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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어찌 R-15 정도로 낮추는데 성공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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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2-25, 2019 22:08에 작성됨.

제목이 뭐 저따위인가 싶지만
딱히 생각나는 것도 없고
주의도 드려야하고 하니까 그냥 저대로 합니다 ^~^
하루치하에요! 하루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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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언제부터 이렇게 됐더라?
응? 왜 갑자기 묻냐고? 글쎄...

 

아, 아냐. 그러니까... 무엇을 말하고 싶은거냐면.

 

 

─응, 사랑해.

 

 
 

"앗!?"
"꺄악!"
 

단말마의 비명소리, 그리고 격한 안무 중에 부딪혀 버린 두 사람. 호되게 부딪혔는지, 한 쪽은 넘어져 버렸다.
다른 사람들도 그 주변에 우르르 몰렸다.
 


"괜찮아, 치하야? 아즈사씨도 괜찮아요?"
"아, 네..괜찮아요."
"아아, 미안해 치하야짱.."
"앗, 아니에요 아즈사씨, 제가 주변을 신경 못쓴 걸요."

 

넘어진 푸른 머리칼의 소녀-키사라기 치하야는, 아즈사의 말에 살짝 웃으면서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저었다.

 

"어라, 어이 치하야. 괜찮긴 뭐가 괜찮냐, 무릎 까졌잖아!"
"네? 아, 정말이네... 그래도 이 정도는 괜찮..."
"피가 줄줄 흐르는데 무슨 소리예요!"
"닥터 스톱이라궁, 닥터 스톱!"



하지만 치하야의 괜찮다는 말은 허세였던 듯, 주변에서 화를 냈다.
그도 그럴 것이, 무릎이 까져 흘러내린 피가, 다리를 타고 흐를 정도였으니까.
그 걸 보며 난처한 표정을 짓던 치하야는, 쓰게 웃고선 말했다.



"하아, 알았어, 의무실에 갔다 올게. 그리고 아즈사씨, 전 괜찮으니까 그렇게 우울해 하실 것 까진 없다구요?"
"아, 으응. 괜찮겠니, 치하야짱?"
"네. 혼자 갔다올수 있으니까-."
 


시원스레 말한 치하야는, 엎어져 있던 자리에서 일어섰다.
어느새 붉은 피는 다리를 타고 흘러, 신고 있던 양말을 적시고 있었다. 그 사실에 치하야는 인상을 찌푸렸고 주변의 이들은 정말 혼자 갈 수 있겠냐고 물었지만, 고개를 끄덕이곤 웃어보인 치하야는 약간 절뚝거리면서도 연습실을 수월히 빠져나갔다.
그 순간, 이오리가 프로듀서의 등을 후려쳤다.
 


"으악! 왜 날 때려?!"
"네가 트레이닝복 수선만 제때 해줬어도 치하야가 반바지를 입고 오진 않았을거 아냐!"
"아니 치하야가 그런 걸 말을 해주질 않는데 내가 어떻게 알어!"
"프로듀서라면 말안해줘도 그런건 알아야 하는 거잖아요!"
"야요이까지?!"
"햄조! 물어!"
"갸아악!!"
 


그리고 집중 구타를 시작한 이성을 잃은듯한 아이돌들을 뒤로 한채, 미키는 사라진 문 쪽을 바라보면서 중얼거렸다.

 
"치하야씨, 많이 다친걸까...?"

 

 

 

 

 

 

 

 

그리고 어느새 운동화를 적시기 시작한 피에 꺼림칙함을 느끼며 치하야는 의무실 문 앞에 도착했다.
뒤를 돌아보자, 점점이 피가 이어져 있다. 피 때문에 실내화로 갈아 신지도 못했다.
그 사실에 한숨을 푹 내쉰 치하야는 의무실 문을 열었다.



"실례합니다."



드르륵,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부드럽게 열렸다.
그리고 치하야가 안으로 들어서며 문을 닫자, 안에 앉아있던 이가 반가운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아! 치하야짱. 무슨 일......??? 치하야짱! 무릎이 그게 뭐야?!"
 


