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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판 판타지:R] 제 1부 2장 - 아지랑이(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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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2-12, 2019 17:37에 작성됨.


새하얀 남자가 찾아왔다.

그는 동경하는 언니를 검의 길로 이끌었고.


자신은 나올 수 없는 꽃봉오리 감옥 속에 가뒀다.


하지만 이제 그녀는 그 꽃봉오리 밖으로 나올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소녀는 밝은 미래를 꿈꾸고 있다.


그래.



이 순간 만큼은.



" 린짱, 무슨 생각해요? "


순박한 물음이 멍하니 있던 그녀의 의식을 깨운다. 자기도 모르게 햇빛속에서 잠에 들었던 모양이다. 그리고 바로 옆에서 옅은 시나몬 향이 풍겨왔다.


" 요~ 일어났어 공주님~? "


" 미오.. 안재밌어. "


급정색하며 상반신을 일으키는 린의 얼굴은 부끄러운 홍조가 남아있었다. 말괄량이 소녀는 그 활기를 아낌없이 휘날리며 쾌활하게 웃음을 흘린다. 세 소녀들은 함께 웃으며 평화와 일상의 한때를 보낸다. 주변에서 들려오는 웃음소리와 일상다반사의 이런저런 이야기가 들려온다. 여느 때와 같은 왕국 시민들의 일상, 푸른 잔디밭, 각자의 돗자리 위에서 펼쳐지는 평온함.


바쁜 일과 속에 묻혀있던 푸른 눈동자에게는 처음으로 비치는 모습이었음이라.


" 뭔가 다르네. "


" 응? 뭐가요? "


" 지금 이 풍경. 떠드는 사람들, 한적한 분위기. 나는 어렸을 적부터 쭉 붐비고, 바쁠 뿐인 분위기 속에서 자랐거든. 부모님은 내가 가업을 이을정도로 경험과 지식을 쌓길 원했어서 꽤 어렸을 적 부터 공부만 했거든. "


"그렇군요. "

" 헤에- 진짜로? "


" 응. 외출한다고 해도 딱딱하고, 압박감밖에 없는 귀족들의 모임정도가 전부였고. 그러니까.. "


린은 우즈키의 어깨에 자연스레 기대며 옅은 미소를 짓는다.

이 순간이 너무나 소중하다고 여겨진다. 소녀에게 다시없을것만 같은 추억이라고, 온 몸이 따사롭고 한가로워 마치 떠잇는 것 같은 기묘한 상승감에 취하여 몸을 맡긴다.




" 이대로 조금만 더... "





그리고 그대로 도로 눈이 감기는 그 순간.



" 뭐야~ 어리광 부리긴~! "


" 읏?! " 린의 무릎팍에 단단한 감촉과 뾰족한 머리카락의 공습이 내리친다. 시부야 린의 얼굴은 자신의 무릎을 배게삼으며 드러누운 머리에 의해 살짝 찡그려진다. 미오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웃음소리를 실실 흘린다.


" 나도 시부린한테 어리광 부릴거야~ "


" 무릎 아파.. "



" 린짱, 미오짱. 둘 다 슬슬 일어나는게 어때요..? "


두 소녀가 살짝 발톱을 세울까 말까 고민하던 무렵 우즈키는 그리 말하였다. 순박한이 라고 해서 언제나 화를 모르는 사람은 아닌것이니. 오히려 그러한 사람이 본격적으로 화를 표출한다면 감당해낼 수 없음은 자명하기에 두 소녀는 살짝 갈까말까 하던 이빨을 거두고 서로 친근함을 표한다. 그렇다고 하여 두 소녀의 친분이 거짓인가, 그것 또한 아니니.


열려있는 바구니 안쪽으로 텅텅 비어버린 공간으로 손을 더듬고는 시마무라 우즈키는 그것을 집어들며 완전히 자리서 일어선다.


