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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마스 팬픽_LiPPS와 함께 춤을! 이치노세 시키와 상냥한 마음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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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7-16, 2019 12:44에 작성됨.

 "무슨 짓을... 저지른 거냐...!"
 사무실 안은 완전히 정적으로 가득차 있었다.
 사방에 널부러져 있는 아이돌들 사이에서 온전히 서있는 것은 나와 그녀, 이치노세 시키뿐. 여유부리듯 웃으며 책상에 걸터앉은 시키의 눈빛은 표정과는 다르게 무시무시하게 빛나고 있었다.
 "무슨 짓이라니~♪ 나는 단순히 실험을 했을 뿐이라고?"
 "실험이라니... 그건 사무실에서는 하지 않기로 약속했을 텐데! 약속을 어겼구나!"
 "약소옥? 약속이라는 것은 어기라고 있는 것! 프로듀서는 너무 안이한 것 아닌가!"
 안이하기는 무슨! 니가 멋대로 일 저지르는 걸 내가 어떻게 막는다고 말하는 거야!
 마치 서부의 Gun man처럼 마주 선 두사람. 하지만 누가봐도 약자는 나였다.
 그래. 그녀의 '보이지않는 공격'에 당한 나는 완전히 정신력 하나만으로 이 자리에 서있는 것이었다.

 부들부들 떨려오는 두 다리가 계속해서 나에게 고해왔다. 내 몸은 이미 한계에 도달해있다고.

 내 신체의 일부인 주제에 내 의지에 반해오는 신체의 압박에 굴복한 난, 결국 한쪽 무릎을 꿇고야 말았다.

 "으읏... 이건, 도대체...!?"

 그런 내 모습을 시키는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선으로 쳐다보며 비웃음을 흘렸다.
 "냐하하하♪ 포기하면 편하다고, 프로듀서? 그런 나약한 근성으로 시키냥 특제 조제품인 안즈화 향수'를 이길 수 있을 리가 없는 거야~♪"
 "크으으윽...!"
 "자아, 프로듀서. 느긋하게 나랑 놀자~?"
 안된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점점 몸에서 힘이 빠져나간다. 아아, 뭔가 푹신한 녀석을 안고 싶어. 침대와 이불 속에 샌드위치처럼 붙잡혀서 365일 아무것도 안하고 자고싶어...
 무력함이 온 몸을 감싼다.
 이제 포기해도 좋지 않을까.
 농구부의 안선생님도 말씀하셨다.
 '포기해. 포기하면 편해.'
 그렇다. 포기란 편한 것이다. 편한 것은 좋은 것이다. 좋은 것에는 따라야만 한다.
 그렇게 생각해버린 순간, 다리 힘이 풀리며 바닥에 쓰러졌다.
 "프... 프로듀서...! 이걸!"
 이 목소리는... 프레데리카? 정신을 차린건가?
 내가 쓰러진 바로 앞에 프레데리카가 오른 팔을 힘겹게 뻗었다. 반쯤 감긴 두 눈을 억지로 열면서 있는 힘껏 프레데리카는 무언가를 내 손에 건네주었다. 그녀의 필사적인 노력이 나의 손에 닿자마자 프레데리카는 실이 끊긴 인형처럼 무너져내렸다.
 "프레, 프레데리카아아아아앗!"
 쏟아지는 눈물이 정신을 각성시킨다.
 프레데리카의 희생, 그 위에 올라선 나는... 더이상 질 수 없게 되었다. 이겨야만 하는 것이다! 누군가의 희생으로 살아남았다는 것은 그 사람의 삶도 함께 이어받았다는 것! 프레데리카여, 너의 고귀한 희생을 잊지 않겠다!
 나는 쓰러진 프레데리카의 머리를 한번 쓰다듬고는 당당히 일어섰다.
 그리고 그녀가 건네준 무기... 한 장의 쪽지를 천천히 펼쳤다. 최후의 순간에 자신의 온 힘을 바친 그녀에 대한 경의를 표하며.
 여기에 그 무엇이 써있든 간에 나는 그녀의 의지를 잇는다. 그녀의 의지를 잇고, 이치노세 시키를 여기서 막겠어! 그런 결연한 각오가 내 안에 자리잡았다.