하지만 그 반가운 표정은, 말 그대로 피가 줄줄 흐르고 있는 치하야의 무릎을 보자마자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그에 한숨을 푹 내쉰 치하야는 절뚝거리면서 걸어와 의무실에 비치된 의자에 앉고선 말했다.



"댄스레슨 중에 부딪혀서 다쳤어. 넘어지던 중에, 무릎을 부딪혔나봐."
"아, 아니... 대체 어떻게 부딪히면 그 정도로 다치는거야!!"
"쓰는 사람을 탓 해!"
"응?"



당황하며 그렇게 묻는 단발의 선생에, 빽하니 소리를 지른 치하야의 태도는 아무리 봐도 선생을 대하는 태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녀는 신경 쓰지 않는지, 앉아있던 자리에서 황급히 일어서며 말했다.
 


"아,아무튼 여기서 기다리, 일단 수건을 적셔 올테니까!"
"응. 천천히 갔다 와."
 


하지만 치하야의 덧붙인 말이 무색하게, 하루카는 거의 뛰쳐나간다에 가까울 정도로 의무실을 빠져나갔다.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의무실 문이 닫히는 것을 보던 치하야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돌아올 때 쯤엔 자기가 엎어져서 다쳐선 돌아오는 거 아닐까? 아, 엎어지긴 해도 다치진 않으려나.
그렇게 생각하던 치하야는, 의무실 문이 열리는 소리에 놀라서 돌아보았다. 방금 나갔는데 설마 벌써 돌아온거야? 라는 기분으로.

하지만 문이 열리고 고개를 내민 것은, 미키였다. 그런 미키를 보고 웃은 치하야는 입을 열었다.
 


"무슨 일이야, 미키? 보시다시피 하루카 선생님은 지금 없는데."
"아니... 치하야씨가, 많이 다쳤나 싶어서... 괜찮은거야, 치하야씨?"
"응. 별거 아냐."
"리본 선생님은 어디 가신거야?"
"아마도 화장실에. 곧 오실거야, 아마."
 


아마, 라는 말의 어감은 미묘했지만, 사실 치하야는 반 확신으로 한 말이었다.
그리고 확신을 내린 것이 아깝지 않게, 의무 담당자인 하루카는 치하야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곧장 의무실로 쳐들어왔다.
 


"치하야짱! 일단... 아, 미키도 왔네? 미키도 어디 다쳤어?"
"아, 치하야씨가 많이 다쳤나 해서... 잠시 와본거야"
"아아... 그래? 그렇지만 레슨은 괜찮은거야?"


 
미키의 말에 살짝 인상을 찌푸린 하루카는 그렇게 말하며, 손으로 복도쪽 창문을 가리켜보였다.
그리고 그 손을 따라간 미키의 시선 끝에, 히비키가 황급히 나오라는 사인을 보내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그에 놀란 미키는 황급히 인사를 하면서 말했다.
 


"아앗, 미키는 그럼 가보는거야! 치하야씨, 가서 말해둘 테니까 쉬고 있어!"
"응, 고마워 미키."
"수고해 미키~"
 


그리고 미키는 곧장 의무실을 뛰쳐나갔다. 후우, 한숨을 내쉬던 치하야는 하루카가 의무실 문을 닫는 것을 보고선 의자 등받이에 편하게 기댔다. 그 모습을 본 하루카는 인상을 찌푸리곤 말했다.
 


"치하야짱, 아프지 않아? 신발까지 온통 피투성이가 되어버렸잖아."
"잘 모르겠어. 찢어져서 그런가, 별로 아프진 않은데... 피는 많이 나네."
"아, 정말이지, 제발 다쳐서 여기 오는 일은 없게 하라고 내가 부탁했잖아. 치하야짱이 다치는 걸 보면 정말 심장이 남아나지 않는 기분이란 말야."
 


하루카의 과장된 그 표현에 치하야는 피식 웃었다. 그런 치하야를 보고서 마주 쓴웃음을 지은 하루카는 치하야에게 걸어오며 한숨을 섞어 말했다.

