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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카 : 이건 내가 아이돌이 되기 전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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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4-01, 2019 00:34에 작성됨.

평범한 교실의 폄범한 나.

다들 공부에 집중하고 있을때, 나는 만화를 그리고 있었다.

딱히 잘 그리는 것은 아니다. 그냥 그저, 수업이 지겨워서 그리고 있을 뿐.

그러던 중, 수업의 종료를 알리는 종이 울렸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다들 빨리빨리 귀가하도록 하고."


그렇게 수업을 끝내고 있는 선생.

나는 공책을 덮고, 기지개를 폈다.

그리고, 가방을 적당히 챙긴 다음,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기말이야, 이번에 가라오케 가지 않을래?"

"정말? 그럼 적당히 타카다나 그런 애들도 부를까?"

"찬성찬성!"


주위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린다.

저런 귀찮은 소리의 중신에서 빠져나와, 나는 교실을 나왔다.


딱히, 이지메를 당한다거나 그런건 아니다.

애초에, 그런걸 당한다면 소심하게 그런걸 당하고 앉아있는 부류하고는 난 거리가 멀다.

요즘 말로는 이렇게 부르던가.

'아웃사이더' 라고.


"니노미야는 어때?"

"아... 딱히 친하질 않아서 그런데, 너가 말 걸어볼래?"

"나도 무리라구."

"헤에... 꽤 네쪽 아니였어?"


딱히 누군가에게 가세한 적은 없다만.

뭐, 딱히 데려가지 않아도 된다.

도리어 나는 이렇게 그냥 내 세계에서 겉도는 것만으로도 나는 만족한다.

다른 녀석들처럼 자신의 세계를 억지로 넓혀서 신경쓰지 못하는 구석이 있는 것 보다, 나는 좁은 내 구역을 빈틈없이 지키는 것이 좋다.


그로인해, 이렇게 친구도 없는 학교 생활을 지내고 잇지만, 딱히 후회는 없다.

하지만, 주변에서는 그렇게 보이지 않나보다.



...



"그래서... 요즘 고민하고 있는건 정말 없는거니?"

"그런거 없어요."

"혹시 집안에 무슨 사고가 있다던가..."

"그런거 없습니다. 그런 의도로 부르신거라면 전 이만 가 보겠습니다."


교무실에 불려온 나는 이런 말을 듣는다.

자기들의 상식에 맞지 않다고 해서 나를 보고 '비정상'으로 치부하는 사람들.

내가 비정상인 것이 아니다. 이 사람들의 시야가 너무나 협소한 것 뿐.


나는 내가 좋다. 그리고, 주변에는 아무런 일 없다.

그런데도, 이렇게 착각하여 말을 붙여오는 사람들이...

나는, 싫다.


"혹시 예전에 학주님에게 꾸짖음 당한 것 때문에 그런거니?"

"그럼 이만."

"잠깐, 얘!"


나는 교무실의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답답하다.

오늘은, 집에 들어가기 싫다.


분명, 저 사람은 우리집에 연락을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겠지.

순전히 자신의 추측과 착각으로 범벅이 되있는 이야기를.

또, 우리 부모님은 그것을 믿고 나에게 무언가를 말을 하겠지.

그것이 싫다.


나는 그저 내 세계를 관찰하는 관찰자에 만족한다.

남이 생각하는 것 처럼 난 무계획적이지 않다.

공부는 하지 않는 것 처럼 보이지만, 적당히 흘려 듣는 것만으로도 성적 중위권은 유지한다.

그리고 나는 나 나름대로 자기개발을 하고 있다.


이래뵈도. 옷을 만들고 있다.

내가 입고 싶은 옷을.

부모님은 그런걸 할 바에는 공부를 하라고 꾸짖지만, 공부보다 이것이 더 재밌다.


만화를 그리는것도 좋아한다.

스토리는 몰라도, 개인적으로 그림은 만족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부모님은 어렸을때부터 그것을 부정해왔다.

그러므로, 지금 와서 말한다고 해서 바뀔건 없다.

그냥 이렇게 생활하는게 마음이 편하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지금 집에 돌아가는건 관두자.



...



그렇게 방황하듯이 마을 주변을 걸었다.

아무것도 없는 마을.

그나마 있었던 오락시설도 옆마을의 쇼핑몰에 흡수되어 버린 지금, 정말로 논과 밭. 그정도 밖에 없는 아무것도 없는 마을이다.

