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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4] 의도치 않은 은닉 (중편) {재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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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7-06, 2019 15:52에 작성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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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사고회로가 다시 움직이고, 현실을 직시하게 되었다.
지금, 내 눈 앞에는 머리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있는 츠리이 씨가 있다.
그리고 옆에는 벌벌 떨고 있는 이가라시 쿄코.
그러면서 필사적으로 자신이 한 것이 아니라고 한다.


" 저, 저는 정말 아니라고요!... 아니에요... "


프로듀서로서, 쿄코의 말을 믿어주고 싶다.
하지만, 아무래도 그럴 수는 없을 것 같다.
심하게 흔들리는 동공, 갈수록 작아지는 힘없는 목소리.
그리고 무엇보다, 쿄코의 옷이 아주 순간의 몸싸움의 흔적을 보여주고 있었다.


" 쿄코, 정말 네가 아니야? 내 눈을 보고 말해봐. 정말 아니야? "


" .........."


강력하게 항변하던 쿄코는 그 순간 입을 다물었다.
내가 알기로는 쿄코는 뻔뻔하게 거짓말을 할 사람이 아니다.
특히 자신과 가까운 사람에게는 더더욱.


" .......이 사람이... 저를 덮치려고 해서... 나도 모르게 밀쳤더니... "


쿄코가, 당황하여 츠리이 씨의 몸을 밀쳤다라.
확실히 츠리이 씨는 체격이 마른 편이라, 더더욱 덮치려고 하는 상황에서 갑자기 밀침을 당한다면 뒤로 넘어갈만도 하겠다.
그 뒤에 장식용 돌조각이 있었고, 또 아주 강렬하게 넘어진 것이 운이 없는 점이지만 말이다.


이러고 생각만 하고 있을 시간이 없다.
일단 나는 무릎을 꿇고 츠리이 씨의 목에 손을 갖다 대었다.


" ......... "


쿄코는 숨을 죽인 채 그저 지켜만 보고 있다.
아마 속으로는 '제발 죽지 않았기를'이라고 빌고 있을 것이다.
아무리, 정당방위여도 결국 자신이 사람을 죽인 것이라고 믿고 싶지는 않을 터이다.
그래, 쿄코와 같이 심성 여린 아이들은 특히나 더 그럴 것이다.


" 흐음...... "


잠시 집중하여 맥을 잡아본다.
그리고 동공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눈을 벌려보기도 하고, 심장 소리를 들어보기도 한다.
나는 이내 얼굴에 미소를 띄웠다.


" 괜찮아, 쿄코. 다행히 츠리이 씨가 돌아가신 것을 아닌 것 같아. "


" 저, 정말인가요? "


" 그럼! 잠깐 지혈만 하면 될거야. "


파랗게 질렸던 쿄코의 얼굴은 그제서야 돌아왔다.
마음 속으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 쿄코, 너는 네 방으로 돌아가있어."


" 네? 하, 하지만 깨어나시면 사과를 해야...."


" 사과는 무슨. 이건 순전히 츠리이 씨 잘못이야. 이 사람이 깨어나면 내가 한 소리 좀 해야겠어. 그러니 먼저 들어가있어. "


쿄코는 우물쭈물하다가, 결국 나의 말대로 별관 문을 나섰다.
하지만 그 얼굴에서 불안함은 아직 사라지지 않은 듯했다.
그렇지만 발걸음을 보니 마음이 조금이나마 가벼워진 모양이다.
결국 츠리이 씨는 죽지 않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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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츠리이 씨는 죽지 않았다라.
죽지 않기는 개뿔.


츠리이 씨는 이미 체온이 계속 내려가고 있는 상황이다.
살리고 말고 할 것도 없는 상황이었다.
내가 보기에는 뒷머리가 돌에 깨져 거의 즉사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15살 소녀의 몸을 탐하던 타락 부자는 비참히 생을 마감한 것이다.


