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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리 "달이 떠오를 때마다 기억하라고? 니히힛!"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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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2-20, 2013 19:55에 작성됨.

예정보다 하루 일찍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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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신기의 이에서 벗어나는 데 성공한 프로듀서는 그대로 문을 박차고 밖을 향했다. 프로듀서의 순발력과 속도는 도저히 인간의 몸놀림에서 나올 수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없었다.

이오리 : 거기 서! 프로듀서!

P : ......

프로듀서는 이상하게도 말이 없었다. 뭔가에 홀린 듯한 눈이었다. 그는 대중 목욕탕이 있는 곳으로 곧장 달려갔다.

이오리 : (아직이야! 아직 남탕에 들어가지 않았으니 희망은 있어!)

<대중 목욕탕>

알렉세이 드볼로스키는 트베르 출신의 러시아 인이다. 오늘은 아내에게 편의점을 맡기고 대중 목욕탕에 목욕하러 왔다. 160cm의 단신이었지만 그의 근육들은 철괴를 연상케 할 만큼 단단했다.

그가 돈을 내려는 순간, 프로듀서가 달려가면서 그와 부딪쳤다. 넘어진 것은 오히려  프로듀서였다. 처음에는 알렉세이도 좋게좋게 넘어가려 했다. 하지만 이 무례한 일본인은 사과하기는 커녕 돈도 내지 않고 남탕 탈의실로 들어가려 했다.

성난 알렉세이는 쓰고 있던 모자를 벗었다. 원래 쓰고 있던 모자는 여러 장식이 달린 모자였다. 그 모자를 벗고 나니 마트료시카처럼 뒷머리와 일체화된 듯한 챙이 달린 검은 모자가 속에 있었다. 쓰고 있던 모자를 벗은 알렉세이는 프로듀서의 멱살을 잡았다. 이오리가 로비에 왔을 때 본 광경은 프로듀서가 왠 서양인에게 멱살 잡힌 모습이었다.

이오리 : 여기 있었구나! 이 변태!

이오리는 프로듀서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프로듀서는 속수무책으로 이오리에게 얻어맞았다.

알렉세이 : 그만 해! 아가씨! 그러다 사람 잡겠어!

이오리 : 이거 놓으세요!

멱살을 잡았던 알렉세이였지만, 상황이 급변한지라 다급히 이오리를 말리게 되었다. 이런 소란스러운 상황 속에 프로듀서의 멍한 눈동자에 생기가 돌아왔다. 뭔가에 홀렸던 프로듀서는 정신을 차리게 된 것이었다.

P : 아니? 여긴 어디지? 난 여기서 뭘 하고 있었던 거지?

이오리 : 편히 뻗지는 못하게 하겠어!! 프→로↑듀↗서↑!!

이오리의 오른손에서 보랏빛 불꽃이 일었다. 이오리를 말리던 알렉세이 드볼로스키 씨는 눈앞에서 벌어진 초자연적 현상에 놀라 힘을 풀었고, 그 틈을 노린 이오리는 손에 있던 불꽃을 바닥에 물수제비하듯 던졌다. 보라색 불꽃은 미끄러지듯이 앞으로 향하여 프로듀서에게 명중했다.

리 108식 팔주배

먼 옛날, 미나세 가문이 괴물을 봉인할 때 썼던 봉인기였다. 15세인 이오리는 이 봉인기를 쓸 수 없었어야 하지만 지금의 이오리는 곡옥을 온전히 몸에 보전한 상태. 곡옥의 힘으로 이오리는 미나세 가문의 모든 고무술을 쓸 수 있게 되었다.

한편, 리 108식 팔주배를 맞은 프로듀서는 온 몸이 보랏빛 불꽃에 휩싸인 채 나뒹굴었다. 몇 초 지나지 않아 불은 모두 사그라들었고 프로듀서의 몸에 외상은 없었다. 하지만 프로듀서는 정신적으로 큰 타격을 입었기 때문에 다시 기절해버렸다.

신도 : 거기까지 입니다. 아가씨.

이오리가 쓰러진 프로듀서를 공격하려는 순간, 턱시도 차림의 할아버지가 홀연히 이오리를 가로막았다. 검은 턱시도에 검은 가죽 장갑을 끼고 넥타이를 한 노년 신사는 양 손에 카드를 들고 있었다. 그는 미나세 가문의 집사 신도 씨였다.

이오리 : 신도 씨? 어떻게 여기에?

신도 : 아가씨. 그만 하시고 진정하십시오.

