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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회장 마카베 씨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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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5-18, 2019 02:31에 작성됨.

"...재밌었어요..."

"응, 그랬네."


우리들은 지금 마지막 일정인 마술쇼를 보고 호텔방으로 돌아왔다.

마카메는 지금 아까의 것의 여운이 남았는지 살짝 멍한거 같다.

아무래도 조금 정신을 차리게 해줘야 될 것 같은데...


다른건 몰라도 저렇게 멍하니 있는 마카베는 꼭 한 번씩 사고를 치니까.

평소에 제대로 하고 있는 만큼 정신이 없으면 조금 힘들어 하는걸까나.


"저기 마카베."

"...네?"

"내일 돌아가는 거잖아."

"그렇네요..."


내 말에 아까의 감상에서 조금 현실로 돌아온 마카베.

그럼 이대로 계속해서 말을 시키도록 할까.


"마카베는 돌아가서... 스케쥴 있지?"

"으음... 그렇네요... 이것저것 있어요. ...바쁘다구."


이 여행도 어떻게해서 잘 맞춘거니까 말이지...


"혹시, 여행이 끝나서도 무언가 하고 싶으신건가요?"

"아, 아니... 꼭 그렇다는건 아니지만..."

"하고 싶은거로군요?"


그렇게 말하면서 나를 보는 마카베.

나도 모르게 부끄러워 시선을 피해버렸다.

어떻게 마카베는 내 생각을 이렇게 잘 읽어내는걸까.

내가 티가 많이 나는 체질인걸까.


"하아... 솔직히, 같이 있고는 싶지..."

"그런가요."

"하지만 마카베의 스케쥴상 거의 무리잖아?"


이 시간도 어떻게 잘 뺀 것이다.

기본적으로 마카베가 다니는 학원도 있을 뿐더러, 저녁 이후에는 여러 사교파티가 준비되어 있다.

그렇게까지 입지가 크지 않은 마카베네 기업이여서 더욱 얼굴을 비춰야 한다고 하고.


"그렇죠... 아쉬워..."

"아, 내가 이런 말 하는것도 이상하긴 하지만, 걱정마? 딱히 혼자 있으면 외로워 죽는다던가 그런건 아니니까. 나도 친구들 있고."

"그렇네요, 타나카 씨하고도 친하게 지내시는 것 같고..."


분명 마카베에게는 다른 뜻은 없을것이다.

그런데 뭔가 여자친구의 입에서 다른 친분있는 여자애 대한 것이 나오니까 살짝 뜨끔하고 찔렸다.

물론 나 역시도 그냥 부회장이니까 어찌저찌 잘 지내게 된 것 뿐이지만...


한숨이 나온다.


"그럼 달링."

"응?"

"그럼... 오늘 잊을 수 없는 밤을 보낼까요?"


순간 마카베의 말을 듣고 얼었다.

내가 그렇게 아무말 못 하고 있으니까 마카베는 나를 빤히 보고 있다가...


"아, 그... 그런 뜻이 아니에요? ...우우... 뭐한거야 나..."

"그, 그렇지?"

"ㄴ, 네..."


역시 그런 뜻이 아니였구나.

다행이라고 해야될까...


"..."

"..."


우리 둘 다 말이 없어졌다.

그야, 당연하다.

그런 주제가 나와버렸는데 아무래도 계속 신경이 쓰이게 된다.


어떻게 말을 꺼내야 되는걸까 고민을 하고 있지만 떠오르는 것이 없다.

그러다가 한 번 눈이 마주쳤는데 둘다 바로 눈을 돌려버렸다.

마카베의 눈은 지금까지 봐온 것 중에서 가장 동요를 하고 있었다.


그 마카베가 이렇게까지 동요를 하고 있었던 때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말이다.


"...달링은... 그런거에 관심... 있나요?"

"솔직하게?"

"네."


솔직하게 말하자면...


