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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생각나서 써본 판타지 부제: 질긴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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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8-17, 2019 22:12에 작성됨.

왕은 히죽거리며 손짓을 하자 옆에 있던 병사들은 백성들을 끌고 간다
억울하게 죄인이 된 백성들은 병사들을 뿌리치기도 했고 왕에게 빌기도 한다
하지만 이 모습을 본 왕은 한결같은 반응을 하고 태도를 변치 않는다.

"하! 언제 봐도 비굴하군 죄인 주제에, 끌고 가."

"네! 자 어서 이리 와!"

"제발... 제발 살려주십시오 억울합니다!"

불어터진 손으로 싹싹 빌어도 욕지거리를 해도 병사들에게 제압당한다
그리고 한바탕 시끄러움과 조금 뒤 들려오는 단말마가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정적이 찾아온다.
항상 보는 것이지만 눈이 찌푸려들고 쳐다볼 수 없는 광경이었다
하지만 나는 왕을 말리지 않는다 아니, 말릴 수가 없다
그는 충신을 죽이고 한때 전 왕이었던 아버지를 죽인 피도 눈물도 없는 놈이다.
그래서 내가 못 건드리는 건가?
그는 여자를 탐하고 심심하면 자기 아내를 몰래 죽이고 다른 여자를 데려오는 놈이다
그리고는 장례식 때 지켜주지 못했다고 눈물을 쏟는 그런 놈이다.
그래서 내가 충고를 하지 않는 건가?
그는 자신의 악행을 아는 건지 자기가 수명이 다하기 전에 암살을 당할까 봐 의심하는 놈이다
심지어 어떤 병사가 말을 걸었을 뿐인데 자신의 암살을 꾀한다고 사형에 처한 놈이다.
그래서 나는 두려워서 아무 말도 못 하는 건가?

난 후회를 한다 아까 말한 모든 것들은 전부 내가 한 거나 다름이 없으니까
난 이 녀석에게 발견되지 말았어야 했다 이 녀석에게 힘을 줬으면 안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나에게 선택은 없었다 기껏 할 수있는 건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사람들을 지켜보기만 할 뿐..

내가 직접 지은 이름은 P 지만 세간에서는 잔이라고 불린다...


잔... 어떤 전설의 나오는 세 개의 무기 중 하나.
원래는 머나먼 동쪽에 있는 작은 마을에 보관 중이었을 터다.
하지만 내가 눈을 뜨고 주변을 둘러봤을 때는 이곳은 내가 알고 있던 마을이 아니었다
그리고 주변을 인식하고 처음으로 든 생각은 바로 이것이었다.
'어... 내가 있을 곳은 여기가 아닌데 잠깐, 그렇게 되면 설마 오.. 이런.'
나는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고 (물건이지만 어쨌든 심적으로 말이야)
빨리 마력을 사용해 이곳을 벗어나려고 했었어 공간 이동이든, 뭐든 아무거나!
그런데 이런, 아무런 힘도 기력도 없네?
끙끙거리며 있는 힘 없는 마력을 전부 쥐어짜려고 했지만 텅텅 비어있었지
결국 몇 번의 시도 끝에 나는 포기하고 그곳에 짱 박혀있을 수밖에 없었어
현재 그놈에게 발견하지 전까지는 말이야.
그러니까 현왕이 왕자였던 시절 풀숲에 굴러다니던 날 발견했고 성에 데리고 갔지.
난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어 왕자는 마력이 넘쳐흘렀거든
이 마력을 아주 조금만 흡수한다면 난 다시 마을에 돌아갈 수 있을 테니까
그리고 그 녀석도 찾아오지 못할 테고 말이야..
그런데 음... 내가 너무 빨리 돌아가려고 성급한 판단을 해버렸어.
난 소유한 사람의 마력을 흡수해버리는 리스크가 있지만 그만큼의 마력을 배로 돌려보내 주거든.
만약 왕자를 마력으로 공격한다면 내가 있는 한 그 마력을 흡수,
그리고 그 흡수한 마력을 상대에게 배로 돌려보내거나 아니면 왕자의 마력으로 돼버리지.
물론 수중에 내가 있는 한정으로 말이야
그런데 그 사실을 왕자는 알아버렸지 그리고 사태가 일어나버렸고.
(사실 알아차리지 못하는게 이상하지만 말이야)
아까 말했던 모든 악행들을 내 능력을 이용해서 만들어버리고 만거지
난 경악했어 차라리 그 녀석이 보고 싶을 정도... 아니 그건 아니지.
어쨌든 사태 후에는 세는 것조차 잃어버릴 정도의 학살과 처형을 반복하더군
짜증 나게도 이 왕이라는 놈은 마력뿐만 아니라 무력도 훌륭해서 암살들이 전부 실패하고 말았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잘 때를 노릴까 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빈틈조차 없더라
난 이제 선택을 해야만 해.
계속 이런 폭군 밑에 힘을 주면서 악랄한 행위들을 보고만 있을 것인가,
아니면 눈 딱 감고 실체화를 할 것인가.