이오리 : 비켜! 아무리 신도 씨라도 방해하면 용서치 않을테니까?

신도 : 후우..(곡옥을 갑자기 받아들여서 난폭해진 건가?

이오리와 집사 신도는 서로를 노려보았다.

신도 : (그나저나 저 옷은 뭐야? 끈으로 무릎이 연결된 붉은 바지에 달이 그려진 감색 외투라니. 당주님이 소싯적에 밴드 활동할 때의 복장과 똑같잖아.)

신도 씨는 쓴웃음을 지었다. 부전자전이라지만 옷까지 똑같은 것을 입은 것을 보니 그 상황이 너무 우스워서였다.

이오리 : 뭐야? 갑자기 왜 웃는...!

이오리는 말을 끝까지 마치지 못했다. 집사 신도 씨가 K 카드를 튕긴 그 순간 사라져버렸기 때문이었다.

신도 : 아가씨. 정신차리십시오. 저는 아가씨와 싸우고 싶지 않습니다.

어느새 집사 신도는 이오리의 등 뒤에 있었다. 신도 씨는 카드로 이오리의 등을 겨누고 있었다.

카르뉘펠 기술 King

카드 튕기기로 이목을 집중시키고 어둠 속에 사라지듯 재빠르게 상대의 등 뒤를 잡는 기술이다.

이오리는 몸을 급히 뒤로 돌리고는 오른손을 들었다. 그 다음 폴짝 뛰어 오른손바닥으로 신도 씨를 내리쳤다. 신도 씨는 그대로 바닥에 뒤통수를 박았고, 대응하기도 전에 이오리의 손에서 피어오른 보랏빛 불꽃이 신도 씨를 덮쳤다.

212식 금월 음.

미나세 가문과 쿠사나기 가문 공통으로 전해져 오던 212식 금월 기술 중 미나세 가문에 전해져 오는 기술이다. 이오리의 경우, 자신의 작은 신장이란 약점을 벌충하기 위해 폴짝 뛰어 사용해야 했다.

마무리 일격을 가하려는 순간 신도 씨는 고개를 돌려 공격을 피했다. 피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대로 어퍼컷을 날렸다. 이오리는 고개를 홱 젖히는 것으로 어퍼컷을 피했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다음 순간, 회오리바람이 이오리를 덮쳤다.

사이클론 어퍼.
어퍼컷을 휘둘러 회오리 장풍을 만들어내는 기술이다. 이 기술의 상대는 어퍼컷을 피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어퍼컷은 장풍을 만들기 위한 동작일 뿐, 진짜 타격은 회오리 장풍이다. 이오리 역시 어퍼컷을 피했다고 생각하여 순간 방심했고, 그대로 회오리 장풍에 맞은 것이다.

이오리 : 키잇! 짜증나!

신도 : (역시 제압해야 하나.)

신도 씨의 사이클론 어퍼를 맞은 이오리는 다시 일어섰다. 하지만 일어선 순간 보이는 것은 자신을 덮치는 신도 씨의 손이었다. 신도 씨는 날듯이 뛰어올라 이오리를 벽 쪽으로 밀쳐냈다. 밀쳐낸 뒤에 신도 씨는 뒤로 뛰었다. 미나세 가의 집사 신도의 소매에서는 수 십장의 카드들이 튀어나왔다. 신도 씨는 온 몸을 이용하여 사정없이 이오리에게 카드들을 투적했다. 이오리는 카드를 투척하기 직전의 신도 씨를 보고 움찔했다. 온 몸이 어두워진 가운데 얼굴 부분만 빛을 받는 듯한 신도 씨의 모습이 너무나도 음산했기 때문이었다.

J.O.K.E.R

카르뉘펠 암살술의 꽃이라고도 할 수 있는 기술이다. 돌진하여 상대방을 밀친 뒤 제자리로 뛰어 돌아가서 소매 속에서 품었던 카드들을 모두 꺼내 투척하는 모습이 인상적이기 때문이다. 소매 속에서 카드를 꺼낼 때에는 팔을 털듯이 아래를 향하고, 던지기 직전에는 손에 잡힌 카드들을 들어 자기 얼굴과 같은 위치에 놓는데 그 때의 모습은 카드를 던질 때와는 대조적으로 매우 음산하다. 빠른 속도로 날아가는 카드의 날은 단검의 날만큼이나 예리했다.

신도 : 그래도 베이지는 않게 던졌습니다. 아가씨.