쿄코는 단지, 단지 이 사람을 밀어넘어뜨린 것뿐이다.
결코 정당방위로라도 사람이 죽인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
누군가를 죽였다는 그 죄책감.
물론 이성적으로 보았을 때, 그 책임은 쿄코에게 있지 않지만,
과연 쿄코가 그렇게 모든 것을 잊을 수 있을까?


그 때 츠리이 씨를 밀었던 그 두 손을 보면서,
"나는 단지 정당방위였을 뿐"이라며 합리화마저 할 수 없을 정도로 그 아이는 착한 아이다.
나는, 내 아이돌이 그런 고통 속에서 살아가게 내버려둘 수 없다.
그래, 그렇게 내버려둘 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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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날씨가 다소 안 좋아진 듯하다.
시간이 오후 10시를 넘었으니 어두운 것을 당연하지만, 그 어두움이 구름에 둘러싸여 더욱 깊어지는 것만 같았다.
그렇지만 이런 어둠 속에도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그저 침대 위를 뒤척이며 창 밖만 바라볼 뿐이다.


" ....왜 그래, 치에리? "


옆에 누워있는 카렌 쨩이 등을 돌린 채 물어본다.
그러는 카렌 쨩도 오늘 밤은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나 보다.


" .....왠지 쉽게 잠에 들지 못하겠어.. "


조금 들뜬 것일까.
왜인지는 모르지만 심장이 두근두근 거린다.
촬영을 위해 낯선 곳에서 밤을 보내는 것도 이제는 익숙해졌을텐데.


.......이건.. 여자의 감일까?
마치 무언가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일어난 것만 같은 기분이다.
그렇게 불안 속에 눈을 뜨고 지내다...


" 잠깐, 혹시 쿄코 봤어? "


갑자기 카렌이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고보니 쿄코 쨩이 몇 시간 째 보이질 않는다.
벌써 오후 10시다.
이 시간이 될 때까지 여자아이가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은 조금 불안한 사실이다.
리이나 쨩은 바람이라도 쐬고 오겠다고 말을 하고 나갔지만, 쿄코 쨩은 그런 말도 없이 굉장히 좋지 않은 안색으로 밖으로 나갔다.
혹시 무슨 일이라도 생기진 않았을까?


" 우, 우리 쿄코 쨩 찾으러 나가볼까? "


그러나 그럴 필요는 전혀 없었다.
그 말을 마치기 무섭게 쿄코 쨩이 우리 방문을 열고 들어왔기 때문이다.
몸을 부르르 떨면서, 얼굴은 창백해진 채 말이다.


" ..... "


누가봐도 정상은 아닌 상태였다.
쿄코 쨩의, 정신이 나가버린 듯한 그 모습에 오히려 나와 카렌 쨩이 흠칫할 정도였다.


" 쿄, 쿄코 쨩! 무슨 일이라도 있었어? "


" ............... "


쿄코 쨩은 아무 말 없었다.
아무래도 스스로 말해주기 전까지는 말하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카렌 쨩은 그런 쿄코 쨩의 얼굴을 예리하고 눈빛으로 유심히 보고 있었다.
카렌 쨩은 쿄코 쨩과 눈을 마주치고 섰다.


" 쿄코, 잠시 나와 이야기 좀 하자. "


" ..... "


쿄코 쨩의 눈은 여전히 흔들리고 있었다.
무언가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입은 우물쭈물하고 있었다.
애써 카렌 쨩의 눈을 피해보려고 하지만 카렌 쨩은 쿄코 쨩을 놓치지 않았다.


" 쿄코! 피하려고 하지마. 너 정말 상태 이상하다고!"


" 쿄, 쿄코 쨩! 무언가 고민이 있다면 도와줄게! 우, 우리, 동료잖아! "


" ......... "


애써 나도 카렌 쨩을 거들어 쿄코 쨩의 입을 열게 해보려 했지만, 쿄코 쨩은 그 상태 그대로 우물쭈물해 있을 뿐이었다.
아무래도, 스스로 이야기하는 것을 기다릴 수밖에는 없다.
그렇게 생각하고 인내심을 가지며 있으려 했는데....


