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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차로 @ 3(renew@l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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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6-17, 2019 04:31에 작성됨.

전차로 @

3 – 첫 경험

 

게이세이우에노역.

이치카와마미역의 메시지를 전달받은 사람들의 시선이 전광판에 향해 있었다. 전광판에 나타난 모습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타다유키가 잡히다니... 말이 되는 소리야?”

“저 3500계에 뭐 달아놓은거 아니지?”

 

당황한 것은 Y 프로듀서도 마찬가지.

 

“켄타, 연습시킬때 뭐 특이사항 없었어?”

“그다지...?”

“근데 2주동안 특훈시킨게 저 정도야?”

“그러게... 그때 봤을때 3폐색정도 벌어질 줄 알았는데 어떻게 된건지 나도 모르겠네...”

 

당황한 것은 타다유키도 마찬가지였다.

 

3500계가 저렇게 빠르다고? 직선에서 잡을 차량이 없었는데... 설마...!’

 

————————————————-

 

“잘 봐.”

 

Y 프로듀서의 태블릿에는 엑셀이 띄워져 있었다. 거기엔 숫자열 2개가 적혀있었다.

 

“왼쪽이 우즈키의 랩타임 기록. 오른쪽이 이 구간 최고기록 당시의 랩타임. 타다유키씨는 게이세이 최고의 운전수라 이 구간 기록을 가지고 있어.”

 

그리고 Y 프로듀서가 두번째 줄의 숫자와 네번째 줄의 숫자를 손으로 가리켰다.

 

“확실히, 3500계는 3050계에 비해 출력이 낮은건 맞아. 두번째 줄은 닛포리역 - 스미다강 구간, 네번째 줄은 센주오하시역 - 아오토역 구간인데 알다시피 이 둘은 게이세이 본선 내에서 직선코스야. 가속력으로 갈리는 구간이기에 우즈키 쪽이 기록이 낮은 건 당연해. 근데 나머지를 보면...”

 

Y 프로듀서가 말을 잇는 찰나, 켄타가 무언가 느낀 듯 Y 프로듀서의 입을 막았다. 전광판을 지켜보던 사람들의 시선이 Y 프로듀서에게 향해 있었다.

 

“지금은 눈이 많으니 조금 있다 이야기하자고.”

 

Y 프로듀서도 시선을 의식했는지 수첩을 집어넣고 전광판을 바라보았다. 타다유키가 게이세이니시후나역 구내를 통과하고 있고 우즈키는 다시 2폐색 뒤에서 쫒아오는 상황이었다.

 

——————————————————

 

‘어떤 열차를 운전하건 승패를 가르는 것은 어떻게 운전하는 것이다.’

 

——————————————————

 

타다유키는 일단 우즈키를 따돌린 것에 안도했으나 가이진역을 통과한 이후 무언가 불안해하고 있었다. 아오토 - 게이세이타카사고 구간에서 고물차로 격차를 줄인 것만 봐도 확실히 처음하는 실력이 아니란 걸 직감했다. 타다유키는 이 다음에서 얼마나 벌리느냐에 따라 이 레이스의 향방이 힘든 레이스가 될지, 아니면 느긋한 레이스가 될지 결정될 것이란 걸 인지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생각하는 타다유키의 눈에 후나바시 헤어핀 구간의 초입부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후나바시 헤어핀... 내가 여기서 최고가 될 수 있었던 것도 사실상 이 코스에서의 시간감축이 큰 힘이 되어준 덕이지. 과연 이 친구는 어떻게 돌지 봐야겠구만.’

 

후나바시 헤어핀은 보통 5개의 커브로 이루어진 구간을 통칭하는 경우가 대다수이지만, 이중 가장 중요한 구간은 게이세이후나바시역과 다이진구시타역 사이에 있는 반경이 작은 커브의 연속구간이다. 여기서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관건이었다.

 

물론, 많이 지나다녀본 타다유키와 그의 3050계는 빠른 속도로 이 구간을 돌파했다. 본인이 가진 최고 랩타임 기록을 본인이 다시 갈아치울 정도였다. 그러나...

 

“여기는 다이진구시타역! 3500계가 무시무시한 속도로 통과!”

 

———————————————————

 

“시속 155km... 이제까지 저 시속으로 통과한 사람은 타다유키말곤 없지 않았어?”

“아니, 이번이 세번째일걸?”

“맞다, 그 사람이 있었지...”

“그나저나 그럼 3500계 운전자는 대체 어떤 사람이란 말이냐...”

 

Y 프로듀서도 넋을 놓은 건 마찬가지.

 

‘내가 괴물을 데려온건가...?’

