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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소에 돌아오면 노노가 죽은 척을 하고 있다.

댓글: 5 / 조회: 1074 / 추천: 3



본문 - 04-20, 2019 00:53에 작성됨.

(용량 상의 문제로 모든 편이 옮겨지진 않았습니다. 다른 편들은 링크를 참고해주세요~)



"후우, 다녀왔어." 

영업을 끝내고 돌아온 사무소. 
그런데 뭔가 평소와는 다르다. 

"어이? 아무도 없어?" 

대답이 들려오지 않는다. 
사무소가 지나치게 조용하다. 

... 장난이겠지? 
아니면 어디에 잠시 나간 거겠지. 자율 레슨을 할 수도 있고. 

우선은 책상에 앉는다. 아직 할 일은 많이 남아있으니까. 
그렇게 의자를 꺼내어 자리에 앉고, 다시 의자를 당겨서 책상에 가까이 앉는 순간, 

'툭' 

무언가가 내 다리에 닿는다. 
... 노노겠지? 아니면 언더 더 데스크 중 하나일지도. 
누군지는 확인해봐야 아는 거지. 그렇게 생각하며 나는 책상 아래를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그 곳에서 있었던 건 노노였다. 




피를 흘리며 쓰러진 모습이었지만. 

"노노?!!!" 

서둘러 의자를 뒤로 내팽겨쳐버리고 책상 아래로 들어간다. 
그리고 다급히 노노에게 손을 뻗었지만... 



그 순간, 노노의 손이 갑작스럽게 내 손을 붙잡는다. 

"끄아아아아악!!!" 
"히이이이익!!!" 

허억... 허억... 
아니 갑자기 무슨... 죽은 척? 

"까, 깜짝 놀란 건데요... 깜짝쿠보..." 
"놀라기는 내가 더 놀랐다... 뭐하고 있었던 거야?" 
"프, 프로듀서 씨를 놀래키려고..." 
"심장 멎는 줄 알았잖아..." 
"그건 모리쿠보도 마찬가지인 건데요..." 
"아니 네가 계획해놓고 네가 놀라면 어떡하라고..." 
"그, 그렇지만 너무 크게 비명을 지르셔서..." 

윽... 확실히 그렇긴 했지. 
그치만 죽은 줄 알았는데 갑자기 내 팔을 붙잡으면 누군들 안 놀라겠어... 



어쨌든 이 날의 해프닝은 이 날로 끝날 줄 알았다. 
하지만 노노는 이 때부터 매일 같이 죽은 척을 하기 시작했다. 





"프, 프로듀서 씨...!" 

잠시 나갔다가 다녀오는 사이, 사무소에서 노노의 목소리가 들린다. 
조용하면서도 다급한 목소리에 서둘러 사무실 문을 열자, 

"무, 무리..." 파스스 

그 곳에는 가루가 되어 사라지는 노노가 보였다. 

"노, 노노..." 




"... 잘 만들었긴 한데, 상식적으로 너무 말이 안되잖아." 

이런 걸 보고 믿는 쪽이 더 신기하겠다... 
... 잠깐 놀라긴 했지만. 너무 잘 만들었다고... 


"그래도 프로듀서 씨가 들어올 때 눈이 휘둥그레해진 모습은 찍었는데요..." 
"?! 뭐? 카메라 내놔!" 
"무리이~" 
"어이, 도망가지 마! 모리쿠보오오오!!!" 




"다녀왔어~" 

오늘도 사무소의 문을 연다. 
그리고 들려오지 않는 대답에, 또 한 번 직감한다. 
아, 오늘도 죽은 척인가. 


그 생각과 함께 고개를 돌려서 사무소를 둘러보지만, 노노가 보이지 않는다. 

"노노~?" 

조용하다. 인기척도 없고. 
하지만 원래부터 조용한 아이니까. 

내 자리로 돌아간다. 
그리고 의자를 뒤로 빼고 책상 아래를 확인한다. 
노노는 이 곳에 자주 숨곤 하니까. 

