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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키호「클럽 버링선이 터져버렸어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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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3-22, 2019 19:22에 작성됨.


1.

리츠코는 지금 벌어진 상황 때문에 머리가 지근거렸고, 관자놀이를 검지로 연신 어루만졌다.

그녀 앞에서 유키호는 고개를 푹 숙이고 숨죽인채 다음 말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리츠코 「...휴..」


유키호 「...」


리츠코 「..저기, 아버지 일..사실이니?」


리츠코 「..클럽 버링썬(burying son) 이슈..그거 사실이니 유키호?」


유키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것은 아무것도 몰라서일까? 아니면 알기 때문에 그런 것일까?

답답해진 리츠코가 마침내 언성을 높였다.


리츠코 「유키호! 우리도 뭘 알아야 대처를 하던지 말던지ㅡ」


프로듀서 「그만해 리츠코! 그냥..경시청에서 조사 중이라잖아.

유키호, 확실히..몰랐던거지 그렇지?」


유키호 「..예..」(울먹)


신문 기자 요시자와 「그래. 내가 따로 조사를 해 봤는데..

일단 아닐 수도 있겠어. 유키호 아버님 되시는 분..뭐랄까, 직접적으로 경영에 참여한 느낌은 아니야.

기자로서의 직감이다. 조금만 더 조사하면, 누명을 벗길 수도 있겠어.」


프로듀서 「..제발 그랬으면 좋겠지만..」


유키호 「요시자와씨..너무 무리하지는 마세요..저 때문에 곤란에 빠질 수도 있어요.」


유키호 「그리고..아빠는 분명히 무죄에요..」(울먹)


신문 기자 요시자와 「걱정 마시게나 유키호군. 이건, 타카기의 친구로써 뿐만 아니라 신문 기자로서의 프라이드가 걸린 일이니까.」


리츠코 「..하아..지금 엄청나게 터졌다니까요? 클럽 버닝문 폭행사건..

765프로도 관련 있는거 아니냐고 지금 엄청 들끓고 있는데 뭘 어쩌라는건지..휴우..


프로듀서 「..뭐 어떻게든 해결되겠지. 그리고 아직 조사중이잖아..일단 유키호, 오늘은 빨리 들어가고 푹 쉬어.」


유키호 「..예..」


리츠코 「휴우..어쩌라는건지..」



2.

버링썬 이슈는 노출된지 단 하루만에 전 열도를 뒤흔들만한 이슈로 떠올랐다.

일본 톱급 아이돌의 가족이, 그것도 사장직에 있는 도쿄 거대 클럽에서 민간인이 클럽 가드들에게 두들겨 맞았다는 뉴스는,

피해자의 용기있는 제보 덕분에 순식간에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곧, 피해자를 폭행했던 클럽 가드들이 실제로는 전과 수십범의 야쿠자들이였다는 것이 드러났고,

겨우 하루 지나지 않아 765 사무소 앞에는 아침부터 수많은 잠복 기자들과 취재진들이 가득 몰려와 진을 치고 앉아 유키호 단 한사람 만을 기다리고 있는 진풍경을 선사하고 있었다.


취재진 「유키호씨! 유키호씨! 아버지가 직접 부하들에게 지시해서 폭행을 주도했다면서요?」


취재진 2 「유키호씨! 이번 클럽 사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ㅡ」


유투버 「피슝빠슝! 오늘 곰방와 TV에서는 유키호짱과 관련된 이슈를ㅡ 아 저기 유키호짱 지나간데수!!」


...


프로듀서 「저기 좀 사람 좀 지나갑시다 아이X!」


유키호 「꺅!」


프로듀서 「유키호, 빨리 들어가 빨리!」



「저기 유키호씨!」 「뭐라고 한 말씀이라도 좀ㅡ」


ㅡ쾅!


프로듀서 「하아...」(한숨)


유키호 「죄, 죄송해요오..」(울먹)


프로듀서 「..올라가라.」



유키호 「...」


아이들의 분위기도 단 하루만에 바뀌었다.

치하야, 이오리 같은 경우에는 아예 단 하루만에 언팔로우 및 기타 SNS 차단까지 해버렸고,

나머지 아이들도 일부러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입을 다물고 있었다.

