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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리의 지하철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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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4-09, 2019 00:43에 작성됨.
카오리 「Zzz… Zzz…」
『삐비빅- 삐비빅-』
카오리 「…음냐…?」
카오리 「흐아암… 벌써 시간이…」 퀭~
.
.
.
상쾌한 아침에 일어나 씻고 간단하게 식사 후 일하고 있는 음악 학원으로 출발해요.
며칠 전엔 오후 1시에 집을 나섰지만 요즘 들어선 아침 일찍 지하철로 가고 있어요.
시내의 아침 거리는 바람이 상쾌해서 기분 좋기도 하고,
무엇보다 아침 지하철에서만 ‘그’의 얼굴을 볼 수 있으니까…
『푸쉬이이---』
카오리 「……」 두리번두리번
전차 안에 들어가자마자 안을 둘러봤어요.
혹시 그 사람이 있을까.
처음 들어간 칸에는 보이지 않아서 다른 칸으로 넘어가봤는데,
말끔한 양복 차림에 서류 가방을 앉은 채 좌석에 앉아 꾸벅꾸벅 졸고 있었어요.
「……」 쿠-울
카오리 (많이 피곤하셨던 모양이네요.)
카오리 (후훗, 되게 귀여운 걸요.)
전 그 사람이 앉아있는 자리 바로 옆에 앉았어요.
옆에서 앉아보니 햇빛이 비쳐서 더 멋져 보이네요.
전차가 역을 지날 때마다 전차 안은 사람들로 북적거렸어요.
이렇게 북적거리는데 앉으면서 갈 수 있다니, 운이 좋은 거겠죠.
『푸쉬이---』
카오리 (우왓, 역시 이 시간대는 사람이 많이 몰리네요.)
「…음?」
카오리 (앗, 이제 일어났네요.)
잠이 깨고 비몽사몽한 표정으로 지금이 무슨 역인지 확인했어요.
「우왓! 잠시만요! 저 내릴게요!」 끙끙
깜짝 놀라 일어나더니 비좁은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나가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급하게 일어나서 그런지 양복 주머니에서 펜 하나가 떨어졌어요.
전 그걸 주워 그 사람에게 전해주려 했지만…
카오리 「저기 잠시만요!」
「지나갑니다아아!!」 낑낑
『문이 닫힙니다.』
『치이이익----』
카오리 「아…」
1초도 되지 않아서 전철 밖으로 나가버렸어요.
이 많은 인파를 짧은 시간 안에 뚫어내다니, 대단하다고 해야 할까요.
그나저나, 이건 이제 어떻게 하죠…
카오리 「…내일 전해주기로 할까요. 만날 수 있다면.」
.
.
.
다음 날 전철, 전 그 사람을 찾아봤어요.
혹시나 못 만나면 어쩌지 싶었는데 다행스럽게 지난번 같은 곳에 앉아 있었어요.
전 그 사람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어요.
카오리 「저기…」
「네?」
카오리 「이거, 어제 떨어뜨리셨어요.」
「…아, 이거 어제 잃어버렸던 건데.」 더듬더듬
「감사합니다. 주워주셨네요.」
그는 고맙다고 말하고 펜을 받아갔어요.
마침 또 옆자리가 비어있었기에 전 그의 옆자리에 앉아서 가기로 했어요.
잠깐의 대화가 오가고, 그 이후엔 계속 조용했어요.
말을 걸어보고 싶은데… 대체 뭐라고 말을 해야할까요?
카오리 「…저-」
『푸쉬이---』
「안녕히 가세요.」
카오리 「아, 네…」
『치이익---』
말을 걸어보기도 전에 그는 간단하게 인사를 하고 가버렸어요.
카오리 「…모처럼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는데…」
.
.
.
일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려고 열차를 탔어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내부를 둘러봤지만,
역시 없는 걸까-
「하아… 하아…」
『치이익---』
「휴우, 아슬아슬했네.」
카오리 「저기…」
「음? …아, 아침에 열차 안에서 만났던…」
카오리 「이렇게 만나다니 우연이네요.」
「네. 그땐 정말 감사했습니다.」
카오리 「별말씀을요. 다음부턴 조심하세요.」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또 잠깐의 대화가 끝나고 조용해졌어요.
아침에 생각해놨던 대사도 기억이 나지 않아 그냥 조용히 돌아가야겠네요.
