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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 않는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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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5-19, 2019 01:23에 작성됨.

.... 아프다.. 머리가 아파. 주변이 너무 시끄러워... 무슨 일이길래 이렇게 시끄럽지?
눈을 뜨자. 머리가 아파서일까 눈을 뜨기 싫어진다 그래도 떠야 해.
힘겹게 눈을 떴다 아쉽게도 한쪽 눈은 떠지지 않았지만.. 오른쪽 눈으로 주변을 둘러보자 웅성거리던 소리가 파악되기 시작했어.
무언가에 놀라서 경악된 얼굴들, 도망치는 사람들, 흐느끼는 목소리.
무엇이길래 이렇게 엉망진창일까 아쉽게도 내 몸은 일으켜지지 않았다. 속으로 한숨을 쉬며 다시 둘려볼 수밖에 없었다.
몸이 움직이질 못하면 시야만으로 정보를 알아낼 수밖에 없어.
나는 오른쪽밖에 보이지 않는 시야로 열심히 둘려보았지만 똑같은 풍경만 가득했다..
그러다 어떤 사람과 눈이 마주치자 그 사람을 부르려 했지만 목소리를 내기도 전에 그 사람은 시야에서 없어져 버렸어.
너무하네 그렇게까지 놀랄 필요는 없잖아.. 근데 처음 표정은 경악이었다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 표정이 약간 안도하는 것처럼 보였어.
한쪽 눈을 계속 움직이니까 피곤해졌어 몸도 내 마음대로 안 움직여지고..
심심하고 답답해졌을 무렵 내게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와, 그런데 울고 있어?
왜지? 나는 피곤해진 눈을 억지로 뜨게 해서 이 목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을 찾아야 해.
목소리가 점점 다가오고 있어 하지만 여러 목소리야.
나는 눈을 굴릴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어 몸이 움직여야 이 목소리의 주인을 볼 수 있어.
이젠 움직이지 않는 몸에 화가 나기 시작해. 움직여 조금이라도 좋으니까 움직여줘.
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동안 익숙한 목소리가 바로 내 옆에 멈췄어.
이 방향이라면 내가 볼 수 있어 그렇게 생각한 나는 눈을 뜨며 목소리가 나는 방향을 바라봤어.
그 목소리를 가진 사람은 울고 있었어 그것도 아주 슬프게..
왜 우는 걸까? 그녀는 왜 그렇게 슬퍼하고 있어? 보는 사람마저 애처롭고 처량하게 느껴졌어.
다른 목소리가 다가와서 그녀를 다독여주고 있어 그래도 그녀는 계속 울어.
울지 말아 줘.. 그 말을 하고 싶어.
울지 말아 줘... 프레짱..


나는 평범하게 자라왔어.. 엄마, 아빠, 나, 그리고 여동생 이런 평범한 가정 속에서.
평범하게 공부를 했고 대학교를 가고 취직을 하고 괜찮은 흐름으로 살아갔어.
처음 회사생활은 어려웠지.. 그래도 열심히 하려고 노력했어 하지만 결국 스스로 퇴사했어.
익숙하지 못했나 봐 아니면 인간관계가 지겨워서 그랬을 수도 있고.
나는 회복을 위해 약 2달간 취업활동을 생각 안 하려 했어.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건 회복이 아니라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한 거겠지..
2달에 잉여짓 끝에 남은 건 아무것도 없었어...
당연한 거야 누가 슬퍼해줄 거라고 생각했어? 자기 연민 때문에 2달이나 손해를 본 거니까.
하지만 딱 하나, 내가 내 방에서 한 음악을 들은 적이 있었어 그건 뜨지 못한 어떤 아이돌의 노래였지.
정말로 좋았어 그리고 아쉬웠어. 이 아이돌이 성공해줬다면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 줬을 텐데..
그리고 나는 다시 취직을 하기 위해 여러 군데를 돌아다녔지 모두 꽝이었지만..
