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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하야 「낡고 이상한 트럭 때문에 사고가 났다.」

댓글: 3 / 조회: 788 / 추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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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1-25, 2019 21:19에 작성됨.


1.

아즈사  「아라아라, 요즘은 프로듀서씨 덕에 운전대 잡을 일이 없었는데..오래간만에 잡아보네.」


하루카  「프로듀서씨가 출장 가버리셔서..코토리씨는 사무소에서 잔업해야 하구..리츠코는 류구코마치네 일로 바쁘고..

늦은 시간인데 죄송해요. 그런데 행사 끝나고 데려와주실만한 분이 아즈사씨 뿐이였어서...」


아즈사  「괜찮단다 하루카짱. (미소) 교외긴 해도 도쿄 근처니까..금방 돌아갈 수 있을 거야.」


히비키  「근데 밤이라 무섭긴 하다조...」


치하야  「아즈사씨, 전방 잘 보셔주세요. 밤이고..밤이잖아요!」


히비키  「어이 치하야! 아즈사가 힘들게 우리 데리러 와줬는데 그렇게 말하면 좀 너무한거 아냐?」


치하야  「...뭐! 조수석에 앉은 사람이라면 이정도는 기본적으로 해야 한다고?」


아즈사  「아라아라, 걱정 마렴 치하야짱. 이래뵈도, 운전은 제법 오래 했으니까..학생 때에는 친구들이랑 같이 술빨고 로드 바이크도 몰아봤거든..

하..입에 한까치 꼬나물고 미친듯이 밟는 그 느낌은ㅡ아..하핫, 방금 말은 못 들은걸로 해줄래?」(곤란)


히비키  「..뭔가 들어선 안 될 것을 들어본 것 같은데..」


하루카  「어라라? 근데 앞에 뭔가 불빛 같은게..」




치하야  「역주행! 역주행요!! 역주행!!!」


히비키  「우갸악!!」


ㅡ빵빵!!!


ㅡ끼이이익!!


아즈사  「..휴...간신히 피했네. 이런 씨X새X를 봤나!! 깜빡이도 없이 훅 들어오고 X랄이야 이런 미X년이!!」


하루카  「..아, 아즈사씨?」


아즈사  「..아라아라, 큰일날뻔했네.. 아무튼, 다들 괜찮은거니?」


히비키  「그, 그것보다 방금 아즈사 무언가 엄청난 욕 같은걸ㅡ」


아즈사  「어머머! 히비키짱 안전띠가 헐거웠던거니? 머리를 크게 부딛혀버렸구나..설마 그럴리가 있겠니?

히비키가 잘못 들었을꺼야. 그렇지?」


히비키  「어...그, 그런가봐 아무튼.」


치하야  「...트럭이였어요. 역주행한거, 흰색 트럭이였어요. 낡아 빠졌지만, 분명히 반도산 트럭이였어요.」


하루카   「그, 그렇지? 그런데 운전석 쪽은 못 봤어. 너무 깜깜해서..도대체 어떤 사람이 그렇게 역주행해버린걸까?」


치하야  「..제정신이 아닌 사람이겠지. 미친X! 더러운 예비 살인마! 그런 놈들은 다 감방에 처넣어버려야해! 분명히 운전자도 재일춍일꺼야.」(혐오)


히비키  「아무튼...흔적도 없이 사라졌다조..」


아즈사  「..번호판도 못 봤는데..혹시 누구 본 사람 있니?」


히비키, 하루카, 치하야  「...」 「아무도 못 봤지?..」


아즈사  「..일단 신고부터 하자. 그리고 너무 걱정하진 마렴? 자 일단 돌아가...」


아즈사  「...」


히비키  「..아즈사?」


아즈사  「아라아라, 차가..고장나버렸네?」(미소)


치하야  「..아 진짜! 그 빌어먹을 트럭 운전사! 예비 살인마!」


히비키  「지, 진정하라조! 아무튼..아즈사가 경찰 신고했으니까 이제 금방 올꺼야!」


2.

아즈사  「..아라아라, 고맙습니다. 짭새..아니 경찰분들 차를 얻어타게 될 줄은 몰랐네요 후후후」


경찰관  「아이고 아무것도 아닙니다. 톱 아이돌 분들을 태울 수 있게 되었으니 오히려..이쪽이 더 영광이죠.

