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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키와 아스카의 의미없는 잡담. 그 두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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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2-11, 2019 15:51에 작성됨.

"그리고보니, 시키. 혹시 내가 모를법한 명언 같은것도 알고 있나?"


언제나의 사무소.

오후 2시라는 매우 나른한 시간.

그렇기 때문에 조금 몸에 활기를 찾게 하고 싶었기에 이것저것 해봤지만 결국엔 난 열면 안 될 판도라 상자를 건드는 것을 선택했다.


내 말에 시키는 잠시 생각을 하다가.


"독일의 수학자, 다비트 힐베르트는 이런 말을 남겼지. 「만약 500년 뒤에 다시 살아난다면 어떤 말을 가장 먼저 묻겠나?」라는 질문에. 「리만 가설은 증명되었습니까?」라는 질문을 할거라고 답했었어."

"...명언은 아니지 않나?"

"노르웨이의 수학자이자 필즈상 수상자인 아틀레 셀베르그는 이렇게 말했지. 「리만 가설을 증명하려는 것은 자살행위다.」라고."

"...이젠 그 리만가설이라는게 뭔지가 더 궁금해 지는군..."


다른건 몰라도 저 리만가설이라는 것이 여러모로 어렵다는건 확실히 알 수 있을거 같다.


"하긴, 아직 학교에서는 배우지 않았을려나?"

"그렇지...? 딱히 들은적은 없군."

"160년전 쯤, 독일의 천재 수학자 베른하르트 리만이 만든 가설이야. 말 그대로 「리만」의 가설. 줄여서 리만 가설."

"흐응..."


역시 이런걸 듣다보면 세계는 소수의 천재로 인해 움직인다라는 것이라는 것을 쉽게 알게 되버려.

범인들은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범인일 뿐이라는 것이지.

그런건 역시 슬픈 일이야.


"그래서, 그 리만 가설이라는 것은 도대체 뭐인거지?"

"적당히 말하자면, 『제타함수의 비자명한 모든 영점의 실수분는 이분의 일이다』라는 추측."

"...일본어로 부탁하지."

"『제타함수의 정해지지 않은 모든 영점들은 일직선 위에 있다.』 음... 이것도 좀 어려울려나?"


도대체 뭐라고 말하는건지 전혀 이해가 안 된다.

역시 이런건 내 취향에 맞지 않는건가.

아니, 그냥 내가 부족해서라는 이유가 크겠지만, 저런것을 다루는 사람들은 나도 모르게 존경심이 가게 되.

...시키는 제외지만.


"그럼 처음부터 차근차근 가볼까나."

"부탁하지."

"일단, 리만 가설은 정수론의 최고 난이도의 문제야. 그러니까 이해 안 될 수 밖에~."

"뭔가 무시하는 것 처럼 들리내만."

"뭐, 정말로 어려운 문제인건 맞으니까. 애초에 이해 못하는 사람들도 수두룩하고."


그런 문제였던 것일까.

...뭐, 다음 스케쥴까지 시간 때우기로는 충분할 것 같군.

적어도 시키의 설명은 지루하진 않으니까.


"정수론이라는 것은 수의 성질을 다루는 수학의 한 분야야. 페르마, 오일러, 가우스 등. 그냥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천재 수학자들이 발전시켜온 학문이야."

"확실히... 페르마하고 가우스는 나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군."

"정수론을 설명하려면 일단 「수란 무엇인가?」라는 것을 설명해야 되는데 이건 전에 말했으니까 패스."

"아아... 확실히 「수는 숫자가 아니라 연산이다.」 라는 것이였나?"


솔직히, 그것도 꽤나 난해했지만 그것이 그저 한 도구로 이용되는 거라는건가.

역시 세계는 모르는 것 투성이군...


"아무튼, 그 수 중에는 소수라는 녀석들이 있지. 아, 일단 「0.1」같은 소수 말고. 자신과 1말고는 절대로 나눠지지 않는 그런 소수."

"예전에 큐브였나. 그런 영화에서 본적 있다."

"막 랜덤한 방으로 바뀌고 그 방을 탈출하는 그런거였나? 딱히 재미는 없었는데."

"...난 재밌게 봤다만..."


사람 취향이라는 것이겠지.


"아무튼, 가장 작은 수라는 것이야. 더이상 나눌 수 없는 가장 작은 수."

