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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판타지] 제 13장 - 죠가사키 저지먼트(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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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2-16, 2018 01:51에 작성됨.

" 유이언니? "


" 헤헤~ 잘 지냈어? 대장은 건강하고? "




" ......짓을 한거야..? "



" 헤? "


" 무슨 짓을 한거냐고 물었어! "


태연하기 짝이없는 태도로 인삿말을 주고받으려는 오오츠키 유이의 태도에 그녀, 죠가사키 리카의 분이 터진다. 방금 전에 분명히 직원하나를.. 알 수 없는 뭔가를 억지로 먹여 괴물로 만들려고 했던것을 분명히 목격했다.

오랜만에 보는 얼굴이었지만 반가움은 그 시점에서 티끝만금도 남아있지 않았다. 분명 언니인 미카가 도망쳐버렸다고 했던 그녀가 지금 이런 시기에 나타나 그런 행위를 일삼은건지에 대한 의문과.. 직원을 눈앞에서 핏가루로 만들어버린 것에 대한 화만 남아있을 따름.

그리고 그녀가 언니의 마음을 망가뜨린 광신자들과 연관이 있다는 것 때문에 떨리는 몸을 주체할 수가 없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그녀가 옛 동료이기에, 가깝게 지내온 동료였기에 구태여 입밖으로 질문을 낸다.


" 유이언니가 그런거야...? "

" 뭐를? "

" 유이언니가 미카언니를 그렇게 만든 광인자식들이랑 연관된거냐고! "


" 광인...이라. "


잠시동안 뜸을 들이는 듯.. 시선을 살짝 내리다가 곧바로 올려다보고 기분나쁜 웃음을 짓는다.

아무 말 없이 그저 보고만 있는 모습을 보면서 리카의 이빨에서 뿌득뿌득 갈리는 소리가 들린다. 그녀의 마음 한켠은 유이가 그러한 이들과 연관되어있지 않기를 바랬지만, 그녀의 작은 희망은 산산히 부서졌다.

거기에 더해서 기분나쁘게 웃고만 있던 유이의 입에서 한마디가 튀어나온다.


" 그 언니에 그 동생 아니랄까봐 하나같이 멍청하긴~ "


" ...! "


" 이미 어떻게 된건지 전부 알고있잖아? 그런데도 그렇게 물어보고 싶었던거야? "


" 믿고싶지 않았으니까.. "


" 아~ 그래. 믿고싶지 않았다고. "


쿵!


검은 건틀릿이 전방으로 힘껏 내지르고, 뭔가가 터지는 소리와 함께 리카가 짚고있던 난간이 산산조각으로 흩어져 작디 작은 톱밥이 되어 흩어진다. 순간 균형을 잃고 그대로 앞으로 기울어져 추락할 뻔한 리카는 몸을 힘껏 허공에서 굴려 엉덩이부터 바닥에 찧는다.

무슨 일이 일어진지 파악하려고 도로 시선을 앞으로 향하는 순간, 발소리도 없이 다가온 주먹은 앞을 보려했던 안면에 정확히 들어맞는다.

터져나오는 코피와 함께 계단에 쳐박히고, 충격으로 측면 계단이 통째로 내려앉는다.


거기에서 끝나지 않고, 검은 갑주를 입은 발걸음은 멈출일 없이 무너진 파편으로 다가가 손을 힘껏 쑤셔넣는다.

석재와 목재가 잎사귀나 풀포기마냥 하염없이 스러지고, 파편 깊숙히 들어간 팔이 무수한 잔해들을 비켜내고 목표했던 것을 끄집어낸다.


" 자기네들만 좋은 추억 좋은생각으로 그렇게 떠벌거리지..! 그러면 불구덩이에 처박힌 내 기분은 어땟을 것 같아? 대답해봐, 부대장. "


" 크..으으... "


" 대답을 쳐 하란말이야! "


머리통을 움켜쉰 손아귀가 그대로 맞은편 벽면으로 내던진다. 벽이 반쯤 파이면서 처박히고, 조금의 피와 수많은 벽면의 파편들이 사방으로 튀어올랐다.