 
"그런데 대체 안무 연습을 어떻게 했길래 무릎이 그 정도로 찢어지는거야...?"
"그야, 난 반바지니까. 넘어지기만 해도 다른 사람들보단 훨씬 많이 충격이 크지 않겠어?"
"트레이닝복 찢어졌었지? 진작에 프로듀서씨한테 말했으면 좋았잖아."
"반바지라고 트레이닝 못하는 것도 아닌데 뭐..."
"선생님이 아니라 애인으로서 말하는거야. 정말이지, 치하야짱은..."
 


그렇게 말하며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내젓는 하루카를 보던 치하야는, 하아, 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어쩐지 그녀의 뺨이 붉은 기를 띄고 있었다.

의무 선생인 아마미 하루카. 그리고 765 프로덕션의 현역 아이돌인 키사라기 치하야.
그 두 사람은, 공식적으로는 그저 친한 선생과 아이돌이었지만, 비공식적으로는 연인 관계였다.

뭐가 어떻게 되어서 연인이 되었다느니, 그런 구구절절한 이야기는 두 사람 다 기억하지 않았다.
어쩌다보니 서로가 좋다고 생각했고, 하루카가 먼저 고백을 해서 치하야가 받아들였을 뿐.
그 이후로, 두 사람은 누군가 다른 사람이 있다면 몰라도 단 둘이 있는 곳에선 편하게 서로를 대하고 있었다. 지금처럼.



"그치만 입어보니 반바지도 꽤 편하던걸. 시원하고..."
"그래도 보통은 안 입지 않나...? 마코토라면 모를까..."
 


그렇게 중얼거리며 하루카는 들고 온 젖은 수건을 가져다 치하야의 다리를 닦았다.
그 차가운 느낌에 치하야는 순간 몸을 움찔했지만 하루카는 신경쓰지 않고 흘러내린 피를 닦아내며 말했다.
 


"위험하단 말야. 자각하고 있어?"
"바깥도 아니고 연습실에서 대체 뭐가?"
"...자각이라곤 정말 하나도 하고 있지 않구나."



그렇게 중얼거리며 한숨을 푹 내쉬곤 무릎의 상처 부분을 닦아내자, 치하야가 인상을 찌푸리며 입술을 깨물었다. 그제서야 조금 아픈 듯 싶었다. 하지만 피가 잘 멈추지 않자 하아, 하고 한숨을 내쉬던 하루카는 문득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수건을 떼어냈다.
그에 고개를 갸웃하며 하루카를 보던 치하야는, 이어진 하루카의 행동에 화들짝 놀라 외쳤다.
 


"하, 하루카! 뭐하는거야!"
"어어? 이러면, 지혈되지 않을까 싶어서."
"말이 되니! 바보야!"



하루카가 '혹시라도 지혈될까봐' 시도한 행동은, 치하야의 무릎의 상처를 혀로 핥는 것이었다.
그 행동에 얼굴이 붉어진 채로 그만두라고 외치는 치하야의 목소리는 듣지도 않은 채, 하루카는 치하야의 상처를 조심스레 핥았다. 입 안에, 쇠 맛이 가득 퍼졌다.
 


"그만두라니까, 하루카...!"
"아하하, 알았어, 알았어. 장난이었다구~"
 


얼굴이 붉어지다 못해 거의 익다시피 한 채로 치하야가 말하자, 웃으며 하루카는 치하야에게서 떨어졌다.
그리곤 다시 수건을 들어 상처 부위를 닦아낸 하루카는 빙긋 웃고선 말했다.
 


"그런데, 짜잔! 봐봐, 피가 멎었잖아!"
"그거와 그건 관계 없다고 보는데..?"
 


무표정한 얼굴로 태글을 거는 치하야를 보고 피식 웃은 하루카는 일어서서 책상으로 갔다.
그러더니 책상 근처에서 우왕좌왕한다. 그런 하루카를 가만히 보던 치하야는, 툭하니 내뱉었다.
 


"오른쪽 두번째일거야."
"아, 아. 고마워, 거기에 있었구나."
"하루카... 약을 어디다 놨는지는 기억 좀 하는 게 어떨까."
 