낙심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려던 중에 어떤 여자가 나를 불러 세우며 명함을 쥐여주었어.
그 명함에는 346프로덕션이라고 쓰여있었고 여자는 자신감이 넘쳐있지만 조금 지쳐있는 느낌이었어.
346프로 사실 말로만 들었던 대형 연예 기획사였지. 나는 관심이 생겨서 그 여자와 대화를 하기 시작했어.
"346프로라면 온라인으로 취업 공고를 만들어도 될 텐데, 사람들이 너도나도 하려고 할걸요?"
"그게.. 사실 346프로에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해서요.. 이건 비밀이지만 아이돌을 만들려고 해요."
"아이돌요? 그러면 지금 모집을 하는 게 회사원이 아닌 아이돌을 모집하는 건가요?"
"아니에요! 물론 아이돌도 모집을 할 거지만 지금 중요한 건 프로듀서에요!"
"그건 또 뭔가요?"
"프로듀서란 아이돌의 모든 것을 관리한다고 생각하면 돼요."
"그것참 어려운 일인 것 같네요."
"그렇죠? 그래서 아직까지도 채용이 안되고 있어요 이렇게 되면 이 프로젝트는 결국 무산이 될 거고.."
나는 울상을 짓고 있는 여자를 보며 고민하기 시작했지. 내가 만악 이 제안을 거절한다면 또 사람들에게 잊히는 아이돌이 생기는 게 아닐까 하고...
그래서 나는 "할게요 그런데 저 이런 일은 처음인데 괜찮나요?"
"정말요!? 괜찮아요 누구나 처음이 있길 마련인걸요! 그런데 왜 이 일을 하려고 하나요 제가 너무 붙잡은 것 아니죠?"
"아니에요 그냥 이걸 놓치면 후회할 것 같고 그리고 제가 맡은 아이돌들은 절대 사람들에게 잊히게 하고 싶진 않고요.
"좋은 포부네요 그런 마음가짐이라면 무조건 합격이에요. 아직 이름을 안 말해줬네요 제 이름은 센카와 치히로라고 해요."
그렇게 나는 346프로에 취직을 했고 프로듀서로서 시작했어.
물론 아이돌이 없어서 일단 사무직 일로 가득했지만 그래도 재미있었어.
치히로 씨는 사무원으로서 내가 무엇을 해야 하고 아이돌이 생긴다면 해야 하는 일들을 가르쳐주었지.
한 가지 문제가 생겼어 그건 아이돌이 한 명도 모집되지 않았다는 것.
치히로 씨는 계속 정체가 생기면 프로젝트가 무산될 수밖에 없었다고 했었지 그래서 길거리 스카우트를 하자고 제안했어.
나는 좋은 생각이라고 했어 지금 아이돌을 희망하는 자가 없는 이유는 아직 우리 회사의 간판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지.
아무리 잘 나가는 회사라도 성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허울뿐이니까.
나와 치히로 씨는 목표가 세워지자 길거리에 나가 아이돌이 될 수 있는 아이들을 살피면서 스카우트를 시작했지.
첫 시작은 그렇게 좋진 않았어. 아무래도 갑자기 불러 세워서 아이돌 할래요? 이런 소릴 들으면 누구나 수상하게 여기겠지.
신고를 당한 적도 있었고 경찰서에 불려나간 적도 있었지. 치히로 씨가 사정을 말해주어서 간신히 풀려났었어.
그리고 운명의 날. 그래 내가 너를 처음 봤던 날.


그때도 변함없이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스카우트를 계속하고 쉬는 중이었지.
지쳐가는 몸을 털썩 쉬게 하고 물을 마시려고 고개를 들었어 그때.
병아리 같은 금발과 초록색의 조금 큰 눈, 이걸 보면서 생각했어 이 아이는 최고의 아이돌이 될 거야!
나는 생각을 미처 정리하지 않은 채 너에게 말을 걸기 시작했어.
"ㅈ, 저기! 실례합니다 잠시만 시간 좀 내주실 수 있나요?"