"오늘은 또 무슨...?!!" 

그리고 그 곳에서는 내 예상대로 노노가 나를 맞이한다. 



버섯에 잔뜩 뒤덮인 채로. 
괴로움에 있는 힘껏 발버둥친 듯한 모습, 그 괴로운 표정, 그러나 노노는 아무런 미동도 하지 않은 채, 그저 버섯에 뒤덮여 쓰러져있었다. 
마치 버섯이 그 몸 위에 피어난 것처럼. 

나는 그것이 죽은 척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미동도 하지 않아 정말로 죽은 것 같아 보이는 그 모습에 나도 모르게 손을 뻗고 말았다. 
그리고... 



"고 투 헬!!!!!" 
"끄악?!" '쿵' 
"히이익!" '쿵' 

갑작스럽게 들려오는 포효 소리에 우리 둘 다 (그래, 노노를 포함해서 말이다.) 책상에 그대로 머리를 박고 만다. 

"히얏-하!!! 멋대로 내 친구를 건드리지 마라! 네 녀석도 그런 꼴이 되기 싫다면 말이지!!!" 

... 연극? 

"그, 그래요! 모리쿠보처럼 되기 싫으면 얌전히 구셔야하는 건데요!" 

넌 왜 갑자기 살아나... 것보다 혹 난 거 같은데? 

"그래 그래, 그럼 어떻게 해야되는데?" 
"그거야 당연히!!! ... 새, 생각 안했는데... 후히." 
"애초에 노노는 피해자 역할인데 왜 갑자기 살아나고?" 
"까, 깜짝 놀라서 모리쿠보도 모르게 그만..." 

"그, 그래서 절친... 평가는?" 
"평가...? 분장은 100점. 그런데 다음엔 줄거리를 더 잘 짜오도록." 
"후히, 노력할게..." 
"노력쿠보인 건데요..." 

... 어라 잠깐. 이러면 다음에도 해도 된다고 허락해버린 거 아닌가? 
... 뭐, 아이돌 일로 바쁜데, 이런 여유 정도는 갖게 해줘도 괜찮겠지. 




오늘의 일도 끝나고, 노노도 사무실에 있을 시간. 
이쯤되면 노노가 죽은 척을 하고 있을 거라는 감이 온다. 

그런 생각으로 문을 열자마자, 바닥 한 가운데에 노노가 쓰러져있었다. 


'무-리-' 라고 써있는 다잉 메시지. 
그리고 노노는 그 선의 끝에 손가락을 올린 채 바닥에 맥 없이 쓰러져있었다. 
그리고 난 그런 노노에게 다가가... 



볼을 찔러댔다. 

"... 뭐가 무리야." 콕콕 
"모리쿠보는 아이돌 일 같은 건 무리인 건데요..." 중얼중얼 
"그래서, 무리사?" 꾸욱 
"보통 과로사라고 부르지 않나요..." 
"과로사할 정도의 일은 가져온 적 없으니까." 쓰담쓰담 
"아우우... 그래도 모리쿠보에겐 무리이..." 

... 뭐, 다음엔 좀 덜 힘든 걸로 구해볼까나. 




오늘도 사무소에 돌아오는 중. 
몇 시간이나 비우고 돌아오면 당연히, 

응. 노노가 쓰러져있겠지. 예상 했... 




... 아니 저건 나잖아?!?!?!!?!!! 
아니 무슨, 내 다키마쿠라가... 아니 잠깐! 애초에 다키마쿠라가 왜 있는 거야!!!! 

"우후, 마유 거랍니다~" 

... 갑자기 뒤에서 나타나지 말아줄래 마유. 
솔직히 기절할 뻔 했는데. 

"그래... 어디서 났는지는 납득되긴 하는데..." 

  
"그걸 왜 노노가 안고 있는 거야?! 그것도 저리 행복한 표정으로??!!" 
"노노쨩이 프로듀서 씨를 놀래키고 싶다고 하셔서요오~" 
"이건 놀라는 게 다른 방향이잖아..." 
"그래도... 놀라는 건 봤으니 된 건데요..." 