반격을 하고싶어도, 숨을 고를 여유조차 없이 마구잡이로 몰아치는 충격에 정신이 아찔하다. 그치만 어떻게든 정신을 똑바로 잡고 대응하지 않으면 악순환이 반복될 뿐이다.

그리고 그런 짧은 생각조차 마치기 전에 쇳소리 섞인 철그럭이는 발걸음이 점점 빨라지다가 어느순간 발소리가 멈춘다.

맞은 충격으로 눈이 잘 떠지진 않았지만 리카는 본능적으로 벽에서 빠져나와 몸을 옆으로 튼다.


쿵!


그녀가 몸을 마저 다 젖힘과 거의 동시에 바로 박혀있던 벽면에 강한 충격음이 울려퍼진다.


그리고 벽이 깨지는 충격으로 반파된 벽면이 이내 완전히 무너지면서, 벽에 박혀있던 리카는 떨어져나와 바닥에 떨어진다.

충격으로 감겨있던 눈이 천천히 떠지고 그녀는 바닥에 자기가 떨어진걸 인지하자마자 팔다리에 불끈 힘을 쥐고 옆으로 딛으며 일어선다.


" 칫, 짐승새끼가 감도 좋긴.. "


" 유이언니도.. 그 광인들처럼 미쳐버린거라면.. "


발톱을 치켜세운다. 짐승으로 그르렁임이 유이의 귓가를 후벼판다.



" 내가 할것은 하나뿐 ! "

" ...좋아. 와봐. "


유이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사자의 날카로운 발톱이 잿빛 건틀릿에 부딪히며 쇳소리를 울린다. 끼긱 끼긱 소릴 내며 글어내려오던 발톱이 눈 깜짝할 사이에 도로 빠지고 반대편 발톱이 블론드헤어 사이로 보이는 하얀 목덜이를 향해 뻗는다.

목을 향해 당당하게 뻗는 손이 건틀릿에 붙잡히면서, 동시에 벽에 처박아 벽 잔해가 들러붙어있던 무릎이 이번엔 리카의 복부를 향해 힘껏 들이받힌다.


타액섞인 걸쭉한 선지피가 사자의 아가리로부터 토해지듯 흘러나오는 모습을 보며, 비취색 눈동자의 입자에 만족스런 미소가 감돈다.


하지만 그것 도 잠시.


" 크아아아 -! "


사자가 맹렬하게 포효하며 피를 토해낸 입을 다물기는 커녕 오히려 더 크게 벌린다. 동시에, 갑주를 긁고있을 뿐이었던 양 팔은 역으로 건틀릿을 붙든다.

양 팔목을 부여잡고서 그대로 육식동물의 단련된 이빨이 새하얀 목덜미를 힘껏 베어문다. 피가 솟구치고 웃고있던 얼굴은 놀라움에 동공을 축소시킨다.

사자는 흩날리는 분수를 보는것에 멈추지 않고 물고있는 채로 고개를 좌우로 힘껏 비튼다.

솟구치는 핏줄기 사이로 엇나가서는 안될 골격들이 부러지는 소릴 내머 틀어지고 혈류는 더 격하게 솟구친다.


" 커...으.. "

" ....! "


사력으로 아가리를 떼어내려는 건틀릿 낀 손아귀를 쥐고있는 양 손은 놓아주지 않는다. 그렇게 십여초 동안 생과 사를 오가는 힘싸움이 계속되다가.

마침내 건틀릿을 낀 손이 저항을 멈추고 늘어지며, 동시에 리카가 물고 늘어지던 목덜미 아래도 힘을 잃고 쓰러진다.


목이 기이한 방향으로 휘어진 채 허망하게 허공을 바라보는 얼굴에서 경련이 일은다.

핏줄기가 이미 내용물을 거의 다 배출한건지 작은 물줄기만 찔끔찔끔 흘려대는 모습을 내려다보면서, 리카는 입에 머금은 목살과 뼈를 우물거리다 뱉어낸다.


" ... "


곧있으면 생명을 완전히 멈출 그 모습을 몇 초 동안 보고 있다가.. 문득 죠가사키 미카의 방에서 있던 일을 떠올리며 흠칫한다.


" ..언니!  "

언니를 납치해간 니노미야 아스카? 를 찾기위해, 문 바깥으로 시야를 향하는 찰나.


