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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 4일째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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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5-31, 2019 03:54에 작성됨.

치히로: (걱정했던 게 손해 볼 정도로 밝은 문자네요 하지만 우울한 것보단 낫겠지?
일단 빨리 답장부터 해야겠네요 계속 휴대폰만 보고 있으면 아이들이 의심할 테니까)
휴대폰을 무음으로 설정하고 답장을 입력하면서 책상 바깥쪽을 힐끗였다.
사무실은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분명 자기 말고 다른 사람들이 있는데도,
누가 와도 일이 끝나고 나가도 아무런 말을 하지 않는다 마치 관심이 없다는 듯
단 한 명의 부재가 이런 분위기를 만들어버렸다.

치히로: (프로듀서의 집에 들러서 게임기랑 갈아입을 옷도 챙겨야겠네.)
하지만 치히로는 개의치 않았다 익숙해진 건지 아니면 자기도 동화된 것인지.
띠링띠링 문자가 왔다는 진동과 함께 소리가 울리자 프로듀서와 프레데리카는 휴대폰 화면을 동시에 쳐다봤다.

치히로: '병원은 할일이 없어서 심심하겠네요 집에 들러서 가져올테니 기다려주세요
갈아입을 옷도 몇개 챙길게요.'

P: "와~ 게임기가 온다. 근데 옷은 갈아입긴 해야겠네 계속 입었으니 냄새도 날 테고."

프레데리카: "치히로 씨는 프로듀서의 집에 어떻게 들어갈 수 있는 거야?"

P: "내가 복사키 줬었거든 언제든지 놀러 오라고."

프레데리카: "언제부터 그런 사이였던거야."

P: "아니, 그 정도까지는 아니야 순수 일동료라구! 치히로 씨랑 나는 프로젝트를 같이 한 멤버니까
왠지 모르게 정이 있어서 그냥 가족이지 뭐, 그래서 내가 자취를 시작했을 때 준거였어
혼자 산적은 없으니까 외로워서."

프레데리카: ".. 정말 오래된 사이란건 알겠네 그정도라면 이해할게.
프로듀서는 도어락 안써? 비밀번호 입력하는거."

P: "예전에 달았던 적이 있었거든? 어느 날 저녁때쯤 문을 열려고 했는데 비밀번호 입력하는 곳이
밀가루로 뒤덮인 적이 있었어 아마 어느 버튼을 누르려는 건지 알아보려고 한 거겠지
그 이후로 바로 도어락을 떼버렸어."

프레데리카: "안 쓰는 이유가 있었구나 범인은 잡혔어?"

P: "아쉽게도 CCTV가 있었는데 구형이어서 화질이 안 좋아 범인 얼굴이 못 찍혔어.
그때 다시 생각해도 오싹해지는 거 있지."

프레데리카: "그에 비하면 열쇠는 가지고만 있어도 집에 들어올 수가 없지 복사를 하지 않는 이상."

P: "맞아 가끔 옛날 것이 좋은 면도 있어, 열쇠로 바뀌니까 그런 횟수가 엄청 줄어든 거 있지."

프레데리카: "아예 줄어든 게 아니라?"

P: "정말 가끔 마유가 열쇠도 없을 텐데 나보다 먼저 집에 들어온 적이 있었어
처음에는 놀라서 신고할뻔했다니까 하하."

프레데리카: "불법 침입이니까 신고해도 당연한 거야 하지만 아이돌이니까 안되겠지 응,
그 아인 가끔 엉뚱한 짓을 많이 한다니까 프로듀서는 곤란하지 않아?"

P: "그래도 계속 보다 보면 귀여워 내가 너무 늦게 돌아오면 침대에서 자다가 억지로 일어나서 마중 나오는 거 있지,
그리곤 졸린 목소리로 떼를 쓴다니까 주인이 늦게 와서 반응하는 강아지 같아."

프레데리카: "나는 절대 익숙해질것 같지 않아 프로듀서는 대단하네.
슬슬 돌아갈까 오래있기도 했고."

