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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마스 팬픽_LiPPS와 함께 춤을! LiPPS와 프로듀서 살인사건(마피아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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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7-16, 2019 12:53에 작성됨.

 실내를 감도는 긴장감.
 사무실의 쉼터를 중심으로 둘러앉은 5명의 소녀들의 눈이 매섭게 빛난다.
 바로 옆의 친구마저 적으로 의심되는 상황 속에서 한 사람이 물기 흐르는 새빨간색 입술을 열었다.
 "우선 상황을 정리할까?"
 말을 꺼낸 것은 여기 모인 5명 중에서 누구보다 어른스러운 매력을 가지고 있는 키스마 카나데. 그녀는 어디에서 구해왔는지 모를 서부풍 모자를 눌러 쓴 채 다른 4인의 얼굴을 찬찬히 살펴봤다.
 "이 중에 한 명, 프로듀서를 살해한 혐의가 있는 사람이 있다... 그건 알고있겠지?"
 모두 일제히 고개를 끄덕인다. 하지만 심판인 나는 수긍할 수 없었다. 입에 재갈을 물었기에 말을 못하므로 맹렬히 고개를 좌우로 저었지만 아무도 신경써주지 않았다.
 "좋아. 우리의 목표는 그 범인을 찾아내는 거야. 물론 다수결로 결정할거야."
 그 말에 시키가 번쩍하고 손을 들어올렸다.
 "흐응~♥ 저기저기, 내가 받은 이 카드는 뭐야? 주민이라고 쓰여있는데?"
 "아, 시키양. 그건 역할카드라고 하는 거에요. 총 5종류인데 '살인범'과 '보안관', '주민'과 '의사'와 '무법자'가 있어요. 각 카드에는 서로가 맡은 임무가 적혀있는데...."
 시키의 질문에 대답한 것은 사회자 역할을 맡은 치히로씨. 오늘은 할 일이 적은 모양인지 그녀들의 놀이에 동참해주었다. 하지만 어째서 나는 놀이에 동참하지 못하는 걸까. 이 보드게임은 나도 자신이 있는데.
 "그야 프로듀서가 하면 매번 엉뚱한 짓만 저지르니까 그렇지! 저번에는 평범한 주민이면서 자기를 살인범라고 속이고!"
 그건 말이지, 스톡홀름 증후군에 의해서 주민이 살인범에게 감화되어버리고 만 것을 재현한 거야. 실제로 내 엄청난 연기로 게임도 흥미진진해지지 않았니?
 물론 입에 재갈이 물러있으니 말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내 눈빛만으로도 슈코는 그 저의를 알아차린 것인지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이건 봉인해둘까~ 경품이니까 자꾸 이상한 짓하면 안되고?"
 "동감이야★"
 어라? 슈코씨? 미카씨? 어째서 저를 향해 그런 무서운 표정을 지은 채 다가오는 겁니까? 그 손에 들린 빵봉투는 뭔가요? 자, 잠깐! 진정해! 우리는 대화로 해결할 수 있다고!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의 문명인이 이런 야만적인 행동을 하다니이잇?!
 그러나 내 무언의 바램은 그녀들에게 닿지않았다. 곧이어 세상은 새까맣게 뒤바뀌었다. 양심은 있는지 빵봉투에 눈구멍은 뚫어주었지만 안에 들어있던 빵가루가 머리 위를 새하얗게 장식하는 것이 느껴져왔다. 이... 이 오니, 악마, 치히로씨이이!
 아무튼 이쪽에서 그런 SM플레이가 벌어지고 있는 동안 치히로씨는 무사히 설명을 끝마칠 수 있었다.
 "그러니까 간단히 말해서 이런 거네~★"


 '살인범' : 매일 밤 한사람씩 죽일 수 있다. 최종적으로 자신과 다른 게임 플레이어 한 사람만이 남게되면 게임에서 승리한다.
 '보안관' : 매일 밤 한 사람씩 지명하여 그 사람이 살인범인지 아닌지 알아볼 수 있다. 사회자가 이를 알려준다. 살인범을 잡으면 승리.
 '주민' : 희생양. 죽지 않기 위해 발악해야하는 이들. 특수 능력은 없다. 병풍.
