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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판타지:R]제 1부 막간 - 핸드 셰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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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1-11, 2019 19:54에 작성됨.


" 이걸로 도대체 몇번째지? "


해가 갓 떠오를 무렵의 이른 새벽.

삭막한 회색빛 하늘 아래로 빗방울이 투박한 벽과 돌바닥을 때리며 제각각의 방법으로 지면으로 흘러온다.


사람 겨우 둘 들어갈법한 좁은 골목 사이에서 흘러나오다가 그대로 응고되어 붙어있던 핏자국은, 내려오는 빗줄기에 적셔져 조금이나마 녹아 참담한 현장이 희석되어간다. 본디 인적이 드문 골목길 언저리지만, 혹시나 하는 사람들의 목격을 막기위해 병사 몇몇이 빗방울을 투구 위로 툭툭 맞아가며 골목을 틀어막고있다. 하지만 말없이 막고있는것이 따분한건지, 골목 안쪽으로 가급적 안들리게 작은 소리로 서로 말을 주고받는다. 


" 으.. 난 비위도 약한데 맨날 이런곳에 끌려나오는거야..? "


" 어, 너 이전사건때도 여기 왔었냐? 우와.. "


질려하던 병사는 상상하기 끔찍하다며 결국 참지 못하고 헛구역질 한다. 나오기 전에 아무것도 안먹고 나온것이 신의 한수였다고, 병사는 스스로 호흡과 마음을 다잡는다.


" 으.. 익숙해지질 않아. "


" 그러게 말이다 애초에 - "




" 거기! 조용히 ! "


당찬 여성의 육성이 골목 안쪽에서 울려온다.

병사 둘은 그 목소리의 주인이 어떤 이인지 알고있기에 화들짝 놀라며 입을 다문다. 추적추적 내린 빗속에서 병사들의 잡담을 잡아낸 목소리의 주인은 빗물에 흘러가 조금씩 사라져가는 참담한 현장속에서 쭈그려 앉아 핏자국에 손을 짚어본다.


" 피해자의 신원은 확인 됬습니까? "


" 네. 입고있는 옷의 문양을 대조하니, 전 날 오후에 시부야 가의 꽃가게에서 잡혔던 도둑녀석과 일치합니다. "


"  과연, '이번에도' 인가. "


여자의 의미심장한 말에 장교급으로 보이는 남자는 침을 삼킨다. 그러면서 애써 시선을 피하고있었던 말라붙은 핏줄기들의 근원을 살짝 흘겨본다. 시선의 끝에 닿는 것은 사람, 아니..

생명체였던 것이라고는 형용하기 힘들정도로 뒤틀리고 꼬이고 섞인 무언가의 잔해.. 같은 것이었다.


그 누가 봐도 구역질이 안나올 리가 없는 끔찍한 형체를 앞에 두고, 여성은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나 장교에게 말한다.


" 지금 바로, 우리쪽 단장님과 하야미 기사단장님을 불러주실 수 있으실까요? "


입에서 나오는 말씨는 지극히 공손하기 그지없지만 그 분위기는 다소 강압적으로 느껴져, 확실하게 명령으로서 장교에게 인식된다.


" 아, 넵. 곧바로 가서 전하겠습니다 ! "


지시사항을 전달받은 장교는 도망치듯이 골목을 빠져나가고 여성 혼자 남는다. 하기사, 그런 잔혹한 현장에서 한시바삐 벗어나고 싶은 마음을 십분 헤아릴 수 있을 정도의 참담함이다. 


그것은 보통의 사람이나 사지달린 생명체들과는 명확하게 구조가 달랐다.

정확히는 변질되어 있었다.


한 쪽 팔은 가랑이에, 다른쪽 팔은 등에, 양 다리는 각각 배꼽과 목덜미에.. 갈기갈기 찢었다가 엉겨붙인 채 녹인 것 같이 기기괴괴하게 뒤틀린 채로 경직되 굳어버린 시체.

그것을 그녀는를 빠르지만 조심스럽게 들쳐보며 혹시라도 다른 단서가 잡힐까 하는 생각에 주의를 기울인다.


그러한 변사체를 이미 몇번이나 다룬 것 처럼 익숙하게 손을 뻗어 뒤척이던 중, 뭔가 툭 떨어지는 소리에 문득 그것을 집어들었다.


손이다.


사람의 손..이었던 것이었다.


어째서 과거형이냐고 하면, 그것 역시 상기했던 시체와 같이 손가락 마디마디가 기괴하게 뒤틀리고 전혀 다른 부분에 엉겨서 눌러붙어 있었기 때문이다. 잘린 손목 단면과 식물에 돋아난 가시마냥 있는 손톱부분이 없었다면 그저 기분나쁜 살덩이로 보였을 정도로 손이라는 정의에서 멀디 먼 형상을 하고 있었다.