P: "벌써? 지금 몇시길래."

프로듀서는 프레데리카의 휴대폰 홈버튼을 눌러 시간을 확인하니 12시 25분을 가리켰다
아쉬운 표정을 지었지만 계속 여기 있을 수는 없었다
다리에 힘을 줘서 일어나 프레데리카가 내민 손을 잡으며 병실로 돌아갔다.

P: "점심 먹고 다시 올라가면 안 돼? 거기 너무 좋아."

프레데리카: "그렇게 마음에 들었어? 하지만 일단 밥부터 먹자."

P: "다 먹으면 가는 거지 그치?"

프레데리카: "갈 거니까 너무 재촉하지 마 다 먹고 약 먹어."

P: "약? 아까는 없었잖아."

프레데리카: "말하느라 깜빡했어 진통제랑 항생제일 거야
3끼 먹고 난 다음 바로 먹으면 돼."

P: "양이 꽤 많은데 며칠 분이야?"

프레데리카: "사흘 치, 졸린 성분은 없다니까 안심해."

P: "응."

아침처럼 똑같이 절반으로 나누고 식사를 시작한다 서로 말을 주고받으니 어느새 식사는 끝이 났다
프로듀서는 아까 받은 약을 먹고 있을 때 프레데리카도 몇 개의 알약을 꺼내 먹었다.

P: "웬 약이야? 프레짱도 어디 아파?"

프레데리카: "아니, 나는 아프지 않는데 의사가 먹는 게 좋다고 해서 준거야.

P: "그래? 전문가가 준거라면 괜찮겠지 한번 줘봐."

프레데리카는 약 봉투를 프로듀서에게 건넸다
전문어가 쓰여있어서 알아보기 힘들지만 몇 개의 단어들은 해석이 가능했다
약의 종류는 대충 진정제와 수면제 그리고 안정제가 들어있었다.

P: (전부 정신과 질환 약인데? 의사선생님이 사고 후유증때문에 챙겨주셨나보다
하지만 프레짱은 평소랑 똑같은데 약의 힘인가?) "수면제가 섞여있네
그냥 옥상은 가지 말자 프레짱이 힘들 것 같아."

프레데리카: "몽롱한 게 그것 때문이구나 그래도 악몽 없이 자니까 좋았어."

P: "의사선생님이 눈치가 좋으시네 거기 앉아있어 이번에는 내가 도와줄 차례니까."

프레데리카: "그 정도까지는 아니야 프로듀서는 환자니까 무리하지 않아도-"

P: "괜찮다니까 비틀거리는 정도지 아예 안 보이는 건 아니니까."

멀쩡한 오른쪽 눈을 톡톡 가리키며 일어나려는 프레데리카를 다시 앉게 하고 화장실로 비틀비틀 걸어갔다
처음에는 시야가 익숙하지 않아 조금만 걸어도 멀미가 났지만 익숙해지니 별거 아니었다
칫솔에 치약을 묻혀 돌아온 프로듀서는 의기양양한 얼굴로 프레데리카에게 칫솔을 건넸다.

P: "어때 괜찮다고 했지?"

프레데리카: ".. 그러네, 그래도 걷는 연습은 좀 해야겠어 계속 비틀거리면 위험하잖아?"

P: "그럼 씻고 나서 연습해볼까.. 좀 도와줄래? 넘어질 수도 있으니까."

프레데리카: "물론이지."

양치를 끝내자 프로듀서는 침대에 걸터앉았고 프레데리카는 침대에서 조금 떨어진 TV 앞에 서있었다
연습 방법은 프로듀서가 프레데리카에게 도달하면 끝, 거리는 점점 멀어지고 현관까지가 종점
처음에는 쉽게 도착했으나 거리가 멀어질수록 프로듀서는 장애물에 부딪히는 횟수가 많아졌다
이유는 왼쪽 시야가 존재하지 않았으니까, 오른쪽에 놓인 물체는 잘 피하지만
왼편에 놓인 장애물은 보이지 않으니 피할 수가 없었다 결국 지쳐버린 프로듀서가 항복 선언을 했다.

