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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바 씨(愛葉 種) ~ 파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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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7-19, 2019 06:18에 작성됨.

갑자기 기발한 제목이 생각나버렸으므로

의식의 흐름대로 쓰는 소설 

아이돌과 프로듀서의 이야긴 아닙니다.





세 찬 장맛비가 쏟아지는 어느 여름날이였다.








빗소리에 아침 일찍 눈이 뜨여진다. 




알람시계를 확인하니 출근하기에는 살짝 이른시간




일어나자마자 찌부둥한 몸을 이끌며 샤워실에 내 몸을 던진다.




장맛비보다도 세찬 샤워기의 물로 흐릿했던 정신이 말끔히 씻겨나간다.








먹다남긴 레토르트 식품으로 배를 채우고는 베란다로 발걸음을 옮긴다.




베란다에는 기르고있던 식물들이 한껏 빗물을 받아 자신의 싱싱함과 생명력을 과시하고 있었다.




거센 자연의 횡포에도 꿋꿋히 자리에 뿌리를 박으며 생명의 건재함을 보여주고있는 이 작은 식물들을 보니 저절로 마음이 따뜻해져서, 나도 모르게 스마트폰의 카메라로 그 장면을 찍는다.




그렇게 고고한 자태로 자신의 푸른 잎사귀를 자랑하는 식물들을 관찰한지 몇 십분이 지났을까




출근할 시간임을 알리는 알람이 시끄럽게 울리며 고요한 아침을 끝낸다.








굵은 장맛비가 쏟아지는 하늘이 출근용 버스의 창 너머로 보인다.




굉장히 로망있고 감성적인 장면이지만... 출근하는 사람들에게는 그저 짜증나고 불쾌한 날씨일 뿐이다.




물웅덩이가 버스에 의해 찰박거리는 소리가 크게 울린다. 저 멀리 직장인 프로덕션이 눈에 보인다.








비가 들어오지 않는 주차장까지 직원들을 안전하게 태워다주는 버스를 뒤로하고




서둘러 출근센서에 내 카드를 찍고는 나의 부서로 발걸음을 옮긴다.




대형 아이돌 프로덕션답게 복도에 들어서자마자 아침부터 분주한 모습에 눈에 보인다.




오늘 첫 데뷔로 잔뜩 긴장한 신입 아이돌부터, 이미 톱 아이돌의 경지에 올라서 여유로움이 넘치는




아이돌까지 제각각의 매력을 뽐내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아이돌들을 진두지휘하는 『프로듀서』라는 직책의 남자들이 각자 맡은 아이돌의




컨디션과 상태를 최종점검하며 아침부터 바쁜 시간을 보낸다.








"아... 모토베(本辺)씨, 오늘 있을 신입 아이돌의 촬영회 말이지 귀여운 컨셉으로 부탁해- 갓 데뷔한 큐트 아이돌이거든"








"아... 그렇습니까..... 잘 알겠습니다... 기획서와 의상 컨셉은..."








"그것이라면 감독님한테 건네줬습니다.. 그럼 오늘도 부탁드립니다."








"....예"








나는 누구보다도 아이돌과 가까이 있으며 합법적으로 아이돌을 마음껏 촬영할 수 있다.




내가 프로듀서냐고? 안타깝게도 나는 프로듀서와는 거리가 먼 프로덕션의 촬영팀에 소속되어있는 한 명의 일개직원일 뿐이다.








나에게 있어서 아이돌은 피사체일뿐이다.




나만의 우상도 아니고, 나를 위해 춤추고, 노래하지도 않는다.




그저 상부의 명령에 / 아이돌의 콘셉트에 부합하게 촬영을 하여 그 아이돌을 띄어주는...




프로듀서가 신데렐라의 마법사라면, 나같은 사람들은 마법사가 부리는 지팡이




딱 그정도의 위치일지도 모르겠다.








"ㄱ...그럼 잘 부탁드리겠슴다과!"








"아아... 이번에 새로 데뷔한 아이돌씨인가? 되게 귀엽네요 이 아이~"








"간만에 큐트인가? 뭣들하나? 다들 촬영준비해라!"