크윽... 그런... 
확실히 효과는 있었네. 순간 뇌가 1초 정도 정지했다고. 

그나저나 날 놀래킨 게 어지간히 기쁜가... 아직도 내 다키마쿠라를 안고 웃고 있네 흐음... 
... 잠깐, 마유가 함부로 나에 대한 걸 넘겨줄 리가 없을텐데? 

"마유?" 
"네에~ 당신의 마유랍니다~" 
"거래 조건은?" 
"당황하셨던 프로듀서 씨 사진이요오~" 
"노노!!!!! 안 지웠냐!!!" 
"히이익!!" 
"도망치지마! 이번에야말로 지워버리겠어!!" 




오늘은 또 무슨 죽은 척을 하고 있을까. 
그런 기대 아닌 기대로 사무소의 문을 여는 순간, 녹슨 철과도 비슷한 향기가 순식간에 코를 찌른다. 
그리고 재빠르게 사무소의 중앙을 확인한 결과... 



"후고후고... 아 오셨나요 프로듀서 씨?" 

노노는 피투성이로 엎드려 있고, 그 위에 올라탄 미치루가 무언가를 입에서 씹으며, 새빨간 액체를 흘리고 있었다. 
그리고 아래 깔린 노노는 목에 마치 잡아뜯긴 듯한 상처가 있어, 미치루가 입에서 먹고 있는 것을 상상케 했다. 

그리고 그런 미치루가, 나를 보며 싱긋 웃는다. 
아무런 악의도 담겨있지 않다는 듯, 그 티끌 하나 없이 깨끗한 그녀의 눈동자가 내게로 향한다. 

"미, 미치루...?" 
"네, 프로듀서 씨?" 
"지, 지금... 뭘...?" 
"'간식'을 먹고 있을 뿐인데요?" 

태연하게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대답하는 미치루. 
나는 이게 분명 연기라고 생각하면서도, 죽은 척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덜덜 떨기 시작했다. 

미치루의 맑고 순수한 눈동자가 나를 향한다. 
분명 그 눈은 자기가 아무런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것일 거다. 
그러나 그 눈동자는 입에서 흘러나오는 빨간 액체와, 온 몸과 얼굴이 그 액체로 범벅이 되어있는 상황과 맞물려서, 마치 자신의 결백이 아니라 순수를 주장하는 것 같았다. 

마치 살인을 했다고 해도, 그것이 죄인 줄 몰랐다는 것처럼. 



그런 미치루의 순수한 눈동자 앞에, 나는 나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치고 말았다. 

"어라? 어디 가시나요 프로듀서 씨?" 
"그, 그냥 잠깐..." 

이성은 이것이 가짜라고 이야기하려 한다. 
그러나 그런 이성마저 꿰뚫어버리고, 마음에까지 침투하려드는 미치루의 그 눈동자 앞에, 나의 본능은 나조차 어찌할 수 없이 공포에 잠식되기 시작했다. 

"... 어라 프로듀서 씨, 저, 아직 배가 고픈데요...?" 

여전히 깨끗한 눈동자, 그러나 그 눈동자에서 빛이 사라진 순간, 내 온 몸은 전율한다. 
마침내 이성마저 굴복하고 도망치라고 소리치지만, 내 몸은 그마저도 받아들이지 못한 채 쓰러져 떨고 있었다. 

"그럼 프로듀서 씨... 잘 먹겠습니다." 

그리고 미치루는 인사와 함께, 쓰러진 나의 몸을 덮쳐온다. 
날카로운 송곳니가 내 목에 닿는다. 





"짠! 사실 모두 연극이었답니다!" 
"뭐... 뭐?!" 

내 목에까지 닿은 송곳니가 순식간에 걷혀지며, 그 목소리는 순식간에 산뜻하고 밝게 변화되어 내 귀를 울린다. 
그리고 내 생각도, 마음도, 그런 갑작스런 충격 고백에 당황한다. 