나는 긴장했어 내가 뱉은 말은 수상하기 짝이 없으니까.
"나를 말하는 거야?"
"네! 맞습니다."
"흐음.. 정말?"
그렇게 말하고 너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아이처럼 웃고 있었지만 눈은 경계를 풀고 있지 않았어.
"정말이에요 여기서 서있는 것도 뭣하니 근처 카페로 갈까요?"
"... 좋아! 물론 당신이 사는 걸로."
그렇게 나는 너에게 우리 회사 사정을 말하기 시작했고 너는 흥미 없단 듯이 커피를 마시고 있었지.
점점 불안해지기 시작했어 만약 이 아이가 거절한다면 프로젝트는 끝일게 뻔해.
회사 사정을 다 말하자 너는 지루한 듯 다 마신 커피를 보면서 말했어.
"잘 듣긴 했는데 내가 굳이 들어갈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
맞는말이다 누가 이런 가능성도 없어보이는 프로젝트에 들어오고싶어할까..
"그래도 다시 생각해주세요 당신이라면 아이돌의 가능성이 보여요."
"그건 유명해졌을 때 일이잖아. 유명해지지도 못하고 괜한 희망을 줘서 결국 쓸쓸히 잊혀질수도 있잖아?"
그 말을 하며 너는 발걸음을 돌리기 시작했어. 잊혀진다고? 나는 너를 절대로 잊게 하고 싶지 않아.
"아니야! 당신을 절대로 잊혀지게 하지 않을 거야!" 나도 모르게 큰소리를 내면서 흥분을 했지.
"불안한 것도 당연해 나도 이걸 성공할지 몰라! 하지만 일단 해봐야 하는 것도 있어
아이돌이 처음이니까 나는 못하겠지라는 생각도 있겠지. 근데 그게 뭐?! 누구나 처음이 있어!
하지만 처음을 넘어야 중간 그리고 끝이 있는 거야 계속 처음으로 남긴 싫잖아?"
그녀는 아무말없이 서있었어. 나는 제정신으로 돌아와서 카페사람들에게 사과를 해야했지.
"..... 왜 그렇게 열심인거야? 그리고 나말고 다른사람도 있잖아."
그 말을 하면서 그녀는 눈물을 흘린 채 나를 쳐다봤어.
"내가 갑자기 큰소리를 내서 우는 거니? 그러면 정말로-"
"질문에 대답이나 해!"
"... 내 느낌이 그래. 너라면 아이돌이 될 수있고 상상도 못하게 유명해질 거라고."
"최악의 대답이네."
"그리고 나는 절대로 너를 무명으로 남기지 않을 거야 최선을 다해서 너를 유명하게 만들고 싶어."
"그래도 만약이라는 게 있어 만약 내가 유명해지지 못해서 은퇴를 한다면?"
"그럴 경우라면 내가 있어. 다른 사람들에게 잊혀지더라도 나는 절대로 너를 잊지 않을 거야."
"이건 괜찮은 대답이네..."
"내 이름.. 미야모토 프레데리카야."
갑자기 너의 이름을 말하고는 눈물을 소매로 닦았어 그리고 손으로 OK 사인을 만들었지.
"아까 제안 받아들일게. 나를 아이돌로 만들어줘."
눈물자국이 난 얼굴로 환하게 웃으며 나에게 안겨왔어. 그때가 내 최고의 날이었을 거야.
"최선을 다해서 너를 최고로 만들어줄게 그리고 절대로 잊혀지지않는 아이돌로 만들어줄게."
나는 안겨온 너를 꽉 안아주며 말해주었어 너는 작게 웃어주는 걸로 대답했지만.


그리운 기억이 흘러들어와 너는 그때처럼 울고 있구나.
"--했잖아! 정신 차려 제발..."
맞아 오늘은 너의 단독 콘서트를 하는 날이었지 그리고 갑자기..
"저기 저 사람 이상한 것 같은데 말려야 하지 않나요?"