이 바닥에서 상당한 경력을 쌓은 감독은 날카로운 눈매로 신인 아이돌을 훑어본다.




베테랑 감독의 주목에 신인 아이돌은 상당히 긴장했는지 바싹 몸을 졸인다.




이내 감독이 아이돌로써는 합격이라고 평가했는지 자신의 부하들인 촬영팀들에게 촬영을 지시한다.




명령을 받은 나와 촬영팀은 일사분란하게 지미집을 옮기고 대형 카메라들을 신인 아이돌이 올라설 무대로 포커스를 잡는다.








"이...이렇게 찍으면 됩니꽈?"








"아아... 네 츠치노씨 조금만 더 활짝 웃어주시겠나요?"








"아..알겠슴과~!"








"오 좋다좋아, 오늘 촬영 순조롭게 이루어지는구만"








신인 아이돌은 아이돌로써의 재능은 충분했는지 첫 촬영도 무사히 소화해낸다.




감독도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촬영을 진행하였고 그렇게 신인의 첫 촬영회는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었다.








담당 프로듀서도 성공적인 촬영에 대단히 마음에 들었는지 신인 아이돌을 칭찬해주며 감독과 촬영팀에게 연신 감사의 인사를 보내며 허리를 숙인다.








무덤덤한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본다.




이 업계에 들이고 나서 얼마나 많은 아이돌들을 찍어왔는가




얼마나 많은 아이돌들을 카메라에 담아왔는가




정말로 억대의 몸값을 지닌 톱스타급의 아이돌의 잡지집도 촬영했고




이름은 커녕 어디사는 누군지도 모르는 듣도보도 못한 아이돌의 그라비아도 촬영했지만




나는.... 나를 위한 사진을 찍어 본 적이 거의 없다.




분명 사진작가가 될때까지의 나는 철저히 나를 위한, 내가 찍고싶은 사진만 찍겠다고 했지만




결국 나라는 인간도 현실과 타협해선, 모두를 위한 사진만을 찍기 급급했다.








오전의 신인 아이돌의 촬영이 끝나고 오후에 있을 촬영은 그라비아의 촬영




이번에는 상당히 이름있는 아이돌의 촬영이기에 모두가 긴장한 상황이다.




담당 프로듀서도 프로덕션에서 상당히 잘 팔리는 프로듀서인지랴 




베테랑 감독도 대단히 살갑게 프로듀서를 응대하며 촬영을 지시한다.








경험있는 아이돌은 피사체가 될 때에도 대단히 우아하며 고고한 자태를 뽐낸다.




오전에 긴장감이 역력하던 신인의 얼굴에서 보았던 그 불안함은 찾을수가 없다.




사람을 찍는게 아니라 가만히 서 있는 잘 깎아내린 조각상을 찍는 기분으로 촬영을 이어간다.




감독은 사진이 나올때마다 연신 감탄을 연발하며 "역시 프로 아이돌은 달라도 다르다."라는 말을 빼먹질 않는다.








"다들 오늘 촬영도 수고했다. 내일도 이렇게만 찍었으면 좋겠구만"








"예... 감독님도 수고하셨습니다."








"모두들 수고했습니다!!!"








오후의 촬영이 끝나고, 촬영팀은 빠르게 해산한다.




촬영팀의 장점이 있다면 끝까지 아이돌의 수발을 들어야하는 트레이너팀이나 프로듀서와는 다르게




일단 촬영만 순조롭게 끝나면 이렇게 바로 퇴근할 수 있다는 점이다.




퇴근시간이 되자마자 빠르게 퇴근센서에 내 카드를 찍고는 순식간에 회사를 도망치듯 빠져나온다.




출근때와 마찬가지로 퇴근길의 버스에 내 몸을 싣고 집 앞 정류장에 도착할때까지




멍청하게 창 너머를 바라본다.




거리에 수 많은 풍경들이 지나감에도 내 이목을 확 이끄는 하이라이트는 눈에 보이질 않는다.