신도 씨의 J.O.K.E.R에 당한 이오리는 목욕탕 로비 벽에 기대 앉은 채 일어나지 못했다. 신도 씨는 그런 이오리를 완벽히 제압했다 판단했다. 이오리를 들쳐메기 위해 다가간 순간 이오리의 오른쪽 손가락이 꿈틀거리는 것을 신도 씨는 볼 수 있었다.

신도 : (앗차!)

이오리는 신도 씨가 접근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대로 일어난 이오리는 사정없이 눈앞의 상대를 할퀴기 위해 팔을 마구 휘둘렀다.

금 1218식 팔지오(야타가라스)

미나세 가문에서 함부로 쓰는 것을 금지한 비술 중 하나이다. 미나세 가문은 이오리에게 이 비술을 전수해주지 않았다. 하지만 이오리의 몸 안에 깃든 곡옥의 힘으로 이오리는 무의식적으로 금지된 비술을 쓴 것이다.

하지만 신도 씨는 재빠르게 턱시도 수트를 벗어 던졌다. 턱시도 수트에 시야가 제한된 이오리는 수트를 할퀴기만 했다. 놀랍게도 턱시도 수트는 조각조각 찢겨나갔다.

신도 : (아가씨께서 곡옥을 너무나도 잘 받아들이고 있어.)

신도 씨는 다시금 카드 더미들을 꺼내어 이오리에게 겨누었다. 이오리와 신도 씨 사이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있었고, 목욕탕 로비에 있던 사람들을 섣불리 그 주변에 다가가지 못했다. 신도 씨는 이오리를 유심히 살펴보았다. 15세 소녀의 갸날픈 몸은 미세하게 떨고 있었다. 눈 앞의 자신이 무서워서 떠는 것은 아니리라. 분명 지칠대로 지쳐서 근육이 자기 주인에게 위험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봐야 한다. 이 이상 싸움을 계속하면 이오리를 지킨다는 목적을 저버리는 주객전도가 일어나 버릴 것이라 신도 씨는 판단했다.

신도 : 아가씨. 이제 싸움은 그만두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신도 씨는 정중하게 이오리에게 물어봤다.

이오리 : 키잇! 먼저 싸움을 건게 누군데!

신도 : 역시 아가씨답습니다. 허나!

신도 씨는 그 말만 남기고 정문을 향해 카드를 던졌다. 다음 순간, 신도 씨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버렸다. 신도 씨가 사라져버리자 이오리는 한숨쉬며 주저앉았다. 집사 신도와의 싸움으로 극도로 긴장한 것에 대한 반동으로 견딜 수 없는 피로감이 몰려오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이윽고, 이오리는 그 자리에서 잠들어버렸다.

<몇 분 후>

이오리 : 새근 새근...

이오리는 곤히 자고 있어서 말 그대로 누가 안아가도 모르는 상태였다. 프로듀서는 오른손에 샤를 도나텔로 18세를 쥐고서는 이오리를 안은 채 걷고 있었다.

이오리 : 으응? 프로...듀서?

이오리의 눈썹이 파르르 떨리는 듯 하더니 감긴 눈거풀이 스르르 열렸다.

P : 이제 정신이 드니? 이오리? 다행이다.

이오리 : 하?? 프로듀서?? 네가 왜 나를!!

이오리는 자기가 길 한복판에 있음에 한 번 놀랐다. 그리고 프로듀서가 자신을 공주님 안기로 옮기고 있다는 것에 또 한 번 놀랐다.

P : 이오리! 그렇게 바둥거리지 마! 안기 힘들단 말야.

이오리 : 시끄러워! 시끄러워! 시끄러워!! 따지고 보면 이것도 다 네 탓이야!!

P : 영문을 모르겠...으와!!

이오리가 바둥거린 탓에 균형을 잃은 프로듀서는 뒤로 넘어졌다. 프로듀서가 넘어졌지만 안겨있던 이오리는 프로듀서를 깔고 앉은 덕분에 크게 다치지는 않았다.

P : 아야야...

프로듀서는 넘어진 충격으로 팔꿈치에 찰과상을 입었다. 팔을 걷고 있었기 때문에 보도 블록에 긁혀 상처에서 피가 나고 있었다.

<경기장 대기실>

P : 이오리. 괜찮겠어?

이오리 : 괜찮아. 여기까지 왔으니 꼴사납게 지고 싶지 않아.

P : 그렇구나...참! 아까 사탕이랑 쥬스 사왔는데 먹을래?