시간이 늦어서 차는 나중에 견인 업체에서 따로 데리고 갈 겁니다. 당장은 시간이 많이 늦었고 좀 추우니까요..」


하루카  「..치하야짱, 말이 없네..괜찮아?」(걱정)


치하야  「..그냥..아무것도 아냐. 조금 놀라고 피곤해서 그래.

우리들 오늘 하루종일 추운날인데 무대 위에서 고생했잖아. 

고생했어 히비키, 하루카랑 아즈사씨도요.」


히비키  「..뭐 잘못 먹은거야 혹시?」


치하야  「잘못 먹었다면, 아마 민트쵸코 빼곤 잘못먹을게 없을거 같은데?

세상에 그거 빼고 못먹을게 어디 있겠어? 민트쵸코는 사람이 먹으라고 만든게 아니야. 폐기물이지.」(신랄)


히비키  「..아니네. 평소의 치하야였네..」


치하야  「...」


치하야  「잠깐만요!」(버럭)


ㅡ끼이익


경찰관  「가, 갑자기 소리지르시면 사고나요 키사라기씨!」


치하야  「죄송해요 근데 방금 전에..방금 전에 길 옆 논두렁 한가운데에 폐가 같은데에..

아까 그 역주행 트럭이 폐가 옆에 있었어요.」


경찰관  「진짜요?」


치하야  「뭐 못 믿는건가요?」(급짜증)


경찰관  「아니 그런건 아니고..휴우..방금 전에 지나간 곳이죠? 천천히 후진해볼니까..다른 분들도 같이 봐주세요.」


히비키 「..저거 맞는 거 같긴 한데..」


하루카  「그치? ..그런데 이상하네.. 집도 아니고 이상한 마굿간 같고..안에는 아무도 없는 것 같은데?」


경찰관  「맞다 이거죠? 휴..하지만 CCTV도 없고, 목격자 증언 말고는 사실상 없으니까 일단 돌아가고 나중에 따로 조사를ㅡ」


치하야  「저기요, 저 폐가는 범죄자 집도 아닌 것 같은데 나중에 다시 오면 다 사라지고 없을껄요?

딱 봐도 음주운전자 아니면 미친놈이던데 나중에 사고 치면 그때 가서 뭐라고 하시게요?

최소한 확인은 하셔야 되는거 아닌가요? 그리고 저는 이거 그대로 인터넷에 올릴 겁ㅡ」(경멸)


경찰관  「..예.. 그러면 일단 확인부터 하고 올 테니까 잠깐 기다려주시죠.

일단 범죄자 신원만 확인하고 추후 법적 절차 진행할테니까 그..민원은 넣어주지 마시고요.」

...



3.

한참을 기다려도 경찰은 돌아오지 않았다. 자동차의 앞좌석 가운데서 깜빡이는 시계로 눈을 돌린다. 벌써 1시간이 넘었다.

따뜻한 바람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데도 어딘가 싸늘하다.


히비키  「이상해..집에 왜 불이 안 들어오는거냐조?」


하루카  「..응? 그게 무슨 말이야?」


히비키  「그게..경찰이 범인이랑 대화 중이라면 불이라도 켜야 하지 않겠냐조?

근데 1시간이 넘었는데도 아무런 불도 안 들어왔잖아?」


치하야  「..뭐 노닥거리고 커피나 얻어마시고 있겠지. 경찰이 다 그렇잖아.?」


히비키  「저렇게 깜깜한데?」


아즈사  「..아라아라, 시간이 너무 늦었으니까, 빨리 돌아와달라고 말이라도 하는게 좋지 않을까?」


히비키  「..왜, 왠지 불안하다조. 그냥 가지 말자 응?」


치하야  「아..진짜, 히비키 도대체 뭐가 무섭다고 그러는건지 이해가 안되네?

오키나와도 전기가 잘 안들어왔을테니 매일 불 없이 일찍 잤을꺼아냐?」


히비키  「아 진짜! 오키나와는 전혀 그렇지 않다조!」


하루카  「..그러면 바람 쐘꼄 그냥 잠깐 나가자 우리.」


치하야  「찬성이야. 뭐 히비키는 무섭다니(WWW)거기 혼자 있겠네? 풉」


히비키  「자, 자신도 갈꺼야!」(짜증)


우리는 차에서 내려, 논두렁의 흙길을 건너 폐가로 향했다.