 [범인은 시키냥]


 "바보! 알고있다고, 바보야!!!"
 너무 늦어! 너무 늦다고! 진짜 뭐냐고, 이거! 방금 전의 전개대로라면 여기서 역전이잖아! 왜 혼자 뒷북을 때리는 건데!

 뒷통수를 거하게 후들겨 맞은 충격 탓에 내 안의 의지가 텅 비어버렸다. 세상의 무상함에 새삼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냐하하하, 왠지 그럴 것 같았어♪ 역시 프레쨩은 언제나 내 편이라니까."
 사악하게 웃는 시키가 꼬은 다리를 미끄러트리듯 내린다. 철저하게 속옷이 보이지않도록 방어한 그 모습이 어쩐지 에로하다. 양 허벅지가 서로를 밀착하며 살짝씩 살결이 밀려나가있는 모습이 실로 뷰티풀. 그 모습에 꺾여나가던 나의 정신력이 다시금 힘을 얻었다.
 "... 어째서 이런 짓을 벌였는지는 몰라도, 아무튼 당장 널 붙잡아서 해독약을 만들도록 하겠어."
 "흐흥~♪"
 저 여유로운 태도는 뭐지...?
 그러고보면 시키는 자기가 만든 '안즈화 향수'의 영향을 전혀받고 있지 않다. 눈빛이 살아있는 것을 보면 연기인 것 같지는 않고. 그렇다면 이미 백신은 만들어져있다는 건가?
 어떻게해서든 시키로부터 백신을 돌려받아야한다. 그 의지로 그녀에게 다가가려는 순간, 어디선가 알람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이 노래 소리는... 비밀의 투왈렛(秘密のトワレ)이다. 분명 시키의 솔로곡이지만, 어째서 이 타이밍에 이 노래가 나오는 거지?
 "타임 오버~♪"
 "!?"
 그녀의 말이 끝나자마자 한발짝 내딛은 다리가 꺽이더니 그대로 바닥에 쓰러진다.
 말도안돼...! 아직 이렇게나 정신이 멀쩡한데!
 낑낑 거리며 쓰러진 몸을 일으키려 하지만 꿈쩍도 하지 않는다. 마치 마비라도 된 것처럼 감각이 없다. 힘을 꽉 주면 손가락이 조금씩 움직이는 것이 보이지만 정작 내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나는 말이지, 프로듀서라면 수면제정도는 근성으로 이겨낼 거라고 생각했어. 그야 누구도 아닌 내 프로듀서니까."
 시키는 느긋하게 다리를 뻗으며 걸어왔다. 관능적으로 보일만큼 매력적인 맨다리가 쑥 하고 주저앉은 내 두 다리 사이에 들어오더니 그 위치 그대로 마운트 포지션을 잡아버렸다.