 '의사' : 매일 밤 한사람을 지목한다. 그날 밤 살인범이 지목한 인물과 의사가 지목한 인물이 같다면 그 사람은 죽지않는다. 살인범을 잡으면 승리.
 '무법자' : 살인범에게 협조하여 마을 사람들을 전부 죽인다. 최종적으로 자신과 살인범이 같이 살아남으면 승리.


 "그리고 매일 낮에는 재판을 열어 범인으로 생각되는 사람을 지목하여 죽인다라... 우후후, 소승 프레데리카, 실로 머리가 뜨거워지고 있소이다~!"
 아니, 그걸 말할 거면 가슴이 뜨거워지는 거 아닐까? 그리고 뜨거워지는 포인트가 살인이라는 건 아이돌로서 어떨까싶은데...
 "자, 그럼 이제 슬슬 시작해볼까?"
 "그렇네-"
 그리고 곧바로 찾아온 침묵. 그 누구도 입을 열지 않고 있는 상항에 오히려 구경꾼인 내 가슴이 술렁인다. 말하지 않아도 알게되는 공기의 무거움.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는 그녀들을 상상하니 절로 희열이 찾아온다. 이것이 바로 폭풍전야...! 의심암귀에 빠진 소녀들의 전쟁!
 "우선 한명 죽이고 시작할까~♪"
 거기서 스타트를 끊은 것은 트러블 메이커로 악명 높은 시키였다.
 "자, 잠깐! 그렇게 무턱대고 죽이면 안된다고!"
 "하지마~안, 시키는 이런 루즈한 전개는 싫은걸~? 이 게임은 구조상 누군가 한명을 죽여야만 활성화되는 것같으니까, 일단 죽이는 게 어때?"
 뭐야, 이 악마. 지옥에서 막 기어온 녀석인가? 평범한 발상력으로는 감히 접근도 못하는 사악함을 내면에 품고 있다.
 물론 이 게임을 여러번 반복한 숙련자들 대부분이 저런 감성으로 게임에 접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저 녀석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외마도의 길에 들어선 고수들과 같은 마인드로 게임에서 접한다는 사실부터가 어찌보면 이 게임의 핵심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는 의미일지도 모른다.
 물론 저런 막무가내식 도발은 다른 승냥이들의 주의를 끌기 쉽다. 실력에 자신이 있다고 오판한 초심자스러운 실수이기도 하다. 봐바. 벌써 한 명이 미끼를 물고 다가온다고.
 "그 논리는 이상한데? 그렇게 해서 이득을 얻을 수 있는 건 누구지? 높은 확률로 살인범이 아닌가 싶은데?"
 "냐하하하, 슈코쨩♪ 지금 이 순진무구한 시키냥을 의심하는 거야~?"
 "과연 어떨까. 적어도 내 눈에는 한 명정도 수상한 사람이 보이는 것 같은 걸..."
 파지직! 스파크가 튀어오르는 소리가 뇌내 음원으로 재생되었다. 시키와 슈코. 지금 이 두 사람은 용과 호랑이가 되어 서로를 견제하고 있는 것이다... 벌써부터 이런 팝콘 튀기는 전개를 보여주다니, 과연 LiPPS답다. 이대로면 저 둘 중 한명이, 아마도 높은 확률로 시키가 죽겠지.
 하지만 이곳에 모인 맴버들은 전원, 넘쳐흐르는 개성을 가지고 있다. 이런 달아오르는 분위기를 그냥 놔둘리가 없지. 그리고 그 중에서도 단연코 두각을 드러내는 그녀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흑흑흑! 나는 슬픕니다...!"
 그렇게 광기의 시발점을 연 것은 모두가 좋아하는 프레데리카. 오늘도 절찬리 초미인 모드로 각성한 그녀의 입이 시동을 걸었다.
 "어째서! 어째서 제 그 이는 죽었어야 했던 걸까요! 프로듀서! 저와 평생을 함께 하기로 했던 약속은, 우리 두사람의 백년가약은 어찌하고! 저를 이렇게 혼자 내버려두는 건가요! 이 잔인한 사람!"
 아니, 그런 약속 안했고. 그리고 이 게임, 그렇게 연기하는 게임 아니고.
 다행히 이곳에는 그녀의 브레이커 역할을 할 사람이 존재한다. 기폭제로 이치노세 시키라는 존재가 있지만 먼저 입을 연 것은 카나데였다.