프로듀서는 그렇게 말하고는 막대사탕 두 개와 쥬스를 사왔다. 10% 오렌지 쥬스와 할라페뇨 사탕, 그리고 아무 상표도 없는 사탕이었다.

이오리 : 하아...프로듀서.

P : 왜?

이오리 : 나 100% 오렌지 쥬스밖에 안 마시잖아. 됐으니까 저기 치워 놔.

P : 뭐 할 수 없지. 여기다 둔다.

프로듀서가 쥬스를 소파에서 조금 떨어진 탁자에 올려놓는 동안, 이오리는 할라페뇨 사탕 포장을 뜯고 있었다. 이오리가 사탕을 먹으려 할 때 쯤 프로듀서가 다시 이오리 앞에 앉았다.

P : 어때? 사탕 맛있어? 그거 진짜 할라...

쏘옥!

하지만 이오리는 돌연 프로듀서의 입에 사탕을 쏙 하고 집어넣었다. 말하고 있던 프로듀서는 갑작스럽게 입 안으로 들어온 할라페뇨 사탕을 입 안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P : 읍!......우웁! 아아악!!

이오리 : 니히힛! 보드카 때의 복수라고 생각하라고?

사탕의 매운 맛에 고통스러워 하며 바닥을 뒹구는 프로듀서를 보며 이오리는 고소해하며 일어났다. 그러고는 상표가 없는 사탕을 입에 넣고 빨기 시작했다.

이오리 : ......히갹!! 이 사탕 뭐야!! 켈록! 켈록!

사탕에서는 엄청나게 신 맛이 났다. 이오리는 그 시큼한 기운을 이기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이오리, P : (이 사탕 맛 때문에 못 버티겠어! 마실 것이 필요해! 맞아! 10% 오렌지 쥬스!)

둘은 동시에 10% 오렌지 쥬스를 마시기 위해 탁자로 달려들었다.

이오리 : 이것 놔! 바보 프로듀서! 날 위해 사온 쥬스라 했잖아!

P : 안 마신다고 했잖아! 이오리!

둘은 그렇게 10% 오렌지 쥬스 쟁탈전을 벌였다고 한다. 쟁탈전이 끝나고 이오리가 오렌지 쥬스를 마실 때, 대기 시간은 끝이 났다.

<경기장 링>

얼음 기둥으로 부서졌던 링은 겨우 3시간 만에 임시 링으로 대체되었다. 이오리가 오를 때, 다음 상대자도 링에 올랐다. 다음 상대자는 금속제 치마를 입고 있었고, 스케이트 신발을 신고 있었다. 스케이트 날이 빛을 받아 번득이고 있었다.

링 앞의 도전자는 갈색 단발에 에메랄드 빛 눈동자가 매력적인 여자였다. 눈이 죽어있다는 점만 빼면.

해설자 : 이번 도전자 이름은 사쿠마 마유입니다. 이 분이 누구죠?

해설자가 조롱한 순간, 사쿠마 마유는 해설진을 노려봤다. 두 해설자는 잠시 할 말을 잊었다.

해설자 : 히익!!

해설자 2 : ......소개 계속하도록 하죠. 이 분은 모델인데 이 경기에 참가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어떻게 보면 이번 게스트인 미나세 이오리 양과 같은 이유로 왔다고 볼 수 있겠네요.

해설자 : 괜찮을까요? 이번 게스트는 운이 겹쳤다지만 KOF 출신 격투가를 두 명이나 쓰러뜨렸는데 말이죠.

해설자들이 경기 양상에 대해 갑론을박을 펼치는 동안 도전자인 사쿠마 마유는 프로듀서를 지긋이 보면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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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과는 아마도? 상관없는 여섯 번째 이야기>

미나세 이오리가 프로듀서에게 삼신기의 이를 쓸 때 즈음.
이오리의 아버지도 이변을 느꼈다. 딸의 강력한 힘을 느낀 것이다. 이오리의 아버지는 당혹스러워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힘은 15세의 미나세는 낼 수 없는 힘이었기 때문이었다.

미나세 가문 사람들은 곡옥과 파문을 병용한다. 하지만 두 힘은 길항작용을 일으키기 때문에 그냥 사용하면 사용자에게 육체적 부담이 오히려 가중될 수 있다. 미나세 가문에서 내놓은 처방은 사용자가 어른이 될 때까지 곡옥을 사용자의 소지품에 깃들여 놓는 것이었다. 컴퓨터로 치면 하드 용량이 성장할 때까지 외장하드에 데이터의 일부를 저장해놓는 격. 그렇게 하면 곡옥의 힘도 불완전하게나 쓰면서 파문도 쓸 수 있다.

