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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 시리즈]5.이치하라 니나-니나의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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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8-01, 2019 14:02에 작성됨.

외롭슴다.

아빠는 일 때문에 해외로 쨌슴다.

엄마도 일 때문에 집에서 튀어버렸슴다.

적어도 아빠는 니나의 공연을 라이브로 한 번 정도 쳐본 적은 있슴다. 그래서 니나는 아빠가 조금 더 좋슴다.

하지만 엄마는 니나에 대해서 좃도 관심 없는 검다.

니나, 존나게 외롭슴다.


니나는 어느 날 프로덕션에 맡겨졌어여. 엄마가 니나보고 아이돌 쳐하랬거든여.

지금은 열라게 열심히 해서 친구들도 존나 사귀고 덜 외롭슴다.

하지만 각자의 가족들이 있고 언젠가는 가족들에게 가야 하겠져. 그럼 니나는 또 혼자인 검다. 또 혼자 남겨지는 검다.


예전에 니나의 솔로곡이 쳐 나왔을 때의 일화가 공개되었슴다. 다들 알고 계시겠져.

아빠가 니나의 공연을 본 당일 다시 해외로 튀었슴다. 가지 말았으면 했지만 아빠도 아빠의 사정이 있었기에 혼자 훌쩍이며 우는 정도로 끝났어여. 분명 아빠도 그때 마음이 엄청 지랄났겠져.


그때 리나 누님, 나나 누님, 아리스짱, 모모카짱이 니나를 위로해줬어여. 그러니까 이제 니나는 괜찮아여. 그때로부터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니나는 지금까지 열심히 활동하고 자빠졌지 않슴까!

그러니까 니나는 괜찮아여!

쳐괜찮은검다, 정말로여.



오늘도 촬영이 끝나고 집에 왔슴다. 정확히는 아동법 뭐시기 때문에 촬영 도중 집에 온 거예여.

오늘도 집에는 아무도 없슴다. 또 혼자서 밥을 쳐 먹어야 하는 검다.


이제 냉장고에도 반찬이 떨어져가여. 존나 큰일났어여.

오늘까지만 이렇게 먹고 내일부터는 새로운 반찬을 사와야겠어여. 엄마랑 아빠는 바쁘니까 이런 건 니나가 해야 하는 검다.


별 쓰잘데기 없는 지랄이지만, 니나의 엄마아빠는 니나가 이렇게 외로워하는 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여?


밥을 먹고 있는데 치에짱이 문자를 보냈슴다.


[잘 들어갔어?]

[니나는 잘 있어여!]

[다행이네! 그럼 내일 보자, 니나짱!]


니나, 내일 스케줄 없슴다. 일단은.



밥을 다 처먹고 침대에 누워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다가 데레포에 올려진, 며칠 전 공연의 사진을 봤어여. ‘하이파이 데이즈’랑 ‘너에게 잔뜩’을 불렀었져. 아, ‘모두의 기분’도 불렀었슴다.


물론 그건 며칠 전 얘기고 지금은 집에서 혼자 뒹굴거리고 있슴다.

만약 니나가 퇴근하지 않고 계속 촬영을 하고 있었다면 지금쯤 무슨 지랄들을 떨고 있었을까여. 아동법 뭐시기가 니나 같이 어린 애들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법이라고 하져.

근데 니나는 어차피 언제나 집에 혼자 있고 보호 같은 건 좃도 못 받고 있지 않나여. 그니까 이건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니나에겐 존나게 쓸모없는 검다.

차라리 납치범이 잡아가도 우리 엄마아빠보단 잘 해주겠네여.


사진을 몇 장 더 내려 보니 니나의 인형옷 컬렉션을 찍은 사진이 있슴다. 아이코 언니가 찍은 거겠져.

이 인형옷들은 오랜 시간 니나의 기분이 되어준, 존나 소중하고 고마운 것들임다.

니나는 여러 개의 인형옷들을 입어가며 여러 가지의 기분이 쳐되어 봤어여. 때로는 개구리, 때로는 너구리, 때로는 뱀의 기분을 이해할 수 있었고 그래서 기뻤어여.


하지만 그건 니나의 개인적인 기분과 느낌이었을 뿐이고 다른 사람들은 니나의 이런 기분을 다 이해하지 못해여. 왜냐면 니나가 아니니까여. 니나의 기분을 이해할 수 있는 놈은 니나밖에 없는 거예여.