이미 현실과 타협해버린 이상, 나만을 위한 사진을 평생 찍을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정류장까지 버스가 도착하자 서둘러서 버스에 내린다.




어느새 장맛비는 그쳤는지 거리에는 음이온으로 가득찬 상쾌한 기운이 내 기분을 고양시킨다.




우산을 팔목에 걸은채 집까지 발걸음을 옮긴다.




군데군데 회색빛의 전봇대와 담장의 깨어진 틈새 사이로 피어난 형록색깔의 식물들이 눈에 밟힌다.




이미 이슬이 잔뜩 묻어선 방울방울 땅을 적시고 있는 작은 식물들




군데군데 인간의 인공으로 가득찬 이 세상의 틈바구니에서 힘겹게 자신의 모습을




과시하고있는 이 여린 식물들을 보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전봇대 앞에 쭈구려앉아 카메라로 사진을 열심히 찍어댄다.




그나마 이게 나를 위해서 찍는 유일한 사진 아닐까..... 




그런 마음을 가지며 아기자기한 식물을 하나 더 길러볼까 하는 마음에 근처의 꽃집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딸랑 딸랑








"어서오세요~"








"아... 네... 여기 꽃을 하나 사려고 하는데..."








꽃집에 들르니 녹안에 검은 장발이 어여쁜 여학생이 살갑게 나를 맞아준다.




이 꽃집의 아르바이트 생인걸까? 아니면 꽃집이 집의 가업인걸까




쓰잘데기없는 생각을 하며 선반에 놓여있는 아름다운 향기의 꽃들을 눈으로 바라본다.




하나같이 형형색색에, 좋은 향기와 아름다운 꽃으로 나를 유혹하지만




왠지모르게 느껴지는 인공적인 느낌에, 마치 누군가가 인위적으로 아름답게 키워놓은 것 같은 느낌에 선뜻 손이 가진 않는다.




그렇게 십여분을 선반에서 서성거리다가 꽃의 품종도, 사진도 나와있지 않은




완벽한 흰색의 비닐포장에 씌어진 정체모를 씨앗용기를 발견한다.








"이건..... 어떤 꽃의 품종이죠?"








"아... 품종의 사진이 벗겨졌는지 안나와있네요.... 이건 포장을 까서 씨앗을 확인하지 않으면..."








".... 그럼 이걸로 하나 주세요"








"ㅇ...에.. 네? 이걸로 괜찮으시겠어요? 어떤 꽃의 씨앗인지도 모르는데..."








"뭔가... 정체를 모른채 순수한 마음으로 키워보고 싶거든요"








"그러신가요.... 그럼 계산을..."








어째서인지 이 이름도, 정체도 알 수 없는 씨앗에 손이 이끌렸다.




인위적으로 팔기위해 아름답게 인위적으로 길러놓은 것이 아닌




오로지 살아남기위해 처절하게 생명력을 뽐내는 식물의 아름다움에 이끌린 영향이 클까




나는 내 손으로 그 처절하게 아름다운 생명을 길러보고 싶었다.




단숨에 화분과 영양토의 계산까지 마치곤 나는 준비물들을 봉투에 가득 담아서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태양빛이 잘 드는곳에 화분을 두곤 영양토를 화분안에 가득 채워넣는다.




이내 작은 모종삽으로 영양토를 살짝 파내어주곤 정체모를 비닐포장을 절취선에 따라 뜯는다.




봉투안에 들어있던건 난생 처음보는 완전히 동그란 모양의 씨앗 하나




질감으로 간신히 이것이 씨앗이라는걸 알아차렸지, 대단히 플라스틱과도 같은 형태여서




하마타면 씨앗이 아닌 장난감의 부품으로 착각하기에 충분한 모양새였다.




꼴깝떨지말고 그냥 다 자라있는 식물이나 살껄 그랬나... 하는 마음과




그래도 다 키우면 얼마나 아름다운 꽃이 나올까... 하는 후회 반 기대 반의 마음으로




나는 씨앗을 정성스레 영양토에 심어주곤 평평하게 흙을 덮어주곤 찰칵-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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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변함없는 하루의 시작이다.