765 팬 분위기도 유키호 관련해서는 은퇴다 무죄다가 팽팽히 갈린 상태였는데,

그나마도 유키호가 관련 있냐 없냐에 따라 모든게 결정될 것이 분명했다.


치하야 「하아..이래선 '2박 3일' 촬영장에도 못 가겠는데요.」


리츠코 「아, 치하야 그거 관련해서 말인데..PD한테 전화 왔어. 2박 3일에 '카무주노'씨 그 사람 유키호 아버지랑 같이 고액 내기 크로켓 한 거 걸려서..

2박 3일 방송 자체가 취소되었다고 안 나와도 된다더라.」


치하야 「참내, 이거 좋아해야하나 말아야하나..」


유키호 「....」


미키 「..미키, 답답한거나노!」(짜증)


미키 「미키, 아무 잘못도 없는데 자꾸 짹짹이랑 페이스북이랑 인스타랑 막막 사람들이 미키한테 뭐라뭐라 하는거야!

유키호 진짜 너무한거야! 왜 그런걸 아무 말도 안하고 그냥 가만히 있다가 이제와서ㅡ」


마코토 「어이 그만해 미키! 유키호가 그걸 어떻게 알았겠어? 그리고..아직 다 밝혀진게 아니니까 함부로 말하면 안ㅡ」


치하야 「..풉!」


하루카 「..치하야짱!」(눈치)


치하야 「..아니, 유키호 아버님인지 그 사람 톡방 다 공개되고, 매일 뉴스랑 인터넷에서도 다 떠드는데 도대체 뭐가 안 밝혀졌다는거야?

밝혀질건 다 밝혀지고, 이젠 뭐 더 밝혀질게 남았지.」


유키호 「그만!!」(버럭)


히비키 「..치하야, 말이 너무 심하다조. 유키호는 분명 몰랐다구!

유키호가 잘못한게 아닌데 다들..다들 이상하다조! 다들 너무해!」


이오리 「..아 예, 그러시겠지. 아니 근데 2년간 야쿠자랑 같이 운영했다는데, 그걸 모르는건 모르는대로 문제인거 아냐?」(냉소)


히비키 「..이오리, 그 반응은 도데체 뭐하자는 거냐조!」


야요이 「우우..그 그만 싸워요 여러분..」(울먹)


치하야 「..타카츠키씨 보고 참지만..하기와라상도 빨리 정리하는게 좋을거야.」


마미 「..그, 너무 그러지 말장 치하야 언니잉~」 


아미 「..마, 맞아! 분명히 시간이 지나면 다 괜찮아질 꺼라구 오빠두 그랬잖아? 하하..」(눈치)


아즈사 「..아라아라..」


이날을 기점으로, 대략 일주일간 취재진과 파파라치들은 밤 늦게까지 765 사무소 빌딩 앞에 장사진을 이루었는데,

그들이 어찌나 성가시던지 765 아이돌들은, 유키호를 믿던 안믿던 간에 전부 이번 일이 빨리 해결되기만을 빌게 될 정도였다.

하지만 사건은 아이돌들이 원하는대로 흘러가지 않았으니..


주말 쉬고 딱 그 다음날 월요일 아침의 일이였다.


리츠코 「전화 다 받지 마요! 아 X발 진짜!」


머리가 터질 것 같은 두통 속에, 리츠코는 양쪽 관자놀이를 각 검지로 거의 쑤셔 박아넣듯이 눌러댔다.


리츠코 「..참 내..클럽에서 성매매 알선이랑 대마초 등 마약 거래 정황 포착? 

유키호 아버지의 배후로 전 경시청 부총감 '후타 다카노'가 뒤를 봐주고 있어?

아니..이게 무슨 단 하루만에 이렇게 나오냐고요..심지어 타가키 사장님은 뭔 놈의 성매매 라인 톡방에서 여자 달라고 썼던거 걸렸고..