P: "더는 못 하겠어 계속 부딪혀서 아프고 특히 왼쪽만, 그래도 이 정도면 잘한 거겠지?"

프레데리카: "처음 시도하는 것치고는 잘했어 계속 연습하다 보면 모든 장애물들을 피할 수 있을 거야."

P: "빨리 그랬으면 좋겠다, 많이 움직였더니 피곤해지네 아직 치히로 씨가 올 시간은 아니니까 한숨 잘까?"

프레데리카: "그 말을 기다렸어 점점 졸리기 시작했거든."

P: "그럼 알람부터 설정하고 얼른 눕자."

프로듀서는 자신의 휴대폰을 켜서 오후 6시 20분에 알람을 설정했다
시간은 치히로의 퇴근시간을 맞춰서 집에 들러서 올테니 조금 늦게 오겠지만,
하품을 연달아하고 졸린 눈으로 옷깃을 잡아당기는 프레데리카
그 모습을 보며 미소를 짓고 같이 침대에 누워 눈을 감는 프로듀서
둘은 눈을 감자마자 한 명은 피로로 인해, 또 한 명은 약으로 인해 잠이 든다.


알람 소리가 들린다 30분밖에 못 잔 거 같은데 벌써 일어날 시간이다
소리가 나는 곳을 향해 손을 뻗는다 졸린 눈을 부비적거리며 일어나자
밖은 밝지만 점점 어두워지고 있었다 하품을 하며 아직 자고 있는 프로듀서를 내려봤다
작은 숨소리를 내며 평온한 얼굴로 누워있다.
거즈를 조심스레 떼어 왼쪽 눈의 상처를 바라본다 상처는 잘 아물고 있었다
흉터는 생겨버렸지만 앞머리로 잘 가리면 보이진 않는다
상처를 조심히 만져본다 처음에는 콕콕 다음은 쓰담쓰담
상처를 만질 때마다 프로듀서의 얼굴이 찡그러져간다 아직은 아픈가 보다
너무 집중했다 이제 프로듀서를 깨우자 거즈를 다시 붙여서 프로듀서의 몸을 흔든다.

프레데리카: "프로듀서 이제 일어나 시간 다됐어."

P: "으음.. 벌써?"

프레데리카: "응, 잘 잤어? 세수 할까 그러면 잠이 깰거야."

P: "..응."

졸린 눈으로 손을 내밀었다 졸리니까 위험하니 잡아달라는 걸까
내민 손을 꽉 잡아 같이 화장실로 향했다 일단 먼저 씻을까,
먼저 씻고 난 뒤 프로듀서의 거즈를 떼어준다
프로듀서는 세수를 시작했지만 상처에 물이 들어가자 따가운지 움찔거리며 앓는 소리를 내었다
다시 시도할 때는 아까보다 물을 조금만 묻히면서 씻기 시작했다
수건으로 상처를 자극하지 않게끔 물을 닦아준다.

P: "아파라, 다음부터 할 때는 물을 조금씩 묻히면서 닦아야겠어
물이 들어갈 때마다 쑤시네."

프레데리카: "그건 고역이겠네 하지만 조금만 더 버텨줄래?"

P: "그게 무슨 소리야?"

프레데리카: "상처를 소독해야 하거든 이리 가까이 와."

P: "... 나중에 하면 안 돼?"

프레데리카: "감염되니까 안돼, 자꾸 멀어지려 하지 말고 빨리 와."

매 맡기 싫어하는 아이처럼 어쩔 수 없이 앞까지 온 프로듀서는 눈을 꼭 감고 다음에 올 고통을 대비했다
소독약이 묻은 솜을 상처에 문지르자 프로듀서는 입에서 비명이 새어 나온다
비명이 입에서 나온다는 걸 깨달은 걸까 손으로 입을 틀어막는다
소독이 끝나자 프로듀서의 눈이 깜빡깜빡 거리고 거친 숨을 내쉰다.