만약 모든 사람들이 니나와 같은 상황에 처한다면, 그땐 니나의 기분이 쳐되어볼 수 있는 검까?



아침 해가 떴슴다. 어제 데레포를 읽다 그만 잠들었나 봐여.


자리에서 일어나 이부자리를 정리하고 부엌으로 가서 냉장고를 열어보니, 아, 맞다. 반찬이 없네여.

이빨 쳐닦고 장보러 가야겠슴다.


마트에 왔슴다. 그러니 찬거리들을 존나 쓸어담는 검다. 멸치도, 채소들도, 과일들도 전부 쓸어담을 거예여.

그러고 보니 어젯밤에 엄마가 안 들어온 모양임다. 들어온 날에는 보통 쪽지라도 휘갈겨놓던데 오늘은 그딴 거 없었슴다. 외박인지 뭐시긴지 한 모양이에여.

그딴 거 말고 니나랑 하루만이라도 같이 있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여.


다 사고 집에 가는데 왠지 봉투가 무겁슴다. 반찬이 그리 많은 것도 아닌데 왜 이러져. 니나가 아직 어리고 힘이 약해서 그런 걸까여.


집에 도착해서 반찬을 정리하는데 안에 뭐가 있슴다. 꺼내보니 메론 비슷하게 생긴 게 있는데 못 보던 검다. 이런 건 쳐담지도 않았는데 왜 여기 있을까여.


이왕 있는 거니 한번 처먹어나 보겠슴다.


한입 베어 물었는데, 에케켁, 존나 맛대가리가 쳐없슴다! 대체 이딴 게 뭔데 니나의 장바구니에 있는 건가여. 니나한테 이딴 거 팔아쳐먹은 마트 놈들 천벌이나 받아라!


물로 입을 존나 행군 뒤 사온 반찬 몇 개를 꺼내 아침으로 처먹었슴다. 존나 맛있슴다. 어저께 쳐먹었던 것보다 맛있어여. 이러니까 밥은 역시 집밥이라고 하는 거져!


밥을 한창 처먹고 있는데 프로듀서가 문자를 쳐보냈어여. 오늘 스케줄이 잡혔대여.

존나 뒷북 쩌네여! 그런 거 있으면 미리미리 알려주지 그랬슴까.

일단 먹던 밥과 반찬을 보자기에 싸놓고 옷을 입은 뒤 얼마 안 있어 도착한 프로듀서님의 차를 타고 프로덕션으로 갔슴다.


오늘의 스케줄은, 오전엔 라디오 출연이 있고, 오후엔 하이파이 데이즈 솔로버전을 녹음하는 검다. 그게 다임다. 존나 간단하네여. 니나 짬밥이 얼만데 그딴 게 힘들겠슴까!

이치하라 니나, 가겠슴다!



<11시 아이코의 유루후와 라디오> 방송실에 도착했슴다. 이름 보면 알겠지만 아이코 언니가 진행하는 프로에여. 니나도 예전에 쳐들어 본 적 있는데 딱 아이코 언니 느낌의 프로임다.

그런 방송에 니나가 출연하는 검다. 처음이지만 존나 빠릿하게 하고 오겠슴다!


"안녕하세요~11시 아이코의 유루후와 라디오, 진행자 타카모리 아이코에요~

오늘은 게스트가 와주었어요. 인기 아역 아이돌 이치하라 니나 양인데요~니나,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심까! 이치하라 니나임다! 존나 잘 부탁드리는 검다!”

“네~저도 잘 부탁해요, 니나짱~”


여러 가지 주제로 대화가 오가던 중 아이코 언니가 니나에게 물었슴다.


“니나짱은 친구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친구란, 니나와 언제나 함께 할 수 있는 존재라고 생각함다.”

“예를 들면 가족 같은 분위기일까요?”

“가족 같은 분위기가 뭔지 니나는 모르겠슴다! 하지만 니나의 가족 같은 분위기가 친구라면 싫슴다! 없는 거나 마찬가지니까여!”


그 예전에 니나가 쳐들었던 이야기가 있슴다.

아들과 아버지가 쳐싸우던 중 아버지가 아들에게


“내가 니 친구냐?”


라고 했을 때 아들이 말하길


“친구 같은 아빠라도 되고서 그런 얘길 해.”


라고 했다고 함다.


누가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니나에겐 친구 같은 부모님이 필요한 거예여.