"흠... 그렇지."

"리처드 파인만은 이렇게 말했어. 문명이 망하고 다시 재건할 마지막 아이들에게 전해야 되는 꼭 한가지의 문장이 있다면 「모든 것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다.」라는 것을 전해야 된다고 했어. 화학적으로 더이상 쪼갤 수 없는 가장 작은 단위. 물리학에서 원자가 이렇게 중요한 만큼 수학에서도 소수가 엄청나게 중요한 역활을 해."


그렇게 말하면서 탁자에 놓여있던 치에리가 두고 간 쿠키를 집어 먹는 시키.

생각해보면 저 시키는 뭐든지 먹는단 말이지.

딱히 음식을 가리는건 못 봤어.

...냄새가 지독한 음식이라면 꺼릴까?


아마 그렇지 않을까 싶어.


"그리고 이것을 훨씬 옛날에 깨달은 사람이 있었어. 레온하르트 오일러. 이 사람은 2,3,5등의 불규칙해 보이는 소수에도 무언가 일정한 규칙이 있을거라고 생각하고 매우큰 소수를 찾기 시작했어. 55052같은 것들 말이야."

"...계산할려면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겠군."

"그렇지~. 아마 정말로 할 짓 없었던거 아닐까나?"

"노력을 그렇게 말하다니, 그건 좀 실례라고 보는데."


다른건 몰라도 그 사람도 계속된 노력에 그것을 밝혀낸 것이겠지.


"아무튼, 그렇게해서 찾아낸건 소수로만 된 공식이였어. 소수가 그저 의미 없는 숫자들이라면 오직 모든 소수의 곱으로 표현된 식 역시 아무런 쓸모 없는 것들이 되버리는 것이니까 말이야."

"...또 이해가 안 될거 같은 이야기인데... 조금 쉽게 번역해주면 좋겠는데."

"뭐, 간단하게 말하자면 이 소수로만 이루어진 식은 원주율을 구하는 식이랑 아주 비슷해. 그리고 이것 때문에 많은 수학자들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그중에는 가우스도 존재했지."

"아아... 그 천재 수학자 말인가."

"많이 있잖아? 가우스 적분, 가우스 법칙 등등등..."


그것 만큼은 많이 들어본 기억이 있다.

다른건 몰라도 이름도 외우기 쉽고, 아마 들어본적 있냐고 묻게되면 왠만한 사람들이라면 들어봤다고 할 만 하지.


"일단 가우스는 소수가 총 몇 개인지 세는것에 집중했어."

"...그거 가능한건가? 숫자는 무한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막 구골이라느니 구골 플렉스라니 엄청나게 거대한 수가 나와도, 무한에는 근접도 못하니까 말이야."

"그런데 그걸 한다고?"

"신기하게도, 금방 혼자 뚝딱하고 소수 정리라는 것을 만들어버렸어."

"...하?"


금방, 혼자, 뚝딱...하고?


"괜히 천재라는 말을 들은게 아니라구."

"...정말 천재군..."

"참고로 이때 가우스의 나이는 15살, 한창 중2병 시절이지~."

"날 놀릴려는 거라면 그런 사람들에 비해 난 평범한 범인이라는 것을 일단 일러두고 싶군."

"흐응~. 이런걸로는 화 안 내는거야?"


그렇게 능글능글 웃으면서 날 보는 시키.

확실히 놀릴려고 던진 멘트가 맞나 보군.


"내가 그 사람들보다 지능이 떨어진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고 그것을 이해하고 있다. 딱히 그런것으로 인해 화낼건 아니야. 그럼 시키. 내가 너한테 아인슈타인 보다는 똑똑하지 않네~. 라며 놀리면 화낼건가?"

"화낼건데?"

"...하?"


그런걸로 화내는건가?

역시 시키의 가치관은 도대체 어떻게 생겨먹었는지 전혀 모르겠어.


"아무튼, 이야기로 돌아가지, 그래서 소수정리라는건 소수가 몇 개인지 새는건가?"

"정확히는 어떤 한 수... 예를들어서 1000까지의 수가 있다면, 그 안에 소수가 몇 개인지 알려주는 식이야. 그런데 이걸 가우스가 만들긴 했지만, 증명은 하지 못했어."

"불안정한 식이라는 것이군."

"그렇지."


하긴, 15살떄 뚝딱하고 만든 식이 제대로 작동할리 없나.


