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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치즈키 히지리 "크리스마스 선물"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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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3-21, 2019 02:23에 작성됨.

언니를 만나러 갑니다.

 

도쿄에, 저 혼자서.

 

          

 

"아니,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게냐?! 그 먼 거리를 혼자 가겠다니?!"

 

크리스마스 1주일 전. 생일과 크리스마스가 겹치는 저는, 할아버지, 할머니께는 항상 선물을 두 배로 받고 있었습니다.


친구들이 종종 짓궂게

'모치즈키는 생일이랑 크리스마스가 겹치니까 선물을 하나밖에 못 받겠네? 가엾어라~'

라고 놀리는 경우가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적어도, 할아버지와 할머니께서는 항상 크리스마스 선물과, 생일선물을 구분하여 주셨으니까요. 조금 차이가 있다면, 선물 하나는 제가 받고 싶은 것을, 나머지 하나는 두 분께서 주시고 싶은 것을 주신다는 정도일까요?


아무튼, 언제나처럼, 할아버지께서 이번 생일에는 무엇을 선물로 받고 싶으냐고 물어보셨을 때, 저는 곧장 대답했습니다.


도쿄에 있는, 언니를 보러 가고 싶다고.


그럼 데리고 가주시겠다는 할아버지의 말씀에, 저는 난생 처음으로 고개를 가로저으며 혼자 가겠다고, 다시 한 번 말씀드렸습니다.


"그 먼 거리를, 그리고 그 위험한 곳을 혼자 가겠다니?! 절대 안 된다!"


할아버지께서는 전에 없이 화를 내시며 반대하셨습니다. ...아니... '전에 없이' 까지는 아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가, 정말 혼자서 괜찮겠누? 정 가보고 싶다면 네 어미에게 연락해보마. 혼자 가는 건 역시 이 할미도 걱정이 되는구나."


할머니께서는 반대까지 하시진 않았지만, 그래도 혼자 간다는 것에는 마음이 놓이지 않으시는 듯 했습니다. 아마도, 엄마와 함께라도 가길 바라시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혼자 가는 게 아니면 의미가 없습니다.


제가 고집을 굽히지 않자, 할머니께서는 잠시 고민하신 끝에 엄마께 전화를 하셨습니다.




"엄마는 반대하지 않을 거야. 이젠 중학생이니까, 혼자서도 잘할 거라고 믿어."


아직 일을 하고 계셨던 걸까요. 조금 시간이 걸린 끝에 받은 엄마는, 선선히 도쿄로 가는 걸 허락해주셨습니다. 아마, 아빠도 다르진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후, 다시 할머니께 다시 수화기를 건네 드리자, 할머니께서는 가만히 듣고 계시다가 잠시 한숨을 내쉬고, 저를 바라보시며 이내 미소를 지으셨습니다.


"그래...우리 아가도, 인자는 충분히 다 컸으니..."


그렇게, 허락해주신 할머니께서 할아버지를 설득해주신 끝에, 이번 제 크리스마스 선물은, 도쿄 여행으로 결정되었습니다.




"짐은 다 챙겼지?“


"...“


"옷은 두고 가는 건 없고?“


... 속옷도 다 챙겼어요.”


방학숙제도 챙겼누?”


, 할머니...몇 번이고, 확인했는걸요...?”


어제 학교가 끝나고 잠들 때까지. 그리고, 오늘 학교를 다녀와서 저녁을 먹을 때까지 몇 번이고, 몇 번이고 확인하고 또 확인했습니다. 그 덕분에 하마터면 두고 갈 뻔했던 파자마도 빼먹지 않고 챙길 수 있었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밝을 때 갔으면 좋았을 것을...”


나가노 역에 바래다주시면서, 할아버지께서는 연신 중얼거리시며 할머니에 대해 불만을 말씀하셨습니다. 신칸센의 표를 미리 살 때, 조금이라도 날이 밝을 때 보내야한다는 할아버지와 그래도 저녁은 먹여서 보내야겠다는 할머니께서 살짝 다투셨었습니다. 꽤 오래 옥신각신(이게 맞는 표현일까요?)하시던 두 분이었지만, 결국에는, 어차피 일찍 가도 언니를 일찍 볼 수 없다는 제 이야기에 할머니의 말씀대로 저녁을 먹고 가게 되었습니다.


먼 거리를 가야하니 든든히 먹어야한다는, 할머니께서 계속 권해주신 밥을 결국 두 그릇 씩 먹고, 젓가락을 내려놓자마자 차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서둘러 집을 나왔습니다.


나오는 길에도, 할머니께서 중간에 출출해지면 꺼내먹으라고, 그리고 언니한테도 갖다 주라고 챙겨주시는 모찌도 받아 가방과 주머니에 집어넣고, 할아버지께서 항상 저를 학교까지 바래다주시던 자동차를 타고 나가노역으로 출발했습니다.