옛말에도 그랬고, 지금도 사람들이 그럼다. 친구란 중요하다고, 친구란 두 개의 몸에 깃든 하나의 영혼이라고. 니나는 그 말을 들었슴다.

친구가 그렇게 소중하고 좋은 거라면, 부모님과 자식들은 친구 같은 부모관계인 게 더 좋지 않겠슴까. 

니나도 엄마아빠랑 그런 관계가 됐음 함다.



라디오가 끝나고 니나는 프로덕션 식당에 가서 점심식사를 쳐먹었슴다. 아침도 먹다 말고 나온거라 배가 많이 고팠다고여.

니나의 옆에는 L.M.B.G 칭구들인 치에짱, 모모카짱, 미리아짱, 카오루짱이 있슴다. 니나는 차라리 이 녀석들이 니나의 가족이었으면, 가족이 돼서 평생을 같이 살았으면 함다. 하지만 각자는 각자대로 가족이 있으니 불가능하겠져...


다 쳐먹고 나니 어느새 녹음 시간에 가까워지고 있었슴다. 달려가서 녹음실에 1등으로 도착했슴다. 이따가 L.M.B.G 칭구들도 다 오겠져? 그동안 니나는 목이나 풀면서 가사를 외워야겠어여.


잠시 후 칭구들이 모두 도착했어여.

먼저 치에짱이 녹음했슴다. 리더라 그런가봐여.

전주가 흘러나오자 우리는 반자동적으로 일어나 안무를 추고 자빠졌슴다. 그리고 전주가 끝나자 치에짱은 노래를 부르고 우리는 계속 춤을 췄슴다.

그리고 후렴구, 그거 부를 때가 존나 백미였슴다.


“내일로!(스탭) 미래로!(점프) 어제의 눈물은 오늘의 용기~”


이 부분에서 우리는 ‘용기의 포즈’를 지었는데, 문제는 치에짱이 그걸 보고 실실 쪼개더니 결국 빵 터졌다는 검다. 도대체 왜 터진 검까. 평소에 출 땐 잘 추더니 왜 볼 땐 터졌슴까.


“너희, 잠깐만 그 안무를 멈춰줘.”


디렉터님이 말씀하셨고, 치에짱은 다시 한 번 녹음을 했어여.

멈춰달라고 말씀은 하셨지만, 그 후로도 우리는 서로의 차례가 될 때마다 ‘용기의 포즈’를 짓고 자빠지며 필사적으로 웃음을 참았슴다. 아~존나게 재미있었슴다!



오늘의 스케줄이 다 끝나고 프로듀서의 차에 타서 집에 감다.

같은 차에는 미유 언니가 타고 있슴다. 미유 언니도 니나랑 같은 프로듀서의 담당이니까여. 니나를 집에 데려다주고 미유 언니의 스케줄을 가는 거예여.


니나는 미유 언니가 좋슴다. 진짜 엄마처럼 니나를 돌봐줬어여. 그러니까 니나는 미유 언니가 쭉 니나랑 놀아줬으면 함다.

하지만 니나의 이딴 마음과 상관없이 차는 쳐달리고 있어여. 존나 빨라서 니나 집에 금방 도착했네여.


미유 언니가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거, 어쩌면 니나의 개인적 욕심일지도 몰라여. 그치만 니나랑 좀 더 놀아줬으면 좋겠어여.


다 도착했으니 내려야 하는데 발이 안 떨어져여. 결국 프로듀서님과 미유 언니가 니나를 잘 달래서 겨우겨우 내렸져.


집에 도착해서 외로운 기분으로 TV를 켰슴다. 하는 프로그램이 니나의 집 분위기처럼, 니나의 엄마의 마음처럼 재미없는 것만 나오네여.



그날 저녁에 니나의 집에 손님이 찾아왔슴다. 어떤 놈이 왔나 했더니 미유 언니임다. 아까 차에서 니나가 그랬던 게 마음에 걸렸나 봐여. 미유 언니가 놀아주려고 니나네 집에 온 검다.


“미유 언니는 스케줄 끝났슴까?”

“그래, 니나는 밥 먹었어?”

“이제 쳐먹을 예정임다!”

“그렇구나, 그럼 이왕 왔으니 언니가 반찬을 해줄까?”

“맛있게 쳐먹을게여!”


해서 미유 언니가 요리를 해주고 니나는 밥을 펐슴다. 사실 미유 언니가 요리하는 걸 본 적이 없긴 하지만 엄마 같으니까 잘 하겠져!