 "프레쨩... 그 말은 수긍할 수 없겠는데?"
 그녀라면 프레데리카의 폭주를 막아주리라 믿을 수 있다. 때때로 돌발적인 행동으로 나를 당황하게 하지만 상식인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 그녀이니까 이 상황을 잘 대처해주리라.
 그러나 이 타이밍에서 내가 한가지 간과한 것이 있다면, 그녀 역시 LiPPS의 맴버였다는 것이었다.
 "프로듀서는 내 남편이니까 말이야. 너의 '백년가약'이란 논리는 모순되어있다고?"
 아니, 잠깐만. 거기서 너가 기세를 타면 어쩌자는 거야?! 그리고 그런 역할은 네 역할이 아니겠지요?
 "호오... 그렇게 나오는 건가!"
 어라 이 녀석? 뭔가 즐겁다는 듯이 토스를 받는데?
 "그렇다면... 실은 저와 프로듀서는 몸뿐인 관계로 만나던 불륜관계였답니다! 아아, 불쌍한 프레쨩! 프로듀서 너무해!"
 그렇게 상황을 키우는 거야?! 나 그렇게 쓰레기였어?!
 "그 사람은 나한테 푹 빠져 있어. 사후라고해도 프레쨩은 빠져주겠니?"
 "아~ 그러고보면 나, 프로듀서네 종종 놀러가기도 하는데~ 거의 주 8일정도 페이스로 동침 포함해서."
 "그건 동거라고 하지 않아?!"
 때때로 나 대신 태클을 걸어주는 사람이 있어서 기쁘다. 하지만 그만큼 고통받을 미카의 모습이 절로 머릿 속에서 그려진다. 힘내라, 미카. 나는 이제 너만 믿는다고.
 "하아, 그 사람. 얼마나 절조가 없는 거람? 데릴사위 첨부로 도게자까지 하길래 받아줬건만... 이건 교육이 필요하겠네."
 죽기 전의 나는 엄청나게 비굴한 녀석이었군. 사내로서 되먹지 못한 놈이라는 건 잘 알겠다. 그리고 죽었는데 교육받을 수 있는건가.
 "그렇군... 알겠어♪ 이 수수께끼는 풀었다!"
 시키가 그렇게 말하면서 한순간에 주의가 그녀에게 쏠렸다.
 "즉, 이번 프로듀서 살인사건의 개요는 바로 '치정살인'♪ 그리고 용의자는 딱 보기에도 관계자인 세사람. 아내인 카나데와 몸종인 프레데리카, 내연관계의 정부 슈코야!"
 헤에, 그렇게 정리되는 구나. 대단하다. 하지만 이 게임은 그런 부류의 추리게임은 아닙니다. 명탐정 시키냥은 돌아가주세요.
 "지금까지의 이야기만 듣는다면, 프로듀서까지 포함해서 사각관계인 이 세사람중에 범인이 있을 수 밖에 없어."
 "아~ 그렇구나~ 헤에~ 흐응~ 뭔가 대단하네~★"
 어이쿠. 미카가 그만 흐름이 따라잡지 못해서 어딘가 안쓰러운 아이처럼 되어버렸다. 좀더 분발해줘, 미카. 거기서 쓰러지면 안돼!
 "실례네-. 나와 프로듀서는 서로를 깊이 사랑하는 이상적인 부부였어... 오늘이 있기 전까지는. 그의 불륜 사실도 방금 안 내가 이런 끔찍한 짓을 저지를 리가 없잖아?"
 "그렇게 말한다면 나도 마찬가지일까~? 비록 가출소녀에 불과한 나지만 그 사람은 그런 나를 의심하지 않고 집까지 데려와서 돌봐준 은인이야. 진정한 사랑을 깨달은 나와 그는 조만간 이 마을을 떠나 아름다운 호수를 낀 새로운 보금자리로 가려고 했다고. 그런 미래를 그리던 내가 그를 죽일 리가 없는걸?"
 "흑흑흑... 프레쨩은 비록 그 이와 단순한 육체관계였지만, 그럼에도 그 안에서 사랑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정분 속에서 싹 틔운 이 사랑이 한 순간의 가짜 사랑이라고 해도 그 온기만은 잊을 수 없어!!"