" 그러면 어디로 가볼까요? 이번에는 린짱이 골라보실래요? "


" 음, 그렇게 되네? 그럼 어디보자 - . "


소녀의 푸른 눈동자는 잠시 고민의 시간을 가지며 가늘게 띄이고, 이미 가고싶다는 행선지에서 만족스럽게 평온함과 화목을 즐긴 측은 기대에 찬 눈동자로 그녀를 바라볼 따름이다. 그렇게 몇 초정도의 시간이 흘렀을까.


누군가에게는 너무나도 짧지만, 누군가에게는 한없이 길게 느껴지는 몇 초가 흐르고 나자 가득했던 고민에 망설이던 입이 마침내 떨어진다.


" <Never say Never> 로 가볼까..? "


" 무슨 가게인가요 ? "


" 흠....아, 카페라고 들었어. "


뭔가 애매모호한 린의 답변에 미오는 고갤 기울인다.


" 들었어? "


" ..응. 언니가 단골집이라면서 휴가나왔을 때 알려줬었거든. 아이올라이트 허브 티 라는, 그 가게만의 특별한 메뉴가 있다면서. "


" 아이올라이트 허브 티...! 뭔가 멋져보여..! "


린의 언니되는 시부야 카나데의 이름과, 그녀가 다니는 단골, 거기에 '아올라이트 허브 티' 라는.. 뭔가 장황하면서 있어보이는 이름에 혹한 미오는 눈동자에 가득차있던 의혹을 집어치우고 빛내며 재촉한다.


" 가보자 가보자! "


그저 웃지요 를 시전하는 우즈키의 모습과 두 눈을 발광하는 미오를 번갈아보다가 린은 잠깐 이마에 손가락을 짚었다가 뗀다. 분명 언니는 자기에게 카페가 어디 즈음에 있는지도 알려줬는데, 도통 기억나질 않는다.


" 분명히 무슨무슨 웨이라고 했는데.. 뭐였더라? 신도림..? 신들럼? 신... "


" 신데렐라웨이! 린짱! 신데렐라웨이 말하시려는거 아닌가요? "


" 아, 아앗..! 맞아. 신데렐라웨이. "


우즈키의 명쾌한 답변과 듣기드문 고성에 린이 절로 손가락을 튕긴다. 이그리고 이번에는 우즈키도 눈동자에 빛이 감돌기 시작한다. 방긋방긋한 미소를 지으면서 두 눈에는 빛이 가득 들어찬다. 이제 좌우에서 안광세례를 받는 지경에 이른 푸른소녀는 부담스러움에 못이겨 물음을 던진다.


" 대체 왜 그렇게 흥분하는거야? 우즈키는 또.. "


" 그야 당연히 기사단장님의 단골카페라니까 ! "


" 신데렐라웨이는 말 그대로 성지라구요 린짱! "



" 두, 둘 다 진정해... "



" 고고 렛츠 고~! "


혼다 미오는 리더인것 마냥 손가락을 신데렐라웨이로 향하는 길로 가리킨다.


" 네~! 고고 렛츠고, 하도록 해요! "


우즈키는 싱글벙글 미소박을 터뜨리며 린을 강하게 당기면서 뒤를 따른다.


" 앗, 잠.. 잠깐만..! 잡아당기지마, 알았어.. 스스로 갈테니깐..! "


드물게 강한 의견을 표출하는 우즈키의 앞에 린은 난처함을 표하며 끌려갈 따름이었다.



20여분 후.


왕도 미시로. 

제 2 상업구역. 통칭 '신데렐라웨이'.


왕국에서 가장 인구유동이 활발한 곳이자, 가장 유명한 상업가, 패션가, 유흥가 라는 3관왕을 달성하는 장소이며, 왕국에 오게되는 여행객들이라면 반드시 들러야만 하는 필수 코스로도 불리우는 번화가 중의 번화가이다. 오죽하면 사람들 사이에도 '제국은 노브랜드 걸, 미시로는 신데렐라' 라는 말조차 있을 정도이니 그 수준은 알아줄 수준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세 소녀가 살고있는 제 5 거주구역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자주 드나들만한 장소는 아니었기에 그들이 실제로 신데렐라웨이에 들르는것은 우즈키를 제외한 둘에게는 처음이었다. 세 소녀는 걸음을 재촉하며 오색빛깔 자갈로 아름다운 문양이 수놓인 길을 걸어나간다. 길을 가며 투명한 유리벽 너머로 보이는 독특한 디자인의 옷가지와 각종 귀금속으로 치장되어 디자인된 악세사리들을 구경하며 두 눈에 정보를 가득 들이민다.