그러기에 좋은점은 한 가지 있다.


이곳에서는 별이 잘 보인다.

조금만 산속으로 들어가도, 언제나처럼 빛나고 있는 별이, 달이 나를 비추어준다.

그것만으로도 만족한다.


이런 나여도, 단 한가지 만족못하고 있는것이 있다.

그건...


지금의 내 자신이 만족되질 않는다.

무언가가 한 개 빠진 것 같다.

단순한 청춘, 우정, 사랑 같은 진부한 것이 아니다.


결정적인, 무언가가 빠져있다.


언제나 반복되는 이 생각에 빠져있으니, 어느세 나는 언제나 내가 있는 산에 비어있는 공터에 도착했다.

그런데 그 곳에는...


"어라, 너, 누구?"


선객이 있었다.

고등학생 교복처럼 보이는 옷과 함께 기다란 백의를 걸치고 있는 희안한 패션센스를 가지고 있는 선객이 말이다.



...



"흐응, 니노미야 아스카인가. 괜찮은 이름인가?"

"보통은 '거기서 괜찮은 이름이네.'라고 말해야 되는게 아닌가 싶지만."

"그야, 난 막 일본에 돌아왔거든. 일본어 서틀뤄여~."


너무나도 티나게 말하는 그 소녀의 말에 나도 모르게 헛웃음이 나왔다.

이 소녀의 이름은 이치노세 시키.

미국에 있다가 막 돌아온 귀국자녀였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그녀는 지금, 방랑 생활을 보내고 있었다.

정확히는 방랑 여행. 아무런 목적지도, 도착지도 없지만 그저 발 가는데로 떠나는 그런 여행중인 것이다.

집이 없냐고 물어보니, 당연히 집은 있다고 했다.


"그런데 넌 이런 시간에 여기엔 어쩐일이야? 이곳 주민일텐데."

"조금 일이 있어서."

"흐응... 뭔가 마음속이 복잡한거 같네. 아니야?"


그렇게 말하면서 성큼 내 앞으로 발을 내딛는 시키.

그것에 놀라 나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지만, 뭔가 장난스러운 듯한 미소를 띄고 있는 녀석이 조금 불안해졌다.


"왜 그런 소리를 하는거지?"

"이 시키 님은 코가 아주 민감해서 말이야. 다른사람들이 못 맏는 냄새도 맡을 수 있거든~. 딱 네가 그렇게 복잡한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냄새랑 똑같아서 말이야."


...냄새로 그런걸 알 수 있는걸까.

개도 아니고 나와 똑같은 사람이?


"그래, 당첨!"

"...하아?"

"대충 여기에 일주일 정도 머물를 생각인데 말이야. 너희 집에서 좀 묶을게~."

"하아? 그게 가능할거라고 생각하는거야?"

"얼마면 될까?"


그렇게 말하면서 품속에서 지갑을 꺼내는 시키.

그리고 그곳에서 지폐를 꺼냈는데...


"...얼마지 그건?"

"총 합 100만엔? 아니, 좀 안 될려나. 지금까지 쓴게 있으니까 말이야."

"그런걸 그렇게 들고 다니나?"

"신경쓰지마~. 아무튼, 돈을 지불할 생각은 있으니까. 거기에다가 다른 이유로 안 된다면야... 그정도는 논파 가능해."


그렇게 말하는 시키의 모습은 크게 변하지는 않았지만, 그 여유로운 표정만큼은 변하지 않았다.

그만큼 자신이 있는 것일까.


"어떻게 되도 난 모른다."

"네네~."


부모님을 조금 곤란하게 만들어 주고 싶다는 반항심이였을까. 나는 그렇게 시키를 우리집으로 데려왔다.

나는 당연히 시키가 쫓겨나거나, 아니면 밤이 늦었으니 하루 정도만 묵을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도대체... 넌... 일본에 막 돌아와서 일본어가 서툰게 아니였나?"

"이야~. 중국어가 통해서 다행이야. 전직 무역가이셨나?"

"지금은 그만두시고 이런곳에서 밭을 일구고 계시지만 말이지."


시키는 말 그대로...

화려한 언술로 우리 부모님을 속였다.

아니, 속였다고 해야될까, 적당하게 넘길 수 있게 만들었다.


돈은 지불한다. 일반적인 민박집 정도의 금액을.

신뢰에 대한것은, 나도 잘 모르겠는 시키의 지식으로 증명했다.