" .......혹시 츠리이인가 뭔가 하는 사람 때문이야? "


" ....! "


카렌 쨩의 추궁에 쿄코 쨩은 즉각 반응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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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내가 해야할 일은 이미 결정되어 있다.
이 살해현장을 말끔히 치워서 마치 살인이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꾸민다.
그래, 시체는 있지만 '살인'만큼은 없게 하는 방법.
그건 역시 '자살'밖에 없다.
츠리이를 자살한 것으로 만든다.
그렇게 한다면 일은 만사천리이다.


그럼 일단 문제가 되는 것은 무엇일까.
일단, 츠리이 씨의 사인은 의학지식이 없는 나에게도 명백하다.
쿄코에게 떠밀려, 뒤에 있던 저 돌장식에 머리를 부딪혔다.
돌장식과, 츠리이 씨가 쓰려져 있는 카펫은 피범벅이다.


여기서 첫 번째 문제.
뒷통수에 머리를 부딪혀서 죽은 사람을 자살로 위장한다면 당연히 목을 매어서 죽는 것은 말도 안 된다.
아니, 애초에 뒷통수를 부딪혀서 자살하려고 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그렇다면 사고사로 할까?
아니, 사고사로 하면 오히려 더 의심스러울 수도 있다.
쿄코와 츠리이 씨의 접촉은 드러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 타이밍에 사고사라?
경찰들을 어떻게든 의심을 해서 이 사건이 사고사가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할 것이다.


그래, 그렇다면 하나밖에 없다.
쿄코와 츠리이 씨의 접촉을 그대로 인정하자.
그리고 그 접촉에 분노한 내가 츠리이 씨와 다툰다.
내가, 츠리이 씨에게 경고한다.
'쿄코를 건드린 사실을 매스컴에 폭로할 것이다.'
그 말에 충격을 먹은 츠리이 씨가 자살.


하지만 역시 뒷통수를 부딪혀서 자살하게 하는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
대체 어떻게 해야....


.............응?
지나치게 고요한 별관 주변에서 무언가 기묘한 소리가 들린다.
단시 소리의 존재만을 눈치챌 수 있을 정도의 조용한 소리.
처음에는 그냥 날짐승 소리인가 싶었지만,


" 여기지? 츠리이 씨의 별관이. "


이건, 호죠 카렌의 목소리!
어째서 저 아이가 이런 곳에?
게다가 방금 발언은 지금 다른 한 명과 또 동시에 있다는 소리이다.


아직 피는 닦아내지도 못했고 시체도 계속 이 자리에 있는 상황이다.
이 상황을 들키면 최악이다!
쿄코는 결국 살인자가 되어서 경찰의 심문을 받게 될 것이다!
물론 정당방위라 벌은 받지 않겠지만 죽지 않았다고 믿은 츠리이 씨가 자신 때문에 결국 죽었다는 것에 충격을 받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그 죄를 내가 뒤집어 쓸 수박에 없는 것인가?
아니다, 조금 더 좋은 방법이 있을 것이다.
쿄코와 내가, 그 누구도 상처받지 않고 도달하는 해피 엔딩이 있을 것이란 말이다.
조금만 머리를 굴리자, 사이토 요시테루!
지금 이렇게 고민하고 있는 사이에, 별관의 초인종은 벌써 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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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 흐흐흑... 흐윽.. ."


모든 것을 폭로한 쿄코 쨩이 가슴을 부여잡고 울부짖고 있다.
어둑어둑한 밤에 쿄코 쨩에게 온 메시지.
거기에는 쿄코 쨩을 이 별관으로 불러내려는 한 괴물의 탐욕이 담겨있었다.
아무것도 모른 채 별관에서 온 쿄코 쨩를 그 괴물은 대뜸 덮쳤다.
츠리이라는 포악한 남자가 자신을 희롱하려 하여 무심코 그 남자를 밀었더니,
그 남자는 쓰러져 기절하였다... 라는 이야기였다.


쿄코 쨩 같이 순수하고 연약한 여자 아이에게 그런 짓을 했다니.
이 일은 절대 그냥 넘겨서는 안된다.
이건 우리가 적극적으로 항의를 해야 하는 일이다!