미유 언니가 반찬을 만드는 동안 니나는 숟가락, 젓가락도 놓았슴다. 그것들을 가져가면서 어깨 너머로 봤는데 비주얼이 좋아보여여. 미유 언니가 만드는 요리니까 분명 맛대가리가 존나게 좋을 거예여!


잠시 후 미유 언니가 완성된 요리를 가져왔슴다. 그 이름 ‘미후네 전골!’

집에 있는 반찬으로는 전골을 만들기 충분하지 않았을텐데도 어떻게든 만들어졌네여.

우리 둘 다 모두 이 맛대가리 엄청나게 좋은 전골을 국물까지 비워냈슴다. 니나 배가 개빵빵해졌어여!


밥을 다 먹고나서 미유 언니랑 니나는 인형놀이도 하고, 소꿉놀이도 하며 놀았슴다.



그렇게 놀다보니 시간이 왠지 늦어져 버렸슴다. 하지만 니나는 아직 미유언니를 보내고 싶지 않아여. 지금 보내버리면 니나는 또 혼자 존나 외로워지는 검다.


“가려는검까?”

“응, 이제 시간도 늦었으니 가야지.”

“조금만 더 있다 가면 안 되는 검까? 미유 언니가 가버리면 니나는 또 혼자가 되어버린단 검다.”

“미안해, 니나짱. 하지만 이제 가야 해.”

“혼자는 싫어여. 니나를 외롭게 하지 말아주세여!”


하면서 미유 언니의 소맷자락을 잡았슴다.


그런데, 방금 니나는 개쩌는 광경을 목격해 버렸어여.

니나를 혼자 두지 말아달라며 미유 언니의 소맷자락을 잡았는데, 그 순간 미유 언니가 목각인형으로 변해버렸어여. 인형이라도 조그맣지 않고(미유 언니의 본래 키보다는 조금 작겠지만) 니나보다 더 커다란, 삐에로 인형이 쳐되버린 거예여!


“미유 언니?! 미유 언니?! 어떻게 된 검까?”

“에? 뭐야? 내가...내가 인형이 됐어? 어떻게 된 거지?”

“니나는 모름다! 미유 언니의 옷깃을 잡았더니 이렇게 됐어여!”

“어떡하지...내일 스케줄 있는데...”

“프로듀서한테 니나가 연락해서 상황을 말씀드릴게여!”


하고 핸드폰을 켜서 프로듀서한테 전화를 걸었써여. 신호음이 몇 번 안 가 프로듀서가 전화를 받았슴다.


“여보세요? 니나?”

“프로듀서! 큰일났슴다!”

“왜 그래? 무슨 일이야?”

“미유 언니가 인형으로 변해버렸어여!”

“응? 그게 무슨 말이야?”

“니나가 미유 언니의 옷깃을 잡아당겼더니 미유 언니가 삐에로 인형으로 변해버렸단 검다!”

“니나, 악몽 꿨어?”

“악몽도 꿈도 아님다! 지금 니나는 정신이 존나 말짱함다! 이거 실화에여!”

“이해할 수가 없구나, 니나.”

“니나도 존나 이해가 안 되여!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져?”

“아니, 그게 아니라, 프로듀서는 다른 게 이해가 가지 않아서 그래.”

“뭐가 말임까?”

“아까부터 미유 언니 미유 언니 하는데, 미유가 누구야?”

“네?! 아니, 프로듀서는 담당 아이돌 이름도 모름까? 미후네 미유 언니 말이에여!”

“그건 무슨 말이야? 내 담당 아이돌은 니나 한 명 뿐이야.

도대체 미후네 미유가 누구야?


그 말을 듣자마자 니나도, 미유 언니도 존나 큰 충격에 빠져버렸어여. 아이돌 미후네 미유를 모른다니?!

인형으로 변했다고 이렇게 모른 척 할 수 있나여?!

일단은 대충 얼버무린 다음에, 요이오토메에게 물어볼게여. 혹시 요이오토메는 미유 언니를 기억할지도 모르잖아여.


해서 여러 가지 지랄이 오간 끝에 나나 언니한테 데레포를 보내봤슴다. 이번엔 미유 언니를 아냐고 묻지 않고 요이오토메 멤버의 수를 물어봤져.


조금 후에 답장이 왔어여.


[의외의 질문을 하시네요, 니나짱.