"그, 그럼 이 피 냄새들은...?" 
"시키 씨가 도와주셨어요!" 
"노노의 상처는...?" 
"분장이예요!" 

그제서야 머리가 조금 돌아가기 시작한다. 
어쩌면 시키의 향에 특수한 효과가 있어서 그랬을지도. 


"어라? 괜찮으신가요?" 

그러나 피투성이(피는 아니지만)인 채로 밝게 웃으며 내 눈을 바라보는 미치루의 얼굴을 보자, 시키의 약 때문이 아니라는 걸 느꼈다. 
... 얘, 생각보다 꽤 무섭구나... 




"다녀왔어~" 

그런 나의 말에도, 사무소는 그저 고요하다. 
... 또인 건가... 


"어이 노노, 오늘은 또 무슨...!!" 

무슨 죽은 척일까 생각하면서 눈을 들어 사무소 중앙을 보자, 거기에는 천장에 끈을 묶고 몸을 매단 노노의 모습이 보였다. 

"노노!!!" 

아무리 하는 척이라고 해도 목을 매다는 건 위험하다고!! 
그런 생각과 함께 나는 순식간에 노노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고 내가 재빨리 노노를 들어올린 순간... 



"... 가벼워?" 

사람의 체중이라고 볼 수 없는, 매우 가벼운 무게가 내 손에 전해졌다. 

"그, 그건 모리쿠보의 인형인 건데요..." 
"하아..." 
"아읏?!" 

인형이라니... 걱정했잖아... 
대가는 쓰다듬으로 받아야겠네. 

"아우우, 그, 그만해주세요..." 
"안돼. 걱정시킨 벌이니까." 




오늘도 영업을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 
... 시간은 오래됐고, 노노는 계속 사무소에 있었을테니... 
... 안봐도 쓰러져있겠군. 


"꺄악!! 노, 노노쨩!" 
"노놋!! 정신 차렷!!" 

... 응? 아직 사무소에 온 걸 눈치채진 않았을텐데 왜 벌써 소란스럽지...? 
뭔가 낌새가 이상함을 눈치챈 나는, 재빠르게 사무소에 들어가 계단을 뛰어오른다. 

"노노?! 괜찮아?!!" 

그리고 사무소에 재빨리 뛰쳐들어간 내가 본 것은... 





"무리이..." 

맵기로 유명한 컵라면 용기를 옆에 떨어뜨린 채로 바닥에 넘어져 파들파들 떨고 있는 노노의 모습이었다. 

"... 뭐야..." 
"앗, 프로듀섯! 노노가 쓰러졌어!!" 
"그건 아는데..." 
"노노쨩이 도전해보겠다고 사왔는데... 한 입 먹더니 그대로 이렇게... 후히. 무당버섯같이 됐네..." 
"... 우유나 꺼내 먹여..." 

하아... 괜히 걱정했나. 
... 뭐, 맵기는 엄청 매운 것 같지만. 
... 먹어볼까? 


"... 흠..." 
"잠깐 프로듀서! 멈췃!!" 
"아니 맛만 보는 것 ㅃ..." 

면을 조금 집어 먹은 것 뿐인데... 
씹기도 전에, 온 입안에 고통이 퍼져나간다. 
내가 먹은 거... 라면 맞지...? 

"아..." '콰당' 
"으아악!! 그러니까 먹지 말라고 했었잖앗!!" 
"이번엔 절친이... 광대버섯처럼..." 

아아... 의식이 흐려진다... 
엄살이 아니었어... 




"다녀왔어~" '쿡' "응?" 

문을 열고 들어오자마자, 무언가가 내 배에 닿는다. 
그 촉감에 내가 고개를 내리자, 그 곳에는 사냥총 하나가 내 배에 겨누어져 있었다. 

"...어?" 
"프로듀서 씨... 이제는 모리쿠보도 방법이 없는 건데요!" 

그리고 그 총을 들고 있는 건, 다름아닌 노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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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쿠보가 분명히 무리라고 하는데도 자꾸만... 이제 모리쿠보에게 다른 방법은 없는 건데요!!" 
"죽을 수밖에 없는 건데요! 프로듀서도! 모리쿠보도!!!" 