오후 720, 나가노역에서 출발하는, 도쿄행 호쿠리쿠 신칸센을 타고, 845분 도쿄역에 도착.

이후, 도쿄역에서 출발하는 시부야행 야마노테선전철을 타고 2정거장 뒤의 신바시역에서 내린 뒤, 여기서 오다이바로 가는 유리카모메경전철을 타면 됩니다.


쪽지로도 적어주시고, 몇 번이고 다시 확인시키셨지만, 할아버지께서는 아직도 안심이 안되시는 모양입니다.


이 할애비가 말해준거, 다 기억하지?”


...”


어두운 곳에 혼자 있지 말고?”


도착하면 곧장, 언니 방으로 가고요...”


이상한 사람 있으면 바로 방범부저를 확 눌러부리고?”


, 그럴게요...”


도착하면 전화해야한다. 이상한 사람 보이면 바로 파출소로 가야한다. 등등... 결국, 출발시간이 다 되어서야 자리에 앉을 수 있었습니다.


자리에 앉아 바깥을 보니, 할아버지께서 계속 지켜보고 계셨습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이젠 초등학생도 아니고, 건강해졌으니까요. 혼자서도, 잘 할 수 있습니다.


다녀오겠습니다.”


아마도, 들리진 않겠지만, 할아버지께, 할머니께, 그리고, 이 나가노 시에게. 다시 한 번 인사를 했습니다.




이 어두워서일까요, 창밖은 온통 어두컴컴하기만 했습니다.


중간 중간에, 창에 물방울이 점점이 달라붙는 걸 보면, 역시 눈이 오는 모양입니다. 화이트 크리스마스, 일까요.


저 멀리 점점이 보이는 불빛들이, 흐릿하게, 그리고 빠르게 멀어져갑니다. 처음으로 나온 여행이지만, 그래서 바깥의 풍경을 많이 보고 싶었지만, 잘 보이지 않으니 조금은 포기해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돌아갈 때는, 낮에 출발한다면 풍경을 잘 볼 수 있을까요? 그때에도 같은 방향에 앉는다면, 지금 보지 못한 풍경을 볼 수 있겠죠?



...도쿄는, 어떤 곳일까요?


물론, 옛날처럼, 흔히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시골 사람처럼 아무것도 보고 듣지 못한 건 아닙니다. TV, 라디오도, 인터넷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정말로 어떤지는 역시 잘 모르겠습니다. 열차를 갈아타는 것도, 사진으로, 엄마가 해주신 이야기로, 몇 번이고 생각해서 준비했지만, 정말로 어떨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려울 게 없다고 했지만... 정말로, 그럴까요.


전부 모르는 것이기에, 걱정이 되지만... 그 이상으로 기쁜 건...(사실, 기쁜 건지 어떤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언니를 보기 때문일까요?


그럼, 다음에, 엄마 아빠를 보러 가나가와에 간다면... 그것도, 기쁠까요? 엄마 아빠가 기뻐하실까요?

...언니가 기뻐할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많아...”


도쿄역은, 사람이 무척 많았습니다.


저처럼 캐리어를 끌고 있는 사람도, 끌고 있지 않은 사람도, 멈춰 서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사람들도, 바삐 걸어가는 사람들도.


나가노역에서와는 달리, 많았습니다.




인파에 휩쓸릴 뻔도 했지만, 무사히 야마노테 선을 타고 신바시역에 도착하여, 유리카모메 신바시역으로 옮겨갔습니다.


도쿄역도 사람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이곳의 사람들이 더 많았기에 조금 놀랐습니다.


야경이 예쁘다고, 야경을 보자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지만... 내릴 역만 생각하고 있었고, 다른 사람들이 온통 창가에 모여 있었기에 볼 수는 없었습니다.




신바시역에서는 타는 사람이 많았지만, 정작 내릴 때에는 혼자서만 내리게 되었습니다.


도착해서 역 밖으로 나왔을 때는, 어느 샌가 눈이 그쳐있었습니다.


오후 9시 30분. 언니의 공연은 끝났을까요?


언니 방의 열쇠는 엄마가 미리 전해주셔서, 먼저 들어가 있을 수 있지만...


...그 전에, 일단은... 할아버지 할머니께 도착했다고 전화를 드려야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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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2)와 하나로 합쳐서 한편만 올리려고 했는데 말이죠...


자꾸 이 내용보다도 훨씬 앞부분서부터 잘려서 올라오길래 적당히 컷지점 찾다보니 용량이 부족한 불상사가 발생을...


...후기고 뭐고 일단은 다음편에 죄다 몰아놓았는데, 꼼수로 늘리는 것도 한계가 있으니...


으음...프롤로그 정도는 봐주시거나 하시는건 없는거죠...?<그런건 없다.


엣지같은 후줄근한 프로그램은 역시 쓰지 말아야 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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