유키호 아버님은 자꾸 자기는 그냥 아무것도 안했다고, 억울하다고, 자기는 아무 죄 없다고 주장하시는데 성매매랑 마약 밀매 증거는 계속 발견되고..」(울먹)


리츠코 「..게 다 가! 하필 이런 시기에 누구누구씨가 하필 상황 터지기 직전 금요일 밤에 문서 세절 대행 업체를 부르는 바람에..」(째릿)


코토리 「..하, 하지만 리츠코짱! 그 날은 정기적으로 세절하는 날이였다ㅡ」


리츠코 「..뉴스 안 보십니까 코토리씨?」(짜증)


코토리 「..미안..삐요...」(기죽음)


프로듀서 「..하아..일단 애들보고는 출근하지 말라고 그랬어.

사장님은..유키호 아버지랑 대질 조사 받는 중이시라는데..아마 밤 늦게 되서야 나오실꺼야.」


리츠코 「..미치겠네..(울먹) 그냥 아이돌 프로듀싱하는게 꿈이였는데..

왜 이렇게 되는거야 왜!!」(버럭)


프로듀서 「...미안하다.」


리츠코 「..유키호는요?」


프로듀서 「..아무래도..」(침울)


3.

조사는 계속해서 진행되어갔고, 여론은 더욱 더 불타올랐다.

어쩌면 정치적 관심보다는, '유명 연예인과 관계'된 사건이라는 것 때문에 더 불타오르는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슈는 순식간에 정치 쟁점화되며,

심지어는 지금까지 입을 다물고 있었던 일본 정계의 여야당과 아베 총리까지 철저한 조사를 공식석상에서 요구할 정도까지 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슈의 중심은 유키호 아버지와 관련된 정치 인사들이 아니라 유키호였다.

그것이 어떤 배후의 언론 플레이인지,

아니면 일본인 특유의 가십에 대한 집착과 기호성 때문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심지어 유키호가 야쿠자 두목이라는 악성 찌라시까지 사람들이 믿기 시작할 정도였다.

 

상황이 이쯤 되자, 유키호에 대한 낙관 여론은 더 이상 버틸 수 없게 되었다.

유키호는 모든 프로에서 하차했다.

음악 방송부터,

안녕하심까 썬데이,

고정 출연이던 게로게로 키친까지..

모든 방송과 연예계에서, 유키호는 그렇게 순식간에 자취를 감추었다.


그래도 유키호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씩씩하게 사무소에 계속해서 출근했다.

매일 같이 기자들이랑, 파파라치들이랑 악성 팬들에게 시달리면서도

내색 한번 안하고.


유키호 「..아, 안녕하세요..」(주눅)


아이들 「...」


유키호 「저기..야요이짱? 혹시 프로듀서씨 어디 있는지 아ㅡ」


야요이 「웃우! 저 잠깐 할 일이 생각나서 이만ㅡ」(후다닥)


히비키 「..」


히비키 「다들 너무하다조!」(버럭)


히비키 「유키호는 우리 동료잖아! 지금 그 누구보다 유키호가 제일 힘들텐데..

왜 다들 이런 반응인거야!」


치하야 「..대책없이 커버해주기엔 너무 심각한 일이잖니 히비키.」(냉소)


히비키 「뭐?」(충격)


리츠코 「..솔직히 말할께 유키호.

이제는..끝난 거 같아. 그러니까 이젠..생각해볼 때가 된 것 같아.」


히비키 「야 리츠코!!」(버럭)


유키호 「..아냐. 됐어 히비키짱.」(미소)


유키호 「..다들..그렇게 생각하는거야?」


아이들 「...」(시선 회피)


히비키 「너희들...」(경악)


유키호 「..고마워. 지금까지..전부 고마웠어.」


유키호가 미소 지으며, 무릎을 꿇고 공손하게 절한다.

그녀는 머리를 숙일 때까지 고운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히비키는 그녀의 어깨가 작게 떨려오는 것을 보았다.


유키호 「..폐 끼쳐서 죄송합니다. 제 죄니까요..전부 청산하고 떠나겠습니다.

프로듀서씨랑 리츠코..그동안 고마웠어. 정말..이제 다시는 못 보게 되겠네..」(울먹)


그것으로, 유키호의 은퇴가 결정되었다.


엔딩.

유키호는 은퇴 선언을 하고, 뉴질랜드로 떠나기로 결정했다.

그것은 몰래 떠나는 것이였고, 오직 가장 친한 사람들에게만 언급한 것이였지만

말해준 지인들 중에서 유일하게 마중나온 것은, 히비키 뿐.