 

그러거나 말거나 타다유키의 열차는 게이세이쓰다누마역을 통과하고 있었다. 우즈키는 한 폐색 뒤에서 쫒아오는 형국이었다. 그러나 우즈키는 조금씩, 남들이 알아채지 못하게 조금씩 그 거리를 좁히고 있었다. Y 프로듀서 또한, 우즈키가 조금씩 거리를 좁히고 있다는 것을 파악했다. 옆에서 운전하는 모습을 봐야 알 수 있겠지만, 지금은 그저 잘 버티길 비는 심정이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켄타는 Y 프로듀서 옆에 앉아서 생수병을 따서 마시고 있었다.

 

“근데 잠깐 생각해보니까 우즈키가 탄 열차, 폐차 10주 남겼다고 하지 않았어?”

“그건 그렇지. ?”

“혹시 모터 뭐 달았는지 알 수 있어?”

“구형 토요제 모터. 타다유키씨가 운전하는 거랑 출력이 아마 5배 넘게 차이날걸? 어차피 60년대에 만든거라 곧 버릴 모터이긴 하지만.”

 

Y 프로듀서는 잠자코 화면을 보고 있었다.

 

—————————————————————-

 

‘저 3500계 운전수, 무섭네... 분명 이름이 우즈키라고 했던가...? 아이돌 연습생이 저런 실력을 갖고 있다니... 3500계에 귀신이 씌였다고 해도 믿겠네.’

 

타다유키가 가쓰타다이역을 통과하면서 뒤를 문득 바라보았다. 3500계가 저만치 눈에 보였다. 우즈키는 후나바시헤어핀을 돌때보다 더 가까운 거리에서 쫒아오고 있었다.

 

‘유카리가오카... 가쓰타다이역 지날때부터 뭔가 후끈후끈한데...’

 

뭔가 이상함을 느끼던 우즈키였다.

 

“잠깐...!”

 

Y 프로듀서도 뭔가 이상한 걸 발견했다.

 

“켄타, 지금 게이세이나리타역에 연락해줘. 방금 적은 거 줄테니 여기 적힌대로 해달라고 해줘.”

“으응...? , 알겠어.”

 

‘우즈키... 괜찮은거냐...?’

 

Y 프로듀서는 지긋이 손수건을 입에 잘근잘근 물고 있었다.

 

————————————————————

 

“여기는 게이세이우스이, 3500계가 3050계를 거의 다 잡았다! 현재 4량차이로 3050계가 앞서고 있음!”

 

이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게이세이우에노역의 사람들은 충격과 공포의 반응을 보였다.

 

“설마 지는거야?”

“너가 그런 불길한 말을 하니까 진짜로 진다고?”

밀리애니보단 낫지…”

“그건 금기어라고?”

그나저나 아이돌 연습생이 이런 능력이...!”

 

타다유키도 3500계의 구동음이 가까워지는 걸 인지하고 있었다. 다만 게이세이사쿠라역 이후 나리타까지의 곡선 구간에서 어떻게 버티느냐가 고민이었을 뿐이었다.

 

‘우스이 대 헤어핀, 시스이 커브... 이 둘에서 어떤 행동을 보일거냐... 3500...’

 

———————————————————

 

“아까부터 뭔가 이상하지 않아?”

“뭐가?”

3500계가 거의 잡은 이후로 간격에 거의 변화가 없는데?”

“뭔 소리야?”

“잘 봐. 게이세이우스이역에서 4량 차이로 뒤쳐져있잖아? 근데 이후로 계속 4량 차이를 유지하고 있잖아? 지금 소고산도역을 지나고 있는데도 4량차이야.”

“잠만... 그러네?”

 

Y 프로듀서도 이 역시 인지하고 있었으나, 우즈키의 실력에 믿어보기로 한 모양이었다. 켄타도 그 의미를 알아챘는지 조용히 관전하고 있었다. 이상한 것을 느낀 건 현장의 타다유키도 마찬가지였다.

 

3500계는 역전할 기회가 있으면서 왜 역전할 생각이 없는건가... 아니면 아직 기회가 안 왔다고 판단하는 건가?’

 

어느덧 레이싱은 고즈노모리역을 지나 마지막인 게이세이나리타역을 눈앞에 목전에 두고 있었다. 타다유키도 두개의 커브만 지나면 된다는 일념하에 마스콘을 내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타다유키의 예상과는 다르게 경주가 전개되기 시작했다.

 

2폐색 통과, 현재 2칸정도 3050계 선두!”

3폐색 통과, 현재 1칸정도 3050계 선두!”

4폐색 통과, 현재 차이없음!”