프레데리카: "의사보다 서툴러서 많이 아팠지. 물 줄까?"

P: "ㅇ, 응, 그래도 익슉해지면 괜찮아질 거야
의사선생님보다 손놀림이 거칠다고 할까? 조금만 부드럽게 해주면 좋겠어."

프레데리카: "다음부터는 살살해볼게 그래도 나름 노력했어."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프로듀서에 건네고 새 거즈를 꺼내 붙여줬다
뚜껑을 열어 두 모금 연달아 마셔댄다 정말 시원하게 마신다,
다 마시고 물을 다시 이쪽으로 건넨다 계속 쳐다본 게 목이 말라서 쳐다본 건 줄 아나보다
그런 목적은 아니었지만 마침 목이 말랐으니 마신다
물을 다 마시고 뚜껑을 다시 닫아 냉장고에 넣었더니 병실 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려온다
아.. 벌써 와버렸구나 가슴이 쿵쾅거린다
병실 문을 열어 쇼핑백을 들고있는 그 여자를 본다 기분이 나빠져간다.

치히로: "오랜만이네요 간호일은 힘들죠?"

프레데리카: "처음만 그렇지 이젠 괜찮아 어서 들어와."

치히로: "그럼 실례할게요, 프로듀서 정말 오랜만이에요
어디 아프거나 하진 않으세요 여기 부탁했던 게임기."

P: "보다시피 멀쩡해요 부탁 들어주셔서 고마워요
참, 사무실은 어때요? 다들 기운이 없으면 안될 텐데."

치히로: "음.. 말수가 적어지긴 했지만 평소랑 똑같아요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진 말아주세요."

P: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배고프진 않으세요 같이 밥 먹으러 갈까요?"

치히로: "그것도 좋지만 먼저 옷부터 갈아입으시지 않을래요
그 옷은 제가 가져가서 빨아드릴게요."

P: "그럼 저 샤워하고 와도 될까요? 3일 동안 씻을 수가 없어서 갑갑하네요,
아까 옷 냄새 맡아봤는데 피랑 흙냄새로 가득한 거 있죠?"

치히로: "그럼요 여기 갈아입을 옷이랑 쇼핑백이에요
입었던 옷은 여기에 넣어주시면 돼요."

P: "감사합니다 그럼 빨리 씻고 올게요 프레짱도 잠시 기다려줘."

프레데리카: "응, 그전에 거즈 떼고 가."

P: "아 맞다, 근데 샤워하고 난 뒤 소독해야 돼?"

프레데리카: "응, 아까보단 살살할 테니까 걱정하지 마."

치히로: "너무 조바심 내지 말고 천천히 하세요."

프로듀서는 손을 흔들며 화장실로 들어갔다,
이 사람이랑 같이 있는게 조금 싫지만 표정으로는 들어내진 말자
빨리 샤워를 끝내주길 바라며 화장실 문만 뚫어져라 보고있었는데 갑자기 말을 걸기 시작했다
대답해줘야겠지 무시하면 이상하게 생각할거야.

치히로: ".. 아직도 잠을 못 자니? 의사한테 약을 더 달라고 할까
아까 약보니까 양은 줄었긴 했지만.."

프레데리카: "설마 이 약 부탁한게 치히로씨인거야?"

치히로: "아니, 의사가 이걸 먹으면 좋아질거라고해서 동의한것뿐이야
괜한 참견이었니?"

프레데리카: ".. 아니야, 약을 먹으니까 악몽도 없고 오랜만에 잘 잤어
이건 잘해줬어 꽤 고마워."

치히로: "그렇다면 괜찮겠지 저기, 프로듀서의 반응은 어땠어
눈이 안 보인다는 건 정말 충격적이었을 텐데..."

프레데리카: "처음 상처를 봤을 때는 멍해있었어
그런데 현실을 금방 직시했어 보통 무시하거나 부정하는데 말이야,
어쨌든 힘들어 보이진 않았어 조금 비틀거리지만."