카오리 「……」
「」 흠칫
카오리 「…?」
「」 휙
방금 제 쪽을 살짝 쳐다본 것 같은데, 기분 탓일까요.
.
.
.
오늘은 자리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일어나 갈 수 밖에 없었어요.
처음 역 한 두 개 쯤은 사람들이 많이 들어오지 않아 괜찮았지만,
역을 지나면 지날수록 열차 안은 사람들로 가득 차버렸어요.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이게 말로만 듣던 지옥철인 가봐요.
한동안 치이면서 가다가 열차에서 내려야 할 때, 사람들이 우르르 쏟아지면서
거의 물에 떠밀리듯이 내리게 되었어요. 지금이 열차 안인지 밖인지 구분도 못하다가
카오리 「아앗!」
「위험해요!」
인파 속에 발이 접질려 넘어질 뻔 한 걸 누군가가 제 손을 잡아줘서 간신히 넘어지지 않았어요.
전 고개를 들어 제 손을 잡아준 사람이 누군지 확인했어요.
매일 열차 안에서 제가 만나던 그 분이였어요.
카오리 「아… 감사합니다. 아아…」 휘청
「괜찮으신가요? 발목을 다치신 것 같은데…」
카오리 「아니에요. 이 정도는…」
「계단 올라가실 수 있겠어요?」
카오리 「네. 별거 아니에요. 신경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전 그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뒤로 돌아 승강장 출구 계단을 올라가려고 했어요.
그런데 그냥 가볍게 접질린 것 같았는데, 계단을 내딛는 순간 엄청난 통증이 온몸에 흘렀어요.
뒤에서 절 바라보고 있던 그가 무릎 꿇고 앉아버린 제게로 와 제 손을 잡았어요.
「부축해드릴게요.」
카오리 「아, 네… 죄송합니다…」
전 그의 부축을 받아 무사히 계단을 올라갈 수 있었어요.
그는 역 출구 계단도 부축해주려고 했지만
어느 정도 통증이 나아져서 제 스스로 계단을 올라가기로 했어요.
중간 정도 올라가서 다시 무릎 꿇어버려 그의 도움을 받긴 했지만…
카오리 「오늘 정말 신세 많이 졌네요.」
「아뇨, 별말씀을. 지난 번에 제 펜을 찾아준 거에 대한 답례라고 할까요.」
전 접질린 발목을 땅에 대고 한 번 돌려봤어요.
살짝 아프긴 하지만, 그래도 참고 걸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카오리 「이제 가봐야겠네요. 정말 고마워요.」
「오늘 병원에 한 번 가보시는 게 좋을 거에요.」
카오리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전 그럼 가볼게요.」
전 뒤로 돌아 학원으로 향했어요.
그런데 오늘은 조금이지만 그와 많이 얘기해본 것 같네요.
이렇게 조금만이라도 더 얘기해보고 싶은데. 다음에도 이런 기회가-
「저기, 잠시만요!」
카오리 「네?」
갑자기 뒤에서 그가 절 불러 멈춰 세웠어요.
그는 제 쪽으로 다가오더니 주머니에서 명함을 꺼내 제게 건네주더니 당황스러운 말을 꺼냈어요.
「저기… 아이돌에는 관심 없으십니까?」
카오리 「…네?」
.
.
.
오늘은 제 첫 데뷔일.
벽 넘어 바라본 관중석은 이미 사람들로 꽉 차있었어요.
카오리 「후우…」
「사람 되게 많죠? 아침 지옥철처럼.」
카오리 「네, 엄청 많네요.」
「이제 시작하겠습니다. 준비해주세요.」
카오리 「네!」
긴장해서 심호흡을 하고 있는 저에게 그는 제 어깨를 두드려줬어요.
「뒷편에서 지켜보고 있을태니까, 긴장하지 말고 재밌게 즐기다 오세요.」
카오리 「…네!」
전 무대로 나가 사람들로 꽉 찬 관중석을 다시 바라보았어요.
첫 데뷔인데도 불구하고 절 보러 와주신 분들이 이렇게 많다니,
저도 그 기대에 부흥해야겠죠!
카오리 「사쿠라모리 카오리! 이번에 새롭게 데뷔한 아이돌이에요! 잘 부탁해요!」
「와아아아---!」
@그냥 노래 듣다가 써 본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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