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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타자와 시호는 프로듀서를 키우고 싶다 - 후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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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1-18, 2019 13:18에 작성됨.

시호 "후우...더 할 수 있었는데.."


 


레슨에 집중하고 있지 않다며 트레이너 씨가 더 이상은 의미가 없다고 하셨기에 오늘의 레슨은 평소보다 빨리 끝났다.


프로듀서씨와 시뽀가 어떻게 지내고 있을지 신경쓰고 있기는 했지만 레슨에 방해까지 될 줄은..


레슨을 받았던 다른 멤버들한테 사과를 하고 나서, 사무실로 들어가니 시뽀가 나한테 쪼르르 달려왔다.


 


P "마침 잘 왔어, 시호. 오늘 레슨은 일찍 끝났네?"


시호 "네..조금 그런 사정이 있었기에."


P "아픈 건 아니지?"


시호 "문제 없습니다. 프로듀서씨야말로 시뽀랑 별 문제 없으셨나요?"


P "큰 문제는 없었는데, 자꾸 일하는데 키보드에 올라와 방해를 하니 일에 집중할 수가 없었어."


 


피차일반이구나, 이쪽도.


 


시호 "그나저나 이제 시뽀를 어떻게 해야 할까요."


P "그러게..마냥 사무실에 계속해서 놔둘 수는 없는 노릇이고 말이야."


시호 "무엇보다도 이 아이, 사람하고 이렇게 친숙한 걸 보니 길고양이 같지도 않구요."


P "에..나한테 그렇게 덤벼들었는데?"


시호 "프로듀서씨를 친구로 생각한 거 아닐까요?"


P "나 고양이하고 동급인거야?"


시호 "......"


P "..부정해줄래?"


시호 "어쨌든 오늘은 늦었으니 시뽀는 제가 데리고 가겠습니다. 여기 계속 놔두는 것은 민폐니까요. 내일 아침부터 시뽀의 주인을 찾아볼테니 프로듀서씨도 나와주세요."


P "그거 나도 찾아야하는거야?"


시호 "혼자 보단 둘이 나으니까요. 바쁘시다면 어쩔 수 없지만요."


P "시호 입에서 그런 말이..알겠어."


시호 "무슨 뜻인가요?"


P "틀림없이 혼자서도 괜찮으니까요. 이럴 줄 알았어."


시호 "..혼자서도 괜찮습니다. 그럼 이만."


P "노, 농담이야 농담!"


시호 "그럼 받아들이신 걸로 알고 가보겠습니다."


 


그렇게 말하고 시뽀를 안은 채, 사무실 방을 떠나려는 순간.


 


시뽀 "먀아~~!"


 


시뽀가 구슬픈 울음소리를 냈다.


내 팔 안에서 몸을 거세게 비튼 후, 빠져나와 다시 사무실로 들어간다.


예상외의 저항에 당황한 내가 어쩔줄 몰라하고 있을 때, 프로듀서씨가 자신한테 맡기고 가라며 말했다.


싫어하는 아이를 강제로 데려갈 수는 없었기에 혼자서 사무실을 빠져나가는 순간, 또다시 시뽀의 울음소리가 방 안에 울려퍼졌다.


뒤돌아보자, 시뽀가 나를 빤히 바라보고 있는게 눈에 보였다.


가지 말라는 신호라는 것을 알아챈 후, 하는 수 없이 사무실에 들어오자 시뽀가 다가와 내 다리에 얼굴을 부볐다.


그렇지만 언제까지 사무실에만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고, 한참을 고민하던 도중 잠자코 있던 코토리 씨가 입을 열었다.


 


코토리 "프로듀서씨, 아까 시호쨩이 했던 행동, 그대로 따라해보실래요?"


P "제가요?"


코토리 "네, 어느정도 짐작 가는 부분이 있거든요."


P "알겠습니다."


 


프로듀서씨가 아까처럼 시뽀를 안고 사무실을 나가보자 시뽀는 또다시 서글픈 울음소리를 냈다.


혼자 나가도 마찬가지.


시뽀의 반응을 유심히 확인한 뒤, 코토리 씨는 다른 행동을 부탁했다.


 


코토리 "그럼 이번엔 두 사람이 같이 한번 나가보시겠어요?"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시뽀를 안고 프로듀서씨와 같이 나가자 놀랍게도 울지 않았다.


 


P "오, 이제는 안 우네?"


코토리 "역시, 그런 거 였나요?"


시호 "두 사람이 붙어있어야 한다..이런 건가요."