일본어와 영어 뿐만이 아니다. 아까 말한 중국어도 그렇고, 한국어, 독어, 프랑스어, 러시아어 까지.

그외에도 할 수 있는게 있는거 같아 보였지만, 언어 뿐만이 아니라 미국 대학 학생증과 일본 여권과 같은 물질적인 것으로 역시 증명이 되었다.


그리고 실제로 시키가 지금 묵고 있는 호텔...

그렇다. 시키는 그런 호텔방을 놔두고 여기까지 그냥 훌쩍 온 것이다.

아무튼, 그 호텔에서의 확인까지 받고 난 뒤, 화려한 화술로 우리 부모님만이 아니라 나까지 혼을 쏙 빼놨다.


그리고, 얼떨결에 나는 시키와 같이 같은방에서 지내게 되었다.


"..."


거기에다가 신기한건, 부모님이 분명 학교에서의 연락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시키의 화술에 휘말려 그것에 대해 떠올리지도 못한 것이였다.

어머니는 몰라도, 아버지는 아까 말했듯이 무역업을 하시던 분이다.

그러니까 이런 언쟁이나 화술같은건 겪을만큼 겪었을 사람이 이렇게 휘둘린 것이다.


그것에 대한 생각에 잠겨있자...


"흐응, 이거 아스카 거야? 본적없는 디자인인데, 혹시 핸드메이드?"

"잠시만, 왜 내 옷장을 뒤지고 있는거지?"

"그야, 나 옷 없구. 입을만한게 있지 않을까~ 해서."


그렇게 말하면서 내가 만들었던 옷을 한 개 꺼내는 시키.

얼마전에 편의점에서 봤던 잡지에서 아이디어를 따서 원래 있었던 티와 바지를 개조한 물건이다.

일단 내 개인적인 생각의 트레이드 마크는...


"이거 T브렌드의 S제품 모방한거지? 대충 2주 전 정도에 E잡지에 나왔던 물건인데. 잘 따라만들었네."

"잠시, 뭣...?"

"트레이드 마크는 이 어깨쪽의 찢어진 것 처럼 보이지만 덧때어져 있는 이 부근일려나?"


내가 뭐라고 말하기도 전에 술술 정보를 읊는 시키.


"그건 어떻게..."

"여기봐봐.꽤 많이 잡고 있었는지 여기에는 옷의 기본적인 주름이 아니라 인의적으로 주름이 잡혀있어. 그렇다면 여기를 잡고 작업을 했다는건데,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그렇게 말하면서 어깨쪽을 가리키는 시키.

...그렇군, 그렇게 볼 수도 있나.

조금 분했다.

자신만의 영역을 침범한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도리어 기뻤다.

지금까지 없었던 특별한 사람.


그래... 나는.

나는 「특별한 것」을 찾고 있었나.

이런 아무것도 없는 평범 그자체의 촌구석에서, 나는 특별함을 원하고 있었던 것일까?


지금까지 나는 그것을 못 찾아서 이렇게까지 답답해하던 것인가?

모든것이 똑같은 풍경, 똑같은 공부, 똑같은 일과.

그런 사이에서 나는...


특별한 것을 원하고 있었던 것인가.


"그럼 시키 쨩 씻고 올게~."

"아, 아아..."


내 파자마를 들고 가버리는 시키였지만, 그것에 신경을 쓸 수 없었다.

드디어, 나는 드디어 찾아냈다.

지금까지 답답했던 이유를.

나는... 특별하게 되고 싶었다.



...



그 후, 시키와 같이 지내는 나날은 신선했다.

모든것이 새로웠다.

시키가 나한테 치는 장난도, 가끔씩 나오는 그 지식의 원천도. 나를 질리게 만들지 않았다.

시키는 시키 그 자체로 특별한 사람이였던 것이다.


그럴수록, 나는 시키와 닮아갔다.

성격을 바꾸는건 역시 무리이다. 천성이라는건 나 혼자서 바꿀 수 없는 것이다.

그러니까, 일단 외모부터 바꿨다.


나는 처음으로, 머리를 기르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더 빨리 시키처럼 긴 머리를 가지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이웃 마을에 가서 에쿠스테를 사왔다.

에쿠스테를 단 나는, 시키와 비슷한 머리 길이를 가질 수 있었다.


그리고, 에쿠스테 자체만으로도 나는 학교에서 「특별한 존재」가 되었다.