더 가까이 가자, 폐가 옆에 세워진 낡은 트럭이 보였다. 분명했다. 역주행했던 그 개x끼의 트럭이다.

그 차의 표면은 온통 녹이 슬어, 차종조차 알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심지어는 번호판조차 알아볼 수 없었다.

..문득 이상했다. 저렇게 다니는데도 경찰이 안 잡았다고? 역시 무능해 경찰들이란..

트럭의 뒷칸은 열려져 있었고, 안에는 두툼하게 채워진 자루 같은게 가득하게 담겨 썩은 냄새를 풍기고 있었다.

그것은 너무나도 비릿하고 역겨운 냄새라, 가까히 가기조차 힘들 정도였다.

트럭 옆의 폐가는 나무로 지어진 오두막 창고에 더 가까웠는데 거미줄이 가득했고,

문을 열자 유난히 시끄러운 마찰음이 마치 여자의 비명소리처럼 들려왔다.


그 안은 흙바닥과 그 위에 나뒹구는 다 썩어빠진 지푸라기 몇가닥 빼고는 아무것도 없었고,

다만 중앙에 지하로 내려가는 거대한 솥 뚜껑같은 문 하나만 있을 뿐이였다.

그리고 그 틈 사이로 후레시 같은 흐릿한 빛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치하야  「거 봐.(WWW) 딱 봐도 지하에서 둘이서 술이니 커피니 마시고 있겠네. 뭐 이상하다고?」


히비키  「..알았으니까 빨리 부르기나 하라조!」


아즈사  「..끄응..철문이 제법 무겁네에..다됐다! ...경찰 아저씨? 경찰 아저씨! 그 안에 계세요?」


그러나 그 안은 제법 깊었다. 시멘트로 조잡하게 만들어진 계단들을 통해 내려가는 지하는 이 위에서는 바닥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대답은 없었다. 밑에서 보이는 것이라고는 흐릿한 전등 빛 뿐이였고, 아즈사씨의 목소리만이 메아리치고 있었다.


아즈사  「아라아라, 밑이라 잘 안 들리는건가? 얘들아 잠깐 있어볼래? 내려가볼께.」(미소)


치하야  「저도 같이 가요. (짜증) 사진 찍어서 미투로 신고해버리게.」


히비키  「..미투가 그런데 쓰이는 거였냐조?」


하루카  「..가, 같이가요! 혹시 모르니까..그리고 여긴 왠지 무섭구..」(불안)



4.

계단을 쭉 따라 내려간 지하실 밑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냥 깜빡이는 낡은 전등 하나 뿐이였다.

눈에 보이는 것이라곤 걸을 때마다 낡은 나무판자로 이루어진 바닥이 삐걱대는 소리와,

다 비어버린 거적데기 자루들 뿐이였다.


히비키  「..경찰은 어디 있는거야? 혹시 어디 문이라도 있는건가?」


아즈사  「..이상하네에..」


하루카  「그, 그냥 나가자 우리..뭔가 이상해요. 그냥 나가서ㅡ」


치하야  「잠깐.」


치하야  「..밑에서 바람이 부는데?」


ㅡ끼이익, 끼이익


치하야  「..비밀 문 같은거 같은데..손잡이가 안 보이네. 조금 눌러보면..」


ㅡ우드득


하루카  「방금 바닥에 금이 간ㅡ치하야짱! 거기서 당장 빠져야ㅡ」


마치 늪에 들어간 것처럼, 몸이 순간 확 빠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바닥의 낡은 판자들이 부러지며, 

난 그대로 끝 없는 어둠 속으로 떨어졌다.


5.

잠깐 정신을 잃은 것 같은 기분이였다. 눈이 먹먹해서 몇번 비볐는데, 그제서야 어둠에 눈이 적응되었는지 흐릿하게나마 윤곽이 좀 보이기 시작했다.

하루카는 앞에서 무언가 찾고 있는 모양이였다.