'후... 좋아 내가 실체화할 수 있는 기회는 마력 양으로 따졌을 때 단 두 번,
이 기회조차 날린다면 난 끝장일 거야 성공하자 반드시!'
기회는 언제나 찾아온다고 했지 그리고 그건 바로 지금 일거야
왕은 더 이상 괴롭힐 백성이 없어진 건지 아니면 지루해진 건지 곧 전쟁 준비를 하더군
전쟁을 하면 자기가 볼 수있는 유희거리들을 볼 수 있어서 그런 걸까?
그리고 그 전쟁이 일어나는 곳은 바닷가 근처에 있는 소국가 도망치기 딱 좋은 곳이지.
왕은 오른손으로 나를 꽉 쥐고는 공격을 하기 시작했어
불어난 마력으로 인해 훨씬 거대하고 강력한 공격들을 퍼부을 수가 있지
그런 공격에 혼란스러워하고 두려워하는 병사들과 시민들.
난 그런 모습들을 보며 괴로웠지만 아직 때가 아니었어
왕이 방심을 했을 때 계속 쥐고 있던 나를 아주 잠시 내려놓았을 때 바로 그걸 노려야 해
하늘이 도운 걸까 어느 용감한 병사가 활을 쏘아서 왕의 오른손을 스치게 만들었지
오른손에 고통이 찌르듯이 오자 왕은 신음을 하고는 나를 떨어뜨리고 말았어
그리고 나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지.


"내 잔! 내 잔이 어디 간거야 거기 너! 빨리 찾지 못해?!"

"ㄴ, 네! 죄송합니다!"

허둥지둥거리면서 근처 병사의 머리를 때리고 명령을 내린다
아까까지만 해도 의기양양하고 희열에 차던 표정은 없어졌고 당황하고 두려움이 비친다
왕은 주변을 둘러보고 꼴사납게 무릎까지 꿇어대며 잔을 찾아댄다
땅바닥에 시선을 꽂힌 채 아픈 손까지 동원하며 풀들을 헤집는다
그 광경을 보는 잔은 한숨을 쉬고는 머릿속에 온갖 생각을 접고는 실체화를 풀기 시작했다
'좋아 이 정도면 되겠지'
뎅그렁하고 무언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 곳에 왕은 허겁지겁 달려와 확인했다
자신의 잔인 것을 확인한 왕은 승리의 미소를 지으며 전장에 나갔다
혼란했던 전장은 왕이 다시 나타남으로써 승기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갑자기 후열에 있던 병사들이 비명을 지르고 무언가에 달아나기 시작했다

"으아악!! 사, 살려주-"

"뭐?!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냐! 거기 너 도망치지 말고 설명해!"