그리고 거기에다가 좀 더, 나는 내가 개조한 옷을 사적으로 입고 다니게 되었다.

만들어두고 옷장에만 있었던 옷을 꺼내 입었다.

교복과 백의라는 희안한 차림을 했지만 남의 눈치를 전혀 안 보고 다니는 시키랑 비슷해졌다.


언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학교에서 기본적으로 배우는 영어를 제외하고도, 이웃 국가에서 쓰는 한국어와 중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특히, 유니크한 아이누어를 인터넷에서 배우기 시작했다.

시키처럼 박학다식하고 싶었다. 그래서 평소에는 눈에도 안 차던 역사서, 거기에서도 신화에 대한 내용을 파고들었다.

라그나로크, 올림푸스, 펜릴...


시키와 관련된 것이라면 무엇이든 특별해 보였다.


그렇게 6일이 지났다.



...



"저기 니노미야, 오늘 쇼핑 같이 갈래?"

"아, 미안. 오늘은 안 되겠군. 일이 좀 있어서."


나는 학급에서 「특별한 존재」가 되었다.

처음에는 확 바뀐 내 모습 때문에 눈에 튀었을 뿐이다.

시골에서 소문이 퍼지는 것은 빠르다.


급하게 골랐던 내 머리색과 다른 에쿠스테는 내 특징이 되었다.

입고다니는 펑크한 복장은 시골의 여학생들에게 신선한 자극을 주기에는 충분했다.

나도 몰랐지만, 패션감각은 다른 사람들보다 뛰어났던 것 같다.

내가 골라준 옷, 찾아준 옷이라면 다들 마음에 들어한다.


처음에 이런 모습을 본 부모님과 학교의 선생은 완전 중2병 일탈 그 자체인 나를 어떻게 말릴려고 한 것 같지만, 시키가 있어서일까.

부모님은 어떻게 말을 못했다. 그야, 남 보는 앞에서 그렇게까지 혼낼 수 없다는 걸까.

선생들은 도리어 학급의 애들이 나를 변호해줬다.


그렇다. '아웃사이더'가 더 이상은 아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나는 필요한 만큼만 내 세계를 넓히고, 다른 사람들처럼 지나칠정도로 넓히지 않았다.

이게바로 천성은 어쩔 수 없다는 것이였다.


나는 그렇게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그 곳에는, 시키가 자신의 짐... 이라고는 해도 작은 사이드 백 한 개만을 가지고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평소라면 어디 외출하나 생각했겠지만, 묘했다.


"어디 가는거지?"


나는 그렇게 물었다.

신발을 신던 시키는 신발을 완전히 신고, 일어나 말했다.


"슬슬 가볼까 해서 말이야."

"잠시만, 어딜 간다는거지? 돌아간다는건가?"

"으음... 다른데로 가 봐야지~. 어딜갈지는 나도 잘 모르겠지만, 적당히 기차 한 개 잡아서 자다 일어나면 어딘가에 있겠지?"


그렇게 말하면서 신발 끝을 땅에 톡톡 치면서 떠날 준비를 하는 시키.

나는 가슴이 뛰었다.

기대감 같은것이 아니다.

두려움.


칠흑과 같은 두려움이 갑작스럽게 찾아왔다.


"자, 잠시만. 왜 갑자기 지금 가는거지? 내일 아니였나?"

"그랬는데 말이야. 딱 날자 그대로 가는건. '실종'이 아니잖아?"

"...실종...?"

"응, 실종. 난 실종된거야. 실종이 취미거든~!"


언제나처럼 의미불명의 말을 하는 시키.

하지만 지금만큼은 상황이 달랐다.

그리고 실종이라는 말 뜯은 사라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다시 돌아오지 않는건가?"

"그럴려나? 한번 왔던 곳은 흥미 없거든."

"..."


실종이라는건, 또다시 못 본다는 것이였다.

시키의 말대로, 여기에는 다시 한 번 오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일평생 다시 시키와 만나지 못하는 것인가?


"자, 잠시만 기다려주게, 지금 이해가 되질..."

"아스카 쨩."

"...?"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시키와 눈이 마주쳤다.


"「특별한 것」은 즐거웠어?"

"무슨...소리를..."

"처음 봤을때부터 생각했거든, 이런 평범한 마을, 참 좋구나."

"뭐...?"


나를 지나쳐, 내가 닫았던 문을 다시 여는 시키.