요이오토메는 4명이에요. 저, 하트짱, 사나에상, 카에데상. 처음 데뷔할 때부터 4명이었잖아요.]


알겠다고 대답은 했지만 곧 의문이 들어서 미유 언니-지금은 삐에로 인형인-에게 물어봤슴다.


“미유 언니.”

“응? 왜 그래, 니나짱?”

“미유 언니도 ‘목숨 불태워 사랑하라 소녀여’ 불렀었져?”

“그렇지.”

“지금 아무도 미유 언니를 기억하지 못하는데, 그러면 노래 안에 들어간 미유 언니의 목소리는 어떻게 되는 걸까여?”

“그러게...아마...다른 멤버의 파트로 바뀌었거나...심령 보이스로 취급당하겠지...?”


잠시 우리 사이에 정적이 흘렀어여.

그리고 니나는 다시 주둥이를 열어 미유 언니에게 말했슴다.


“미유 언니.”

“왜 그래, 니나짱?”

“...죄송해여.”

“뭐가?”

“니나가 미유 언니를...이딴 꼬라지로 만들고...모든 사람의 기억에서 지워버렸어여...진짜...진짜로 죄송해여...”


말하며 니나는 훌쩍였슴다. 아니지, 울면 안 돼여. 니나가 뭘 잘했다고 울어여? 이걸 어떻게 사죄해야 할까여?


그러자 다소 딱딱한 팔이 니나를 감쌌슴다. 미유 언니였져.

미유 언니가 니나에게 말했슴다.


“니나짱의 잘못이 아니야. 니나짱, 정말 외로웠구나.”

“미유 언니...”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나를 잊어버렸지만, 니나짱은 기억해주고 있잖아? 그러니까 난 모두에게 잊혀진 게 아니야.”

“미유 언니...흑...미유 언니~”


결국 니나는 대인배 미유 언니의 품에 안겨서 꼴사납게 울고 자빠지고 말았슴다.



그렇게 울고불고 지랄을 한 뒤, 니나는 처음부터 다시 생각을 해보기로 했슴다. 이런 능력이 아무 이유도 없이 갑자기 생겼을 리 없슴다. 분명 뭔가가 있었으니까 이딴 게 가능한 검다.


그리고 결국 결론은, 아침에 먹었던, 존나 맛대가리 없는 과일이 원인이었다는 거예여. 그것 이외에는 다른 의심 가는 일이 없었슴다. 만약 프로덕션에서 이 능력이 생겼다면, 다른 L.M.B.G 멤버들에게도 똑같은 일이 생겼어야 함다.


거기까지 생각하고 다음 이야기를 하려고 했을 땐 니나의 눈은 스르륵 감겨 있었고, 미유 언니의 토닥임과 함께 꿈 속에 빠져들었슴다.

꿈 속에서 니나는 인형들과 장남감들과 재밌게 놀고 앉았슴다. 니나 인생 9년에 그렇게 재밌고 신나는 건 현실이건 꿈이건 본 적이 없었어여.



다음 날 아침, 니나는 잠에서 깨어났어여.

시간을 보니 8시 40분, 오늘은 월요일, 학교에 가야 하지만 재량휴업일이래여.

니나의 곁에는 미유 언니가 있었어여.


“안녕히 쳐주무셨슴까?”

“잘 잤어. 니나짱은?”

“니나도 잘 쳐잤슴다!”


그러고 보니 배가 고프네여. 아침을 처먹어야겠어여.


아침을 준비한 뒤 밥을 혼자 처먹어여. 미유 언니는 왜 안 먹냐고여?

안 먹는 게 아니라 못 먹는 검다. 장난감이 밥을 먹던가여.

근데 이렇게 되면 누가 있으나 없으나 별로 다른 게 없는 검다.


니나는 오늘 또 스케줄이 있슴다. 곧 프로듀서님의 차가 올 검다. 그럼 니나는 차를 타고 스케줄을 가겠져.


걸리는 게 있다면 미유 언니임다.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데다 지금은 피에로 인형의 모습임다. 어디를 나가지도, 밥을 먹지도, 물을 마시지도 못함다. 그야말로 창살없는 감옥에 들어간 기분인 거예여.

게다가 니나가 돌아올 때까지 미유 언니는 혼자임다. 미유 언니는 오늘 평소 니나의 기분이 되는 거예여. 존나 외로울 검다.

그러니까...니나는 미유 언니의 친구를 데려올 검다.