" 저거저거, 용비늘로 된 장갑..! 쩔어.. "


" 옷 위에 저건, 화이트 로즈? 코팅해서 박제로 만든건가? "


" 하와아~ 정말 예뻐보여요! 저 옆에있는 저것도 ! "


우즈키는 하얀 장미로 수놓인 아무리봐도 예복으로서도 조금 과할정도로 치장된 정장 옆에 걸린 미려한 분홍빛을 띈 원피스를 가리키며 눈동자를 반짝인다. 그리고 곧이어 린에게 한쪽 어깨를 걸치며 혼다 미오가 경쾌한  탄식을 쏟아낸다.


" 캬~ 왕국에선 못보던것들 뿐이야! 이런곳이 있는 줄 알았으면 진즉에 와보는건데~! "


" ..나도 조금 놀랍긴 해. 신데렐라웨이에 대해서도 어디까지나 듣기만 했었으니까. "


린은 나지막하게 미소를 보인다. 미오는 놀란 얼굴로 물음을 던진다.


" 진짜로? "


" 응. 믿기지 않겠지만, 줄곧 그 가게랑 이어진 저택 부근에서만 지냈거든. 친구도 없었고. 아... "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보려던 린은 어느 순간 걸음을 뚝 멈추고 측면 위쪽을 올려다본다. 하늘색과 유사한 푸른빛의 커다란 바람개비 모양의 장식물이 거리를 따라 흘러들어오는 바람을 따라 천천히 돌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장식 아래에는 [ Never say Never ] 라고 얼핏 보기엔 투박해보이면서도 주변 상점가와 어우려져 독창적으로 튀는 글씨가 세겨져 있었다. 


" 도착한거 같아. "


세 소녀의 발길이 안으로 들어선다.



.

.

.

.

10여분 후.


신데렐라 웨이.


" 단장님 이런곳까지 일부러 걸어서.. "


" 걷고싶었어. 그것뿐이야. "


청은빛의 갑주가 태양빛을 받아 번쩍이고, 몸에 착 달라붙은 맨들맨들한 재질의 내부보호복 역시 태양광을 반사시키며 반들거린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눈에 띄는것은 태양빛보다도, 입고있는 복장보다도 더 환하게 빛나는 한 쌍의 하늘빛 눈동자였다.


주변을 지나는 사람들은 그녀를 보면서 눈을 휘등그레 뜰 수 밖에 없다.


말도 타지 않고, 예식 갑주도 없이 길거리를 노닐고 있는것만으로도 그 존재감만으로도 그러한 치레같은건 하나도 필요없이 이목을 한몸에 받고있다. 뉴제네레이션의 기사단장급이나 되면 그러한건가, 아니면 다름아닌 그녀라선 그런것인가.


" 아무리 그래도 역시.. 단장님께서 직접 가실 필요는.. "



" ... "


아무 말도 없이 카나데는 뒷모습만을 부하에게 남기며 걸어간다. 기사는 순간 온 몸에 소름이 돋음을 느끼며 살짝 뒷걸음칠 뻔 한다. 보통의 그녀라면 분명 뭔가 한 마디 했겠지만, 그녀가 아무 말도 않았다는것은 한번의 경고와 같다. 같은 말을 한번만 더 하면 분명 좋지 않은일이 일어날 것이라 부하는 깨닫는다.


" 죄송합니다.. "


" 그래. "


그제서야 차가운 목소리로 기사단장은 답한다. 병사는 그런 싸늘한 대답임에도, 그것도 어찌되었던 말하는 것이기에 한숨과 함께 마음을 쓸어내린다. 여인은 살짝 콧바람을 풍기며 길을 지나가다가 눈길을 옆으로 흘겼다.