코토리 "그런 것 같아. 아무래도 부부가 함께 키워오던 고양이가 아닌가 싶어."


P "그래도 아까 시호를 레슨실로 보냈을 때는 얌전히 있었잖아요?"


코토리 "지금은 저녁이니까요. 추측이긴 하지만 부부중 한 사람이 일하러 간다고 치면 지금은 돌아올 시간이니까, 언제나처럼 같이 있기를 원하는 것 아닐까요?"


 


참 욕심많은 고양이다.


릿군과 엄마한테는 미안하지만 오늘은 집에 들어가기 힘들것 같다고 문자로 전했다.


하지만 휴대폰을 만지고 나서 고개를 올려다보니 프로듀서씨의 안색이 좋지 않은 것이 느껴졌다.


 


P "..오토나시 씨는 안 될까요?"


시호 "..프로듀서씨?"


코토리 "으음..그럼 한 번 해볼까요?"




당연한 얘기지만, 아이돌과 프로듀서가 같은 곳에서 자는 것은 안 된다.


그건 누구보다도 프로듀서씨가 잘 알테니까, 저런 반응을 보이는 거겠지.


그렇지만 어째설까, 속으로는 시뽀가 저항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다.


마치 내 마음을 알아준 것 처럼, 코토리 씨가 프로듀서씨와 함께 사무실을 나가자 시뽀는 또다시 울음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코토리 "..안 되는것 같아요. 역시 시호 쨩이 아니면.."


P "..그렇다면 다른 아이돌은 안 될까요? 그래, 분명 히비키라면 시뽀도 받아들여주지 않을까요?"


시호 "......"




..그렇구나.


이 사람이 신경쓰고 있는 것은 아이돌 '키타자와 시호'가 아닌 그냥 나 자체를 신경쓰고 있었던거구나.


그래, 그게 당신이 바라는 거라면 그렇게 해주겠습니다.




시호 "프로듀서씨!! 따라오세요!"


P "?! 시호, 잠깐만!"




한 손에는 시뽀를 안아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프로듀서씨의 손을 잡아끌며 사무실 밖으로 나왔다.


이대로 프로덕션 밖으로 나가면 위험하다고 판단한 것인지, 프로듀서씨는 힘으로 내 손을 뿌리쳤다.


주위를 둘러보고 나서 사람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는 당당하게 선언했다.




시호 "저, 키타자와 시호는 오늘 밤 프로듀서씨의 집에서 묵도록 하겠습니다."


-한편-

.......

코토리 "어라? 그럼 나는?"


야근 확정입니다, 코토리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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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시뽀와 나는 프로듀서씨의 집에서 오늘 하룻밤 묵기로 되었다.


물론 릿군과 엄마한테는 미안하다는 사과를 확실하게 전해놓고 온 것이다.


당연하지만 프로듀서씨는 거절했다. 그렇게 나올것 같아, 집에서 재워주지 않으면 공원에서 노숙하겠다며 사실상 협박을 했다.


푹푹 한숨을 쉬는 프로듀서씨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시뽀는 프로듀서씨한테 다가가서 귀엽게 울음소리를 냈다.




시뽀 "먀아~ 먀아~"


P "..애초에 이 사단이 너 때문에 일어났는데 위로해준다고 해도.."


시호 "..그냥 배고파서 밥 달라는거 같은데요."


P "먹이 정도는 알아서 찾겠지. 얕보지 않을게."


시호 "제 노래 가사 가지고 장난치지 말아주세요. 프로듀서씨는 쉬고 계세요. 밥은 제가 만들테니."




시뽀의 머리를 한번 쓰다듬어주고 손을 씻은 다음. 냉장고를 열어봤을 때 나는 충격에 빠질 수 밖에 없었다.




시호 "..프로듀서씨."


P "왜 그래?"


시호 "왜 냉장고에 술과 계란, 그리고 닭가슴살밖에 안 들어있는거죠? 


P "앗."


시호 "..어제는 뭘 드셨나요."


P "시호, 일단 내 얘기를 들어봐. 저녁에는 일이 바빠 밥을 못 먹을때도 많아. 그래서 그런 것 뿐이야,"


시호 "그렇다면 아침은?"


P "삶은 달걀은 참으로 영양가 있는.."


시호 "......" 빠직


P "그거 아이돌이 해서는 안 되는 표정이야?! 그리고 아침을 제대로 못 먹어도 점심에는 항상 미나코가 해주는 밥을 먹고 있으니 괜찮다고?"