치하야  「큿!」 일어나려 했는데 순간 왼다리가 너무 아파서 나도 모르게 비명을 질렀다.

손을 더듬거려 다리를 확인했는데, 일자로 뻗어야 할 다리 한 쪽에 혹 같은게 크게 튀어나온 것이 느껴지며 엄청난 고통이 찾아왔다.


치하야  「하루카!! 하루카!!!」


하루카  「...」


치하야  「하루카! 거기 서서 뭐해! 나 좀 부축해줘 빨ㅡ」


그 순간 하루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 위에서.


하루카  「기다려 치하야짱! 어, 어떻게든 밧줄 같은걸 찾아서 내려갈테니까!」


치하야  「..어?」


내 앞에 하루카는..


...없네?


...잘못 본거겠지?


눈이 어둠에 익자, 이 지하실 밑바닥이 실은 어떤..동굴 같은 곳이며

트럭에 실려 있었던 것과 비슷한 자루들이 벽마다 가득히 쌓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히비키 「치하야 조금 기다려달라조! 어, 어떻게든 밧줄을 찾아서ㅡ」


짜증이 확 밀려온다. 당장 위급할지도 모르는데 저 바보들은ㅡ

그런데 저쪽에서 무언가 흐릿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것은 경찰이 들고 있었던 평범한 후레시의 불빛이였다.

빛이라고는 내가 떨어진 천장 구멍 아래로 새어나오는 흐릿한 빛 말고는 없었으므로,

나는 최대한 조심해서 거의 기듯이 후레시를 향해 다가갔다. 그리고ㅡ

후레시는 무슨 차가운 나무 몽둥이 같은 것에 걸려 있었다. 힘을 주어 뺐는데, 기괴한 가지 몇 개가 부셔졌다 그리고..

그것이 나무가 아님을 깨달았다.


치하야  「꺄악!!」


그것은, 경찰관의 차갑게 식은 손에서 떨어져 나온  손가락들.

내 손에서 떨어진 후레시가 빙그르르 돌아가며, 주변의 동굴 벽을 비춘다.

벽에는 셀 수조차 없을 정도로 많은, 차갑게 식은 나체의 시신들이ㅡ

녹슨 철실로 바느질되어 끝도 없이 펼쳐진 터널의 벽과 천장에 붙어 있었다.


저 멀리서, 한 남자가 서 있었다.

그는 거적데기 코트를 걸치고 있었고, 양 손에는 철실과 바늘을 들고 있었다.

그 이상한 남자는 경찰의 시체를 꿰메어, 벽에 연결하고 있었다.


남자가 나를 향해 시선을 돌리고, 미소지었다.


치하야 「꺄악!!」


6.

밧줄이 내려왔고, 나는 그것을 잡고 올라갔다.

이후부터는 기억이 나지 않았다. 공포에 질린 나는 올라오자마자 보이는대로 붙잡고 마구 소리쳤다.


치하야  「도망가자! 도망가!! 도망ㅡ」(패닉)


히비키  「자, 잠깐만 기다리라조! 일단 진정부터ㅡ」


치하야  「나가야 해! 나가야 한다고!!」(버럭)


나는 문을 열었다. 그런데..


그 앞에는, 저 아래서 보았던 공포의 터널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창백하게 식어버려, 두 눈구멍이 텅 비어버린 경찰관의 시체가 벽에 엮이고 있었다.

거적데기 코트를 입은, 한 괴상한 남자가 싸늘하게 식어버린 경찰관의 시체를 녹슨 철실로 엮고 있다.

남자가 나를 향해 시선을 돌린다. 그리고는 썩어버린 송곳니 가득한 이빨을 드러내며 미소를 짓는다.


치하야  「꺄악!!」


하루카  「지, 진정해 치하야짱!」(당황)


치하야  「..어라?..」


아즈사  「아라아라, 많이 피곤했나 보구나 치하야짱 (미소) 이제 다 끝났으니까, 도쿄로 돌아가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방금 전은 뭐야? 꿈인가?

방금 행사가 끝났구나..나는 쉬는 시간에 잠들었던 건가?

차에 타고, 아즈사씨가 차에 시동을 거는 순간까지도 나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정말 실제 같은 꿈이였잖아?