늘 똑같은 시간에 일어나서 출근준비를 하고 발코니에 나와서 식물들의 사진을 찍는다.




부쩍 장마기간이기에 식물들의 습도관리에도 신경을 써야하기에 베란다에 놓여있는 식물들을




확인하러 나왔는데, 어제 심어놓은 화분에 처음보는 새싹이 자라나있었다.




식물이 이렇게 빨리 싹을 틔울 수 있었나? 게다가 어제 심은건데?




혹시 낙엽이나 잎파리 조각이 날아와서 화분에 앉은게 아닌가 하는 마음에




조심스럽게 손가락으로 툭- 식물의 잎파리를 건드려보았다.




그것은 필히 내가 설치해놓은 화분에 미약하게나마 뿌리를 박고 있었고




차갑고 매끈한 촉감을 지니고 있었다.




가까이에서 그 작은 식물을 확인해보니 흙내음과 식물 특유의 은은한 향기가 풍겨왔다.








나는 내가 싹틔운 첫 생명에 왠지모를 감동과 격한 감정을 느끼며 얼른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내 손으로 탄생시킨 귀엽고 연약한 이 작은 식물에게는 아이바(愛葉)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반드시 이 귀여운 아이를 다 키우고 말것이라는 굳은 마음을 가지며 오늘하루도 출근길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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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바가 싹을 틔우고 난 이후로 내 머릿속에는 온통 아이바의 생각으로 가득차게 되었다.




지금쯤 얼마만큼 자라나있을까? 혹시 바람에 화분이 넘어진건 아닐까




창문은 열어뒀던가? 혹시 너무 추워서 얼어죽은건 아닐까? 촬영하는 내내 불안감에 사로잡혀서




제대로 촬영하지 못해 감독에게 꽤나 핀잔을 먹었다.




어렵사리 촬영을 끝내고 제일먼저 퇴근길의 버스에 몸을 싣곤 오늘아침 찍은 그 귀여운 아이바의




모습을 다시한번 확인한다.




너무나도 새파랗디 새파란 작은 두 잎파리에 이슬이 살짝 맺혀있는 이 앙증맞은 모습을 한번 더 보고싶다.




빨리 나를 집으로 데려다달라고, 버스기사한테 무언으로 재촉한다.




버스기사는 내 타들어가는 마음을 알련지 모르는지 한가하게 네비게이션 따위를 껏다 켰다 하면서




마지막 한 사람이 다 탑승할때까지 여유롭게 시간을 내다버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도착하자마자 뒤도 돌아보지않고 집으로 뛰어간다.




비가오고 난 후의 화창한 도로의 군데군데 피어난 꽃들은 생명이 가득했지만




나는 지금 그런 생명의 노래따위에는 별 관심이 없다.




얼른 내가 일구어낸 생명을 보고싶은 마음에 문을 박차고 열어선 단숨에 베란다까지 발걸음을 옮긴다.




다행히 아이바는 무사했고 오늘아침보다 더욱 자라있는건지 잎파리도 한껏 더 커져있었고




아침에 맡았던 은은한 향기보다 더 부드럽고 달콤한 향을 뿜고 있었다.




고작 작은 잎파리만 피어있는 작은 형태임에도 이렇게 좋은 향을 뿜고있는 아이바는




분명 다 자라면 대단히 예쁘고 아름다운 꽃을, 혹은 열매까지도 활짝 피어내지 않을까 싶다.








"헤에.... 이렇게나 빨리 이정도로 자라다니..."








"다 자라면 어떤 모습이려나....."








"너는 꼭 내가 마지막까지 키워줄테니까 아이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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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바는 순조롭게, 별탈없이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었다.




어느새 아이바는 30cm정도의 키를 가지게 되었으며




녹빛과 검은색의 잎파리도 좌우로 상당히 크고 아름답게 성장했고 붉은색과 노란색이 섞여있는 아름다운 꽃까지 만개하기 직전이였다.