뿌득 뿌득.. 나무와 나무가 부대끼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리고 동시에 쓰러져 있던 몸이 다시금 일어난다.

" 분명 목을 비틀어 뜯었... " 도로 뒤돌아보며 당혹감을 금치 못하던 리카의 얼굴에.. 아까전과 같이 스트레이트 펀치가 처박히며 이빨 두어개가 튕겨날아간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어딘가로 날아가야 했던 리카의 몸은, 그 사이에 다가와 팔뚝을 붙잡은 유이에 의해 하체가 떳따가 떨어지는 선에서 그친다.


" 자, 어때? 믿기지 않지? "


비어있는 손이 주먹을 꾹 쥔 채 안면을 쉴새없이 두들긴다. 사자의 이빨에 뜯겨나간 목덜미의 살과 뼈가, 어디서 돋아나온지 모를 시커먼 나무뿌리같은것이 솟구쳐 올라 덮어간다.

이윽고 뿌리는 덮은 목 언저리에서 멈추더니, 서서히 주변을 둘러싼 살점조직과 피부와 같은 색으로 동화된다.


" 큭... 컥..! 크헉..! 크흡..! " 쉴 틈 없이 두들겨맞는 안면을 바라보며 놀리는듯 사람처럼 올라가있던 입고리가 완전히 반댓방향으로 내려가며 미간역시 찌뿌러진다.


" 너랑 네 언니가 나를 내버리고..! 갈곳없이 불타 죽기만을 기다리던 내게 그분은 손길을 건네줬지! 날 구해줬다고 ! "


면상을 곤죽이 되도록 두들기던 팔이 명치를 깊게 파고든다.

사자의 목청에서 목소리 대신 끅끅거리는 안타까운 소리만 세어나온다.



" 어때? 괴로워? 내가 연기 속에서 질식해갈때도 그런 느낌이었어.. 그런 느낌이었다고 !! "



" 어흑..?! "


일순 리카의 몸이 공중에 붕 떳다가, 흡사 날라차기 같은 발길에 차여 본부 건물 입구 바로 위편의 벽면에 튕겼다가 바닥에 뒹군다. 그걸 놓치지 않고 오오츠키 유이는 힘껏 뛰쳐나가 바닥에 구르는 리카를 향해 힘껏 싸커킥을 후려갈겼다.

아까 전에 무너진 계단 파편까지 날아가 부딪혔다가 우연찮게 잔해더미에 상반신을 거친 덕분에 엉거주춤 일어서려는 자세가 된다.

그렇게 정신없이 러쉬당한 직후, 리카의 머릿속에는 불합리할 정도로 올라간 그녀의 강함과, 목덜미를 뜯겨나갔음에도 멀쩡히 일어난 그 모습에 대한 의문이 끊이지 않았다.



" 후우~ 다행히 미카년에게 복수를 다 해서 그정도인줄 알아. " 


통쾌한 숨을 내쉬며 내뱉은 유이의 말에, 계속된 구타로 몽롱했던 리카의 눈동자에 빛이 돌아온다. 결코 흘려들을 수 없는 말을 들었다고.. 머릿속 안쪽, 가슴팍 안쪽으로부터 날카롭고 뜨거운게 곤두섰다.

엉거주춤 한 모습에서 자세를 바로잡고 몸을 일으킨다. 자세를 바로잡으며 내딛는 발에 유난히 힘이 들어가있다.


" 뭐라고 했어... 방금? "


물음을 던지는 목소리는 작게 떨리고 있었다. 아까전과 같이 당황함이 섞인 것이 아닌.. 다른것이 섞여서 떨리고 있었다.

그럼에도 답하는 쪽은 아무렇지도 않게 어깨를 으쓱이고선 명쾌하게 입을 연다.


" 복수했다고. 네 언니한테. "


" 그러면....그러면...네가... "


앞에 선것은 이미 옛 동료도 뭣도 아니었다. 무엇보다 확실하게 당사자의 입으로부터.. 목적지가 어딨음이 확연해졌다.


그녀는 언니를 그 꼴로 만든 이들과 연관된게 아니었다.



'그녀 그렇게 만들었다.' 



