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카테고리.

  1. 전체목록

  2. 그림

  3. 미디어



학생회장 마카베 씨 -5-

댓글: 1 / 조회: 570 / 추천: 0


관련링크


본문 - 02-22, 2019 07:00에 작성됨.

"...와 버렸네요."

"응, 와 버렸네."


지금 우리는 괌의 한 호텔에 와 있다.

왜 이런곳에 와 있냐고 한다면, 일단 마카베의 주장이 컸다.

'아에 우리를 아는사람이 없을 법한 곳으로 가죠!' 라는 데이트 신청.

그리고 그게 조금 폭주해버려서, 결국에는 이런 괌이라는 곳에까지...와버렸다.


다행히 얼마전에 방학식을 했기 때문에 어느정도 시간은 여유로웠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내 시간은 여유로웠고, 마카베의 시간이 맞추기 까다로웠던 것 뿐이지만, 3박 4일이라는 시간동안 같이 있을 수 있게 되었다.

그나저나 마카베의 부모님도 참 재밌는 분이라고 생각해.


애초에 이렇게 그냥 딸과 함께 보내버리는 사람이 과연 어디에 있을까.


그만큼 마카베를 믿는다는 것이 되겠지...

솔직히, 나도 남자다. 그런 생각이 아에 들지 않는건 아니다.

하지만...


"와... 바다가 한 눈에 보이네요."


저렇게 말하며 조금 기분이 들떠보이는 마카베를 보면, 그런것도 '뭐 됬나.' 라면서 넘어가게 되어버린다.

그런 복잡한 생각은 하지 말고, 지금을 즐기도록 하자.


"그런데 영어 실력 많이 느셨더군요... 놀랐어..."

"다 마카베 덕분이지."


괌에 간다는걸 계획하고는 그때부터 영어 시험이 계속됬으니까 말이야.

실력이 안 늘어난다는게 더 이상하다.

그것도 전교 10등 안을 다투는 마카베에게 1인 강의를 받는데 말이지...


"그런데 이제 뭘 하는게 좋을까요? ...잘 모르겠어..."

"글쎄, 뭘 하면 좋을까. 계획 짜놓은건 있었지?"

"그렇죠."


일단 미리 짜둔 예정은 총 3가지가 있다.

돌고래 투어, 스킨스쿠버, 그리고 샌드 캐슬 매직쇼라는 화려한 쇼가 있다고 해서 보러가기로 했다.

그것 외에는 아무런 계획 없고...


일단 워터파크나 그런곳도 있다고는 하지만 마카베의 취향상 아마 스킨스쿠버만 몇번이고 할거 같으니까 말이야.

아무튼, 눈을 반짝이면서 창문 밖의 바다를 보고 있는 마카베지만, 지금 시간은 오후 6시.

아무리 계절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다지만 어느정도 해가 짧아진 지금의 계절에는 역시 나가는건 삼가는게 좋겠지.

치안이 좋다고는 해도, 일단 이국이고...


"그런데 달링은 하고 싶은거 없으신건가요?"

"뭐... 원래 나는 여행을 그다지 안 다니니까 말이야. 이쪽으로는 마카베에게 맡길게."

"흐음... 고민이네요..."


나를 신경써주는건 고맙지만, 일단 여기오는 대부분의 돈은 마카베의 쪽에서 거의다 낸거고, 내가 뭔가 주도적으로 하기는 미안하다.

일단 마카베의 성격상 그런거 신경 안 쓸 가능성이 높지만, 그냥 내가 불편한거니까.


"그럼 오늘은 저녁을 먹고 편히 쉬도록 할까요."

"그게 가장 좋겠지."

"그럼 달링... 손을."

"응?"


그렇게 말하며 나에게 손을 내미는 마카베.


"연인이라면... 이렇게 손을 잡고 밖을 거니는 거라고 들었습니다.....부끄러..."

"그렇게 무리해서 할 필요는 없는데."

"그래도 하고 싶은데, 안 될까요?"

"하아... 그렇게 부탁한다면야."