의무실에서 살다시피 하는데도 불구하고, 하루카는 약을 어디에다가 놨는지 때때로 기억하지 못하는 때가 있었다. 그리고 하루카 때문에 자주 의무실에 오는 치하야는 하루카 대신 기억하는 신세가 되어 버렸다.
그 사실에 한숨을 푹 내쉬는 치하야를 보고 난처한 미소를 지어보인 하루카는 약과 붕대를 들고선 다시 치하야의 옆에 앉았다.
 

"치하야짱, 조금 따가울거야."
"응."
 

고개를 끄덕인 치하야에게 웃어보이곤, 상처에 약을 바른다. 상처에 와닿는 솜에, 치하야는 인상을 살짝 찌푸렸지만 아프다고 하진 않았다. 그것이 치하야의 성격이다. 그런 사실을 알면서도 어쩐지 아쉬운 기분을 느끼며, 하루카는 치하야의 상처에 꼼꼼히 약을 바르고선 붕대를 집어들었다.
그 모습을 본 치하야는 하루카의 손에서 붕대를 낚아채며 말했다.



"...내가 감을게. 하루카는 붕대 감는 거 진짜 못하니까."
"에에-치사해!"
"그런 문제가 아닌 거 같은데..?"
 


분하지만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한다. 하루카는 치하야보다 붕대를 못 감는 건 확실했다.
그렇게 생각하며 치하야가 상처에 붕대를 감는 모습을 보던 하루카의 시선이, 치하야의 다리에 멎었다.
새하얀 피부에 매끈한 다리선은 꽤나 자극적이다.
본인은 그런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겠지만, 이라고 생각하던 하루카는 붕대를 깔끔하게 매듭짓는 치하야를 보다가 조용히 그녀를 불렀다.
 


"치하야짱."
"응?"


 
그 부름에 돌아보는 치하야의 얼굴을 붙잡아 그 입술에 키스한다.
그 갑작스런 행동에 치하야는 놀란 표정을 지었지만 별다른 저항은 없었다. 둘만 있을 때는 자주 있는 일이다. 그리고 자신도 싫어하진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승낙의 표시로 조심스레 입을 열자 그 안을 비집고 따스한 온기를 가진 혀가 들어온다.

언제나 그치지 못하고 깊어져 버리는 키스.
강하게 그녀를 요구하는 마음처럼 얽히는 혀의 온기. 주고받는 타액의 소리만이 의무실 내에 울렸다.

다 받아들이지 못한 타액이, 턱을 타고 흘러내린다. 그 짙고 농밀한 키스에 푹 빠져들 때 즈음 하루카가 간신히 아쉬운 마음을 억누르고 치하야에게서 떨어졌다.
타액에 젖은 턱을 따라 그 입술을 핥는 것으로 아쉬운 마음을 표현하자, 짙은 키스의 여파로 붉어진 얼굴을 한 치하야가 쓰게 웃었다. 그런 치하야를 보던 하루카는 조용히 속삭이듯 말했다.

 

"-한번 더"
 


그 속삭임에 치하야가 반응하기도 전에, 다시 한 번 입술을 겹친다. 응, 하는 짧은 콧소리와 함께, 힘이 빠진 손을 자신의 목에 두르는 치하야의 행동에 묘한 충동을 느낀다.
잠시 뒤에서야 치하야에게서 떨어진 하루카는, 치하야가 단 한숨을 내쉬는 것을 가만히 보다가 입을 열었다.

 

"치하야짱..."
 


치하야의 이름을 부르는 무언가 욕정을 포함한 목소리에 치하야의 얼굴이 붉어졌다.
알고 있다. 그녀가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자신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몇 번이고 있었던 일이니까.
한숨을 내쉬며 하루카의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춘 치하야는 붉어진 얼굴로 말했다.
 