말을 잇지 못하는 입이 부들부들 떨린다. 온 몸이 악에 가득차 전율한다. 


이윽고, 짐승이 거칠게 포효를 내지른다.

어떤 때 보다도 장렬하고 강렬한 포효였음이 틀림없으리라.


반대편에선 짐승의 울음소리에 귀막는 시늉을 한다.


" 아 정말, 시끄럽게 뺵빽대긴.. "



" 유이, 네년이..! 미카 언니를 그렇게...잘도 그렇게 - !!! "


" 꽥꽥 시끄러워. 버러지같은게.. 기껏 복수도 끝내서 하는김에 청산하러 온거니까 얌전히 뒈져. "



이전까지는 본 적 없는 거칠고 욕설덩어리의 유이의 모습에도 리카는 분노를 앞세워 움츠러 들 줄 모르고 그 격함 감정을 실어 다시금 다리에 힘을 주고 달려든다.

석재 바닥이 파일 정도로 딛고 튀어나가 삽시간에 유이의 코앞까지 다다른다.

아마도 온 힘을 다 뿜어내어 휘두르는 주먹이 코앞까지 다가옴에도, 비취빛 눈동자는 똑바로 그걸 바라보면서 도로 미소를 되찾았다.


그러면서 주먹을 뻗는다. 주먹과 주먹이 서로 맞부딪히려고 가까워지는 그 틈에, 오오츠키 유이의 주먹 쪽에서 일순간 공기가 찢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두 주먹이 직후 부딪히고 뭔가가 터지는 소리가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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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젠장, 우리 진짜 이렇게 돌아가도 되는거요? "


용병 한명이 죠가사키 재단 본부를 앞에 두고 머뭇거린다. 이미 용병 몇을 태운 말 몇마리가 저 너머로 멀어져 가고 있었고, 나머지 네다섯이 결정을 어찌할지 고민에 빠져있었다.

보통이라면 그들이 고용주인 죠가사키 리카를 두고 떠나갈 이유는 없었겠지만, 눈앞에서 죠가사키 재단 본부가 마주 무너져 내리고 있는 광경을 본 뒤에 그들은 태도를 바꾼 듯 했다.

보수가 많다고 해도 결국 그들은 용병, 자신의 보전을 주로 하는것이 자명하기에.. 두껍디 두꺼운 석재로 겹겹이 쌓인 재단본부가 종이건물마냥 무너져내리는 광경을 보고 결심을 안바꾸는 것이 더 힘드리라.


" 안에서 심상찮은 소리가 난다구. 우리가 가봤자 뭐가 되겠어? 십중팔구 그 계집도 죽었을거라고. "


" 끙... "


" 집에 네 나이만한 핏덩이들이 있는건 아는데 이건 경우가 다르지. 내용에도 없던 위험을 감당하면서까지 돈을 받을 필욘 없어. "


" 뭘 그렇게 설득하고 자빠졌어 ! 나도 간다! "


용병 하나가, 이야기 하는걸 못들어주겠는지 손사레치더니 고삐를 돌려 저 너머의 용병무리를 따라간다.

주인에 대해 우려하던.. 대검을 들처메고있던 남자는 머뭇거리더니 그들을 따라 기수를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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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 - "





산산조각났다. 


손과 손이 부딪히고 사자의 팔이, 근육과 육편이 조각조각 튀어올라, 주인에게서 벗어나 흩어진다.


" 어..?! " 팔이 그토록 조각조각 분해되는데 고통스러워 하지 않을 이가 있으랴, 리카의 입에서 당연하게도 터져나오는 비명섞인 신음에, 주먹을 마주하는 비취색 눈동자에 웃음기가 만연한다.

제대로 된 고통을 느낄 틈도 없이 신경과 혈관, 근육이 뜯겨나가고 순식간에 뼈가 드러날 지경이었다. 


고통스런 신음에 이어, 그녀는 한박자 늦게 찾아오는 어마무시한 아픔을 입 밖으로 토해냈다.



" 아아...아아아악 .. 으으으아아아...!! "



삽시간에 팔 한쪽의 근육과 살점이 실밥터진 누더기처럼 갈기갈기 찢어져 못쓸것으로 전락해버린 상황에 어리둥절 해 당혹감이 치솟고, 곧 그 당혹감은 본능적인 공포로 변한다.