"ㅈ, 저도 잘 모릅니다! 그저 싸우고 있을 뿐인데 갑자기 뒤에서 나타나서는...
그건 인간이 아닙니다! 제발 이걸 놔주십시오 안 그러면 우리 전부..."

"그건 또 뭐고 대체 무슨 소리냐?! 헛소리 하지 말고 싸우기나 해라 어서!"

"으... 안돼 벌써 오고 있습니다 우린 이제 끝난 겁니다!"

"닥쳐라! 쓸모없는 놈 같으니."

떨고 있던 병사를 땅바닥에 던져놓고는 칼로 베어버렸다
비명소리는 점점 다가오기 시작했고 도망가는 병사들도 많아졌다
도대체 무엇이길래 어떤 험한 짓도 한 그들이 공포에 질려 도망가는 것일까
호기심과 두려움에 결국 왕은 비명소리가 들려오는 곳을 향해 뒤돌아보았다
그렇게 많았던 병사들이 피를 흘리며 쓰러져있었고 그곳에는 한 여성이 걸어오고 있었다.
여성은 밝은 금발을 가졌으며 무덤덤한 표정을 하고 한 손에는 조악한 검을 쥐고 있었다
겨우 여자 때문에 도망간 병사들을 한심하게 생각한 왕은 여성이 다가오기를 기다렸다
어차피 상대는 겨우 여자 그리고 나에게는 잔과 남아있는 병사들이 있으니까
얼굴은 반반하게 생겼으니 나중에 어떻게 할지 기대하고 있던 찰나 여성이 눈앞까지 다가와 있었다
여성은 병사들과 왕을 관찰하더니 오른손에 들고 있던 잔을 발견하자 눈이 빛나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옅은 미소를 띠고는 기쁨에 찬 한숨을 내쉬었다.

"흠! 설마하니 혼자서 여기까지 뚫고 온건 아니겠지 계집?"

"...."

"말이 없군 어디, 어디까지 입을 안 열지 두고 볼까!"

남아있던 병사들에게 공격 신호를 하자 병사들은 함성을 지르며 여성에게 달려갔다
여성은 저항하지 않고 그저 왕에게 가까이 가려 한다
몸에 화살이 박혀도 손이 검에 베여도,
자기 눈앞을 방해하면 그저 베고 나아가고 베고 나아가고 반복할 뿐
쓰러지지 않는 여성을 보자 왕은 주춤거렸지만 다시 자세를 고쳤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정말로 인간이 아닌 건가? 하지만 이건 다를 거다!"

땅에 떨어진 창을 주워 여성의 심장을 향해 힘껏 던졌다
창이 가슴에 박히자 여성은 중심을 잡지 못해 비틀거렸다 그래도 계속 걷는다
창 때문에 계속 비틀거리자 방해가 되는 듯 거침없이 뽑아버렸다
가슴에 구멍이 뻥 뚫린 채 다가오는 그녀는 누가 봐도 인간이 아닌 존재였다
병사들은 죽지 않는 그녀에게 공포감과 괴기함에 도망치기 바빴다
결국 남아있는 병사들은 죽거나 도망가서 이젠 왕 혼자 덩그러니 남아버렸다.

"무.. 무슨?! 왜 죽질 않는 거냐! 도대체 왜!!"

거친 숨을 들이쉬며 코앞까지 다가오자 왕은 무릎이 풀린 건지 땅바닥에 주저앉아버렸다
들고 있던 검도 버리고 살기 위해 여성에게 빌고 있는 자신을 눈치챘다.

"ㅈ, 제발 살려줘 만약 날 살려준다면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걸 줄게!
무, 뭘 원해? 땅? 돈? 아니면 이거? 뭐든지 줄게 그러니 제발."