카페 <Never say Never> 의 간판 글씨가 눈에 들어온다.


잠깐, 아주 잠깐 그녀의 속에서 쉬어갈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내에 접고 도로 가던 길을 향한다. 오늘은 달리 해야 할 일이 있기때문에 다른곳으로 신경을 돌리고 싶진 않았다. 그녀의 파트너되는 이가 최근 국외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어느 사건' 에 대해서 논의할 것이 있다고 했었기 때문이다. 보통은 서신을 보내는 선에서 퉁치지만 파트너 되는 사람에 한해서는 사정이 달랐다.


거기에다, 그녀에게 성의를 보이지 않으면 이후에 귀찮아질거라고 생각했기에.


뒤이어, 걸음은 조금 빨라지고 그 뒤를 따르던 부하기사는 쫄래쫄래 그 뒤를 그저 묵묵히 따른다.



.

.

.

.

다시 시간은 흘러.


30분 후.

<Never say Never> 카페 내부.


테라스가 보이는 자리.. 와는 거리가 먼 안쪽에서도 안쪽의 그늘진 자리에 앉은 세 소녀.

그녀들의 앞에는 각각 소소한 조각 치즈케이크의 흔적과, 파란 액체가 담긴 잔 세개가 온도를 잃은 채 식어있었다.


그 중 가장 잔의 잔량이 적은 쪽에서 가장 많은 쪽을 향해 한마디 한다.


" 마시고 싶었다면서, [아이올라이트 허브티]. "


" 그렇지. 그렇지만.. "


치즈케이크를 뒤적이던 포크가 찻잔을 휘저으며 난처함을 표한다.


" 이렇게 독특한 맛일줄은 몰랐다고. 진짜 이건 뭔가를 초월했어.. "



" 그런가요? 저는 개성적이라고 괜찮은 것 같은데? "


" 나도 뭐, 언니가 이런맛 취향인건 알고있었으니까. "


별달리 큰 의지를 표명하지 않던 두 소녀가 상대적인 호감을 표하자 가장 눈을 번쩍였떤 측에서는 후회 반 어이없음 반으로 한숨을 토해낸다. 치즈케이크의 맛이 좋았기에 그것으로 버텨가며 어떻게든 마셨지만, 케이크를 비워버린 지금에 와서는 한계였다.  

아무래도 동경하는 기사단장님이라고 해도, 취향까지 존중해 줄 수 없다는 것을 절실히 감상하며 그녀는 손가락에 걸고 돌리던 포크를 완전히 내려놓는다. 앞으로는 치즈케이크만 먹자 라는 교훈도 함께 기억하면서.


그리하야 슬슬 분위기도 카페를 떠날 분위기가 되어갈 무렵, 우즈키가 어물쩡한 미소를 지으면서 자리에서 제법 빠르게 일어난다.


미묘하게 안절부절 하는 모습을 보아하니, 린은 직감하고, 우즈키는..


" 저.. 화장실좀. "


" 응, 다녀와. "



우즈키를 화장실로 보내고 난 뒤에 단둘이 서로 마주앉는 구도가 된 둘은 표정을 조금 진지하게 바꾼다. 우즈키가 있을때에는 대수롭지 않지만, 어째선지 우즈키가 없을 때 둘 사이에는 왠지모를.. 날카로운 공기가 흐른다.

친하면서도 서로를 향한 왠지모를 싫은 느낌.. 노골적으로 표현하자면 '경계심' 을 지울수가 없는 느낌이다.


둘 사이의 삐죽삐죽한 분위기 속에서 시부야 린 쪽에서 먼저 입을 연다.


" 요즘 생활은 어때 ? "


" 뭐가? " 


" 검은 왕국에서 왔다 했었잖아. 이곳에서의 생활은 이제 익숙해졌어? "


" 어느정도 익숙해지고 있지. 마법을 안쓰고 일일히 손으로 해야한다는건 불편하지만. "


" 헤에 - . 아, 그러고보니 분명 마법교육학교도 나왔다고 했었지. 그럼 마법도 쓸 수 있는거야? "


린의 질문에 미오는 표정변화 하나 없이 눈길만 살짝 아래로 향했다가 도로 린을 향한다. 그리고 바로 앞에 앉은 그녀의 눈에도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게 입술을 오물거렸다.