굳게 닫혀있는 꽃봉우리가 언제쯔음 열릴까.... 나는 매일같이 아이바옆에 찰싹 달라붙어선




혹여나 벌레가 달라붙진 않을까, 물이 부족하진 않을까, 영양이 부족하진 않을까




내가 해줄 수 있는 모든 노력을 아이바에 쏟아붓듯이 빠져들었다.








자라면 자랄수록 아이바가 내뿜는 꽃의 달콤한 향기는, 왜 곤충들이 꽃의 꿀을 그렇게나 빨고싶어 하는지 조그음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단지 아이바가 옆에 있다는것만으로도 대단히 기분이 좋다.




프로덕션에서 왕창 깨져도 아이바만 이렇게 바라보고 있어도 기분이 좋다.




톡 손가락으로 아이바의 잎파리를 건드리면 아이바도 반응해주는건지 살짝 잎파리를 움직인다.




어짜피 스스로 움직일 수 없는 식물이란걸 알고있음에도, 아이바는 이미 나에겐 가족이나 마찬가지였다.








어느새 내 휴대폰 앨범에는 아이바의 사진으로 한가득이다.




주말이 되면 집 밖에 나갈 생각은 하지도 않은채 인터넷으로 식물에게 들려주기 좋은 음악 따위를 검색해보거나 분재의 방법, 꽃꽃이의 방법등 여러가지 식물에 관련된 내용을 검색해본다.








간간히 아이바의 사진을 찍어 게시판에 자랑을 늘어놓으면 칭찬이 일색이다..




내가 키운 식물들을 모두가 좋게 바라봐주니 기분이 나쁠수가 없다.








간간히 질문게시판에 아이바의 품종을 물어보기도 했지만 꽃이 다 피어나기 전까지는




잘 모르겠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였다.




어쩌면 아이바는 일본에는 없는 외국산 품종일지도 모르겠다.




검색을 마치곤 나는 만개하기 직전의 아이바의 꽃봉우리를 손으로 조심스럽게 매만져보았다.




정말로 부드럽고... 말랑말랑하기 그지없다... 어쩌면 사람보다 더 부드러울 것 같은 느낌이다.




아마 이 속도라면 내일쯔음에는 꽃봉우리를 조금이라도 피우지 않을까 싶다.




달콤한 아이바의 꽃향기를 맡으며 조심스레 그 잎파리에 입을 맞춘다.








"후후~ 잘 자 아이바씨~ 내일이면 드디어 그 아름다운 꽃을 볼 수 있겠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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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








"....씨..... ....씨"








"으으음... 누구야.... 앗...?!"








탈칵








아닌 밤중에 누군가 계속 나를 부르는 환청이 계속 들린다.




잘못 들었겠지, 하고 계속 잠자리에 들어도 분명히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다.




나는 너무 놀라서 방의 불을 켜곤, 조심스레 주변을 훑어본다.




방 안에는 고요함이 가득했고 창밖은 아직 장마에서 벗어나지 못했는지 비가 내리고 있었다.








빗소리를 가르며 불을 켜곤 거실로 향한다.




거실로 향하자마자, 달콤하디 달콤한 향기가 풍겼다.




어디선가 많이 맡아본 달콤하고 끈적한 이 향기...




그 익숙한 향기에 반사적으로 몸을 베란다로 돌렸다.








솨아아아....








베란다의 창문은 활짝 열려있었으며




베란다에 걸쳐있던 화분들은 박살이 나있었다.




도둑이 든건가? 순간 불안함에 나는 얼른 부엌으로 달려가 식칼을 꺼내선 내 품에 꼭 쥐고는




조심스레 베란다로 발걸음을 옮긴다.








베란다에 가까워질수록, 평소에 있어야할 자리에 있어야할 것이 보이질 않는다.








그렇다.












아이바가 사라졌다.












화분이 깨졌다면 아이바의 화분도 바닥에 나뒹굴어야 할텐데




화분은 커녕 화분 째로 사라져버린 아이바와 박살나버린 화분들, 누군가 침입한듯 열려있는 창문은




나를 공포로 몰아넣기 충분했다.