"그래서, 여기서 이제 리만이 등장! 가우스의 소수정리를 증명하기 위해 만든 것이 리만 가설이라는 거야."

"리만 가설로 돌아왔군."

"아까 나왔던 『제타 함수』는 오일러의 공식처럼 소수로만 이루어진 식을 무한한 공간의 영역으로 확장 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였어."


그러니까...


"무한한 공간의 영역으로 확장 시킬 수 있다는건 어떤 거지?"

"가상의 소수들로만 이루어진 식을 그래프로 그려볼 수 있게 된거지."

"...흐응..."

"여기서 높이가 0이 되는 지점. 그러니까 그래프의 0의 지점. 영점을 찾기 시작한거야."


그래프를 그릴려면 영점이 중요하다는건 초등학생때에도 배우니까 잘 알 수 있다.

막대 그래프든, 꺽은선 그래프든, 일단 0이라는 기준이 있어야가 그릴 수 있는 것이지.


"여기서 리만은 놀라운 비밀을 발견하게 되. 바로, 「영점들이 완벽히 한 줄로 나열되어 있다.」라는 것을 말이지."

"그런가?"

"아무 의미 없어 보이는 숫자들을 그냥 마구 집어넣었는데 이런 규칙이 발견된거야. 지금까지 소수에는 규칙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말이야."


으음...


"일본어로 괜찮다니까."

"예를들어, 납치범이 길가는 총 10명들의 로리를 납치했는데 차에는 전부 안드로이드 경찰관이 타있는거야."

"...하?"

"이상하지? 그래서 왜 이런지 증명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많은 로리를 납치하면 되."

"아니... 일단 로리라는 말은 사용하지 않아도 되지 않나? 어린 아이라고만 해도 되는데."

"어감이 중요한거야~."


아니, 뭔가 이상한데 그것도.

하아... 뭐, 내가 따져봤자 더 뭐가 있는것도 아니고.

그냥 듣고만 있는게 좋겠어.


"아무튼, 그렇게 계속해서 안드로이드 경찰관만 탄다면, 무언가 규칙성이 있는 것이지."

"그러니까... 그 규칙성을 밝혀낼 수 있는 식이 리만 가설이다. 라는 것인가?"

"그렇지~. 딱 그 이야기야."


그렇게 말하면서 어느세 마지막 쿠키를 집어먹고 있어.

...나는 한 개도 안 먹었는데 말이지.


"만약에 『제타함수』가 전부 아까 말한 일직선 위에 있다는 것만 리만가설로 정리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소수정리도 역시 증명이 가능하며, 소수의 비밀을 풀 수 있다는 것이야."

"...흥미롭군. 즉, 리만가설이라는 열쇠를 찾고 있지만 아직도 찾아지지 않았다. 이것인가?"

"역시 아스카는 이해가 빠르네~."

"그렇다고 사람 머리를 쓰다듬지는 마라..."


내가 그렇게 말하자, 시키는 '네이네이~.' 하면서 다시 소파에 뒹굴었어.

기지개를 쭉 피고는...


"아, 지친다."

"일단 이야기는 끝을 내어 주지그래?"

"아무튼, 그러다가 1896년. 자크 아다마르와 발레 푸생이 그냥 수학에서, 다른 방법을 써서 아주 간단한 방법으로 소수정리를 먼저 증명해 버렸어."

"...하?"


뭔가 어이가 없는데.

지금까지 모든 일이 헛수고가 되버렸다는 건가?


"정작 리만 가설은 증명이 안 된 상태인데?"

"그렇지. 그래서 그 후로 계속해서 리만 가설에 대해서 이야기가 나오지만, 아에 '태생부터가 잘못된 가설' 이라면서 욕까지 먹고 있었어."


뭔가 맥이 쭉 빠지는군.

아무래도 너무 기대를 하고 있었나...

뭔가 인류가 신비를 풀어나가는 것이 이렇게 허무하게 무너지다니, 정말 인생도 허무하군.


"그런데 말이야. 1972년. 휴 몽고메리라는 사람이 문득 다른 생각을 했어."

"흠?"

"「영점이 일직선 위에 있는지보다 중요한건 그 영점들 사이의 간격이 중요한게 아닐까?」 라는 생각."

"..."


여기서 갑자기 또 다른게 나오는군.