카렌 쨩도 쿄코 쨩의 고백에 분노한 것 같았다.
그리고 카렌 쨩과 나는 눈을 마주치고 서로 고개를 끄덕였다.
츠리이 씨를 직접 찾아가서 이 일에 대해서 따져야겠다고 합의한 것이다.
그렇기에 이렇게 어둑어둑한 밤에 일부러 이 별관까지 온 것이다.


" 쿄코 쨩, 걱정 마! 우리가 지켜줄테니까! "


아직도 벌벌벌 떨고 있는 쿄코 쨩이 불쌍하기 그지 없다.
우리 동료를 이렇게 만들다니, 절대 용서할 수 없어!


카렌 쨩은 별관 문 앞에 서서 초인종을 누른다.
띵동하는 맑은 소리가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게 산 속에 울려퍼진다.
그 파렴치한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해진다.
그런데 그렇게 기다리고 있는데,


" 아앗! 거기 서! "


쿠당탕탕하는 시끌벅적한 소리.
그리고 무언가를 박차는 소리까지 들리고, 사이토 프로듀서의 목소리도 같이 들려왔다.


" 프, 프로듀서 씨! 무슨 일이에요! 프로듀서 씨! "


쿄코 쨩은 놀라 바로 문 앞을 강하게 두드린다.
혹시 그 남자가 사이토 프로듀서에게도 무슨 짓을 한 것은 아닐까!
아니, 상당히 일리 있는 추론이다.
쿄코 쨩을 성폭행하려는 남자를 사이토 프로듀서가 그냥 내버려 둘리는 없다.
그렇게 덤벼는 사이토 프로듀서를 해하려고 한 것이 아닐까.
무슨 일이 있어도 그것만큼은 막아야 한다!


방금 그 큰소리는 아마 문을 걷어찬 소리인 것 같다.
그렇다면, 이 별관에 후문이 있는 것이 아닐까.


" 치에리! 쿄코! 여기 다른 문이 있어! "


카렌 쨩이 가리킨 곳에는 역시 문이 있었고, 문은 누군가에게 차인 듯 활짝 열려있었다.
그리고 거기서 달려 나오는 한 사람.


" 너, 너희들! 츠리이 씨 못 봤어? "


" 에, 에? "


갑작스러운 말에 아무 말도 못하고 당황해버린다.
설마 츠리이 씨가 뒷문을 박차고 도주한 것인가?
쿄코 쨩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사이토 씨에게 다가간다.


" 프, 프로듀서 씨... 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 "


사이토 씨는 머리를 쥐어뜯으며 바닥에 주저앉아서는 침울한 표정을 짓는다.
마치 자신을 책망하는 듯한 자세였다.


" 젠장.... 그 사람에게 이 일에 대해서 매스컴에 공표하고 법적인 책임을 물을 것이라 하더니 얼굴이 사색이 되어가지고는... "


" 그대로 도망쳤다는 이야기야? "


카렌 쨩은 여전히 냉정한 눈빛으로 사이토 씨를 쳐다보았다.
사이토 씨는 그 눈빛을 보고 왠지 다소 놀란 듯했지만 다시 고개를 숙이며 중얼거린다.


" 내가... 내가 너무 강하게 비난했는지도 몰라... 그 사람... 분명 겁먹어서...! "


" 아, 아니에요! 사이토 씨는 잘못한 거 없어요. 그 사람이 나쁜 거예요! "


나는 상심한 사이토 씨를 위로해주었다.
그래, 애초에 잘못을 한 사람이 나쁜거지 그것을 책망한 사람이 나쁜 것이 아니야.
그렇게 일을 저질러놓고 겁먹어서 도망가다니, 정말 비겁한 사람이야!


카렌 쨩은 우리의 말을 듣는지 안듣는지, 열린 후문 안에 비치는 별관 내부만 바라보고 있다.
그러더니 아무 말 없이 별관 안으로 들어갔다.


" 흐음....... "


카렌 쨩은 내부를 이리저리 둘러본다.