눈동자가 불안정하게 흔들리며, 총을 잡은 손이 흔들리는 채로, 내 배에 총에 겨눈 노노는 그런 말을 했다. 
그리고 그 여린 손가락이 움직이며, 방아쇠를 당긴다. 

단발의 총성이 사무소 안을 울린다. 










"으윽... 배야..." 
"죄, 죄송해요..." 

당연히 아무 일도 안 일어날 거라 생각한 나는 구태여 그 총을 피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런 내 예상은 반만 맞았다. 
진짜 총이 아닌 건 당연했지만... 총성과 함께 내 배에는 꽤 강한 충격이 왔었으니... 

"모리쿠보도 이럴 생각은... 훌쩍..." 
"누가 들으면 죽은 줄 알겠다... 나 살아있거든?" 

그나저나 분명 촬영 때 썼던 모형총인데... 왜 발사된 거지? 
... 뭐, 최근에 압수한 바주카의 주인 짓이겠지. 조만간 압수한 바주카를 들고 찾아가줘야겠네. 





오늘은 또 무슨 죽은 척이 나를 기다릴까~ 
이제는 익숙해져서, 슬슬 기대하게 된다. 

그런 마음을 가지며 오늘의 사무실 문을 열자, 오늘의 노노는 물을 뒤집어 쓴 채 쓰러져있었다. 

"... 뭐야? 익사?" 
"... 염산인데요..." 

아니 아무리 봐도 물이잖아... 
그야 진짜 염산을 쓸 순 없겠지만 말이지... 

"물이라도 뿌려줄까?" 
"이미 뒤집어 썼는데요오..." 
"아깐 염산이라면서?" 
"앗." 

오늘은 어설펐네. 후후. 
그래도 귀여우니 됐나. 




다녀왔다. 
짧은 말과 함께, 오늘도 사무소의 문을 연다. 
이제는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상황, 노노가 바닥에 쓰러져있다. 

"... 오늘은 또 뭐야?" 
"..." 

대답하진 않는군. 오늘은 제대로 죽은 척을 하는 건가. 
그나저나 바닥에 핸드폰이... 

'냥냥, 미야아앙~' 

고양이 영상...? 
그리고 노노는 미소로 쓰러져있고... 

"심쿵사냐." 
"..." 
"그런데 이 정도로는 부족하지 않아?" 
"내가 보기엔... 거울을 보고 쓰러지는 게 더 어울렸을 것 같은데?" 
"히엣?!!" 

고양이 영상을 잠시 본 뒤, 싱긋 미소를 지으며 노노의 얼굴을 들여다본다. 
역시, 네가 더 귀엽잖아. 
아, 얼굴 빨개졌다. 

"으, 으우으으... 모, 모리쿠보는 그렇게 귀엽지 않은데요오..." 
"아닌데? 충분히 귀여운데?" 
"아닌데요오... 모리쿠보는 못난쿠보인데요오..." 
"귀염쿠보인데?" 
"아닌데요오..." "아니라니까." 

이런, 이거 끝나지가 않을 것 같은데... 
뭐, 질리도록 말해주지. 




오늘의 사무소 문 
특징 : 문 너머에 죽은 척하는 노노가 있다. 

뭐, 그런 느낌으로 오늘도 문을 열었더니, 오늘은 노노가 멀쩡히 서 있는데... 옆에 있는 건 나나 씨? 

"앗, 제, 제발..." 
'딱' 
"끼야아아아앗!!" '콰당' 

그리고 나나 씨가 손가락을 튕긴 순간, 노노가 갑작스럽게 바닥을 구르며 쓰러졌다. 
...에? 
뭐야? 에? 

"잘 보셨죠 프로듀서 씨. 나나의 말을 따르지 않으면 프로듀서 씨도 이렇게 될 거예요!!" 

앗, 그런 건가... 