전성기 때의 그 수많은 팬들도, 친했던 여러 친구들도 단 한 명도 없이

그녀 앞에는 오직 히비키 뿐이였다.


유키호 「..히비키짱, 고마워.」(미소)


히비키 「..다들..다들 너무해!」(울먹)


유키호 「아냐, 됐어. 죄값을 치뤄야지..다 내 잘못인걸?」


히비키 「..말도 안됀다조! 유키호가..유키호가 도대체 무슨 죄라고!」


히비키의 두 뺨 위로, 투명한 물방울들이 주르륵 흘러내리기 시작한다.

그런 히비키의 등을 토닥이며 유키호가 말했다.


유키호 「괜찮아, 괜찮아.

비록 먼 곳이지만..거기서도 잘 살 테니까..

이미 다 각오하고 준비한 일이니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히비키짱?

비록 혼자라 쓸쓸하겠지만..

정말 많은 것들을 버려야 했지만..

그래도 이미 다 결정하고 각오한 일이니까.

거기서 도와줄 사람도 많고..그러니까 너무 걱정 안해도 돼.」(미소)


히비키 「우아앙!! 유키호!!」


유키호 「잘 지내, 히비키짱.

정말..다들 그리울꺼야. 물론 일부는 앞으로 다시는 볼 수 없겠지만..

그래도..정말 항상 기억할께.」(미소)


..

그렇게 유키호는 떠나갔다.

...


히비키는 한동안 조용히 살았다.

사무소에는 출근했지만, 그 이상으로 딱히 뭔가 한다던가 하는건 없었다.

그것은 765 프로 자체가 어수선한 분위기였던 것도 있었지만,

유키호 때문에 우울했던 것이 더 컸다.


일본은 여전히 떠들썩했다.

버링선 사건은 저 높은 분들까지 닿아버렸고,

급기야는 현 총리의 보좌관들과 경시청 고위 인사들까지 연루되며 

총리가 직접 공개석상에서 사과와 공정한 수사까지 국민들에게 약속하는 지경이였다.


하루카 「저기..히비키짱? 그래두 뭐라도 먹어야 하지 않을까?」


히비키 「..가. 먹고 싶지 않다조..」


치하야 「..도대체 언제까지 그럴꺼야 히비키?  전부 다 힘들다고!

..그나저나 리츠코는 도대체 왜 이렇게 안 오는 거야?」


치하야 「..뭐 어차피 일도 안 들어오는데 잘 됐네.

그냥 인터넷 뉴스나 보는게 일이지..」(냉소)


치하야 「..어라?..」


치하야 「..맙소사..」(충격)


치하야 「하루카! 아즈사씨! 히비키!...다, 다들 이거 봐! 빨리!!」


히비키 「..뭔 일인데 그러냐조? 이거 보라구? 도대체 뭐길래..

..어디보자..흐음..

..도쿄 앞바다에서 드럼통에 콘크리트로 고정된 알몸의 변사체 네 구 발견되어..

검시 결과 765 프로의 타가키 사장과 신문 기자 요시자와, 765 아이돌 리츠코, 765 프로의 프로듀서 XXX씨로 밝혀져..

..증거 인멸 시도로 보여..765 프로의 前 아이돌 하기와라 유키호의 친부 또한 집에서 살해당한채로 발견되어 충격..마, 맙소사..」(경악)


하루카 「..배후에..하기와라 유키호?」


아즈사 「..허어..얼..」


히비키 「...하기와라 유키호가 클럽 버링선 성매매, 마약 밀매를 주도해..타가키 사장 암매장을 주도한 야쿠자는 하기와라 유키호 사주를 받아?..

..親父는 바지사장? 하기와라 파의 숨은 실세, 클럽 버링선의 실질적 운영자는 하기와라 유키호..

20XX 아버지에게서 야쿠자 권력 인계 후 숨은 배후로..

前 765프로 아이돌 유키호의 행방, 뉴질랜드에서 끊겨..계획적인 야쿠자 해외 도피, 인터폴 추격 중..이, 이게 도대체 뭐야!?」(충격)


그 순간, 히비키는 유키호가 마지막으로 했던 말이 떠올랐다.


히비키 「그래서..자기 죄라고..그게 맞는 말이였네.

..유키호..진짜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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