"기프티드는 말이야. 평범한 사람들 곁에서는 살지 못해. 그래서 말이야. 이렇게 평범함의 극치인 곳은 나도 모르게 발이 가버려."

"기프티드...? 그건..."

"아스카도 곧 알게 될거야. 내가 무슨말을 하는지. 그럼... 뭐, 안녕. 작별이야. 니노미야 아스카."

"자, 잠시, 시키!"


시키는 떠나버렸다.

물론 쫓아갔다.

하지만 어느순간, 놓쳤다.


역에서 기달렸지만, 역으로 오질 않았다.

그녀석이라면 걸어서라도 옆 마을에 갈 수 있다는 사실을 잊은 내가 잘못이였다.

그렇게, 나와 시키는. 작별을 했다.



...



그리고, 시키의 말의 뜻을 알게된건 얼마지나지 않아서이다.


"아아, 그녀석 말이야? 조금 친한척 해줬더니 헤벌래 해서는... 정말 웃기지 않아?"

"그러게~. 애초에 그런 에쿠스테 요즘 유행 아니라구."

"뭐, 확실히 옷 고르는 솜씨는 좋아서 데리고 다니기는 했는데 말이야. 슬슬 질렸고."


시키는 이런 상황을 예측이라도 한 것같이. 떠났던 시각과 정확히 똑같은 시간에 나는 그 소리를 듣게 되었다.

솔직히, 그 말에 상처를 입었다거나 하지 않았다.

나는 「특별한 것」이니까.


특별하다는 것은 고독하다는 것.

시키가 말했던 것이다.

평범한 곳에서는 살아갈 수 없다는 것.


나는 궁금증이 생겨 이치노세 시키에 대한 것을 검색해봤다.

예전에 봤던 학생증을 떠올려 미국의 대학을 찾아내고, 부족한 영어로 더듬거리면서 그곳의 사람과 연결이 됬다.

이치노세 시키.

천재 화학자.


그리고 모든게 다 질렸다며 떠나버린 이상한 괴짜.

시키를 만난적 있냐는 질문에 나는 그렇다고 이야기를 했고, 여기가 일본이라고 하자 한숨을 쉬며 거기까지 갔냐고 한탄을 했다.

그만큼, 인재였던 것이다.


기프티드【Gifted】

재능을 뜻하는 영어이다.

확실히, 시키는 내가 쫓아갈 수 없을정도로 박학다식했고, 똑똑했다.

그런 재능이라는 것일까.


나는, 그 사실을 알게되고, 등교를 거부했다.



...



일년이 지났다.

중2병에 걸린 나는, 정말로 중2가 되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나이 상으로만 중2지, 등교거부로 인해 겨우 출석일만 맞춰져 올라간...

그런 상태이다.


나는 그 이후로, 내 자기계발에 매진했다.

잊었던 만화를 다시 그리기 시작하고, 인터넷이 조금씩 투고도 해봤다.

옷도 직접 만들어서 인터넷에서 평가를 받고, 실제로 비싼 값에 몇몇개는 팔아본 적도 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시키를 봤을때의 흥분감과 고양감은 느낄 수 없었다.

이 마을에서 만화를 그리는 사람이 나만 있는건 아닐 것이다.

옷을 만드는거라면, 여기에 옷만드는 가게가 있다.


그런 '평범한' 일상으로는, 나는 계속해서 부족함을 느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이였다.

평소처럼 방의 컴퓨터로 인터넷을 보고 있었는데. 익숙한 얼굴이 있었다.

아니, 익숙한 얼굴이 있었다는 것만이 아니다.

평소라면 스쳐지나갔을 메인 페이지의 뉴스란.


평소처럼 스크롤을 쫙 내려 원하는 장면을 봤을 나였지만.

그 스크롤을 내리는 그 한 순간, 포착된 것이다.


'이치노세 시키, 신입 아이돌 데뷔! 어마어마한 신인!' 이라는 것.

겨우 다시 발견했다.

하지만, 이치노세 시키는 시키이다.

그 누구보다 시키를 잘 알고 있다고 나는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시키가 곧 아이돌을 관두고 다른 곳으로 떠날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게 아니였다.


시키는 1달, 2달이 될때까지 계속해서 아이돌 일을 했다.

뭐가 그렇게 재밌는 것일까. 뭐가 그녀를 계속해서 묶어두고 있는 것일까.

궁금해 미칠것같았다.

그래서, 나는 도쿄로 올라왔다.


그리고 부모님 몰래, 아이돌 오디션을 봤다.