나는 조수석에 앉았고, 차는 시골 교외를 따라 국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앞에서 불이 반짝인다. 왠 낡은 트럭이 앞 쪽에서 오고 있었다. 저거..어디선가 본 트럭인데..


하루카  「어라라? 근데 앞에 뭔가 불빛 같은게..」




치하야  「역주행! 역주행요!! 역주행!!!」


히비키  「우갸악!!」


ㅡ빵빵!!!


ㅡ끼이이익!!


잠깐 동안 세상이 뒤집히고 요동쳤다.

그리고 온 몸이 부러지는 듯한 고통이 뒤따랐다.

온 몸이 부러져서 죽어간다. 내 몸이 싸늘하게 식어가는게 느껴졌다.

내 옆에는 안전벨트에 묶여 거꾸로 메달린 아즈사씨가 텅 빈 두 눈으로 나를 응시하고 있고,

트럭이 우리 앞에서 멈춘다. 그리고 이상한 거적데기 코트를 뒤집어 쓴 누군가가 멈춰선 낡은 트럭에서 내린다.

그의 손에는 마치 도축장의 식칼과 같은 낡은 도구가 들려 있다. 그가 미소와 함께 다가온다. 나는 싸늘하게 식어가며 눈을 감는다.


하루카 「치하야짱! 치하야짱!」


눈을 뜨자, 머리 위에서 전등빛이 깜빡이고 있었다.

..다리의 통증이 밀려온다. 뭐야, 꿈이였나?


하루카 「일단 나가자. (울먹) 빠, 빨리 병원으로 돌아가면 괜찮을거야.」


히비키 「하루카, 빨리 치하야 데리고 올라가자! 아즈사가 시동 걸어놓았데!」


7.

다리의 통증은 순식간에 가라앉았다. 마치 꿈만 같다. 

경찰관은 무사했다. 자동차 운전석의 거울을 통해 나는 경찰차 경고등을 반짝이며 후속하는 경찰차를 볼 수 있었다.


하루카  「지금은 어때 치하야짱?」(걱정)


치하야  「..괜찮아. 그냥...이상한 걸 본 것 같아. 이상한 사람이랑..(피식)

하긴 말도 안되는 그런 거였지..」


그때 문득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아까부터 내 눈을 괴롭히던 자동차 경고등 불빛이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경찰차는 도로 한 가운데에 서 있었다.


치하야  「경찰차가..멈췄어요.」


아즈사  「어라라? 이상하네..급하게 서로 돌아가야 하신다더니?」


아즈사씨가 잠깐 고개를 돌린 사이, 어둠 속에서 무언가 둥근 것이 훅 날라와 강한 충격으로 앞유리창에 심한 금을 만들며 팅겨나갔다.

갑작스럽게 밟은 브레이커에 몸이 앞으로 훅하고 쏠렸다. 


치하야  「뭐, 뭐야 도대체!」


히비키  「무, 무슨 공 같은 거였다조? 그런데ㅡ」


하루카  「..유리창에..피, 피가..!」


나는 아이들과 함께 조심스럽게 밖으로 나갔다.

멀리 떨어지지 않은 도로 한켠에, 예의 그 물체가 나뒹굴고 있었다.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그것이 무엇인지 깨달은 나는 그 자리에서 역겨움을 느끼고 구토해버렸다.


심하게 훼손된, 경찰관의 머리였다.


그리고 히비키의 날카로운 비명 소리가 들렸다. 그쪽으로 시선을 돌렸으나, 거기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하루카  「히, 히비키! 히비키짱이, 히비키짱이 사라졌어! 사라졌어요 사라졌다구!」(패닉)


아즈사  「지, 진정하렴 하루카짱..그런데 히비키짱은 도대체 어디에ㅡ」


ㅡ툭


우리 앞에 무엇인가 떨어졌다. 그것은..


두 눈과 턱이 뽑혀버려, 혀가 축 늘어진 히비키의 머리..


내 앞에서 순식간에 펼쳐지는 이 말도 안되는 상황의 연속에, 나는 비명조차 잊어버렸다.