그렇게 마카베의 손을 잡았어.

부드럽고, 살짝 푹신한 느낌이 드는 손.

평소에 학생회장으로 있을때의 살짝 차갑고 냉정하다는 인물이라고는 전혀 생각되지도 않는 그런 손이였다.


생각해보니...

마카베는 무슨 음식을 좋아할까?

늘 학교에만 같이 있다보니까 뭔가 점심을 먹거나 저녁을 먹거나 한 횟수도 되게 적다.

일단 밖에서 나돌아다니지를 못하니까...


그럼 일단 물어보는게 좋겠지?


"저기, 마카베."

"네?"

"이제와서지만... 혹시 좋아하는 음식이라던가 있어?"


조금은 부끄럽지만, 그냥 말하는게 좋겠지.

마카베도 이런걸로 실망하거나 하는 타입은 아니니까.


"...그렇네요... 딱히 가리는건 없지만, 으음..."


그렇게 갑자기 고민을 시작하는 마카베.

혹시나하면 이런걸 생각해본적 잆는걸까?


"도리어... 달링이 좋아하시는건 뭔가요?"

"나도 딱히 가리는건 없지만... 해산물 쪽은 좋아할지도."

"그런가요. 흠흠... 공부가 됬습니다."

"공부라니..."


자연스럽게 다른 이야기로 끌고 가는 마카베.

아무래도 정말 생각해본적 없는거 같네.

더 물어보면 곤란해 할거 같으니까 그냥 넘길까.


아무튼, 그렇게 호텔 레스토랑에 와서 저녁을 먹게 되었다.

딱히 특별한 무언가를 먹은건 아니고, 그냥 호텔 디너...

스테이크가 좀 고급이였다는 걸 제외하면 그럭저럭 어디서나 먹을 수 있는 음식이였다.


디너를 끝내고, 호텔방으로 다시 올라왔다.


"으응~. 맛있었어요."


침대에 앉은체로 기지개를 피는 마카베.

그리고서는 그 반동인지 한숨을 푹 쉬었어.


"이걸로 첫째날이 지나가는 걸까요?"

"혹시 하고 싶었던거 있었던거야?"

"딱히 그런건..."


응, 역시 너무 티난다니까.

난 그런 마카베의 옆에 앉아 머리를 살짝 쓰다듬었어.


"역시 거짓말 너무 티나네 마카베는."

"저, 왜 이렇게 거짓말을 못하는 걸까요.... 신기해..."

"그냥 사람의 천성이 아닐까."


그나저나 하고 싶었던게 있었던걸까.

그런걸 눈치 못 채주다니, 조금 찔린다.

아무튼, 마카베가 원하던게 뭐였을까.

그 대답을 듣기 위해서 마카베의 머리를 쓰다듬으니...


"오늘, 방이 따로잖아요?"

"그렇지."

"...같이...잘 수 없을까요...?"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괜찮다. 아니, 도리어 좋아하는 여자애와 같이 잘 수 있다니, 좋다고 해야될 것이다.

거기에다가 이게 처음인것도 아니고, 예전에 그 다도부실에서 같은 이불을 덥고 잔적도 몇번은 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아무도 안 들어오는 호텔 방. 그곳에서 침대라는 가구 위에 단 둘이서만 누워서 잔다는건...

차이가 크다.


"안 되나요...?"


하지만 나한테 그렇게 말해오는 마카베를 거절할 용기가 나한테 있을리가 없다.

정말... 나도 참 어쩔 수 없다니까...


"그것 말고는 원하는거 없는거야?"

"딱히... 없다고 생각해요.....아마도?"


불확실 한걸까나.

하지만 그런 것 역시 마카베 답다.


"그럼 전 조속히 씻고 나올테니... 기다리고 있으라구."

"일단 나도 씻어야 되지만 말이야."

"그럼... 다녀올게요."


그렇게 자신의 파자마를 가지고 쪼르르 욕실로 가는 마카베.

그런 마카베를 보며 나는 핸드폰을 꺼내 문자를 확인했다.