"전부 잠그고 와. 누가... 들어올지도 모르니까."
"응"
 


그 가벼운 키스에 응하듯, 살짝 키스한 하루카는 의자에서 일어나 의무실 문 쪽으로 갔다.
그리곤 옆에서 무언가를 찾아 밖에다가 걸어놓곤 안으로 들어와 문을 잠근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치하야는 하루카가 창문까지 잠그고 커튼을 치는 것을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몇 번이고 서로를 요구하고 가졌지만, 이렇게 준비랄까, 비슷한 것을 하고 있으면 긴장하게 된다.
무대에서도 잘 떨지 않으면서 이런 때는 긴장감으로 인해 한숨을 내쉬곤 하는 치하야를 잘 알고 있기에, 그녀를 보고 빙긋 웃은 하루카는 치하야를 안아들었다.
오늘은 다행이라고 해야 할 진 몰라도 의무실로 찾아와 아파서 자고 가겠단 사람은 한 명도 없었기에, 의무실의 침대는 모두 비어 있었다. 그 침대 중 한 곳에 내려놓자, 치하야가 푹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이건 이런 데에 쓰라고 여기 비치된 게 아닐텐데 말야."
"뭐 어때~ 있다면 써주는 편이 좋고. 침대 위에서 하는 편이, 치하야짱도 편하지 않아?"
"그거야 뭐..."


 
그렇게 말하며 부끄러운 듯 시선을 돌리는 치하야를 보고 웃은 하루카는, 치하야의 곁에 앉아 다시 한 번 키스했다. 깊어지는 대신, 장난치는 듯 자꾸만 퍼붓다시피 하는 가벼운 키스에 치하야가 얼굴을 붉히며 미소지었다.
하루카는 그렇게 몇 번이고 치하야의 얼굴 전체에 키스하며 치하야의 어깨를 붙잡아 그녀를 침대 위로 완전히 쓰러뜨렸다.

이번엔 조금 깊게 키스하며, 치하야의 트레이닝복 상의 안으로 손을 집어넣는다.
그에 키스에 응하던 치하야의 몸이 움찔 하고 떨렸다. 따스한 온기가 품에 들어가, 가슴의 맨 끝을 어루만진다. 키스가 끝나고 떨어지자마자, 단 한숨이 치하야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상의를 올려 벗기자, 새하얀 피부가 여과없이 드러난다. 그런 치하야를 보고서 빙그레 웃은 하루카는 시선을 떨어뜨렸다.

목 부분을 핥아내리는 혀의 까칠한 느낌에 치하야는 응, 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몸을 어루만지는 손에서도, 묘하게 몸을 들뜨게 하는 감각이 느껴진다.
그 감각에 단 신음을 흘리는 치하야의 쇄골에 씹듯 키스했다. 그 자극에 아, 하고 높은 신음을 올린다. 그 목소리만 들어도 몸에 열이 가득 차는 것을 느끼며 하루카는 한숨을 섞어 웃었다.


 
"치하야짱."
"응, 하루카..."


 
부르는 하루카의 목소리에 응답하며, 가볍게 키스한다.
반바지를 입고 있는 덕분에 훤히 드러나는 다리를 한 손으로 쓰다듬자, 치하야가 옅은 신음을 내뱉었다. 평소엔 소름끼치고 간지럽기만 할 그 행동도, 지금처럼 열로 달아오른 상황에선 자극이 된다.

허벅지를 천천히 어루만지던 하루카의 손이, 치하야의 바지 안으로 들어갔다. 그에 치하야가 흠칫하고 몸을 움츠렸지만, 그런 건 신경쓰지도 않는다는 듯 하루카의 손은 그대로-
 


"앗!? 하루카...!"
"...그러니까 내가 말했지? 이런 짧은 바지는 입지 말라고."
"큿.."
"으음- 옷을 입은 채로는 아무래도 곤란하려나, 치하야짱?"
"다, 당연하잖아, 그런 일..."
"역시 그렇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곤 하루카는 치하야의 바지를 붙잡곤 단숨에 벗겼다. 버클이 있을리 없는 트레이닝복 바지기 때문에, 벗기는 것은 너무 간단할 정도였다.
속옷까지 한꺼번에 벗겨지자, 치하야는 부끄러운 듯 몸을 움츠렸지만 하루카가 다리를 붙잡아 벌리는 손길을 거부하지는 않았다. 다만 부끄럽다는 표시로 눈을 꽉 감아 보였을 뿐.

가만히 바라보는 하루카의 시선에, 수치심이 밀고 올라온다. 눈을 감아도, 그 시선은 느껴지니까. 수치심에 붉어진 치하야의 얼굴을 본 하루카는 빙그레 웃고선 손을 뻗어 치하야의 뺨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치하야짱, 눈을 떠서 날 봐줘."