뒤틀린 손덩이를 들고서, 여인은 착잡함을 감추지 않은 채 입을 연다.


" 이걸로 스무 명 째라니.. "


뒤틀린 손덩어리를 원 주인의 곁에 놓으며 여성은 씁쓸하게 침을 삼켰다.




2시간 후.


미시로 왕성, 뉴제네레이션 기사단 숙소


순백으로 높게 솟은 미성을 지키는 기사단의 숙소는 감히 왕성의 규모와 아름다움에 비할 바가 못되나, 거리에 늘어선 귀족들의 저택에 비교하자면 그 면적과 규모는 몇배로 대단하다라고 밖에 표현할 수 밖에 없다.


밖에서 추적추적 빗방울이 붙어 흘러내리는 유리창에, 머리가 닿을 듯 말듯 고개를 기울인 채 사색에 잠긴 군청색의 머릿결이 흐트러진다. 하염없이 창밖을 바라보고있는 새파란 시선은 곧이어서 반대편에서 문을 열고 들어온 방문객의 걸음걸이에 그 바라보는 방향을 바꾼다.


들어온 남자, 아마도 기사인 그는 갑옷 틈새로 걸친 주홍빛 의장의 빛깔은 그가 자기가 부리는 휘하 부대와는 다른 부대소속의 인물임을 명백하게 증명하고 있었다. 


" 무슨 일이지 ? "


" 오토쿠라 단장님께서 카나데 단장님을 뵙자고 하십니다. "


" ...그래. "


군 말 없이, 어찌된 일인지 물어보는 일 없이.. 마치 알고있었다는 듯 물흐르듯 답을 내놓은 젊은 기사단장은 의례용 갑주를 몸에서 떼어놓는 일 없이 철그럭이는 그리브의 발걸음을 울리며 기사를 따라, 조명없이 어두운 방을 따라 나선다.


5분도 채 걸어가지 않아, 주홍색과 핑크빛으로 수놓인 깃발이 걸린 문 아래까지 온 그녀를 향해, 함께 동행하던 기사는 옆으로 몸을 비키고 멈춰선다.


" 들어가시면 됩니다. "


" 그래. "


거침없이 문고리를 잡아당겨 방안으로 들어서자마자, 환영하는 말소리가 그녀의 귀로 흘러들어온다.


" 아, 어서오세요~ "


" 안녕하십니까. "


정갈한 백은빛의 원형 테이블을 기준으로 둘러앉은 인물이 하나, 둘.

두명 다 기사단의 일원이지만, 한명은 단장이 아닌 일반 기사의 의장을 차고있었고 반대편의 산뜻한 분위기를 풀풀 풍기는 여성... 아니, 소녀는 자리에서 반쯤 일어나 빗 찻잔을 방금 막 들어온 카나데를 향해 살살살 밀고 있었다.



" 홍차 한 잔 어떠세요? 이런 비오는 날에는 따뜻한 차로.. "


" 사양할게. "


평범한 이라면 분위기나 태도에 못이겨서라도 받아들일 차의 권유를 차갑게 끊어낸 뒤, 발걸음은 비어있는 의자로 다가가 곧바로 착석한다.

자리에 앉고나서 수 초간의 침묵이 이어지다가.. 활기찬 쪽에서 먼저 말을 눈길을 보낸다.


" 저기, 어제 맞선보셨다던데 어땟나요? "


" 별로였어. 전형적인 허세에 찌든 귀족자재. 최악이야. "


"아, 그렇...군요." 


윌리엄 그레고리 2세라고 하면, 왕도에서도 알아주는 큰손에 자선가로 명망을 떨치는 집안일텐데, 그런 남자를 최악이라고 치부하다니 얼마나 눈이 높은것일까.. 라는 생각이 잠시 들었지만 소녀는 여전히 차갑고 냉담함 그녀를 보면서 어떻게 이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까를 도로 골똘히 떠올리다가 다시금 입을 열어본다.



"그, 가족분들은 어떠신가요? 여전히 건강히 잘 지내시죠? "


" 그래. "


" 아...네... "



소녀는 단호하고 냉랭한 대답에 어쩔 줄 몰라 하며 더 이상 방도를 떠올리지 못한다. 그저 어색하게 홍차를 홀짝일 따름이다. 본격적으로 진중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릴렉스를 하겠다는 그녀의 의중은 산산조각 난 채, 냉랭한 태도는 그녀가 아닌 옆에 앉은 또다른 여성을 향했다.