 

폐색별 상황의 전개에 따라 운전자들의 얼굴에 경악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다들 괴물을 보는 표정이었다. 첫번째 커브를 돌았을 때 따라잡힌 현장의 타다유키도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흡사 귀신을 본 사람처럼. 그러나 이 표정도 잠시, 두번째 코너로 들어가는 순간... 게이세이나리타역에서도 들렸다고 전해지는 엄청난 굉음이 울렸다. 그와 동시에 타다유키는 고개를 돌렸다. 그의 눈에 들어온 건, 의외로 3500계가 아닌 시뿌연 회색 빛 연기였다. 한편 타다유키가 회색 연기에 어리둥절해하는 사이, 우즈키는 갑작스런 모터 블로우 사태에 대해 허둥대고 있었다. 그러나 타다유키는 3050계에서 난 소리가 아닌 걸 확신했다. 연기는 옆 열차에서 나고 있었다. 침착하게 마스콘을 다시 내리기 시작했다.

 

“뭐야뭐야, 3050계야? 아니면 3500계야?”

“저기 3500계 모터 나간거 아니야?”

“선두에서 저런 사고나면 거의 끝난 거 아니야?”

 

그러나, 우즈키는 모터 블로우가 났음에도 불구하고 마스콘을 최대로 내렸다. 계기판에 표시된 터진 모터는 하나, 모터가 하나만 나갔으니 아직 구동을 넣어도 된다는 판단이었다. 게이세이나리타역 플랫폼 앞 신호기, 3500계와 3050계가 동시에 통과했다. 이내 3500계는 두번째 폭발음과 함께 멈춰섰다. 열차 중간에는 이미 불이 붙었다. 레이싱을 감상하던 역무원들이 헐레벌떡 소화기를 들고 열차 안으로 뛰어들었다.

 

 

 

그 와중에 게이세이우에노역에서는 마지막 폐색 진입시간을 놓고 누가 먼저 들어왔느냐 하는 문제로 난리였다.

 

3050계야? 3500계야?”

“그냥 전화걸어서 물어봐봐...”

“나리타에서는 뭐래?”

 

게이세이나리타역도 난리인건 매한가지였다. 열차가 불 붙은채로 들어오는 일은 흔치 않은 일이었다. 거기다 사쿠라기초 사건이후 모든 회사마다 화재 대처 메뉴얼에 따르는게 정석이 된 상황에서 게이세이 전철에서 차내 사고는 거의 없었던 일이었기에 당황한 역무원들도 많았다. 다행히, 불길은 금방 사그라들었다.

 

—————————————————

 

“우즈키! 괜찮니?”

“네, 프로듀서! 괜찮아요!”

 

Y 프로듀서는 나리타로 가서 바로 우즈키를 찾았다. 우즈키를 찾자 Y 프로듀서는 우즈키를 향해 뛰어가 우즈키를 꼭 껴안았다. 그러고는 바로 주저 앉았다.

 

“걱정했잖아...! 미안해... 내가 너를 사지에 내몬것같아...! 미안해...”

 

Y 프로듀서가 흐느끼는 목소리로 울고 있었다.

 

“괜찮아요... 프로듀서는 프로듀서로서의 선택을 한거잖아요?”

 

우즈키가 Y 프로듀서의 등을 토닥이면서 말했다.

 

“그나저나 너도 대단하구나... 모터 하나 나간 상황에서 그걸 다 몰다니...”

“사실 어느 순간부터 운전석이 너무 더워서 그렇게 무리 안한거에요. 진짜 올렸다면 아마...”

 

우즈키가 말을 잇지 못했다.

 

“그래... 고생 많았어.”

 

결과는 신호기 통과시간 기준으로 둘이 동일한 시간에 통과한 것으로 처리되어 무승부로 끝나게 되었다. 타다유키로서는 체면을 유지하고, 우즈키로서는 좋은 경험이었으니 서로에게 나쁘지 않은 셈이었다. 타다유키가 결과를 보고 돌아서는 우즈키를 보고 불러세웠다.

 

“시마무라 우즈키라고 했나...? 좋은 레이싱이었다. 근데 열차를 한 두번 몰아본 솜씨가 아니던데, 혹시 어디서 몰아봤는지 물어봐도 되겠니?”

“아, 타다유키씨, 좋은 레이싱 감사합니다. 이번이 처음일거에요.”

처음 실력이라일단 알겠다. 오늘 좋은 승부였다.”

 

타다유키는 모자를 벗고 홀가분하게 열차에 올라탔다.



@리뉴얼은 계속 진행하고 있습니다

은@전 기준으로 진행되다보니 진척이 많이 느려졌네요

그래도 저는 아직 이거 꽤 재밌는 소재가 되리라 생각중입니다

둘을 아마 번갈아가면서 쓸거 같네요


잘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우즈키의 레이싱은 이 노래를 들으면서 썼습니다 제생각엔 의외로 잘 어울리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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