시키가 만들었던 「특별한 것」을 재연하기 위해, 대충 길렀던 머리는 단발로 확 잘랐다.

그리고 에쿠스테로 그것을 보충했다.


춤은 잘 못춘다. 노래는 평균이라고 생각하지만 잘 부른다고는 할 수 없다.

첫 오디션은 당연히 떨어졌다.

시키가 다니고 있는 346 프로덕션은 상상 이상의 기업이였다.

아니, 재벌 그룹이였다.


그만큼 퀄리티를 높여야만 했다.


그래서 나는, '이미지'로 승부하기로 했다.

완벽한 중2병을 보여주마.

완벽한 고딕 펑크 패션을 보여주마.

나만의 특징을 들어내주마.


그런 생각으로, 계속해서 도전했다.

노래 연습과 춤 연습도 빼먹지 않았다.

적어도 「평균」까지는 끌어올려야 했다.

아이돌이 될 만큼 「특별한 존재」의 평균 만큼은 끌어올려야 됬다.


그렇게 3번째 오디션.

나는 붙었다.

그 다음, 나는 일방적으로 부모님에게 알렸다.


아이돌이라는 것을 할 것이라고.

당연히 반대하셨지만, 언제 내가 그런거 신경 썼나?

계속해서 막무가네로 하자, 이번에도 역시 내 고집을 꺽는것은 무리였다.


그렇게 되자 내 목표는 한 가지로 변했다.


"시키..."


시키가 전혀 예상치 못한 것으로 놀라는 모습을 볼 것이다.

그것 뿐이였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아이돌로서 데뷔 직전까지 가야된다.

운이 좋은 것인지, 지금까지 시키에게 이야기가 흘러들어갈 만한 사람을 만난적도 없고, 나도 따로 만나지 않았다.

역시 대기업이였다.


아무리 같은 프로덕션이여도, 신인에다가 막 바쁜 아이돌에게 정보가 가진 않는것이다.

그것에 안심하여, 데뷔까지 기다릴 수 있었다.

그러던 와중, 나와 동류를 만났다.


"여의 이름은 칸자키 란코! 그대의 이름을 묻고싶다!"


그렇게 처음 만난 나와 란코는. 란코가 먼저 데뷔를 하고 있을때에도 같이 동료로서 서로 지켜봐주었다.

진실한 친구라고 부를 수 있을만큼의 친구를 처음 사귄 나는, 그것만으로도 내가 좀 더 특별해진 것 같았다.


"이해자여, 그대의 노래는..."

"아직. 하지만 담당 프로듀서도 정해졌다. 곧 나오겠지."


그렇게 란코가 날 부르게 된 호칭은 「이해자」가 되었다.

참으로 놀라운 센스이다.

란코는 나를 이해해주는 유일한 이해자이였고, 나 또한 란코의 본심을 이해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사람이였다.

이런 센스 덕분에 나보다 먼저 데뷔한 것일거다.


그리고, 그 날이 왔다.



...



시키의 팬미팅날.

심심하다는 듯이 자리에 앉아있는 그녀를 향해. 나는 천천히 다가갔다.

니제 내 정체를 밝히면 된다.

그녀의 눈 앞에서, 내 모습을 들어내면 얼마나 놀랄까.


하나,하나 줄이 줄어들었다.


시키, 난 이렇게 특별한 사람이 됬어.

그렇게 내 차례가 왔을때, 시키가 놀라는 일만 남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이 아니였다.

시키는 그저, 무심한듯이 나를 보고서는 평범하게 대해줬다.

그것 뿐이였다.


날 잊은것일까?

아니다, 시키가 그럴리없다.

그 똑똑한 시키가 나를 잊을리없다.


하지만 가슴깊이 찾아오는 절망감은 어쩔 수 없었다.

일 년 정도가 지났다.

나도 신체적으로 자랐고, 시간적으로 일 년 전의 잠깐 만났던 소녀의 모습을 완벽하게 생각해내는 것도 어려울 것이다.

그런 이성적으로 이해는 되지만 감성적으로는 어쩔 수 없는 그런 복잡한 심정이되었다.


나중에, 나중에 다시 만나자.

아이돌로서 데뷔를하면 나를 알아봐주지 않을까.

그런 희망을 가지고 마지막으로 시키의 모습을 보기위해 뒤를 돌아봤다.


그 순간, 시키가 무언가를 쓰고 있는것이 보였다.