" 여기에 부른 이유나 말해. 나는 한가하지 않으니까. "



' 사실 아까부터 한가하지 않았나.. 창밖만 보고.. '


소녀는 속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쓰잘데기 없는 팩트폭력으로 기사단 동료끼리 칼부림 나고싶지는 않기에 구태여 입에 담지 않는다. 카나데의 말을 귀에 담은 안경의 여성은 안경을 살짝 올리면서 입술을 작게 깨물며 조금 뜸을 들이다가 눈을 마주친다.


" 피해자가 한명 더 나왔습니다. "


" 헉, 진짜? 그것때문이었어? "


홍차를 훌쩍이던 소녀는 부하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화들짝 놀란다.



' 알고 있던거 아녔어? ' 라는 말이 입 밖으로 나오려다가 애써 카나데의 입 안으로 도로 들어간다. 기사단장이나 되는 몸으로 부하에게 먼저 보고를 들어놔야 했던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지만.. 그녀에게 깊게 따지게 들면 자기만 피곤해지리라는 걸 경험을 통해 누누이 알고있는 바 이다.


" 나한테 먼저 말해줬어야지 사오리! 정말.. "


" 죄송해요 대장. 하지만 카나데 단장님도 함께 이야기를 듣는게 좋을 것 같아서. "


" 흐으으, 대장인 나를 더 신뢰해줘! "



" 거기 우는 소리 그만내고. 오쿠야마. 자세하게 이야기 해줘. "


질린 얼굴을 대놓고 내비치며 차가운 불꽃의 기사는 쓸데없는 잡담을 일갈한다.


여성, 오쿠야마 사오리는 안경을 다시금 고쳐쓰고 오면서 휘갈겨쓴 보고서와 현장 스케치를 꺼내 카나데와 소녀 쪽으로 돌린다. 그리고 자기가 현장에서 본, 차마 그림으로 덜 표현된 풍경과 상황.. 기타 관련 사항들을 전해준다.


얼떨떨 하면서도 심각한 얼굴이 된 단장 중 한명인 소녀와, 시종일관 냉랭하고 진지한 얼굴로 일관하는 카나데는 조용히 듣다가 설명이 끝나자 서류를 슬쩍 사오리를 향해 밀어준다.


" 범죄자만 골라서 죽이는 열쇄살인마. 또다시 이녀석이라니. "


" 벌써 반년째네요.. 그나마 피해자들은 수감되거나 체포됬던 범죄자들이라서 대중들 사이에서 돌출되거나 하지 않아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고 있긴 하지만. "


" 네. 유우키 대장님이 말하신 대로에요. 머잖아 사람들이 이 사건에 대해 알게될거에요. 그리고 아무리 범죄자만 죽이는 살인자라고 해도.. 무차별적인 살인을 이대로 계속 지속하게 둘 수는 없는 노릇이에요. 만일 그 타겟이 범죄자가 아닌 사람에게까지 넓어지는 날엔.."




" ..딱히. 아무래도 좋잖아? "


" 네? "


유우키는 카나데의 입에서 그녀다운 자연스런 차가움과 함께 나온 한마디에 두 눈이 휘둥그레진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한건지 순간 아무 생각도 못한 채 뇌가 얼었다가 해동된 띵한 느낌이었다.


" 무슨 말씀이시죠? "


" 내 생각에는 그 살인마는 이용가치가 있어. "

" 녀석도 결국 범죄자라구요! 그런 무차별적인 살생이 용서될 리 없어요! "


시오리는 탁상을 두 손으로 박차며 상체를 일으킨다.


" 실제로 녀석이 활동을 시작한 후로 치안이 확실하게 좋아졌어. 내 부하들이 알아내기론 블랙마켓 쪽의 활동도 위축되고있다고 들었고." 


" 하지만... "


" 녀석이 언제 변질해서 타겟을 일반인으로 바꿀 지 모른다는건 불안한 요소지만, 확실히 요 반 년간 아주 큰 도움이 되고있잖아. 안그래? "


" 저기 카나데씨.. 저도 그건 좀 아니라고 생각... "


" 납득하지 못하겠습니다 ! 아무리 생각해도 기사다운 방식이 아녜요! "



상대적으로 목소리가 부족했던 유우키의 의견피력일 재치고 사오리의 목소리가 카나데와 맞선다. 왕국을 수호하는 상징이자 명예를 빼면 시체나 다름없다고 여기는 기사로서의 프라이드를 내세우며 그녀는 카나데의 방치하자는 의견에 정면으로 반하고 있었다.