메세지가 한 개 와 있었는데, 오늘 마카베랑 여기에 와 있다는걸 알고 있는 사람의 문자였다.

학교의 부회장인 타나카 선배.

그 내용은 단순했다. '카츠시카 군, 아무리 단 둘이서 여행이라고 해도 학생으로서의 본분을 지켜!' 라는 내용의 문자.

저도 그러고 싶어요 선배.

...절 도와주세요...


한숨을 쉬고는 마카베가 씻고 있을 욕실쪽을 바라봤다.

방음은 잘 되는 것인지 물소리가 들리진 않았지만, 저곳에서 마카베가 씻고 있다는 것부터가 일단 나한테는 위험하다.


아무튼, 다른곳에 신경을 돌리기 위해 와이파이를 통해 핸드폰으로 영상을 보고 있을때 쯤이였다.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나오는 마카베가 보였고...


"...? 왜 그러시나요?"


...심장에 너무 안 좋잖아.

목욕물의 열기 덕분인지 붉게 올라와있는 마카베의 뺨만으로도 평소의 모습과는 확실히 다른, 꼭 무언가를 부끄러워 하는 것 같아 보였다.

그것만해도 평소의 마카베와는 달라서 귀여워 보이는데 아직 덜 마른 머리카락에서 또르륵하고 방울지어 바닥으로 떨어지는 물이 평소의 귀여운 모습이 아닌 조금은 섹시해 보이기도 했다.


거기에다가 평소에는 보기 어려운 마카베의 파자마 모습은 핑크색의 프릴이 약간 달려있는 것이여서 그 섹시함을 감추듯이 귀엽게, 아담하게 그 몸을 가리고 있었다.


죄송해요 선배. 나 무리일지도.

일단 힘내볼게요 저.

하지만 먼저 죄송하다고 말 할게요...


"...?"


아까부터 대답이 없는 내가 이상한걸까. 살짝 고개를 갸웃하고 움직인 마카베는 내 앞에 다가와서 내 어깨를 만졌다.


"아, 응. 미안, 조금 멍했나봐."


그것 덕분에 겨우 말문이 트인 나.

나도 모르게 너무 집중해 있었던 것 같았다.


"그, 그럼 나도 씻을게."

"아, 네. 다녀오세요...?"


나는 도망치듯이 후다닥 욕실로 들어왔다.

들어와서 생각한거지만, 역시 너무 이상한 모습이 아니였을까.


그나저나 되게 심란했다.

평소에는 뭐랄까.

그냥 귀엽게 보이는 마카베였다.


뭐... 솔직히 말해서, 섹기가 있다던가 그런 몸은 아니지 않은가.

가슴은 작고, 그렇다고 노출도가 있는 옷을 입고 다니는것도 아니며, 얼굴도 무표정이여서 그렇지 자세히보면 귀여운 정도이다.

이렇게까지 남자를 가슴뛰게 만든다기보다는 보호욕구가 먼저 들만한 그런 마카베이지만...


...지금만큼은 조금 이상하다.

역시 '한 방에서 지낸다.' 라는 심리적인 차이 때문일까.

정신 차리지 않으면...



...



몸을 씻고, 욕실을 나오니 거실쪽에서 무언가 향긋한 향기가 퍼져왔다.

어디선가 한번쯤은 맡아봤을 법한 향기.


"아, 나오셨군요."

"응, 그런데 이건 무슨 향기야?"

"카모마일 이에요. 허브티로 유명한..."

"아아... 알거 같아."


그래서 어디선가 맡아본적 있다고 생각한거구나.

그나저나 목욕후에 마시는 허브티인가.

뭔가 조금 고급진 느낌인걸.


"달링도 한 잔 어떠신가요?"

"응, 한 잔 마실게."

"그럼..."


부엌으로 가서 컵을 한 개 더 가지고 오는 마카베.

머그컵에 담기는 허브티라...

보통 허브티라고 하면 유리잔이라고 생각되는데, 이런것도 괜찮네.


그 머그컵에 작은 차용 주전자를 기울여 차를 따르는 마카베.