 세 사람의 뜨거운 자기변호를 듣고 있던 시키냥은 잠시 침묵을 유지하더니 무언가를 꺼냈다.
 "여기 방금 냉장고에서 꺼내온 브라우니가 있습니다. 프로듀서가 죽기 전에 남긴 유품입니다."
 진짜냐. 내 유품이 고작 브라우니따위라니.
 "그리고 이곳에는 브라우니를 간절히 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아마도 범인은 그 사람."
 그렇게 연결되는 건 이상하지? 삼류 추리 소설도 그렇게 진행되지는 않으니까? 응?
 "누군가 사실을 말한다면 줄 수도 있어?"
 "프레쨩이 질투로 뱃가죽을 이곳저곳 푹푹 난도질했습니다~!"
 범인이 즉답했다. 즉, 프레데리카는 내가 사온 브라우니를 먹고 싶어서 날 죽인거구나.
 속으로 다음부터 브라우니는 사오지 않기로 결심했다.
 "응응! 잘했네! 사실을 말한 프레쨩에게는 벌칙이야♪"
 "당해버렸다~! 시키냥 너무해~"
 이렇게 첫번째 재판에서 범인으로 지목된 사람은 프레데리카가 되었다. 만장일치. 모두가 차가운 눈으로 지켜보는 가운데 그녀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다.
 "크크크, 방심하지 마라! 나는 이렇게 사라지지만, 언젠가 제 2, 제 3의 프레데리카가 나타날 것이다! 이다! 이다! 이다..."
 에코 넣지마.
 "그래서 치히로씨? 프레데리카는 살인범이었을까?"
 "아쉽게도 그녀는 보안관이었습니다."
 이건 주민 측이 어렵게 되겠군. 벌써 3:2였던 세력 비율이 2:2가 되었다. 이번 밤에 의사가 주민을 살리지 못하면 게임은 주민 측에게 압도적으로 불리하게 돌아간다.
 ... 어라. 이거 왠지 빡세지 않아? 인원 겨우 5명인데 살인범 팀이 두명인건 밸런스 브레이크잖아.
 주최 측(=치히로씨)의 실수인지, 고의인지는 알 수 없지만 나를 죽인 살인범을 잡는 게임은 계속되었다.
 "자, 그럼 밤이에요. 모두 눈을 감아주세요."
 그렇게 슬픈 희생을 낳고 차가운 침묵으로 가라앉은 346 프로덕션.
 치히로씨가 차례로 살인범와 의사를 부르고 각자 한 사람씩 지목시키고 나서 모두가 아침을 맞이할 수 있었다.
 "죽은 사람은 슈코씨였습니다."
 "아아, 결국 나와 프로듀서 사이를 질투하던 카나데가 일을 저질렀네-."
 "설마 내 프로듀서를 건드렸으면서 살아남을 거라고 생각했어?"
 그 치정극 아직까지도 하는거야?
 "하아... 난 아무것도 안했는데 벌써 지치는데..."
 "냐하하, 그러고보면 미카만 알리바이가 없었네?"
 "뭐어? 무슨 알리바이?"
 그야 치정극에서의 알리바이입죠.
 "이 패턴대로라면 분명 미카도 프로듀서랑 수상쩍은 관계를 맺었을텐데~?"
 "자, 자자, 잠깐! 나, 난 별로 프로듀서랑 아무 관계 아니라고!"
 미카가 생생한 반응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위험한데. 장난으로 한 치정극이 미카의 리액션 때문에 리얼하게 느껴진다.
 "어라? 미카, 식은땀 흘리는 것 같은데? 너무 긴장한 거 아니야?"
 "아, 손수건 고마워... 가 아니라! 식은땀같은 거 안 흘렸어!"
 강한 부정은 강한 긍정.
 어디선가 들어봤던 말이 떠오른다.
 "그래서, 미카는 프로듀서랑 무슨 관계~? 솔직히 말해줘? 이 명탐정 시키의 촉은 속일 수 없다고♪"
 "그, 그러니까! 나는 프로듀서랑 아무 관계가 아니..."
 "아, 맞아! 그러고보면 어제 미카가 모델 일 맡았을 때 문자보더니 어~엄청 행복한 얼굴로 웃던데, 그거 혹시-?"