프로듀서의 차를 타고 스케줄을 하러 갔어여.

오늘은 오전에만 2개, 오후에 3개의 스케줄이 있어여. 존나 빡빡하네여. 이러면 지난번처럼 촬영하다가 중간에 나와야 할지도 모름다. 그런 식이면 처음부터 가져오지 말란검다!!!


오전에는 라디오를 녹음하고 점심식사를 했슴다. 어제랑 똑같은 거 같지만 기분 탓이겠져.

오후에는 다른 어린이 방송 출연과 토토키라 학원 촬영이 있슴다. 그때 니나는 미유 언니의 새로운 친구를 찾았어여. 누구냐구여? 지금 말하면 재미없슴다.



토토키라 학원 촬영이 다 끝나고 옷을 갈아입는데 누군가 니나의 대기실에 쳐들어온 검다. 어떤 놈인가 봤더니 루미상임다. 루미상은 오늘 하루 일일 선생님으로 토토키라 학원에 출연했슴다.


“무슨 일로 쳐들어오셨슴까?”

“오늘 니나가 보여준 모습이 멋있어서.”

“특별히 니나는 보려드린 게 없는데여.”

“뭐든 신나게 잘 하고, 분위기메이커잖아.”

“아하하, 그렇슴까?”


몇 분 정도 더 얘기를 나누다가 니나는 문득 그 생각이 들었슴다.


‘루미상을 데려가자.’


루미상은 미유 언니와 함께 ‘발렌타인 반성회’ 유닛을 했던 경력이 있으니 미유 언니와 잘 놀지도 모름다.

해서 손을 대려는 순간 누군가 또 들어왔슴다. 보니 코하루 언니임다. 같은 대기실을 쓰는데 잠깐 화장실에 갔다온 모양임다. 더 좋은 타겟이 들어왔네여.


루미상이 나가고 니나와 코하루 언니만 남았슴다.

니나는 타이밍을 재다가 재빨리 손을 대 코하루 언니를 장난감으로 만들었슴다. 이번 장난감은 태엽로봇이지만 태엽은 아무래도 상관없는 검다.


니나는 일부러 놀라며 코하루 언니에게 말했슴다.


“코하루 언니! 코하루 언니가 로봇으로 변했어여! 존나 쩔어여! 어떻게 된 건가여!”

“에...?로봇...?이게 뭐야...? 어떻게 된 거야...?후...후에엥~”


코하루 언니는 울음을 터뜨렸슴다. 하지만 아무도 달려오지 않았져. 사람들이 코하루 언니 또한 잊은 모양임다.

니나는 속으로 웃음을 짓고 겉으로는 놀라는 척 했슴다.


“존나 쩔어여! 이게 어떻게 된 검까!”



하여튼 코하루 언니도 니나의 집에 오게 됐슴다.

집에 오니 미유 언니가 침대에 앉아 있었어여.


“미유 언니! 친구를 데려왔어여! 코하루 언니에여!”

“에...누구?”

“코하루 언니여! 니나랑 같이 L.M.B.G했던 코가 코하루 언니!”

“에...미안, 누구인지 잘 모르겠구나.”


이때 니나의 머리는 존나 땡했어여. 장난감으로 변하면 변한 놈들끼리도 서로 모르는 검까? 이건 뜻밖의 일임다.

뭐, 어쨌거나 니나에겐 또 한명의 가족이 생긴 검다.


오늘 안 거지만, 니나가 뭘 해달라고 하면 둘이 다 해줌다. 놀아달라면 놀아주고, 밥 달라고 하면 밥 주고, 장보러 가자고 하면 같이...는 못 가고 집을 봐줌다. 이거 완전 개쩔지 않나여? 가족이란 게 이렇게 좋을 줄이야!



그리고 이틀 후, 니나에게 또 새로운 가족이 생겼슴다.


프로덕션 3층의 트레이닝 룸에서 트레이닝을 마치고 음료수 자판대 앞을 지나가는데 왠지 사나운 면상을 가진 놈과 마주쳤슴다. 이번에 새로 들어온 신삥인데 이름이 뭐랬더라? 시라유키 치요? 암튼 그랬슴다.

하여튼 치요 언니와 마주쳤슴다. 면상은 사나워보여도 좋은 언니에여.


“치요 언니, 안녕하심까!”

“안녕.”

“치토세 언니는-”

“함부로 아가씨 이름 부르지 마, 꼬맹이.”