들고 있던 잔을 부들부들 떨며 여성에게 건네자 여성은 물끄러미 쳐다봤다
잔은 아까 생겼던 상처에 의해 조금 피로 물들어져 있었다
여성은 눈을 찌푸리고는 재빨리 잔을 낚아챘다
왕은 살려준다는 생각에 고개를 들자 잔에 있던 피를 열심히 닦고 있는 여자를 보고는 도망가려 했었다
조심스레 걸음을 옮기려는 순간 복부에 무언가 푹하고 들어왔다
그동안 악행을 해오고 다른 사람의 고통을 즐긴 왕은 억울하게 죽어온 백성들처럼
단말마조차 지르지 못한 채 쓰러지고 말았다.
여성은 잔에 묻어 있던 피가 전부 닦이자 안도를 하고는 품에 안겼다
마치 소중한 물건인 것처럼
여성의 품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리고 도망치기 위해 다시 모습을 나타낸 잔은
몸을 마구 비틀며 어떻게든 벗어나려 하자 여자는 내심 아쉬운듯한 표정을 하고는 힘을 풀어줬다.

"아이고.. 넌 만나면 만날수록 점점 최악이 돼가는 거 알지?
그런데 이번 만남은 좀 반갑긴 했어 아마도."

"정말? 그렇게 질이 나쁜 놈이었어? 그럼 다행이네 죽어서."

"그래 죽어서 다행이야 내가 너무 우유부단했지.
빨리 내가 이랬어야 했는데 그랬다면 억울하게 죽은 사람도 반이나 줄었을 테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유감이야."

"거짓말 하지 마 너는 다른 사람 걱정 같은 건 절대로 안 하잖아."

"내 말은 네가 그런 고통 속에 있는 게 유감이라는 거야 괜한 착각하지 말고."

"헤헤, 역시 그럴 줄 알았어 하~ 이젠 가야겠다 제발 막진 말아줘."

".... 아쉽지만 오늘만큼은 봐 줄게."

"그런 배려 아주 좋아 항상 그랬으면 좋겠는데 안 되겠지?
어쨌든 다신 만나지 말자고 그리고 빨리 회복이나 해 보기 안 좋으니까."

"응 근데 떠나기 전 오랜만에 내 이름 좀 불러주면 안 될까?
항상 너라든가 녀석이라든가 너무 안 불러줘서 섭섭해."

"싫은데... 알겠어 그런 표정 하지 마 검도 들지 말고 어차피 안 죽는 거 알잖아."

잔은 자신의 몸을 점점 벼랑으로 옮기고는 마지막으로 말을 하고는
차갑고 밑도 안 보이는 바다를 향해 몸을 던졌다
또다시 어딘가 그녀가 안 보이는 곳으로 절대로 찾지 못하는 곳을 향해.

"정말로 다시는 보지 말자 '프레데리카'"


쏴아 쏴아 그리고 철썩 거리며 파도가 바위에 부딪히는 소리
프레데리카는 성난 파도가 일삼는 바다를 쓸쓸하게 내려다본다
구멍이 뚫린 가슴은 이제 온데간데없고 상처하나 없는 몸을 이끌면서
다시 잔이 있는 곳으로 P가 있는 곳을 향해 움직인다...


후일담1: 전쟁에 휘말리다가 갑자기 병사들이 도망가고 쳐들어왔던 왕이 갑자기 죽자
이것을 기적이라고 판단한 소국가는 이 날을 국경일로 선포했다고 한다
그리고 폭군이 사라진 어느 왕국은 백성들과 반란을 꾸미고 있었던 병사들은
모두 환호를 질렀고 왕의 사체조차 찾아오지 않았다고 한다
이것을 계기로 왕정이 무너지는 일도 발생했다고 한다.


후일담2: 마력이 떨어진 잔은 바다에 떨어진 직후 실체화가 풀렸으며
현재는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그냥 몸이 맡기는대로 떠내려 가고 있다고한다.



그냥 정말로 번뜩하고 쓱쓱 써보니까 이런 이야기가 됐네요

 (수위 문제가 될 시 수정하고 다시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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