" 뭐야~ 좀 더 버텨보라구? 네 언니에게 자랑스런 동생이 되야지? 꺄하하하~ "


" 비...빌어먹으으으으을 - !! " 


악에 버티고, 치아를 꽉 물고 뭔가 해보려고 몸을 트는 순간 복수에 연탈아 몇번의 강한 충격이  전달된다. 


'퉁! 퉁! 퉁!' 


평범한 발길질과는 달랐다. 공기가 터지는 소리와, 뱃속에서 뭔가 으스러지고 터지는 것 같은 불길한 소리.

삽시간에 세 번의 복부타격에, 토혈을 금치못하고 주저앉는다. 오오츠키 유이가 자신의 눈앞에서 일순간에 무엇을 했는지 목격조차 하지 못하고, 배에서 느껴지는 얼얼한 격통만이 그녀가 공격을 받았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했다.

복부에선 새파란고 새빨간 멍이 올라와 뒤덮고 있었다. 눈앞에 여유부리고 있는 그녀는 예전에 자기가 알던 그 오오츠키 유이가 아님을 명백하고 인지하고, 몸으로 느꼈기에 다시금 각인한다.


차원이 다르다.


몸 안에서 꿈틀거리는 악과 분을 어떻게 해서든 유이에게 내뿜고싶지만, 닿을 수 없다.


자기의 지금 실력으론 그녀에게 다다를 수 없다. 그렇게밖에 보이지 않았다.

좌절감과 고통이 뒤섞여 찾아오는 그 순간, 재단 본부의 문짝이 힘차게 열린다.


대검을 든 남자와, 단도를 한쌍 든 얍실한 사내.


" 너희..들..? "



" 아가씨?! 우랴앗 ! "


" 에라이.. 나도 모르겠다 ! "




" 안돼.. 다들 도망..쳐! "


용병들이 달려든다. 물론, 유이는 그들의 발걸음 방향이 바뀌어있었다는 걸 진즉에 눈치채고 있었기에 태연했다.

묵직한 대검이 내려쳐지기 직전에 휘두르는 두 팔과 함께 조각조각나 흩어진다. 양 팔이 부서져버린 용병은 고통스러워 하다가 뒤이어 휘둘러지는 파동의 물결에 휩쓸려 목 윗부분을 잃고 스러진다.

옆에서 달려들던 또다른 용병은 그 여파에 휩쓸려 열손가락이 뒤틀리고 머리 반쪽이 조각조각 부서져 뇟조각을 흩날리며 떨어져나갔다.


" 아...아아... "


" 아~ 눈물겹네. 수전노 용병주제에 이제와서 의리같은거에 눈뜨니깐 이런꼴을 당하는거지. "


머리가 반밖에 안남은 용병의 나머지 머리 반쪽을 짓밟아 뭉게며, 그녀는 웃음꽃을 피워냈다.

한발짝 늦게 갔다가 우연찮게 파동으로부터 목숨을 건진 용병이 뒷걸음 치며 암모니아 냄새를 풍긴다. 그런 터무니없는 강함, 잔혹함을 목도한 것은 살면서 처음이리라.

시큼한 소변냄새를 음미하며 사도의 손길은 뒷걸음 치는 용병을 놓치지 않고 붙든다.


이어지는 충격파에, 꾹 쥔 목덜미로부터 전신이 천천히 부풀어 오르는 듯 보이다가.. 이내 뿌연 피안개가 되어 흩어진다.


그들은 죠가사키 용병단 만큼은 아니더라도 동대륙에서 이름 깨나 날리던 실력자들이었음에도 손가락 하나 대지 못했다는 사실에, 리카의 마음은 더더욱 나락속으로 떨어졌다.

자기가 유효타를 먹이지 못한것도 당연하다면 당연하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사도는 피안개를 걷어내며, 허탈과 두려움이 뒤섞인 공허하기 짝이없는 그녀의 얼굴을 내려다본다. 


하지만 눈이 마주치기 직전에, 전락해있던 리카의 눈빛이 다시금 빛을 찾아감을 인지한다.