"...없을리가 없지..."

"그렇죠...?"


또다시 침묵이 이어졌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다른건 몰라도 나도 당황한 탓인지 좀 너무 솔직하게 대답해 버렸다.

도대체 뭐하는 짓이냐 나...


"그... 저도 싫은건 아니에요? 하지만... 오늘 여행 마지막 날이고 여자로서는 조금 부담이 되는게..."

"...그, 그렇게 말 안 해도 아니까...!"

"응..."


마카베도 확실히 동요하고 있다.

그야 부담이 될 수 밖에.

다른건 몰라도 남자랑은 달리 후유증도 좀 오래간다고 들었고...

아니아니, 난 도대체 무슨 생각을...


이, 일단 다른 쪽으로 이야기를 돌리는게 좋겠다.

그럼 무슨 이야기를 해야...

그래, 가장 동떨어져 있는 이야기를 하자.


"그리고보니 이번 시험 있잖아."


공부 이야기.

시험 이야기.

정말 가장 동떨어져 있는 이야기니까 이쪽을 이야기하다보면...


"네...? 아, 네..."

"방학 전에 봤던 시험에서 조금 평균 점수가 낮게 나와서..."

"ㄴ, 네... 그랬나요... 후으으..."


절찬리 신경쓰고 있는데요?!

내가 이야기를 돌릴려고 할때마다 마카베의 반응은 계속해서 나타났다.

평소에는 날 바라보면서 이야기를 하는데 지금은 완전히 눈을 피하고 있고...

거기에다가 얼굴도 붉고.

이걸 어떻게해야...


아...

방법이 있다.


"그... 역시 신경 쓰이지?"

"...네..."

"그럼 말이야. 이거. 먹을래?"

"...사탕...인가요."


「어리광쟁이 마카베 모드」라면 그냥 평범하게 지나가버릴 수도 있다.

그것에 나는 걸었다.


"하지만..."

"나 신경쓸거 없으니까 말이야. 어차피 말 헛나온 것에서 부터 시작된 거였고."

"그랬...었죠..."


마카베도 내 의견에 동의하듯이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말 한마디 잘못해서 마지막 날이 엉망이 되어버렸다.

하아... 이걸 어떻게 청산해야...


"그럼 자. 여기."

"네, 그럼... 잘 먹겠습니다..."


그렇게 말하면서 포장지를 제거한 뒤 입에 내가 준 막대사탕을 넣는 마카베.

그리고 잠잠해졌다.

역시 이런 상황에서는 무리인가 싶어서...


"역시 안 되나..."


라면서 적당히 운을 뛰었는데...


"저기 달링."

"응?"

"으응, 괜찮아요. 후우..."


그렇게 말하면서 앞으로 기지개를 피는 마카베.

그리고서는 일어났다.


"저기... 방으로 가도 괜찮을까요?"

"응? 괜찮은데, 같이?"

"네, 같이 있고 싶어요."


...저 사탕의 위력은 컸다.

이 상황을 타파하기 위한 정말 '될대로 되라' 해서 지른 방법인데 됬다.


솔직히 말하자면, 지금 상황이 타파됬다는 것 보다 더 일찍 떠오른 생각은...

저건 이미 버릇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냥 인격 자체를 바꿔버리는 스위치가 아닐까 싶을 정도이다.


뭐, 그렇다고 하더라도 내가 지금와서 뭐라고 할 생각은 전혀 없다.

도리어 남자친구의 입장으로서는... 좋을려나.


"그럼 갈까?"

"네~!"


내 손을 잡고 방으로 향하는 마카베.

아까까지의 분위기는 어디로 간 것인지 전혀 망설임이 없었다.

나 역시 그런 마카베에게 이끌려 방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방으로 들어오니 커튼이 쳐져있어서 평소보다 어두웠다.

아에 앞이 안 보이는 수준은 아니긴 하지만 어두컴컴하다.