이오리의 곡옥은 이오리가 아끼던 토끼 인형에 깃들었다. 이오리가 성인이 되면 성인식 때 토끼 인형에 깃든 곡옥을 이오리가 다시금 찾아가면 된다. 곡옥이 사용자에게 되돌아가는 의식은 간단하다. 다른 사람이 곡옥에 숨결을 불어넣은 상태에서 사용자가 소지품을 움켜지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그 성인식이 벌써 이뤄진 것이다.

이오리의 아버지는 가장 가능성 있는 가설을 세웠다. 곡옥은 사용자의 성장 여부와는 상관없이 계속 사용자에게 돌아가고 싶어한다. 따라서 곡옥은 그 주인과 친한 사람 중 자신에게 접근한 사람을 홀려 성인식을 강제로 시행하도록 말썽을 부릴 때가 있다. 어쩌면 곡옥에 홀린 사람이 토끼 인형에 숨결을 불어넣고, 그 토끼 인형을 잡은 이오리가 진정한 힘을 각성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의 이오리는 아직 15세. 미성숙한 몸으로 파문과 곡옥 모두 온전히 받아들이리라 기대하기는 힘들다. 이대로 두는 것은 위험하다.

이오리의 아버지 : 신도 씨. 있는가?

신도 : 네. 미나세 당주님.

이오리의 아버지는 그의 집사 신도 씨를 불렀다. 그는 자신의 집사에게 이변과 그에 대한 가설을 피력했다.

이오리의 아버지 : 애 신변에 무슨 일이 생겼을 지도 모르니 옆에서 도와주게. 되도록이면 몰래 말일세.

신도 : 알겠습니다.

신도씨는 대답하고는 방을 나갔다.

<본문과는 아마도? 상관없는 여섯 번째 이야기에 붙는 덤>

이오리의 아버지 : 그나저나, 신도 씨.

신도 : 예.

이오리의 아버지 : 자네가 쓰는 무술 말일세. 그 카르뉘펠이었던가? 어디서 배운 건지 물어봐도 되겠나?

신도 : 소싯적에 오스왈드란 친구한테 내기 포커에서 이겨서 배웠습니다.

이오리의 아버지 : ......그렇군.

이오리의 아버지 : (뭐야? 그 케네디 암살범 같은 친구는? 암살술을 가르쳐주는 친구도 그렇고 배운 신도 씨도 그렇고. 뭐야. 이것은. 무서워.)

<본문과는 아마도? 상관없는 일곱번째 이야기>

??? : 네놈들이 나를 막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느냐?

쿠로이 : 으윽. 세레브한 이 몸도 쿠사나기의 불은 역시 쓸 수 없는가? 비열한 미나세가와 손을 잡기까지 했는데도 오로치를 이길 수는 없는가!

이오리의 눈 앞에는 백발의 남성이 양손에 불을 거머쥔 채 호령하고 있었다. 이오리 옆에는 쿠로이 사장이 왼쪽 팔뚝을 움켜쥔 채 쭈그려 앉아 백발 남성을 노려보고 있었다. 쿠로이 사장은 자신의 힘으로 남자를 이길 수 없다는 데 비통해하고 있었다.

P : 잠깐!

이오리 : 하아? 프로듀서?

쿠로이가 고개를 푹 떨굴 때, 어디선가 프로듀서가 홀연히 나타났다. 프로듀서는 박수무당의 복장을 하고 있었다.

P : 쿠로이 씨. 좌절하지 마! 당신은 비록 쿠사나기는 아니지만 쿠사나기의 뜻을 잇고 있어! 당신의 가슴 속 뜨거운 열정을 믿어 봐!

프로듀서는 그렇게 말하고는 쿠로이 사장을 부축해주었다.

P : 내가 가진 야타의 거울이 미나세의 곡옥과 함께 있는 한 우리에게 희망은 있어! 이오리! 쿠로이 사장! 갑시다!

프로듀서는 쿠로이를 부축해주고는 분신들을 소환했다.

이오리 : 어? 어...

이오리는 얼떨결에 프로듀서와 함께 흰 머리 남성에게 달려들었다.

이오리 : 흐합! 헉...헉...뭐야...

이상이 이오리가 '10대 아이돌! 이종 격투기에 도전하다!' 방송을 처음 찍기 전 날에 꾼 개꿈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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