하루카의 시끄러운 비명소리가 울리는 동안, 아즈사씨는 차로 도망치듯 내달려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그 순간 차 위로 무엇인가 떨어졌다. 마치 박쥐와 같은 날개가 달린 거적데기 코트를 입은 남자가 나를 잠깐 내려다보았다.

남자는 운전석 앞문 유리창을 깨고, 그대로 아즈사씨의 머리를 잡아 바깥으로 꺼내었다. 그리고 남은 손으로 피로 번질거리는 도끼를 꺼내들었다.

곧, 히비키의 머리 옆으로 아즈사씨의 잘려나간 머리가 공처럼 데굴데굴 굴러왔다.

최후의 순간, 공포 속에 눈이 까뒤집혀버린 아즈사씨의 표정은 아직도 잘린 머리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난 도망쳤다. 도로를 벗어나, 끝없이 펼쳐진 어둠 속에 잠긴 논두렁길을 내달렸다.

내 손에 든 후레시를 켜서 마구 내달렸다. 어느덧 나는 논가를 벗어나, 온통 이상한 돌과 먼지 천지인 어둠 속 어딘가를 달리고 있었ㅡ


어?


내가 왜 후레시를 들고 있지?


후레시를 천천히 위로 올린다.


나는 어느새 동굴 안에 있었다. 그리고ㅡ

거기에는, 거적데기 코트의 남자가 있었다.


그는 창백하게 식어버린 히비키의 몸뚱아리 위에 그가 잘라버린 히비키의 머리를 다시 녹슨 철실로 엮고 있었다.

아즈사씨는 이미 벽과 하나로 꿰메어져, 동굴 벽의 수많은 시체들 중 하나가 되어 있었다.

동굴의 벽면을 끝없이 메운 시체들이 나를 향해 고개를 돌린다. 두 눈구멍과 입이 흉측하게 꿰메어진 채로, 나를 부르는 것 같다.

그 가운데서, 남자가 나를 돌아본다. 그의 얼굴은 어둠 속에 잠겨 보이지 않는다. 

다만 어둠 속에서 하얗게 빛나는, 그의 날카로운 송곳니들만큼은 선명하게 보였다.



8.

하루카  「치하야짱! 치하야짱!」


치하야  「어?」


나는 트럭 운전대를 잡고 있었다. 언제부터?

아 맞다. 차가 고장나서..였나? 그런데 왜 트럭? 경찰 아저씨는?

아즈사씨랑 히비키는?


하루카  「..우우! 아즈사씨랑 히비키짱은 먼저 돌아갔잖아.

치하야짱, 졸음 운전은 안 된다구?」


치하야  「..미안 근데..이상해서..」


저 멀리, 아침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어느새 우리는 도쿄 도심 안에 들어왔다. 사무소가 코 앞이였다.

그래, 역시 다 꿈이였구나.


이제 다 끝난 거야.

....



그 순간, 도로 위에 파랑 머리의 아이가 공을 잡기 위해 뛰어왔다.


마지막 순간에, 아이가 고개를 돌린다. 나는 불길한 예감에 당장에라도 눈을 떼버리고 싶을 지경이였다.

하지만 그 아이는 분명히 유우였다. 유우, 나의 동생.

창백하게 질린 그 얼굴은 두 눈이 파여서, 그 안에는 시커먼 어둠 말고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나는 기겁하며 어떻게든 운전대를 돌리려 했지만 운전대는 돌아가지 않는다. 마치 굳은 것처럼.

마지막 순간, 나는 자동차 앞자석 미러로 눈을 돌렸다.


거울 위로, 운전석에 앉아 있는 거적데기 코트의 남자가 보였다.

이제 나를 대신하여 운전대를 잡은 그는 거울 너머에서 나를 바라보며 미소짓는다.


ㅡ끼이이익!!





엔딩

치하야  「..하루카 온거야?」


하루카  「응. 문만 열었는데 알아차리네.」


치하야  「왠지 그럴 것 같았어.」(미소)


그날 있었던 차량 전복 사고로, 나는 온 몸이 망가져버렸다. 덕분에 아이돌은 커녕 평생 병원 신세일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가끔 오는 하루카로 위안을 삼고 있다. 아니 사실은, 더 버틸 수 없는 것이 있기 때문에 차라리 지금이 나은 것이리라.