그 말에, 치하야의 꼭 감은 눈이 움찔, 하고 떨렸다.
그러곤 조심스레 열리는 그 눈동자를, 가만히 바라본다. 빠져들 것 같이 깊은 눈동자 끝에, 물기가 어리는 모습이 정말로 좋다. 그렇게 생각하며, 조심스레 치하야의 눈 위에 입을 맞춘다.

자신보다 몇 살이나 연하인데다가, 그녀는 비록 아직 잘나간다고는 할 수는 없지만, 한 명의 아이돌. 그렇지만, 정말로 좋아한다. 정말로.

사랑한다.
누군가, 비웃는다고 해도.
 


"..하루..."
["어라, 외출 중이라는데? 그럼 치하야 언니, 어디 간 거야?"]
["에? 어, 정말이네. 문도 잠겨 있어! 마미, 혹시 안에 보여?"]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치하야가 놀라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잠시 하루카도 멈췄다. 들려오는 목소리는, 익숙한 것들이었다. 심장이 빠르게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치하야짱."
 


약간 가쁜 숨으로, 하루카가 불렀다. 그에 하루카를 돌아본 치하야는, 누가 보더라도 불안하다는 말 외엔 표현할 수 없는 표정이었다.
창문을 잡아당겨보는 듯, 덜컹, 하는 소리에 몸을 움츠리는 치하야를 보고 쓰게 웃은 하루카는 조용히 치하야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걱정마, 복도 쪽 창문까지 전부 잠궈두었으니까."
"..응..."
["으음- 무슨 소리 들리지 않았어?"]
["글쎄... 안이 안 보여. 이상하네. 치하야 언니, 어딜 간거지?"]
 


그런 치하야를 보던 하루카는, 치하야의 머리를 손으로 감싸 자신의 품에 기대게 했다. 치하야는 자신도 모르게 하루카의 하얀 가운을 꽉 물었다.

짧은 숨이, 품 안에 묻혔다. 혹시라도 들킬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그 상황을 상상할 때 떠오르는 수치심이 오히려 자극이 되어 돌아왔다.
그런 자신을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른채, 하루카에게 너무해, 라고 속으로만 몇 번을 중얼거리며,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하루카에게 매달리기만 한다. 

제발, 얼른 돌아가줘-


 
["휴게실에 간 거 아냐?"]
["아, 그럴 수도 있겠네! 올라가 볼..."]
["아미짱, 마미짱! 선생님!"]
["뭐?!"]
 


밖에서 들려온 대화 후에, 다다닥, 달리는 소리가 나고 나서야, 치하야는 안도했는지 하루카의 옷깃을 놓았다.
 


"정말로, 순간 무서웠어..."
"응-.. 뭐, 들킬 리는 없었겠지만. 타카네씨라면 모를까-"
"..? 시죠씨는 왜?"
"아니, 분명 잠깐 나갔다오느라 문 다 잠그고 나갔는데도 돌아와보면 밴드라던가, 가져갔다고 쪽지를 남겨두더라구..."
"....영문을 모르겠네."
"뭐, 일단은 저쪽도 레슨 시작한 것 같으니 우리도 다시 시작해볼까요, 치하야짱?"
"엣, 하, 하루-"















"치하야짱, 조금 쉬다 갈거야?"
"애초에 응급처치만 하고 바로 갈 생각이었지만...아무래도 그래야 할 것 같네."

 
고개를 끄덕이는 치하야를 보고 웃곤, 의무실 한 쪽에 있는 사물함에서 상의를 꺼낸다. 그걸 본 치하야가 인상을 찌푸리며 물었다.
 


"하루카는 숙직 같은 건 안하지 않아?"
"응? 아, 실수로 약을 떨어뜨려서 옷에 묻거나 하는 일이 종종 있어서..."
"...여전하네. 어떻게 의무 담당자이 된걸까."