시호 "일단 말하지만 오늘 미나코씨는 저랑 같이 레슨했습니다."


P "..오늘은 도시락 먹었어."


시호 "알겠습니다. 그럼 일단 이 냉장고 사진을 찍은 후, 미나코씨한테 보내고 나서 앞으로는 프로듀서씨가 매일매일 밥을 먹는지 체크하도록 하겠습니다."


P "살려줘, 시호!! 미나코의 밥은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양이 아니란 말이야!"




참고로 타카네씨가 도와줄 일은 없다고 일침을 박아놓고 어쩔 수 없이 남은 재료로 볶음밥을 만들기 시작했다.


다행히 익힌 닭고기와 흰자를 뺀 달걀은 고양이가 먹어도 괜찮은 음식이라고 하니 시뽀의 밥도 문제없었다.


그렇다곤 해도..




시호 "어떻게 소금하고 후추까지 없을 수가 있죠?"


P "보통 혼자 밥 먹을 때 간 같은거 하지 않잖아?"


시호 "하아.."




자취생이나 할 법한 말에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다.


건강이 나빠지면 프로듀스하는데도 당연히 영향이 가는 데도, 저런 태평한 소리를 하니 불안하기 짝이 없다고 생각할 때, 빠르게 자기 밥을 해치운 시뽀가 프로듀서씨의 그릇을 덮친다.




시뽀 "냐아~!"


P "시뽀, 그거 내 밥이야!"


시호 "괜찮습니다, 일단 고양이한테 무해한 음식들로만 만들었기에, 간도 안 되있으니까요."


P "그렇다면 다행..이 아니라, 이건 내 밥이라고!"




이러니 저러니 불평해도 결국 한 숟갈씩 시뽀한테 떠먹여주는 프로듀서씨.


볼 때마다 느끼지만 둘이 참 닮았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무심코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물론 이건 시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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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뽀를 씻기고 나서 어느덧, 달이 하늘을 내려다보는 시각이 되었다.


고양이는 야행성 동물이라서 밤에 잠을 자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시뽀는 졸린듯이 입을 쩍 벌리며 하품을 하고 있었다.


시뽀가 길고양이가 아닌 누군가가 기르던 고양이라는 것이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안심되는 마음과 한편으로는 누가 버린 것은 아닐까하는 불안감을 가질 때, 프로듀서씨가 바닥에 이불을 펴고 있었다.




P "시뽀는 일단 장롱속에서 재우고, 시호는 바닥에서 자는게 어때?"


시호 "프로듀서씨는요?"


P "나는 침대에서."


시호 "..불만은 없습니다만 보통은 반대 아닌가요?"


P "그렇긴 한데 바닥이 더 따뜻할거야. 나는 따뜻한 곳을 별로 안 좋아해서 바닥에서 잘 필요 없고."


시호 "그러다 감기 들면 어떡하나요?"


P "안 걸리니까 괜찮아."




필사적으로 나를 따뜻한 곳에서 재우려는 프로듀서씨가 시뽀를 장롱 속에 넣는 순간.




시뽀 "먀아..."




사무실에서 우리를 애먹였던 시뽀의 울음소리가 또다시 들렸다. 잠이 와서 힘은 빠졌어도 분명히 그 울음소리였다.




P "이거 설마.."


시호 "잘 때도 같이..?"




결국 우리의 예상은 들이맞아 시뽀를 가운데에 두고 프로듀서씨와 나는 한 이불에서 같이 자게 되었다.


시뽀는 새로운 환경에 있어서 피곤했던 탓일까, 금방 잠에 빠져들었다.




P "그럼 시뽀도 잠들엇겠다, 나는 침대에서 잘게."


시호 "안 돼요."




딱 잘라서, 프로듀서씨의 말을 거절했다.




P "..아니, 굳이 이렇게 잘 필요 없잖아?"


시호 "가면 시뽀 깨울거에요."


P "인질이라니 비겁해!"


시호 "프로듀서씨가 바라는 거 였잖아요? 제 마음대로 행동하는 짓."


P "그런 건 아니야."


시호 "제 생일을 가족과 함께 보내게 하고 싶었다고 말하시고 싶으신가요? 결국 그건 제가 그 때 가장 행복해하는것 같아서, 시뽀한테 휘둘리지 않고 제가 원하는대로 하길 바라셨다는 거잖아요?"


P "그게 그렇게 되는 건가."