"자, 얼른. 이쪽으로."

"네네, 알았습니다."


내가 저지른 일이다. 저 사탕이 녹을떄 까지는 계속해서 어울려줘야지.


"후후... 달링~."

"응, 왜?"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냥..."


내가 침대에 앉자 내 앞으로 와 나를 안는 마카베.

꼬옥 안겨서 나를 불러준다.

이것만으로도 무지 기분이 좋다.


"사실 말이에요?"

"응?"

"저 엄청 불안 했었어요..."


갑자기 뭘까.

이 상태의 마카베는 정말 앞뒤 생각 안 하고 어리광부려오니 이야기를 짚어내기가 힘들다.

이래서 남의 앞에서 사탕을 안 먹는 것이겠지...


"만약에 달링이... 절 좋아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하나...해서..."

"무슨 말이야 갑자기?"

"그야... 사귀자고는 했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그 쪽지가 있어서 였잖아요?"

"...그랬었지."


조부모님들끼리 맺었던 약혼 약속.

마카베나 나나 전에는 전혀 몰랐던 그 약속이 발단이였다.


"물론 달링을 의심한건 아니에요... 믿어줘..?"

"응, 믿어. 마카베는 거짓말 할 사람이 아니잖아."

"저도 거짓말 정도는 한다구요."


...그게 너무 티가 나서 문제지만.


마카베의 가족은 나름대로 부자이다. 아주 재벌까지는 아니지만 이렇게 좋은 호텔에서 숙박하는것이 가볍게 이루어지는 그런 가족이다.

그러니까 그런걸 바라보고 좋아하지도 않는데 같이 있다... 같은것을 걱정한게 아닐까.


"그래서, 그게 불안했던거야?"

"아뇨, 달링을 의심하진 않았어요. 응... 의심 안 했어."


그렇게까지 믿어준다니. 조금 어깨가 무겁다.


"그런 것 보다... 그저... 저한테 질린게 아닐까...하고..."

"응? 무슨 이유로?"


개인적으로 마카베에게는 평소처럼 대했다고 생각한다.

딱히 소홀하거나 그런건 아니였는데...


"다른 사람들에게는 비밀로 하라는 부모님의 말 때문에 만나는건 방과후 몇 시간 정도... 아니면 학생회 회의때 정도..."

"응, 그렇지."

"그것만으로도 불편할거 같고... 달링도 달링의 시간이 있는데..."


...그건 확실히 그렇다.

마카베와 사귀고 난 뒤, 다른 친구들과 만나는 횟수는 확연히 적어졌다.

그 애들에게는 학생회 일이 바쁘다던가 공부에 집중하고 싶다는 식으로 조금씩 거리를 두게 되버렸다.

그걸 알고 있었던 걸까...


"솔직히... 불편하시죠?"

"...거짓말 하면 안 되겠지?"

"네..."

"...불편하기야 하지. 하지만 그정도는 감수할 수 있는걸."


이런 마카베가 내 여자친구다.

내 연인이다.

그것만으로도 난 만족한다.


친구야 뭐... 타나카 선배나 회계의 시라이시 씨하고도 이야기를 많이 나누게 되었고, 그것만으로도 만족한다.

거기에다가 학생회에 나만 남자여서... 도리어 주위에서는 부러움마저 사고 있다.

그런데 불만이 있을리가 없다.


하지만... 마카베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던걸까.


"저도 그걸 이 여행와서 알게 되었어요."

"그래?"

"네, 그러니까... 지금이요. 제가 말을 잘못했을때의 일..... 당황했었어...?"

"그렇지..."


확실히 당황했다.

하지만 그걸보고 왜...


"달링도 원하는구나... 나를 그렇게 봐 주는구나... 그리고 그렇게 아껴주는구나... 그걸 알게 됬어요."

"...뭔가 좀 부끄럽네..."

"으응, 괜찮아요. 오늘이 때가 아니였을 뿐이니까..."