치히로: "..그건 정말로 다행이다 너는 괜찮니?"

프레데리카: "지금 보면 알잖아 잘 하고 있으니까 괜한 말 하지 마."

치히로: "... 나는 정말로 걱정해서-"

프레데리카: "프로듀서나 걱정하는 게 어때? 입발린 말하지 말고
아니면 무슨 꿍꿍이가 있으신가 응?"

치히로: "...."

프레데리카: "하, 없다면 그만이지."

이런 너무 감정에 휘둘렸어 하지만 조용해지니 괜찮아
언제 나오는 걸까 화장실 문이 열리고 깔끔해진 용모와 새로운 양복을 입으며 나온 프로듀서,
한 쪽에는 피가 묻어진 양복이 담긴 쇼핑백을 그 여자에게 건넨다
개운해진 건지 기분이 좋아 보여 소독을 해야 하니까 금세 없어졌지만
아까보다 살살 문지르니 비명이 줄어들었다 아니면 아픔에 익숙해졌거나,
소독을 끝낸 뒤 다시 새로운 거즈를 붙여주었다.

P: "아까보단 많이 안 아파 계속 이런 느낌으로 해주면 될 것 같아."

프레데리카: "참고할게"

P: "많이 기다리셨죠 얼른 밥 먹으러 가요."

치히로: "별로 안 기다렸어요 뭘 먹을까요?"

P: "저는 아무거나 다 괜찮습니다! 뭘 먹어도 맛있을 것 같아요."

치히로: "그게 더 어렵네요 아직 소화가 안될 수도 있으니 간단한 걸로 할게요."

의사에게 외출 허가를 받아 오랜만에 바깥에 나왔다
아직은 쌀쌀하지만 따뜻한 공기가 불어와 여름이 다가오는 게 느껴진다
저녁식사는 자극이 적은듯한 양식 레스토랑,
각각 메뉴를 시켜 식사를 기다렸다 프로듀서는 들뜬 기분을 숨기지 않았다
4일 만에 바깥공기니 얼마나 기쁠까 보는 사람마저 기뻐지는 분위기였다
식사는 금방 나왔다 나는 프로듀서와 그 여자가 얘기하는 걸 말없이 지켜본다
기뻐하는 표정, 안도하는 표정 여러 가지 표정을 보여준다 프로듀서는 정말로 행복해 보인다
괜스레 마음이 아파져간다 왜, 왜 이럴까.
정신을 추스르고 미소를 짓는다 우리 모두 식사가 끝났다
프로듀서의 약을 챙겨주고 돌아가려는 순간.

P: "미안 먼저 돌아갈래? 치히로 씨랑 할 얘기가 따로 있어서 늦어지면 먼저 자도 돼."

뭐? 들으면 안 되는 얘기일까 설마 그만둔다는 건 아니겠지..
그럴 리가 없어 저 여자도 그건 바라지는 않을 테고 만약 그만둔다 하면 말릴 테니까
일단 물러나자 그리고 병실에서 물어보면 되겠지.

프레데리카: "너무 늦게 오면 안 돼 9시까지는 돌아와 알겠지?"

P: "여기 통금도 있었어? 일단 알았어."

치히로: "그래서 할 얘기라는 게 뭔가요?"

P: "저기, 프레짱이 조금 뭐랄까 저한테서 떨어지지 않는다고 할까
그보다 휴가라면 제 간호보다 훨씬 많은 일이 있을 텐데 굳이.."

치히로: "말하고 싶은 게 뭔지 알겠어요 그러니까 하필이면 많고 많은 사람 중에
사고에 휘말린 프레데리카일까 인 거죠?"

P: "바로 그거예요 죄송해요 제가 설명을 잘 못해서."

치히로: "괜찮아요 사실 저도 간병인을 고용하고 싶었지만
프레데리카가 손수 하겠다는 거 있죠 저는 반대했지만 어찌나 고집이 세던지,
결국 포기해서 맡긴 거예요."