 서로 간의 거리는 완전히 제로. 이젠 고개조차 움직이지않아 정면에서 점점 다가오는 그녀를 마냥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목소리 역시, 더이상 나오지 않는다.
 위험하다. 본능이 말해주고 있어... 이 이상은 정말 위험하다고!
 이 상황을 타파할 방법이 도저히 떠오르지 않는다.
 "이렇게 뿌리는 향수만으로는 프로듀서를 잠재울 수 없다... 그래서 일부로 프로듀서에게만은 '특별한 약'을 조치했답니다♪ 짠- 짠!"
 특별한 약이라고...? 향수가 아니라?
 사키는 내 책상 위에 비어있는 것과 똑같은 생김새의 병을 파우치에서 꺼냈다. 스타드리. 그 영롱한 자태를 뽐내는 위대한 물약이 그녀의 손 안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힘껏 발산하고 있다.
 "승리란 승부를 하기 전부터 미리 결정지어지는 것. 그리고 나는 언제나 '이기는 쪽'에 서있다!"
 여기까지 와서 깨닫지 못하면 바보겠지. 나는 사건 발생 전에 이미 시키의 약이 탄 스타드리를 마셨던 것이다. 이렇게까지 철저하게 준비해서 올 줄이야... 내 완패다.
 하지만 도대체 무슨 약을 탄거지? 추욱 늘어지는 전신의 감각에 불안을 느낀다.
 시키는 애벌레처럼 쓰러져있는 내 얼굴을 돌려 자기한테 향하게 한 뒤 꿇어 앉았다. 그리고는 내 머리를 끌어당겨 자신의 허벅지 위로 올려놓았다.
 즉, 그거다. 소위 말하는 무릎 베개이다.
 시키의 몸에서 나는 은은한 향기가 어째서인지 마음을 평온하게 해준다. 방금 전까지 있었던 감정의 분화가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사그라든다. 마치 아기가 되어 어머니의 품 속에 안기는 것처럼.
 "피로 회복에 도움을 주는 아로마 향이야♪ 시키냥만의 전용 에센셜 블렌딩 레시피를 이용해서 프로듀서에게 완벽하게 맞는 테라피를 준비해봤어. 어때?"
 뭐라 말로 표현하기 어렵지만 심신이 차분해지는 것은 확실하다. 덤으로 졸음까지 몰려오고 있다. 어쩌지... 아직 처리할 서류가 많이 남았는데... 자면 치히로씨에게 혼날 텐데...
 "자- 자♪ 매일같이 고생하는 프로듀서에게 시키가 주는 선물♪ 하루만큼은 맘 편히 쉬어줘. 보는 사람이 다 걱정될 정도인걸?"
 시키의 걱정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며, 나는 점차 꿈 속으로 떨어져 갔다. 그제서야 눈치챌 수 있었다. 시키냥이 스타드리에 탄 약이 무엇이었는지.
 평범하게 수면제였구만, 이거.
 평소의 장난끼 넘치는 얼굴이 아닌, 정말로 상냥한 미소를 띄우고 있는 시키의 얼굴을 보며 나는 완전히 잠들어 버렸다. 거의, 잠들뻔 했다.
 사소한 순간의 빈틈. 인간의 상냥함이 자아낸 그 빈틈이 눈에 들어온 순간 나는 반사적으로 움직였다.
 불굴의 의지도, 칠흑의 의지도 아니다. 인간찬가의 의지는 더더욱 아니다.
 그럼에도 이 P의 의지는, '사회인으로서의 책임'을 완수해야만 한다고 부르짖고 있는 것이다...!
 갑작스레 뻗친 손에 당황한 시키와, 그녀의 목에 걸려있던 목걸이에 걸친 내 새끼 손가락. 그 새끼손가락이 목걸이의 줄을 타고 내려와 그녀의 가슴 사이에 파고들어 '어떤 물건'에 닿았다.
 목걸이에 걸려있던 자그마한 유리병.
 이렇게 아래에서 그녀를 보지 않았다면 옷 속에 숨겨져 있을 그 유리병을 보는 것은 불가능했겠지.
 하지만 그녀가 마지막에 낳은 방심이 마지막 기회를 나에게 안겨주었다.
 풍만한 그녀의 두 가슴으로부터 튕겨나온 내 손이 직후 누군가를 향해 빼앗은 유리병을 내던진다.
 목표는 정해져있다.
 그녀, 한 사람외에는 이 상황을 타파할 수 있는 인물이 없다.


 시키냥...
 나를 걱정해줘서 정말 고마워.
 하지만 말이야,


 '사무소의 직원은 나뿐만이 아니야.'


 "냐핫?! 이, 이건 설마!"
 당황한 시키의 시선이 프로듀서로부터 떨어진다. 시선이 향한 곳은 해독제가 들어있던 유리병이 날아간 곳. 하지만 수많은 아이돌들이 한데 쓰러져 엉켜있기에 누가 누구인지 천재인 그녀라고해도 단번에 파악해내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렇기에,
 "저를 얕봤네요, 시키양."
 쓰러진 아이돌들 사이에서 천천히 일어나는 치히로씨를 보았을 때, 그녀는 전율했다.
 "치, 치히로... 씨!"
 "평범한 사무원... 이라고 저를 경시하고 경계하지 않았던 것이 당신이 패배한 이유..."
 "그럴리가... 아무리 내가 만든 해독제라고 해도 이렇게 빨리 효과가 날 리가 없는데?!"
 "스타드리의 제작자가 누구라고 생각하시는 거죠?"
 "!"
 "이기기 전부터 승리해있는 것은, 과연 누구쪽일까요?"


 "자아, 2라운드의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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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키냥은 왠지 쓸 때마다 개그 쪽이나 에로 쪽으로 치우치게 되버리는 거 같습니다. 달달하게 써주지 못해서 미안해, 시키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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