"잠깐 진정해. 요구사항을 말해라!" 
"요구사항은... 나, 나나, 나..." 
"응? 뭐야? 사실 77살이었다던가 그런" 
"..." '딱, 딱, 딱' 

잠시만요 농담인데요. 
것보다 손가락 튕기면서 다가오셔ㄷ 악 잠깐! 으아아아 정강이! 정강이이!!! 
잘못했습니드아아아아아!!! 아아아악!! 




'끼익' 
"다녀왔어~" 

사무소의 문을, 오늘도 반쯤 기대, 반은 걱정하며 열었더니... 
어째, 방이 어둡다? 
하지만 완전히 불이 꺼진 것만은 아니고... 마치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듯이 촛불도 켜져있네. 
... 연출인 건 알지만, 그래도 은근히 무서운 ㄱ- 

"무리이이이!!!!" 
"크하하핫! 그대로 괴로워하며 죽어라!" 

?! 방금 무슨 소리야?? 
갑작스런 상황에 당황해서 재빠르게 소리가 난 방향을 바라보니, 그 곳에는 노노가. 
거기에 배에는 날카로운 자상과 함께 창자가 흘러내린 듯한 모습이. 
여기까지라면... 놀라지 않았... 덜 놀랐을지도 모르지만, 그 옆에는... 

"하! 이미 늦었구만 프로듀서 양반. 네 아이돌은 이미 죽어가고 있다고?" 
"무, 무리... 어, 어떻게든......" 파들파들 

칼을 들고 서있는 왠 괴한이 있었으니까. 
갑작스런 상황에 당황하고 있더니, 이내 그 괴한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나는 나도 모르게 그 괴한을 향해 달려들었다. 

'퍼억!' 
"커헉?! 자, 잠깐만!! 날세! 잠깐 나야!!!" 
"...? 이 목소리는..." 파앗 

그리고 이내 순식간에 달려들어서 그 괴한의 배에 발차기를 먹여주자, 갑자기 당황하며 나라며 외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복면을 벗겨보니... 그 모습은 사장님이었다. 
... 하아...... 

"이런이런, 우리 프로듀서는 정의감도 좋구만 그래. 허허." 
"연세도 많으신데 실려가지 않으시려면 몸좀 사리시죠..." 
"커헉, 몸만 강한 게 아니라 말도 강하구만 허허..." 
"하여간에... 불이나 켜줘." 
"네, 네에..." 

그러자 이번엔 바닥에 쓰러져있던 노노가 창자(?)를 끌면서 스위치로 다가가고 있네. 
... 아니, 연출인 건 알지만, 이건 너무 호러잖아. 

어쨌든 사장님께는 파스라도 사드려야겠어. 동조하신 죄는 있지만... 뭐, 그래도 사장님이니까... 분명 노노가 제안했을 거고. 




"다녀왔어~" 

오늘도 나는 사무소의 문을 연다. 
그런데 오늘은 어쨰 방도 밝고, 노노 소리도 안 들리는데... 오늘은 노노가 없나...? 

"으...으으으..." 

라고, 생각하고 있었더니... 내 책상 아래에서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그 곳을 봤더니... 

"노, 노노?!!!" 
"무으으으으으...리이이이이..." 

거기엔, 발바닥을 붙잡고 신음하는 노노와... 
그리고 레고가..... 

"노노-오!!!!" 
"프, 프로듀서 씨... 모리쿠보는... 이제 무리인 건데요.... 어서... 모리쿠보를 두고..." 
"큭, 그럴 순 없어! 얼마 안 있으면 레슨도 노노를 기다린다고! 여기서 쓰러지면 안돼!" 
"앗... 모리쿠보, 살 의지가 사라졌는데요. 죽은쿠보." 털썩 
"그럼 되살릴 수밖에..." 스윽 
"아아아아아아!!! 그, 그 노트는! 비겁한 건데요!!! 히이이!" 샥 

역시, 노노를 부활시키는 데는 포엠노트만한 게 없지. 
어쨌든... 레고가 왜 여깄었는지는 모르겠다만, 이건 정말 살상무기니 치워두도록 하자. 
다음 희생자가 생기기 전에... 