그리고 곧 그 쓰고 있던걸 내려놓고 다음 팬을 보고 있었다.

그 공책에 쓰인것이 뭔지는 모른다.

하지만, 아까 손을 움직이던것을 보면 대충 떠올릴 수는 있었다.


나는 그렇게, 옥상으로 향했다.



...



3층 건물에서 간소하게 열린 팬미팅 현장이였기 때문에, 옥상에 올라오는건 쉬웠다.

이때만큼은 내가 관찰력이 좋다는 것에 정말로 고마웠다.

그리고...


"냐하하~. 오래간만이네. 아스카 쨩~."


별 일 아니라는 듯이 찾아온 시키가 옥상에 올라왔다.


"...알고 있었나?"

"뭐, 그렇지? 냄새는 잘 안 바뀌거든. 아무리 네가 컸다고, 그렇게 향수를 뿌렸다고 해도 말이지."

"대단하군, 그건. 그래서, 어디까지 예상했던 거지? 나와 만났을때부터 지금까지 전부 예상한건가?"

"당연하지~. 이 시키 님은 엄청난 기프티드를 타고난 사람이니까."


그렇게 말하면서 옥상 난간에 기대는 시키.

그런 시키에게 다가가, 나는 다시 물었다.


"전부다. 예측했다는 건가?"

"응. 정확히는 아스카라면 내가 아이돌 일을 하고있으면 언젠가는 반드시 이쪽으로 올거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늘 있는 공식 오디션장에는 몰래 들어갔었고."

"..."


처음부터... 다 알고 있었던 것인가.

허탈하다.

난 지금까지 이 시키 때문에 무슨짓을 해왔는데, 시키는 그저 지켜보고 있었다니.

하지만 그만큼 웃겼다.


"역시... 너랑 나는 같은 부류의 인간인것 같군."

"그런가?"

"너도, 「관찰자」가 아닌가?"

"그렇게 볼 수도 있을려냐~."


장난하듯이 '냐후후'하면서 웃으며 넘기는 시키.

정말이지...

변한게 없구나.


"그래서, 「특별한 것」으로의 삶은 재밌었어?"

"최악이였다."

"그렇겠지~. 평범한 녀석들은 전~혀 이해 못해주는걸."

"그런데, 넌 왜 여기서 아이돌을 하고 있는거지? 역시 아이돌이라는 것은 「특별한 것」투성이여서 그런가?"


내 말에 기지개를 피는 시키.

그리고는 입을 열었다.


"아이돌 일은 말이야. 매번 새로워. 전부가 다 달라. 지금까지 똑같았던 반복의 챗바퀴를 전부 부서버리는 것 같아."

"그렇군."


역시 시키와 나는.

그래. 나는 시키 덕분에 「특별한 것」이 된게 아니다.

나는 그냥, 원래부터 「특별했던 것」이다.


그저 그걸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을 뿐이였나.

지금까지...

나는 도대체...


내 자신에 화가난다.

뭣떄문에 이렇게 생고생을 하가며 아이돌을 하기위해 노력했을까.

전부 시키를 놀래켜주기 위해서였다.


원래부터 찾고 있던 내 「특별」은.

언젠가부터 당연하게 내 안에 있었던 것이였다.


"뭐, 아무튼. 슬슬 돌아가봐야 될려나. 그럼... 냣...?!"

"시키!"


우지끈. 하는 소리와 함께 땅이 흔들렸다.

그와 동시에 시키가 기대어 있던 난간이 부러져, 밑으로 떨어졌다.


"윽..."


나는 그런 시키를, 붙잡았다.

한쪽 손은 난간을 잡고, 한쪽 손은 시키의 손을 잡고 있다.

팔이 찢어질 것 같았지만, 어떻게 버틸 수 있었다.


나는 있는힘껏 시키를 끌어올렸다.

아무리 내가 중2의 여자아이라고 해도, 똑같은 여자아이 한 명 못 끌어올리는건 아니다.

지금까지 한 트레이닝을 우습게 보지 말라고.

거기에다가 시키 또한 내 팔을 잡고 옥상 끝을 붙잡고 올라오려고 했기 때문에, 내 도움 없이도 이제는 올라올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아... 하아..."

"허억... 후우... 콜록콜록..."


크게 숨을 내쉬다가 기침까지 나와버렸다.

하지만, 어떻게든 끌어올렸다.


"시키... 괜찮나?"