그러자, 미오의 찻잔에 담겨있던 포크가 누가 쥐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찻잔을 기어 올라가기 시작한다. 린의 눈동자가 휘둥그레지고, 나오려던 말도 도로 목구멍으로 삼켜진다.


포크가 천천히.. 아주 천천히 떠오르다가 이윽고 뭔가 끊기듯 도로 잔으로 떨어진다.


" 방금 뭐야 그건? 능력? "


" 마 - 법~! " "오오.. " 


린은 말을 잇지 못하고 조용히 감탄한다. 

미오 쪽에서는 자신의 마법을 보고 감탄하는 걸 가만히 처다본다. 박수치는거나 감탄사를 뱉는거나 어느 하나 어떻게든 분위기를 누그려뜨리려고  연기하는걸로 보인다. 다름아닌 자기가 검은 왕국에 있었을적에, 언제나 주위를 환하게 만들어주기 위해 그랬었으니까, 누구보다도 잘 알 수 있다. 


하지만 미오는 그 의도역시 알기에 밝게 웃어주면서 반응한다.



그녀는 검은왕국의 마법학교 시절, 그다지 마법사로서의 재능이 뛰어나지 않았다. '아이돌' 이라고 하는.. 주문없이 마법과도 같은 힘을, 한 가지 쓸 수 있는 특수체질이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선천적으로 '아이돌' 로서 각성한 이들은 대게 마법을 잘 다루질 못했다.


아까 전에 시부야 린의 눈앞에서 보여준 염동마법도, 정말로 그정도가 한계였다. 포크 하나, 티스푼 하나를 두 뼘 정도의 높이로 들어올릴 수 있는 수준이, 그녀가 수년간 마법학교에서 수업받으면서 배운 결과물의 전부였다. 물론, 본격적인 실습과 관련된 것들은 더더욱 나이를 먹어 고학년이 된다면 배우게 되었겠지만, 바로 옆자리의 짝꿍은 미오와 같은 지식수준에서 소파정도 크기의 물건을 자기 키만큼 높이까지 들어올렸었기에, 더욱이 실감할 수 밖에 없었다. 심지어, 그 아이돌로서의 능력도 다른 아이돌로 개화한 이들에 비하면...




" 무슨 생각해? "


" 헤? 아~ 아하하~ 아무것도 아냐! 그나저나 네 언니, 분명 이름이 시부야 카나데...씨 였나? "


" 응. 내 언니. 동경하는 사람이야. "


자매의 이야기가 나오자 린의 입가에 옅게 미소가 드리운다. 두 눈동자는 미오에게서 살짝 엇나가, 머릿속에 모락모락 떠오르는 언니되는 사람의 형상을 바라보고있는 것 같다.


" 헤에~ 나도 내 오라버니는 대단한 사람이라 생각하지만, 동경하는 사람이라. "



" 언제나 정확하고, 절제되있고, 절도있으면서.. 완벽한 사람이라고 해야될까. "



린의 발언에 미오가 턱을 괴면서 이전에 있었던 그녀와의 만남을 회상해본다. 확실히 그 당시 도둑을 잡을 때 시부야 카나데의 모습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재빠르면서도 날카로우면서 군더더기가 없어보였다. 그녀가 어떤 힘을 가졌는지 어떤 재능을 가졌는지 전혀 모른 채 그저 대단한 사람이라는것만 알고있는 자기 눈으로 봤을 때에도 그녀는 '왜 대단한가' 를 행동 하나하나로 전부 증명하고 넘치는걸로 보였다.