오늘도 영업이 끝나고, 사무소의 문을 열고 들어간다. 
그러자 오늘 사무소의 중앙에 있던 것은, 노노의 몸. 그리고... 


피투성이가 된 바닥과 피로 얼룩진 서류가방이 노노의 머리가 있어야 할 곳에 자리잡고 있었다. 
그리고 몸으로 부터 이어진 목은, 분명하게 그 서류가방 안쪽으로... 피투성이가 된채로 연결되어 있었고.. 

"노노....?" 





"저 가방, 내 거 아냐?" 
"앗...!" 
"안에 든 거... 아마 이것저것 중요한 거 많을텐데..." 
"그, 그건 다 치워뒀으니까요...?" 

아, 확실히 서류들은 책상 위에 있긴 하네. 
여하튼 나는 그렇게 태연히 옆에서 나타난 노노를 무의식적으로 쓰다듬었다.


"헤헤에..." 
"그나저나... 이것도 다 치우려면 꽤 귀찮겠네-" 
"모, 모리쿠보도 도울테니까요! 늘 그랬듯이." 
"그래, 늘 그랬듯이 말이지." 

그러면 오늘도 이제 이 난장판을 정리해볼까- 
노노도 도와주니 말이지~ 


... 그리고보니까... 노노는 왜 이런 일을 하기 시작했을까? 

"노노?" 
"네?" 
"그런데 죽은 척은 왜 하기 시작한 거야?" 
"에...?" 

그래서 한 번 질문 했을 뿐인데, 노노가 눈에 띄게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뭐지? 뭔가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 걸까...? 

"괜찮아 노노? 말하기 어려우면 안해도 돼." 
"괘, 괜찮은 건데요... 그리고... 말하기로 했으니까..." 

말하기로 했다고? 나한테는 그런 말 안 한 거 같은데... 

"그러니까... 들어주세요 프로듀서 씨." 
"어? 어...." 
"그... 귀를 조금만 더 가까이..." 
"아, 응." 

그리고 노노가 부탁한대로, 나는 귀를 노노에게 가까이 댔다. 
그리고 나는 뭔가 조용히 말하려는 걸까? 하는 생각으로 잠시 기다리고 있었더니... 그 순간, 

'츄' 
"....에...?" 

살짝의 온기가, 그리고 소리가, 
내 볼에 느껴졌다. 





"어... 어어어?!!!!" 화악 
"그, 그 이유 말인데요..." 

뒤늦게 상황을 파악하고 얼굴이 새빨개져버린 나를 두고, 노노는 그런 나를 보며 나보다도 새빨간 얼굴로서 조용히 입을 뗐다. 

"모리쿠보가... 프로듀서 씨를 좋아하기 때문인 건데요... 읏...!" 화악 
"...!!!" 화악 

그리고 나는 전혀 예상치못한 노노의 그 고백에 매우 당황했고, 그리고... 

"프, 프로듀서 씨는.... 어떠신가요...?" 
"나는 그야..."




오늘도,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집의 문을 열면- 

"무~리이-" 버둥버둥 
"후후, 오늘은 상어야?" 
"노노... 지금 잡아먹히고 있는 건데요오..." 
"아하하, 그런 거야? 이런 이런 구해줘야겠는 걸?" 쓰담쓰담 

오늘도, 죽은 척을 하는 노노가, 귀여운 나의 아내가 나를 반겨준다. 


"처음 이 죽은 척을 시작한지도, 벌써 몇년은 훨씬 지났는데도 아직 질리지 않은 거야?" 
"그, 그거야... 노노는... 아직도 직접 말하기는 부끄러운 걸요..." 
"그래? 그럼 내가 대신 말해줄게." 

"좋아해, 노노." 츄우 
"아우우...!" 화악 

그리고 이 죽은 척은, 아마 계속 되겠지. 
그게 부끄럼을 타는 나의 아내의, 노노의 「애정표현」 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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