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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즈미우-<콜라보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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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5-27, 2019 21:14에 작성됨.

야구치 미우 say)

프로듀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저랑 아즈키가 이번에 듀엣으로 곡을 부르고 또 유명한 래퍼가 피처링해준대요! 와! 제가 아즈키랑 곡을 부를 수 있다니! 게다가 유명한 래퍼의 피처링이라니, 이거야말로 흔히 말하는 '갓곡' 탄생의 각이 보여요!


다음 날 모든 준비를 마치고 프로덕션 내 녹음실에 왔어요. 들어오자 이번 곡의 작사가이신 'MinDoren'님께서 저희를 반겨주셨어요. 녹음실은 아직 세팅이 다 끝나지 않아서 근처 의자에 앉아있었어요. 그런데 여기서 좀 떨어진 쇼파엔 웬 사람이 앉아있네요. 비니모자 같은 분홍색 복면을 쓰고 검은 반팔 티셔츠를 입은 사람.

저도 놀랐고 아즈키도 놀라서 프로듀서님께 여쭤봤어요. "저 사람은 누구야?" 말씀에 따르면 저 사람이 이번 곡에 피처링을 맡은 래퍼래요. 난 또, 복면 쓰고 있어서 괴한인 줄 알았어요. 자기 이야기를 하는 걸 알았는지 그 사람이 우리에게 와서 말했어요. "Hi, my name is mommy son."

네, 이름이 마미손이래요. 유명한 래퍼라던데 마미손 씨의 나라에서는 꽤 유명한 사람이라네요. 나중에 마미손 씨의 랩을 유튜브로 검색해 찾아봤는데 실력도 꽤 좋으시더라고요. 외국어라서 잘 알아듣지는 못하겠지만 스웩이 느껴지는 뭔가 강렬한 느낌이 있어요.


저희가 부를 곡의 이름은 '플라토닉 인페르노(platonic inferno)', 상대를 너무 사랑하는 화자가 부르는 노래에요. 작사가 'MinDoren'님의 요청에 의하면 '노래에 집착을 섞어야 한다'라고 하셨어요. 조금 더 쉽게 풀어보자면 '앞에는 사랑하는 상대가 있고 뒤에는 지옥의 문이 있다고 생각하고, 마치 금방이라도 상대를 안고 지옥 문에 뛰어들 것 같은 분위기가 나야 한다.'고 하셨어요. 다소 어렵네요. 그렇게까지 누군가를 사랑해 본 적이 없어서 말이죠....그래도 그런 상황을 상상해본다면 그 감정이 조금이나마 잡히지 않을까요?

파트 배분에 따라 1절은 제가 부르게 됐어요. 녹음실에 가서 제 파트를 불렀어요.

"검은 불길로 우릴 감싸줘~불타올라서 이런 내 마음 태워지게!"

제 파트 녹음이 끝나자 디렉터님이 말씀하셨어요. "좋아요! 그거예요. 뭔가 조~금 아쉽긴 한데 다시 한 번 불러봅시다." 해서 다시 한 번 제 파트를 녹음해 보았어요. 두 번째에는 OK사인이 떨어졌어요. OK사인이 의외로 빨리 떨어졌어요.

이제 아즈키가 녹음할 차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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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이 아즈키 say)

미우가 녹음하는 동안 나는 내 파트 가사를 읽어보았어. "너와 나 함께 할 수만 있다면 지옥마저 난 받아들일게...." 가사가 살벌하네.....MinDoren님은 이걸 무슨 생각하면서 썼던 걸까?

고개를 들고 주변을 보니 마미손 씨가 자신의 랩 가사를 쓰고 있는 모습이 보였어. 실력이 뛰어난 분이라고 하니까 어느 정도일지 정말로 궁금해.


미우의 녹음이 끝나고 내 차례가 되었어. 녹음실에 들어가 헤드폰을 끼고 내 파트인 2절을 불렀어. 나는 나름 열심히 했는데 디렉터님 표정이 미묘하시네. 뭔가 잘못됐나? 음이나 박자가 틀린건가?