강렬한 복수의 열망이 그녀에게 다시금 불을 지피고 있었으리라.  



" 넌 언제나 그년에게 아양떨었지. "


유이가 말하는 '그년' 이 누구를 지칭하는지 리카는 깨닫는다. 악이 치밀어 올랐다.


하지만 그런 울화를 허락한 적 없다는 듯 검붉게 변색된 건틀릿이 피멍이 흠씬 스며든 복부를 향해 재차 꽃힌다. 팔다리가 제 말을 듣지 않아 서있기도 쉽지 않은 상태였기에 작은 지체는 버틸 힘 없이 안면을 바닥으로 하여 꼬구라진다.

그러나, 경멸의 얼굴을 띈 사도는 쓰러지는 것조차 용서하지 않았다.

반대편 손으로 머리채를 붙들고, 억지로 고개를 들어올리며 눈을 맞춘다.


눈동자는 계속되는 격통에 찡그리고 있었다. 그러나 자기를 불사를듯 번뜩이는 눈매는 일관되어 있었다.


" 하여간, 죠가사키는 모두 머저리들이라니깐. " 유이는 붙든 머리채를 더 들어올린 다음에, 망설임 없이 안면에 스트레이트를 먹였다.

꽃아넣은 주먹에 파동을 실었다면 순식간에 종식될 터이지만 그런건 오오츠키 유이라는 자에게 있어서 두번다시 없을 '유흥거리'를 부숴버리는 일이었기에 구태여 그러지 않았다.


줄줄 흘러나오던 코피는 아얘 터져서 입가를 전부 적시고 턱까지 새빨갛게 물들이기에 이르렀다.


더 고통을 주고싶어. 더 분하게 만들고 싶어.


원초적인 괴롭힘의 욕구가 그녀의 뇌수를 적셔가기에 발길칠과 주먹질은 멈출줄 몰랐다.

수인계 아이돌들이 일반적인 아이돌들보다 생존력이 더 질기다는걸 알고있으면서 동시에, 적당히 죽기 직전까지만 몰아넣기위해 힘조절을 하고있다.




그러한 사실을.. 아까 전에 맞붙었던 순간 팔 근육이 산산조각남을 체감한 죠가사키 리카 스스로가 잘 알고있었다.

마음속 언저리에 체념이라는 감정이 머물러있다. 힘의 차가 너무나 역력하여, 복수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잔혹한 현실이 다가옴에 따라, 그 무거운 마음은 점점 커져간다.


그렇지만 한 편에서는 분함, 분노, 울분... '화'라는 뜻으로 대비되는 모든 감정이 부글부글 끓어올라왔다.

이따위 괴물에게 이대로 맞다가 잔혹하게 죽을 수 밖에 없냐고 스스로에게 되물어간다.


이윽고, 그 끓어오르는 감정은.




마음의 구석으로부터 퍼져나와 체념이라는 추를 녹여없애고 가득 들어찼다.

날카로운 송곳니를 드러내며 분노를 되세긴다. 물러나지 않겠다는 오기가 솟구쳤다.



" 우웁?! "


의외의 일격. 그렇게밖에 여겨질 수 밖에 없는 안면 박치기가 유이의 콧잔등을 뭉겠다.

이게 아무런 저항할 힘도 남아있지 않아보였던 무력하고 초라해보였던 죠가사키 리카의 몸이, 솟구치는 역분으로부터 힘을 얻은건지는 몰라도 도로 일어서서 자세를 잡아가고 있다.

발톱은 부러지고, 왼 팔의 근육은 너덜너덜해져 들기조차 힘겹지만, 그녀는 남아있는 날카로운 것을 드러내며 끝까지 싸움을 멈추지 않게다는 의미를 표명했다.


" 크으으...! "

" 뭐야, 이빨드러내고 으르릉거리긴.. 그런다고 뭐라도 될 것 같아? "


한심하다는듯 한소리하는 그녀의 안면은 어느센가 핏방울 하나 없이 멀쩡해져 있었다.


" ...하지 않아! "


" 으응? " 유이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거만한 눈길로 내려다봄에도, 리카는 얼씬도 말라는듯 언성을 한단계 더 높여 외친다.