그렇게 말하면서 나를 조금더 강하게 안는 마카베.


"죄송해요..."

"으응, 괜찮아."


조금 자세가 불편해져서 나는 앉아있던 자세를 무너트려 천천히 누웠다.

마카베도 그런 내 움직임에 반응해줘서 바로 옆으로 옮겨 누웠다.

여행하는동안 여기서 둘이서 계속 같이 잤기 때문인지 벌써 이렇게 같이 누워있는게 익숙해졌다.


"마카베도 너무 신경쓰지마. 그리고 그런 고민 있으면 말해주고. 상담정도야 얼마든지 들어줄 수 있으니까."

"후후, 그렇죠... 그렇죠... 우응... 달링..."


그렇게 말하면서 점점 내 품속으로 들어오는 마카베.

아아... 너무 귀엽다.

정말로 귀엽다.


정말 무슨 마카베 병이라는 것에 걸려버린 것 만 같다.

마카베가 나한테만 보여주는 이런 모습...

나도모르게 기분이 들뜨게된다.


다른 사람에게 이런 마카베의 모습을 보여주면 정말로 놀랄것이다.

뭐,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을거지만.


"저기, 달링."

"응?"

"...좋아해요."

"응, 나도 좋아해."


이대로 잠들것만 같다.

따뜻하고, 포근하고, 좋은 향기가 난다.

점점 눈이 감기지만, 이대로 자는것은 아깝다.


조금만 더 깨어있고 싶다.

하지만 그것은 무리였다.

점점... 수마에 빠져들었다.


"달링...? 아... 잠드시고... 응... 잘자요, 달링."


그 말을 듣고 그대로 나는 마지막 정신을 놓아버렸다.



...



그렇게 일어난 것은 아침해가 밝게 빛나는 시간이였다.

몸을 일으킬려고 했는데 무언가 걸렸고, 그것을 보니까 마카베였다.

여전히 나를 꼭 안은채로 잠들어있는 마카베.

할 수 없이 누워있는채로 시계를 보니 아직 시간에는 여유가 있다.


비행기 시간은 대충 4시간 정도 남아있다.

어차피 아침먹고 출발해야 되는지라 급할 이유는 없다.

조금만 더...

이 포근한 시간을 즐기자.


하지만 어디까지나 내 바램이였던 걸까.


"응...?"

"일어났어?"

"네... 흐아암..."


일어나 눈을 비비는 마카베.

아무래도 아까 내가 일어날려던 것에 깬 것 같다.


"지금 시간이..."

"느긋하게 짐 싸고 있으면 될거 같아. 그리고 아침먹고, 짐 챙겨서 출발...하면 시간은 맞을거 같아"

"그런가요."


살짝 멍하니 생각을 정리하는 듯 싶더니 고개를 흔들고는 기지개를 핀다.

역시 일어난 직후에는 약하구나.


"좋은 아침이에요 달링..."

"응, 좋은 아침. 그럼 적당히 짐 정리먼저 할까?"

"그게 좋겠네요. 그럼 전 거실쪽을 맡을테니 방에 있는걸..."

"옷은 빨강색 트렁크였지?"

"네."


일어난 '직후'에만 약한 것 뿐이지 그 이후에는 쌩쌩해 진다.

그럼 나도 일어나서 방 정리를 해 볼까.

일본으로 돌아가 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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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간만에 돌아왔네요.

이야, 정말 얼마만이야 이거...

아무튼, 오늘도 알콩달콩한 이야기였습니다.


아마 다음화나 다다음화가 마지막화일 것 같네요.


참고 삼아 말하자면 타나카 선배 = 타나카 코토하.

시라이시 씨 = 시라이시 츠무기 입니다.

뭐... 이 둘이 이 소설에 나오진 않겠지만요. 어디까지나 배경설정입니다.


그나저나...

...저런 여자친구 갖고싶다...(주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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