그나저나 다도부실에서도 이것저것 마시게 됬었지.

카모마일은 처음이지만.


"향기 좋네."

"일부러 저먼카모마일이라고, 향이 강한걸 사가지고 왔어요."


사과향 비슷한, 향긋하면서 달기도 한 향기.

나도 좋아하는 향기이다.


"자, 식기전에 마시세요."

"고마워."


나는 마카베의 맞은편에 앉아 찻잔을 받았다.

맞은편이라고 해도, 작은 원형 탁자라 가깝지만.

그리고 그런 우리 둘의 옆에는 큰 창이 있었고, 그 창은 바다를 비추고 있었다.


"카모마일은 잠을 잘때 좋다고 해요. 진정 효과가 있어서 잠을 쉽게 잘 수 있게 해준다고..."

"그렇구나."


그나저나 정말 좋은 곳이네...

방 값이 엄청 비쌌을거야.


이런걸 즐기는것도 마카베 덕분인가...


"달링."

"응?"

"...고마워요."


갑자기 감사를 받은 나.

나 뭔가 했나?

그렇게 생각해도 딱히 오늘 뭔가를 한 기억은 없다. 도리어 마카베가 좋아하는 음식이 뭔지도 모르고 있는 내가 조금 원망스러웠던 적은 있었지만...


"갑자기 뭐가 고마운거야? 아무리 생각해도 뭔가 한 기억은 없는데."

"...글쎄요... 하지만 고마워요."


그렇게 말하면서 나를 보는 마카베.

언제나의 무표정이였지만, 지금까지의 연습 결과인걸까.

살그머니 입술 끝이 올라와 있었다.

전과 같이 어색하지 않은 미소.


...지켜주고 싶네... 이 미소...


"내가 고맙다고 해야되는걸. 이런 곳에까지 데려와 주고. 거기에다가 별 볼일 없는 나를 좋아해 주기까지 하고..."

"저도 마찮가지에요. 절 좋아해주셔서... 감사해요... 정말이라구?"


아아... 귀엽네 정말.


그렇게 뭔가 바보커플 처럼 되어버린 우리 둘은. 그 후로는 딱히 큰 이야기 없이 차를 마셨다.

다 마셨을 때 쯤, 누구 한 명 말하지 않았지만 같이 손을 잡고 방으로 들어왔고, 마카베는 잘자라는 마지막 말과 함께 눈을 감고 잠에 들었다.

정말... 누구는 이렇게까지 힘내고 있는데 혼자 편히 잠들고. 너무한거 아니야?


그렇게, 나 역시 곧 잠에 빠져들었어.

카모마일 차 덕분일까, 아니면 그냥 마카베 덕분일까나...



...



눈을 뜨니 아침이였다.

커텐이 있었지만 빛을 완전히 막지는 못하고 힐끗힐끗 빛이 세어 들어왔어.

그리고...


"안녕히 주무셨어요? 달링..."

"응, 잘 잤어. 마카베도?"

"네... 잘 잤어요."


내 옆에서 나를 안은체로 있는 마카베.

그런 마카베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나는 몸을 일으켰어.


생각해보면 언젠가부터 마카베에게 하는 스킨쉽에 되게 자연스러워 졌다.

머리를 쓰다듬거나, 안아주거나.

역시 사귄지 시간이 지나서 그런걸까. 예전과는 느낌이 좀 다르다.


그럼... 슬슬 일어나볼까.


"오늘은 제대로 돌아다녀볼까?"

"그렇게 하도록 하죠. 그럼... 돌고래 투어부터 갑시다... 두근두근."


기대하고 있는거 같네.

그래도 일단 확률은 약 8할이라고 하니까 그렇게 기대하는건 좋지 않은데 말이야...

뭐, 못 보면 다시 또 가면 되는거겠지.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엄청 밀려버렸지만 일단 썼습니다!

조금씩 조금씩 적다보니까 이렇게 걸려 버렸네요...

6편은 조금 더 빨리 올리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아무튼... 마카베 귀여워요 미즈키.

0 여길 눌러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