

숲에서 돌아간 사냥꾼도, 이제 곧 다시 찾아올 즈음이 되었지요.

악령 분들은 싸우거나 도망치거나를 선택해야 했어요.


"어떡할까요? 저는.... 저는 저희가 함께라면 어떤 거라도 좋아요."


가장 먼저는 나무 씨가 용기를 내줬어요.

정말 두렵고 무서워서 도망치고 싶어했었지만, 지금은 다른 둘과 함께라면 용기를 낼 수 있었답니다.


"나도... 버섯 친구들도 많지만... 그래도 버섯들보다도 더 소중하니까... 후히히///"


다음으로는 버섯 씨가 말을 이어갔어요.

친구라고는 버섯 밖에 없었기에 너무나 너무나 버섯들을 소중히 여겼던 버섯 씨로서는 정말 큰 각오의 말이었답니다.

마침내 안대 씨가 입을 열었어요.


"그러면 싸우자! 도망치더라도 분명 쫓아올테니까. 함께 힘을 모아서 내쫓아버리자!"

"네...!" "응. 좋아..."


그리고 마침내 안대 씨가 외치자 셋의 마음이 하나로 모였어요.

그리고 그 마음은 정말 굳게 다져졌답니다.




마침내, 사냥꾼은 준비를 마치고 숲에 돌아왔어요.

하지만 준비를 마친 건 악령 분들도 마찬가지였답니다.

각자의 각오를 다지고, 마음을 다지고, 서로에 대한 믿음으로 강하여져서, 함께 세운 작전을 준비하고 있었지요.


이윽고 사냥꾼은 가장 먼저 안대 씨를 발견했어요.

그렇지만 사냥꾼이 총을 겨누자 안대 씨는 잽싸게 나무 사이로 숨어들었고, 사냥꾼은 그걸 쫓아서 총을 거두고 나무 사이로 뛰쳐들어갔어요.


숲의 깊은 곳까지 쫓아가면서 점점 안대 씨와 사냥꾼이 가까워지고, 마침내 가까워진 사냥꾼은 안대 씨를 잡으려 팔을 내질렀어요.

하지만 그 순간 숨어있던 나무 씨가 용기를 내어 사냥꾼을 등 뒤에서 기습했고, 갑작스런 공격에 사냥꾼은 그대로 바닥으로 넘어졌답니다.

그리고 바닥에 숨어있던 버섯 씨는, 자신이 가진 버섯들 중에서 독이 있는 버섯을 냅다 사냥꾼의 입에 집어넣었답니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에 사냥꾼은 당황하면서도 곧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독이 돌면서 비틀대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그런 사냥꾼의 눈 앞에 세 악령 분들이 모여들었답니다.


"지금은 이정도지만... 다시 오면 저도 책임질 수 없는데요...!"

"후히, 지금 먹인 아이는... 독이 약한 애니까... 하지만 애보다 훨씬 위험한 녀석도 이 숲에는 가득... 가득하다고...?"

"알았으면 어서 여기서 나가!"


이어서 악령 분들이 크게 외치자 사냥꾼은 겁을 먹고는 빠르게 도망쳐서 숲에서 빠져나갔어요.

그리고 그제서야 세 악령 분들은 안심하면서 바닥으로 내려와 누웠답니다.


"헤헷, 드디어 해냈네!"

"네에... 정말 무서웠지만... 그래도 모두 함께였으니까요."

"후히 버섯 친구도, 또 자라면 되니까 괜찮대... 그러니까... 후히히."

"히히힛!"

"에헤헤..."


마침내 사냥꾼의 위협에서 벗어난 악령 분들은 즐겁게 웃기 시작했어요.

안대를 벗은 안대 씨, 겁을 이겨낸 나무 씨, 버섯보다 소중한 친구를 위해 버섯을 희생해준 버섯 씨.

세 분은 처음 만났을 떄와는 사뭇 달라졌지만, 오히려 세 분의 마음은 더욱 끈끈하여 졌어요.

서로를 위해서 하나씩 하나씩 포기한 그 분들은, 마침내 정말로 깊은 우정과 신뢰를 얻게 되었답니다.

그리고 그건, 사냥꾼을 내쫓은 것보다도 더욱 소중하고 귀한 결과였어요.


이후로도 세 악령 분들은 즐겁게 서로 어울리고 돌아다녔답니다.

숲에는 그 외에도 다른 위협도 있었고, 또 다른 사냥꾼이 올 때도 있었지만,

이미 최고의 보물을 얻어서 정말로 강해진 세 악령 분에게는 이길 수 없었답니다.

그 세 분은, 정말로 친한 친구가 되어서,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끝~





... 이건 동화, 동화의 이야기예요. 모리쿠보가 쓴 동화...예요.

하지만 없는 일이 아니랍니다?

이것은 모리쿠보의 이야기... 그리고 미레이쨩과 쇼코쨩의 이야기예요.

미레이쨩도 쇼코쨩도, 그리고 모리쿠보도... 정말 힘들고 어려웠지만, 그래도 이제는 괜찮아요.

이제는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또 서로의 각오도 확인했으니까요.

모리쿠보 네는, 「Individuals」는 이제 정말로 강한 유닛이예요...! 지지 않을테니까요!

아우... 조금 부끄럽지만... 그래요. 정말로 미레이쨩도 쇼코쨩도, 모리쿠보에게는 소중한 친구들이고... 모리쿠보도 그 분들 덕분에 강해질 수 있었답니다. 아직도 많이 어리지만요...

그러니까... 이 동화를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에게도 그러한 친구 분들이 생길 수 있기를.

그래서 어떠한 역경도 함께 이겨나갈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랄게요.


그러면, 긴 이야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좋은 하루 되세요... 에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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