 
그렇게 중얼거리며 하루카의 가운의 옷깃을 붙잡는 치하야를 보고, 빙그레 웃은 하루카는 사물함 안에다 두었던 티를 입고서 치하야를 돌아보곤, 의무실 침대 위와 바닥에 떨어진 치하야의 트레이닝복을 집어올리며 말했다.
 


"아, 좀 젖어버렸네... 마침 레슨중이고, 내가 평상복 갖다줄테니 여기서 갈아입을래?"
"아, 응."
"치하야짱 락커 번호가....7-E였던가?"
"응. 아, 문 잠궈놓고 가! 누가 들어오면 안되니까!"
"알고 있다니까! 다녀올게!"
 


고개를 끄덕인 하루카는 의무실을 빠져나갔다. 그와 동시에 찰칵, 하는, 의무실 문이 잠기는 소리가 들렸다.
아래층에선 레슨이 계속되고 있는지, 작게 음악 소리가 들려왔다.

 

 

 

 

 

 
치하야의 옷을 가지고 의무실로 내려온 하루카는, 문을 열었을 때 치하야가 자연히 돌아볼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녀의 반응이 없음에 고개를 갸웃했다.
 

"치하야짱?"
 

이름을 불러봐도, 대답이 없다.
그 사실을 이상하게 여기며 문을 닫곤 터벅터벅, 간이 침대가 있는 곳으로 걸어간 하루카는, 그 안에 보이는 모습에 순간 한숨을 내쉬며 웃어 버렸다.
 
간이 침대 위에서, 치하야는 하루카의 가운을 덮은 채로 쓰러져 자고 있었다.
 


"...많이 피곤했던걸까- 하기사, 레슨 후에 바로 해 버렸으니."
 


잠든 치하야를 보고 그렇게 중얼거린 하루카는, 치하야가 덮은 자신의 가운을 벗겼다. 한 점도 가리는 곳 없이 드러나는 알몸에, 잠시 정신을 빼앗길 뻔 하다가 황급히 정신을 차리곤 치하야를 똑바로 눕힌다.

무릎을 감은 붕대를 잠깐 보던 하루카는, 조심스레 그 무릎을 쓰다듬고선 똑바로 눕힌 치하야에게 이불을 덮어주었다. 그리곤 가볍게 그 이마에 키스했다. 아까 자신이 던져놓다시피 하고 나갔던 트레이닝복이, 가지런히 정리되어 침대 한 쪽에 놓여있는 것을 본 하루카는 피식 웃고선 그 위에 가져온 치하야의 옷을 놓았다.

침대가 있는 곳을 빠져나와, 문에 자리 비움 팻말을 걸어놓고, 문을 잠근다.
그리곤 의자를 끌어다가 치하야가 잠든 침대 옆에 가져다 놓고 앉았다.

꽤나 피곤했던 듯, 치하야는 고른 숨소리를 내며 잠들어 있었다.

 

"...감기 몸살 기운, 그 때문에 현기증으로, 부딪혀서 무릎 부상. 약을 먹고 푹 쉬게 했다... 정도로 해두면 되려나?"
 


그 잠든 얼굴을 미소지은채 보던 하루카는, 빙그레 웃으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살며시, 다시 치하야의 이마에 키스하곤 속삭인다.
 


"잘 자, 치하야짱."
 


이유도, 무엇 때문인지도, 그런 것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사실은,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즐겁다는 것 하나.
 
사랑한다는 사실 뿐.
 


"...퇴근 시간까지 깨우지 않아도 된다면 좋겠네. 오랜만에 치하야짱네 집에서 자고 싶기도 하니까~"
 


남의 레슨은 신경쓰지도 않은 채, 그렇게 중얼거린 하루카는 노래를 흥얼거리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것저것 작성할 것이 많았으니까.
그리고 그런 하루카의 생각을 알 리 없는 치하야는 새근새근, 잘도 자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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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생각안하고 쓰고있던 거라 생일하곤 일절 관련이 없지만 뭐...마침 생일이고 해서 후닥닥 마무리<
하루카씨가 아즈사씨와 동갑인 정도 이외의 구체적인 설정은 어차피 단편이라 생각은 딱히 안했슘다 ^ㅅ^
어차피 창작물의 창작물인걸! 현실 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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