그녀는 언제나 그래왔다. 해야만 하는 말은 반드시 하고야 마는 옹고집. 상사에게도 굴하지 않고 옮다고 여기는 말을 확실하게 피력하는 뚜렷한 주관.

그것이 어릴 적 부터 기사를 동경해, 지금은 무려 뉴제레이션의 기사단장 오토쿠라 유우키의 보좌까지 올라온 그녀의 신념이다.


하지만 카나데도 그녀의 말을 꼿꼿이 듣고만 있을 허수아비 샌드백따위가 아니었다.


" 그래서 수사는 어떻게 진행되고있지? 분명, 첫 희생자가 나왔었을 때 그쪽에서 어떻게서든 수사해서 잡아내겠다고 했었지. "


" 점점 단서가 모여가고 있습니다.. 곧 실마리가 - " " 아 그래. 반년동안 실쪼가리만 모았나보네. 대단해. "



" 크으...! "

" 진정해 사오리짱! 카나데씨, 이만 물러나주세요...! "


유우키가 아까전에 부족했던 성량까지 보충하여 강하게 의견을 표한다. 이에 푸른 눈동자는 싸늘한 눈빛으로 한번 흘겨 내려다본 뒤 등돌려 밖으로 나간다. 씩씩거리는 사오리에게는 눈길 하나 얼씬하지도 않기를 일관하며 닫히는 문 너머로 사라져가는 뒷모습에, 옅은 눈물이 한방울 떨어진다.


" 저 분해요 대장..! 이런 무차별 적인 살인을 막을 수 없다는게.. 저런 기사도 아닌 사람이 우리의 리더라는게! "


" 쉬잇..쉬이..! 진정해 사오리짱. 괜찮아. 우리들끼리 분명 해낼 수 있어. 여태까지 필사적으로 알아내왔잖아. 머잖아 꼬투리를 잡을 수 있을거야. "


" 대장님...! "


" 뉴제네레이션 기사단의 단장은 그냥 따낸 자리가 아니라구? 이 대장님에게 맡겨둬~ "


" 합동훈련도 주기적으로 땡땡이 치면서 그런말 해도 설득 안돼요. " 훌쩍이면서 사오리는 일침을 박아넣는다.



두 기사는 일어선다. 한명은 변방쪽으로 중대한 일 때문에 원정을 나가있고, 다른 한명이 비협조적이지만.. 그들은 반드시 살인마를 잡아내리라는 맹세를 다짐한다.


" 우리끼리라도.. 큐트 사이드 기사단만의 전력으로 해낼 수 있어! 난 모두를 믿으니까! "


" 네 대장..! 함께 '핸드 셰이커' 를 잡아내도록 하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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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야마 사오리

뉴제네레이션 기사단의 산하부대 '큐트 사이드 기사단' 부대의 보좌.

기사단에 동경하여 스스로 피나는 노력과 자신을 한계까지 몰아붙인 끝에 아이돌로서 재능을 개화하여 기사가 된 노력파. 독서를 많이하며 기본적으로는 온화한 성격이지만 기사도나 왕국에 나쁜 일과 관련될 경우 조금 격해지는 성향이 있다.

언제나 활기차지만 한편으론 덤벙대는 부대장이자 뉴제네레이션 기사단 일원인 '오토쿠라 유우키' 에게 언제나 사사건건 트집을 잡지만, 실은 누구보다 깊게 충성하며 돌보고있다.



오토쿠라 유우키

'뉴제네레이션 기사단' 의 단장이자 '큐트 사이드 기사단' 부대의 대장. 

'혼합의 기사'라는 이명을 지닌 아이돌(능력자)이자, 믿기지 않겠지만 왕국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강자이기도 하다. 언제나 씩씩하고 당찬 소녀이지만 항상 어딘가 몇 프로 부족한 덤벙이 체질과 지나친 순수함 때믄에 적지 않은 트러블을 일으키는 트러블 메이커이기도 하다. 마찬가지로 뉴제네레이션 기사단의 단원인 '하야미 카나데' 를 비롯한 또 한명과는... 친한 것 같으면서도 그런것 같지도 않은 어째선지 미묘한 관계를 지속하고있다. 본인은 계속해서 친해지기 위해 노력해보지만 잘 안되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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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간이라서 조금 짧습니다 ! 유유키와 사오리의 등장을 기념하는 편이기도 하고.. 떡밥을 위한 편이기도 하니까요.


떡밥은 앞으로도 살살살 더 뿌려질 것입니다.


그러면 주말 즈음에 1부 2장으로 찾아뵙도록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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