...좋은 언니라고 했던 거 다 취소함다. 그리고 니나가 아무리 어려도 그렇지 꼬맹이라니 이게 무슨 지랄임까. 기분 팍 상해버렸어여.


“아가씨의 이름을 부를 수 있는 건 나뿐이야.”

“그분을 존나 좋아하시나 봐여.”

“난 아가씨만을 섬기지. 내 모든 건 아가씨의 명령대로 이루어져.”

“존나 대단하시네여.”

“아가씨가 기다리고 계셔. 그러니까 난 너랑 놀아줄 시간이 없어.”


하고 치요 언니는 움직이려 했어여.


니나랑 놀아줄 시간이 없다고여...? 그래여...?


그럼, 만들어드릴게여, 존나 많이여.


치요 언니에게 손을 대자 바로 쳐내네여.

하지만 늦었어여. 치요 언니는 병정 인형으로 변해버리고 말았슴다.


“뭐하는 거야?”

“치요 언니, 그거 아세여? 사람이 가장 비참하게 뒤질 때는 누군가에게 잊혀졌을 때래여.”

“그래서? 그게 어쨌다는 거야?”

“곧 무슨 뜻인지 알게 되실 거예여.”


치요 언니는 니나의 말을 다 듣지 않고 치토세 언니에게로 갔어여. 그 와중에 자기가 변해버린 것도 모르는 것 같네여.


치요 언니가 치토세 언니가 있는 곳에 도착했을 때, 치토세 언니의 크나큰 비명소리가 들리며 대화가 이어졌어여.


“꺄아아악!! 너 누구야?!”

“치요입니다, 아가씨.”

“치요가 누구야?”

“시라유키 치요입니다.”

“그러니까 그게 누구냐니까?”

“엣? 아가씨의 하인입니다. 이 프로덕션도 아가씨의 유흥으로 인해 왔고요.”

나한테 하인은 없어! 그리고 난 나 혼자 왔다고!


곧이어 치요 언니가 절망에 빠진 소리가 들렸슴다.


니나가 말했잖아여, 사람은 누군가에게 잊혀질 때 가장 비참하게 뒤진다고여.

지금 치요 언니는 비참히 뒤져버린 거예여.


곧 이어 치토세 언니가 뛰쳐나왔고 그 방에는 치요 언니가 무릎 꿇은 채 존나 깊은 절망에 빠져 있었어여.


니나는 치토세 언니에게 다가가 물었슴다.


“왜 그리 놀라심까?”

“웬 인상이 험악한 병정 인형이 들어와서 자기가 내 하인이라고 그러는 거 있지? 너무 무서워서 뛰쳐나왔어.”

“존나 나쁜 인형이네여! 빨리 격리시켜 버려여.”

“그래줬으면 좋겠어. 프로듀서한테 말하러 갈까?”

“말하러 같이 가여. 한명보단 두 명이 나으니까.”


하자 치토세 언니가 니나의 손을 잡았어여.

사실 이걸 노리고 있었던 검다. 사실 치토세 언니처럼 상냥한 놈이 니나의 언니였으면 좋겠단 생각을 많이 했었어여. 이제 그 기회가 온 거예여.

때를 놓치지 않고 치토세 언니의 손을 잡아 바비 인형으로 만들어버렸고 치토세 언니는 그걸 금방 알아차리고 놀랐어여.


“내가 바비 인형이 되어버렸어! 이게...이게 어떻게 된거야...?”

“존나 쩌는 검다! 치토세 언니 엄청 예쁨다!”


그 한두 마디가 끝나자 아까 그 방 문이 열리고 병정인형-치요 언니-이 나왔슴다. 치토세 언니는 병정인형-치요 언니-를 보고 약간 떨었슴다. 그 모습을 본 치요 언니가 바비 인형-치토세 언니-에게 쏘아 붙였어여.


“뭐야? 네놈은 누군데 날 보고 그러고 있어? 내게 상관 마.”


다행이네여. 서로가 서로에 대해 확실히 잊은 것 같아여.


“자, 집에 가여. 가서 니나랑 같이 놀아여.”

“Hㅏ? 난 네녀석의 여흥에 어울려줄 시간 없어.”

“그렇게 말하지만 이미 몸은 니나를 따라오고 계시네여.”

“이런...몸이 말을 듣질 않아...멈춰...멈춰, 시라유키 치요!”

“어떡하지, 이거? 빨리 집에 돌아가야 하는데...”