나는 소리를 지르며 베란다를 빠져나와 불이 켜져있는 방안으로 부리나케 도망치곤 단숨에 문을 잠갔다.




배게맡에 놓아둔 휴대폰을 꺼낸다... 얼른 경찰에 신고해야겠다는 생각에 자판을 누르려던 그 순간








"안녕"








"ㅇ...으아아아?! ㄴ...누구야 누구!!"








"나야- 작가님~ 당신이 길러준...?"








뒤에서 들려오는 정체모를 여성의 목소리에




나는 소리를 지르며 순간 식칼을 내 뒤에있는 무언가에 겨눴다.




내 식칼의 끝이 가르킨 대상은 흉악한 살인마도, 무기를 든 강도도 아닌








황금을 칠해놓은 것 같은 노랑빛의 단발에, 영양을 가득 머금은 영양토같은 밤색 눈동자의




여자아이가 내 뒤에 앉아있었다.








황금벌판같이 노란 금발에 아름답게 장식되어있는 붉은색의 꽃장식 머리핀




검은색의 고급스런 탱크탑과 보랏빛의 상의




하체에 딱 달라붙는 대단히 짧은 검은색의 핫팬츠와 




부자연스레 신겨진 검은색 외짝의 딱 달라붙는 검은 스타킹




그에 대비되는 매끈하고 새하얀 다리와 팔에 감겨진 진녹색의 덩쿨장식




그 뒤로는 커다란 잎사귀를 형상화해놓은듯 발목까지 오는 기다란 치마의 파격적인 차림새








난생 처음보는 차림새의 그녀가 싱긋 웃으며 나에게 작디작은 손을 펼치곤 내 눈앞에서 흔들며 인사를 한다.








"ㄴ...너너...너는... ㄴ...누구?"








"응? 누구냐니- 아이바(愛葉) 섭섭한걸?"








"....아이바.....?"








"응응~ 작가님이 날 길러줬잖아? 씨앗이였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후훗"








"아이바라니... 그....그 식물의 아이바가 맞는거야?"








"응응! 매일매일 아이바를 예쁘다고 칭찬해주고....."








"이 커다란 손으로... 매일같이 아이바를 만져줬잖아... 응?"








자신을 아이바라고 소개하는 여자는 대뜸 나의 손을 잡곤, 자신의 볼에 나의 손을 가져다 댄다.




대단히 말랑거리고 부드러운 느낌이다... 이 느낌은... 분명 아이바의 잎사귀를 만졌을때의 촉감과 똑같다...








정말로 아이바인걸까.... 식물이였던 아이바가... 사람이 됐다고...?








"ㄱ...그치만 있을 수 없는 일이야... 식물이 어떻게 사람으로..."








"그야, 작가님이 나를 너무너무 사랑했잖아? 매일매일 내생각만 하고, 매일매일 내 향기를 맡으러 오고?"








"매일매일 관리해주고, 매일매일 키워주면 그 어떤 식물이라도 사람으로 변해서 보답하지 않을 수 없다고?"








"그....그런....."








아이바는 장난기 넘치는 미소로 나를 상대한다.




그 아름다운 미소와 아이바의 몸에서 풍겨나오는 달콤한 향기에 내 이성과 판단이 흐릿해진다.




나는 어느새 경계를 완전히 풀어버리곤 칼도 저짝에 치워버린채 아이바와 침대에서 눈을 마주치고 있었다.








그런 아이바는 내가 퍽 귀여웠던건지 대뜸 나에게 안긴다.








"ㅇ...아이바?! ㄱ...갑자기 뭐하는...."








"헤에~ 왜그래 기사님? 평소에는 이렇게 막 안아줬잖아...?"








"내가 갓 태어난 어린아이였을때부터... 그 상냥한 손으로 나를 이렇게..."








그렇게 말하며 아이바는 다시금 내 손을 끌어당겨 자신의 가슴위에 얹여놓는다.




마치 과즙으로 가득 채워진 것 같은 아이바의 부드러운 가슴의 촉감에 순간 정신이 번쩍 들어선




손을 떼어내자. 아이바는 슬퍼하는 표정을 지으며 나를 올려다본다.