 "게임 중에 자꾸 현실 이야기를 끼어넣지마앗!"
 새빨갛게 변한 미카를 보는 모두의 시선이 흐뭇하게 변했다. 이 놈들, 여전히 미카 놀려먹는 걸 좋아하는 구나. 그 기분은 잘 안다. 나도 미카를 놀릴 때마다 마음 속이 프레쉬해지는 걸 느낀다. 쾌감과는 조금 다르다. 힐링된다고 하면 얼추 맞을까? 하지만 모두들 절묘하게 적정선을 지킬 줄 안다는 것이 또 놀랍다. 지금도 한참 놀리다가 곧바로 화제를 바꿔버린다. 이게 숙련된 미카 조교사라는 걸까. 아직 미숙해서 때때로 혼나고 마는 나와는 차원이 다르다.
 "자, 그럼 죽은 슈코의 정체는 뭐였을까?"
 "안타깝네요~ 슈코는 의사입니다."
 "후후후, 결국 나를 쓰러뜨린 건가. 하지만 앞서 프레데리카가 그랬듯이 나 또한 제 2, 제 3의 슈코가...!"
 어째 아까부터 선역이 악당같은 발언을 하고 있다. 어쩌면 살인범의 준동은 마을 주민들에게 책임이 있는 게 아닐까.
 "자, 그럼 마지막입니다! 삼일 째, 과연 살인범은 누구일까요!"
 프레데리카가 보안관, 슈코가 의사였으니 남은 셋 중에 살인범과 주민, 무법자가 존재한다. 주민에게 압도적으로 불리한 상황이지만 무법자와 살인범은 서로 소통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여기서 기적같이 주민과 무법자가 살인범을 죽이게 된다면, 이 게임은 주민의 승리로 끝나게 된다.
 즉, 이 마지막 클라이맥스 씬은 서로의 거짓 정체를 공개함으로서 정보에 혼선을 주는 혼잡한 싸움이 될 것이다.
 내 예상대로 시키가 손을 번쩍 들더니 말했다.
 "시키냥, 고백할게 있습니다."
 드물게도 진지한 얼굴로 입을 연 그녀에게 모두의 시선이 집중된다. 과연 그녀는 블러프를 넣는 측일까, 아니면 사실을 고백하는 측일까. 팽팽한 긴장감이 사무실 안을 가득 메꿨다.
 "실은, 시키냥은 프로듀서의 아이를 가진 몸입니다."
 ....
 ....
 .... 어? 무, 뭐라고? 아니, 어? 어?
 "읍읍! 읍읍응읍읍! 응으읍읍읍!!!"
 "프로듀서, 지금은 조용히하고 있어? 지금은 여자끼리 이야기할 때니까♪"
 아니, 뭐라는거야! 너 아이돌이야, 그런 막나가는 소리를 하면 어쩌니! 농담이래도 그러면 안돼!!
 눈 앞에 퇴직권고를 받고 사무실을 나서는 미래의 내 모습이 그려졌어. 말도안돼. 이게 내 미래라고? 이 축 늘어져서 비참한 얼굴을 하고 있는 탈모인이?!
 "... 과연. 꽤 쎄게 나왔네."
 키스마가 진중한 어투로 중얼거렸다. 왠지 목소리에 장난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아.... 프, 프로듀서랑.... 아기를...."
 앗. 미카가 멍때리기 시작했다. 받아들일 수 없는 정보를 접하고 SAN치가 뚝 떨어진 모양이다.
 "그러니 이 내가 프로듀서를 죽일 이유는 없다... 덤으로 아기를 가지지 못했던 정인들보다도 위에 있다... 이걸로 정처 싸움에서도, 게임에서도 내 승리야♪"
 승리가 아니야! 패배야! 적어도 직업 상으로는 절대로 패배라고! 탑 아이돌 못된다고!
 마음 속의 비명은 입 밖으로 나오지 못했다. 나는 무력감에 치를 떨며 고개를 숙였다.
 "지금 프로듀서의 모습을 보면, 그것은 사실인 것 같네. 좋아, 너의 승리야."
 "YEAH! VICTORY!"