디렉터님이 버튼을 누르고 말했어. "중간에 '환하게 미소지어' 부분이 약했어요. 다시 한 번 불러봅시다." 그래서 다시 녹음하게 됐지. 3번째에서야 OK사인이 났고.


내 차례가 끝나고 마미손 씨가 녹음할 차례가 되었을 때 나랑 미우는 잔뜩 기대했어. 실력파 래퍼라고 하니까 그 모습이 기대가 되는 거야. 과연 어떤 랩을 선보일지~

인트로가 흐르고 마미손 씨의 랩이 시작됐어.

"사랑한단 그 말 한마디가 스스로 마음에서 난리나. please don't tell me no, 이 고백이 내 목에서 걸리네. 사랑해 사랑해. you make me narcotize...."

역시, 실력자구나, 그것도 엄청난 실력자. 게다가 우리랑은 다르게 디렉터님이 아닌 스스로의 요청으로 재녹음을 하는 저 노련함. 우리는 저 노련함을 꼭 배워야 할 거야. 마미손 씨의 경력이 정확히 어느 정도인지는 잘 모르지만 저 정도의 노련함과 실력의 수준을 봐서 한 10년은 넘게 했던 것 같아. 이런 걸 보고 스웩이라 하는 거겠지.


잠시 후 마미손 씨의 피처링이 끝나고 나랑 미우가 마지막 후렴구를 듀엣으로 부르는 부분을 녹음했어. 이때는 제법 NG가 많이 났지. 호흡을 맞춰가며 노래를 부르는 게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었던 건가? 나는 나 스스로가 이상하게 느껴졌어. 난 프릴드 스퀘어 멤버들과 많은 시간 호흡을 맞추며 노래했었고 그래서 이 일이 능숙해야 할텐데 어째서 오늘따라 이게 어려운 걸까?

심호흡 한번 하고 다시 맞춰가며 노래하니 그래, 이제 잘 되고 있어. 아무래도 아까는 너무 긴장해서 잘 안됐나봐. 화음도 잘 쌓여지고 있고 마무리까지 좋아, 완벽해. OK사인이 단번에 나왔어. 이제 '플라토닉 인페르노'가 공개될 일만 남았네.

"수고하셨습니다!" "모두 수고했어요. 야구치 양도, 모모이 양도, 마미손 씨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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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토닉 인페르노'가 발매되었을 때 세간에서는 큰 호응이 있었습니다. 원래도 매혹적인 목소리를 가진 둘의 보컬에 심장을 때리는 비트와 멜로디, 파격적인 가사, 거기다 유명래퍼 마미손의 피처링이 더해졌으니 어떻게 화제가 되지 않을 수 있겠어요? 전국 각지에서 이 노래가 울려퍼지지 않은 곳이 없었을 정도였습니다.

플라토닉 인페르노가 좋은 결과를 냈기에 미우와 아즈키는 그대로 유닛을 짜게 되었습니다. 유닛명은 [프로젝트:블로썸]이었죠. 프로젝트 블로썸은 전국 라이브 투어에서 오프닝 또는 엔딩곡으로 플라토닉 인페르노를 불렀고 심지어 마미손의 랩파트를 자신들이 소화해내기도 했습니다.

이 곡으로 인해 마미손이라는 래퍼가 일본에서도 알려지며 수많은 인기를 끌었고 마미손의 일본 진출이 수월해지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미시로 프로덕션에서는 마미손의 랩을 듣고 깊은 감명을 받은 나머지 시오미 슈코가 한국으로 건너가 쇼미더머니에 도전하여 일명 '시오미 더 머니'전설을 써냈고 미시로 프로덕션에서는 힙합경연 배틀을 열어 우승자에게 '상무 특제 목걸이'를 걸어주는 일을 했습니다만 그것은 다른 세계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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