" 흠, 그정도가 안돼면 기사단장은 무리다! 라는 느낌이려나? " 



" 그렇지만.. "


그렇지만, 소녀는 그 날을 또다시 떠올리고 만다. 새장에 같힌 날. 지금의 이 날이 오기 전까지 줄곧 울타리에 있어야만 하기로 결정되어버린 그 날의 기억이 또렷하게 상기된다.


하얀 남자가 찾아왔다.


남자는 두 소녀중 하나를 택하였다.


하나는 날카로운 검의 길을 걸어간다. 그리고 또 하나는, 본의 아니게 남는 길 외에는 남지 않게 되어버렸다. 그녀는 이후에 이어져왔던 압박속의 기억을 떠올리고만다. 검이 길 역시 위험하고 무서운 길이었겠지만, 그것은 소녀의 의지가 함께하기에 벼려질 수 있었다.


하지만, 또 다른 한명은...




" 근데, 시마무는 언제 나오려는거려나? "


" 어, 음? "


갑자기 화제를 돌리는 미오를 보면서 린은 어처구니없어 하다가, 이내에 한숨을 픽 내쉰다. 융기되어가던 안좋은 기억도 그 한숨과 함께 도로 깎여나간다. 


그러고보니 그녀, 시마무라 우즈키가 화장실이 급하다면서 자리를 뜬지 10분도 훨씬 넘어있었다. 두 소녀는 혹시라도 그녀가 몸에도 맞지않는 차를 마셔서 속에 탈이라도 난게 아닐까 하는 가벼운 걱정을 품고서 뜻을 맞춰 자리에서 일어난다. 화장실로 가면 얼굴이 파래져있지는 않을까.


" 그러면, 오늘 계산은 내가 할테니까 시마무 픽업을 부탁하겠소~! "


" 흐-응. 뭐, 그래준다면야. "


그렇게 화장실로 향하는 린을 뒤로한 채 미오는 지갑을 꺼내든다. 지갑에 든 것은 손바닥만한 종이. 바로 미시로 왕국의 지폐였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쥬엘과 교환할 수 있는 수표나 교환증서 같은 역할이지만. 


" 이런 편리한게 있었을 줄이야, 그때 보석을 뭉텅이로 들고갔었을 때 이상한 시선으로 본 이유가 다 있었구나... "


지폐를 바라보며 그날의 기억에 부끄러워하다가, 소녀는 도로 정신차리고 점원에게 계산을 부탁한다. 점원은 지폐에 선명하게 세겨져있는 왕국 재무성 발안의 인증마크가 진짜임을 확인하고 환하게 웃으며 계산을 마쳐간다.


그리고 타이밍도 좋게 등 뒤편으로 오는 발걸음 소리에 뒤돌아본다.


" 여~! 변비라도 있... "


말을 던질 상대는 없이, 달랑 혼자서 온 그녀를 보고 미오는 한번 놀란다. 그리고, 얼굴이 사색이 되어 눈동자를 떨고있는 모습을 보며 두 번 놀란다.


" 무, 무슨일이야? 얼굴이 새파래져서.. 시마무는? "


" 없어...! "


" 응? "



" ..우즈키가... 사라졌어...! "



" ...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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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에서 비일상이 소녀들을 덮친다 !!


늦어서 죄송합니다! 스토리를 손보느라 오래걸리고 말았습니다 ㅠㅠ


신데판 본편은 더 밀려버려가지고.. 면목이 없습니다! 최대한 빠르게 오리지널 신데판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나저나 이제 슬슬 방학시즌이 끝나가네요. 학생이었을 때는 이런게 되게 실감이 잘됬는데 일하면서 보니 정확히 확인을 안하면 그러려니 하면서 어영부영 넘기게 되더라구요.

일에 너무 치여살아서 그런가.. 야근이 사라진건 좋지만 대학마냥 숙제같이 업무를 내줘서 이거 원..


아무튼, 말은 이즈음에서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


그러면 아지랑이(下) 에서 뵙도록 하겠습니다 !

언제나 신데판을 기다려주시고 봐주시는 분들 모두 사랑합니다!! 여러분이 있기에 제가 있습니다 !


※신데판은 여러분의 참여를 언제나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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