 
" 저, 저기... 호죠 씨? 무, 무슨 일일까요? "


어느새 카렌 쨩을 뒤따라 간 사이토 프로듀서가 카렌 쨩에게 말을 건다.


" 아니... 그냥. 뭔가 걸리는 것이 있어서. "


카렌 쨩은 바닥을 보고, 주변에 있는 물건들을 둘러보더니 이내 밖으로 나왔다.
그나저나 이 일을 어떻게 해야 하지?


" 저, 저는 일단 츠리이 씨를 좀 찾아보겠습니다. 만약 그렇게 뛰쳐나갔다가 산 속에서 길을 잃으셨다면 큰일나니까요."


자신에게 해를 끼친 사람마저 걱정하는 그의 태도는 본받을만하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그 사람은 분명 큰 죄를 저질렀으니 그렇게 찾아낸 다음에는 반드시 경찰에 신고를 해야겠지.


" 우리는 이만 돌아가자, 쿄코 쨩. 아! 카렌 쨩도 빨리 돌아가서 쉬자! "


이런 불행한 일이 있지만, 그래도 내일 일이 취소될 것 같지는 않다.
조금이라도 쉬기 위해서, 그리고 쿄코 쨩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가라앉기 위해서는 휴식이 필요할 것이다.
우리는 숙소로 돌아가서 몸과 마음을 달래기로 하였다.
츠리이 씨는 사이토 씨에게 맡기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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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잠시 소름이 등줄기에 타고 올라오면서 식은 땀으로 흘러내렸다.
결론적으로는 성공이다.
그의 자살 동기를 그 세 명에게 충분히 전달했다.
만약 시체로 발견된다면 그 아이들이 증언해주겠지.
문을 스스로 박차고 나가고, 그 뒤에 이어지는 연기는 스스로 생각해보아도 훌륭했다.


다만, 호죠 카렌의 행동이 눈에 띌 뿐이었다.
여전히 그 아이는 나를 마음에 들지 않아 하는 것 같았다.
그렇지 않고서는 굳이 별관 내부까지 들어올 필요는 없었으니까.
다행히 미리 처리를 해놓았다.
피 묻은 돌 장식은 문을 박차고 나올 때 나무 사이로 던져넣었다.
그리고 시체는 피묻은 카펫으로 둘러서 세로로 세워놓고 그것을 다른 서랍장 같은 물건 사이에 끼워넣었다.
위에서 바라보지 않는 이상 그건 단지 둘려있는 카펫일 뿐이다.


나는 던진 돌 장식을 다시 줍고, 카펫을 다시 펼쳐 시체를 드러내었다.
자, 이제부터 다시 생각해보자.
다행히 인멸해야할 증거는 세 가지 뿐이다.
피 묻은 돌 장식, 피 묻은 카펫, 그리고 시체.
나머지 증거들은 굳이 있어도, 어차피 쿄코와 내가 여기에 온 것을 인정하는 이상 의미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상당히 어렵다.
돌 장식은 그렇다 쳐도 카펫과 시체는 어떻게 하지?
먼저 카펫은 루미놀 반응을 검사하면 금방 혈흔이 발견되기 때문에 절대 여기 그냥 놔둘 수는 없다.
그렇다고 카펫 같은 것이 산 속 어딘가에서 발견되면 당연히 수상하게 여겨진다.
또한 이것을 조그마한 조각으로 잘라도 뿌리기에는 시간과 도구가 부족하다.


그리소 가장 문제는 시체.
만약 함부로 암매장하다가 발견되었을 때는 이것이 살인임을 반대로 입증하는 셈이다.
어차피 자살로 위장하기 위해서는 시체가 발견되어야 한다.


그 아이들이 떠나고  문 밖에서 다시 찾아온 고요 속에서 한참을 고민하다가, 문득 내 귀에 어떤 조용한 소리가 흘러 들어왔다.
그래, '흘러' 들어왔다.
나의 민감해진 청력을 틈타, 언제나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는 '그것'의 소리가.
.........그것은 바로 폭포였다.


=========================ㄷ======================================

이제 2편만 더 하면 새로운 글로 가겠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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