"에에.... 어째서어... 어째서야 기사님...? 아이바가 싫어진거야...? 이제 아이바는 질린거야?"








"ㅇ...아니... 이건 그런 문제가 아니라...."








"기사님 이상해... 평소에는.. 아이바가 제일 예쁘다고 하면서 만져줬으면서... 매일매일 물주면서..."








"아이바가 제일 예쁘다고, 제일 아름답다고... 아이바가 활짝 만개하는 모습만을 보고싶다고 해줬으면서..."








"우우... 우... 하찮은 식물이라... 버림받은거야... 우..우아아앙..."








이내 아이바는 침대에 풀썩 주저앉아 주륵주륵 눈물을 흘린다.




마치 잎파리에 맺힌 이슬이 떨어지듯 아이바의 눈에서 흐른 눈물이 손끝에서 팔꿈치를 타고 뚝뚝 침대를 적신다. 




소녀의 울음에 단단히 당황한 나는 어찌할 바를 모르며 쩔쩔맨채 어떻게든 아이바를 달래려고 애쓴다.








"아...아니 나는.. 아이바를 싫어하는게 아니니까.... 응....?"








"우우... 아이바를 싫어하지 않아....?"








"ㅁ...물론이지...! 나는... 아이바를 엄청... 그... 사랑하니까!"








"....그럼 다행이야... 헤헤...~"








순간 아이바의 미소가 꽃처럼 만개한다.




그 모습에 몸이 단숨에 굳어버려선, 그 아름다운 미소를 감상한다.




정말로 태양을 담아놓은 것 같은 미소다.




아이바는 행복한듯한 얼굴로 내 옆에 찰싹 달라붙어선 나에게 그 여린몸을 부빈다.








"헤헤... 아이바도 작가님이 제일 좋아~"








"어..으응...응...."








그럴때마다 아이바의 달콤한 향기가 내 코를 가득 채워서 솔직히 버티기 힘들다.




아이바의 향기를 맡을때마다 기분이 몽롱해지며 무언가에 잠기는 기분이 든다. 예쁘다고 하면서 만져줬으면서... 매일매일 물주면서..."








"아이바가 제일 예쁘다고, 제일 아름답다고... 아이바가 활짝 만개하는 모습만을 보고싶다고 해줬으면서..."








"우우... 우... 하찮은 식물이라... 버림받은거야... 우..우아아앙..."








이내 아이바는 침대에 풀썩 주저앉아 주륵주륵 눈물을 흘린다.




마치 잎파리에 맺힌 이슬이 떨어지듯 아이바의 눈에서 흐른 눈물이 손끝에서 팔꿈치를 타고 뚝뚝 침대를 적신다. 




소녀의 울음에 단단히 당황한 나는 어찌할 바를 모르며 쩔쩔맨채 어떻게든 아이바를 달래려고 애쓴다.








"아...아니 나는.. 아이바를 싫어하는게 아니니까.... 응....?"








"우우... 아이바를 싫어하지 않아....?"








"ㅁ...물론이지...! 나는... 아이바를 엄청... 그... 사랑하니까!"








"....그럼 다행이야... 헤헤...~"








순간 아이바의 미소가 꽃처럼 만개한다.




그 모습에 몸이 단숨에 굳어버려선, 그 아름다운 미소를 감상한다.




정말로 태양을 담아놓은 것 같은 미소다.




아이바는 행복한듯한 얼굴로 내 옆에 찰싹 달라붙어선 나에게 그 여린몸을 부빈다.








"헤헤... 아이바도 작가님이 제일 좋아~"








"어..으응...응...."








그럴때마다 아이바의 달콤한 향기가 내 코를 가득 채워서 솔직히 버티기 힘들다.

아이바의 향기를 맡을때마다 기분이 몽롱해지며 무언가에 잠기는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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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 25kb는 지하판에서 찾아뵙겠습니다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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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바(愛葉)쨩은 대충 이렇게 생겼습니다. 

아이바(相葉)가 아니니까 안심해도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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