 시키가 의기양양하게 승리의 노래를 흥얼거리며 나에게 다가오는 동안, 코 밑을 문지르던 카나데가 미카의 손을 붙잡았다. 미카는 멍한 눈길로 카나데를 쳐다보다가 이윽고 결연한 눈빛으로 카나데와 손을 마주 잡았다.
 "치히로씨. 게임을 속행하죠."
 "그래. 그리고 우리 두사람의 결론은 이미 정해졌어."

 ""시키냥! 너가 진범이야!""

 두 사람의 하모니가 울려퍼지더니 나를 껴안으려던 시키의 몸이 멈췄다.
 "무, 무슨 짓이야! 승리자는 나라고!"
 "어떤 싸움이든 최후에 살아남은 자가 승자..."
 "그렇다면, 그 도중에 탈락한 사람은 패배자가 되겠지?"
 하이라이트가 꺼진 두 사람이 엄지를 밑으로 향하자 죽은 슈코와 프레데리카가 시키에게 덤벼들었다.
 "꺄악♪"
 "시~키~냥~ 원망스럽도다~!"
 "후후후... 나를 죽이고도 편히 잠이 왔어...?"
 "그, 그마안! 간지럼 피우는 거! 그, 그만!"
 그렇게 망자들에게 삼켜진 시키냥은 잠시후 바닥에 꿈틀거리는 꼴사나운 모습으로 발견되었다. 과한 거짓말로 사람들을 현혹시킨 자의 최후는 너무나도 비참했다.
 "이걸로 한건 낙착인가."
 "그렇네."
 "이걸로 우리 두 사람의 승리야!"
 "후후후."
 훈훈한 분위기를 펼치는 두 사람. 여기에 찬물을 뿌린 것은 치히로씨였다.
 "자, 그럼 이번 게임의 승자는..."
 승자는 두 사람 중 한 명뿐. 그 사실을 깨달은 한 명은 얼굴이 급속도로 새파랗게 질려버렸고, 다른 한 쪽은 이것을 예상했다는 듯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바로!"
 바로?


 반전에 반전, 드라마에 드라마가 이어진 스펙타클한 추리 게임이 끝났다. 나는 아직도 머리에 붙어있는 빵가루들을 한숨과 함께 계속해서 털어냈다.
 "정말... 프로듀서는 섬세하지 못한걸."
 싱긋 웃은 그녀가 내 팔을 껴안고 착 달라붙어왔다.
 "야야, 아이돌인데 남자한테 너무 달라붙는 거 아니야."
 내 충고에도 그녀는 아랑곳않고, 오히려 더욱 힘을 주면서 팔을 껴안았다. 덕분에 그녀의 부드러운 가슴의 감촉이 그대로 팔 위에 달라붙은 것처럼 느껴졌다.
 "오늘은 내가 승자니까 당신은 조용히 있을 것."
 아니, 너 날 죽인 살인마잖아...
 쓴웃음을 짓자, 어째선지 뺨에 살짝 홍조가 피어난 그녀가 팔짱을 풀었다. 부끄러웠던 걸까 싶었지만, 그 이유는 곧바로 알 수 있었다.
 쪽.
 입술에 닿은 부드럽고, 달콤하고... 조금 뜨거운 감촉. 깜짝 놀라서 그녀를 쳐다보니 혀를 쭉 내밀고 그대로 다시 내 팔을 붙잡았다.
 "너, 너... 야.... 이거...."
 "저번의 복수. 이마에 한 건 키스가 아니라면서?"
 달달한 미소와 함께 그녀가 내 팔에 기대어온다. 나도 모르게 스스로의 본분을 잊고 심장이 두근거릴 만큼 성공적인 기습이었다.
 아아, 나 직장에서... 안 짤리겠지?
 그런 한심한 고민을 하면서도 나는 그녀의 접근을 허가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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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소설의 주인공 격인 프로듀서는 대단히 헤타레인 남자입니다. 게다가 겉으로는 유쾌범일지 몰라도 실제론 안에서 곯는 스타일이죠. 단체파트 첫번째인 이번 편에서 나온 것처럼, 프로듀서는 아이돌들에게 지대한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본인도 그걸 알고 있지만 거리감을 제대로 벌리지 못한 탓에 상황은 상당히 악화되어있습니다...
만! 이 소설은 기본적으로 개그이므로 시리어스한 장면은 잘 나오지 않습니다! 편하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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