" ..포기하지 않아! 절대로!! 언니의... 고아원 아이들의... 리나의...!! "




" 그렇게 외친다고 뭔가 달라질 것 같았으면 세상살기 편했겠지. "



냉정한 말과 달리, 거만한 눈길은 눈웃음으로 바뀌고 입가에 미소가 만연한다. 장난감이 다시 팔팔해졌다는 기쁨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리고 이렇게 다시한번 목숨을 불사르며 일어나는 집념을 완전히 처부수는것은 분명 최고의 기분이리라.


오오츠키 유이의 양 주먹이 꽉 쥐었다. 


그녀는 마음속으로 계획을 구상한다.

일단 있는 힘껏 달려드는 순간, 파동을 뿜어 산산조각내어 육편으로 만들어준다.

조각조각 찢긴 와중에 머리는 멀쩡하게 남겨서 절규속에 절명한 머리통으로 공놀이를 하는것이다.


마지막으로 머리를 으깨서 뇌를 긁어모아, 치나츠에게 돌아가 함께 그것으로 스튜를 끓이는 것으로 피날레.


이후에 치나츠도 먹는다. 어머니도 나도, 치나츠도 모두도 행복해지는 해피엔딩. 앤드 투 비 컨티뉴 - .


이렇듯, 그녀의 머릿속에는 리카를 부숴버린 뒤의 계획도 모두 짜여져있을 정도로 여유와 기분좋은 흥분이 넘쳐흘렀다.




그러한 유이의 생각을 알 리가 없는 리카는, 사력을 다해 그나마 팔팔한 오른팔을 치켜든다.

발톱을 기분나쁜 미소를 향해 치켜세운다.

다리 간격을 벌리고, 아마도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일격을 준비한다.



" 이이이...이이이! "


" 후후.. "



" 이야아아 - !!! "



피가래가 들끓으며 내질러진 기합과 함께, 사자의 도약.. 동시에 미묘하게 뒤틀리는 공기.


" 아핫☆ 바이바이 ~!! "



보이지 않는 파괴적인 에너지가 유이의 내지르는 주먹을 떠나 퍼져나간다. 

흥분으로 격양된 그녀의 파동은 아까 전까지 리카와 재단의 인원들을 '손봐주던' 그 파동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정도로 넓고, 빠르게 퍼져간다.


이제 조각조각 흩어져 버린 리카를 앞에두고, 충만한 웃음을 터뜨려주면 그녀의 계획은 완벽하게 될 -




- 터였다.








화르륵 - .



불길이 타오르는 소리.

그리고 정적. 


파동은 리카의 눈앞에서 '지워져서' 아무것도 터뜨리지 못한 채 사라졌다.


눈앞에 보이는.. 푸른 불길의 장막.


그것은 확고하고 뚜렷한 창색으로 타오르며 리카와 유이의 사이를 갈라놓고 있었다.

오오츠키 유이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싹 가시고, 날카롭고 차가운 눈길은 측면을 노려보았다. 시퍼런 눈동자로 마찬가지고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눈길이 그곳에 있었다.



" 너.... " 유이는 자신의 계획이 틀어진것에 대해 짜증이 잔뜩서린 표정으로 그녀를 지칭했다.


" 시부야.. 린...? " 리카의 어안이 벙벙해져서 그 이상 말이 나올생각을 않았다.

그토록 갑작스러운 등장이었음이라. 농락하던 자와 농락당하던 자 둘 다 그 기세에 조금씩 서로 걸음을 떨어뜨려갔다.


그와 동시에, 푸른불길을 망토와 함께 흩날리며, 창염의 기사는 사도를 향해 고했다.




" 당장 물러서. 조무레기. "


그 모습은, 당장 쫓기는 몸이라고는 보이지 않을 정도로 당당하고 고고하기 그지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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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분위기 시부린.. .!


자 이제 13장도 다음편으로 끝입니다.


어떻게될지.. 다음편에서 뵙도록 하죠 !


신데판도, 신데판R 도 여러분의 참여를 언제나 환영합니다 !

처음 접하시는 분들껜 세계관과 스토리도 전부 리부트된 신데판R을 읽거나 참여하시는걸 추천드리는 바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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