하루카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되어버렸네..그러면 치하야짱, 다음에ㅡ」


치하야  「가지마!」(버럭)


하루카  「치, 치하야짱 팔목..아파!」


치하야  「제발! 제발 가지 마! 꿈, 꿈이ㅡ」


하루카  「..치하야짱..」(울먹)


치하야  「..아냐. 내가 더 미안하지. 자꾸 이상한 소리를 하게 되네. 그냥..악몽일 뿐인데.

미안해. 하루카 다음에 봐 그러면..」


하루카가 사라지고, 나는 홀로 남겨진다. 그러면 불가피하게 잠이 찾아온다.


다시 눈을 뜨자, 나는 그때 그날의 동굴 안에 들어와 있었다. 이것은 꿈이다.

매일 꾸는 악몽이다. 어차피 악몽에 불과해. 이건..다 꿈이야.

지독한 악몽.


고개를 내리고 싶은데, 내릴 수가 없었다.

남자가 다가온다. 그는 바늘과 녹슨 철사를 손에 쥐고 있다. 

나는 비명을 지르고 싶었으나, 벌린 입에서는 소리가 나오질 않는다.

그가 내 시선 아래로 들어온다. 나는 눈을 내리고 싶었는데, 목 아래가 움직이질 않는다. 목 아래로는 아무것도 없었기에.


그가 아래서 무엇인가를 들어올린다.

내 몸. 내 몸이다. 그는 창백하게 식은 나의 나체를 주변 시체들에 붙인 다음, 바늘과 철사로 꿰메기 시작한다.

거기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나체 주검이 철사와 철사로 엮여있고,

그 사이에는 눈과 코 입과 상처가 꿰메어진 하루카와 히비키, 아즈사씨가 이미 창백하게 식어서 함께 꿰메어 연결되어 있다.

그녀들은 온 몸이 잘려지고 다시 꿰메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고통 속에 몸부림치며 꿈틀거린다.

마치 거대한 괴물의 내장 흉벽마냥, 입 없는 차가운 시체들이 고통 속에 절규하며 침묵 속에 아우성친다. 

나는 이 악몽에서 빨리 깨기만을 빌었다.


마침내 남자가 내게 다가온다. 나는 내 입술을 관통하는 따끔한 녹슨 바늘의 고통에 비명을 지르고 싶었지만

마지막 한 땀을 끝으로, 이제는 그나마 쇳소리조차 지를 수 있는 입이 없어졌다.

두 콧구멍이 꿰이고,

다음으로 내 눈까지 꿰인다. 마지막 순간 내가 본 것은, 그의 미소 속에 드러난 날카로운 송곳니들이였다.


어둠이 찾아왔다.

나는 악몽에서 깨기만을 기다린다.

이제 곧 깨어날꺼야. 하루카가 와서 날 깨워주겠지. 어쩌면, 아즈사나 히비키, 유키호일지도.


..이건 다 꿈일꺼야.


악몽.


...

..

.

 "경찰은 아즈가타케 국도 부근에서 실종된 유명 아이돌 아마미 하루카 등 3명과 경찰관 1명의 실종을 두고ㅡ


프로듀서  「..미안해 얘들아.」


미키  「..괜찮은거야. 분명! 다들 곧 돌아올꺼니까! 그러니까..」(울먹)


아미  「미키미키..」(침울)


유키호  「..저도 그렇게 믿어요! 분명, 다들 길을 잃었다던가, 그런 것에 불과할 꺼에요! 그러니까..」(울먹)


프로듀서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러니까 다들 기운 차리고, 분명 다들 돌아올테니ㅡ」



미키  「..허니! 허니! 앞에 트럭!」


ㅡ빵빵!!


ㅡ끼이이익!!


아미  「뭐, 뭐야 저 트럭 진짜! 완전 다 낡아 빠져가지고..」


프로듀서  「다들 괜찮니?」


아미, 유키호 (끄덕끄덕)


미키  「...」(식겁)


프로듀서  「미키?」


미키  「..이상한거야. 방금 저 트럭..번호판도 없었던거야. 그리고..」(덜덜)


프로듀서  「응?」


미키  「아냐. 아무것도..그냥..잘못 본 것 같은거야.」(불안)



ps. 오래간만의 괴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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