그렇게 둘은 입으론 반항하면서도 결국 니나의 집에 순순히 따라와 준 거예여. 츤데레네여, 다들.



그 후로도 니나는 ‘가족’을 몇 명 더 데려왔어여. 지금까지는 미시로에서만 데려왔는데 나중에는 다른 곳에서도 데려왔슴다. 나무코, 사이고, 츠바사 등등.

어느 날 집에 와 보니 니나의 ‘가족들’로 집이 바글바글 했슴다. 많긴 존나 많네여!



그러던 어느 날, 니나는 생각했슴다. ‘아빠’가 필요하다고여.

사이고에서도 데려온 ‘가족’이 몇 명 있긴 했지만 그놈들은 아빠보단 오빠에 가까웠슴다. 이제는 아빠의 역할을 해줄 수 있는 놈이 존나게 필요함다.

니나가 생각하는, 아빠에 가장 어울리는 사람은 딱 한명, 프로듀서밖에 없슴다.

이제 프로듀서만 데려오면 니나의 ‘가족’은 완성되는 거예여.



여느 때처럼 스케줄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슴다. 프로듀서가 웬일로 니나에게 물었어여.


“니나, 집에 혼자 있으면 외롭지 않아?”

“인형들이 있으니 괜찮슴다!”

“그래? 인형들이랑 뭐하고 놀아?”

“소꿉놀이도 하고, 졸리면 안고 자기도 함다.”

“그래? 재미있겠구나.”

“괜찮으시면 한 번 쳐보러 가시겠슴까?”

“오, 그래? 시간도 남았으니 한 번 보러 갈까?”


오케, 계획대로 되고 있어여. 뜻밖의 개이득.



니나의 집에 도착한 프로듀서를 반겨준 건 니나의 ‘가족들’이었슴다. 프로듀서는 좀 소름 돋았을 거예여.

더욱 소름끼치게 한 건 미시로 프로덕션 아이돌(이었던) 인형들임다. 니나의 프로듀서를 알아본 거예여.


“프로듀서...?”

“프로듀서님...”

“프로듀서님!”

“프로듀서어어!”

“프로듀서님 맞죠?”


하며 달려들려고 하더라구여.

니나는 그들을 제지하며 외쳤슴다.


“그러시면 안 되는 거예여! 프로듀서도 앞으로 니나의 ‘가족’이 될 거예여! 그러니까 서로 사이좋게 지내야 해여! 알겠져?”

“니나, 그게 무슨 말이야?”

“프로듀서, 니나는 항상 생각했슴다. 프로듀서가 니나의 아빠였으면 좋겠다고여.

아시다시피 니나의 부모님은 해외로 튀고 직장으로 튀고 해서 니나와 같이 있지 못함다. 그 때문에 니나는 항상 존나게 외롭슴다.

그런 니나에게 프로듀서는 언제나 같이 있어줬고 아빠처럼 니나를 돌봐줬슴다. 이제는 아빠 같은 존재보다는 아빠가 되주십셔. 니나와 언제나 함께 있어주십셔.


말을 끝냈을 땐 니나의 손은 프로듀서의 손을 잡고 있었슴다.


그리고 프로듀서는 그 모습 그대로의 목각인형으로 변해버렸슴다. 이제 니나에게도 아빠가 생긴 거예여.



니나는 모두가 있는 앞을 향해 외쳤슴다.


“니나가 모두에게 바라는 것은 딱 세가지임다!

첫 번째! 니나의 가족이 되어주고 친구가 되어줄 것!

두 번째! 서로에게도 가족이 되어주고 친구가 되어줄 것!

세 번째! 언제까지나 니나와 함께 할 것!”



외로웠슴다.

아빠는 일 때문에 해외로 쨌슴다.

엄마도 일 때문에 집에서 튀어버렸슴다.

아빠는 니나의 공연을 한 번이라도 봤지만 엄마는 니나에 대해서 좃도 관심 없는 검다.

니나, 존나게 외로웠슴다.


이젠 안 외롭슴다.

여기 아빠같은 프로듀서가 있슴다.

엄마같은 언니들도 있슴다.

그리고 니나의 친언니, 친오빠, 친동생 같은 사람들도 있슴다.

니나, 이젠 전혀 외롭지 않슴다.


니나, 존나게 행복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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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편도 완성했어요.

이번 열매는 초인계 하비하비 열매랍니다.


다음 편도 간바리해서 잘 써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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