"응? 너무 흥분한 사람들 중에 저런 상태가 있으니까 괜찮아."
"그런가요. .... 안돼 프레짱!!"
콘서트 중 난입하더니 너에게 둔기를 휘두르려고 했었지 나는 그걸 말리려다가.
아.. 아프다.. 그래도 너는 괜찮아 네가 무사하다면 나는...
"프... 레..."
"ㅍ, 프로듀서! 괜찮아 아까 스태프가 구급차를 불렀으니까 이젠 괜찮아!"
말을 해야 해 나는 계속 맴돌고 있던 말을 하고 싶어.
"우.. 울... 지.. 말아 줘.."
그리고 내 의식은 거기서 끊겼어 눈을 감기 전에 너를 볼 수 있어서 다행이야.
"오늘 있었던 F 양 콘서트 중 괴한이 난입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괴한은 평소 F를 증오했으며 이에 실행했다고 자백을 했습니다.
다행히 F 양은 상해를 입지 않았으나 다른 피해자가 발생했습니다 그 피해자는 -"
치히로는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아 병실 TV를 꺼버렸다 그리고 누워있는 프로듀서를 보자 눈물이 쏟아져내렸다.
"빨리 구급차를 불러서 다행입니다 더 이상 시간을 지체했다면 이 사람은...
일단 흉기 자체가 위협적이지 않는 응원봉이었습니다만, 연속적으로 한 군데를 집중적으로 맞아 특히 왼쪽 눈은 회복이 불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봉이 깨지면서 유리조각이 치명적이었겠죠 그리고 뇌출혈도 있고요 이건 수술을 해서 괜찮을 겁니다.
그런데 저 아이는 괜찮은 겁니까?" 의사는 프로듀서를 멍하니 쳐다보는 프레데리카를 보며 말했다.
"괜찮아요 아마도 그때 제일 가까이서 봤으니 정신적으로 충격이겠죠."
"그렇습니까 아직 어린데 이런 끔찍한 광경을 봐버렸으니..."
"이 아이를 위해 진정제랑 수면제를 처방할 수 있을까요?"
"알겠습니다 그녀를 잘 다독여주세요. 때를 놓치면 그 아이는 정신이 부서질 겁니다."
그렇게 말하며 의사는 처방전을 주었다.
프로듀서는 언제나의 양복을 입고 누워있었다 하지만 양복은 피로 묻어져 있으며 왼쪽 얼굴은 붕대로 감싸인 채.
처참한 광경이었다 계속 보고 있자니 눈물이 마를 때까지 흐느낄 것 같았다.
치히로는 프레데리카를 데려다줄려 했지만 완곡히 거절당했다 프레데리카는 울지 않았다.
"프레데리카는 슬프지 않니? 울고 싶다면 참지 않아도 돼."
"... 괜찮아. 나는 울고 싶지 않아. 나 여기서 자고 가도 돼?"
프레데리카는 공허한 눈으로 치히로를 바라보자 거절할 수가 없었다 아니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치히로는 그 눈이 두려워 도망치듯 나올 수밖에 없었다 이미 늦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함께.
그 모습을 무시하고 프로듀서만을 쳐다본 채 프레데리카는 느리게 다가갔다.
"나는 울지 않을 거야 프로듀서가 아무리 끔찍한 짓을 당해도 그 꼴이 엉망진창이어도 나는..
나는 계속 프로듀서와 함께할 거야 프로듀서도 그걸 바라고 있지?"
프레데리카는 말을 끝내며 프로듀서의 상처를 조심히 바라봤다.
프레데리카는 울지 않았다 울 수가 없었다.
그녀는 웃을 수 밖에 없었다.


원래 제목은 '처음과 마지막'이었습니다 제목으로 보다시피 P는 원래 죽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죽여버리면 우울했던 작품에 박차를 가하는 거라 수정을 하고 중상으로 상태를 바꿔봤습니다.

처음 써보는 비극이지만 열심히 써봤습니다 재밌게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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