흐르는 땀을 닦고, 시키의 무사를 확인한다.

그런데...


"와... 와...! 나 방금 정말 죽을뻔 했어. 그치?"


시키는 자신이 죽을 뻔 했던것에 흥분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정확히 말하자면.

기뻐하고 있었다.


죽는걸 목표로 하는것도 아니다.

단지.

'자신이 위험에 처했었다.' 라는 것에 기뻐하고 있었다.


"방금 봤어? 지진이 나더니만 난간이 부러져서 쿵! 하고. 떨어질뻔 했다니까?"

"...그렇군..."


내가 숨을고르며 살짝 긍정을 하자, 시키는 영어로 막 말하기 시작했다.

거의 반절은 알아들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 반절은 대충은 알아들었다.


요약하자면, 흥분에 찬 소리였다.

비유를 하자면 아르키메데스가 욕조에 들어가자 '유레카!' 하고 떠든 것과 마찮가지의 행동이였다.

자신이 발견해낸 것이, 겪은것이 너무 기뻐서 날뛰고 있는 것이다.


나중에 들은 것이지만, 시키는 지금까지 '목숨의 위협'에 처한적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삶이 시시했다고 한다.

무슨 짓을 하더라도 시키는 안전하게 된다.


그러지 않을려고 해도 머릿속에서는 자동으로 확률을 계산하고, 최대한 안전하게 다닌다.

자신이 의도하는 것이 아니라고해도, 최적화된 움직임으로 강도를 제압하거나, 브레이크가 고장난 차가 달려오는 것도 가볍게 피한다.


그것을 들었을때는 '이 사기캐는 도대체 뭐지'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건 나중의 이야기다.

지금의 이야기로 돌아가자.


"...진정하는게 좋을거 같은데. 사람들이 오고 있다."

"아, 그렇지. 하아... 그래야지. 후우..."

"혹시나 해서 묻는거지만, 넌 내가 지금의 너처럼 보였나?"

"응? 뭐, 그렇지?"


처음으로 반복되던 삶의 고리를 부술때의 그 쾌감.

모르는게 아니였기에, 나 역시 저런것을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던 것 같았다.


그 이후, 시키의 프로듀서는 나에게 계속해서 고맙다고 전했고, 나는 실시간으로 인지도가 높아졋다.

그것을 틈타, 나는 솔로곡을 내고, 데뷔를 했다.



...



"이라는 이야기다만."

"...뭐야 그거! 엄청난 일대기잖아!"

"흠흠, 이해자의 과거는 심오... 마치 모든것을 태우는 업화와 같은 색인건가..."


갑자기 과거의 이야기를 물어온 미카와 그 일행에게 내가 아이돌이 된 이유를 설명해주자, 다들 살짝 어안이 벙벙한 것 같아보이네.

하긴, 나도 이렇게 내 인생이 스펙타클해 질지는 몰랐지만.


"시키가 말한게 거짓말이 아니였다...라는 결론인가."

"음? 그녀석이 뭐라고 했나?"

"시키가 '아스카가 아이돌이 된 이유? 그거 나 때문이잖아?' 라면서 자랑하길래 또 연인자랑 하나 싶었는데."


그렇게 말하면서 슈코또한 믿기지 않는다는 눈치였다.

하긴, 이런 이야기 너무 터무늬없어서 믿기 힘들겠지.


프레데리카를 제외한 사람들이 와 있는걸 봐서는, 프레데리카에게는 따로 이야기를 했었나보군.

나도 란코에게 따로 이야기 해둔 것과 같이 말이야.


역시 이런 것까지 닮았어.


"그나저나 연인은 뭔가. 딱히 사귀고 있는건아니네만."

"아니, 분명 사귀고 있잖아 너희 둘. 지금도 잡아 땔 생각이야?"


그렇게 말하면서 음흉한 미소를 짓는 카나데지만.

...정말 사귀지 않고 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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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끝이 났습니다.

시키아스 커뮤를 보고 언젠가 이 둘에 대한 과거 이야기같은거 재밌을테니까 적자...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계속 미루고 있었네요...

아무튼, 이렇게 적게되서 다행입니다.


작품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개인적으로 아스카와 시키는 서로 많이 닮았다고 봅니다.

그건 작중에서도 잘 들어나게 적어볼려고 했는데 잘 전달이 됬는지는 모르겠네요.


아무튼, 다음은... 마카베나 안즈 글... 갱신...해야죠...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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