역시 아까처럼 허무한 결말은 아니라는건가.


"소수와 소수의 사이의 규칙은 매우 불규칙했지만, 제타함수의 영점들은 간격이 비교적 일정했어. 그리고, 결국엔 이 간격의 규칙을 발견해내는 수식을 만들었지."

"그럼 리만 가설이 증명이 된건가?"

"아니, 정확히는 리만가설에서 파생된 다른 가설이 증명이 된 것이지. 즉, 리만 가설이 '태생부터 잘못된 가설'이 아니라 실제로 증명해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가설이라는게 증명된거야."


...이거 좀 신기하군.

이런게 정말 현실에서도 일어나는건가.

정말 일발역전이군.


"재밌는건 말이야. 아까 휴 몽고메리라는 사람이 만든 이 식이. 양자역학. 즉, 미시세계의 운동을 표현하는 수식과 【완벽하게 똑같았다.】 라는 것이야."

"...하?"

"재밌지 않아? 수학하고, 양자역학. 완벽하게 상반된 둘의 학문에서 【완벽하게 똑같은】수식이 나온거야. 하나로 연결되어 있었던 거라고."


갑자기 스케일이 커지는데 이거...


"단지 숫자일 뿐인 소수가. 이 세상을 구성하는 아주 작은 세계와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지."

"...이런 일이 또 있었나?"

"아니, 이런건 없었어. 지금까지 계속."


그렇군...

그럼 그 리만이라는 사람은 아주 중요한 키 포인트를 인류에게 던져준 것인가.


"그런데 그것이 무슨 상관이 있어지는건가? 리만 가설이 증명되면 어떻게 되는거지?"

"왜 물은 H2O일까?"

"...글쎼?"

"세상은 왜 이렇게 되어있을까? 그 이유는 아직 몰라."

"그렇겠지."


일단 그런 것은 철학적 문제가 아닐까 싶다만...


"왜냐하면, 원자들이 구성된 규칙을 알 수 없기 때문이야. 그리고, 역시 소수의 패턴도 아직 알아내지 못했지. 하지만 반대로, 소수의 패턴을 알아낼 수만 있다면?"

"원자의 법칙도 알아낼 수 있다는건가?"

"응. 원자 구조의 비밀도 알아낼 수 있을거고, 나아가, 우주의 모든것을 이해할 수 있겠지? 우리는 두 세게. 수학과 양자역학이 이어져 있다는 결정적인 증거를 찾아냈으니까 말이야."


...그런가...


"결국엔, 전에 했던 것과 엔딩이 똑같군."

"그렇게 되버리네~. 역시나 이 증명이 발견되고 나서 가장 좋아하던 사람들은 피타고라스 학파의 학자들이였어."

"또 다시 자신들이 맞다는 것을 증명해낸 것이나 마찮가지로군."

"그렇지~."


수는 숫자가 아니라 연산...인가...

「모든 것은 수이다.」


"예상외로, 수학이라는 것은 재밌는 학문일지도 모르겠군."

"뭐, 직접 하면 역시나 어렵겠지만~."

"그런데 시키도 이런걸 했던적이 있는건가? 꽤 자세하게 알고 있는데."

"흐응, 어떨까나?"


...뭔가 좀 불안한데.


"이렇게 보면 리만 가설이라는건 화학에도 발을 걸치게 된 것인데, 너가 흥미가 없었다고는 말 할 수 없을텐데."

"알고 싶은거야?"

"...아니, 여기선 피해두지. 뭔가 느낌이 좋지 않아."

"역시 아스카는 감이 좋아. 일단 이 리만 가설에 대한 것에 대한 소문들 중 '해답을 알게 된 순간 미쳐버리거나 갑자기 죽어버리기 때문에 알려지지 않는 것' 이라는 것도 있으니까 말이야."


기프티드...인가...

역시 시키는...

알고 있는건가?


내 비약일 뿐일지도 모르겠지만 말이야.

아니, 이건 내 비약일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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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리만 가설이였습니다.

저번에 있었던 '모든 것은 수이다'에 이어서 나올 주제가 뭐가 있을까나~. 하고 생각하다보니 이게 튀어나오더라구요.

개인적으로는 참 매력적인 가설이라고 봅니다.


랄까, 다음은 좀 쉬운걸 하고 싶어요... 리만 가설 어려워... 글쓰기 힘들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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