P: "그런 거군요 프레짱도 힘들 텐데 저까지 보살펴야 한다니 미안해지네요."

치히로: "그러니까 잘 대해주세요 지금은 프로듀서만 힘든 게 아니니까요,
병원 생활은 어떠세요 지루하시진 않나요?"

P: "조금 그렇지만 옥상에 정원이 있는데 정말로 좋아요
그리고 게임기도 왔으니까 이젠 괜찮아요."

치히로: "정말이지 하지만 오히려 안심이네요
계속 그런 식이라면 회복은 금방 될 거예요."

P: "운전은 못 할 것 같지만요 그래도 일은 열심히 할 거예요."

치히로: "좋은 마음가짐이에요 저는 이제 가 봐야겠네요
그 아이가 기다릴 거예요 빨리 가보세요."

P: "아쉽네요 그래도 얼굴 보니까 너무 좋아요
다음에도 또 놀러와 주세요."

치히로: "물론이죠 그럼 저는 이만 가볼게요."

오랜만에 치히로 씨를 보니까 너무 좋다 빨리 나아서 다른 아이들도 보고 싶어
그런데 상처를 보고 놀라면 어떡하지 어린애들은 충격받을 텐데
.. 그건 나중에 생각하자 지금은 기다리는 프레짱이 있으니까
병실 문 앞에 서니 조용하다 자고 있는 걸까?
소리가 나지 않도록 문을 여니 침대에 걸 터 앉은 프레짱을 발견했다
뭐야 안 자고 있었 구나 나도 피곤하니 옆에 앉아야겠다
앉자마자 뭔가 물방울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뭐지 수도꼭지를 꽉 안 잠갔었나?
화장실에 들러서 확인했지만 물이 떨어지는 소리는 여기가 아니었다
이상해서 다시 침대로 돌아왔고 소리가 들리는 곳을 찾았다
그것은 손가락에서 바닥으로 떨어지는 핏방울 소리...

P: "ㅁ, 뭐야 언제 다쳤어? 잠깐만 휴지가."

화장실에서 휴지 몇장을 뜯어 프레짱의 손가락을 꾹눌러 지혈을 했다
언제부터 다친거지 식당에서는 멀쩡했는데..
일단 의사선생님부터 불러야겠지 치료를 빨리 해야.

P: "거기 앉아있어 내가 의사 선생님 불러올게."

프레데리카: ".. 지 마. 나 괜찮아 이거 별거 아니야."

P: "ㄱ, 그래도, 금방 갔다 올테니까 이거 그냥 내버려 두면 큰일 날 거야."

프레데리카: "괜찮다니까 그러니까 안 가면 안 될까 제발.."

P: "... 알았어. 프레짱 약 먹었어?"

프레데리카: "그거 먹기 싫어."

P: "싫어도 먹어야 돼 약은 원래 먹기 싫지 그치?
먹으면 내가 여기 있어줄게."

프레데리카: "지금 협박하는 거야? 재주도 좋아라~
그런 표정 짓지 말아줘 먹을테니까."

내가 무슨 표정을 짓고 있었을까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건넸더니 약을 꺼내 먹었다
왜 이런 짓을 한 거야 프레짱 의문점이 쌓여가는 도중 내가 너무 힘을 줘버렸다
프레짱은 아픈 표정을 하며 신음 소리를 낸다 당황해서 힘을 푼다

P: "미안 아팠지 나도 모르게 힘이 들어가 버렸어."

프레데리카: "괜찮아 혹시 화난 건 아니지?"

P: "전혀, 그래도 다음부터는 이러지 말아 줘."

프레데리카: "... 응, 미안."

프레짱은 천천히 다가와 안겨왔다 이러면 지혈하기 힘든데,
하지만 거절하진 않는다 피가 침대를 물들여간다
그녀가 잠들 때까지 이렇게 있어주자 그걸 원할 테니까
내가 머리를 감싸며 안아주자 기쁜 듯 놓아주질 않는다
잠이 들 때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 빨리 잠들어주길.


후유증이 심해지는 프레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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