시호 "그렇게 되는 거에요. 그렇다고 저 대신에 다른 아이돌을 찾다니, 만약 제가 진짜로 가버렸다면 어떻게 하실 생각이었어요?"


P "그 때는 시호를 보내는게 가장 중요했으니깐 말이야. 결국 못 보내줘서 미안해."


시호 "사과하지 마세요. 이건 프로듀서씨가 원하는대로 제가 가장 하고싶은대로 한 행동이니깐요."


P "그래도 싫지 않아? 갑자기 온 이 녀석한테 귀중한 날을 뺏겨버린 건."


시호 "전혀요, 오히러 무책임하게 그대로 가버렸다면 저는 분명히 후회하고 있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P "..그럼 다행이네."




그대로 고개를 돌려 반대쪽으로 돌아버리는 프로듀서씨.


뭔가 이대로 대화를 끝내기가 아까워서 마지막으로 프로듀서씨를 짓궃게 괴롭혔다.




시호 "그건 그거지만 여자아이와 한 밤을 보내는 것, 그것도 생일에 같이 보내는 것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셔야 하지 않을까요?"


P "?!"


시호 "안녕히 주무세요."


P "시호? 시호!"


시호 "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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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프로듀서씨와 나는 평소랑 다름없이 프로덕션에 출근했다.


시뽀 없이, 정말로 평소같이.


우연히 전봇대에 시뽀를 찾는다는 전단지를 발견했고, 시뽀는 무사히 원래 주인한테 돌아갔다.




P "그 망할 고양이.."




그리고 프로듀서씨가 저렇게 토라져있는 이유는 작별할 때의 시뽀의 행동 때문이었다.


작별 때의 일이었다.


내가 시뽀를 안고 원래 주인한테 시뽀를 돌려줄려고 할 때, 시뽀는 나한테는 강렬하게 부비부비를 한 뒤에, 프로듀서씨한테 폴짝 넘어갔다.


프로듀서씨는 시뽀한테 미운 정, 고운 정 다 들었는지 아쉬운 표정을 하며 작별인사를 하려는 순간.




P "읍!"




시뽀는 발로 '텁' 소리와 함께 프로듀서씨의 입을 막아버렸다.


꽤나 무거운 분위기였는데 시뽀 덕분에 프로듀서씨를 제외하고는 모두 웃게 되었다.


분명히 시뽀 나름대로의 배려였을 것이다.


애초에 좋아하지 않으면 고양이가 사람 얼굴에 발을 올리거나 하는 짓은 하지 않으니깐.


어쨌든 그리고 나서 마지막으로 "냐아~"하고 한 번 소리낸 후, 시뽀는 원래 주인곁으로 돌아가버렸다.


그래서 저렇게 프로듀서씨는 토라져 버린 것이다..라고 하고 싶지만 그것뿐만은 아닐 것이다.


시뽀가 갔다는 아쉬움을 저렇게라도 감추고 싶은거겠지.




시호 "쓸쓸하신가요?"


P "어딜 봐서? 완전 후련하기만 한데."


시호 "그래도 저런 고양이, 한 번 키워보시고 싶어지지 않으셨나요?"


P "그런 말썽쟁이 같은건 절대 사양이야."


시호 "그러신가요..하지만 저는 키워보고 싶어졌어요. 검은색이 잘 어울리는..네, 검은색이 잘 어울려야 해요."




때로는 귀여우면서 솔직하지 못하며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고양이보다 특별한.




시호 "프로듀서씨."


P "..왜 그래, 부담스럽게."


시호 "키움받는 것도 나쁘지 않을거라고 생각해요?"


P "응?"


시호 "주인님이 오시기까지는 2년 남았네요. 제대로 준비해놓으시길 바랄게요♪"




키타자와 시호는 프로듀서를 키우고 싶다.



-끝-




간단한 후일담




P "시호, 이전에 네가 했던 말에 대해선데.."


시호 "네."


P "..확실히 타카기 사장님이 검은색에 어울리긴..아니 검은색 그 자체지만 그래도 사장님을 키우는 건 좀.."


......


시호 "미쳤습니까 휴먼?"




-진짜로 끝-




후기 : 시뽀 귀여운, 그리고 생일 축하해 시호!




잡담 : 아이디어 구상을 일주일동안 하고 이 짧은 글 쓰는데 15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이번엔 2달만의 복귀네요. 서버이전이 되지 않아 아직도 저는 차단된 상태이기에, 간간히 생일글로 이렇게나 찾아뵙게 될 것 같네요. 그럼 다음에 만나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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